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화
“페르진 왕국의 아르고…….”
기린은 낯선 목소리가 말한 내용을 따라 말해보았다. 그러자 낯선 목소리, 아니 아르고가 기린에게 다시금 말을 걸어왔다.
-내가 지금 대화하고 있는 그대는 누구지? 칼레나 왕국에 산다는 것 이외에는 아무것도 알지 못하는군. 그대의 이름은? 나이는?
“어어…….”
-이런, 내가 너무 많은 것을 물었나?
“아니에요.”
기린의 입가에 미소가 떠올랐다. 남자의 들뜬 감정이 돌을 통해 기린에게까지 고스란히 전해져왔다.
“저는 민기린이라고 해요. 나이는 스물 두…… 아니지, 스무 살입니다. 그냥 칼레나의 평범한 백성이에요.”
-오오, 그렇군.
아르고가 흥미롭다는 듯이 말했다.
-나는 태어나 한번도 페르진 왕국을 나가본 적이 없어. 칼레나 왕국은 어떤 곳이지? 그대가 살고 있는 곳이라고 하니 몹시도 궁금하군.
“음…… 평화로운 곳? 사람들도 여유가 있고, 조금 이상한 구석도 있기는 하지만…… 대체로 괜찮은 곳이에요. 페르진 왕국은요? 그곳은 어떤 곳이죠?”
-여기도 사람 사는 곳이라 똑같지. 여기는 커다란 사막에 둘러싸인 왕국이야. 칼레나의 옆 나라라고는 하지만 사막을 끼고 있어 거리는 꽤나 멀리 떨어져 있지.
“아하, 그렇군요.”
기린은 머릿속으로 페르진 왕국의 풍경을 떠올려 보았다. 덥고 건조한 나라, 공기를 들이마시면 희미한 모래 먼지 냄새가 나는 곳, 커다란 오아시스를 중심으로 왕국이 커져 나갔고, 건강하게 그을린 갈색 피부의 사람들이 사는 곳……. 야자수 그늘 아래에서 몸을 식히는 아르고가 열을 내려준다는 과일 음료를 마시는 모습을 상상하니 왠지 그곳이 그린 듯이 선명해져 갔다.
기린은 수줍은 듯이 조심스럽게 물었다.
“아르고.”
-응?
“아르고는 어떻게 생긴 사람이에요?”
-하하! 얼굴이 보이지 않으니 일단은 잘생겼다고 하는 게 맞겠지?
아르고가 호탕한 웃음을 터트리며 말했다.
-글쎄. 나는 어떻게 생긴 사람일까? 다른 사람들은 내가 뜨거운 인상을 가진 사람이라고 말하던데.
“뜨거운?”
-그래.
“피부색은요? 역시 갈색 피부에요?”
-오, 그걸 어떻게 알았지? 더운 나라에 사니 당연한 건가? 그래. 내 피부는 칼레나 사람들보다는 어두운 편일 거야.
“역시 그렇구나.”
-머리카락도 검은색이고…… 아, 그래. 특별한 점이 하나 있기는 하지.
“그게 뭔데요?”
아르고는 굉장히 대단한 사실을 말하려는 사람처럼 잠시 뜸을 들였다.
-내 눈동자는 황금색이야.
“네?!”
기린은 고개를 돌려 방에 걸린 거울을 휙 쳐다보았다. 어두운 방 안에서 기린의 황금색 눈동자가 반짝반짝 빛나고 있었다.
기린은 다급하게 대답했다.
“저, 저도 황금색 눈동자인데!”
-뭐?
기린의 말에 아르고도 무척이나 놀란 것 같았다. 흥분한 아르고의 목소리가 높아졌다.
-이 돌 말이야, 정확한 조건은 모르지만 가진 사람들끼리 공통되는 조건이 존재해야만 대화가 가능한 걸로 알고 있거든? 그게 혹시 눈동자 색이 아니었을까?”
“저, 정말이요?!”
기린은 돌을 손에 꼭 쥔 채로 거울을 한참 동안 들여다보았다. 혹시 인 게임에서 눈동자 색깔이 바뀐 건 혹시 모를 이 이벤트를 준비하기 위해서였던 것인가?! 묘한 데서는 준비가 잘 된 것 같아 보이면서도, 전체적인 밸런스는 엉망진창인 이 망겜을 대체 어떻게 이해해야만 할까. 기린은 또다시 혼란스러워졌다.
그때, 아르고가 다시 말을 걸었다.
