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기생촉수가 되었다-252화 (252/266)

으으 대전 사는데 정전되서 컴퓨터가 나가버렸어요! ㅠㅠ 촛불키고 있다가 뒤늦게 써서 올립니다 252회

용사 상봉

불사의 군주?

전혀 생소한 단어는 아니다.

숙주 중에는 6사도 엘레노어나 신성수녀단장 엘리제. 그 이외에도 수많은 성직자들이 있고 군체 집단으로 인해 지식을 공유한다.

그렇기에 불사의 군주가 아주 무시무시한 과거의 대마왕이라는 사실 정도는 알고 있다.

솔직히 말해 두려움보다는 호기심이 동한다.

나 역시 라키엘의 계시로 재앙의 마수니 하는 중2병 같은 별명을 얻지 않았나? 불사의 군주라는 선배 마왕 같은 녀석이 다시 부활해서 활약하고 있다고 하니..

같이 손을 잡고 빌어먹을 라키엘을 때려잡자고하면 환영해주지 않으려나..?

뭐 물론 거절한다면.

..골치 아프다.

끔찍한 상대가 될 거다.

이미 텐타클 녀석의 실험으로 언데드에게는 기생 촉수가 통하지 않는 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모든 종의 수컷에게 기생을 하지 못하는 것과는 전혀 다른 얘기다.

수컷에게는 자궁을 이식하고 픽시를 통해 여체화를 시키면 기생이 가능하다. 허나 이미 죽은 살점만이 가득한 생명체인 언데드에게는 기생이 불가능하다.

그에 ‘불사의 군주’에 대해 떠들어대는 성직자들의 말을 주의 깊게 들을 수 밖에 없었다.

적이 될 시 매우 곤란한 대상이기에.

“이 사안은.. 여기서 결정을 내릴 문제가 아닌 것 같군요. 임무를 수행하고 있을 4사도님과 5사도님이 복귀하는 대로 따로 회의를 열도록 하겠습니다.”

성녀의 한 마디로 소란이 일단락 되었다.

“그럼 동쪽 마경. 클로버 영지에서 복귀한 용사님들의 보고를 듣도록 하겠습니다.”

우리 차례가 왔다.

저벅.. 저벅..

걸음을 옮기는 동안 나도 모르게 긴장하고 성직자들을 주시했다.

혹시라도 내 정체에 대해 눈치 챈 이가 없나 하고.

“이쪽도 용사님이 3분만..”

“그 소식이 사실이었..”

다행히 모두 용사인 수아와 하연이 서희에게만 관심을 두고 있을 뿐 뒤에서 그저 반반한 꼬맹이인 나에게 호기심을 가지는 이는 없었다.

그것을 확인하자마자 고개를 들어 단상 위에 앉아 있는 성녀의 얼굴을 보았다.

“...”

백색의 천만 두른 것 같은 사제복과는 다른 중세 유럽풍의 드레스와 비슷한 백색과 청색이 섞인 성녀복을 입은 흑발의 소녀.

단아한 단발이나 투명한 피부 위 깊은 바다 같은 푸른 눈동자.

외모 역시 과연 신의 축복을 받은 성녀라 인정할 정도로 신성한 분위기가 있다.

성녀의 시선이 나를 향하고 그 눈과 마주친 순간.

지잉---

주변의 소음과 모두의 움직임이 멈춘다.

시간이 멈춰서? 아니다.

내 모든 신경이 한 곳에 쏠려서 그렇게 느껴졌을 뿐.

움찔..! 움찔..!

성녀가 입고 있는 성녀복. 그 하복부 천 안 쪽의 피부. 그 안쪽에 위치한..

여러 가지에 의해 가려져 있지만 분명히 보인다. 음란한 하트 문양의 보라색 음문과 유독 비대화한 난소. 그리고 내부에서 심장처럼 맥동하고 있는 힘 줄이 돋은 보라색의 자궁이!

두근..! 두근..!

절대 일반적인 인간의 자궁이 아니다.

사념파를 보내고 있는 저 자궁은 ‘촉수’와 결합된 변질 된 무언가다.

쿵! 쿵! 쿵!

마치 나에게 말을 걸어오는 것처럼 자궁이 빠르게 뛰며 성녀의 몸 안에 가득 채워져 있는 신성력의 장벽 틈새로 나에게 가느다란 사념의 선을 보냈다.

놓치지 않기 위해 정신을 집중하고 그 사념파에 접촉한 순간.

-----------!!!

