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기생촉수가 되었다-219화 (219/266)

...ㅠ 219회

마수를 낳는 성녀

드디어 종착지에 도착했다.

텐타클 상단을 신성제국 제일의 상단으로 키워내고..

엘리제를 신성수녀단의 단장으로 만들었으며..

그것으로 그치지 않고 신성수녀단의 단원 전부에게 촉수를 심어 전부 수족으로 삼았다.

그동안의 노력이 결실을 맺어 성녀와 사도들이 거처하는 교단의 심장부에 내 눈과 귀를 심을 수 있게 되었다.

혹시나 사도나 고위 성직자 중에 촉수의 정체를 알아보거나 기생상태인 숙주를 알아보는 이가 있을 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걱정했지만...

다행히 그런 존재는 없었다.

아! 단 한 명을 제외하고는 말이다.

“엘리제 단장의 몸 안 쪽에 있는..”

엘리제가 단장이 되어 성녀와 다시 한 번 대면했을 때 성녀는 정확히 엘리제의 배 쪽을 보고 표정을 굳히며 말을 꺼냈다.

혹시 들킨 걸까? 사도들은 전혀 몰랐는데? 엘리제에게는 당황하지 말라는 뜻을 전하면서 신성수녀단의 단장복 안쪽에서는 음부를 통해 촉수를 꺼내 놓으며 일이 잘못 되었을 곧바로 성녀를 덮칠 준비까지 하고 있었다.

“대단한.. 신성력이네요! 과연 다른 분들이 엘리제 단장을 새로운 사도로 임명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이유를 알 것 같아요. 분명 라키엘님에 대한 신실한 믿음의 증거 이겠죠?”

다행히.. 엘리제의 몸 안 쪽 신성력만 확인했을 뿐 그 신성력을 주는 존재가 촉수라는 것까지는 꿰뚫어 보지 못한 모양. 슬그머니 촉수를 회수하며 성녀 싱 클레어와 엘리제를 통해 대화를 나누었다.

“그런데 엘리제 단장 전에 저에게 엘레노어의 행방에 대해서 알고 있다고..”

대화의 주제는 선발발표일 당일 던져 놓은 엘레노어의 대한 이야기가 주를 이루었다.

당연히 엘레노어에 대하여 촉수에 함락당하고 지금 촉수마을에서 매일매일 청장미 기사단과 교미파티를 벌이고 있다고 사실 그대로를 말하지는 않았다.

그저 재앙의 마수와 전투를 벌이던 엘레노어가 부상을 입고 엘리제가 있는 오지 마을에 왔다는 이야기를 꾸며서 내뱉었다.

“6사도님은 다시 재앙의 마수와 전투를 벌이겠다며 마을을 떠났습니다. 그리고 만약 제가 다시 제국에 돌아가게 되면 자신의 행방을 제국에 알리지 말아달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어째서죠?! 위험한 상황이라면 지원을 받아야 할 텐데..”

“아직 재앙의 마수에 대해 정확히 알려진 것이 없는 상황에서 혹 자신의 행방 때문에 혼란이 가중 될 것을 걱정하시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엘레노어 너는 정말..!”

진심으로 엘레노어를 걱정하는 모습과 함께 한숨을 내쉬는 그 모습을 보니 엘레노어의 말대로 정말로 성녀와 친한 사이였단 것이 느껴진다.

그 외에도 엘레노어에게 성녀에 대한 이야기를 몇 가지 들었는데..

“성녀님만 괜찮으시다면 제가 성녀님의 말상대가 되어드려도 될까요? 또래 ‘친구’로서 말이에요.”

“친..친구요?!”

“안 될까요?”

엘리제가 재차 묻자 얼굴을 붉히며 어쩔 줄 몰라 하던 성녀는 기뻐하는 것이 분명한 얼굴로 힐끔 이쪽을 쳐다보며 입을 열었다.

“..좋아요!”

성녀가 외로움을 탄다는 것.. 또한 또래 친구를 만들고 싶어 한다는 것까지.

전부 사실이었나.

생각보다 아주 손쉽게 엘리제를 성녀의 근처에 배치 할 수 있었다.

“성녀님 이거 한 번 드셔보겠어요? 저희 마을에서만 나는 특별한 과일로 정제한 음료예요! 마침 텐타클 상단에서 저에게 선물로 보내와서 성녀님에게도 맛보여드리고 싶어서 가져왔답니다.”

