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16화 〉김지나와의 썸씽
정문을 나서 인적이 없는 으슥한 뒷골목으로 가자 역시나 이지은이 주저 앉은 채 벽에 기대어 무릎에 얼굴을 파묻고 있었다.
ㅡ저벅저벅.
일부러 발걸음소리를 내며 다가가자 무릎에 고개를 파묻은 채 보지도 않고 말하는 그녀.
"…오지마."
나인지 눈치 챈 모양이다. 당연하다는듯 그녀의 서글픈 애원과 가소로운 겁박이 섞인 말을 무시한 채 다가가며 말했다.
"나한테 명령할 위치가 아닐 텐데?"
"…"
나의 말에 벙어리가 되버린 이지은. 처량하게 앉아있는 모습이 마음을 쑤시는 것이 아닌, 이상하게도 육욕을 쑤시는 것만 같았다.
"빈유 때문에 지나를 괴롭혔던 거냐?"
"…"
"대답해. 우리 관계의 주도권을 누가 쥐고 있는지 잘 알고 있을 텐데.. 설마 남친처럼 콩밥이라도 먹고 싶은 거냐?"
헌데 나의 자신있는 우롱에 그녀가 대뜸 자리에서 일어나 내게 소리쳤다.
"남친 아니라고!그 새끼가 무슨 남친이야!"
외침마다 흩날리는 눈물방울이 가로등의 주홍빛에 반사되어 영롱히 빛나며 길바닥으로 흩어진다. 여타 육노예와 비교불가의 날카로운 미모가 눈물에 젖자 그 아름다움이 배가된 것만 같았다.
그나저나 둘이 연인관계가 아니였었다니. 하긴 서로 연인같지 않기도 했었고 식당에서 그녀를 겁탈할 때 간혹 `남친`을 언급해도 대답은 없었었다.
"..뭐라고? 둘이 사귀는 사이 아니였냐?"
"무슨 개소리야…! 그땐 점장이 불러서 어쩔 수 없이 간 거 뿐이야…!"
"그래? 아니 이깟 매장 점장이 뭐라고 끌려다니는 건데? 월급 한푼이라도더 올려준다던?"
"…"
나의 말에 이지은이 입을 닫았다. 모종의 거래가 있었으니 놈에게 끌려 다니며 여알바들을 갖다받쳤었겠지.
월급을 더 준다거나, 아니면 그외의 보상들로 말이다.
헌데 뒤이어 흘러나온 그녀의 말은 나의 선입견을 단단히 깨부수고 말았다.
"…나도 피해자라고."
"…뭐?"
"그 개새끼한테 나도 당했다고…!!"
"그럼.. 너도 성폭행 당했었단 거냐? 근데 휴대폰 앨범에 니년 영상은없던데?"
"..그야 지워줬으니까.. 처음 알바생 상납한 후로 지웠어.."
"그럼 멈췄으면 됐겠네."
"세상일이 그렇게 쉬운지 알아!? 그뒤엔 자신이랑 같이 깜방가기 싫으면 순순히 따르라고 협박했다고!!"
"…"
치가 떨리는듯 울분이 쌓인 목소리로 소리치는 이지은. 공허한 뒷골목에 메아리치듯 퍼져나간 소리는 이내멀리 흘어져갔다.
정리하자면 이지은 역시 탈의실몰카로성폭행을 당했고 영상유포하지 않는다는 조건으로 예쁜 여알바 상납과 탈의실몰카에 공조, 하지만 나중엔 공조사실을 가지고 협박해 수 차례에 걸쳐 상납을 할 수 밖에 없었다는 것.
"..뭐 그렇다고해도 범죄를 정당화할 수 없다는 건 스스로가 잘 알겠지?"
이지은이 비참한 표정으로 맥을 풀었다.
"...알아."
"그럼 와서 좆이나 빨아. 오늘 한발도 안 뺐더니 부랄이 근질거리네."
"…"
그녀가 협박에 의해 어쩔 수 없이 놈에게 공조했다고해도 범죄자는 범죄자일 뿐이다.
뭐, 자의가 아닌 타의였기에 죗값은 확실히 가벼워졌지만 어쨌든 그녀는 나의 피앙새마저도 놈의 성노리개로 갖다바치려 했었기에 죗값이 없는 것도 아닌 것.
고로 이정도의 인격모독은 그녀에게 응당 당연한 법이다. 내 곁으로 순순히 다가온 그녀가 골목길을 살피며 불안히 말했다.
