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5화 (35/91)

5

내가 언젠가 이럴 줄 알았어.

오래전부터 갖고 싶었던 것이 닿았다.

꽉 끌어안자 신경을 마비시킬 것 같은 달콤한 향기가 품 안에 뭉쳐졌다.

잡아먹을 듯이 입술을 물어 당기고 혀를 밀어 넣고 빨았다. 눈물이 묻어서 짭조름한 맛이 났다.

“으응, 흑, 형….”

작게만 느껴지는 입술이 오물오물했다. 그 작은 소리가 심장에 달라붙었다.

어렸을 때부터 지훈이가 형이라고 부르면 안절부절못했다. 웃으면서 부르면 간지러운 기분이 들었고 울면서 부르면 속이 아릿거렸다.

처음 지훈이 형질 검사가 오메가로 나왔을 때 형체를 정의하기 힘들었던 감정을 깨달았다. 아마 나만 그런 것이 아닐 거고, 그걸 눈치챈 할아버지가 과학의 힘을 극구 부인하려고 검사를 한 번 더 했지만 결과는 바뀌지 않았다.

지훈이가 처음 발정기가 터졌을 때 그 감정은 좀 더 명확한 형체와 명칭을 가졌다.

그랬기 때문에 위험했다. 같이 있지 않으려고 했던 건 한 번 더 페로몬을 맡으면 이렇게 될 줄 알았기 때문이다.

지훈이 의사 따위는 신경 쓰지 않고 막무가내로 밀어붙일 줄 알았다.

큰형보다 내가 페로몬에 민감했기 때문에 집에서 은은하게 풍기는 페로몬도 위험했으니까. 어떻게든 거리를 둬서 눌러 보려고 했지만 결국엔 이렇게 되고 말았다.

지훈이 뒤통수를 손바닥으로 감아쥐고 얼굴 여기저기에 키스했다. 피부에 입술이 닿을 때마다 취할 것 같은 독한 꽃 냄새가 신경을 자극했다.

“흑… 가지, 마….”

“울지 마, 지훈아, 너 울면, 진짜….”

지훈인 어렸을 때부터 울음 끝이 길었다. 자주 우는 건 아니었지만 한번 울기 시작하면 나와 형 몫까지 우는 것처럼 크고 서럽고 길게 울었다.

할아버지가 돌아가셨다는 연락을 받았을 때, 제일 먼저 든 생각은 그거였다.

아, 지훈이 또 많이 울겠다.

그래서 안 올 수 없었다. 울고 있는 지훈이를 형이 혼자 위로해 줄 게 뻔해서 살짝 배알도 꼴렸다.

“안 가… 나 어디 안 갈 테니까, 그만 좀 울어봐.”

뭐가 서러운지 지훈이 계속 훌쩍거려서 쪽쪽 소리가 나도록 입을 맞추고 흐르는 눈물을 손끝으로 닦아줬지만 역 부족이었다.

“나, 흑, 싫어하지, 마…. 오메가, 흑… 어쩔 수, 없다, 고오—”

“내가 널 왜 싫어해.”

환장할 소리를 하는 지훈이 등을 쓸어내리며 연신 입을 맞췄다.

가슴팍이 거칠게 오르내리다 호흡이 고르게 나오면서 울음이 멈출 때까지 여기저기 입술을 내리다 목덜미를 살짝 깨물었다.

단내가 잔뜩 피어오른 피부는 잘 익은 과일처럼 촉촉했다. 츄릅 소리가 날 정도로 세게 빨아들이자 지훈이 어쩔 줄 몰라 하다 내 어깨를 붙잡았다.

“형, 잠깐, 만, 하아….”

“왜, 뭐가 잠깐만이야, 지금 냄새가 어떤지 알아?”

“아, 흑… 일부러 그런 거, 아니야.”

내가 싫어한다고 생각한 것인지 지훈이 필사적으로 고개를 흔들며 부정했다.

“알아, 넌 잘못한 거 없어.”

