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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른 김에 왕까지-39화 (39/42)

39화

숨이 막힐 것만 같은 포옹이었다. 허공을 맴돌던 기린의 두 팔이 레오나르도의 등허리를 다정하게 껴안았다. 그 손길에 레오나르도는 숨을 크게 들이켰다.

“기린…….”

사랑이 넘쳐흐르는 것만 같은 목소리. 기린은 레오나르도가 자신을 진심으로 사랑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하지만…… 레오나르도, 한 사람만의 마음을 받아줄 수 없었다. 그건 레오나르도도 잘 알고 있을 터였다.

“기린. 널 안고 싶어. 지금 당장.”

레오나르도가 기린의 귓가에 속삭였다. 그가 기린의 등을 노골적으로 더듬거렸다. 기린은 레오나르도의 가슴팍을 슬쩍 밀며 고개를 저었다.

“레오나르도…… 하지만 지금은 언제 마왕이 공격해 올지도 모르고…….”

“그렇다면 조금만…… 응? 조금만 내게 시간을 내줘.”

“레오나르도…….”

기린은 망설이며 입술을 깨물었다. 그는 고개를 들어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먹구름이 끼긴 했지만 아직은 조용한 하늘이었다.

기린이 하늘의 상태를 살피는 걸 눈치챈 레오나르도가 빠르게 말했다.

“마왕은 언제나 비구름과 천둥 번개를 몰고 오잖아? 마왕이 오는 걸 금방 알아챌 수 있을 거야. 나와 함께 있다가 마왕이 오는 것 같으면…… 당장 널 보내줄게. 약속해.”

“…….”

레오나르도의 목소리가 너무나도 다급하고 간절했다. 기린은 차마 그를 거부할 수가 없었다.

“……알겠어. 하지만 정말 잠깐만이야.”

“고마워, 기린.”

레오나르도가 주위를 휙휙 살피더니 기린의 손목을 붙들고 어디론가 이끌었다. 기린은 말없이 그를 따라 걸음을 옮겼다.

레오나르도가 기린을 데려간 곳은 온갖 꽃이 만발한 정원 구석이었다. 지금은 모두가 왕궁 방어에 힘을 쓰고 있었기 때문에 아무도 정원에는 눈길을 주지 않았다. 레오나르도는 그것을 잘 알고 있었다.

“기린……!”

주먹만 한 붉은 장미가 탐스럽게 만발한 꽃나무 뒤로 몸이 가려지자마자 레오나르도가 기린을 와락 껴안으며 소리쳤다. 기린은 다시금 레오나르도의 품에 안겨 숨을 골랐다.

“레오나르도…….”

기린은 그의 품에 얼굴을 기댔다. 두근두근, 요란하게 뛰는 레오나르도의 심장 소리가 들렸다. 기린은 눈을 감고 그의 심장 소리에 귀를 기울였다.

레오나르도는 자신의 품에 안긴 기린의 턱을 손가락으로 들어 올렸다. 그러고는 망설임 없이 입을 맞추었다.

“읏…….”

기린의 미간이 살짝 찌푸려졌다. 레오나르도는 고개를 꺾으며 기린의 입술을 부드럽게 핥았다. 기린의 입술이 벌어지자, 레오나르도는 그 사이로 도톰하고 미지근한 혓바닥을 밀어 넣었다.

“흐읏…… 응…….”

기린에게서 야릇한 신음이 새어 나왔다. 레오나르도는 한 팔로 기린의 허리를 껴안으며 더욱더 깊게 키스했다.

“기린…….”

레오나르도의 왼손이 기린의 옷 속으로 파고들어 왔다. 기린은 두 팔을 레오나르도의 목에 걸었다. 레오나르도가 감격한 듯이 숨을 뱉는 소리가 들렸다.

레오나르도는 기린의 옷 속에 집어넣은 손을 더듬거렸다. 그러고는 작은 유두를 찾아 지분거리기 시작했다.

“앗, 레오…….”

유두를 통해 느껴지는 찌릿한 감각에 기린이 파르르 몸을 떨었다. 레오나르도는 기린의 목을 가볍게 깨물고는, 무릎을 꿇어 기린의 가슴에 직접 입술을 가져다 댔다.

“흣……!”