방대한 양의 정보와 기억들이 나를.. 루토인 나를 강타한다.

나는 인간적인 면이 강화된 개체 ‘루토’다.

그리고 천주는 계획을 빠르게 진행하기 위해 인간성을 지닌 개체다.

그런 천주가 지닌 성향, 지식이 루토인.. 내게로 합쳐진다.

성녀를 공략하기 위해 행했던 개조들과 숙주인 엘리제와 함께 신성수녀단을 장악한 천주.

신성수녀단을 손아귀에 넣고 성녀의 침소까지 접근했으며 결국엔 성녀의 음부를 통해 기생을 시도하는 것까지는 성공했다.

화르륵--!

..하지만 성녀의 자궁구 그 앞에 위치한 알 수 없는 검푸른 기운에 의해 몸이 녹아버렸다.

허나 천주는 자신이 살 수 있음에도 마지막 힘을 쥐어 짜내 검푸른 기운의 너머로 촉수를 밀어 넣었고.

치이익--!

“윽..!”

그대로 목숨을 잃었다.

그 기억이 내가 겪은 것처럼 그대로 전해져 순간 다리에 힘이 풀릴 뻔 했다.

누군가 나를 주시하고 있다면 내 상태가 이상하다는 것을 눈치챘겠지만.

휘청..!

“성..성녀님!?”

“괜찮으십니까?!”

거친 숨을 내몰아쉬며 그 자리에서 비틀거리는 성녀의 모습에 추기경 다이애나와 신성수녀단의 수녀들이 모여 있다. 이 자리에 모인 모든 성직자들의 시선이 성녀에게로 쏠린다.

“괜..찮습니다. 잠시 피곤해서 그만.”

“..며칠 전에도 그러시고 정말로 어딘가 문제가 생기신 것 아닙니까? 혹 성녀님의 고귀한 성체에 변고라도 생긴 것이라면..”

“제 몸은 제가 잘 압니다. 전.. 괜찮아요. 추기경.”

추기경의 부축을 뿌리치며 다시 자리에 앉는 싱 클레어 이노센티아.

“다시 보고를 받도록 하겠습니다.”

주변을 억지로 진정시켜가면서 까지 성녀가 자리에 앉은 이유. 클레어의 눈은 나를 잡아먹을 것처럼 정확히 주시하고 있다.

내 정체를 눈치채서?

아니다. 저 눈에 담긴 감정은 ‘넌 누구야? 왜 내 몸이 이러는 거지?’라는 느낌의 당혹감이다.

두근! 두근! 두근!

그야.. 내가 시선을 마주칠 때마다 이제 나와 접속한 자궁이 기쁘다는 듯이 날 뛰고 있으니 이상하게 여길 수 밖에.

“으읏..”

배 안 쪽이 그런 상태이다보니 성녀의 성감역시 정상 일리 없다. 옷 내부 허벅지 사이로 즙이 흐르는 것이 뻔히 보인다.

“용사 시온. 제가 대표로 보고 올리겠습니다.”

당초 계획했던 대로 나 대신 한서희가 앞에 나서며 동쪽 마경에서 있었던 일들을 각색하며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네.”

“그렇군요.”

“알겠습니다.”

서희의 보고에 반복적인 대답을 내 뱉는 성녀이지만 아무리 봐도 이야기에 집중하지 못하고 있는 눈치다. 아마 내가 신경 쓰여서 미칠 노릇이겠지.

“안타깝게도 2분의 용사님이 희생되었다고 동쪽 마경을 관리하는 영주에게 전해 들었습니다.”

이미 그 내용에 대해선 익히 알려져 있던 모양인지 박현수가 용사의 죽음을 말했을 때보다는 반응이 무덤덤하다. 오히려 용사 5명이 전부 전멸 한 줄 알았는데 3명이라도 살아 돌아와서 다행이라는 느낌이다.

“해서.. 용사님들의 옆에 서 있는 분은 누구신가요?”

성녀 클레어가 기다렸다는 듯이 화살을 내게로 돌렸다.

후우.. 그럼 시작해볼까.

“아..안녕하세요. 저는 루토라고 합니다.”

떨떠름한 아이의 얼굴로 허리를 숙이며 인사한다.

“루토.. 루토는 용사님들과 어떤 관계인 건지 궁금하네요.”

“저 역시 옆에 있는 수아 하연이 서희처럼.. 빛의 용사입니다.”

내 한 마디에 주변에서 다시 웅성거림이 퍼지며.

