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2 회: [접촉] -->
‘그나저나 이렇게 자세히 보니까, 아직 앳된 모습이 많이 보이네.’
목등에 나있는 솜털이라던가, 아직 완전히 빠지지 않은 젖살 등이 그것을 잘 보여주고 있었다. 특히나 꿀을 바른 듯이 부드러워 보이는 피부는 화장으로 짙게 뒤덮인 성인 여성의 피부에선 도저히 찾아 볼 수 없는 것이었다.
역시 젊다는 건 좋다.
“점프 한번 해볼래?”
“에…….”
“제자리 뛰기 말이야. 자, 어서 해봐.”
라며 내가 재촉하자 새빨갛게 얼굴을 붉히는 혜연이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내가 시키는 대로 제자리에서 폴짝 뛰었다. 그러자 아니나 다를까, 큰 질량감을 가진 유방이 위아래로 크게 흔들리며 고혹적인 장면을 만들어내었다.
‘한국인 중에서 이런 게 되는 사람이 정말로 있었을 줄이야!’
내심 감탄을 연발한 나는 그날 혜연이를 발견했던 걸, 진심으로 감사히 여겼다. 더불어 혜연이가 이렇게 고분고분한 성격인 것도 말이다.
“좋아, 그 정도면 됐어.”
“하아…….”
제자리에서 몇 번 폴짝폴짝 뛰었을 뿐인데도 혜연이는 가픈 숨을 내뱉고 있었다. 설마 그게 힘든 건가? 얼핏 살펴보지만, 딱히 육체적으로 힘들어하는 기색은 엿보이지 않았다. 그저 단순히 이 상황이 힘든 모양이었다.
“…….”
하지만 어쩐지 그 모습이 더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뭐라고 할까? 수치스러워하면서도 내 말에 어쩔 수 없이 따르는 태도……. 그게 남자의 환상을 불러 일으키고 있었다. 꿀꺽, 군침을 삼킨 나는 파르르 떨리는 가슴 쪽으로 시선을 옮겼다.
솔직히 말하자면 혜연이의 저 가슴은 무척이나 매력적인 가슴이다. 만약에 내가 혜연이와 연인 사이였다면, 저 가슴에서 한 시도 손을 떼어놓지 않았을 것이다. 그만큼 저 가슴은 무서울 정도로 치명적이었다.
저 크고 부드러운 가슴에 내 손가락을 하나씩 파묻어, 천천히 빙글빙글 돌리며 희롱하고 싶다. 나는 그런 망상을 머릿속에 떠올리며 점차 시선을 아래쪽으로 옮겨갔다.
“그 때, 많이 팠지?”
내 말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움찔 몸을 떨며, 다리를 오므리는 혜연이다. 아무래도 전날의 경험을 떠올리게 만든 모양이었다. 하긴 내가 생각해도 좀……. 심했다고 생각한다. 그도 그럴 것이 혜연에게 있어서 그건 첫 경험이었다. 순결을 잃는 기념적인 날이었던 것이다.
그런데 그 날에 단지 시간이 부족하단 이유 하나 때문에 충분히 애무도 해주지 않은 채로 억지로 밀어 넣어 버렸니, 분명 아팠을 것이다. 무지하게 아팠겠지. 내심 미안함이 몰려왔지만, 그것도 잠시……. 나는 그 날의 행위를 후회하지 않았다.
비록 강제로 하긴 했지만, 그 때의 쾌감은 진짜였다.
‘강제로 하는 것에 대한 쾌감.’
그 때를 머릿속에 떠올리는 것만으로도 하복부에 피가 와락 쏠린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나는 이런 생각을 떨쳐내며 몸을 숙였다.
“……다음에 할 때는 그렇게 아프지 않을 거야.”
라고 말한 나는 코끝을 혜연이의 팬티 쪽으로 가져다대었다.
“자, 잠깐……!!”
이런 내 행동에 소스라치게 놀라며 뒷걸음질 치는 혜연이다. 하지만 나는 집요하게 그걸 따라 잡으며 코끝을 팬티에 바짝 맞대었다. 그러자 여고생 특유의 비릿한 냄새가 코끝을 통해 전해져왔다. 동시에 달짝지근한 냄새도 맡아졌다.
이게 바로 천만금을 주어도 맡을 수 없는 여고생의 냄새다. 킁킁 대며 그 냄새를 맡은 나는 이내 입맛을 다시며 입을 열었다.
“그렇게 떨지 않아도 돼. 그저 냄새만 맡을 뿐이니까.”
