댓글 추천 선작 남겨주시면 작가에게 큰 힘이 됩니다!! 243회
뮬느 블루스톤 H씬(2)
뚝.. 뚝..
꿈틀꿈틀.. 꿈틀..!
보라색으로 가득 찬 방.
그 어디를 밟아도 물컹거리는 촉수가 가득하고 천장에서는 꿈틀거리고 있는 촉수에서 흘러내린 점액이 계속해서 머리 위로 떨어진다.
뚝..
“으읏..”
볼 위로 떨어진 질퍽이는 감촉에 소녀의 입에서 미약한 신음성이 흘러나오며 눈꺼풀이 천천히 올라간다.
흐릿한 시야로 보이는 보라색의 풍경.
벽이라고 생각했던 것들이 생명체와 같이 요동치며 움직이는 괴상한 광경이 보인다.
‘..숨막혀.’
시야만이 이상한 것이 아니다.
숨을 쉴 때마다 습기 가득한 답답한 공기가 입 안 가득 들어오고 팔 다리 역시 무언가에 묶여 있기라도 한 것처럼 옴짝달싹 할 수 없다.
“..여긴 대체 어딘가요?”
“깨어났군요.”
“..아!”
동공이 작아질 정도로 눈을 크게 뜬 뮬느는 천천히 고개를 들어 목소리의 주인을 바라봤다.
자신의 방에 있었던 것이 분명한 의자에 앉아 있는 금발의 수녀. 그 얼굴을 달달 외울 정도로 잘 알고 있음에도 주변의 환경과 분위기 때문에 알아보지 못했다.
“엘..리제.. 수석?”
‘왜 저 사람이 이곳에 있는 건가요..!?’
있어서는 안 되는 사람이 같은 방에 있다.
‘아니지.. 바보 같은 생각이었네요.’
뮬느는 ‘기절’하기 전의 상황을 떠올렸다.
물컹거리는 보라색 뱀 같은 것들이 아이샤의 몸에서 쏟아져 나오고 그것에 뒤덮이며 의식이 끊겼다.
아이샤 블루스톤을 이상한 상태로 만든 것이 수석 엘리제라면 엘리제가 이 자리에 있는 것도 전혀 이상한 일이 아니다.
“..대체 무슨 꿍꿍인가요? 엘리제 수석. 아니 엘리제라는 이름도 진짜인지 모르겠네요.”
“제 이름은 엘리제가 맞는 걸요? 그리고 꿍꿍이라니.. 저는 그저 주인님을 위해 성실히 일하는 종일뿐이랍니다.”
‘주인님이라고..? 그러고 보면 아이샤도.. 그랬죠. 하긴 이런 일이 엘리제 수석 단 한 사람이 저지른 일이라고는 생각하기 어려워요. 어쩌면 텐타클 상단이나 혹은 그 뒤를 지지하는 거대 단체가 있을 지도..’
“대체 당신이 말하는 주인님이란 뭐죠? 마왕? 악마? 아니면 흑마법사 같은 거라도 되나요?”
뮬느의 공격적인 추궁에 엘리제는 입을 다물며 의자에서 일어났다.
“주인님은 말이죠..”
두 팔을 벌리고 보라색으로 빛나는 눈을 크게 뜨고.
“라키엘 같은 가짜 신이 아닌 늘 저희와 함께하는 진정한 구원자이십니다!”
두 손으로 정성스레 자신의 하복부를 감싸고 사랑스럽기 그지없는 눈으로 쳐다보는 엘리제의 모습에 뮬느는..
“미친 년..이세요?”
익숙하지도 않은 욕을 내뱉고 말았다.
“맞아요! 전 주인님에게 미쳤습니다!”
“허어..”
그럼에도 광신도처럼 외쳐대는 엘리제의 모습에 헛숨밖에 나오지 않는다. 주변에 꿈틀 거리고 있는 촉수들도 기괴하기는 했으나 뮬느에게는 보라색 눈동자를 반짝이며 이상행동을 보이는 아이샤나 엘리제가 더더욱 두려웠다.
‘대체 무슨 짓을 했길래.. 사람이 저렇게 되는 걸까요?’