레오나르도가 유두를 빨아들이자 기린은 손으로 입을 막은 채 바들거렸다. 레오나르도의 입술이 너무나도 부드러웠다. 혀를 놀리는 테크닉은 전보다 더 좋아진 것 같았다.

“이 순간이 얼마나 그리웠는지 몰라…….”

“레오…….”

레오나르도가 혀로 천천히 기린의 유두를 핥으며, 세차게 빨아들였다. 그 감각에 기린의 아랫도리가 순식간에 묵직해졌다. 기린은 무릎을 마주 비비며 신음했다.

“으읏, 흣……!”

“벌써 이렇게 되었네…… 기분 좋았어?”

레오나르도가 기린의 바지 앞섶을 손으로 더듬거리며 소곤거렸다. 기린은 작게 고개를 끄덕였다.

“기분…… 응, 좋아…….”

“봐도 돼?”

“응…….”

기린의 허락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레오나르도가 그의 바지를 끌어 내렸다. 속옷까지 한번에 끌어내리자 반쯤 발기한 기린의 성기가 바깥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레오나르도는 마치 다이아몬드라도 바라보는 듯이 기린의 성기를 바라보며 눈을 반짝거렸다.

“그거 알아? 기린이 나 때문에 이렇게 되는 걸 볼 때마다 너무 기쁘고 행복해.”

“레오…….”

“빨아줄게…….”

레오나르도가 입을 벌려 기린의 성기를 한입에 물었다. 축축하고 따뜻한 레오나르도의 입 속에 성기가 빨려 들어가자, 기린은 자기도 모르게 허리를 곧추세우며 교성을 내질렀다.

“흐앗, 앗……!”

“후읍…….”

레오나르도의 콧김이 아랫배에 닿아 간질간질했다. 기린은 두 손으로 레오나르도의 머리통을 짚었다. 두 손이 부들부들 떨렸다.

“아앗, 레오…… 레오…… 흐읏, 응……!”

레오나르도는 입술을 감아 이를 숨긴 채 부드럽게 기린의 성기를 핥기 시작했다. 사탕을 핥듯이 귀두를 날름거리다가, 빨대를 빠는 것처럼 힘을 주어 성기를 빨자 기린은 짜릿짜릿한 쾌감을 느끼며 몸을 비비 꼬아 댔다.

“흐읏, 아앗, 앗…….”

금방이라도 넘어질 것만 같았다. 기린은 허리를 둥글게 만 채 레오나르도의 머리통을 품에 와락 끌어안았다.

“레오, 레오……. 흐앗, 응……!”

레오나르도는 살집이 통통하게 붙은 기린의 엉덩이를 양손으로 주물럭거리며 엉덩이 골 사이로 점차 손을 옮겨갔다. 레오나르도의 입 속에서 기린의 성기가 더욱 뻣뻣하게 몸을 일으켜 세웠다. 기린은 헐떡대며 숨을 몰아쉬었다.

“으흐읏……! 으응, 응, 앗……!”

레오나르도의 손가락이 마침내 기린의 구멍 안을 파고들었다. 앞뒤로 느껴지는 묘한 쾌감에 기린은 덜덜덜 온몸을 떨어 댔다.

“레오, 아흐윽, 레오……!”

레오나르도의 손가락이 기린의 구멍 안을 계속해서 파고들었다. 레오나르도는 손가락을 앞뒤로 흔들어 기린의 내벽을 점점 넓혀갔다. 기린은 무릎에서 힘이 풀려 더 이상 서 있을 수가 없었다. 기린이 거의 주저앉을 듯이 무너지자 레오나르도는 물고 있던 기린의 성기를 놓아 주었다.

“기린…… 괜찮아?”

“하아, 하…… 괜찮, 흣, 괜찮아…….”

말과는 달리 기린의 두 눈은 쾌락에 흠뻑 젖어 흐리멍덩하게 풀려 있었다. 기린의 상기된 붉은 얼굴을 보고 있자니 레오나르도의 아랫배에서 무언가 뜨거운 것이 불쑥 솟구쳤다. 레오나르도는 몸을 일으켜 세우더니 기린을 돌려세웠다.

“벌써 넣는 거야……?”

기린이 어깨 너머로 레오나르도를 보며 물었다. 레오나르도가 희미하게 미소를 지었다. 오래간만에 보는 그의 미소였다.

