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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생촉수가 되었다-218화 (218/266)

--댓글들 확인했습니다!! 번외편 모으면 올리겠습니다!! 218회

Chapter 6 : 서큐버스의 ' '을 가진 성녀

“저주인가..”

바트레이는 클레어의 하복부, 자궁이 있는 부근에 떠오른 음문의 문양을 보고는 더 없이 심각한 표정을 지었다.

“하아.. 하악...”

클레어는 연신 거친 숨을 몰아쉬고 있었다.

마인족 중에서도 대마인의 범주에 드는 서큐버스 퀸 릴리스가 건 음문은 일반적인 음문과는 그 위력의 수준이 달랐다.

보통은 상대를 타락시키고 몸을 악마의 형태로 개조시키는 정도로 그치는 음문이지만 지금 클레어의 배에 새겨진 음문은 중간의 하트 무늬를 중심으로 악마의 날개 형상이 이중 삼중으로 겹쳐진 최상급의 음문이다.

“하우윽!! 끄흐윽..”

“이대로는 클레어가 죽는다.”

바트레이의 그 말처럼 클레어 전신에 있는 생명력은 빠르게 음문이 새겨진 자궁으로 빨려 들어가고 있었다. 서큐버스 퀸이 목숨 바쳐서 시전 한 음문은 클레어와 같은 어린 소녀가 견뎌낼 수 있는 종류의 것이 아니었다.

다만 클레어의 몸에 여분의 신성력이 남아 있어서 잠시라도 견딜 수 있을 뿐 이대로 시간이 지난다면 자궁에 모든 생명력이 빨려 미라와 같은 상태로 죽음을 맞이할 것이다.

“방법이 없겠나?”

평소의 그 답지 않은 조급함이 느껴지는 얼굴로 바트레이가 다이아나를 돌아보며 물었다.

아무리 절대적인 무력을 갖고 있는 그라고는 하지만 한 번도 저주와 같은 것에 걸려본 적이 없어 해주의 방법 따위는 알지 못했다.

“아아.. 이건 어렵습니다. 보통의 음문이라면 클레어님의 몸 안에 있는 잔류 신성력을 사용하여 결계를 쳐서 막아낸다면 된다지만 그 결계를 시전 하는 동안 저주의 매개체가 되는 클레어님의 자궁이 견뎌주지를 못합니다.”

“짧게 결론만.”

“..이대로라면 모아진 신성력과 생명력을 감당 못한 자궁이 폭발하게 될 것이고 그 때는 손을 쓸 방법이 사라져 버립니다.”

“매개체를 파괴해버린다면?”

“매개체인 자궁이 사라진다고 해도 음문의 저주가 사라지는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빈 공간으로 갈 곳을 잃은 생명력이 쏟아져 들어와 클레어님의 몸 전체를 불태울 것입니다.”

“...”

다이아나의 절망적인 상황 설명에 바트레이는 침묵에 잠기며 천천히 주변을 살피기 시작했다. 그리고는 꼬챙이에 넝마가 되어버린 채 그 자리에 고정되어 서있는 서큐버스 퀸 릴리스의 몸을 응시하고는 한 손으로 검을 뽑아 들며 입을 열었다.

“그럼 충분히 생명력을 감당해낼 수 있는 매개체가 존재한다면.. 결계를 칠 시간을 벌 수 있나?”

“그렇긴..합니다만. 사도시여?”

“저주를 봉인하는 성법진.. 그리고 신체이식술을 준비해라.”

신체이식술.. 그것은 이단심문관들이 신체의 일부분이 파손되거나 절단 되었을 때 규격에 맞는 사체의 신체를 이식하는 시술이었다.

아무리 죽은 사체의 육신이라지만 신성력은 재생력을 소생시키는 힘을 가지고 있기에 산사람에게 연결시킨 후 신성술을 사용해 소생하면 원래의 신체처럼 사용할 수 있게 된다.

지금 바트레이가 그 시술을 준비하라는 이유를 서큐버스 퀸 릴리스의 사체를 보고 알아챈 다이아나가 경악하여 다시금 바트레이를 돌아 보았지만.

저벅- 저벅-

바트레이는 이미 결정을 내리고 서큐버스 퀸의 사체가 있는 곳으로 걸음을 옮기고 있었다.