“보라색이라.. 특이하네요.”

“네. 조금 특이한 색이지만 맛은 아주 훌륭한 걸요?”

“그럼.”

성녀는 일말의 의심도 없이 음료를 받아 마셨다.

설마 신성수녀단의 단장이자 지금으로선 유일한 말상대인 엘리제가 자신에게 해가될 무언가를 준다고는 생각하지 못한 듯 했다.

크큭.. 촉수액을 마시면 아무리 사도라 할지라도 영향을 받는 다는 것을 엘레노어를 통해 확인했다. 그 신성력의 핵이라 할 수 있는 처녀막에라도 닿지 않는 이상 성녀도 속수무책으로..

치지직..!

..사라졌다?

“우움.. 새콤하면서도 달콤해요. 이런 맛은 처음이에요! 고마워요 엘리제 잘 마셨어요.”

생긋 웃으며 답하는 성녀와 엘리제가 뭐라고 대답하는 것이 들렸지만 나는 그것에 집중 할 수 없었다. 촉수액이 성녀의 식도 너머로 넘어가고 미세촉수로 변해 내부 장기에 달라붙으려는 순간 어떤 기운에 의해 녹아서 사라졌다.

다행히 성녀는 자신의 몸이 반응한 거부반응을 인지하지는 못하는 것 같지만..

“마음에 들어하시니 다음에도 준비해드릴게요 성녀님.”

좀 더 많은 표본이 필요하다.

치직..!

치지직-!

그 뒤로도 몇 번이나 성녀가 마시는 차나 음료에 촉수액을 섞었고 반응을 관찰했다.

그리고 알게 된 말도 안 되는 진실.

보통 성직자, 사도 라키엘을 믿고 신성력을 다루는 이라면 어김없이 순결과 관련된 곳에 신성력의 ‘핵’이 생긴다. 남자로 치면 음경과 고환, 여자로 치면 처녀막에 몰려 있다.

처녀충 신인 라키엘의 영향인지 모두 그런 성적인 부분에 신성력이 응집 되어 있었다.

허나 성녀 싱 클레어 이노센.. 아니 클레어는 다르다.

몸 전체 세포 하나하나가 전부 신성력의 핵이다.

말하자면 인간 형태를 한 신성력 발전소나 다름없다.

어떻게 저런 신성력 덩어리인 상태로 인간의 형상을 유지할 수 있으며 또 아무렇지도 않게 돌아다닐 수 있는 것인지 본체인 나와 생물 연구소의 텐타클에게 물어봐도 알 수 없었다.

그야 말로 신의 기적이라고 밖에는 설명할 길이 없다.

여기까지 알아내는 동안 얼마나 많은 촉수가 소모 되었는지 모른다.

허나 그 촉수들의 희생은 충분히 가치 있는 희생이었다..

클레어의 세포 하나하나가 신성력의 세포 하나하나가 신성력의 핵으로 이루어져 있다는 것을 알았고..

또한 유일하게 신성력이 존재하지 않는 부분이 다름 아닌 음부에서부터 자궁까지라는 사실을 알았으니까!

이 사실을 처음 접했을 때 얼마나 놀랬었나. 신성력으로 가득 찬 클레어의 육체 중에서도 하필이면 질구에서부터 통로를 따라 자궁까지 도달하는 지점까지는 신성력이 흐르지 않았다.

처녀충이라고 생각했던 라키엘이 자신의 대리자나 다름없는 성녀에게 처녀를 강요하지 않았다? 아무리 생각해도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이다.

게다가 성녀라면 성직자들 중에서도 최고위의 성직자가 아닌가.. 이노센티아 제국은 성녀가 처녀가 아니라는 사실을 알고 있을까?

아니 그리고 성녀는 대체 어디서 처녀를 잃은 거야?

신성수녀단의 단장인 엘리제를 통해 성녀의 하루 일과를 알 수 있었고 성녀는 정말로 완벽하게 격리된 공간에서 철저히 순수성을 유지하고 있는 생활을 하고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

심지어 옷을 갈아입거나 몸을 씻는 것 역시 다른 귀족가의 영애들이 시녀들의 시중을 받는 것과는 다르게 성녀는 오직 홀로서 전부 해결한다.

그만큼 그 육신을 타인이 보는 것조차 불경한 일로 치부되는 것이고 당연히 성녀의 주변은 혹시나를 대비해 철저히 금남의 구역으로 유지된다.