“기린 얼굴이 너무 야해서…… 못 참겠어.”

“레오…….”

“넣을게, 힘 빼.”

“응…… 읏, 아앗……!”

레오나르도는 바지를 내리더니 순식간에 성기로 기린의 뒤를 꿰뚫었다. 단박에 뿌리까지 처박히자 기린은 부르르 몸을 떨며 고개를 뒤로 젖혔다. 가벼운 오르가슴이 느껴졌다.

“흐아앗……! 아아…….”

“방금 그거, 기분 좋았어……?”

“응, 응…… 기분 좋았…… 아앗, 응, 응, 아흣, 아……!”

기린의 목덜미에 입술을 쪽쪽 맞추며, 레오나르도가 더는 정말 못 참겠다는 듯이 허리를 흔들기 시작했다. 기린은 그 박자에 맞추어 신음을 흘렸다.

“으응, 앗, 아흑, 흐앗, 앗, 아앙, 앙…….”

기린은 움찔움찔 몸을 떨며 자기 손등을 살짝 깨물었다. 아무도 오지 않는다는 것을 뻔히 알면서도, 이 노골적인 신음을 누군가 들을까 봐 겁이 났다. 레오나르도가 그런 기린의 가슴을 양손으로 더듬거렸다.

“기린…… 들려줘, 신음…….”

“아흣, 으핫, 앙, 아앙…….”

레오나르도가 양손으로 기린의 유두를 괴롭혀 댔다. 작은 유두가 자극을 받으며 점점 더 단단해졌다. 어느새 기린의 성기에서도 묽은 선액이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아흐읏, 레오…… 레오…… 아앗, 앙……!”

레오나르도의 성기가 깊은 곳까지 파고들었다가 뒤로 물러설 때의 기분이 너무나도 좋았다. 거의 귀두까지 빠져나갔다가 다시 처박힐 때는, 아랫배가 저릿저릿할 정도로 쾌감이 들었다. 기린은 참지 못하고 발가락을 꼼질거렸다. 그때마다 마른 흙바닥에 움푹 파인 신발 자국이 생겼다.

“아흑, 으하앗, 앙, 흐앗, 아앗, 앙, 아앙……!”

기린의 신음이 점점 더 고조되어갔다. 그에 따라 레오나르도가 허리를 흔드는 속도도 점차 더 빨라졌다. 쾌감에 어쩔 줄 몰라 하던 기린의 무게중심이 무너지자 레오나르도는 헐떡대며 기린의 옆구리를 양손으로 콱 붙들었다. 그러고는 제멋대로 기린의 몸을 흔들어 댔다.

“기린, 기린……!!”

“흐앗, 레오, 레오, 아앗, 앙……!!”

퍽, 퍽하고 맨살이 부딪치는 소리가 정원에 요란하게 퍼져나갔다. 레오나르도가 몸을 흔들 때마다 기린의 신음이 뒤집혔다.

“흐아앙, 아흐, 앗……!!”

이렇게 적극적이고 거친 레오나르도는 처음이었다. 기린은 짜릿짜릿한 쾌감을 느끼며 허리를 아래로 휘었다. 오르가슴에 가까워질수록 몸이 더욱 뻣뻣해졌다. 기린은 온몸에 힘을 준 채로 레오나르도가 주는 쾌감에 오롯이 정신을 집중했다.

“흐윽……!! 아앙, 앙……!!”

마침내, 불꽃이 터져나가는 것 같은 오르가슴이 기린을 찾아왔다. 기린은 두 눈을 번쩍 뜨고서 전신을 부들부들 떨어 댔다. 눈앞에서 별이 번쩍이는 것만 같은 쾌감이었다. 온몸이 저절로 경련을 일으키고, 허벅지에 꽉 힘이 들어갔다.

“흐아……!!”

오르가슴을 느낀 기린이 축 늘어지자 레오나르도가 그를 안아 자기 품으로 끌어당겼다. 오르가슴을 느끼며 기린이 뒤를 꽉 조여온 탓에 레오나르도도 기린의 배 속에 잔뜩 정액을 뿜어낸 차였다.

“하아…… 기린…….”

땀을 뚝뚝 흘리며, 레오나르도가 기린의 뺨에 자신의 얼굴을 비비적거렸다. 힘이 쪽 빠진 기린은 레오나르도의 머리를 힘없이 쓰다듬었다.

