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구른 김에 왕까지-11화 (11/42)

11화

“앗, 앗, 라이오넬, 앗, 아흣…….”

“조금 넓어진 것 같은데…… 손가락 하나 더 넣어 봐도 될까요?”

“네, 괜찮…… 으응……!”

기린의 허락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라이오넬은 중지를 하나 더 기린의 구멍 안으로 집어넣었다. 손가락 두 개가 들어오자 내벽의 더 많은 부분이 더 많이 짓눌리기 시작했다.

“아흑, 읏…… 뜨거워…….”

“저도, 뜨거운 게 느껴져요…….”

라이오넬은 가쁜 숨을 몰아쉬며 구멍 안으로 집어넣은 손가락을 느리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손가락이 앞뒤로 움직이자 기린은 깜짝 놀라 두 눈을 커다랗게 떴다. 속살이 딸려 올라갔다가 밀려 나가는 느낌이 못 견디게 좋았다. 생각보다 훨씬 자극적이고, 쾌락적이었다. 기린의 입술 틈새로 야릇한 신음이 새어나갔다.

“아흥, 으응…… 읏, 앗, 으읏…… 응……!”

“기분 나쁘지는 않으세요……?”

“아뇨, 좋아요…… 너무 좋아…… 으응……!”

기분이 나쁘기는커녕 너무 좋은 것이 문제였다. 구멍은 원래 무언가를 배출하기 위한 존재가 아니었던가? 그런데 이렇게 다른 게 쑤셔져도 기분이 좋다고? 기린은 애초에 구멍이 가진 존재 의의를 의심하기 시작했다.

‘사실은 내보는 것보다는 받아들이기 위한 기관 아니야? 기분이 왜 이렇게 좋은데……?’

분명 태어나 처음 느껴보는 생경한 감각과 기분이었지만, 기린은 이것을 온전히 쾌감으로 받아들였다. 라이오넬이 손가락을 깊은 곳까지 쑥 밀어 넣을 때마다, 머리카락이 쭈뼛 서는 것 같은 아찔한 쾌감이 느껴졌다. 기린은 눈을 돌려 라이오넬을 바라다보았다. 모르긴 몰라도 그의 두 눈은 쾌락에 젖어 붉어졌을 것이었다.

“라이오넬…… 아아…… 라이오넬…….”

기린은 라이오넬이 좀 더 빠르게 구멍 안을 쑤셔주기를 바랐다. 기린이 훌쩍이며 허리를 비틀자 구멍이 수축하며 라이오넬의 손가락을 부드럽게 감싸 쥐었다. 힘만 주며 꽉꽉 조이기만 하던 구멍은 이제 부드럽고 온건하게 수축하고 이완하며 라이오넬의 손가락을 정성스럽게 애무하고 있었다.

속살로 피가 몰리자 기린은 어느새 손가락보다 더 크고, 단단하고, 딱딱한 물건을 원하게 되었다. ‘그것’이 이 안으로 들어선다면…… 배 속을 휘젓고 파고든다면…… 얼마나 더 기분이 좋을까?

“흐응, 으응…….”

기린은 헐떡이며 라이오넬을 향해 두 팔을 뻗었다. 손가락을 움직이는 라이오넬의 손길이 더욱 거세졌다. 라이오넬이 손가락 한 마디를 구부려 속살을 긁어내듯이 파고들자 기린은 커다란 숨을 삼키며 허리를 뒤로 젖혔다.

“아흑, 으핫, 아앗……!”

“이거 기분 좋으세요?”

“앗, 네…… 기분…… 좋아요……! 흐읏, 앗, 응…… 흐읏……!”

“후우…… 저도 더는 참기가……”

“라이오넬, 어서요…… 어서…… 라이오넬의 ‘그것’을 넣어주……세요, 응……!”

기린이 조르듯이 말하자 라이오넬의 눈이 음탕하게 반짝거렸다. 언제나 금욕적이고 멀끔하던 라이오넬에게서 볼 수 있었던 눈빛은 아니었다.

라이오넬은 기린의 구멍을 쑤시던 손가락을 빼내고서는 빳빳하게 발기한 자신의 성기를 어루만졌다. 그리고는 그것을 곧장 기린의 구멍 근처로 가져다 댔다.

“앗……!”

