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기생촉수가 되었다-205화 (205/266)

시험 끝! 이제 포상타임을 가져야 겠군요 후후 205회

장악

신성수녀단의 선발시험은 사제단 건물 앞 몽크들의 수련장에서 조촐하게 치러졌다.

“신성수녀단 선발시험의 결과를 발표하겠습니다.”

허나 결과 발표는 대신전에서 가장 화려하며 신성한 장소인 성녀궁에서 이루어졌다.

대신전의 잔류하는 모든 인원이 모여들었다 할 수 있으며 자리를 비운 성황 2사도 3사도를 제외하고는 중책을 맡고 있는 모든 성직자들이 모였다고 할 수 있었다.

이노센티아 제국에서 이번 신성수녀단과 신성사제단을 얼마나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는 지 알 수 있는 장면이었다.

“가장 먼저 선발시험에서 가장 우수한 성적을 받은 수석사제를 호명하겠습니다.”

발표는 자리를 비운 성황 대신 성녀 싱클레어 이노센티아가 맡았다.

태양의 성좌(聖座)에서 몸을 일으킨 성녀는 손에든 스크롤을 살피고는 그 곳에 적혀있는 이름을 불렀다.

“사제 엘리제. 축하합니다. 선발시험의 결과로 수석 사제로 임명되었습니다.”

짝짝짝-!

성녀의 부드러운 웃음과 함께 사방에서 우레와 같은 박수소리가 터져 나온다.

“엘리제? 저 아이가 누구 길래..”

“수녀원(고아원)출신인가? 4대가문의 후계자들을 제치고 수석을 차지하다니.”

성기사들과 몽크들 사이에서 수군거리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들이 보기에 엘리제라는 인물은 갑작스럽게 바지를 뚫고 드러난 송곳이나 다름없었다. 전혀 예상하지 못한 인물이 신성수녀단의 수장이라는 직책을 맡게 된 상황에 의아함과 걱정을 표하는 것이다.

“어쩌면 일곱 번째 사도가 될지도 모른다는 아이가 저 아이인가?”

“이런 자리가 처음 일 텐데.. 저렇게 의연한 모습이라니 확실히 보통의 아이들과 다른 부분이 있군요.”

대주교급의 인원들은 아란웬의 보고로 인해 이미 엘리제에 대해들은 바가 있기 때문인지 엘리제가 가문에 속해있지 않다거나 특별한 경력이 없다는 부분은 신경쓰지 않는 듯 했다.

그저 차기 ‘사도’가 될지도 모를 엘리제의 특징이나 성격 같은 것을 파악하려 노력했다.

“사제 엘리제. 앞으로 나와 신성수녀단 수석의 상징물을 받아 주세요.”

성녀의 호명에 낮은 자세로 고개를 숙이고 있던 엘리제가 자리에서 일어나며 성좌까지 이어지는 하얀 카펫을 천천히 걷기 시작했다.

엘리제와 마찬가지로 그 주변에서 고개를 숙이고 있던 선발시험통과자들은 눈동자만을 움직여 사뿐거리며 움직이는 엘리제의 다리를 보았다.

그들의 눈에 떠오른 감정은 선망과 부러움이다.

가문의 소속조차 아닌 평민이라 할 수 있는 엘리제가 자신들 머리 위에 서는 수석사제가 되었음에도 그들은 질투나 시기의 감정을 느낄 수 없었다.

그만큼 엘리제가 선발시험에서 보인 위용은 감히 범접할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흐윽.. 수석 자리는 내 것인데..”

“이렇게 된 이상.. 차석을 노리는 수밖엔 없어요!”

다만 몸을 덜덜 떨며 분해하거나 억울해 하는 소녀들은 있었다.

“당신이 사제 엘리제님이시군요. 어쩌면 오랫동안 저의 곁에서.. 앞으로 잘 부탁드려요.”

엘리제와 마주보고 선 성녀는 그렇게 속삭이며 손에든 목걸이를 들고 한 걸음씩 다가왔다. 수석사제로 임명된 자에게는 성녀가 직접 상징물을 하사하는 관례가 있었다.

- 이 아이가 라키엘의 성녀..

그 덕분에 엘리제에게 깃들어 있는 천주는 엘리제의 눈으로 성녀의 모습을 자세히 살필 수 있었다.