“하아…… 레오…….”

“기분 너무 좋았어…… 고마워, 기린…….”

“나도, 좋았어…….”

기린은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아직 비가 올 기미는 보이지 않았다. 레오나르도 덕분에 잠시나마 마왕 일은 잊을 수가 있었다. 기린은 진심으로 레오나르도에게 고마움을 표했다.

“레오, 고마워.”

기린이 레오나르도의 뺨에 쪽, 하고 입을 맞추었다. 레오나르도는 놀란 표정으로 기린을 바라보다가 이내 환하게 미소를 지었다. 언제나의 레오나르도였다.

“사랑해, 기린. 무슨 일이 있어도 내 마음만은 잊지 말아줘.”

***

레오나르도와 헤어져 수풀에서 나온 기린은 온몸에 붙은 풀과 꽃잎 따위를 떼며 걷고 있었다.

“기린 씨?”

그때, 갑자기 정원 벤치 쪽에서 누군가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기린은 화들짝 놀라 고개를 돌려보았다. 그곳에는 라이오넬이 앉아 있었다.

“라, 라이오넬?! 라이오넬이 왜 여기에……?”

“마왕의 침략이 시작되면 신을 향한 기도가 필요할 거라고 생각해, 지원해서 들어오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기린 씨는 왜 수풀 속에서…… 아.”

라이오넬이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기린을 바라보다가 무언가를 깨달았다는 듯이 쓸쓸한 표정을 지었다.

“수풀 속에서 무슨 소리가 난다고 생각했는데…… 기린 씨였군요.”

“앗, 저기 라이오넬, 그건…….”

“아닙니다. 변명하실 필요 없어요.”

라이오넬이 씁쓸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하필이면 그 많은 사람 중에 라이오넬에게 들킬 게 뭐람.’

기린이 당혹스러워하며 생각했다. 라이오넬은 기린에게 한 발자국 가까이 다가섰다.

“기린 씨. 행복하십니까?”

“네……?”

갑작스러운 질문이었다. 기린은 눈을 커다랗게 뜨고는 멍하니 라이오넬을 쳐다보았다. 하지만 라이오넬은 기린의 대답만을 기다렸다.

“어엇, 음…….”

라이오넬의 질문에 기린은 여태까지의 생활을 다시금 돌아보게 되었다. 여러 공략캐들과의 만남, 애욕의 나날들, 그리고 감정을 나누고 추억을 만들어간 순간들……. 마검을 훔쳐 마왕에게 돌려준 실수가 있었지만, 그것조차도 기린은 교훈으로 삼을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기린은 두 눈을 반짝이며 고개를 끄덕였다.

“네. 행복해요.”

“그거면 됐습니다.”

라이오넬의 입가에 따스한 미소가 번졌다.

“언제나 기린 씨의 행복을 기도하고 있습니다. 이 나라의 신부로서…… 백성 한 사람의 행복만을 기도하는 게 옳지 못하다는 생각이 들면서도, 어느새 정신을 차리면 기린 씨를 위한 기도만을 하고 있더군요.”

“라이오넬…….”

“우리가 이렇게 이야기를 나누는 것도 그날 이후 처음인 것 아세요?”

“그날…….”

기린의 머릿속에 라이오넬과 야외에서 섹스를 했던 밤이 스쳐 지나갔다. 기린의 뺨이 살짝 붉어졌다. 라이오넬의 얼굴도 마찬가지였다.

“그 밤 이후, 많은 것을 생각했고 또 깨달았습니다.”

“어떤걸요?”

“제가 신부임을 포기하고서라도…… 기린 씨의 반려자가 되고 싶다는 꿈을 꾸고 있다는 걸요.”

“라이오넬……?”

“하지만 신부가 아닌 저는, 기린 씨에게 별다른 매력이 없겠죠.”

라이오넬이 자조적인 미소를 지어 보였다. 기린은 무어라고 답을 해야 할지 알 수 없어 입을 꼭 다물었다.

라이오넬이 계속해서 이야기를 이어갔다.

“하지만…… 저는 역시 기린 씨를 포기할 수 없습니다. 제가 평생을 바쳐온 이 일을 내려놓더라도 기린 씨 곁에 남고 싶어요.”

“라이오넬…….”