"..사람 오면 어쩌려고."
"따라와."
그녀를 이끌고 재활용적재함인 커다란 쓰레기통 뒤편으로 숨었다.
신변의 은닉이 확실해지자 그녀가 고분히 무릎을 꿇고 나의 고간 앞에 얼굴을 들이밀었다. 그리고 곧장 허리띠를 풀고 바지를 내려 자지를 잡아드는 이지은.
어째 성희롱의 서글픔이 대물의 등장에 쾌락의 열망으로 바뀐 듯한 치태였다. 왜, 조예 깊은 옛말에 흑인에게 한번 간 여자는 돌아오지 않는다는 속언이 있듯, 소추한남을 멸시하다 만난 대추의 맛에 푹 빠져버린 것이다.
여하튼 미모의 여성이 선사하는 부드러운 손의 감촉과 열기에 좆은 금방 단단해졌다.
"…커."
짧은 감상평을 마치고 귀두를 입술로 빨아대는 그녀. 거침없는 설육의 애무와 촉촉한 입술의 흡입에 자지를 뜨거운 혈이 쏠리기 시작했다.
ㅡ츄릅, 츄르릅..
그런 그녀의정성어린 속죄의 사까시에 사실확인없이 그저 지나를 괴롭혔다는 이유와 페미라는 선입견을 가지고 가혹한 형벌을 내렸던 것이 살짝 미안해져왔다.
협박의 공조 또한 법적으론 범죄이지만 어쨌든 도의적인 차원에선 이해할 수도 있는 일이니까.
만약 지나가 당했다면 목구멍에 좆기둥을 쑤셔박고 질식사시켜도 정당했을 테지만 결과적으론 당하지 않았기도 하고.
더욱이 취객에게 치부를 성희롱 당하고 눈물을 흘리는 것을 면전에서 목격해서 그런지 측은함이 살짝 들긴했다.
'쩝.. 뭐, 어쨌든 능지처참의 꼴페미이기도 하고 그간 저지른 죄에 대한 벌이라 생각해야지.'
ㅡ츄릅.. 츄읍..
"잘 빠네. 한남 좆맛이 어때? 이정도 대물이면 먹을만하지?"
"츄릅… 응."
"어허, 네라고 대답해야지."
속죄의 사까시를 멈추고 좆뿌리를 손으로 잡은 채 나를 올려다보는 이지은. 눈물기가 서린 앙칼진 눈매가 가로등에 비쳐 영롱한 아름다움을 뽐낸다.
"…네."
나를 경멸스레 노려보면서 자존심을 굽히지 않고 답한 그녀는 다시금 속죄의 사까시를 이어갔다. 역시 앙칼진 맛이 있는 육노예다.
ㅡ츄릅.. 쮸읍..
입구멍이 제법 큰 덕에 좆뿌리까지 꺽꺽대며 삼키는 그녀의 능숙한 사까시에 이르게 사정감이 찾아오기 시작했다. 프로펠라 선아에 버금가는 현란한 펠라다.
지은의 단발머리를 양쪽으로 돌돌 말아 손잡이처럼 움켜잡았다.
불길함을 느낀 그녀가 눈동자를 들어 나를 쳐다보았고, 곧바로 손잡이로 잡은 그녀의 머리칼을 당겨와 좆기둥을 뿌리까지 쑤셔박았다.
ㅡ쮸읍!
"끄업…! 큽!"
내 고간을 밀어내려 애쓰는 이지은. 하지만 나의 완력을 당해내기엔 턱없이 부족했고, 그녀의 단발머리칼을 손잡이로 잡아당겨 뜨거운 입보지 속에다 정액을 마구 싸질렀다. 그래도 딥쓰롯을 당했었던 건지 이빨을 세우지 않고 잘도 받아낸다.
ㅡ푸슛! 푸슙!
"끄읍! 우웁!"
머리칼을 손잡이로 잡는 가학과 변태적인 행위에 만족스레 좆물을 싸지르고 손잡이를 놓아주자 뒤로 튕겨나가며 헛구역질을 해댔다.
"끄웁…! 크읍…!"
몇 번 요추를 튕겨가며 헛구역질을 한 이지은이 제 체액과 나의 좆물로 더럽혀진 입가를 닦으며 나를 올려다보았다.
미모의 여성의 눈물이 일렁이는 붉은빛 얼굴은 역시나 육욕의 자극에 특효제가 틀림없다.
"마무리해야지."