-페르진은 지금 오후인데, 칼레나 왕국은 밤일 테지? 한 번도 가본 적은 없지만, 시간이 조금 차이가 난다고 들었어.
“앗, 네. 여기는 한밤중이에요.”
-나는 이른 저녁 식사를 하고 시원한 곳에 앉아 몸을 식히고 있어. 뉘엿뉘엿 지는 석양이 정말 아름답군. 붉은 석류 같은 색이야.
“말만 들어도 좋아 보이네요.”
-그렇지? 여기는 아주 좋은 곳이야.
아르고의 목소리에 자랑스러움이 묻어났다. 기린은 눈을 감고 머릿속으로 아르고의 얼굴을 그려보았다. 어두운 피부색, 검은 머리카락, 황금색 눈동자를 가진 뜨거운 인상의 남자. 명확히 그려지는 듯도, 아예 전혀 상상이 안 되는 듯도 했다. 그렇게 아르고를 상상해보다 기린은 늘어지게 하품을 했다.
“흐아암~”
-졸린가 보군.
기린의 하품 소리에 아르고가 키득거리며 말을 했다.
-내가 너무 오랫동안 그대를 붙잡고 있었나 보군. 나중에 또 이야기를 나누도록 하지. 괜찮다면 내일 밤에도 또 이야기를 나눌 수 있을까?”
“저는 너무 좋아요!”
기린이 방긋 웃으며 침대에 몸을 뉘었다. 아르고의 목소리가 부드럽게 낮아졌다.
-그럼 잘 자, 민기린.
“잘 자요, 아르고.”
기린은 이제 더 이상 목소리가 들리지 않는 돌을 침대 머리맡에 소중하게 올려두고는 이내 깊은 잠에 빠져들었다.
***
농장 아르바이트를 끝낸 뒤, 휴식 주간.
기린은 일단 뒷골목으로 향했다. 레오나르도와의 관계가 있었으니, 마왕에게 식사를 줄 타이밍이었다.
뒷골목에 들어서니 그곳에는 언제나처럼 쓰레기통 위에 폼을 잡고 앉아 있는 마왕이 보였다. 기린은 마왕에게 가까이 다가섰다. 마왕은 기린의 인기척을 눈치채지 못한 것인지, 모르는 척하고 싶은 건지 허공을 가만히 응시하고만 있었다.
“크흠, 큼.”
기린은 마왕 곁에 서서 헛기침을 했다. 그제야 마왕이 기린을 돌아보았다.
“오오, 기린 왔는가.”
마왕이 쓰레기통 위에서 다리를 뻗으며 기린을 보고 빙그레 웃었다. 기린도 마왕을 보고 마주 웃었다.
“왠지 오래간만에 온 것 같네요.”
“오랜만에 오기는 했지.”
마왕이 쓰레기통에서 풀쩍 뛰어내려 기린에게 다가오더니 코를 킁킁대며 기린의 몸 이곳저곳의 냄새를 맡아댔다.
“킁, 킁…… 평소와는 다른 남자의 냄새가 나는군.”
마왕이 눈을 날카롭게 치켜뜨자 기린은 휙 시선을 돌려 어색한 웃음을 터트렸다.
“하하하, 하하…….”
“맛을 좀 볼까?”
마왕은 기린의 목덜미를 부여잡고는 기린이 어찌할 새도 없이 입술을 들이밀었다. 마왕의 혓바닥이 기린의 입술 새를 파고 들어와 입안을 휘저었다.
“으읏…….”
기린은 두 눈을 질끈 감으며 마왕의 거친 키스에 응했다. 숨이 턱 막히는 듯한 키스였다. 마왕은 기린의 허리를 한 팔로 휙 감더니 자기 품으로 더 가까이 끌어당겼다. 기린은 마왕의 품에 갇힌 채로 어깨를 잔뜩 좁혔다.
“흐읏, 응…….”
“흠…….”
의미심장한 소리를 내며 마왕이 입술을 뗐다. 쪽, 하는 물기 어린 소리가 뒷골목에 울려 퍼졌다. 마왕은 촉촉해진 입술을 혀로 할짝거리며 기린이 방금 나눠준 음기의 맛을 음미했다.
“고결한 맛이로군.”
“그런가요? 뭔가 확실히 맛이 달라요?”
“당연하지. 전에 늘 가져오던 그 신부의 음기가 고지식하고 엄숙한, 절제된 맛이었다면 이번에 가져온 음기는 그보다 훨씬 자유분방하고 활기 넘치는 맛이로군.”