성녀가 남자란 존재를 보는 것은 오로지 아침 기도시간에 대 신전을 지키는 신전기사단과 사제 기사단의 아침 경배를 받을 때뿐이다.

그런데 성녀가 처녀가 아니다?

혹시 성녀가 되기 전에 처녀막을 이미 뚫리는 일을 겪은 것인가 생각해보더라도.. 이것 역시 이상해!

성녀가 최초 이노센티아의 역사에 등장 했을 시점이 10살 때이고 당시 기록으로는 성녀 후보들은 무조건 쟁쟁한 가문의 출신이라고 나와 있었다.

그런 어린 귀족가의 영애가 몸을 굴렸을 리도 없는 일이고..흠

뭐 상관 없나?

오히려 나로서는 환영해야 할 일이다.

만약 성녀에게 그런 통로(?)라도 존재하지 않고 몸 전체가 신성력의 핵으로 이루어져 있었다면 나는 성녀의 육신에 기생하는 것을 포기했을 것이다.

성녀의 신성력은 너무나 순도가 높아 엔젤 촉수로도 뚫을 수가 없다. 닿기만 하면 전부 거부 반응으로 녹아내려버리니 기생 시도조차 불가능하다.

하지만 그런 나를 위해 저런 출입구가 존재하지 않는가?!

자궁까지 다이렉트로 들어갈 수 있는 통로가 있는 이상 기생 촉수인 내가 기생하지 못할 이유는 없다.

조금 너무 적절해서 의심스럽기는 하지만.. 좋은 게 좋은 거니까!

“클레어님! 이번엔 상단에서 선플라워를 보내왔어요. 하얀색의 잎을 가진 변종 선플라워라고 해요!”

곧바로 엘리제를 시켜 화이트선플라워(하얀 해바라기)로 모습을 변형한 나를 성녀에게 가져갔다.

“와아.. 하얀색 선플라워라니! 저 처음 봤어요!”

하얀 미소를 지으며 나를 살피는 성녀. 소문에 의하면 성녀는 자기 소유의 정원을 해바라기로 가득 채울 정도로 해바라기를 좋아한다고 들었다.

“성녀님만 괜찮으시다면 이걸 성녀님의 방에 장식해드리고 싶어요. 해바라기는 라키엘 교단의 성화이기도 하고 하얀색의 꽃잎이라서 더욱 신성해보이잖아요?”

“이런 귀한 꽃을.. 정말로 고마워요. 항상 엘리제 단장님에게는 선물만 받는 것 같네요.”

“아니에요. 성녀님. 오히려 제가 더 고마운걸요?”

“네?”

..너무 허술한 사람이라서 고마워 성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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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도 신비하고.. 잎도 하얘 정말 신기한 해바라기야.”

클레어는 가끔씩 꽃.. 나에게로 다가와 얼굴을 들이밀고 그 향취를 맡았다.

신성력을 파악하는 능력을 제외하고는 감지 능력 자체는 없는 것인지 나의 변형 상태를 눈치채지 못한다.

그 덕분에 본의 아니게 성녀가 하루종일 무엇을 하나 지켜볼 수 있게 되었는데. 아주 흥미로운 부분이 있었다.

“이번에는 너를 위한 목도리를 만들어 줄게, 아이사! 분명 마음에 들 걸? 헤헤.”

이노센티아의 가장 신성스러운 존재인 성녀.. 그녀의 취미는 십자수와 인형 놀이였다.

성녀의 나이가 아직 10대인 걸로 알고 있는데.. 그 나이 대의 귀족가 영애들은 보통 드레스나 화장품, 장식품을 모으는 취미를 가지거나 혹은 승마나 파티를 즐긴다.

그런 면에서 클레어의 취미는 소녀스러우면서 동시에 소소하다고 할 수 있었다.

성녀라는 이미지를 생각하면 조금 안 어울린다고 해야 할까?

똑- 똑-

“성녀님. 추기경 다이아나입니다. 들어가도 되겠습니까?”

“아앗! 잠..잠시만요!”

클레어 본인 역시 그것을 인지하고 있는 것인지 아니면 교단에서 이런 취미를 금지하기라도 하는 것인지 누군가 방문 할 때마다 허겁지겁 뜨개질 도구와 곰 인형들을 침대 밑에 숨기는 모습을 보였다.