손가락의 온도와는 비교도 되지 않을 만큼 뜨거운 것이 구멍에 와 닿자 기린은 자기도 모르게 조금 긴장이 되었다. 하지만 기린은 숨을 천천히 쉬며 자기최면을 걸었다.

‘괜찮아. 할 수 있어. 기분 좋을 거야…….’

기린이 라이오넬을 향해 다리를 벌렸다. 손가락으로 자극당해 장밋빛으로 붉게 부풀어 오른 구멍이 라이오넬의 눈앞에 적나라하게 모습을 드러냈다. 라이오넬은 기린의 구멍을 한 번, 그리고 기린의 얼굴을 한 번 쳐다보았다.

“조금…… 서툴 수도 있어요. 저도 처음이라…….”

“괜찮아요…….”

진심이었다. 지금 기린에게는 그런 걸 생각하고 있을 여유 따위가 없었다. 서툴러도, 거칠어도 상관없었다. 기린은 그저 라이오넬의 성기를 바라고 있을 뿐이었다.

“라이오넬, 어서…….”

“그럼…….”

라이오넬은 몸을 숙이더니 자신의 성기 귀두를 기린의 구멍 입구에 바짝 가져다 붙였다. 라이오넬도 긴장이 되는지, 그의 이마에 송골송골 땀이 맺혀 있었다. 라이오넬은 깊게 심호흡을 하고는 천천히 성기를 기린의 구멍 속으로 밀어 넣기 시작했다.

“으하앗……! 아흑……!”

손가락과는 비교도 안 될 만큼 거대한 부피가 기린의 속살을 열어젖히며 파고들었다. 기린은 턱턱 숨이 막히는 듯한 기분을 받았다. 그는 숨 쉬는 것조차 잊은 채 온몸에 힘을 주었다. 저절로 힘이 들어가는 것이었다. 라이오넬은 부드럽게 기린의 허벅지를 주물렀다.

“기린 씨, 힘…….”

“아흑, 아앗……! 앗……!”

손가락으로 충분히 넓혀 놓아서인지, 기린이 몸에 힘을 주어도 라이오넬의 성기는 멈춤 없이 기린의 배 속을 쑤시고 들어섰다. 라이오넬은 쉬지 않고 성기를 밀어 넣어 뿌리까지 전부 집어넣었다. 라이오넬의 성기가 뿌리까지 처박힌 것이 기린에게도 똑똑히 느껴졌다.

“흐윽, 응……! 흐으윽……!”

기린은 허리를 비틀며 무릎을 마주 모았다. 하지만 아무리 몸을 비틀어도 라이오넬의 성기를 배 밖으로 빠져나가지 않았다. 오히려 몸을 비틀수록 배 속을 파고든 라이오넬의 성기가 더욱 온전하게 느껴질 뿐이었다. 완전히 라이오넬에게 지배당한 기분이었다.

“하아…… 기린 씨의 배 속…… 기분 좋아요…….”

라이오넬이 한숨 같은 신음을 내뱉으며 속삭였다. 기린은 어느새 눈물이 고인 눈을 들어 라이오넬을 바라다보았다. 라이오넬은 기린을 안심시키려는 듯 인자한 미소를 지으며 그의 얼굴을 다정하게 쓰다듬었다.

“기린 씨…….”

“라이오넬…….”

이것이 기린의 첫 경험이 될 터였다. 다정하고 상냥한 라이오넬이 그의 첫 상대가 될 터였다. 그것을 다시 상기시키자 기린은 깊은 안도감을 느꼈다.

‘라이오넬은 절대 날 다치게 하지 않아.’

기린은 라이오넬을 따라 미소를 지었다. 그러자 가슴이 따뜻해지며 온기가 밀려오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기린은 뻗은 두 팔을 라이오넬의 목에 걸었다.

“이제…… 움직여도 돼요…….”

“정말 그래도 괜찮겠어요?”

“그럼요.”

기린이 배시시 웃자 라이오넬의 뺨이 발갛게 상기되었다. 라이오넬은 괜한 헛기침을 두어 번 하더니 천천히 허리를 움직이기 시작했다.

“으응, 응, 아아…….”

라이오넬이 움직이자 부피가 크고 단단한 성기가 내벽을 마구 짓눌렀다. 마치 뭉친 곳을 풀어주며 마사지를 해주듯이 라이오넬의 움직임은 섬세하고 조심스러웠다.