페로몬을 뿌리는 건 네 잘못이 아니지, 그걸 맡고 이렇게 발정해서 미칠 것 같은 내 잘못이지.

형제의 페로몬에는 보통 반응 안 하는 게 당연한데 아무리 우성 오메가 페로몬이라고 해도 지훈이 페로몬은 너무 치명적이다. 아니, 이런 건 그냥 다 핑계다.

형제 페로몬에 발정하는 내가, 정상이 아닌 거다.

벽에 등을 기대고 다리를 벌려 앉으며 내 영역으로 지훈이를 완전히 잡아당겼다. 하반신을 밀어붙인 채 지훈이 허리를 일으켜 세웠다.

무릎으로 바닥을 짚고 선 지훈이 허리를 당겨 안으며 엉덩이를 주물렀다. 말랑한 엉덩이가 옷 위로도 고스란히 느껴졌다.

“형, 흣….”

가벼운 손길에도 느끼는 걸 보자 이십 년간 눌러 놓았던 욕망이 꿈틀거렸다. 떨어져 있던 3년은 아무 짝의 쓸모도 없다. 이럴 줄 알았으면 떨어져 있는 게 아니었다.

목덜미를 가리는 셔츠를 아래로 잡아당겨 코를 비볐다.

이미 시작한 이상 멈출 수 없다는 생각만 한 채 빨아들이는 것처럼 가득가득 냄새를 머금었다. 콧속 점막을 시작으로 몸 전체를 점령하는 것 같은 향기는 아찔했다.

나를 사로잡는 것 같은 향은 조금도 변하질 않았다.

이렇게 흥분하는 이유가 단순히 오메가의 페로몬이어서가 아니라, 김지훈의 페로몬이라서라는 건 의심할 필요도 없다.

냄새를 한껏 맡고 목덜미를 혀로 할짝거리면서 바지 버클을 풀었다. 버클을 풀고 속옷 속으로 손을 밀어 넣어 맨 엉덩이를 주물럭거렸다. 마른 체형에 엉덩이만 탱글탱글하게 솟아오른 게 귀여워서 손에 자꾸 힘이 들어갔다.

새삼 같이 목욕했을 때 나의 인내심이 대단했었던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웃음이 나왔다.

가운뎃손가락을 뻗어 엉덩이 사이를 문지르자 질척하게 젖은 액이 묻어났다.

오메가라는 명백한 증거, 흥분했다는 완벽한 흔적에 내 몸이 더 달아올랐다. 시간이 지날수록 진해지는 냄새에 사타구니가 뜨거워졌다.

당장 하고 싶은 행위는 단 하나뿐이어서 입이 바짝바짝 말라왔다.

“잘못한 거, 없어.”

“으응?”

“넌 잘못한 거 없고, 난 너 안 싫어해.”

멍해진 머리로 우물우물 말하며 손가락을 찔러 넣었다. 흠뻑 젖은 엉덩이가 중지를 잡아당겼다. 손가락을 안으로 밀어 넣어 가볍게 휘젓자 지훈이가 허리를 파르르 떨었다.

처음이라는 걸 알지만 여유 같은 건 전혀 없어서 풀어줄 수가 없었다. 이성이 판단하기 전에 본능적으로 손가락을 하나 더 밀어 넣자 내 어깨를 붙잡은 손에 더 힘이 들어갔다.

밀어 넣은 손가락을 가위질하듯 움직여 구멍을 벌리자 찐득거리는 액과 함께 달라붙었다. 벌어진 구멍 틈으로 액이 질질 흘러나왔다.

여자 오메가보다 애액을 더 많이 흘리는 것 같다.

흥분해서? 히트여서? 아니면 내가 만져서?

“하, 진짜.”

금방이라도 넣어달라고 하는 것 같아 어금니를 꽉 깨물었다. 손가락을 앞뒤로 움직이자 분홍색 성기가 달랑거리며 배꼽을 향해 솟아올랐다.

지훈인 원래 체모가 적은 편인데 사타구니도 그랬다. 써 본 적 없는 성기가 깨끗해서 깨물어 보고 싶은 충동이 일었다. 하지만 지금은 다른 게 더 급하다. 맛을 보는 건 다음으로 하고, 일단은―.