마왕은 입술을 싹싹 핥아먹더니 못내 아쉬운 듯한 표정으로 기린을 물끄러미 쳐다보았다.
“이번에 가져온 음기의 주인공은 너를 꽤나 좋아하나 본데?”
“그, 그런 것도 느껴져요?”
“물론. 신부님이라고 해서 너를 좋아하지 않는 건 아니었지만, 뭔가 굉장히 억누르고 있는 데다 금욕적인 느낌이 강했다면 이번 음기는 네가 좋아서 어쩔 줄 몰라 하는 느낌이 강하게 느껴지는군.”
“그래요……?”
“좋겠어. 만인에게 사랑받고 있어서.”
마왕이 쯧, 하고 혀를 차며 고개를 휙 돌렸다. 분명했다. 마왕은 또다시 질투를 하고 있었다. 기린은 뭐라고 대답을 해야 할지 몰라서 그냥 입을 다물었다.
“……하지만 맛은 좋군. 쳇, 그래서 더 화가 나.”
마왕이 괜스레 땅에 있는 돌멩이를 걷어차며 볼멘소리를 냈다. 기린은 그런 마왕이 왠지 귀엽게 느껴졌다.
“그럼 식사 챙기러 오지 말까요?”
“아니!”
마왕이 눈을 부라리며 기린을 노려보았다. 그러다가 이내 비를 쫄딱 맞은 강아지처럼 처량한 표정을 지었다.
“자네가 오지 않는 건 더더욱 싫어.”
“알겠어요.”
기린은 고개를 푹 숙인 마왕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단단한 뿔을 피해 부드러운 머리카락을 쓸어주자 마왕이 눈을 반짝이며 고개를 들었다.
“그럼…… 본격적인 식사를 시작해볼까?”
기린의 말에 마왕이 기린의 허리춤을 붙들어 안았다. 마왕은 기린에게 다시금 입을 맞추며 양손을 내려 기린의 엉덩이를 움켜쥐었다.
“으응…….”
마왕의 키스에 입이 막힌 채로 기린이 옅은 신음을 냈다. 마왕은 기린의 엉덩이를 주물럭거리더니, 이내 바지 속으로 손을 쑥 집어넣었다.
“앗……!”
“가만히 있어.”
기린이 놀라자 마왕이 그의 귓가에 작게 속삭였다. 마왕은 나머지 한 손도 바지 속으로 넣어 기린의 맨살을 쓱쓱 어루만졌다. 그러다가 기린의 바지를 천천히 내리기 시작했다.
기린은 아무도 오지 않는다는 걸 알면서도 괜히 주위를 두리번거렸다. 그리고는 좀 더 구석으로 몸을 물렸다. 마왕은 기린이 혹시라도 누군가에게 들키지 않을까 걱정한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기에, 기린이 구석으로 몸을 숨기는 것을 뭐라 하지 않았다.
바지를 벗기자 기린의 엉덩이와 아랫도리가 여실히 드러났다. 마왕은 무릎을 굽혀 땅에 댔다. 기린은 자기 앞에 꿇어앉은 마왕의 어깨에 손을 얹었다. 이 순간이 다가오면 기대감으로 가슴이 쿵쾅쿵쾅 뛰는 건 어쩔 수가 없었다. 기린은 붉어진 뺨으로 크게 심호흡을 했다. 벌써 성기가 한계까지 발기해 있었다.
“한껏 기대하고 있나 보군.”
발기한 기린의 성기를 바라본 마왕이 피식거리며 농담처럼 이야기했다. 기린의 얼굴이 더욱 붉어졌다.
“그야…….”
“자네가 기대하고 있는 걸 보니 나도 기뻐. 내 테크닉이 나쁘지 않나 보군.”
나쁘지 않다니? 마왕의 펠라티오 테크닉은 가히 최고였다. 기린이 모든 공략캐에게 펠라티오를 받아본 건 아니었지만, 아마도 마왕의 펠라티오는 이 세계관의 탑 티어급일 게 분명했다.
기린은 흥분하여 대답했다.
“마왕님 테크닉은 세계 최고예요!”
마왕이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기린을 올려다보았다. 그러다 이내 웃음을 터트렸다.
“하하. 그렇게 말해주니 정말 기쁜데?”