“그렇게 긴장하실 필요는 없어요. 저는 성녀라지만.. 사실은 별 볼일도 없는 평범한 여자애인걸요?”

뒤로 돌며 목걸이를 채워주는 성녀는 그렇게 말했지만 엘리제와 천주 모두 성녀가 평범한 여자애라고는 생각 치 않았다.

그녀가 정말로 평범한 여자애 정도의 성격을 가지고 있다고 한들 그 외양이 일반인과는 다르다.

검은 머리색, 뚜렷한 이목구비, 성녀의 복장 그 모든 것들 역시 성녀로서의 이미지를 더해주기는 하지만 그저 추가적인 요소들일 뿐이다.

진짜는 성녀의 두 눈. 푸른 바다와 같으면서도 깊은 심해처럼 보이는 코발트블루 색상의 두 눈동자는 보고 있으면 왠지 모르게 위축감이 들게 한다. 눈앞에 있는 것은 마음씨 여린 소녀였지만 그 내부에 있는 ‘무언가’가 시선을 마주치는 것 같다.

- 엘레노어가 말했지.. 성녀는 라키엘의 통로이며 라키엘의 그릇이라고.

천주는 자신이 엘리제의 눈동자를 통해 주변을 보는 것처럼 라키엘 역시 성녀를 매개체로 주변을 보고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이제 됐네요 상징이 잘 어울리..”

와락-.

“..?”

갑작스럽게 성녀를 끌어안는 엘리제. 주변에 있던 성기사들이 눈을 부릅뜨며 검 쪽에 손을 갖다 댄다. 아무리 선발시험의 수석사제라 할지라도 이노센티아 교국의 전부라 할 수 있는 성녀에 비할 바는 아니었다.

“사제 엘리제 당장 떨어져라!”

스윽-

가장 근처에 있던 3사도 직속의 성기사장이 검을 들려고 할 때 성녀가 손을 들며 저지했다.

그리고 엘리제에게 시선을 옮긴 성녀는 엘리제를 마주 안으며 천천히 입을 열어 말했다.

“앞으로 저의 곁에서.. 말 상대가 되어주시겠어요? 궁금한 게 아주 많답니다. 엘리제.”

“오히려 제가 청하고 싶은 내용인걸요? 성녀님.”

화목하기 그지없는 장면.

엘리제가 성녀를 끌어안은 순간 귓가에 속삭인 말 한마디로 인해 성녀는 엘리제를 조금은 더 신뢰하게 되었다.

...사도 엘레노어님이 자신이 돌아갈 때까지 성녀님의 곁에서 외롭지 않게 해달라고 하셨습니다.

그렇게 말하며 엘리제는 ‘클레어’라는.. 엘레노어가 성녀를 부르는 애칭을 입에 담았다.

그 순간 성녀는 엘리제를 믿을 수밖에 없었다.

자신을 클레어라 부르는 이는 오직 절친한 친우인 6사도 엘레노어 뿐이었다.

- 엘레노어가 이쪽에 있는 덕분에 일이 쉬워지겠어.

이런 엘리제의 모든 행동은 천주가 지시 한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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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님 어머님 그간 평안하셨나요?

저는 매우매우 잘 지내고 있어요! 그리고 매우매우 바쁘게 지내고 있기도 하고요!

일단 이걸 읽기 전에 심호흡을 하시는 게 좋을 거예요!

놀라지 마세요.. 제가 신성수녀단 선발시험에 통과했어요!

다른 유력한 가문의 참가자들도 넘쳐났는데 제가 그 사람들을 이기고 단원이 되었다구요!

이 편지를 잡고 환호성을 지르실 아버님 어머님의 모습이 절로 보이는 것 같아요.

하지만 아직 완전히 안심하기는 일러요.

들어보니 신성수녀단의 정식 단원이 되기 위해서는 몇 주간의 교육을 거쳐야 한다고 하더라고요. 거기서 성적이 좋지 못하면 떨어질 수 있다고 하니.. 열심히 해야 할 것 같아요.

그 어려운 선발시험도 통과했는데 그까짓 교육 간단하게 통과할 것이니 걱정하실 필요는 없어요! 헤헤..

그나저나 선발시험을 보고 난 후에는 신성수녀단 전용의 수련원 숙소에서 생활했는데 놀라운 일들이 많았어요!