“아까부터 주인님.. 주인님.. 정말 궁금하네요.”
“후후. 정보를 얻으려고 머리를 굴리는 소리가 들리는군요. 뭐 주인님에 대한 궁금증은 걱정하실 필요 없습니다.”
“알려주지 않을 건가요?”
“아닙니다. 알려드릴 거예요. 단 제가 아닌 주인님께서 직접 말씀하신다고 하십니다.”
“직접..?”
그게 무슨 소리냐는 표정으로 뮬느가 쳐다보자 엘리제는 쓰고 있던 베일을 벗어던지며 하늘로 손을 뻗고 외쳤다.
“얼마든지 제 몸을 이용해주세요! 총애하는 주인이시여..!”
스르륵--!
그 순간 엘리제의 금발이 길어지며 정수리에서부터 머리의 끝까지 백색으로 물들기 시작한다.
우드득-! 투둑-!
“하아아..!”
“저게..뭐야!?”
변화하는 것은 머리카락의 형태만이 아니었다.
엘리제의 등 쪽에서부터 뼈가 꺾이는 기괴한 소음과 천이 찢어지는 소리가 맞물리며.
--펄럭-!
거대한 백색의 날개가 엘리제의 뒤편으로 펼쳐진다.
‘..천사?’
뮬느는 보라색의 안광을 빛내며 오만한 자세로 자신을 쳐다보는 엘리제를 보며 ‘천사’라는 단어를 떠올렸다. 누가 보더라도 지금의 엘리제는 성전에서 언급되는 천사의 모습을 하고 있었다.
천사.. 성직자로서는 절로 긴장이 풀어지게 하는 존재다. 다름 아닌 모시는 신의 수발을 드는 신성하기 그지없는 대상이 아닌가?
허나 진짜 천사일리 없다.
‘천사가 이런 보라색 괴물들을 다룰 리가 없잖아요?’
“당신은.. 천사인가요?”
그럼에도 성직자로서 확인해야만 했다.
“천사? 나? 아아 이 날개 때문에 그런가 보네.”
‘말투가 달라졌어?’
차분하며 존댓말을 쓰는 엘리제의 행동과 지금 자신의 날개를 만지작거리며 장난스러운 웃음을 입가에 짓고 있는 존재는 180도로 그 느낌이 다르다.
“그런데 천사면.. 신이 라키엘이니까. 라키엘의 부하 같은 건가?”
“...”
“혹시나 하는 눈빛이네. 미안하지만 난 천사가 아니야. 오히려 라키엘이 딱 정해주더라. 처리해야 할 ‘재앙의군주’라고. 킥.. 용사라며 불러낼 때는 언제고 지 멋대로 재앙의 군주니 뭐니.. 아주 지x을”
“재..앙의 군주.”
뮬느에게는 다른 말들은 귀에 들어오지 않았다. 오직 ‘재앙의 군주’ 그 한 단어가 머리를 관통해 눈 앞을 캄캄하게 만든다.
재앙의 군주가 이노센티아 신성제국에 있어 어떤 의미인가?
6사도와 빛의 성군단이 계시에 나온 ‘재앙의군주’를 처치하기 위해 헤르바 밀림으로 떠났다.
그들의 최후.. 신성제국의 국민이라면 모두가 안다. 자신의 형제, 아버지, 친척 그들은 전부 돌아오지 못했다. 정신적인 지지목인 6사도 성창 엘레노어 역시 실종되었다.
다시 돌아올 것이라 다들 그렇게 말했지만 아직까지 단 한 명의 성군단도 돌아오지 못했다.
‘재앙의 군주’는 동화 속에 나오는 마왕이나 용사처럼 먼 존재처럼 느껴지지만 ‘공포’임에는 틀림없다.
‘그런데 그 재앙의 군주가 지금 제 눈앞에 있다고요..?’
자신이 모시는 신이 말한 절대악이 같은 공간에 서 있다.
몸이 절로 떨리는 두려움과 함께.
성직자로서 절대로 굴하면 안 된다는 의지가 피어오른다.
‘이제 신성수녀단의 단장이 되고 말고의 문제가 아니네요.’