“앗, 앗, 흐응, 응, 읏, 아흐응, 앙…….”

라이오넬의 성기가 깊숙한 곳을 찌르고 나갈 때마다 속살이 아쉬운 듯이 그의 성기를 붙드는 것이 느껴졌다. 그 기분을 잘 알고 있다는 듯, 라이오넬은 성기를 뒤로 물리기가 무섭게 앞으로 쑤셔 넣어 기린의 내벽 이곳저곳을 골고루 자극해왔다. 좁은 틈이 점차 한계까지 벌어지며 더욱 수월하게 라이오넬의 성기를 받아냈다. 긴장이 풀리고 구멍이 좀 더 익숙하게 라이오넬의 성기를 받아내게 되자 기린이 느끼는 쾌감은 더욱 강해져 갔다.

“흐읏, 응, 응, 아앙, 앙……!”

기린의 입에서 비음이 섞인 교성이 쏟아져 나왔다. 기린은 더욱 꽉 라이오넬을 끌어안았다.

“기린 씨…… 크읏…….”

허리를 흔드는 라이오넬의 움직임도 점점 더 거세져만 갔다. 라이오넬 또한 기분이 좋은 듯이 보였다. 라이오넬은 기린을 마주 안더니 허리를 빠르게 흔들어 댔다.

“앙, 아흑, 으응, 앙, 아앙!”

기린은 아낌없이 신음을 쏟으며 떨리는 두 팔로 라이오넬의 머리통을 꼭 껴안았다. 귓가에 꽂히는 라이오넬의 거친 신음이 더더욱 사나워져 갔다.

라이오넬의 성기를 놀릴 때마다 찌릿찌릿한 기분이 들며 척추를 타고 소름이 돋았다. 배 속이 뭉근하게 부풀어 오르는 듯한 기분이 들며, 기린은 라이오넬이 주는 쾌감에 완전히 매료되었다.

‘섹스란…… 이렇게 기분 좋은 거구나.’

기린은 힘을 주어 구멍을 꽉 조였다. 구멍이 조이자 라이오넬이 느끼는 쾌감도 더 높아진 것 같았다.

“기린 씨, 하아…… 기린 씨…….”

성기가 내벽을 문지르듯이 자극하며 안으로 처박힐 때마다 기린은 아찔한 쾌감을 느꼈다. 신음이 멈추지 않았다. 이제는 힘을 주지 않아도 저절로 배 속이 수축하며 라이오넬의 성기를 마구잡이로 주무르는 것이 느껴졌다. 기린은 라이오넬이 더욱 거칠게, 더욱 사납게 자신을 탐해주기를 바랐다.

“라이오넬, 더, 더 세게…… 흐앗……!”

“기린 씨…….”

라이오넬은 허리를 세우고서는 기린의 장골에 양손을 가져다 댔다. 기린의 옆구리를 꽉 부여잡은 채 라이오넬은 여태까지와는 다르게 허리를 흔들기 시작했다. 그의 움직임이 거세지자 기린이 느끼는 쾌감도 더욱 강해졌다.

“앙, 아앙, 아흣, 아앙……!”

“후우…… 후……”

라이오넬의 이마에 맺혀 있던 땀방울이 뚝뚝 떨어졌다. 기린 또한 온몸이 땀범벅이 되었다. 맨살이 부딪혀 철썩철썩하는 소리가 조용한 라이오넬의 침실 안을 채웠다.

기린은 온몸을 배배 꼬았다. 배 속이 터질 듯이 진동하고 있었다. 구멍은 벌렁거리며 라이오넬의 성기를 받아내고 있었다. 꼿꼿하게 선 성기에서 맑은 액체가 울컥울컥 쏟아져 나왔다.

“라이, 오넬……!”

연속으로 소름이 돋으며 기린의 머리카락이 쭈뼛 섰다. 무언가 정체 모를 감각이 온몸을 천천히 떠돌았지만, 이제는 그것이 폭발할 듯이 구멍 안에 고여 응축되고 있었다. 눈앞에 별이 번쩍이는 것 같았다. 기린은 밭은 숨을 내뱉으며 연신 라이오넬의 이름을 불렀다.

“아앙, 앙, 라이오넬, 라이오넬, 아흐응, 앙, 라이오넬……!”

