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4화 〉최면, 거창한 서막
남의 성관념과 성감대를 확인해 집중공략하기 편하니 말이다. 어쩌면 이것만 알고, 침착하고 집요하고 치밀하게 공략한다면 최면이 없이도 성문을 여는게 가능할지도 모를 것만 같았다.
'그나저나, 학교 공식 걸레답게 성관념 역시 방탕 그 자체군.'
거기다 남강두 좆이 작아 큰 것을 원한다라.. 이거 내 좆에 박히면 질질 싸겠는걸? 가상세계에선 강간이라는 태그가 붙어서 느끼지 못했겠지만 말이다.
그리고 성감대는 음부랑 목과 손가락이라..
젖가슴이 성감대에 없는 것으로 봐서 딱히 느끼지 못하는 듯싶었다.
'희안하네.'
그럼 암시를 걸어볼까.
"김선아, 넌 앞으로 내가 니 보지를 쓰고 싶다고 할 때마다 보지를 쓰게끔 대줘야해. 그리고 나와 있었던 모든 일은 누구에게도 발설하지 못해. 알겠어?"
"내 보지.. 쓰고 싶을.. 때마다.. 쓰게끔.. 대준다… 모든 일.. 발설.. 못해.."
끄읏, 그녀가 보지를 대준다는 암시를 읊는 것만으로도 자지가 바지 지퍼 좀 열어보라며 껄떡댄다. 하지만 아쉽게도 1분여 남은 시간에 사정을 할 정도로 조루끼는 없었다.
암시는 이정도로 마무리하기로 했다.
어차피 선아는 신체적으로 내게 위해를 가하지 못할 뿐더러 학교 캡짱인 남강두가 나의 방패가 된 이상, 그 어떤 놈년도 나를 더 이상 건드리진 못할 것이다.
그리고 10분여의 장대했던 루시아의 설명 중에 중요한 것이 더 있었는데, 바로 암시의 단계성이다.
암시란 고도의 정신력이 요구되는만큼 한번에많은 암시를 각인시키려하면 상대의 정신력에따라 과부하로 인해 정신착란증과 암시붕괴가 올 수도 있다고 했었다.
즉, 단기간의 과도한 암시는 상대에게 악영향을 미칠 수 있고, 그것은 곧 내 해피 섹스 라이프에 불필요한 일이 생길 수도 있다는 것.
그리고 루시아의 말대로라면 남자에겐 암시 단계성의 위험이 조금 무마된다고 했었다. 2개, 3개를 한꺼번에 걸어도 큰 문제는 없을 거라고 했는데 왜 그렇냐는 나의 질문에 그녀는 간단하게 대답해주었었다.
ㅡ남자는 단순하니까.
..
뭐 딱히 반박할 건덕지가 생각나지 않는 간단명료한 대답이었었다.
하긴, 남자는 단순하고 여자는 복잡한 것은 시대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진리이긴하지.
그렇기에 우선 암시는 이정도로 해두기로 했다.
복잡한(?) 생명체인 그녀에게는 암시에 대해 적응할 시간을 주는 것이다. 온 세포 하나하나에 암시가 고스란히 각인되도록 말이다.
물론 좆두새끼처럼 [절대복종]이란 원초적이고 절대적인 암시를 걸어 단계를 애시당초 없애버리면 될 테지만, 그럴 수는 없었다.
그 어떤 야설에서도 여히로인에게 [절대복종] 암시를 거는 우매무지하고도 파렴치한 작가는 없었으니까.
왜냐고?
답은 굉장히 간단하다.
그러면 재미가 없어진다.
이전의 스탑워치에서 가장 큰 치명적 단점이 목석 같은 섹스였었다. 개인의 개성이 없어진 것이다. 인간이란 루시아의 말대로 개성이 워낙 뚜렷한 종족인데, 그 개성이 없어지면 재미가 없어지는 것이다.
그렇기에 최면은 무조건 개인의 개성을 해치지 않는 선에서 이루어져야했다.