“성법 104장..”

결국 다이아나는 자신의 의지를 떨쳐 버리고 당장에 주어진 일을 수행하기 위해 성법진을 구축하기 시작했다. 성직자로서는 결코 해서는 안 될 일을 지금 시작하려고 하고 있었지만 다이아나는 성직자인 자신보다 성황과 바트레이의 도구인 자신 쪽을 택한 것이다.

척.

어느새 서큐버스 퀸의 사체 앞까지 도착한 바트레이는 가만히 그 시체를 쳐다봤다.

아름다웠던 퀸의 모습은 목도 사라지고 온 몸이 철검에 꽂혀 있어 그 전의 모습을 조금도 찾아볼 수 없다. 남자라면 안타까움을 느낄만한 모습이었지만 바트레이는 오로지 서큐버스 퀸의 하복부를 쳐다보고는 가볍게 검을 든 손을 가볍게 털었다.

서걱-!

툭.

그러자 서큐버스 퀸의 하복부에서 검붉은 고깃덩어리 하나가 튀어 나왔다.

놀랍게도 보이지 않는 속도로 검을 움직여 정확히 릴리스의 자궁만을 분리해낸 것이다.

바트레이의 손에 들린 원형의 고깃덩어리는 철검에 꿰뚫린 구멍 말고는 그 어느 것의 상처도 없었다. 가히 신기에 가까운 검술이라 할 수 있었다.

“..이대로는 못 쓰겠군.”

툭.. 툭..

핏물이 떨어지고 있는 자궁은 너무나도 손상이 심해 도저히 이식용으로 사용할 수 없는 상태로 보였다. 주인인 릴리스가 살아있다면 마기를 공급하여 재생할 수도 있겠지만 릴리스가 죽으며 마기가 끊기자 완전히 괴사 상태가 되어버린 것이다.

마기를 주입하지 않는 이상 재생은 불가능 하겠지만 이곳에서 마기를 다룰 수 있는 이라고는..

슈우우..-!

바트레이의 손에서부터 피어오른 검은 색의 기운이 손에 들린 릴리스의 자궁에 서리고.

두근..! 두근..!

상처 하나 없이 핑크빛으로 되돌아온 자궁이 마기를 머금고 고동치기 시작했다. 오히려 릴리스가 살아 있을 때보다도 활동적인 모습이다. 그만큼 주입된 마기가 최상급의 것이라는 증거이기도 했다.

어떻게 신성교국의 성검이라 불리는 자가 이런 마기를 다룰 수 있는 지 의문이 들 만한 장면이었지만 기절한 클레어는 물론이거니와 다이아나 역시 성법진을 연성하느라 정신이 없어 바트레이를 돌아볼 여유가 없었다.

저벅.

“가져왔다.”

태연하게 다이아나의 앞으로 돌아간 바트레이는 손에 쥔 자궁을 건넸다.

“이건.. 다행이군요. 혹여 손상이 심했다면 시도조차 못 했을 겁니다.”

“시술은 준비된건가?”

“네.. 준비는 완료되었습니다. 다만 이런 식의 성법진을 이용한 이식술은 전례가 없는 지라..”

“바로 시작해라. 보조하겠다.”

바트레이의 말에 깊은 한숨을 한 번 내쉰 다이아나는 눈을 빛내며 양 손에 신성력을 둘렀다. 그리고 이제는 숨조차 내쉬지 않고 식은땀을 흘리는 클레어의 머리를 자신의 무릎에 기대게 하고는 한 손을 클레어의 음문이 떠오른 하복부에 얹었다.

“절개가 필요한가?”

바트레이가 말하는 절개란 서큐버스 퀸 때와 마찬가지로 음문에 잠식된 자궁을 적출해내는 것을 의미했다.

“절개 작업이 필요하기는 하지만 지금은 아닙니다. 지금 클레어님의 자궁은 생명력이 들어찬 폭탄이나 다름없습니다.”

“어떻게 제거할 생각이지?”

“어렵기는 하겠지만.. 신성력으로 분리해서 질구를 통해 배출 해내야 할 것 같습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클레어님의 처녀막이 손상될 여지가 있습니다.”

다이아나의 설명에 바트레이는 말없이 클레어를 내려다보았다. 그 공허한 눈동자 위로 여러 가지 생각들이 스쳐지나가는 것이 보인다.

