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3화 〉아찔한 수업시간
"으음.."
이번엔 소파 위였다.
벨라 집의 소파 위.
알람이 울고 있는 손목시계를 보니 시간은 7시 10분이 넘어있었다. 몸의 근육들이 조금만 움직여도 파업의 농성을 질러댄다.
하긴, 미친듯이 운동하고 미친듯이 섹스했으니 파업할만도 하지.
못된 공장주인은 말이 없는 법이다.
"아욱.."
그래도 하루종일 누워있을 수는 없어 몸을 일으켰다. 학교는 가야했다. 완성되어가는 육변기년과 이제 새로이 시작할 타락조교년도 만나야하니 말이다.
"그나저나.. 아직 자나?"
그녀의 방으로 슬쩍 가보려던 찰나, 방문이 열리며 그녀가 나왔다. 부스스한 머리에 띵띵 부은 화장기 없는 얼굴.
헌데 그마저도 아름다웠다.
미쳤다, 진짜.
여신이다, 여신.
근데 좀 사나운 여신이랄까.
"아침부터 등신같이 거기서 뭐하냐?"
"...방금 일어났는데."
"그럼 가서 씻든가, 븅신아. 학교 안 가냐?"
..뭔가 완전히 압도당해버린 기분이다.
나중에 그녀에게 친동생이 있는지 알아봐야겠다.
만약 있다면.. 찐하게 안아주고싶다.
헌데 그녀가 주방의 아일랜드 식탁 쪽으로 다가가 식탁을 잡고 발정난 암고양이처럼 허리를 요염히 숙이며 스트레칭을 했는데, `친동생` 버프가 걸려 팬팃바람으로둔붓살을 여실히 드러내며 하는 통에 아랫도리가 일순간 묵직해졌다.
이거, 뭐..
이것대로 나쁘진 않은 것 같은데.
사나운 친누나 길들이기, 같은 거 새로운 조교 시도가 되지 않을까.
그녀가 스트레칭하다말고 뒤를 돌아보았다.
"어딜 쳐다봐. 눈깔 확 뽑아버릴라. 빨리 씻어. 학교 데려다줄 테니까."
'뭐, 뭐지? 이 갑분츤은…?'
`친누나` 버프가 걸려 그녀의 낯가림이 무장해제된 것인지, 굉장히 츤데레스러웠다. 온갖 육두문자와 혐오감을 드러내면서도 무사등교를 챙겨주는 따스함을 뽐내다니.
어젯밤에만해도 오늘 아침에 `다정한 친누나`로 새 암시를 걸려했었는데, 이것 나름대로 재밌을 것 같아 가만히 두기로 했다.
게다가 조교의 본질 역시 `개성 존중`이었으니 그녀의 친누나로써 본모습을 헤치지 않는 것도 중요했다.
낮이밤저로 길들이는 거다.
낮에는 앙칼지게끔 만들고, 밤에는 앙앙대게 만드는 것.
좋아, 생각지못한 조교컨셉이 마음에 들어 히죽 웃자 그녀는 경멸스레 나를 쳐다보곤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쯧쯧, 아침부터 맛탱이가 갔구만."
'그나저나, 그럼 어제 섹스는 다 지워진 건가?'
가족간 섹스, 근친섹스는 일반적인 인간이라면 모두 부정한다. 특히나 그녀는 나를 혐오하는 친동생 쯤으로 대하고 있으니 더욱 나와의 섹스를 극도로 부정하고 있을 터.
그것은 곧, 그녀에게 걸린 `정액 강습료`의 암시가 성립되기가 힘들다는 것이기도 했다.
그리고 암시의 성립성은 최근에 걸린 것일수록 강하다고 했었었다. 그렇기에 아마도 그녀에게 걸린 `정액 강습료`의 암시는 `친누나`의 암시에 덮어졌거나, 아니면 또 다른 무언가로 기억조작이 일어나있을 확률이 높았다.
씻으러 향하며 그녀에게 넌지시 물어보았다.
"누나, 어제 강습비 받을 때 어땠어?"
그녀가 한심스런 눈으로 내게 뇌까렸다.
"뭘 어때,븅딱아. 가족끼리도 돈거래는 확실히 해야지."
역시, 그녀에게 걸렸었던 `정액 강습료`의 암시가 덮어진 듯했다.
하긴 그래야 친누나로써의 포지션을 확립시키고 매력적인 조교가 가능할 터이니 당연한 현상이다.