다양한 자극을 위해서 말이다.
"자, 다들 집중."
나의 말에 남강두와 김선아가 내 눈을 쳐다보았고, 딱하는 경쾌한 소리와함께 놈년들의 탁했던 눈빛에 생기가 감돈다.
"읏?"
엉거주춤한 자세로 서있던 남강두가 둔한 소리를 내며 자세를 고쳐섰다. 난 그런 놈을 한심스레 쳐다보며 타박하듯 물었다.
"뭐하냐?"
ㅡ두근두근, 씹두근.
투박하게 던진 말과는 다르게 심장고동은 긴장감에 급동을 시작한다. 뜨거운 피가 발끝까지 삽시간에 퍼져나가 몸에 열기를 씌우고 긴장감에 입술이 바짝 말랐다.
ㅡ씹두근씹두근.
최면에 걸린 것을 인지했더라도 긴장되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첫 암시이기도 하고, 놈에게 내뱉은 첫 비소가 담긴 말이었으니까.
평소였으면 이런 평범한 말조차 감히 입에 담을 수 없는 것이었다.
놈이 나를 쳐다보았다.
등골이 서늘해지고, 손끝이 파리하게 떨린다.
나도모르게 살짝 뒤로 주춤해버리고 말았다.
몸에 각인된 공포가 본능적으로 제 몸을 보호하려는 것이다.
그치만 곧, 그 긴장감은 무안하리만큼 덧없게 풀어진다. 놈이 순박하게 웃으며 내게 얘기했다.
"뭐라냐? 화장실에 뭐하러 오겠냐. 오줌싸러왔지."
놈은 별 일 없다는듯, 지퍼를 내리고 편안히 오줌을 싼다. 그러곤 한차례 등어리를 잘게 떨며 분뇨의 쾌감을 대리선사해주었다.
ㅡ쏴아아.
좆도 작은게 오줌발소리는 제법 기깔난다.
"야.. 뭐해?"
최면에 풀린 김선아가 어안벙벙한 표정으로 그런 남강두를 미친 놈보듯 쳐다보며 물었다.
좆두새끼에게 주입된 암시는 최면 이전의 상황과 맞지 않았기에 기억자체가 사라져버린 듯했다. 이곳에 우리가 모인 이유 자체를 말이다.
하지만 김선아에게 걸린 암시는 그 이유를 딱히 지울 필요가 없는 [무기한 보지 상납]이기에 그녀에게 남강두의 반응은 황당할 수밖에 없었다.
게다가 그녀는 최면에 걸리기 전에도 남강두가 주먹을 휘두르다 멈춰버린 것을 기억하고 있는 상태다.
그러니 갑자기 나를 때리려다말고 오줌을 싸는 꼴을 이해할 수 있겠는가.
"야..? 뭐하냐고."
그녀의 거듭된 황망한 물음에 놈은 태연히 고추를 흔들어 잔뇨를 털고는 팬티를 입고, 바지를 입고, 허리띠를 졸라맸다.
그리곤 그녀를 돌아보며 말했다.
"뭐하긴 오줌싸는 거 안보이냐?"
"..뭐, 뭐라고?"
김선아가 어처구니없는 듯 앞머리를 쓸어넘기며 황당해했다. 시계를 흘금보자 수업종치기 일부직전이었다.
"워워, 진정해. 이제 수업종칠텐데 들어가야지."
당연히 나의 말에 김선아가 콧방귀를 뀌며 어여쁜 입술로 거친 육두문자를 내뱉는다. 늘 그랬듯.
'음, 이제 그러면 안 될텐데, 큭큭.'
"뭐? 개새끼가 누구한테 이래라저래라야! 강두야 이 새끼 미쳤나봐!"
여기서 좆두새끼에게 걸어두었던 [호의적], [절대복종]의 암시효과가 발현될 타이밍이다.
놈은 혀를 차며 고개를 절레절레 젓곤 그녀에게 얘기했다.
"야 넌 친구한테 그게 무슨 말이냐. 하여튼 천박한 년. 쯧쯧."
