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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텔]
부모님이 서로 이혼에 합의를 했을 때, 혜연이은 중학교 2학년이었다. 집 안의 분위기가 변했다고 느꼈다. 그 날 저녁 엄마가 혜연이를 앞에 앉혀두고서 힘겨운 얼굴로 말문을 열었다. ‘엄마랑 같이 살래? 아빠랑 같이 살래?’ 그 물음에 혜연이는 ‘그냥 다 같이 살면 안 돼요?’라고 묻고 싶었다. 하지만 금방에라도 울음을 터트릴 것 같았던 엄마의 표정에 그 물음을 목 안 깊숙이, 꾹 삼킬 수밖에 없었다.
그저 혜연이는 침묵했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 한 채 아무런 대답을 못 했다. 엄마도 더 이상 혜연이의 대답을 보채지 않았다. 그저 당장에라도 울음을 터트릴 것 같은 얼굴로 ‘엄마가 미안해. 너무 갑작스럽게 물어봤지?’라며 자리에서 일어날 뿐이었다.
그 다음 날에는 혜연이의 아빠가 찾아왔다. 아빠는 혜연이의 손을 꼭 붙잡으며 아빠랑 같이 살자고 했다. 그 날 따라 아빠의 손은 무척이나 따뜻하고 부드러웠다. 하지만 혜연이는 그 손을 뿌리쳤다. ‘엄마랑 같이 살래요.’ 악의는 없었다. 혜연이에게 있어서 엄마든, 아빠든 상관없었다. 그저 이렇게 대답한 이유는 엄마가 울 것 같은 표정을 짓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아빠는 그렇지 않았다. 그저 담담하게, 혜연이에게 자기랑 같이 살자고 했을 뿐이었다. 혜연이는 그 순간 깨달았다. 이 사람은 나랑 살아도 좋고, 안 살아도 좋구나. 하지만 엄마는 다르구나. 엄마는 내가 필요하구나.
그 날 혜연이는 어깨를 축 늘어뜨린 채, 집을 나서는 아빠의 뒷모습을 지켜봤다.
“아버지, 죄송해요.”
혜연이는 집을 떠나는 아빠를 배웅하며, 난생 처음으로 아버지라 불렀다. 그리고 그 아버지라는 말에 아빠는 쓰게 웃음을 터트리며 ‘미안하구나, 혜연아. 아빠가 정말로 네게 몹쓸 짓을 해버렸구나.’라고 속삭여주었다.
이렇게 부모님이 이혼을 했다. 아버지는 부산으로 내려가 재혼을 했다. 엄마는 혜연이와 함께 살게 된 이후로 직장을 잡았다. 처음에는 많이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여주셨지만, 혜연이가 자주 위로해주자 금세 기운을 되찾으셨다. 그리고 혜연이가 고등학교에 올라갈 때쯤부턴 서서히 자리가 잡혀가는 모양인지 자주 웃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덕분에 혜연이도 한결 마음을 놓을 수 있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고등학교에 올라가면서 혜연이가 흔들렸다. 딱히 비행을 했다거나 한 것은 아니었지만, 부모님이 이혼했다는 사실이 그녀에게 크든 작든 영향을 끼친 것이었다. 그리고 그 영향은 곧장 친구 관계로 이어졌다. 중학교 때야 다들 아는 사이였으니 문제가 없었지만, 고등학교로 올라가면서 다들 떨어져버린 것이었다. 때문에 혜연이는 새로운 친구를 사귄다는 것에서 묘하게 소극적으로 변해버렸다. 안 그래도 내성적인 성격이었는데, 거기서 더 심해진 것이었다. 때문에 혜연이는 고등학생이 되고나서 많이 힘들어 했다.
하지만 2학기로 넘어갈 무렵, 예림이가 선뜻 다가와 말을 걸어주었다. 계기는 사소했다. 함께 조별과제를 하다 보니, 이것저것 마음이 맞았던 것이다. 덕분에 혜연이는 겨우겨우, 학급 내에서 자리를 잡아갈 수 있었다. 힘들었지만 그 만큼 기뻐했다.
엄마가 혜연이를 보고 견뎠듯이, 혜연이는 예림을 보고 힘든 시기를 견뎌낼 수 있었다.
∴ ∵ ∴ ∵ ∴
“기분이 어때?”
물기로 미끌거리는 혜연이의 몸을 살살 어루만지며 물음을 던지자, 흡 하는 소리와 함께 눈썹을 파르르 떠는 혜연이다. 여전히 감도가 좋은 몸이다. 허리와 가슴이 서로 맞닿는 부위를 손바닥으로 문지르자, 착 하고 달라붙어오는 가슴의 살결이다. 위아래로 크게 요동치는 게, 내 마음을 크게 들뜨게 만든다. 역시 이 가슴은 최고다.
