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멍청한 질문을 다 하네, 각인 같은 걸로 묶어 놓지 않아도 상관없어, 우린 탯줄로 이어진 운명이잖아.
하나의 탯줄에서 자란 하나의 영혼. 그게 쌍둥이지.
굳이 말로 하지 않아도 알아들은 상준이 날 향해 잘게 웃다가 눈을 감았다.
비현실과 현실, 도덕과 비도덕의 경계가 무너지며 졸음이 쏟아졌다.
오전부터 섹스하느라 체력 쓰고 엄마들이랑 눈치 싸움하느라 기력까지 다 써서 피곤했다.
언제 잠들었는지도 모르는 채 까무룩 잠들었다가 방문이 열렸다 닫히는 소리에 조용히 눈을 떴다.
쌔근대며 고른 숨을 뱉는 상준이 얼굴을 보고 문 쪽으로 시선을 돌리자 소곤소곤 대화하는 소리가 들렸다.
귀를 바짝 세워 문 밖의 소리에 집중했다.
“…자?”
“응, 둘이 같이 자네.”
한숨과 함께 작게 훌쩍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우리 앞에서는 괜찮은 척했지만 괜찮지 않은 티가 나서, 심장이 따끔따끔 찔렸다.
“어렸을 때 떨어트렸어야 했나.”
“그렇게 억지로 떨어트렸으면 더 불타올랐을 거 같지 않아? 어렸을 때부터 서로 어떤 식으로 집착했는지 알잖아.”
“쌍둥이라 문젠가….”
멀어지는 목소리에는 체념과 눈물이 묻어 있었다.
우리가 어렸을 때부터 서로한테 집착했나?
엄마들은 우리가 서로한테 끌리고 있다는 걸 진작부터 알았던 모양이다. 막을 수 없을 거라는 것도.
그러면 상준이 말처럼 엄마들은 아마 끝까지 모른 척할 것이다.
미안하면서도 안도했고 그러면서도 어딘가 애달파 코끝이 찡해졌다.
눈을 감고 있는 상준이 코끝에 가볍게 입술을 눌러다.
사회에서 인정받지 못할지라도 우릴 낳아준 사람들이 우릴 침묵으로 인정한다.
아무한테 말하지 못 해도 상관없다.
우린 행복한 공범자다.
<가깝고 친한> 2권에서 계속됩니다.
@하원사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