가장 첫 번째는 수석사제님과 제가 같은 방을 쓰게 된 거예요.

수석사제가 뭔가 하시겠죠?

간단해요. 수석사제는 선발시험에서 가장 높은 점수를 받은 사람을 의미하는 거예요. 나중에 신성수녀단의 단장이 될 지도 모르는 사람이죠.

그런 엄청난 사람과 같은 방이 되었답니다.

처음에는 엄청 긴장했어요. 4대 가문의 분들도 고위 가문의 품격이라던가 왠지 모르게 벽이 느껴지는데 그런 사람들을 가볍게 이기고 1등을 한 분이라니.. 엄청 무섭거나 혹 평단원인 저를 하찮게 여기지는 않을지 걱정했는데.

전부 괜한 걱정이었어요.

[ 잘 부탁드려요. 엘리제라고 해요. 혹 같이 생활하면서 불편한 부분이 생기시면 말씀해주세요. ]

마주치자마자 완전히 굳어 있던 저에게 수석사제님은 이렇게 말씀하시고는 천사와 같은 미소로 웃으며 상냥한 목소리로 저를 다독여 주셨어요!

그 뒤에는 수석사제님과 두런두런 이야기를 나누며 짐을 정리했는데 수석사제님은 무려 녹색마경이라는 헤르바 밀림에서 견습사제 생활을 보냈다고 해요. 과연 그런 위험한 장소에서 라키엘님께 기도를 올리고 충실하게 지내셨으니.. 그 엄청난 신성력은 당연할지도 모르겠어요.

그래도 헤르바 밀림이라는 공부하기에는 척박한 환경에서 지내셨으니까!

혹시라도.. 신성력 이론 과목이나 역사 수업을 어려워하시면 제가 도와드리려고 했는데..

[ 신성력이 발현되는 과정은 신체를 타고 흐르는 신성력이 빠른 속도로 이동하며 생기는 열로 인해.. ]

괜한 참견이었어요.

놀랍게도 수석 사제님은 이노센티아의 역사와 신성력 이론에 대해 완전히 꿰뚫고 있는 것처럼 자세히 알고 계셨어요.

역사 수업은 엄하기로 유명한 3대 추기경 중 한 분이신 다이아나 화이트우드님이 맡으셨는데도 수석 사제님의 총명함에 칭찬의 말만을 입에 담으셨어요.

그런데 조금 신기한 게 수업 내용은 현 성녀님이 싱클레어 이노센티아 님의 개인적인 업적 같은 것을 공부하는 것이었는데 수석사제님은 그런 걸 어떻게 전부 알고 계시는 걸까요?

수석 사제님의 지식에 다이아나 추기경님도 깜짝 놀라실 정도였어요!

어쨌든 수석사제님은 엄청난 분이시랍니다.

상냥하면서도 아름답고.. 뭐든지 잘하는.. 그런 분이예요!

신성수녀단의 단장이라면 이런 사람이다! 라는 느낌이라고 할까요?

수석사제님과 같은 분이 제 룸메이트라는 사실에 제가 다 자랑스러울 정도라고요?

최근에는 수석사제님과 가끔씩 티타임을 갖는데 수석 사제님이 직접 타주시는 차..

끼익-!

“안나? 뭘 그렇게 즐겁게 적고 계신 건가요?”

“앗..!?”

갑자기 등 뒤 쪽에서 들려온 목소리에 화들짝 놀란 안나는 반사적으로 고개를 돌리며 품 안에 편지를 숨겼다.

탁-

“이런. 제가 방해한 것 같네요.”

그렇게 말하며 상냥한 미소를 짓는 소녀.

신성수녀단 단원에게 지급되는 하얀 케이프가 달린 수녀복을 입고 있으며 그 드러난 목선에는 ‘수석’을 상징하는 황금색 태양의 목걸이가 걸려 있다.

이 목걸이를 가지고 있는 존재는 이 수련원에서 단 한 명뿐이다.

“수석 사제님.. 여긴 어쩐 일로?”

“어쩐 일이라.. 이곳은 안나와 저 두 사람의 방이 아니었던가요?”

엘리제의 반문에 안나는 아차하며 고개를 저었다.