“하으, 저……. 꺗!”
부드러운 가슴을 덥썩하고 격하게 쥔 나는 빳빳하게 선 유두를 손가락 끝으로 꾹 누르며 검지와 엄지로 살살 비볐다. 그러자 반사적으로 혜연이가 다리가 베베 꼬아지며 미약하게 허물어졌다.
“잔뜩 기대했나보네.”
“그, 그렇지 않아요…….”
애써 부정의 말을 쏟아낸 혜연이가 눈물까지 글썽이며 나를 쏘아보았다.
“그럼 여긴 왜 그럴까?”
나는 이리 물으며 왼손을 아래쪽으로 옮겼다. 그러자 파르르 떠는 복근의 감촉이 나를 맞이했고, 좀 더 아래로 내리자 물기가 어려 있는 음모가 내 손가락을 격렬하게 환영했다. 슬쩍 중지로 질구를 건드리자, 끈적끈적하고 달라붙어오는 애액의 감촉이 느껴졌다.
“하윽…….”
혜연은 저도 모르게 신음성을 흘리고 말았다. 본인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내가 주는 쾌락에 무방비하게 노출된 까닭이었다. 물론 그 만큼 이쪽에서 공을 들인 것도 있긴 하지만 말이다. 옅게 웃음을 터트린 나는 좀 더 은밀한 곳의 안쪽까지 파고들었다.
“햐읏! 으으, 아!”
순간 혜연이는 비명 반 신음 반의 교성을 흘렸다. 몇 번이고 내 손길을 경험했었던 음부는 자연스레 입구를 벌리며 나를 맞이했다. 나는 그대로 자연스럽게 검지와 중지를 밀어 넣어 휘젓기 시작했다.
“……흐으, 읏. 아.”
몇 번이고 손가락이 들어가고 나오고를 반복하자, 찌걱이는 음란한 소리가 정신없이 터져 나왔다. 동시에 혜연이의 표정 또한 처음보다 많이 느슨하게 풀어져 있었다. 뜨겁게 달아올라 있는 혜연이의 신체를 꽉 붙잡은 나는 슬쩍 고개를 내밀어 귓가에 대고 속삭였다.
“그만 씻고 침대로 갈까?”
“…….”
내 물음에 혜연이는 절정의 여운이 남아있는 눈길로 나와 자신의 몸을 번갈아보았다. 그리고는 곧 울 것만도 같은 표정으로 꼭 해야만 하겠냐는 시선을 보내왔지만, 나는 그것을 단호히 무시하며 샤워 부스 밖으로 나왔다. 그러자 이런 내 손길을 따라 자연스럽게 샤워 부스를 빠져나와 욕실을 벗어나는 혜연이다.
수건으로 물기를 닦아내지 않은 탓에 우리 둘 다 젖어있었지만 딱히 상관없을 것 같았다. 애무 덕분에 서로의 신체가 꽤 달아올랐다는 점이 그 첫 번째 이유였고, 두 번째는 여기가 집이 아닌 모텔이라는 것 때문이었다. 나는 혜연이를 침대 위에 눕힌 뒤에 큰 가슴 위로 얼굴을 묻었다.
“하윽.”
작고 달콤한 신음성이 내 귓가를 간질였다. 동시에 얼굴에 부드러운 가슴의 감촉이 전해져왔다. 굉장하다고 생각될 만큼 풍만하고 부드러운 가슴이다. 천천히 혀를 내밀어 가슴을 핥자, 희미한 물기와 더불어 살내음이 느껴졌다.
굉장히 달콤하다. 꿀꺽꿀꺽, 몇 번이고 물기를 삼키며 혜연이의 가슴을 핥던 나는 드디어 고개를 들어 희미하게 서있는 분홍빛 유두를 입에 머금었다.
“하으, 아…….”
희미하게 날이 선 신음성이 나를 좀 더 흥분시킨다. 신음성뿐만이 아니다. 기뻐하는 건지, 아니면 불쾌해하고 있는 건지 알 수 없는 미묘한 표정이 내 심정을 어지럽히고 있었고, 홍조를 띤 피부가 내 피부를 뜨겁게 달구고 있었다. 지금 당장이라도 내 남근을 질 내로 밀어 넣고 싶다. 몇 번이고 움직이며, 그 안을 마음껏 누비고 싶다.
“……흐읏, 아…….”