어떻게든 견뎌내서 재앙의 군주가 강림했다는 사실을 대 신전에 알려야만 한다.
‘그래도 다행인지 불행인지.. 저 재앙의 군주는 사람들을 죽이는 것이 아닌 세뇌의 방식을 택하고 있으니까. 카린을 내버려 둔 걸 보면 저 역시 살려둘 확률이 높겠죠.’
그렇다면 견디기만 하면 되지 않을까?
뮬느는 자신의 손에 끼어진 반지들을 보았다.
하나는 대폭발 : 익스플로전 마법이 담겨 있고 다른 하나는 블루스톤가에서 제작한 성유물이다.
단순히 신성력만을 사용해 만든 물건이 아닌 마법사의 마법주문까지 섞어 외부에 부정적인 영향에 대해 사용자의 저항력을 강화시켜준다.
마법과 성법으로 강화 된 정신계 방어 아티팩트인 것이다!
‘이 반지의 도움을 빌어 최대한 버티는 거예요!’
“아이샤는 어떻게 됐나요?”
시간을 끌면 블루스톤 가의 성기사들이 움직인다.
그것을 기억해 낸 뮬느는 군주에게 물었다.
“아이샤.. 아! 너한테 붙여놨던 숙주 말이지?”
“숙주..? 아무튼! 아이샤의 배가 부풀어서는 아래.. 아래에서..!”
“촉수가 나왔겠지. 뭐 혹시라도 뮬느 너를 놓칠까봐 과도하게 촉수를 낳게 해서 신체에 무리가 가기는 했어. 그래도 금방 치료받고 멀쩡해졌으니 걱정하지 말라고. 지금은.. 뮬느 너에 대한 처리를 수행하러 갔지.”
“처리..? 그게 무슨 말인가요.”
“상당히 귀찮은 일을 저질렀잖아? 그 편지인지 뭔지.. 블루스톤의 성기사들에게 보내버려선. 쯧.”
군주의 중얼거리는 말에 뮬느는 순간 환한 웃음을 터트릴 뻔했다. 혹시나 편지가 저 재앙의 군주에 의해 전해지지 못한 것은 아닌가 걱정하고 있었는데 군주의 태도로 봐선 제대로 전해진 것이 분명하다.
“뭐 크게 상관은 없지만 말이야. 어차피 태양절에 전부 처리해버릴 생각이니까.”
“태..양절이요? 설마.. 당신! 태양절 모두가 모일 때 무슨 악행을 범하려는 건가요?!”
“뮬느 블루스톤. 네 책임도 있어. 원래는 조심스럽게 하나 둘 먹어 치울 생각이었는데 태양절 당일까지 신변이 위험하면 가문 차원에서 엘리제를 조사하라는 내용을 적어 보낸 덕분에.. 제한시간이 생겨버렸다. 태양절까지야 아이샤를 시켜 니가 아프다~ 하고 시간을 벌 수 있지만 그 이후엔 어렵지.”
“으으.. 이노센티아의 성직자들이 당신 같은 악에게 당할 것 같나요? 어림도 없어요!”
씨익-.
뮬느의 외침에 군주는 엘리제의 얼굴로 비웃음을 흘리며 말했다.
“지금 누구 걱정을 하고 있는 거야? 마왕에게 납치당한 공주님 꼬라지로 있는 건 어디에 누군데?”
“읏.. 저 역시 이노센티아의 성직자. 절대 당신에게 굴하지 않습니다.”
“하하! 그래 굴하지마! 태양절까지 3일인가? 남았는데.. 그 때까지 심심하니 너의 몸으로 놀아볼 생각이니까. 쉽게 좌절하고 노예가 되겠다하면 재미없지.”
“..”
마치 실험실의 쥐를 보는 것 같은 눈으로 쳐다보는 군주의 시선에 뮬느는 소름이 돋아 아무런 말도 할 수 없었다.
자존심과 의지력이 강한 뮬느였지만 눈앞에 있는 인간이 아닌 존재가 주는 압박감은 그 차원이 다르다. 인간이 개미를 내려다보는 것처럼 너무나 무감각하고 공허하기 그지 없다.
‘..그래도 굴하지 않을 거예요. 전 블루스톤의 뮬느 블루스톤이니..까요.’