스스로 생각하기에도 너무나 바보 같은 질문을 해버린 것이다.

엘리제와는 같은 수련원의 동급생이라 할 수 있지만 엘리제가 ‘수석’의 지위를 가지고 있는 만큼 차석을 제외한 모든 신성수녀단원은 엘리제에게 무례를 범할 수 없었다.

“성투술 교육이 끝나서 돌아왔어요. 보아하니 안나는 오후 수업이 없는 것 같네요. 너무 부러워요.”

다행히 엘리제는 별로 신경 쓰지 않는 듯 했다. 들고 온 찻잔을 안나의 테이블 위에 내려 놓으며 그 옆자리에 있는 의자에 앉았다.

“성투술이라면.. 5사도님의 수업 말씀이신가요?”

안나는 눈치껏 엘리제가 꺼낸 화제에 맞추기로 했다.

“네. 성투술은 성권님이 진행하시는데.. 아무래도 기준이 높으신 분인지라 다른 단원분들이 힘들어 하시더라고요. 조금은 친절하게 가르쳐주시면 모두 즐겁게 수련을 할 텐데 조금 아쉽다고 해야 할까요?”

“아하하.. 5사도님 유명하시죠. 그런 점에서 수석사제님은 대단하세요. 5사제님이 수석 사제님의 성투술을 보고 ‘인간 같지 않은 움직임이다’라고 칭찬하셨다고 들었어요! 분명 인간을 뛰어넘을 정도로 대단한..”

덥썩-!

“꺄앗..수..수석사제님?”

갑자기 자신의 손목을 잡아채며 숨결이 닿을 정도로 얼굴을 들이댄 엘리제의 행동에 안나는 새된 비명을 지르며 눈을 크게 떴다.

그런 안나를 보며 장난스러운 미소를 띤 엘리제는 천천히 입을 열어 말했다.

“벌써 한달이나 같이 지냈는데.. 언제까지 수석사제님이라고 부르실 건가요? 안나. 제 이름은 수석사제가 아니라 엘.리.제 세 글자예요?”

“그..그렇지만 수석사제님은 수석이신데 저 같은 평단원하고는 다른..”

“아직 단장이 된 건 아니죠. 그러니 불러 봐요 엘리제!”

“으으.. 엘..엘리..엘리..”

안나는 ‘엘리제’라는 그 단어를 말하기가 버거운 것인지 같은 얼굴을 붉히며 같은 음절을 반복했다. 그 모습이 불쌍하게 보이기도 했지만 엘리제는 조금도 물러설 생각이 없는 지 안나를 지그시 쳐다봤다.

“엘리제..님!”

“흐음. 님이 조금 거슬리기는 하지만 지금은 이걸로 만족할게요. 자 제 이름을 불러준 보상이에요. 안나.”

스윽-

엘리제는 탁자에 올려놓았던 찻잔 중 하나를 안나에게 내밀었다.

찻잔 안에 담긴 보라색의 액체가 찰랑인다. 안나는 가만히 찻물을 내려다보다가 엘리제에게 감사의 의미로 고개를 숙인 후 찻잔을 입에 대며 홀짝였다.

보라색의 정체를 알 수 없는 찻물이란 거부감이 들기 마련이지만 이미 몇 번이고 엘리제와 티타임을 가지며 차를 마신 안나는 망설임 없이 차를 마셨다.

“하아..”

탁.

안나가 잔을 내려놓자 마찬가지로 잔을 내려놓은 엘리제는 어딘지 모르게 몽롱해 보이는 안나를 보며 희미한 미소와 함께 입을 열었다.

“안나. 혹시 저와 몇 번의 티타임을 가졌는지 기억하시나요?”

“수석사제.. 엘리제님과요?”

“네. 저와.”

상기된 얼굴로 손가락을 꼼지락 거리며 수를 세던 안나는 희미한 미소를 띠고 있는 엘리제를 쳐다보며 대답했다.

“3일에 한 번이니까.. 10번이에요.”

“흐음.. 70퍼센트 정도인가요..”

“70퍼센트..요?”

“별 거 아니에요. 안나. 남은 차를 전부 마시세요. ‘명령’이에요.”

엘리제가 말하자 고개를 끄덕인 안나는 두 손으로 찻잔을 들어 그대로 위를 쳐다보며 남은 찻물을 입 안에 털어 쏟아 넣었다.