“그대로 진행해라.”

“신성력을 사용하지 못하게 되실 지도 모릅니다만..”

다이아나가 걱정하는 것은 성직자로서의 불능이 될 클레어였다.

“성녀가 되면.. 라키엘의 신성력을 전승받는다.”

단순한 한마디였지만 그것은 반드시 클레어를 성녀로 만들겠다는 의지가 담겨 있었다.

6명이나 되는 쟁쟁한 성녀 후보들 사이에서 성직자로서의 순결조차 갖추지 못한 클레어가 성녀가 될 확률은 현실적으로 턱 없이 낮다고 말할 수밖에 없겠지만 단언하는 바트레이의 모습을 보면 정말로 클레어가 성녀가 될 것만 같았다.

“알겠습니다.”

자신이 치료하는 것이 미래의 성녀란 생각으로 다이애나는 숨까지 참아가며 시술에 들어가기 시작했다.

위잉--!

첫 번째는 이미 생명력을 머금고 부풀어 있는 자궁의 제거. 신성력을 하복부 내로 침투시켜 자궁과 연결되어 있는 난관을 끊고 주변의 근육까지 떨어지게 만든 뒤 자궁만을 질 내를 통해 바깥으로 배출 해 낸다.

찌직..!

“흐끅!”

기절한 클레어가 신음을 흘릴 정도로 배출되는 자궁으로 인해 처녀막이 찢어지는 충격은 엄청났다. 그리고 동시에 그 작업을 이행하고 있는 다이아나의 이마에도 굵은 땀방울이 뚝뚝 떨어진다.

찔꺽..

“..사도시여!”

쩌저적-!

다이아나는 클레어의 음부를 통해 빠져나온 자궁을 보자마자 바트레이를 쳐다보며 외쳤다. 하얗게 발광하고 있는 자궁이 마치 곧 터질 폭탄처럼 보인다.

촤르륵-! 철그럭..!

그 순간 바트레이가 조종하는 사슬이 빠져 나온 자궁을 빈틈없이 속박한다. 조금의 빛이 새어나올 틈도 없이 사슬묶음이 된 자궁이 클레어의 다리 아래로 떨어진다.

“다음은?”

“이제 이식입니다. 서큐버스 퀸 릴리스의 자궁을 클레어님에게 이식 할 것입니다. 절개 작업이 필요한데.”

“바로 하지.”

슈욱-!

말이 끝남과 동시에 바트레이가 퀸 릴리스에게 행했던 것처럼 검을 휘두른다. 그러자 클레어의 하복부 위로 붉은 원이 생긴다. 다름 아닌 안쪽이 파인 자국이다. 피 한 방울 튀지 않을 정도로 매끄러운 절단면이 보인다.

그것에 놀라기도 잠시 다이애나는 서둘러 바트레이가 건넨 서큐버스 퀸 릴리스의 핑크빛 자궁을 손으로 받았다.

치이익..!

‘지독한 마기..!’

이미 신성력을 두르고 있음에도 손이 불타는 것 같은 통증이 느껴진다. 화상의 고통이란 상상을 초월하는 것이지만 다이아나는 이를 악물며 그대로 서큐버스 퀸의 자궁을 클레어의 하복부 안으로 집어넣고 신성력을 발휘하기 시작했다.

우우웅-!!

부글부글..!

서큐버스 퀸 릴리스의 자궁이 하복부의 파인 구멍으로 들어감과 동시에 그 위로 원형의 성법진이 나타난다.

성법진의 힘 덕분인지 아니면 신성력 그 자체의 재생력이 발동 한 것인지 하복부 위로 파인 부분의 혈액이 들끓으며 다시금 근육과 피부가 재생되기 시작했다.

"흐읍!"

..위이잉-!!

다이아나가 신성력을 쏟아 넣을 때마다 클레어의 복부 쪽 상처 부위가 눈에 띄게 아물어간다.

이제는 조금의 틈조차 찾아 보지 못할 정도로 깔끔하게 복부가 재생되고 다시 배 위로 음문의 문양이 빛을 발하기 시작했다.

"퀸 릴리스의 자궁에 반응하여.. 마..마기가!"

움찔-! 움찔-!