그렇게 생각하며 눈을 감고 각오를 다지고 있을 때.
“우욱..! 우웨엑..!”
뚝.. 뚝..
군주에게서 괴상한 소리가 들려왔다. 도저히 무시할 수 없는 종류의 소음에 뮬느는 눈을 떴고 양손을 바치고 무언가를 토해내는 군주의 모습을 확인했다.
“하아.. 이거 직접 빙의해서 뽑아내려니까 역겹네.”
꿈틀꿈틀꿈틀..
짜증을 내며 말하는 군주의 손에 들려 있는 것은 두 마리의 촉수였다. 다만 주변에 있는 보라색 촉수와는 다르게 붉은 색이며 지네와 같이 가느다란 실 같은 다리가 빼곡히 달려있다.
절로 혐오감이 느껴지는 생물체의 외형에 뮬느는 자신도 모르게 표정을 구기며 반응을 보이고 말았다.
“이번에 연구가 끝난 녀석인데 강제발육 촉수였나? 암튼 그런 거야.”
“...”
“왜 그런 표정이야? 친해지는 게 좋을 텐데.”
꿈틀꿈틀..
친해지라니.. 저런 흉측한 것과. 뮬느에게는 군주의 말 그 모든 것이 어이가 없었다.
“지금부터 이 녀석을 너에게 심을 거니까 말이야. 3일 동안 함께 먹고 자고 해야 한다고?‘
“...”
뮬느는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았지만.
‘대체 뭔 소리에요? 저런 징그럽고 역겹고 쓰레기 같은 생물을 저한테 심는 다고요?! 절대 싫어! 죽어도 싫어요! 히익!’
속으로는 온갖 비명을 질러대며 격한 거부감을 표현하고 있었다. 단지 군주에게 지고 싶지 않다는 마음 때문에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는 것뿐이다.
“일단 거추장스러운 것부터..”
덥썩-! 촤학!!
“..뜯어버리고.”
“?!”
군주의 단순한 손동작 한 번에 뮬느가 입고 있던 백색 수녀복의 상체와 속옷이 갈기갈기 찢겨져서 날아간다. 상체뿐이라고는 하지만 순식간에 가슴과 부끄러운 유두를 드러내게 된 뮬느는 얼굴을 붉히며 당황했다.
“무..무슨?!”
“이 녀석들은 가슴에 기생하는 타입이라 말이지.”
‘가슴..?’
꿈틀꿈틀..!
군주의 말에 다시 한 번 그 손에 들린 붉은 촉수 두 마리를 본 뮬느는 순간 이해가 되지 않았다. 아무리 작다고 해도 적어도 손가락 하나의 굵기를 가지고 있는 촉수들이다. 입이나 다른 부분도 아니고 왜 하필 가슴이란 말인가?
“..가..가슴에 기생이라니 무슨 말인가요?”
결국 뮬느는 침묵을 깨고 군주에게 질문하고 말았다.
그에 씨익 웃음 지은 군주는..
휙! 꽈악..!
“꺄악!?”
한 손으로 뮬느의 가슴을 강하게 붙잡고는.
꿈틀꿈틀..! 다른 손에 들려 있는 촉수를 가슴.. 그 하얀 젖가슴 한 가운데에 있는 분홍빛 유두에 가까이 갖다 댄다.
“그..그만 두세요!”
점차 가까워지는 붉은 촉수를 보며 뮬느가 경악하여 외쳤지만.
꿈틀-! 결국 가까워진 붉은 촉수 중 한 마리가 뮬느의 유두를 노리며 도약하고는..
슈욱-!! 푸우욱!!
“히끼이익?!”
그 머리를 바늘처럼 바꾸며 뮬느의 유두를 벌리고 침투한다.
뮬느의 생각은 절반만 맞았다. 붉은 촉수의 굵기는 뮬느의 작은 유두 구멍에 비하면 너무나 작아서 통과하기는 불가능했다.
꾸물- 꾸물- 허나 붉은 촉수는 자신의 몸을 축소시키는 것이 자유자재로 가능했다. 바늘침 처럼 유두의 입구를 통해 내부로 침투하고는 다시 몸을 부풀린다.