꿀꺽- 꿀꺽-

본디 차란 조금씩 음미하며 마시는 것이고 찻물이 뜨거운 편인데도 안나는 조금의 고통스러워하는 기색도 없이 뜨거운 찻물을 전부 들이켰다.

툭..

“하아.. 하아..”

모든 차를 마신 안나의 상태가 어딘지 이상하다.

열감기에라도 걸린 것처럼 얼굴이 붉어져 있으며 그 이마에는 굵은 땀방울이 맺혀 흘렀다. 그리고 오렌지색의 땋은 머리 아래로 보이는 갈색의 눈동자에 은은한 보라색 빛이 흐른다.

“제가 착각한 것 같아요. 80퍼센트가 맞았네요.”

엘리제는 그런 안나를 보며 중얼거렸다. 눈은 안나를 보고 있지만 그 말을 하는 대상은 안나가 아닌 것 같았다. 엘리제는 자리에서 일어나더니 안나를 내려다보며 말했다.

“안나. 제 앞으로 와서 무릎을 꿇으세요. ‘명령’이에요.”

“네..”

차를 마시라고 했을 때와 마찬가지로 안나는 넋이 나가있는 얼굴로 엘리제의 앞으로 가서 무릎 꿇었다.

“조금 더 가까이.”

안나의 코끝이 정확히 엘리제의 사타구니 바로 근처까지 닿았을 때 엘리제는 안나에게 멈추라는 명령을 다시 내렸다.

“간식을 먹을 시간이에요. 안나. 흐으응..!”

돌연 신음성을 흘리는 엘리제..

불루욱..!

매끈하며 하얀 천으로 뒤덮여 있는 사타구니의 천이 내부에서 부풀어 오르는 무언가로 인해 불룩하니 튀어나온다. 마치 창끝처럼 곡선을 그리며 위로 솟아오른 그것은 안나의 코 바로 옆에 얹어진다.

“하아.. 하아..”

안나의 호흡은 점차 빨라지며..

“하악.. 하악..!”

마치 동물의 숨소리처럼 거칠어진다. 안나는 자신의 얼굴 위에 위치한 천으로 가려진 ‘무언가’에 코를 가까이 대며 내부에서 흘러나오는 냄새를 음미했다.

“하앙.. 안나.. 주인님을 맞이하는 거예요.”

“주..주인님..!”

“제 치마를 걷으세요.”

엘리제의 말에 아쉬운 듯이 불룩 튀어나와 있는 천부분에서 얼굴을 거둔 안나는 두 손을 움직여 엘리제의 사제복 치마 아랫단을 잡으며 그대로 천천히 위쪽으로 천을 걷어 올렸다.

스륵-

하얀 치마가 올라가며 엘리제의 유려한 곡선의 다리가 드러난다. 발목 부근에서부터 시작된 노출은 점차 범위를 키워나가며 종아리와 탱탱한 허벅지를 지나 엘리제의 은밀한 사타구니 부위까지 이어진다.

-피잉-!

“아..!”

마치 튕겨나오 듯이 천을 부풀렸던 물체의 정체가 드러난다.

움찔.. 움찔..

살이 도톰하게 오른 채 물을 흘려가며 뻐끔거리는 균열의 위 음핵이 있을 자리에..

스윽- 스윽-

..여자에게는 존재하지 않을 두껍고 커다란 육봉이 흔들리고 있었다.

“주인님께서 잔뜩.. 흥분하셨어요. 보이나요. 엘리제?”

안나에게 건네는 엘리제의 말처럼 수컷을 상징하는 생식기에는 두꺼운 힘줄이 돋아 있으며 두터운 귀두 끝 요도 구멍에서는 투명한 액이 흘러내리며 꽃이 꿀을 흘리는 것처럼 매우 음란한 향취가 새어나오고 있었다.

그것은 수컷의 생식기였지만 적어도 일반적인 인간의 성기와는 달랐다.

그 색상부터가 밀가루 반죽 덩어리처럼 하얀색이었으며 마치 혼자서 의지를 갖고 살아있는 것처럼 꿈틀거리며 자신의 존재감을 과시했다.

“안나. 주인님께서 기다리고 계세요. 자! 어서요..!”