“으으…….”
이런 내 말에 당장에라도 울음을 터트릴 것만 같은 표정을 지어보이는 혜연이다. 하지만 굳이 내 행동을 제지하려는 움직임은 보이지 않았다.
“…….”
그저 움찔움찔 신체를 떨며 내 얼굴로부터 자신의 음부를 멀찍이 떨어트려 놓으려고만 할 뿐이었다.
“어이, 도망친다고 해서 될 일이 아니라고? 어차피 냄새 좀 맡는다고 해서 닳는 것도 아니잖아?”
“그, 그렇지만…….”
“그렇지만 뭐? 자, 얌전히 있어.”
내가 이리 말하자, 그제야 몸을 얌전히 하는 혜연이다. 하지만 떨림은 여전했다. 낯선 타인에게 자신의 그곳 냄새를 맡게 한다는 사실이 여간 부끄러운 모양이었다.
히죽, 질 나쁘게 웃어 보인 나는 고개를 불쑥 내밀어 혜연이의 음부 쪽에 코를 바짝 대었다.
“……흐음, 좋네. 나쁘지 않는 냄새야. 목욕은 언제 했어?”
“어, 어제 저녁에…….”
“매일 목욕하나봐?”
내 물음에 억지로 제 고개를 위아래로 끄덕이는 혜연이다. 그 모습이 어찌나도 가엾어 보이던지, 나도 모르게 그만 위로랍시고 그녀의 엉덩이를 토닥여줄 뻔했다. 하지만 만약에 내가 지금 혜연이의 엉덩이를 토닥여준다면, 분명 울음을 터트리겠지. 지금 이 관계에선 위로가 되지 못 한다.
이 사실을 상기시킨 나는 다시금 혜연이의 음부 쪽에 코를 바짝 대었다.
“킁킁.”
일부로 소리를 내어 냄새를 깊게 들이켜자, 움찔움찔 몸을 떨며 아랫입술을 꽉 깨무는 혜연이다. 역시 민감한 몸이다. 슬쩍 코끝으로 팬티 겉면을 문지르자, 히익! 소리와 함께 소스라치게 놀라는 그녀다.
“……뭘 그렇게 놀라고 그래? 그저 우연히 코끝이 닿았을 뿐이라고?”
“그, 그런…….”
“자, 이리와. 아직 덜 맡았으니까.”
라는 내 말에 혜연이의 눈가에 눈물을 맺히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눈물을 손등으로 훔친 그녀는 꿋꿋이 내 코앞에 자신의 음부를 가져다대었다. 좋은 자세다. 나는 만족한 미소를 띄워보이고는 아깐 전과 마찬가지로 일부러 킁킁 소리를 내며 음부의 냄새를 폐 안 깊숙이까지 들이켰다.
‘오늘은 땀 냄새가 안 나네. 체육 시간이 없었던 건가?’
냄새를 맡으면 맡을수록 머릿속에 멍해진다. 이러다가 중독되어버리는 건 아닐까 싶을 정도였다. 그도 그럴 것이 여고생의 체취라던가, 땀의 향기가 무척이나 감미로워서 나를 황홀하게 만들어주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시간만 된다면 이대로 코를 박고, 혜연이의 온 몸 구석구석 킁킁 대며 냄새를 맡고 싶은 마음이었다.
그러나 이건 어디까지나 혜연이의 적개심을 누그러트리기 위한 사전 작업이었다. 이런 작은 것부터 시작해서, 나중에는 아무런 저항감도 없이 나를 받아드리도록 만들기 위한 작업이었다.
“저……. 어, 언제까지 맡을 거예요?”
슬슬 한계에 달한 모양인지, 혜연이가 홀로 연신 중얼거리며 몸을 베베 꼬았다.
“……그, 그만 하면 안 될까요?”
혜연이의 가는 다리가 크게 떨려왔다. 이에 나는 마지막으로 한 번 더 크게 향기를 들이마시고는 코끝을 떼어놓았다.
“후아, 아……. 흐윽, 저……. 이걸로 끝이죠?”
그 물음에 나는 카메라를 침대 위에 올려놓은 뒤에 입을 열었다.
“뭐, 이 정도면 충분하겠지. 꽤 좋은 냄새였기도 하고 말이야.”
가능하면 계속, 쭉 맡고 싶지만 말이다.
“저, 정말요?”