“기린, 씨이……!”

라이오넬은 몸을 숙여 다시 한번 기린을 와락 끌어안았다. 그 순간, 그의 성기에서 정액이 분출되어 나왔다. 라이오넬은 허리를 잘게 떨며 서너 번 성기를 더 깊은 곳으로 밀어 넣었다. 라이오넬의 성기가 살아있는 듯이 꺼떡대며 기린의 배 속에 듬뿍 정액을 쏟아냈다. 기린은 당장이라도 터져나갈 듯이 커졌던 쾌감이 서서히 가라앉아가는 것을 느꼈다.

“라이오넬…….”

기린이 가쁜 숨을 모는 라이오넬의 젖은 머리카락을 다정하게 쓸어 넘겨주었다. 라이오넬은 고개를 들어 멍해진 눈으로 기린을 바라다보았다. 기린이 미소를 짓자 라이오넬의 입가에도 미소가 감돌았다.

“기분…… 좋았어요.”

“저도요…….”

***

“기린 씨와 처음 만났을 때는…… 이런 관계가 되리라고는 꿈에도 상상하지 못했습니다.”

옷가지를 챙겨 입는 기린을 바라보며 라이오넬이 말했다. 라이오넬은 어느새 신부복을 단정하게 챙겨 입고서는 언제나처럼 금욕적이고 엄숙한 모습으로 돌아와 있었다. 하지만 그의 두 뺨은 방금 전 섹스로 인해 붉게 상기되어 있었다.

“저는…….”

알았는데요. 우리가 결국은 이렇게 될 것을.

기린이 말을 흐리며 어깨를 들썩였다.

‘어차피 이건 야겜이잖아. 진정한 엔딩을 보기 전까지는 이런저런 공략캐들과 실컷 놀아봐야지!’

물론 기린이라고 이런 상황에 은근한 죄책감이 들지 않는 건 아니었다. 정조 없이 여러 공략캐들과 놀아난다니. 어쩐지 바람을 피우는 듯한 느낌도 들었다. 하지만 기린은 다시 생각했다. 내가 어딜 가서 이런 경험을 해보겠어?! 현실 세계에서는 절대, 절대, 절대로 있을 수 없는 일이지만 게임 안에서는 무엇이든지 가능했다. 여러 공략캐들에게 집적대며 엉덩이를 가볍게 놀려대도 용서받는 건, 오직 게임 안에서 뿐이었다. 이런 기회는 흔치 않았다. 아니 있지도 않았다. 그러니 더더욱 신나게 놀아날 수밖에!

‘드디어 섹스를 했어. 내가! 진짜 섹스를 했다고!’

기린은 웃음이 실실 새어 나오는 것을 참을 수가 없었다. 이런 ‘빙의’라면 두 팔 들고 환영이었다. 경험 없는 클로짓 동인남 게이가 19금 BL 게임에 빙의되는 것만큼 좋은 시나리오가 또 어디 있으려고.

“윽……!”

바지를 끌어 올리기 위해 몸을 숙인 순간, 기린의 구멍 속에서 무언가 울컥하며 새어 나왔다. 보나 마나 라이오넬의 정액일 것이 분명했다. 장액과 섞여 묽어진 라이오넬의 정액이 기린의 허벅지를 타고 종아리까지 흘러내렸다. 그것을 발견한 라이오넬이 깜짝 놀라며 수건을 챙겨왔다.

“죄, 죄송합니다.”

“죄송하긴 뭐가요. 라이오넬이 잘못이라도 했나요?”

기린이 키득거리며 농담을 했다. 라이오넬은 터질 듯이 빨개진 얼굴로 기린의 다리 사이를 훔쳐 주었다.

“다음부터는 밖에다가……”

“아. 우리 다음도 있는 거예요? 저랑 또 하고 싶으신 거예요?”

“그, 그, 그, 그건……!”

기린의 짓궂은 농담에 라이오넬의 얼굴이 홍당무처럼 붉어졌다.

“놀리지 마십시오…….”

“하하! 미안해요, 라이오넬이 너무 귀여워서 저도 모르게 그만.”