엘리제는 잔뜩 발정이 난 것 같은 얼굴로 육봉을 안나의 얼굴 앞에 들이댔다. 그것을 보고 있던 안나는 천천히 그 작은 입을 열며..

“쪼오옵! 쪼옵! 하우웁! 쬬옥..!”

한껏 육봉의 귀두 부분을 물며 추잡한 소리와 함께 힘껏 귀두를 빨아들이기 시작했다. 마치 얼굴 전체가 육봉에 달라붙어 있는 것처럼 볼을 홀쭉하게 만들고 문어의 빨판처럼 입 내부로 귀두를 쥐어짜듯이 빨아들인다.

“쬬오옵! 쬬오옵!”

“흐으응-! 처..처음에는 어설프게 할짝이는 게 고작이었는데.. 그런 쬭쬭거리는 소리를 내면서 주인님을 빨 수 있게 되다니.. 하으응! 정말 훌륭해요..! 당장이라도 ‘간식’이 나와 버릴 것 같네요.”

육봉과 감각이 연결되어 있는 엘리제는 연신 상스러운 신음소리를 흘리며 안나를 칭찬했다. 그런 엘리제의 엉덩이는 육봉을 통해 정해지는 쾌감 때문인지 한껏 조여진 채 연신 엉덩이 구멍이 벌름거리고 있었고 고의인지 무의식적으로 그러는 것인지 엘리제는 천천히 허리를 흔들며 안나가 빨아들이는 것에 맞춰 육봉의 끝을 안나의 입안으로 밀어넣고 있었다.

“응그윽! 아..안나앗!”

덥썩-!

“..!”

더 이상 참지 못한 엘리제가 안나의 정수리를 양 손으로 잡음과 동시에 크게 허리를 내밀며 두꺼운 육봉을 안나의 입안 끝까지 밀어 넣었다.

“으브으읏!!!”

“아으응-! 목구멍 따듯하게 조여와서..! 기분 좋아요옷!!”

찔꺽-! 찔꺽-! 찔꺽-!

큰 육봉이 목구멍을 넘어서 박혀 들어옴에 양 볼이 부풀려진 안나의 얼굴이 괴상하게 일그러지며 그 동공이 위쪽으로 돌아갔지만 이미 발정이 난 엘리제는 안나의 상태는 신경 쓰지도 않는 것인지 거칠게 피스톤 질 하며 안나의 휘어지는 목구멍을 이용해 자위를 시작했다.

“츄부웃! 츄붑! 츄붑!”

안나의 입 안과 목 너머에서 흘러나온 미끈거리는 타액으로 인해 기름칠을 한 것처럼 번들거리는 기다란 육봉이 귀두 끝까지 나왔다가 다시 뿌리까지 한 번에 들어가기를 반복한다.

“하앙.. 하앙! 안나의 목보지 너무 좋아서엇.. 저.. 저 나올.. 나올 것 같.. 응으으윽!!”

쑤커억-!

밀려오는 사정감에 눈이 뒤집힌 엘리제는 안나의 식도 깊숙이 자지를 박아 넣으며 그대로 엉덩이를 조이며 요도구멍을 열고..

-울컥-! 울컥-!

-푸슈우우웃!!

안나의 몸속으로 마그마처럼 끓어오른 정액을 쏟아 부었다.

퓨부웃-! 퓨우웃-!

“아기이잇.. 나..나오는 거어..! 안 멈춰어엇..!!”

꿀럭-! 꿀럭-!

한 번 요도 구멍에서 뿜어지기 시작한 걸쭉한 액체는 고장 난 수도꼭지처럼 멈출 줄을 몰랐다. 엘리제는 정신을 잃을 것 같은 아찔한 쾌감 속에서도 앞으로 넘어질 것처럼 허리를 내민 채 두 손으로는 안나의 머리를 강하게 잡아 완전히 고정시켰다.

뷰루우웃-! 울컥..! 울컥..!!

“...”

마치 오줌을 싸는 것처럼 안나의 내장으로 정액을 분출하는 엘리제. 그런 폭력적인 사정을 당하고 있는 안나는 이미 눈을 뒤집어 깐 채 기절해있는 상태였다.

꿀럭.. 꿀럭..

움찔.. 움찔..!