"그렇지? 돈 거래는 확실히 해야지."
**
ㅡ턱.
"고마워 누나."
"가라."
츤츤답게 무심하게 툭 인사하곤차를 몰고 쌩 가버리는 벨라는 역시 매력적이었다. 저런 여자를 친누나로 길들이다니, 상상만으로도전율이 일어난다.
ㅡ오, 뭐야? 설우 저 차에서 내린 거?
ㅡ그런 거 같은데? 역시 칠성파 행동대장 맞다니까!
ㅡ차 좆나 쩐다. 포르쉐인가?
ㅡ와 대박… 아니 데려다준 사람도 좃나 예쁘던데?!
ㅡ모르냐? 여기 시내 헬스장 관장이잖아 임마. 거기 관장 좃나 예쁘다고 소문난 곳인데.
ㅡ니미 설우 좃나 부럽다!
아이들의 쑥덕댐을 들으며 등교하다 피식 웃고 말았다. 실소였다. 약간의 업신이 가미된.
불과 며칠 전만해도 등굣길은 혐오와 동정의 시선만이 가득했었는데, 어느새 내 인생은 누군가에게 `부러움`의 소망거리가 되어있다는 것이 황당할 정도로 우스웠다.
그리고 짜릿했다.
산산히 박살났던 인생의 퍼즐조각을 다시 맞춰가는 듯한 희열감마저 들었다. 그것도 금태를 두른 액자판에다 말이다.
'이게 인생이지, 씨펄.'
나의 충직한 부하, 학주쌤에게 인사를 하며 운동장을 당당히 가로질러 교실로 들어섰다. 내가 들어서자 웅성대던 반내의 소란이 볼륨버튼을 돌리듯 가라앉았다.
불쾌한음소거가 아닌, 통쾌한 음소거였다.
`찐따`의 등장으로 싸늘하게 가라 앉는 게 아닌 `핫이슈`의 등장으로인한 숨 죽이는 음소거였으니까.
'흠, 자리 좀 바꿔야겠네.'
뒤편에 앉아 최선미와 잡담을 나누고 있던 좆두를 불렀다.
"야. 남강두. 가방들고 이리와봐."
고요했던 음소거가 해제되고 다시금 노이즈가 낀듯, 잡음들이 소란스러워진다. 일대의 파란이다.
"어? 응."
놈이 순순히 가방을 들고 내 부름에 다가왔다.
"앞으로 여기가 니 자리다. 알겠냐?"
내 자리를 가리키며 놈에게 말했다.
복도 창가 첫 자리.
일명 `설우자리` 혹은 `찐따자리`라 불리던 지정석. 그것도 놈이 직접 지정했던 그곳에 이젠 놈을 앉힌다.
전세역전의 화룡정점.
교실은 시장바닥마냥 소란스러워져갔다.
호의적 암시와 절대복종의 암시의 콜라보로 인해 놈은 히죽대며 자리에 앉았다. 등신이 따로 없다.
"아아, 그럼. 당연하지. 여기서 고생 많았다. 앞으로 내가 등대역할해줄게."
"풋. 그러던지."
그렇게 난 놈을 앉히고 비릿한 미소를 날려준 후, 원래 놈이 앉았던 창가 쪽 맨 뒷줄의 자리로 향했다.
최두식은 아직 병원에 있다 했었기에 최선미의 옆자리와 김선아의 옆자리가 비어있었다.
최선미가 살짝 불안한 눈빛으로 나를 바라본다.
풋, 여자의 촉이라도온 걸까.
그 눈빛에 싱그러운 미소 한방 날려주고 김선아의 옆자리에 앉았다.
육변기 1호는 이 지독한 전쟁터에서 도망치고 싶은지 책상에 엎드려있었다.
ㅡ턱!
책상의 다리를 신경질적으로 한번 걷어찼고, 그녀가 부스스 몸을 일으켰다. 내가 여기로 올 것이란 걸 이미 알고 있었을 것이다.
좆두새끼를 내 자리에 앉히는 것을 들었을 테니.
가방을 선아에게 던져주자 힘겹게 받고는 의자에다 걸었다.
그리고, 드디어 놈의 자리에 앉았다.
'조망권 쥑이네.'
교실이 훤히 눈에 보이는 자리.
아이들의 뒷통수를 쳐다보며 황제처럼 군림해 일거수일투족을 관리할 수 있는 자리.
