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005 다시 얻은 기생물 라그마 =========================================================================
예슬은 꿈을 꾸었다. 전혀 생소하고 정말 현실과 같은 꿈이었는데 꿈속에는 자신을 그렇게나 괴롭히던 조광수가 있었는데 아주 어린아이 같은 조광수가 자신과 함께 노는 모습이었다.
그러고 보니 조광수와는 어렸을 때는 언제나 함께 놀거나 했었던 것 같기는 했다. 그러다가 어느 날부터인가 함께 다니지 않게 되었고 중학교도 서로 다른 곳으로 가고 그렇게 지냈는데 고등학교에 와서는 오랜만에 만났는데 조광수는 완전히 달라져 있었던 것이다.
뭐가 자신이 마음에 들지 않는지 엄청 자신을 괴롭혔었는데 지금 생각하면 그때 당시 자신은 완전히 찌질 하게 보였던 게 있긴 있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누나와 언제나 비교만 당하고 아빠에게 언제나 못마땅한 얼굴로 하는 잔소리만 들어서 완전히 공부와는 담을 쌓게 되었고 완전히 먹기만 무진장 많이 먹어서 뚱뚱하게 변해 완전히 찌질한 모습을 보였던 것이다.
아마 마음에 들지 않았겠지 그렇게 친하게 지냈던 친구가 완전히 찌질 한 모습을 보였으니 말이다.
예슬은 자신의 머릿속에 채우는 새로운 기억에 절로 인상을 쓰는데 이때 이런 자신의 이마에 하나의 손길이 느껴졌다.
누구 손이지? 엄만가? 이런 생각을 하며 천천히 눈을 뜨는 예슬 이었는데 생각지도 못하게 조광수가 자신의 이마에 손을 얻고 있는 모습에 예슬은 움찔할 수밖에 없었다.
“이제 어때? 몸을 괜찮아.”
남자였을 때라면 상상치도 못했을 조광수의 걱정 어린 목소이었는데 예슬은 현재 머릿속에 복잡하게 엉키는 남자였을 때의 기억과 현재 여자인 예슬이었을 때의 기억이 충돌하면서 상당히 머릿속이 복잡해 졌다.
광수는 아무 말 없이 자신의 눈만 바라보고 있는 예슬의 모습에 더욱더 걱정이 되었다. 이내 예슬이가 발견된 뒷산 동굴에서의 모습을 떠올리며 야단치듯 말하는 조광수였다.
“그러게 요즘 다이어트 열심히 한다고 하더니 그러니까 그렇게 탈이 났지 근데 도대체 뒷산 동굴 안에는 왜 들어갔던 거야.?! 그러다가 큰일이라도 일어났으면 어쩔 뻔 했어!”
예슬은 이런 조광수의 말에 자신도 모르게 변명하고 말았다.
“어. 그게 그냥 학교에 찾아갔다가 갑자기..”
“갑자기 뭐?”
예슬은 도저히 변명거리가 생각나지 않아 말을 하지 못하고 우물쭈물 하는데 이런 예슬의 모습에 광수는 더욱더 화가 난 목소리로 말했다.
“말하지 못할 일이라도 있는 거야? 나한테!”
“그게.. 어.”
이런 예슬의 대답에 광수는 화가 나는 마음을 삭히며 후~ 한숨을 내쉬더니 예슬이를 바라보고 말했다.
“알겠어. 그건 넘어갈게. 네가 말하고 싶어질 때 그때 나한테 말해줘. 그리고 내가 너 어머니한테 병원에 있다고 전화했어. 아마 조금 있으며 오실거야.”
“쓸 때 없는 전화는 왜 한 거야 이 바보가.”
어? 예슬은 자신도 모르게 자연스럽게 말하는 말투에 순간 놀라는데 이런 예슬이의 모습에 광수의 입가에는 어느새 미소가 지어지며 환한 얼굴이 되어서는 말했다.
“이제야 좀 예슬이 너 같네. 아파서 그런지 일어나서 날 보는 모습이 평소 너 같이 않더라고 완전 청순녀 이었다니깐. 킥킥”
이런 광수의 장난어린 말에 예슬은 발끈하며 절로 말이 나왔다.
“청순하면 나잖아. 흥.”
“우워~ 나왔다. 예슬이 너 공주병! 큭큭큭”
“우씨~ 너 맞을래!”
“아하하~! 알았어. 내가 잘못했어!”
장난을 치는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 예슬은 순간 하던 행동을 멈추고는 내가 지금 뭐하는 거지? 하는 생각이 들 수밖에 없어했다. 절로 자연스럽게 광수와 이야기를 하고 있는 것이다.