그러는 사이에도 안나의 위장에는 걸쭉한 백탁액이 차곡차곡 쌓여 복부를 부풀리고 있었다. 사제복의 배 부분이 불룩하게 올라오며 임신이라도 한 것 마냥 커졌을 때.

쑤우욱-..!

“아으응.. 기분.. 좋았어요.”

안나의 입에서 타액과 정액으로 덧칠된 육봉이 빠져 나왔다.

“콜록..! 콜록..!”

입을 막고 있던 두꺼운 막대가 사라지자 안나는 의식을 잃은 상태에서도 반사적으로 기침을 내뱉으며 안에 있는 내용물을 토해내려고 했다.

덥썩-!

그런 안나의 얼굴을 엘리제가 재빠르게 붙잡으며 그대로 위를 보게끔 안나의 고개를 들고 턱을 붙잡아 다물게 만든다.

“주인님께서 하사한 ‘간식’인데 토해내려고 하다니 말도 안 돼요?”

“오브읏.. 오븝..”

“그대로 삼키는 거예요.”

결국 단 한 방울의 정액도 뱉어내지 못하게 되었고 위에서 아래로 쏠리는 중력에 의해 정액은 전부 식도를 타고 위장으로 내려간다.

뚝.. 뚝..

마지막 방울까지 물 항아리처럼 부풀어 있는 위장에 도착하자.

꿈틀.. 꿈틀..

안나의 위장 속에 쌓인 액체들이 요동치며 마치 수 백 마리의 실지렁이와 같이 꿈틀거리기 시작한다. 처음에는 액체 상태였지만 점점 시간이 흐르며 뚜렷한 형체를 지닌 지렁이와 같은 생물체로 변화하는 것 이었다!

꿈틀-! 꿈틀-!

지렁이들은 곧장 대장 내의 붉은 육벽에 달라붙으며 그대로 파고들 듯이 침투하여 혈관을 따라 한 장소로 모이기 시작했다.

그것은 안나의 단전 아래 사타구니 쪽.

정확히는 음부의 균열 위쪽에 있는 클리토리스의 뒷부분으로 몰려들고 있었다.

스르륵..-!

침투를 통해 음핵이 있는 육벽 아래까지 도달한 하얀색의 실지렁이들은 그대로 녹으며 흡수된다. 사라진 것은 아니다. 흡수된 실지렁이.. 미세촉수 액체들은 그대로 음핵의 공알까지 도달했다.

“으그으윽!!”

갑자기 입가에 거품을 물은 안나가 몸을 들썩 거리며 발작을 일으키자 자애로운 얼굴을 한 엘리제가 자신의 무릎 위에 안나의 머리를 눕히며 그 복부를 부드럽게 손으로 쓸어내렸다.

“전부 소화시키는 거예요. 안나 그것으로 주인님의 축복을 받을 수 있으니까.. 분명 라키엘 따위를 믿는 것보다 행복할거예요. 후훗.”

“으그극! 응그윽..!”

움찔.. 움찔..!

시간이 흐를수록 안나의 복부는 점차 줄어들었고 그만큼 음핵까지 도달한 지렁이들의 숫자가 증가했다.

두근.. 두근..-!

꿈틀.. 꿈틀..-!

미세한 힘줄이 돋으며 점차 부풀어 오르기 시작한 안나의 클리토리스는 땅을 뚫고 솟아오르는 새싹처럼 점점 더 커지며..-!

쑤우우욱-!

“응기이익-!”

안나의 괴성과 함께 완전히 남자의 생식기로 완성된다.

안나의 사타구니 쪽에는 엘리제가 허리를 내밀었을 때와 마찬가지로 불룩한 막대의 형태가 천을 밀어내며 튀어나와 있었다.

“좋은 형태로 완성되었네요. 안나. 발기를 억제할 때까지는 시간이 걸리겠지만.. 앞으로 함께 주인님을 위해 힘내보자고요?”

“아으옥.. 오옷!..”

엘리제의 웃음소리와 함께 안나의 미세한 신음소리가 방 안을 가득 채웠다.

[작품후기]

신성수녀단이 후타 수녀단이 될 수도..

아 음부는 그대로 남아있습니다. 클리토리스만 후타화 된 거라..

+ 차를 마시게 한 건 뇌를 조종하기 위해서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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