천천히 손을 아래로 내려 애액으로 촉촉하게 젖어있는 음부를 어루만지자, 혜연이의 입술 사이로 황홀감과 곤혹감으로 한데 뒤섞인 신음성이 새어나왔다. 더불어 등허리를 부들부들 떨고 있는 걸 보아하니, 슬슬 절정에 가까워진 모양이었다.
“시, 싫어……. 하아, 아……. 으읏.”
말로는 싫다고 하지만 그녀의 몸은 그 누구보다도 나를 원하고 있었다. 달싹달싹 붙어오는 음부의 감촉을 맛보며 슬쩍 검지를 밀어 넣자, 부들부들 떨기 시작하는 등허리의 떨림이 확실하게 느껴졌다. 내 애무를 착실하게 느끼고 있었다. 천천히, 너무 조급하지 않게……. 마치 누르듯이 해서 질 내를 어루만진 나는 가슴을 지나 쇄골, 그리고 목덜미를 혀로 핥았다.
“하우읏! 아, 아으……. 아! 앗!”
어느덧 높아진 혜연이의 목소리가 절정을 알려왔다. 그녀는 어깨까지 내려오는 짙은 검은색 머리카락을 이리저리 흐트러트리며 자지러지는 듯한 교성을 토해내었다. 이 순간만큼은 나를 싫어하는 마음도 잊은 듯이 내 몸을 꽉 끌어안은 채로 등허리를 움찔움찔 떤다. 더불어 초점을 잃은 혜연이의 눈동자가 내 얼굴에 머문다.
그 모습이 너무나도 매력적이다. 뭔가 인형 같기도 하면서, 내 피부에 맞닿아 있는 피부의 떨림이 그 누구보다도 뜨겁게 살아있는 인간이라고 알려주고 있어서……. 인형과 인간 사이의 괴리감을 만들어내고 있었다. 꿀꺽, 마른침을 삼킨 나는 그대로 고개를 들어 올려 혜연이의 입술에 입을 맞춰주었다.
“하으, 음.”
그러자 반사적으로 내 입술에 매달리며 키스해오는 혜연이다. 예전 같았으면 싫다 뭐다 하면서 거절했을 텐데, 아직 절정의 여운이 남아있는 모양인지 정신없이 쾌감을 탐한다. 살짝살짝 혜연이의 아랫입술을 깨문 나는 천천히 입술을 떼어내었다. 그러자 혜연이의 입술 사이로 떨어져 나온 타액이 긴 실을 만들어내었다.
“이 정도면 충분하지?”
이런 내 물음에 그제야 정신을 차린 모양인지, 혜연이는 살짝 눈살을 찌푸리며 고개를 옆으로 돌렸다.
“제가 싫다고 해도 할 거잖아요.”
“그렇기야 하지.”
“못 됐어요…….”
그 투정 어린 목소리가 어쩐지 애교스럽게 느껴진다. 옅게 웃음을 터트린 나는 옆으로 돌아간 혜연이의 뺨에 입술을 맞춰주었다. 쪽. 하고 소리가 나도록 강하게 입을 맞춘 뒤에 좀 더 고개를 숙여 턱 바로 아래, 목덜미에도 쪽 소리 나게 입을 맞춰주었다. 부들부들한 솜털의 감촉도 느껴져서 왠지 모르게 기분 좋다.
“후아.”
작은 신음성과 더불어 목의 떨림이 입술에 전해져왔다. 뜨겁고, 달콤하다. 천천히 혜연이의 나신을 어루만진 나는 발기한 남근을 음부 쪽으로 가져다대었다. 그러자 흠칫 몸을 떨며 두 눈을 꼭 감는 혜연이다.
조심하자. 괜히 그 때의 기억을 떠올리게 만들 필요는 없었다. 이번 기회에 착실하게……. 섹스에 대한 거부감을 없애버리는 것이다. 나는 여전히 섹스에 대한 두려움으로 벌벌 떨고 있는 혜연이의 몸을 다정하게 어루만져주며 입을 열었다.
“분명 기분 좋을 거야. 이제까지 해왔던 것처럼.”
이 말에 혜연이는 꿀꺽 하고 마른 침을 삼켰다. 그리고는 곧 슬며시 눈을 뜨며 나를 쳐다보았다.
“아, 아프지만 않게……. 해주세요.”
짜내어낸 듯한 목소리로 부탁하는 혜연이의 태도에 나는 작게 고개를 끄덕여보이고는 입을 열었다.
“걱정 마. 이번에는 아프지 않을 거야.”
그 말과 함께 나는 발기한 남근을 질구에 맞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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