갑자기 예슬의 표정이 굳어지자 광수는 예슬이가 또 아픔을 느낀다는 생각을 하고는 걱정스럽게 예슬이를 보는데 그때 입원실 방문이 열렸다.
예슬은 잠시 자연스럽게 절로 말하는 자신의 행동에 대해 생각을 하는데 열린 문으로 다급한 얼굴을 한 엄마가 들어오자 생각을 멈출 수밖에 없었다.
“예슬아! 괜찮은 거니?!”
다가와서는 입원 복을 입고 있는 예슬의 몸 여기저기를 살피는 엄마였는데 예슬은 자신의 상태를 잘 알기에 괜찮다고 말했다.
“괜찮아 엄마 몸에 아무 이상 없어.”
이런 예슬의 말에 엄마는 이내 무척 화가 난 얼굴을 하고는 버럭 소리를 질렀다.
“그렇게 막무가내로 나가면 어떡하니 엄마가 얼마나 걱정했다고! 광수가 전화해서 병원에 있다고 들었을 때 얼마나 엄마가 놀랐는지 알아!”
예슬은 이런 엄마의 고함에 미안한 얼굴을 하였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기생물을 포기할 수는 없었던 것이다.
“미안해 엄마 이런 일 다신 없을 거야.”
풀이 죽은 목소리로 말하는 이런 예슬의 말에 엄마는 더 이상 화도 내지 못해 있는데 이때 광수가 엄마를 보고 인사를 건넸다.
“안녕하세요. 아주머니 오랜만에 뵙네요.”
이런 광수의 인사에 그제야 광수가 보였는지 엄마는 얼른 표정을 고치고는 웃는 얼굴로 말했다.
“그래 광수야 오랜만에 보는구나. 중학교 졸업식 때 보고 못 봤구나. 그동안 키가 무척 많이 컸네. 어머. 몸도 무척 커지고 호호”
“제가 좀 컸습니다. 하하.”
“그래. 부모님을 잘 계시지?”
“그럼요. 두 분 다 정정하게 잘 계십니다.”
예슬은 두 사람이 하는 말을 듣는데 계속 이대로 평원에 있기에는 갑갑하다는 생각에 엄마에게 말했다.
“엄마 나 몸 괜찮으니까 이만 퇴원 할게.”
이런 예슬의 말에 엄마는 그게 무슨 소리냐는 얼굴을 하며 말했다.
“퇴원하긴! 혹시 모르니까 정밀검사들도 좀 해보자.”
“검사는 무슨 나 괜찮다니까.”
이런 예슬의 말에 이번에 광수도 예슬을 말리며 말했다.
“그래 예슬아 아주머니 말대로 검사하는 게 좋아.”
광수는 아까 자신의 등에 업혀서 연신 신음성을 내면서 땀을 흘렸던 예슬의 모습을 떠올라서 그렇게 걱정이 되어 말하는데 예슬은 이런 두 사람의 행동에 답답했다. 이미 기생물은 자신의 몸에 안착했고 더 이상 몸에는 이상이 없다는 걸 자신이 무엇보다 잘 알고 있는 것이다.
결국 예슬은 며칠 입원이 결정되었는데 예슬로서는 참으로 답답할 노릇이었다. 결국 광수는 엄마와 예슬에게 인사를 하고서는 집으로 돌아갔는데 예슬은 돌아가는 광수의 모습을 보고는 복잡한 마음이 들 수밖에 없었다.
남자였을 때의 광수와 지금 현재 자신이 살아가는 여자였던 예슬이가 보는 광수는 무척 달랐던 것이다.
* * *
그날 저녁 아빠와 누나.. 아니 이제 언니라고 불러야 할 언니와 아빠가 입원실 안으로 들어오는 모습을 보았다.
“괜찮니? 예슬아. 연락받고 바로 오고 싶었지만 그럴 수 없어서 정말 미안하구나.”
“괜찮아? 그러게 다이어트를 그렇게 심하게 하고 몸이 탈이 날 수밖에 없잖아.”
예슬은 자신을 걱정스럽게 보며 말하는 아빠와 언니의 모습을 보고는 절로 어색해질 수밖에 없었다.
두 사람 다 자신을 너무 걱정해주는 모습이 익숙지 않는 것이다. 하지만 자신을 보고 있는 두 사람의 모습에 대답을 안 할 수도 없어 이내 웃는 얼굴로 괜찮다고 말하는 예슬이었다.