늘 성녀로서 기품있는 모습만 보았었는데.. 허둥지둥 움직이다가 다시 아무 일도 없다는 듯이 성녀모드로 돌아가는 것이 조금은 귀엽기도 하다.

“네. 들어오세요.”

끼익-

문이 열리고 다이아나 추기경이 들어온다.

그 뒤로는 시녀처럼 뒤 따르는 신성수녀단의 단원들 몇몇이 보인다.

“성녀시여 점심기도 의식이 있습니다.”

“벌써 그런 시간이군요! 알았습니다. 바로 준비 할게요.”

클레어가 대답하자마자 고개를 숙인 추기경과 단원들이 다시 문을 닫고 나간다.

스륵-

한 꺼풀씩 옷을 벗기 시작하는 클레어.

성녀의 옷 갈아입는 모습이라는 아무래도 관심이 간다.

흠 그 너풀거리는 성녀복에 감춰진 몸매가 어떠려나.. 다른 때보다도 더욱 가까이 공간인지를 집중시키며 성녀의 몸을 살핀다.

“점심기도 의식은 파란색 옷이었으니까..”

진 파랑과 백색이 섞인 가운이 달린 몸매가 드러나며 끝이 퍼진 머메이드 스타일의 성녀복을 자신의 몸 위에 대는 것이 보인다.

솔직히 그 순간 나는 감탄하고 말았다.

여태까지 피부결이 좋은 에로프들은 수도 없이 보았지만 성녀의 피부는 잡티 하나 없는 백옥이라는 수식어를 뛰어 넘었다. 하얀 빛의 은은한 휘광을 두르고 있는 것 같다.

너무 피부가 깔끔하다는 표현이 아니다. 정말로 몸에서 빛이 나고 있어!

그러고 보니 신성력은 재생의 힘이기에 피부 미용에 효과가 있다는 실험 결과가 있었다.

신성력이 넘쳐나는 여 사제들의 경우 일부러 남자와 같이 근육을 키우지 않는 이상 대부분 미인이었다.

그런데 성녀처럼 방대한 신성력을 가지고 있다면 미인이 아닌 것이 이상한 것이다!

반짝이는 피부와 더불어 슬렌더 형의 체형에는 과하지도 모자르지도 않은 봉긋한 가슴과 함께 귀여운 핑크빛 유두가 슬쩍 비치고 엉덩이 역시 사과 모양으로 매우 이상적인 형태를 하고 있다.

정석적인 황금률의 표본이라고 해야 할 몸매다.

또 얼굴은 어떤가? 전에 가까이에서 봤던 것처럼 이미 인간계의 외모를 뛰어 넘었다.

흑빛의 검은 단발머리와 색이 깊은 사파이어 눈동자 오똑한 코와 입까지 연결되는 이목구비까지 완벽하다.

그야말로 성녀다운 외모. 저런 천사와 같은 소녀를 나 같은 기생촉수가 오염시켜도 되는 것일까라는 죄책감과 함께 반드시 오염시키고 싶다는 불경스러운 마음이 동시에 피어오른다.

“오늘 하루도 부족한 저와 이 나라의 모두를 보살펴주셔서 감사합니다. 라키엘님.”

잠자기 전 무릎을 꿇고 두 손을 말아 쥔 채 마지막 기도를 한 클레어는 기지개를 피며 하품을 한 후 침대에 누워 두 눈을 감았다.

잠시 후 피유- 하는 얕은 숨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할 때.

- 행동 개시다!

꿈틀-! 꿈틀-!

곧바로 해바라기의 모습을 해제하고 촉수가 되어 클레어의 침대로 도약한다!

[작품후기]

걱정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독자님들!

저는 괜찮습니다. 그저 시간이 조금 부족할 뿐이지요!(일이 너무 많아 ㅠㅠ!)

글이 천천히 올라갈 것 같기는 하지만 열심히 쓰고 있습니다!

장기적으로 가야 할 것 같군요.. 흠흠 하지만 꼭 독자님들에게 다른 시리즈물도 전부 보여드리고 싶습니다. 쓰고 싶은 건 많은데!

카린 외전에 관해선 사실 조금 써놓은 게 있긴 한데 마무리가 안 돼서 아마 성녀편 끝나고 번외로 나갈 것 같군요!

기대에 못 미칠 수도 있겠지만 한 번 선보여 보겠습니다!

- 항상 읽어주시는 독자님들 덕에 힘내서 글을 쓸 수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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