"…"
기개를 굽히지않는 논개처럼 말없이 눈빛을 치뜨고 다시 무릎으로 기어 다가온 이지은은 귀두 끝에 맺힌 좆물을 빨아먹고 좆기둥을 깨끗이 핥았다.
"제법 쓸만한 입보지네."
"…"
그리곤 벗겨둔 바지를 다시 입혀주었다. 허리띠를 졸라매고 걸음을 돌려 심심한 위로의 현장에서 벗어나려했는데 등 뒤로 이지은의 나지막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고마워."
예상치못한 뜬금포에 걸음을 돌려 그녀를 내려다보았다.
"뭐?"
"…고맙다고 아까 도와줘서.."
한남인 내게 `고맙다`는 감사인사를 하다니, 더욱이 나는 자신을 죗값이란 명목하에 성노리개로 쓰고 있는 상스런 인간이지 않은가.
꿍꿍이가 있나 싶어 안색을 살펴보았지만 딱히 특이점은 보이지 않았다.
아니면 소추한남에 만족하지 못하고 있었기에 자신의 허벌보지를 꽉 채우는 나의 대물에 완전히 매혹되버렸던가.
"뭐.. 도와줄려고 한 거는 아닌데, 편한대로 생각해."
"…응."
자리에서 일어서 무릎을 터는 이지은을 뒤로한 채 다시 걸음을 옮겼다. 육노예들 중 여러모로 종잡을 수 없는 캐릭터이긴한 듯싶다.
'그래서 희소성이 있긴하지.'
흠이라면 수술도 불가할 절벽수준의 AA컵 젖가슴이랄까. 만약 그녀가 훌륭히 육노예의 역할을 수행해 나의 마음에 든다면 젖통을 키울만한 암시가 없을지 고민해봐야겠다.
* *
"어떻게 됐어?"
매장으로 들어오자마자 카운터에서 쪼르르 달려와 부점장 이지은의 상태를 묻는 김지나.
"잘 위로해줬어. 도와줘서 고맙다고 하던데?"
"그래? 다행이다정말.."
이지은이 다시 오기 전까지 카운터를 봐줄겸 포스기 뒤편으로 걸음을 옮겼는데 욕실에서 쓸 법한 작은 의자가 보였다.
"뭐지?"
그때 지나가 황급히 그 의자를 낚아채며 등 뒤로 숨기고는 수줍게 몸을 틀며 말했다.
"아, 그.. 키가 작으니까… 의자에 안올라가면 포스기가 안보인다궁.."
'허윽, 카, 카와이데스네..'
하긴 포스기 위치가 높다보니 짜리몽땅한 지나의 키로는 정상적인 손님응대가 어려워보이긴했다. 최면암시로 키를 키울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 잠시 생각했지만 역시 지나는 작은 키가 매력포인트기도 했기에 고민은 고이 접어 날려보냈다.
"…넘모 귀엽자나."
"..노, 놀리지마앗!"
ㅡ퉁!
볼을 빵빵히 부풀리고는 눈썹을 앵그리버드 모드로 만들어 의자로 내 엉덩이를 때리는 지나.
그 앙증맞은 패악질마저 귀여워 마치 역조교를 당하고 있는 것만 같았다.
"놀리는 거 아닌데."
"흥…! 숙녀에게 귀엽다는 말은 실례라궁!"
숙녀라는 단어가 이다지도 어울리지 않는 숙녀가 또 있을까. 자꾸만 합법로리를 연상케하는 지나의 모습에 아랫도리가 동할 지경이다.
'언제 거사를..'
그때, 출입문이 열렸고 손님맞이 인사를 하려던 우리는 이지은의 모습에 입을 다시 닫아야했다. 성희롱의 치욕과 수치에서 벗어나기 위해 다시 날카롭게 뜬 눈빛이 왠지 서글퍼도 보였다.
"아, 부점장님…!"
"....지나씨 나랑 얘기 좀 해."
밝게 맞이하는 지나와 달리 싸늘히 얘기하곤 카운터를 지나쳐가는 이지은.
지나가 무슨 일이냐는듯 나를 쳐다보았지만 약속된 일이 아니었기에 나 역시 무슨 일이냐는듯 그녀를 쳐다볼 뿐이었다.
그에 고개를 갸웃하곤 이지은을 따라 매장의 뒤편으로 향했고, 나 역시 그녀들을 멀찍이 따라갔다.
그럴 일은 없을 듯했지만 혹여나 제 죗값을 뉘우치지 못하고 지나에게 행패를 부릴까 걱정되었다.