“빛의 용사?! 그럴 리가.. 애초에 발견 된 용사님은 총 20 명이지 않았나?”

“그 때 봤던 얼굴 중 저 아이같은 얼굴은 없었는데? 아니 애초에 아이가 없었어..”

의심하는 이. 놀라는 이. 기뻐하는 이.

당장 용사들이 대거 사망한 상황에서 새로운 용사가 나타났다는 사실은 분명 나쁘지 않은 일이다.

다만 다른 용사들이 동시에 넘어왔을 때 없었던 내가 새로운 용사라고 주장하니 의심스럽겠지. 심지어 지금 내 머리에는 뿔이 나있으며 나는 다른 용사들과는 다리게 외형도 어린 소년이니까.

이런 의심을 벗어나기 위한 방법은 단 한가지 뿐.

“저 역시 여신인 라키엘..님을 만났고.”

우우웅--

“권능이란 걸 얻었어요.”

진한 신성력의 구체를 동시에 6 구체 생성해낸다.

“..최소 추기경급..!”

누가 여신의 대변자인 성녀 아니랄까봐 곧바로 양을 측정하네.

“신성력을 사용할 수 있다고 해서.. 그것이 용사로서 증명한다 할 수 없습니다. 성직자로서의 재능을 가진 이라고는 할 수는 있겠지만.”

성녀 옆에 서 있던 추기경 다이애나..라고 했던가? 하여튼 아줌마가 의심의 눈빛을 보낸다.

그래.. 저 말도 일리가 있지 신성력이라면 라키엘의 신도라면 개나소나 쓰니까.

“샐래맨더.”

화르륵-! 크릉!

화염의 정령을 소환하고.

“메모라이즈. 차징.”

우웅-! 마법진을 소환하여 설치하고.

“용마력.. 또 쓸 수 있어요.”

쿠궁..!!

용들만 사용할 수 있는 용마력을 몸에 두른다.

“어떻게 한 사람이 저렇게 많은 힘을 다룰 수 있는 건가!?”

누군가의 의문이 담긴 외침에.

“이게 제 용사의 권능인. ‘흡수’입니다.”

정확히는 정복자. 기생한 용사의 권능을 훔치는 일이지만.

앞으로 내 힘을 자유자재로 사용하기 위해서 권능을 속인다.

“이건 어떻게 보아도.. 권능의 힘이 아니라면 설명할 수 없는 일이긴 하군요.”

깐깐한 추기경 아줌마가 인정하자 다른 성직자들 역시 고개를 끄덕이며 인정하는 분위기가 흐른다.

“저 싱 클레어 이노센티아. 루토를 신성제국의 새로운 용사님으로 인정하겠습니다.”

성녀의 선언이 곧 용사로서의 내 신분을 입증한다.

“열..열심히 해보겠습니다!”

짝짝짝-!

성직자들 앞에서 내 용사로서의 신분을 각인시켰다.

---------

“나 아직도 믿기지가 않아! 정말 네가 그 바보.. 가 아니라. 강민수라고?”

중앙홀을 빠져 나와 복도를 걷는 도중 김시연이 나를 돌아보며 소리친다.

쟤 지금 나보고 바보라고 한 거냐?

“후우. 몇 번을 말해. 나 강민수라니까? 솔직히 지금 이런 모습이 돼서 전혀 그렇게 보이지 않는 건 인정하지만.”

“그래도 이런 신비로운 분위기의 미소년이 된 건 너무하잖아..!”

“김시연 너도 전혀 못 알아보겠는 건 똑같은데 뭘.”

“호호. 무슨 소리야? 난 머리색 정도만 바뀌었는데.”

머리색이 아니라 전신성형이라도 받은 것 같은데. 그런 생각을 담아 김시연을 쳐다보자.

“그..그런데 다른 애들은 다 같은 곳에서 나왔던 것 같은데 강민수 넌 어디에 있었어?”

전혀 궁금해 하지 않는 주제로 말을 돌린다.

그런데 어디에 있었냐고..?

밀림에서 촉수가 돼서 뒤지게 굴렀다고는.. 말 할 수 없지.

“눈 떠보니 마경이었어. 다행히 권능 흡수가 있어서.. 몬스터의 힘들을 흡수하고 살아남을 수 있었지.”

“그래? 그렇구나. 그런데 사실 진짜 궁금한 건 이거야.”

척.

내 앞을.. 정확히는 수아와 내 앞을 가로막은 김시연이 손가락으로 이 쪽을 가리키며 입을 열었다.