그리고 이런 내 말을 들은 혜연이는 불안해하던 표정을 단숨에 풀며 무척이나 기뻐해했다. 그리고 그와 동시에 그녀의 큰 가슴이 위아래로 흔들리며 나를 유혹했다. 정말이지, 언제 봐도 무척이나 매력적인 가슴이다.
“다만 완전히 끝난 건 아니야.”
“에……. 또, 또 있는 건가요?”
“설마 이걸로 끝날 거라 생각한 거야? 너무 값싸게 보는 거 같은데?”
“뭐, 뭘 더 시키려고요? 저 이제…….”
그러면서 울먹이는 혜연이의 모습에 나는 짐짓 안심하라는 듯이 방긋 웃어 보이며 입을 열었다.
“그렇게 걱정하지 않아도 돼. 이번 건, 방금 내가 한 것에 비하면 정말로 간단한 거니까.”
라고 말한 나는 침대 위에 엉덩이를 깔고 앉은 뒤에 말을 이었다.
“……호칭을 정할 생각이야.”
“호, 호칭이요?”
“그래, 단순히 오빠라고 불리는 건 재미가 없잖아. 안 그래?”
“…….”
당연하게 불안해하는 반응을 보이는 혜연이다. 내가 또 여기서 무슨 요구를 하려고 하는 건지, 전혀 짐작하지 못 하는 모습이었다. 이에 나는 방긋 웃으며 입을 열었다.
“앞으로 나를 주인님이라고 부르는 거야.”
순간, 혜연이의 얼굴이 귀까지 새빨갛게 되었다.
“시, 싫어요.”
“뭘 그렇게 부끄러워하고 그래? 아, 혹시 다른 사람이 보는 앞에서도 그렇게 부르라고 시킬까봐 그러는 거야? 그런 거라면 걱정하지 않아도 돼. 그저 이렇게 단 둘이 있을 때만 불러주면 되니까 말이야.”
이렇게 말한 나는 혜연이를 다독여주는 듯한 부드러운 어조로 계속해서 말을 이었다.
“……나는 혜연이, 널 위해서 이렇게나 많이 양보해줬는데 너도 나를 위해서 이 정도쯤은 해줘야 하지 않겠어?”
라며 이렇게까지 말하자, 혜연이의 표정에도 미미한 변화가 일어났다.
“저, 정말로……. 단 둘이 있을 때만 그렇게 부르면 되는 건가요?”
“물론이지. 이건 어디까지나 내 개인적인 취향이니까.”
이런 내 말에 혜연이는 잠시 머뭇거리더니 이내 조심스레 입을 열었다.
“아, 알았어요. 앞으로 그렇게 부를게요. 그러면 되는 거죠?”
“그래, 그거면 돼. 아, 일단 시험 삼아 불러봐 볼래? 들어보고 싶어서 그래.”
이리 말한 나는 침대 위에 올려두었던 카메라를 들어 혜연이의 모습을 비추었다. 처음으로 여고생에게 주인님 소리를 듣게 되는 거다. 기념 촬영이라고 하면 기념 촬영이라고 할 수 있었다. 옅게 웃어 보인 나는 그녀가 어서 말문을 열길 기다렸다.
“저어……. 찍는 건가요?”
“이런 건 찍어둬야지. 아, 걱정 마. 누구한테 보여주거나 하지는 않을 테니까.”
라며 내가 안심시켜주자, 그제야 표정을 푸는 혜연이다. 그리고는 곧 크게 심호흡을 한 그녀는 고개를 비스듬히 돌린 채로 입을 열었다.
“주, 주인님…….”
부끄러워하며 나를 주인님이라고 부르는 여고생이라니! 이거 참 매력적이다. 하지만 나는 일부러 마음에 안 든다는 목소리를 하며 입을 열었다.
“이쪽을 쳐다보면서 말해주지 않을래?”
내가 엄하게 말하며 정정할 것을 요구하자, 혜연이는 다홍색의 입술을 꽉 깨물며 고민어린 기색을 내비쳐보였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고개를 내 쪽으로 돌리며 입술을 벌려 말했다.
“주인님…….”
수치심에 두 눈을 꼭 감고서 입술을 진동시키는 혜연이의 모습은 정말이지 아름답다고 밖에 설명할 길이 없었다. 최고다. 역시 시켜보기를 잘 했다. 나는 마음 속 깊이 느껴지는 감동을 생생하게 느끼며 그녀를 칭찬해주었다.
“잘 했어.”
그리고 이런 내 칭찬의 말을 들은 혜연이는 다소 미묘한 표정을 지어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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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못 보신분은 여기서부터 보시면 될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