움찔! 움찔!
“내..내 가슴이..히익!”
그 결과 뮬느의 가슴 표면의 살이 지렁이가 기어 다니는 것처럼 꿈틀거리고 촉수의 꼬리 부분을 삼키고 있는 유두는 손가락의 두께만큼 똑바로 서서 움찔거린다.
“반대쪽도 세트를 맞춰야 보기 좋지.”
놀라서 히익 거리는 뮬느를 아랑곳하지 않고 군주는 나머지 한 마리의 촉수 역시 뮬느의 유두에 꽂아 넣었다.
움찔-! 움찔-!
“이..이게 뭐에요!?”
그 결과 뮬느의 유두는 똑바로 선 소세지 두 개가 춤을 추는 것처럼 손가락 두께만큼 두꺼워진 상태로 촉수의 움직임에 맞춰 이리저리 움직여댔다.
“당..당장 이 징그러운 걸 제 몸에서 빼내주세요!”
“징그럽다니.. 듣자하니 가슴이 작은 게 콤플렉스라면서?”
“그..그걸 어떻게?!”
신성수녀단 절반 이상의 생각과 정보를 읽을 수 있는 군주에게 뮬느의 사생활이나 소문 따위 간파하는 건 일도 아니었다.
얼떨결에 들킨 콤플렉스로 인해 얼굴이 붉어지는 뮬느를 보며 군주는 엘리제의 미소를 따라한 상냥한 미소를 띠우며 설명을 시작했다.
“그 녀석들은 여성의 모유를 먹고 가슴을 성장시키거든. 출렁출렁.”
“가슴을 성장시켜준다고요..?”
그럴 상황이 아니었지만 뮬느는 가슴을 성장시켜준다는 군주의 설명에 자신도 모르게 혹해버렸다. 하반신은 그 누구에게 꿀리지 않을 정도로 자랑하는 부위였지만 이상하게 가슴만큼은 어린아이 수준으로 자라지 않았다.
블루스톤이 돈이 없는 가문도 아니었기에 온갖 약이나 비전술을 갖다 썼음에도 항상 절벽인 상태였다.
그런데 가슴을 성장시켜주는 촉수라니..
‘아차 이럴 때가 아닌.. 어? 잠깐만요.’
“모유를 먹고 성장시킨다고요? 저한테 모유가 나올 리 없잖아요!”
“그렇지. 임신이라도 하지 않는 이상 모유가 나오지 않지.”
“그런데 어떻게 가슴을 키운다고..”
“안 나오면 나오게 하면 되잖아?”
생글거리며 답하는 군주의 모습에 뮬느는 이마를 찌푸렸다.
방금 전 촉수를 가슴에 심은 것과 같은 불길함이 온 몸을 잠식한다.
저벅- 아니나 다를까. 또 다시 다가오는 군주. 혹시 이번에도 입으로 촉수 같은 것을 뱉는 게 아닐까 그 얼굴을 보고 있을 때.
꿈틀--!! 휙-!
“아래?!”
이번에는 아래에서 촉수가 솟구쳤다. 바닥을 기어 다니는 보라색의 촉수가 아니다. 하얀색의 기다란 촉수. 그 머리 부분을 따라 몸체의 끝을 보니 엘리제가 입고 있는 백색 수녀복의 치마 안쪽으로 연결되어 있다.
꿈틀꿈틀-!
치마를 통해 빠져 나온 기다란 백색 촉수가 뱀처럼 움직이며 다리를 타고 올라온다.
“히끅..!”
유두에 박혀 있는 촉수의 느낌도 느낌이지만 매끈한 뱀 같은 것이 하반신을..은밀한 부위 근처를 지나가는 느낌 역시 만만치 않았다.
스물스물-..!
혹시나 그 뭉툭한 머리의 끝으로 음부에 침입하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었지만 두 가닥의 백색 촉수는 음부를 무시하고 배꼽 근처에 있는 하복부까지 이동해 그 앞에서 거리를 벌리고 정지했다.
‘또 뭘 하려는 거야..!’
좋은 머리로 행동을 예상해보려고 해도 전혀 예상할 수 없다.
..치잉-!