“너네 둘 무슨 사이야?”

그 질문에 주변의 시선들이 집중된다.

그렇다 지금 복도를 걷고 있는 것은 나와 김시연 단 둘이 아니다.

수아도 있고 한서희도 하연이도 그리고 박수현까지 아까 전 홀에서 보고를 하던 용사들은 다 있다.

김시연의 질문에 박현수의 눈이 뚫어져라 이쪽을 응시한다.

수아와 척 달라붙어 있는 내가 대체 뭐하는 놈인지 엄청 관심 있어 보인다. 저 녀석 현대에 있을 때도 수아를 좋아한다고 했던 것 같은데.. 수아랑 사귄다는 이야기는 들어보지 못했다.

그나저나 수아랑 나는 무슨 관계지?

애매하다. 애매해.

촉수로 따지면 기생자와 숙주.

육체 그 자체로 따지면 날 낳아줬으니 부모?

그리고 반친구이기도 하고.. 애인.. 이라고 할 수는 없네. 육체 관계가 있었기는 했지만 단 한 번도 사귄다는 이야기는 나온 적이 없다.

“루토랑 나는 피를 나눈 사이야.”

“..?”

내가 우물쭈물하며 대답을 지체하는 사이 수아가 대신 대답했다.

자기가 낳았다든 엄마라든지 그런 말은 남들 앞에서 하지 않기로 해서 저런 표현을 쓴 것 같은데.

“피를 나눴다고..? 그게 무슨 말이야?”

박현수가 전혀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으로 수아를 쳐다보며 되물었다.

“루토의 몸에는 내 피가 흐르고 있어.”

“...”

하하.. 틀린 말은 아닌데 애들에게 납득을 시킬 수 있을 리가 없다.

“수..아 말은 이거지! 민수랑 우리는 마경에서 만나서 몬스터를 때려잡았거든! 그 과정에서 피가 튀기고 뭐 그런..!”

어색한 분위기에 한서희가 횡설수설하며 설명하지만 서희는 뭔가를 숨기거나 거짓말을 하는 재주가 없다.

직설적인 성격이다보니 거짓말을 하거나 연기를 하게 되면 말이 국어책처럼 나온다. 오히려 한서희의 어색한 설명에 상황이 더욱 이상해진다.

마지막 희망을 담아 하연이를 쳐다보았지만.

푸릉- 푸릉-

“...”

슬라임 보라와 함께 아이컨택을 하며 딴청을 부리고 있는 하연이.. 알아서 하라는 태도다.

그래 어쩔 수 없지.

마침 복도에는 용사들만 있다.

수아와 서희 하연이에게 김시연을 맡기고 나는 박현수를 맡아서 여체화 시키고 촉수를 심..

타닥!

“루토 용사님!”

생각을 행동으로 옮기려고 할 때 지나온 복도의 뒤편에서 내 이름을 부르는 다급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후우.. 후우..”

그에 뒤를 돌아보니 어지간히 열심히 달려온 건 지 상체를 숙이며 숨을 고르는 성녀와 그런 성녀의 땀을 닦아주는 백색 수녀복의 소녀들. 신성수녀단원들이 보였다.

“성녀님? 무슨 일 있으신 겁니까!”

박현수가 용사란 이런 것이라는 반응을 보여주며 클레어에게 물었지만.

클레어는 그런 박현수를 가볍게 지나치며 내 쪽으로 다가와서는.

“루토 용사님과 긴히 나눌 이야기가 있어요!”

성녀는 나에게 외쳤다.

박현수의 똥 씹은 표정이 보인다. 그나저나 얘 어지간히 급한가보네. 그 하복부를 보니 옷에 가려진 성녀의 음문이 보라색으로 발광하고 있다.

겨우 사념이 연결되었는 데 나에게서 멀어지니 더욱 성녀를 재촉한 모양이다.

“하아.. 하아..”

지금 성녀가 유독 숨을 거칠고 쉬고 식은땀을 흘리는 것은 단순히 급하게 달렸기 때문이 아니었다.

“저랑 할 얘기가.. 있다고요?”

“네. 단 둘이서.”

밖으로 빠져나오려는 웃음을 억지로 찍어 누르며 순수한 소년의 얼굴로.

“알겠습니다.”

성녀에게 대답했다.

[작품후기]

저희 옆동네 정림동은 사망자? 부상자도 나온 것 같은데 다행히 제가 사는 동네는 번개만 많이 쳐서.. 발목정도만 잠겼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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