“누가 뭐래도 기린 씨를 처음 알아본 사람은 저입니다. 저야말로 기린 씨의 반려자가 될 자격이 있다고 생각해요.”

라이오넬의 눈이 눈물로 반짝거렸다. 그러나 기린은 라이오넬이 원하는 대답을 해줄 수가 없었다. 라이오넬은 누구보다도 그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

“대답하실 필요 없습니다. 저는 반드시 기린 씨 곁에 남을 거니까요.”

“…….”

“그럼 저는 이만 가보겠습니다. 잠시 정원에 내려와 마음을 정리하는 중이었거든요. 다시 올라가 이 칼레나 왕국을 부디 마왕에게서 지켜달라는 기도를 드려야겠습니다.”

“네, 저도 그럼 왕궁 정비를 하러 가볼게요.”

라이오넬은 기린에게 손을 내밀었다. 기린은 라이오넬의 손을 꽉 움켜잡아 악수를 했다.

“건투를 빕니다, 기린. 제 기도가 당신을 지켜드릴 겁니다.”

“고마워요, 라이오넬.”

***

성벽으로 올라와 마저 왕궁 정비를 하며 기린의 가슴은 무언가 뜨거운 것으로 벅차올랐다.

처음엔 그저 단순히 게임이라고만 생각했다. 몸 좋고 얼굴 잘생긴 남자들과 실컷 섹스나 하다 나가면 그만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제는 아니었다.

기린은 이 칼레나 왕국이 그저 데이터로만 이루어진, 게임 속 세상에 지나지 않는다는 생각을 버리게 되었다. 칼레나 왕국은 기린이 사랑하는 공략캐들이 숨을 쉬며 살고있는 진짜 ‘삶’이었다. 기린은 그들을 위해 이 ‘삶’을 지켜내고 싶어졌다. 심지어 마왕까지도, 비뚤어진 질투와 잘못된 복수심에서 구원 해주고 싶었다.

성벽에 선 채로 기린은 칼레나 왕국을 내려다보았다. 무척이나 아름답고, 사랑스러운 곳이었다.

“내가 반드시 이곳을 지켜낼 거야. 그래서 모두를 구해줄 거야.”

기린은 그렇게 결심하며 주먹을 불끈 쥐었다.

***

그리고 마침내, 사흘째 오후. 해가 지는 것과 동시에 검은 먹구름이 하늘을 뒤덮더니 시끄러운 천둥 번개가 세상을 뒤엎을 듯이 내리치기 시작했다.

“모두 제자리로!”

성기사가 레이피어를 꺼내 들고 용감한 목소리로 명령했다. 왕궁 기사단은 모두 중무장을 한 채 자기 자기로 움직였다. 기린도 성기사 곁에 서서 밀려오는 어둠을 지켜보고 있었다.

“너무 긴장하지 마라.”

성기사가 기린에게 속삭였다.

“선은 반드시 승리하게 되어 있어.”

“…….”

기린은 대꾸하지 않았다. 이건 게임이라고. 그리고 이 게임 속에서 당신은 몇 번이고 이 결투에서 목숨을 잃은 적이 있다는 말이 혀끝을 맴돌았다. 하지만 구태여 그런 말을 해서 무얼 하겠는가. 기린은 대답 대신 고개를 작게 끄덕였다. 그는 성기사를 지키고 싶었다. 성기사의 말을 믿고 싶었다. 그들이 사는 세상을 지켜주고 싶었다.

“G……!!”

그 순간 천둥과 함께 하늘이 쪼개지는 것 같은, 으스스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마왕의 목소리였다. 성기사가 레이피어를 꽉 움켜쥐며 전투 자세를 취했다. 먹구름이 열리며 그 사이에서 검은 불꽃에 휩싸인 마왕이 내려왔다.

“나의 원수, 그동안 잘 있었나!”

- 다음 화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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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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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겐

3p 가즈아~

2021.11.18신고좋아요

ㅍㅅㅍ

라이오넬... 쓰읍..

2021.11.16신고좋아요

seul******

싸우지말고 섹스해!!!!!셋이해!!!!

2021.10.22신고좋아요

레오는 언제먹어도 맛있네

2021.09.17신고좋아요

얘들아 사랑을 해라

다..다음화앙....!

2021.05.18신고좋아요

BOMTOON

39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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