`일진`들의 전유물과도 같은 제일 창가 쪽 뒷자리의 조망권과 일조권은 역시나 왜 양아치새끼들이 이 자리를 탐냈는지 알 것 같았다.
음지의 새끼들이 버둥버둥 기어나와 찬란한 햇살을 쬘 수 있는 자리인데다 교실이란 작우 천하를 통치하기 아주 적합했으니까.
'이 뒤에서 늘 처맞았었지, 씨팔.'
이 뒷자리와 뒷벽의 사물함 사이의 공간에서 허구헌날 처맞고 뒹굴었는데.
'후, 지난 일일 뿐이야 이제.'
감상을 접어두고 푹꺼진 눈망울로 불안한듯 쳐다보는 선아를 응시했다.
마음 같아선 이 년을 통로 쪽에다 앉히고 특등 일조권과 조망권을 확보하고 싶었지만 시킬 것이 있었기에 그냥 두기로 했다.
따분한 수업시간, 좀 재미나게 만들어볼 참이니까.
폰을 켜톡을 연 다음, 육변기 1호에게 톡을 보냈다.
[ 쉬는 시간에 내가 먼저 화장실에들어가있을 테니 여자화장실로 최선미 불러내고 문 잠궈. 성공하면 영상 다 지워줄게. ]
ㅡ톡톡.
육변기 선아의 폰에서 알람음이 울렸고, 눈짓하자 그녀는 거의 울먹이며 톡을 보았다. 그리곤 고개를 푹 숙였다. 곁으로 다가온 거부할 수 없는 지옥을 새삼 실감한 표정에 통쾌한 쾌감이 짜릿하게 느껴졌다.
그런 그녀의 뒷통수를 쓰다듬으며 나직이 얘기했다.
"큭큭, 잘하자잉. 지워줄 테니까."
"….응."
그래도 파격적인 계약조건에 그녀가 희망 한스푼 섞인 침울함으로 답했다. 영상이 지워진다한들, 지옥에서 덜 지옥이 될 뿐인 상황이지만 그마저도 그녀에겐 절박한 것일 터.
아아, 그치만 어쩌나..
대미를 장식하기 위해 유포할 생각인데.
그것도 아주 짜릿하게.
**
다행히 1교시는 지루하지 않았다.
일진 자리라는 명성에 걸맞게 앞자리에 앉은 거구의 두 아이들의 바리케이트에 딴짓거리하기가 너무 좋았으니 말이다.
원래 자리는 니미씻팔, 딴짓거리하려면 그냥 대놓고 하는게 더 나을 정도였는데.
그렇기에 든든한바리케이트 뒤에숨어 폰을 만지작댔다.
톡창을 열었다.
[ 누나. ]
일하고있는지 잠시 답이 없어, 먼산을 바라보고 있는 선아의 치마를 슬쩍 걷어올렸다.
ㅡ움찔!
갑작스런 손길에 살짝 경련을 일으키듯 놀란 선아가 휘둥그레 눈을 뜨곤 날 쳐다보았다. 오랜만에 보는 그 생기가 반갑기까지했다.
저열하게 웃으며 치마를 살짝 들추자 팬티가 드러난다.
'보라색 팬티네.'
바로 옆자리에 선미가 있긴했지만, 최두식의 빈자리의 너머에 있다보니 사각지대였다.
고로, 그녀의 팬티를 젖혔다.
ㅡ꽉.
놀란 선아가 허벅지를 급히 오므려 손가락의 능욕을 봉쇄시켰다.
눈을 부라렸다.
무언의 겁박서린 그 눈빛에 선아의 눈에 눈물이 맺힌다.
울먹거리며 고개를 젓고는 애원하지만 내 손은 더욱 깊게 파고들어 그녀의 둔덕에 닿았다.
그리고 이내, 체념한 허벅지가 풀렸고 곧장 검지로 팬티를 젖히고 중지로 보짓살을만졌다.
푸석푸석, 메마른 샘의 야릇한 살결의 감촉이 손끝을 타고 짜릿한 전류가 되어 온 몸에 흐른다.
정숙한 공간.
정실하고 깨끗한 공간.
거기다 우리를 교육하는 교육자의 앞에서 은밀하게 움직이는 손가락의 음부유린은 사고가 마비될 정도로 아찔했다.
어제 그렇게 혹사를 하고도 아랫도리가 솟기 시작했다.
ㅡ찌걱..
살짝 중지를 삽입하자 음란한 물소리가 들려온다. 앞자리까지는 닿지 않게 조용히, 손가락을 움직였다. 중지를 깊숙히 넣었다. 아직 물이 메마른 보짓살이 뻑뻑하게 벌어진다.