'왜 부른 거지?'
매장의 뒤편, 알바생도 출입이 거의 없는 창고 겸 복도인 그곳에 멈춘 이지은이 지나를 쳐다보았다. 혼날 거라 생각했는지 앞손을 지고 고개를 숙인 지나.
하지만 불쑥 튀어나온 이지은의 사과에 지나는 고개를 들어야했다.
"..그간 미안했어."
"네?"
내가 들어도 믿지 못할 사과에 지나가 놀라 반문했고, 이지은은 그녀 앞에 털썩 무릎을 꿇고 주저앉았다.
"아앗…! 부, 부점장님! 뭐, 뭐하시는 거에용! 일어나세요…!"
지나가 급히 그녀를 부축여올리려했지만 망부석마냥 굳게 굽힌 무릎은 펴지지 않았고, 이지은은 그간 있었던 일들에 대해 지나에게 사과하기 시작했다.
"그간 괴롭혀서 정말 미안했어… 사실 널 뽑은 이유도 점장때문이었고 탈의실몰카를 눈 감아준 것도 나야.. 미안.. 정말 미안해…"
"네, 뭐, 뭐라구용?"
신부 앞에 사죄를 고하며 회개하는 신도마냥 지나에게 자신의 과오와 용서를 구하며 참회의 눈물을 흘리는 이지은.
지나는 어쩔 줄 몰라하다 이내 그간의 일들이 발생한 연유에 대해 이해하고는 우두커니 섰다.
"…그럼 애초부터 탈의실에 몰카 설치된 거 알고 계셨던 거에요?"
이지은은 토끼똥같은 눈물을 흘리며 고개를 끄덕였다.
"…왜? 대체 왜 그러신 거에요?"
"흐흑… 할 말 없어.. 협박 당했다해도 결국 내가 저지른 일이니까.."
그녀의 말에 잠시 멍하니 서있는 지나. 귀싸대기 열방을 날려도 모자랄 테지만 참회의 눈물을 흘리는 그녀를 내려다보던지나가 돌연 같이 무릎을 꿇고 앉았다.
눈물콧물범벅인 얼굴로 당황스레 지나를 쳐다보는 이지은.
"내, 내가.. 밉지도 않니? 그리고 콤플렉스 때문에 생긴 자격지심으로 널 일부러 괴롭혔어 심술났으니까.. 난 천벌 받아 마땅한 년이라고.."
"아니에요. 그럴 수도 있죠! 울지마요 괜찮으니까."
"뭐, 뭐…?"
예수와 부처의 사랑으로 잉태한 건지 이지은을 용서하고 되레 다독여주는 김지나. 혀를 내두를 정도로 착하고 고운 심성에 경외심마저 들었다.
자신을 지독하게 못 살게 굴고 더 나아가 점장에게 성노리개로 상납하려했던 그녀를 안고 토닥여주다니 말이다.
"괜찮아요~! 어쨌든 아무 일 없었잖아요? 글구 부점장님 덕분에 이런 곳에서 돈 벌고 있는 걸요. 시급도 이렇게 많이 주는 곳도 없다구요~ 헤헷."
"흐흑.. 너 진짜… 흐아앙…!"
기어이 지나의 작은 품에 안겨 가슴에 얼굴을 파묻고 서럽게도 울음을 터뜨리는 이지은은 한동안 그렇게 울음으로 지난 날의 과오를 반성해야했다.
그런 그녀가 진정될 때까지 등을 쓰다듬고 토닥여주는 김지나. 오늘로써 확실히 깨달았다. 젖가슴이 크면 마음도 넓다는 것을.
"괜찮아요. 다 이해해요. 울지마세요.."
"흐앙.. 흐으앙…! 내가 잘못했어…!"
"그럴 수도 있죠! 인간은 누구나 실수하는 법이니까용. 그만 울어요 퉁퉁부은 눈으로 손님응대하실 거에요?"
뭐, 결국은 최면암시로 인한 정신오염과 나로 인해 점장의 협박에서 벗어난 해방감, 그리고 나의 대물에 매료되어(?) 빚어낸 사죄일 테지만, 어쨌든 김지나의 순애조교까지 일타이피를 날려줄 이지은의 사죄에 흡족스레 미소지은 난 자리를 피해 다시 매장으로 돌아갔다.
역시 우리 육노예들은 어디 하나 버릴 것이 없다니까.
"흐아앙!"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