“나 괜찮아. 나 쌩쌩해 엄마가 하도 정밀검사 받아야 한다고 입원하고 있는 거지 지금 당장에라도 뛰어다닐 수 있다니깐.”
예슬이 팔을 이리저리 돌리며 말하는 말에 엄마가 한소리 했다.
“괜찮기는! 글쎄 애가 학교근처에서 말도 못하고 쓰러져있는 걸 광수가 발견했지 뭐에요. 진짜 광수가 발견하지 못했으면 정말 큰일 날 뻔했다니까요.”
광수는 예슬이가 동굴 안에 왜 갔는지 말을 하지 않았기에 일부로 엄마에게는 학교 근처에 쓰러져 있는 걸 발견했다는 걸로 말했던 것이다.
이것에 대해서만큼은 광수에게 고마움을 느끼는 예슬이었다.
아빠와 언니는 이런 엄마의 말에 한바탕 예슬에게 걱정 어린 말들이 쏟아냈는데 예슬은 이런 두 사람의 말을 들으면서 어색하지만 왠지 기분이 좋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시간이 흐르고 늦은 저녁때가 되자 예슬은 엄마는 물론이고 아빠와 언니까지 집으로 보냈다. 특히 엄마에게는 아빠와 언니 아침상을 차려줘야 한다는 말까지 하면서 보냈던 것이다.
예슬은 그제야 자신 혼자가 되었다는 사실에 멍하니 천장을 올려다 바라보았다.
그래도 집이 어느 정도 경제적으로 살아서 인지 다시 1인실에 자리를 잡아서 현재 아무도 병실에 없는 상태였는데 예슬은 그렇게 멍하니 천장을 바라보다가 이내 눈을 감았다.
화악~ 예슬의 정신은 순간 어두운 빛 속으로 빨려 들어갔고 순간 예슬은 하나의 장소에 투명한 상태로 서있게 되었다.
눈을 뜬 예슬은 불과 10평도 안 되는 작은 땅 중앙에 자리한 작은 나무를 바라보았다. 기생물이 탄생하는 장소인 것은 물론이고 모든 기초가 되는 중요한 영혼의 나무라는 명칭을 가진 나무였다.
완전히 검은색으로 이루어진 나뭇가지와 검은색 나뭇잎으로 되어 있는 영혼의 나무 끝에는 하나의 감과 비슷한 크기의 검은 열매가 매쳐 있는 상태였다.
예슬은 천천히 이런 영혼의 나무를 향해 걸어가는데 어느새 예슬의 뒤에는 입이 뽀족한 10cm 길이의 작은 뱀이 허공에 부유하며 예슬이의 어깨 쪽으로 향해 다가왔다.
힐긋. 예슬은 자신의 어깨에 안착하는 기생물의 모습에 정겹다는 얼굴로 바라보았다. 다른 이들이 징그럽게 생겼다고 할 수 있지만 정말 남자였을 당시 원 없이 보던 모습이었던 것이다.
꾸르르~ 기생물은 연신 머리를 흔들며 예슬을 보는데 어느새 예슬의 손이 검은 열매에 닿아 있었다.
툭. 열매가 손쉽게 예슬의 손에 따지며 예슬의 손바닥 위에 올려 지는데 예슬은 이런 검은 열매를 그대로 자신의 어깨에 가져다 되었다.
“어서 먹고 커야해 후훗”
이런 예슬의 말에 어느새 기생물은 그대로 뾰족한 입으로 그대로 검은 열매를 향해 찔러갔고 어느새 열매를 그대로 빨아들일 듯 먹어치우기 시작했다.
와자작 거리는 소리가 들릴 정도로 검은 열매를 먹은 기생물은 그억~ 트림까지 하는데 어느새 기분이 좋은지 기생물은 이리저리 허공에 몸을 돌리면서 예슬의 몸 주변을 맴돌았다.
예슬은 이런 기생물의 모습에 절로 기분이 좋은지 웃음을 터트렸다.
그렇게 예슬을 향해 한껏 재롱을 부린 기생물은 이내 영혼의 나뭇가지 위로 올라가서는 꽈리를 트는데 본래가 이렇게 있는 게 정상적인 모습이었다.
예슬은 이런 기생물의 모습을 보면서 이내 걱정스러운 생각이 들어 표정이 서서히 굳어져 가면서 중얼거렸다.
“우선 라그마를 얻은 건 다행이기는 한데 앞으로 어떡해야 좋을까.?”
중요한건 예슬이가 알기로는 자신과는 다르게 다른 이들이 기생물을 얻은 시기가 다르다는 것이었다.