지훈이 몸을 뒤로 밀어 바닥에 눕히고 내 바지 버클을 풀었다. 손가락을 쑥 빼내고 이미 터질 것처럼 부푼 좆 끝을 구멍에 대고 문질렀다.

“하, 으응….”

지훈이 목울대가 크게 움직이며 침을 삼키는 게 보였다. 작은 몸짓 하나, 하나가 다 자극적으로 느껴져 소름이 돋았다.

이제 성인이니까 지훈이도 이 행동이 뭘 하는 건지 알 거다. 바보가 아니니 형제끼리 이런 짓을 하면 안 된다는 것도 알 거고.

하지만 아무리 지훈이가 알아도 지금 와서 달라질 수 있는 건 없다.

나는 오늘 지훈이 안에 씨를 뿌리를 거니까.

뜨겁게 달아오른 좆을 질척하게 젖은 구멍 입구에 대고 문지르다 엉덩이 살 틈으로 밀어 넣었다.

귀두만 겨우 밀어 넣었을 때, 쫀득하게 달라붙어 오는 점막에 참지 못하고 찔끔 싸 버렸다. 팟 하고 터지듯 흘러나온 정액을 느끼곤 허리를 털었다.

씨발, 무슨 조루도 아니고.

“흐아, 형… 아으, 흣….”

제 안으로 흘러들어오는 액을 느낀 지훈이 자지러지는 소리를 냈다. 목에서 나는 소리랑 몸에서 나는 냄새에 뇌가 다 녹아 버릴 것 같다.

하, 히트면 임신하려나. 내 새끼를 밴 동생, 김지훈이라―.

징그러울 정도로 소름 끼치는 망상에 온몸이 부르르 떨렸다.

좆을 물고 있는 엉덩이를 억지로 벌려 보자 벌어진 틈으로 백탁액이 뚝뚝 떨어졌다.

지훈이 반쯤 정신이 나간 표정으로 시선을 돌렸다. 초점을 맞추기 위해 바쁘게 움직이던 눈동자가 내 얼굴에 떨어졌다.

그 시선 하나만으로도 좆이 불끈거렸다. 이미 쌌는데도 중심은 죽을 기미를 안 보였다.

“지훈아.”

“으응, 형….”

대답하는 걸 확인한 뒤, 다리를 더 벌려 귀두만 밀어 넣었던 것을 좀 더 밀어 넣었다. 살기둥이 안쪽으로 사라지자 지훈이 허리를 비틀었다.

“아흐, 이상, 해….”

남자를 받는 게 처음인 몸이 도망치려는 것처럼 움직여서 골반을 꽉 붙잡아 아래로 당기자 좆을 물고 있는 구멍이 움찔거리며 벌어졌다.

“아, 하아, 으응.”

이상하다면서도 꼼질꼼질 좆을 다 받아먹은 구멍이 신기했다. 안 벌어질 것 같았는데 다 벌어져서 이젠 지훈이 엉덩이 아래 내 음모가 비벼졌다.

달라붙은 아래를 보고 있으려니 지훈이보다 내 피부색이 좀 더 짙었다.

허리를 움직이면서 같은 박자로 성기를 흔들어주자 몇 번 움직이지 않았는데도 지훈이 정액을 흘렸다. 배 위에 쏟아내는 정액을 보며 나도 같이 사정했다.

지훈이 배 속에 정액을 마음대로 뿌려대면서 살짝 웃었다.

어차피 못 참을 거였는데 뭐 한다고 집을 나갔던 걸까.

얼굴이 보고 싶어 지훈이 앞머리를 넘겨주자 상기된 뺨을 한 얼굴이 눈에 들어왔다. 단정한 눈썹과 그 아래 숱 많은 속눈썹이 파르르 떨렸다. 콧등을 살짝 찡그린 채 지훈이 얇은 입술을 움찔거렸다.

“으응, 형… 하아, 힘, 들어….”