마왕은 기린의 성기를 조심스럽게 위아래로 쓸어보다가 입안에 머금었다. 덥고 습한 입속으로 성기가 들어가자 기린의 입술 새로 저도 모르게 신음이 흘러나왔다.
“으응…….”
마왕은 곧장 혀를 사용해 귀두와 성기 기둥을 핥고, 빨기 시작했다. 축축하고 물컹한 혓바닥이 닿자 기린의 쾌감은 순식간에 뻗어 올라갔다.
“읏, 흐응, 으읏……!”
기린은 손등으로 입가를 가렸다. 이렇게 하지 않으면 신음이 너무 커서 뒷골목 바깥까지 새어 나갈 것 같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마왕은 기린이 신음을 참는 것을 허락하지 않겠다는 듯이 기린이 강렬하게 느끼는 곳, 성기 아래에서 귀두까지 이어지는 근육을 혀로 길게 핥아 올렸다.
“흐으응……!!”
기린은 입을 틀어막은 채로 고개를 뒤로 젖혔다. 아찔한 쾌감에 머릿속이 하얘지는 것만 같았다. 오금에 땀이 고이고, 무릎이 벌벌 떨려왔다. 가만히 서 있는 것조차 고역이었다. 기린은 흙바닥에 주저앉아 마왕 앞에 다리를 벌리고 싶은 충동이 들었다.
“마, 왕님……. 아앗, 앗…….”
“기분 좋아?”
마왕이 더운 숨을 기린의 성기에 뱉으며 속삭였다. 기린은 고개를 크게 끄덕였다.
“좋아요, 너무, 좋아요…….”
“다행이야…….”
마왕은 기린을 똑바로 올려다보며 혀를 내밀어 기린의 귀두를 사탕 핥듯이 둥글게 핥았다. 색스러운 마왕의 눈빛을 바라보고 있자니 기린은 아랫배가 꽉 뭉쳐오는 것을 느꼈다. 귀두가 뜨거워 지며 그곳으로 피가 몰리는 것이 똑똑히 느껴졌다. 간질간질한 기분과 동시에 마왕이 귀두를 좀 더 세게 빨아주면 좋겠다는 생각과 이제 그만 멈춰줬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함께 들었다.
기린은 어느새 마왕의 어깨를 세게 틀어쥐고 있었다. 기린은 저도 모르게 손을 옮겨 마왕의 단단한 뿔을 두 손으로 붙들었다. 뿔은 핸들 역할을 톡톡히 해주어서 이럴 때 손에 쥐고 있기에 안성맞춤이었다.
기린은 마왕의 뿔을 꽉 움켜쥐며 바들바들 온몸을 떨었다.
“흐앗, 아앗, 앗……!”
기린은 성기에서 느껴지는 강렬한 쾌감에 어찌할 줄을 몰라 하며 엉덩이를 뒤로 뺐다. 그러자 마왕이 기린의 엉덩이를 앞으로 지그시 눌렀다. 마왕은 입을 크게 벌려 기린의 성기를 뿌리까지, 목구멍 깊숙이 밀어 넣었다. 마왕의 목구멍이 잘게 떨리며 기린의 성기를 또 다른 방식으로 자극해왔다. 기린은 움찔거리며 엉덩이에 힘을 꽉 주었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금방이라도 사정을 할 것만 같았다.
“아흑, 흣, 마, 왕님, 으읏, 응……!”
기린의 성기를 삼키고 있느라 대답을 해주지 못 하는 마왕이 말 대신 기린의 긴장한 엉덩이를 토닥토닥 두드려 주었다. 이제 사정해도 괜찮다는 신호였다.
기린은 헐떡대며 마왕의 뿔을 더 세게 움켜쥐었다. 허리가 저절로 반으로 접히고, 다리에 힘이 풀렸다. 오금에 고여 있던 땀이 종아리를 타고 흘러내리는 것이 느껴졌다.
기린은 마왕의 머리통을 끌어안았다. 그러자 마왕의 목구멍이 좀 더 거칠게 경련하며 기린의 성기를 자극해 왔다.
“으읏, 흐윽……!”
기린은 신음하며, 넘어지지 않기 위해 발가락에 힘을 주었다. 꽉 뭉쳐 있던 아랫배가 일순 풀리는 기분이 들며 무언가 쿵, 하고 바닥으로 떨어졌다가 다시 솟구쳐 오르는 기분이 들었다. 그 순간 번개라도 맞은 듯이 정수리에서 짜릿짜릿한 느낌이 들더니 눈앞이 하얗게 질려오기 시작했다.