예슬이 현재 안심하고 있는 건 다른 이들에 비해서 자신이 가장 빨리 기생물을 얻었다는 것이었는데 문제는 다른 곳에 있었다.
자신이 현재 미성년자라서 불리하다는 것이다.
영혼의 공간을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어떤 행위를 해야 하는데 그게 현재 미성년자인 자신으로서는 무척 하기 곤란한 일이었던 것이다.
영혼의 공간 안에 있는 영혼의 나무는 하루가 지나도록 무럭무럭 자라게 될 것이다. 아무것도 안한다고 해도 영혼의 공간 안에 있는 땅도 서서히 넓어질 것이고 영혼의 나무들의 수도 천천히 불어나게 될 것 이었다.
하지만 그런 방법은 오래전 예슬이가 남자였을 당시 했던 방식이었다. 굳이 다른 방법을 써서 키울 필요가 없다는 생각을 하면서 그저 성장하는 영혼의 공간을 지켜보기만 했었던 것이다.
그래서는 안 되었었다. 이번에도 그런 방법을 사용했다가는 다른 6명의 또 다른 기생물의 주인들 중 한명에게 또 다시 먹힐 수 있는 것이다.
영혼의 공간과 영혼의 나무들을 빠르게 성장시킬 수 있는 방법은 이랬다. 술, 담배, 마약과 같은 몸에 최악인 성분을 흡수하는 것이었다.
남자였을 당시 예슬은 1년간 정신병원에 갇히고 나서 가까스로 나올 수 있었는데 이때의 계기로 집을 나와서는 오직 산속에 집을 짓고 20대 초반을 다 살았던 지라 술도 잘 마시지 않았었던 것이다.
또한 담배와 마약도 하지 않았었는데 어렸을 때부터 보고 들은 게 있는지라 그걸 자신에게 사용해도 몸에 아무런 이상이 없다는 걸 알면서도 의식적으로 피했던 것이다.
“휴~ 술은 그나마 아빠가 보관한 게 제법 있으니까 몰래 마셔도 되겠지만 담배가 문제란 말이야..그런 걸 어떻게 구해야 하는 거지?”
예슬은 담배를 어떻게 구해야 할지에 대한 고민에 골치가 아파졌다. 평범한 여고생이 담배를 구할 방법이 많이 없었던 것이다.
지금 당장이야 담배를 가지는 게 문제지 기생물이 성체가 되면 이런 문제는 해결할 수 있는 문제였다.
성체가 된 기생물이 현실화 할 수 있게 된다면 그때는 막을 수 있는 게 다른 기생물 말고는 없었던 것이다. 즉 담배라든지 술이라던 지 기생물을 이용해 훔치면 되는 것이다.
이런 고민을 하는 예슬이었는데 막상 마약에 대한 생각은 일부로 미뤄두는 예슬이었는데 어쩔 수 없었다. 아직까지도 마약에 대한 생각은 꺼려졌던 것이다.
“그래.! 어떡해서든 당장은 술하고 담배로 성장시켜 보는 거야.! 나에게 1년이라는 시간이 더 있으니까 성인이 되어서 한 번 더 생각해 보는 걸로 하는 게 좋겠어.”
다른 이들에게는 이해할 수 없는 예슬이의 행동이겠지만 현재의 예슬이로서는 이게 최선의 선택일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이런 와중에 예슬이가 딱 한 가지 가장 최고로 많은 성장에너지를 가지게 될 하나의 행위에 대해서는 일부로 전혀 생각하지 않고 있었다.
그 행위란 섹스였다. 섹스를 하면 술, 담배, 마약을 한 것보다 더욱더 많은 성장에너지를 가지게 되는 것이다.
남자라고 아직까지 생각하는 예슬이로서는 절대로 하고 싶지 않은 행위였다. 어떻게 남자와 잠자리를 한단 말인가! 라는 생각이 뿌리 깊게 예슬의 머릿속에 박혀 있었고 이런 생각을 억지로라도 지우면서 앞으로의 해야 주요 성장과정에 대해서 생각하는 예슬이었던 것이다.
이런 생각을 하고 있는 예슬이었는데 기생물을 보유한 자들 중 이제 것 한 번도 여자란 존재는 없었다. 이게 앞으로 어떤 현상이 일어날지는 아직까지는 미지수일 수밖에 없었다.
============================ 작품 후기 ============================
참고로 고등학교 이야기는 15편안에 끝낼 예정입니다.
재밌게 봐주시고 추천도 시간되시면 부탁드릴게요. 오타가 있으면 쪽지 부탁드려요.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