애처럼 조르는 목소리에 멍청한 좆이 또 반응했다. 이건 뭐, 밤새 쌀 수 있을 것 같다.

“또, 커, 졌어… 하아.”

숨 쉬는 게 버거운 것처럼 지훈이 할딱거리면서 손톱으로 바닥을 긁었다. 나무 바닥이 긁히는 소리가 어떤 소리 보다 더 야하게 느껴졌다.

“힘들어? 그만, 해?”

이미 두 번이나 쌌고, 넣은 좆을 뺄 생각도 없으면서 이제야 야비하게 허락받는 시늉을 했다.

지훈이 고개를 좌우로 흔들자 눈꼬리에 맺혀 있던 투명한 눈물이 또르르 떨어졌다.

앞뒤로 허리를 움직이자 머리가 핑핑 돌았다. 천천히 해야 한다고, 마룻바닥이라 지훈이 등도 아플 거라고 머릿속으로는 생각했지만 행동은 그런 상황을 전혀 고려하지 않았다.

멋대로 쑤셔 박으면서 허리를 흔들었다. 뒤로 한껏 뺐다가 안으로 처박을 때마다 지훈이 움찔움찔거렸다.

흘러나온 애액이 내 음모를 적시고 지훈이 엉덩이 주변에 튀면서 질퍽하게 젖은 소리를 냈다.

오메가라 잘 느끼는 건지 아니면 원래 지훈이가 민감하고 예민한 건지, 깊게 쑤실 때마다 지훈이 목에서 나는 소리가 달콤함을 품었다.

좋을 줄 알았다. 하고 싶었고, 해 보고 싶었다.

한 번만 해도 죽을 만큼 좋을 줄 알았는데, 이렇게 몸이 연결되어 보니 확실히 알겠다.

나는 절대 이 한 번으로는 만족하지 못할 것이다.

“하읏, 하아… 혀, 형, 으응….”

지훈이 안아달라는 것처럼 양팔을 벌렸다. 미치겠네, 진짜.

힘들다면서도 싫다고 밀어내는 움직임이 전혀 없어서 기꺼웠다. 사랑스러운 몸을 품기 위해 허리를 숙여 상체를 밀착하고 목 아래로 팔을 밀어 넣고 꽉 끌어안았다.

하아, 일단 한 번만 더 하고 방으로 가자.

다 벗지 못한 옷도 거추장스럽다.

홀딱 벗겨 놓고 마음대로 물고 빨고 하고 싶다. 잔뜩 빨아서 피부에 자국을 남기고 내 거라고 여기저기 흔적을 남겨 놓고 질질 싸서 쾌락에 흐트러지게 하고 싶다.

지훈이 안에 허리를 치받으면서도 머릿속으로 끊임없이 음탕한 망상이 떠올랐다.

더, 더 하고 싶어.

입에 닿은 귓불을 깨물고 귓바퀴를 할짝대자 지훈이 몸을 움찔거렸다. 작은 자극에도 크게 반응하는 것이 너무 야했다.

“하응, 형….”

설마, 나 말고 누가 이렇게 만진 건 아닐까.

끈적하게 녹아내린 이성 사이로 불쾌한 상상이 끼어들었다.

“지훈아, 이름 불러봐.”

“으, 응?”

“형은 나 말고도 또 있잖아.”

꾸물거리면서 좆을 잡아당기는 점막을 잔뜩 느끼며 허리를 툭툭 흔들었다. 지훈이가 허리를 들썩거렸다.

“형, 흣… 영훈이 형….”

“하아, 응, 지훈아.”

“흐익…!”

느끼는 지점을 눌러서 놀란 것인지 지훈이 목소리가 지금까지보다 한 톤 더 높아졌다.

“아응, 석훈이, 형… 흣.”

“지금, 왜, 하아… 형을, 불러.”

미간을 찌푸린 채 불만을 말한 순간 등 뒤에서 인기척이 느껴졌다.

지훈이 페로몬에 취해서 몰랐던, 진한 알파 페로몬.

큰형, 김석훈 페로몬이다.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