그러곤 마치 위로하듯 내 어깨를 토닥토닥하곤 화장실을 빠져나가버린다.
충격에 굳어버린 김선아와 단 둘이 남은 화장실은 숨이 막힐 정도로 어색하고도 적막했다.
"치, 친구…? 뭐야 저새끼 미친거 아냐? 야! 너 강두한테 무슨 짓했어!!"
최면으로 조종했다면 믿으려나, 큭큭.
비실비실 세어나오는 웃음을 숨기지 않고 드러내며 그녀를 쳐다보았다.
"푸흡. 내가 뭘 어쩐다고 강두가 바뀔 애냐?"
"그, 그건 아니지만…! 너, 너 두고봐!"
눈깜짝할 사이에 역전되어버린 전세에 김선아는 어여쁜 얼굴을 울그락불그락 붉히며 씩씩대곤 화장실을 빠져나가려했다.
그치만 물고기를 낚았으면 초장을 준비해야지 않겠는가?
그녀를 불러세웠다.
"아, 잠깐만. 김선아."
"이름 부르지마!! 소름끼치니까!"
..
...애미쓋펄.. 소름끼칠 것까지야…
..너무하네…
..어욱 PTSD온다.
극도로 예민한 반응에 할 말도 잊어버렸다. 무슨 말을 하려했더라…
아하, 암시를 걸었으니 암시를 쓸 차례다.
"김선아, 점심시간에 니 보지 좀 쓸게."
최면암시가 없었다면 입에 담았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포돌이에게 잡혀 궁뎅이 채찍질을 당해도 쌀 천박한 성추행이지만, 내겐 최면능력이 있고 그녀는 최면에 걸렸다.
고로, 그녀의 뇌리 속에 각인된 최면암시는 뇌세포를 잠식해 그녀의 육신을 주인을 위한 육노예인형으로 길들이게 될 것이다.
지금, 즉시.
"…"
선아는 여전히 씩씩대며 분개한 눈빛으로 나를 노려보고 있었다. 그 모습에 혹여나 암시효과가 발동되지 않은 것은 아닌지 의심되어 살짝 주춤했지만, 이내 그 의심은 확신으로 바뀐다.
"변태 새끼.. 내 보지 쓰고 싶냐?"
그녀에게 걸린 암시는 [내가 쓰고 싶을 때 언제든 보지를 대준다]이기에 그녀에 대한 내 인식은 바뀌지 않는다.
그렇기에 벌레를 쳐다보듯 저 경멸스런 눈빛과 거친 육두문자 또한 바뀌지 않는다는 것.
헌데, 그 반응이 제법 꼴릿하다.
생각은 나를 혐오하지만 본능은 내게 보지를 대줘야하는 그녀의 이중적인 모습에서 느껴지는 괴리감이 묘한 흥분감을 불러일으키는 듯했다.
일전에 여성들이 자위하는 야동 중에 한 여성이 보지를 적나라하게 까발린 채 자위를 하며 온갖 음담패설과 욕을 하는게 있었는데, 나를 매도하는 그 욕들이 이상하게 흥분됐었다.
뭐랄까.
그 여성이 자신의 천박한 바닥을 드러내면서도 상대를 매도하는 모습이 음탕함의 극치랄까. 자신의 치부를 까바른 음탕한 상대에게 짓밟히는 것은모욕감보다 묘한 쾌감이 있었다.
쨌든, 이 컨셉으로 우선 즐기기로 했다.
"응. 본관 뒤편 창고 알지? 점심시간에 거기서 니 보지 좀 써야겠어."
"더러운 새끼..!"
선아는 으르렁대는 늑대처럼 이를 드러내며 욕을 하곤 화장실을 빠져나갔다.
이전같았으면 그 모습에서 좆같은 욕지기가 일었겠지만 지금은 그저 귀여울 뿐이었다.
앙칼진 새침데기 공주의 귀여운 앙탈이랄까.
"휘히이~"
즐거운 휘파람이 절로 나온다.