ㅡ찌극…
"흐읍…"
선아가 입술을 깨물며 신음을 삼켰다. 꼴린다, 너무 꼴린다. 당장 이 반의 모든 아이들을 세뇌로 상식개변시켜 음탕한 난교를 벌어고 싶을 정도로 선아가 신음을 삼키는 모습은 아찔한 쾌락이 되어 나를 덮쳤다.
ㅡ찌극.. 찌극…
"흐읍.. 으읍…"
필사적으로 신음을 삼키려는 그녀를 몰아붙이듯, 중지로 보짓살을 긁어대며 손바닥으로 둔덕을 문질렀다.
그녀에게 이 행위는 `가학적`인 상황.
서서히 샘에물이 차오른다.
"자, 집중~ 여기 3번 방정식 문제 풀어볼 사람?"
"…"
"없지? 오늘 몇일이냐…"
ㅡ찌극, 찌극..
"하응… 흐응…"
왼손으로 젖어드는 보지를 쑤셔대자 선아의 숨이 거칠어지기 시작했다. 암시 탓에 이 배덕스런 상황에서도 흥분하고 있는 것.
얼굴은 붉게 물들고, 숨결은 뜨거워진다.
ㅡ찌극찌극…
헌데, 그때.
"몇일이었지? 아 23일. 야, 23번! 나와서 풀어봐."
몽롱하게 잠겨가던 귀에 23번이란 번호가 들어왔고, 아이들의 시선이 몰리기 전 재빠르게 손을 빼냈다. 23번이라 불린 아이가 후들거리며 자리에서 일어섰다.
"네, 네?"
핫팬츠처럼 짧은 치마 아래의 사타구니 쪽이 애액으로 번들거리는 것을 모르는 선아였다.
"어흐흠.. 23번이었나?"
23번이 선아였는지 몰랐던 수학쌤이 헛기침을 하며 더듬거렸지만, 이미 엎질러진 물이다. 여기서 그녀를 앉히면 더 애매해지기에 그는 회초리로 탁탁 칠판을 치며 얘기했다.
"뭐해, 나와서 이거 풀어봐봐."
선아가 당혹스러운 눈으로 나를 내려다보았다. 주인에게 구해달라는 애완견의 애원스런 눈빛에 셀쭉 웃어보여주었다.
"네, 네…"
결국 그녀는 치맛자락을 한껏 내려가며 쪼르르 칠판으로 향했다. 하지만 내 눈엔 또렷히 보인다. 칠칠맞게 흘린 애액으로 윤광이나는 그녀의 허벅지가.
'큭큭큭, 재밌네.'
수업시간이 이렇게 즐거웠던 것이었나.
시간가는 줄 모르겠네, 개꿀잼.
그때, 휴대폰이 진동으로 울렸다.
[ 왬마 ]
'하여튼 까칠하기는.'
[ 나 학교 끝나면 데리러와줄 수 있어? 운동 제대로 하려면 운동복 하나 사야할 거 같아서. ]
물론 누나 돈으로, 라는 톡은 우선 묵혀두기로 했다. 츤데레 매력이 있는 누나니 먼저 얘기할 것이다. 그리고 `정액 강습료` 암시는 덮어졌다하더라도 `운동에 관한 부탁`을 들어준다는 암시는 아직 건재하기 때문에 츤데레 성질과 암시 덕에 자연스레 내 부탁을 들어주게 될 것이다.
[ 어휴 등신. 운동복 하나 없이 뭐했냐 명색이 벨라의 동생이라는 놈이 ㅉㅉ 나중에 닥치고 따라와 사줄 테니까. ]
어윽, 심쿵.
닥치고 따라오라니, 아가리 꾹 닫고 어미새 따르는 새끼새마냥 졸졸 따라가야겠다.
[ 근데 누나 한 명 더 데리고 가도 돼? ]
[ ㄴㄱ? 설마 친구 것도 사달라는 건 아니겠지 이 파렴치한 ㅅㄲ야? ]
[ 아니거든. 여자애야. 그냥 따라가는 거. ]
[ 알아서해라. ]
[ 웅! ]
[ 웅! ㅇㅈㄹ ㄲㅈ ]
좆또발랄하게 대답하곤 휴대폰을 책상서랍에 넣었다. 방과후의 데이트가 기대된다. 새롭게 시작될 조교의 시간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