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7 최후의 선 1
그때부터 우리 부녀의 금단의 '비밀스러운 일'은 빈번하게 행해지게 되었다. 나는 적극적으로 딸이 목욕탕에 들어가 있는 것을 훔쳐보기 시작했다. 딸도 일부러 내가 보기 쉽게 유리문 가까이에서 몸을 씻기도 하고, 가슴에서 엉덩이까지를 유리에 눌러보이기도 해주었다. 나는 참을 수 없게 되면 딸의 침실에 몰래 들어가서 딸의 몸을 원껏 애무하고, 딸도 때때로 내 침실에 와서 내 자지를 빨아주었다.
그런 밤의 생활을 보내기는 했어도, 낮동안의 우리들의 이전과 전혀 변함이 없었다. 나는 다음의 신작 구상에 골몰하면서 열심히 일에 몰두했다. 그리고 딸도 언제나처럼 학교에 가고, 그리고 돌아오면 학교에서 있었던 일 같은 것을 즐거운 듯이 나에게 얘기해 주었다.
그리고 무엇 때문인지 우리들은 서로의 최후의 선을 넘는 일은 없었다. 나 자신도 그것에 대해 생각해 본 적도 있었지만, 이 시점에서 딸의 몸을 애무할 수 있는 것만으로도 내 욕구는 넘치도록 채울 수 있었다. 아니, 정확하게 말하면 나에게 그것을 넘을 만한 용기가 없었다고 말하는 것이 옳을지도 모른다.
이렇게 1개월이 지난 어느날의 일.
내가 석간 신문을 읽으면서 거실에 앉아 있는데, 저녁식사의 뒷처리를 끝낸 딸이 후다닥 이층으로 뛰어 올라가더니 또 무서운 기세로 아래층에 뛰어 내려왔다. 딸은 두손을 뒤로 감추고 조금 장난스러운 얼굴을 하고 있었다.
"무슨 일이니? 갑자기......"
"우후후.. 아빠 내일 무슨 날인지 알아?"
"내일......? 분명히 네 생일은 아직 한참 남았고.... 수업료도 벌써 냈고.... 그럼.....?"
"우우웅, 아빠 생일이잖아! 매년 축하해줬는데 왜 항상 잊어버리는거야?"
"응?.... 아아, 그랬던가. 이런, 미안미안. 이때쯤엔 항상 신작 구상을 하고 있는 때가 많아서.... 이런이런, 네가 항상 축하해주는 것에 대해선 아빤 정말 고마워하고 있어."
"후훗, 소설을 생각하고 있는 때의 아빤 정말 그것밖에는 생각안하니깐..... 그래도 마리는 아빠 그런 모습이 너무 좋아!"
"어이어이, 아무리 그래도 아무것도 안나와... 그건 그렇고 내일 아빠 생일을 어떻게 하기로 한 거냐?"
"응, 그게 말야, 마리 올해에는 아빠한테 선물할 게 2가지 있어. 그래서 말야, 정말은 내일 줄려고 했는데, 좀 이유가 생겨서 지금 그거 주고 싶어."
"또 선물같은 거 줄려고..? 기대되는데....."
나는 즐거운 마음으로 딸을 향해 몸을 돌렸다.
"잠깐 기다려요.... 주기 전에 아빠한테 소원이 있어요. 있잖아.... 절대로 이 2가지는 받아줘야 돼....응? 약속해줘!"
"뭐니.... 갑자기 막무가내로....."
나는 조금 곤혹스러웠다.
"부탁해요......"
딸은 울 것 같은 얼굴로 나에게 다가왔다.
".....아아, 알았다 알았어. 어쨌든 마리가 선물해 주는 거니까, 뭘 주든 아빠한테는 기쁠테니까 말야."
"정말!? 그럼 눈 감아봐!"
나는 딸이 말하는 대로 눈을 감았다.
"잘 감았어......? 우후, 그럼 두 손을 내밀어봐.....응, 열어봐도 돼요."
내가 눈을 열자 내 양손에는 작은 정사각형의 상자와 직사각형의 큰 상자가 놓여져 있었다.
"응응? 열어 봐아!"
딸이 두근두근하는 얼굴로 나를 쳐다보았다. 나도 궁금해져서 포장을 벗기고 2개의 상자를 열였다.
"이건......"
그 두개의 상자 안에는 휴대용이라고 생각되는 가위와 콤파스가 들어 있었다. 거기에 언뜻 봐도 꽤 비싸 보이는 문구용 케이스와 고급스러운 가죽 벨트가 들어 있었다.
"마음에 들라나.....? 있잖아, 아빤 일에 빠지면 늘 '콤파스 어딨니? 가위는 어딨어?'라면서 허둥대잖아. 그래서 셋트로 해서 주머니에 넣고 언제든 꺼내 쓸수 있으면 좋겠다 싶어서... 그리구 벨트는 내가 옛날에 산 걸 아직 못줬었어. 깨끗이 정리한 건데..... 어때?"
나는 딸의 변함없고 섬세한 마음쓰임에 가슴이 뜨거워졌다. 나는 만면에 웃음을 참지 못하면서 한마디 ".....고맙다......"라고 밖에 말하지 못했다.
".......다행이다, 마음에 들어서! 그럼 남은 1개도 내놓기 쉬워졌네."
".....에? 또 하나? 이걸로 2개 전부 아니었니?"
나는 어찌된 일인가 싶어 딸을 쳐다보았다.
"아냐, 이쪽이 진짜야........ 이건 말야, 마리가 아~주 옛날부터 아빠한테 주고 싶었는데 우물쭈물하던 건데..... 있잖아, 이건 정말 아빠가 받았으면 좋겠어...... 응, 아빠...... 눈 감아봐요......."
딸은 무척 진지한 눈으로 나를 보고 있었다. 그 설레는 듯한 표정을 보고 있자니 나도 그게 뭔지 알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괜찮겠니.......?"
나도 모르게 내가 물었다.
"응........"
딸은 내 눈을 보면서 끄덕하고 고개를 숙였다. 나는 조용히 눈을 감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