13
“좋은 아침.”
“안녕하세요?”
커피를 한 모금 마시면서 옆자리 사무관에게 인사했다. 오늘따라 커피 향까지 좋은 걸 보니 확실히 들뜬 모양이다.
“자기, 뭐 좋은 일 있어? 얼굴이 왜 이렇게 좋아?”
“그래 보여요? 평소랑 같은데, 그리고 좋을 일이 뭐가 있겠어요.”
할아버지가 돌아가신 걸 떠올리며 표정을 갈무리했다.
상을 치른 지 얼마 되지 않았으니 입에 웃음을 걸고 다니는 건 좀 자제해야 하는데 새벽까지 만족스러울 만큼 쏟아내서 기분이 좋은 걸 숨기기 힘들었다. 아니, 좀 더 정확히는 출근 직전까지 해서 너무 좋았다.
페로몬에 예민한 사람이라면 내 몸에서 오메가 페로몬이 난다는 걸 알아차릴지도 모른다.
막내 동생, 지훈이를 둘째 영훈이랑 정신없이 먹어 치웠다.
누가 더 심하네, 덜 하네 할 수 없이 홀린 사람처럼 허리를 흔들고 배 속에 씨를 뿌렸다. 엄청나게 쏟아내서 막판에는 들쑤실 때마다 정액이 구멍 밖으로 질질 흘렀지만, 지훈이 페로몬은 수그러들지 않았다.
봉오리였던 꽃이 만개한 것처럼 페로몬이 터져 나왔다. 그동안 약으로 눌렀던 발정기가 한 번에 터져 나온 것 같은 모습이었다.
그렇게 한참을 해대다 지쳐서 잠들었고 눈을 떴을 때, 지훈이 내 팔을 베고 품에 안긴 채 영훈이를 보고 누워 있었다.
영훈이 손이 지훈이 허리에 감겨 있었고 하반신이 바짝 달라붙어 있었다.
나체로 뒤엉킨 모습을 보고 있으려니 가벼운 웃음이 나왔다.
오래 전부터 원했던 평화로운 아침의 한 장면이었다.
이 모습을 늘 상상해서 가구를 바꿀 때 애들 방에 모두 킹 사이즈 침대를 들여 놓은 거다. 어느 방에서 자도 셋이 잘 수 있도록.
손을 내려 지훈이 엉덩이를 살짝 벌려 보자 잠들기 전까지 쏟아내서 끈적한 아래가 찌걱 소리를 냈다. 일부러 씻기지 않았던 터라 엉덩이 사이에 좆을 문지르자 구멍이 벌어지면서 당연한 것처럼 좆을 물었다.
크게 힘을 주지 않았는데도 쑤우욱 빨려 들어간 좆이 전립선을 건드린 것인지 지훈이 몸을 크게 움찔거렸다.
꾸물꾸물 움직이던 지훈이 완전히 깬 것 같아 그대로 눈을 감고 잠든 척했다.
실눈을 뜨자 지훈이 고개만 조금 움직여 나와 영훈이 얼굴을 번갈아 보더니 이불을 살짝 들쳐보고는 입술을 깨물었다.
아직도 제 안에 들어 있는 좆에 당황한 것 같았다. 어떻게 할지 궁금해져서 실실 웃고 있는데 반대쪽에서 실눈을 뜨고 있는 영훈이와 눈이 마주쳤다.
음흉하긴.
정말이지, 어쩔 수 없다. 형제라서 생각하는 게 닮은 건 어쩔 수 없는 거 아닌가.
영훈이 잠결에 몸을 움직이는 척, 지훈이 허리를 끌어안으며 하체를 더 밀어붙였다. 눈으로 보지 않았음에도 이불 속에서 두 개의 좆이 달라붙었을 게 훤히 그려졌다.
형들은 이렇게 음탕한데 착한 막내는 아무것도 모르고 잠든 형들을 깨우지 않으려고 조심스럽게 움직이는 게 애처로웠다.
속에 들어 있는 걸 빼려고 엉덩이를 살짝 비튼 순간 전립선에 스친 것인지 지훈이 입에서 작은 신음이 튀어나왔다.
놀란 지훈이 입을 막고 몸을 조금씩 움직였지만 앞으로 움직이면 영훈이 좆에 마찰하고 뒤로 움직이면 전립선이 눌려 어쩔 줄 몰라 했다.
성기를 빼기 위해 움직이던 몸은 곧 쾌감을 쫓는 움직임으로 바뀌었다. 필사적으로 소리를 참기 위해 끙끙거리는 게 미친 듯이 귀여웠다.
감질나는 움직임이 가벼운 쾌감의 파도를 만들었다. 아슬아슬하게 절정을 쫓아가다 모르는 척하면서 한 번 더 싸지르자 지훈이 덩달아 몸을 파르르 떨었다.
진짜 마음 같아서는 하루 쉬고 싶은 생각뿐이었다.
“자기, 오늘 저녁에 시간 어때?”
음란한 망상에 빠져 있다가 퍼뜩 정신을 차렸다.
“오늘요?”
“어, 전에 나 대신 민원인 처리해 준 거 고마워서. 가볍게 한 잔? 아니면 아직 좀 그런가? 집에 동생 혼자 있지?”
잠깐 고민하다 고개를 끄덕였다.
“아뇨, 둘째 와서 괜찮을 거 같아요.”
“그래, 그럼 이따 퇴근하고 보자.”
대답 후에 업무 시작을 위해 의자를 바짝 당겨 앉자 모니터 옆에 있는 사진이 눈에 들어왔다.
책상 위에 있는 액자는 총 두 개로 하나는 닮은 얼굴을 하고 있는 부모님 사진, 하나는 우리 형제 사진이다.
액자 속 부모님 사진을 본 사람들은 모두 하나 같이 ‘부부는 닮는다더니 부모님 둘이 진짜 많이 닮았다.’고 평했다.
부부는 닮는다라, 글쎄?
‘핏줄 그거 무시 못 한다니까…!’
서울에서 온 고모라는 여자의 이 말은 틀리지 않았다.
핏줄, 그거 참 무서운 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