백색 촉수의 뭉툭한 머리 부분에서 미세한 관으로 이루어진 뾰족한 바늘이 솟아난다. 그 벌의 침과도 같은 촉수의 형태에 뮬느는 설마 하는 심정으로 쳐다봤지만.
푸욱-!
“흥끽..!!”
역시나 예상은 빗나가지 않고 두 개의 촉수 바늘이 뮬느의 배꼽 오른 쪽과 왼쪽에 틀어박힌다. 적어도 손가락 한 마디 정도나 되는 긴 바늘이 맨살을 관통했으니 고통이 없을 수가 없었다.
우웅..!
“하아..하아..”
하지만 백색의 촉수에서 일어난 신성력의 빛이 바늘에 의해 꿰뚫리고 손상된 장기를 복구시키며 고통을 완화시킨다. 결과적으로 바늘이 박힌 채로 뱃속이 치료된 뮬느는 더할 나위 없이 기묘한 느낌을 받았다.
움찔..! 움찔..!
가슴은 꿈틀 거리는 촉수로 인해 제멋대로 날 뛰고 있고.
꿈틀..! 꿈틀..!
배 쪽에는 백색 촉수의 바늘이 신체의 알 수 없는 어딘가에 꽂혀 연결되어 있다.
“지금 제 몸에 무슨 짓을 하고 있는 거예요!?”
“안 느껴져?”
“..?”
“주입되고 있잖아?”
..주입되고 있다? 순간 군주의 말이 무슨 의미인지 알아들을 수 없었던 뮬느는 한 가지 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꾸르륵-! 꾸륵-!
물거품이 일어나는 것 같은 소음. 자연스레 어떤 통에 액체를 들이붓는 장면이 연상된다.
그런데 그 소음이 들려오는 장소가 다름 아닌.
꾸르륵-..꾸륵-
‘설..설마..?!’
뮬느는 경악한 얼굴로 바늘이 박혀 있는 자신의 복부를 보았다.
배꼽 양 옆으로 바늘이 박혀 있는 부분들이 불룩하니 부풀어 둥근 구슬을 넣어놓은 것 같은 형태로 커지고 있었다.
“내가 말했지? 안 나오면 나오게 한다고. 지금 뮬느 너의 ‘난소’에 주입하고 있는 건 장기강화제다.”
“강..화..라고요?”
“그래. 장기의 능력을 폭발적으로 증가 시키지. 너의 난소는 지금 일반적인 여성의 난소보다 그 능력이 수 백 배로 증폭되고 있어. 단순히 크기만 커질 뿐 아니라 난자를 생성하는 속도도. 생산되는 여성 호르몬의 양도 대폭 증가되고 있지.”
“난자를 생성..? 호르몬..? 무슨 말인지 모르겠어요!”
“쉽게 말해. 네 몸이 임신한 암컷에 적합한 육체가 되어 간다.”
군주의 말이 끝남과 동시에.
“으읏?!”
“시작되었군.”
꿈틀--! 스르륵--!!
“히익?! 가..가슴이 간..간지러웟!?”
분명 촉수의 움직임은 멈추고 유두 역시 가만히 서있을 뿐 움직임이 없는데 오히려 촉수가 날뛸 때 보다 가슴이 격렬하게 저려왔다.
“히익..! 긁..긁게해주세요옷! 이거 미칠 것 같아!!”
피부 아래 살덩이의 깊은 곳에서부터 개미 수 백 마리가 기어 다니는 것 같은 간질거림이 양 쪽 젖가슴의 깊은 곳에서부터 가슴 전체로 퍼져 나갔다.
꿀럭- 꿀럭-
이것은 뮬느의 가슴 깊은 곳.
나무뿌리처럼 퍼져 있는 모유낭이 일제히 작용하며 생긴 결과였다. 원래라면 임신을 하고 몸이 어머니가 되어가는 과정에서 천천히 모유를 생성하게 되지만 지금 뮬느는 난소가 비대화되어 그 능력이 증폭되면서 과도한 양의 여성호르몬이 분비되고 있는 상태였다.