[ 최면 1회 사용 업적이 완료되었습니다. ]
[ 보상으로 포인트 1개가 적립됩니다. ]
[ 두 번째 업적 : 최면 10회 사용하기 ]
상황이 모두 종료되자 업적시스템이 완료되었다는 문구가 떠올랐다. 현실에서의 첫 업적 완료였다. 포인트는 당연히 이전 시뮬레이션으로 확인한 스태미너 강화에 투자했다.
정력과 지구력이 최우선이다.
자지를 세우는 힘이야말로 곧 생명력이니까.
[ 스태미너가 1 포인트 상승합니다. ]
[ 정력과 체력이 소폭 강화됩니다. ]
상태창을 한번 확인해보았다.
[ 정기구슬 : ○ ]
[ 정기량 : 0 % ]
[ 정기흡수율 : 10 % ]
[ 스태미너 : 11 ]
[ 음경 강화 : 미강화 ]
[ 고환 강화 : 미강화 ]
[ 69 : 24 : 58 ]
스태미너를 강화한다해서 수치상으로 확인되는 것이 없으니 다소 회의적이긴했지만, 원래 주식도 큰 이윤을 보기 위해선 눈에 보이지 않는 잠재적 성장의 먼 미래에 투자하는 것이 정석이었다.
리스크대비 손익이 큰 법이니까.
당장 보이는 것이 없더라도 투자가치는 확실한 셈.
고로 우선적으로 맥스치까지 강화할 예정이다.
'혹시 스태미너 강화 몇까지 가능하지?'
[ 최대 20까지 가능합니다. ]
오, 그럼 지금보다 정력이 2배 정도는 상승된다는 거군.
그정도면 3일에 10번의 섹스따위 버겁지 않을 듯싶다.
그나저나 앙칼진 새침데기 공주의 보지맛은 어떨까.
뭐, 가상현실에서 맛보긴했지만 그땐 좆두새끼의 자존감을 나락으로 떨어뜨리는게 더 큰 목적이었기에 온전히 그녀의 보지맛을 느끼진 못했었다.
'겁에 질린 보지맛이 쫄깃하긴했는데.'
고로 점심시간에 있을 여체탐방시간이 기대된다.더욱이 암시에 걸려 이제 꺼내먹고싶을 때마다 꺼내 먹는 나의 충실한 육변기가 되어버린 그녀니까.
훗, 이제 본격적인 시작이다.
* * *
점심시간에 있을 동굴탐험 시간에 2교시, 3교시가 어떻게 흘러갔는지도 모르겠다. 기억나는 거라곤 2교시 후, 쉬는 시간에서의 자그마한 소동이랄까.
나에게는 꽤나 소란스러웠던 쉬는시간이었다.
하루에도 몇번이나 찾아오는 흔하디흔한 쉬는시간은 누군가에겐 휴식시간이자 누군가에겐 예습복습의 시간, 또 누군가에겐 준비의 시간이었다.
하지만 내겐 그 흔하디흔한 10분의 쉬는 시간은 언제나 지옥이었었다. 그렇기에 테이프를 느리게 감듯, 10분의 쉬는시간이 따분한 수업시간보다 늘 길게 느껴졌었다.
그치만 이제부턴 10분이란 시간은 정확히 10분의 시간대로 흘러간다.
아늑한 10분의 시간으로.
ㅡ탁.
최두식의 습관성뒤통수타격으로 고개가 다시금 앞으로 맥없이 꺾인다. 원래라면 이 타격 이후 놈은 화장실에서 담배를 피고 온 이후, 나를 교실 뒤편으로 이끌고가 좆두새끼와 함께 장난감다루듯 가지고 논다.
원래대로라면.
'그치만 이젠 상식개변 시대의 시작이다, 이 씻팔새끼들아.'
뒤따라 나오던 남강두가 최두식의 어깨를 거칠게 밀며 뇌까렸다.
"야. 갑자기 친구 뒤통수를 때리고 그러냐. 미쳤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