“아아, 아앗……!!”
기린은 마왕의 목구멍에다 대고 잔뜩 사정을 했다. 마왕은 기린이 쏟아내는 정액을 한 방울도 남김없이 깨끗하게 삼켰다. 기린의 정액을 삼킬 때마다 마왕의 울대가 위아래로 크게 출렁거렸다.
마왕은 지그시 눈을 감고 기린의 정액 맛을 음미했다. 마왕은 기린의 성기를 청소해주듯이 사정을 마치고 물렁해지기 시작한 기린의 성기를 혀로 부드럽게 핥아 주었다.
“아흑, 으읏.”
아직 여운이 가시지 않은 성기를 혀끝이 자극하자 기린은 온몸이 비비 꼬일 정도로 강렬한 쾌감을 느꼈다. 평소 같았으면 마왕은 여기서 애무를 멈추었을 것이다. 하지만 오늘의 마왕은 달랐다.
마왕은 넋이 나간 사람처럼 헐떡이며 기린의 성기를 핥고 또 핥아댔다. 귀두 구멍에 맺혀 있는 정액 한 방울까지 아깝다는 듯이 핥아먹은 뒤에도 마왕은 성에 차지 않는다는 듯이 입맛을 다셔댔다.
“그, 그만 하세요…….”
기린이 마왕의 머리통을 조심스럽게 밀어내자 마왕은 아쉽다는 듯이 한숨을 푹 내쉬었다.
“맛이 좋군.”
“그래요?”
“꽤나 상급의 음기야.”
마왕이 엄지로 입술을 문지르며 혀를 날름거렸다.
“이 정도의 기품이라면 보통 신분의 사람이 아닐 텐데. 문지기나 근위 대장의 기품으로는 어림도 없지. 대체 누구지? 누구와 잠을 잔 거야?”
“그게…….”
기린은 망설이며 마왕의 눈치를 보았다. 마왕은 얌전히 기린의 대답을 기다렸다.
“와, 왕자님이요.”
“뭐?”
“어쩌다 보니 그렇게 되었어요!”
“허, 대단하군.”
마왕은 기가 찬다는 듯이 헛웃음을 터트리고는 기린을 가만히 응시했다.
“왕자라면, 지금 이 나라의 왕위 계승자가 된 제2 왕자 말인가?”
“맞아요.”
“그렇다면 너는 지금 내가 죽이고 싶어 했던 왕족 중 하나의 음기를 가져와 내게 먹였다는 뜻이 되는군.”
“헉…….”
마왕의 입에서 무시무시한 말이 튀어나오자 기린은 저도 모르게 숨을 집어삼켰다. 잊고 있었다. 마왕이 이 칼레나 왕국을 무너트리고 자신의 세상으로 만들려는 생각이 있었다는 것을.
기린이 입을 꾹 다물자 마왕이 표정을 누그러트리며 피식거렸다.
“그렇게 심각한 표정 하지 마. 다 지난 일인데, 뭐. 이제는 그럴 생각도 없어. 나는 그저 내 힘을 되찾고 따뜻하고 편안한 마계로 돌아가고 싶을 뿐이야.”
따뜻하고 편안한 마계. 뭔가 어폐가 있는 것 같았지만, 기린은 굳이 그것에 태클을 걸지 않기로 했다. 마왕에게는 이 지상보다는 마계가 더 편안한 게 맞을 테니.
그런데 그 순간 기린의 시야에 무언가 낯설고도 어색한 것이 걸렸다. 기린의 시선이 저절로 마왕의 아랫도리로 향해갔다. 그리고 놀란 기린이 소리쳤다.
“마, 마왕님! 거시기가!”
- 다음 화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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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악
아 거시기가!! 외치는거 욀캐 웃기지.. 글고 아르고가 왠지 주인공 완벽취향일 것 같은 느낌..... 너 언제나와
2021.0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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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ras_*******
저만 재밌는거 아니죠?ㅋㅋㅋ
2021.0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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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그렇게됐다
섰어???? 우째됐어?!
2021.0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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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ㅍㅅㅍ
드디어?? 드디어???
2021.0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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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hy****
그의 발기부전이 치료됐엌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2021.0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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쑤
2021.0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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뀨뀨?
마왕이랑 하자.
2021.0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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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블린
인쟈 마왕이랑 하냐??
2021.0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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뱀이S2
?! 그래서 다음편!!
2021.0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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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MTOON
24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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