즉 지금이 임신 상태. 그것도 엄청난 수의 아이를 임신했다고 착각한 몸이 뮬느의 몸을 급속도로 개발하며 더욱 여성스럽게 만들어가고 있는 상태였다.
슈우욱--! 관을 통해 생성된 모유가 타고 흐르자..
꿈틀..?
달콤한 모유의 냄새를 맡은 붉은 촉수가.
촤확-! 자신의 실과 같은 다리들을 가늘고 길게 펼치며 각각의 모유가 나오는 관 쪽 너머로 보낸다.
꿀럭--! 콸콸콸..!
그리고 세차게 내려오고 있는 모유를 만나..
꿀꺽-! 꿀꺽-!
게걸스럽게 모유를 마시기 시작했다.
문제는 그 과정이 너무나 ‘간지럽’다. 모유가 생성되는 것 자체도 그렇고 가느다란 붉은 촉수의 다리들이 가만히 모유를 마시는 것도 아니고 줄넘기를 하는 것처럼 회전하며 신경이 몰려 있는 모유관들을 쳐대니 자극이 올 수 밖에 없었다.
“제발 긁게 해줘엇! 해달라고!! 미칠 것 같다고요!!”
“참아. 그렇게 원하던 가슴이 커지는 작업이라고.”
“히익! 이익-!”
쪼르륵-..!
뮬느가 오줌까지 지리며 몇 분이 경과했을 때.
“응그으윽?!”
출렁--..!
군주의 말처럼 정말로 뮬느의 가슴이 커졌다!
“가..가슴이..!”
“그 촉수 녀석들이 마신 모유는 그대로 녀석들의 덩치로 간다고. 어때 거유가 된 느낌이?”
“이..이게 뭐예요!? 흑..!”
“응? 커져서 좋은 거 아니야?”
군주가 고개를 갸웃하며 물었지만 뮬느는 눈물을 머금으며 군주를 노려볼 뿐 입을 열지 않았다. 그도 그럴 것이 지금 물이 찬 멜론처럼 커진 가슴의 표면에는 붉은 촉수가 내린 뿌리로 인해 붉은 혈관자국들이 즐비했다.
움찔..! 움찔..!
거기에 촉수의 꼬리가 끼어져 있는 유두는 또 어떤가? 촉수가 커져 가슴이 커지는 만큼 유두에 끼어져 있는 촉수의 꼬리도 두꺼워져 있는 것이다. 지금 뮬느의 가슴은 크기도 컸지만 유두 역시 젖소의 젖처럼 두껍고 길어 ‘손잡이’라고해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가 되어 버렸다.
“아, 혹시 크기가 부족해서 그런 건가?”
“그런 게 아니에요! 당장 원래대로 제 몸을 돌려..”
“그건 걱정할 필요 없어. 한 번 터진 모유가 멈출 일도 없고 모유가 나오는 이상 기생하고 있는 녀석들은 계속해서 커질 테니까.”
“그게 아니라 원래대로.. 네? 뭐라고요? 여기서 더 커진다고요?”
뮬느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꿀꺽-! 꿀꺽-!
슈우욱--!
그 가슴 내부에서 촉수들이 모유를 빨아드리는 소음이 가슴 전체로 울리며..
불쑤욱-!! 출러엉..!!
“히이이익-!!”
멜론이었던 가슴이 엄청난 박력과 함께 거대한 수박만큼 커진다.
“하아..하아..”
“아직 부족해? 뮬느?”
“그..그마안..”
뮬느는 지친 얼굴로 군주를 보며 말했다. 가슴이 커진 만큼 안에서 커진 촉수에 의해 신경이 밀집된 살들이 눌려 더욱 큰 자극을 받는다.
“가슴은 그만하면 됐다고? 그럼 이번엔 다른 곳을 키워볼게.”
꿈틀- 꿈틀-
엘리제의 치마 아래 백색 촉수들이 불룩하니 부풀며 어떤 덩어리가 바늘 쪽을 향해 움직이기 시작했다.
“강화제 한 발 더 투입이다!”
“싫어어엇..!!”
뮬느의 비명이 울려퍼졌지만..
꿀럭-!! 꿀럭-!!
새로운 강화제는 전부다 뮬느의 난소에 들이부어 졌다.
[작품후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