문제가 발생했다.

서큐버스 퀸의 자궁으로 대체하여 생명력이 폭주하는 것은 막았다지만 음문이 가지고 있는 두 번째 기능인 '타락'의 힘이 발동하기 시작한 것이다.

"캬아악.."

클레어의 입이 벌어지며 짐승과도 같은 기묘한 음성이 흘러나온다. 자세히보면 그 눈 주위로 자주색의 마기가 넘실거리며 속눈썹이 길어진 것 같은 현상과 함께 송곳니가 입술 틈사이로 튀어나오는 것이 보인다.

"마족화가 진행되고 있다. 뭔가 잘못 된 건가?"

"성..성법진이 서큐버스 퀸의 자궁이 발하는 마기를 버텨내지를 못 합니다. 이대로 있다가는 클레어님은 릴리스의 자궁에 몸을 지배 당해 새로운 서큐버스 퀸이 되어버릴 겁니다!"

"힘이 부족하다.."

스윽-

그 한 마디를 중얼거린 바트레이는 손을 움직여 성법진과 음문이 겹쳐져 있는 클레어의 하복부 위에 손바닥을 얹고는.

슈우욱...!

검은 색의 기운을 불어 넣어 성법진을 강제로 안정화시켰다.

"하아..하아.."

그러자 클레어의 호흡이 점차 진정되며 몸에 일어났던 변화들 역시 사그라 들어가기 시작했다. 마지막으로 성법진이 음문과 함께 사라지고 클레어의 복부에는 그 어떤 흔적도 없이 깔끔한 피부만이 비친다.

"..사..사도시여 당신은."

"다이아나 오늘 넌 두 가지를 잊는다. 첫째는 클레어에게 서큐버스 퀸의 자궁이 이식 되었다는 것. 둘째는.. 내가 마기를 사용한다는 것."

스릉-!

말을 멈춘 바트레이는 다이아나의 목에 검날을 들이밀며 다시 입을 열었다.

"수긍하겠다면 눈을 감아라."

"..."

덜덜 떨리는 눈동자로 바트레이를 바라보던 다이아나는 천천히 눈을 감았다. 오늘 일어난 일을 잊겠다는 표시였으며 라키엘과 신성교국을 완전히 배반하겠다는 증거였다.

"일을 마쳤으니 돌아가도록 하지."

철컥.

검을 수납한 바트레이는 기절해 있는 클레어를 등에 업었고 그대로 다이아나와 클레어 바트레이는 이노센티아 신성교국으로 복귀했다.

그 날 이후로 신성교국에는 한 가지 소문이 돌았다.

- 성녀 후보 클레어 이노센티아께서 교국민들을 걱정하여 이스터 영지를 점령한 서큐버스 퀸 릴리스와 맞서 싸웠다.

- 그로 인해 이단심문관 '이클립스'의 대원 대부분이 희생되었으며 성녀 후보 역시 서큐버스들의 공격으로 순결을 잃고 신성력을 잃었다.

- 그분이야말로 진정 성녀의 자리에 어울리지 않는가!

성직자로서 그리고 성녀 후보로서 순결을 잃어 신성력을 사용할 수 없다는 것은 매우큰 장애 요소였으나 교국민들과 교단의 성직자들에게는 그것이 큰 흠으로 느껴지지 않았다.

오히려 그런 희생을 치룬 클레어가 성녀 자리를 이어 받아 라키엘의 신성력을 얻는 것이 합당한 것이 아니냐는 의견들이 불길처럼 일어났다.

"신성제국 이노센티아의 성황으로서 선포하노라! 성녀 검증을 치룬 결과 클레어 이노센티아야 말로 실로 라키엘의 현신이자 태양의 성녀로서 합당할지니! 클레어 이노센티아에게 '싱'의 칭호를 전승하고 이노센티아의 '성녀'로 임명한다."

성황이 직접 교단의 모두가 모인 자리에서 성녀로서 성포하였고..

"저는 부족한 몸이고 성녀의 자리에 어울리지 않는 사람입니다. 하지만 성녀라는 막중한 책임이 따르는 위치를 수행하게 된 이상. 성녀로서 어울리는 사람이 되겠습니다."

소녀 클레어는 성녀 싱 클레어 이노센티아가 되었다.

[작품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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