라이오넬은 기린의 다리 사이를 깨끗하게 닦아주고는 바지를 추켜 올려 입혀 주었다. 기린은 라이오넬의 따뜻한 손길에 몸을 내맡겼다. 라이오넬이 바지를 다 입혀주자 기린은 오른손을 들어 라이오넬의 뺨을 쓰다듬었다. 부끄러움에 붉어진 얼굴이 따끈따끈했다.

“정말 좋았어요, 오늘. 저도 다음이 있길 진심으로 바라요.”

“기린 씨…….”

“저는 그럼 이만 가볼게요.”

기린은 라이오넬의 뺨에 가볍게 입을 맞추었다. 기린의 입술이 떨어지자 라이오넬은 자신의 뺨을 감싸 쥐며 다시 수줍게 얼굴을 붉혔다.

“나중에 올게요. 아, 맞다. 아르바이트 중에 절 보고 욕정 하시면 안 돼요!”

“그런 말씀은……!”

“하하, 알겠어요.”

기린은 산뜻한 기분으로 라이오넬의 침실 밖으로 나섰다.

성당 밖으로 나오자 차가운 공기가 기분 좋게 기린의 몸을 감쌌다. 기린은 양팔을 넓게 펴고는 크게 숨을 들이마셨다. 아무것도 바뀐 것이 없는 풍경이었지만, 왜인지 모든 것이 바뀐 듯한 기분이 들었다.

기린은 성당 앞을 지나 집으로 향할 참이었다. 그 순간, 뜬금없이 선택지 창이 뜨며 기린의 눈앞을 막아섰다.

「뒷골목으로 간다.」

「얌전히 집으로 간다.」

‘뒷골목?’

기린은 눈을 커다랗게 떴다. 뒷골목이라면 마왕의 주거지가 아니던가. 갑자기 이런 선택지가 뜨는 데에는 무언가 이유가 있을 것이 분명했다.

‘왜지? 갑자기 왜 뒷골목 선택지가…… 뭐가 있나?’

기린은 커서를 옮겨 ‘뒷골목으로 간다.’를 선택했다.

기린의 다리가 저절로 척척 움직이더니 집으로 향하던 발걸음을 옮겨 뒷골목으로 향하기 시작했다.

기린이 뒷골목으로 들어서자 쓰레기통 위에 앉아 있던 마왕이 반갑게 인사를 했다.

“오오, 나의 백성. 민기린이 아닌가!”

마왕은 쓰레기통 위에서 폴짝 뛰어내리더니 기린을 향해 다가왔다. 하지만 그다음 순간, 마왕은 마구 미간을 찌푸리며 인상을 썼다.

“이건…….”

“응? 왜요?”

영문을 알 수 없었던 기린이 고개를 갸웃거렸다. 마왕은 심각해진 얼굴로 기린의 몸 이곳저곳의 냄새를 맡았다.

“왜, 왜 이러세요, 마왕님?”

“…….”

마왕은 대답이 없었다. 이런 모습의 마왕은 또 처음이어서 기린은 적잖이 당황했다. 언제나 밝고 어딘지 모르게 순진하기까지 한 마왕이었는데. 지금은 무서울 정도로 말이 없고 엄한 얼굴을 하고 있었다.

“마왕님……?”

“자네…….”

“네?”

“누군가와 섹스를 했군.”

“어?!”

마왕의 말에 깜짝 놀란 기린이 오른손으로 입을 틀어막았다.

“그걸 어떻게……!”

“냄새로 다 알 수 있어. 나는 음기를 먹고 사는 마왕이니까.”

마왕이 딱딱한 어투로 받아쳤다. 마왕은 기린의 냄새를 맡기 위해 숙였던 허리를 곧추세웠다.

“음기가 아주 싱싱하군.”

“어어…….”

그거야 이제 막 섹스를 마치고 나오는 길이니까?

하지만 차마 그 소리까지는 입 밖으로 나오지 않았다. 마왕은 차갑게 얼어붙은 눈으로 기린을 쳐다보며 말했다.

“이 음기. 내가 받아 가야겠어.”

- 다음 화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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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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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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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김비서 비엘 대령해

2021.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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ㅍㅅㅍ

크.. 전개 속도가 크..

2021.0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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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전속결이넼ㅋㅋㅋㅋㅋ

2021.0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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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corn

2021.0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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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악

내친김에 가자

2021.0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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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블린

신부 다음에 바로 마왕과 하는거야??

2021.0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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