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라임 임신 물을 이것으로 끝 본편 스토리 진행갑니다 182회
성국에 드리우는 그림자
스스슷...
빠른 속도로 언덕을 지나고 있지만 풀이 쓸리는 소리 밖에는 나지 않는다. 달빛마저 없었다면 달려 나가는 검은 인영의 모습을 인지하기 어려웠을 것이다.
‘저곳이 용사들이 거주하는 저택..’
수 킬로미터 밖에 있는 건물이었지만 먼 곳을 보는 데 특화된 엘프의 시야. 그리고 그보다도 더욱 강화된 에로프의 시야로 시온은 어두운 잔디밭 위에 세워진 건물을 확인했다.
‘조금 속도를 줄여야겠어. 빛의 용사들은 어떤 힘을 지니고 있을지 모르니까..’
저벅.
혹시라도 빛의 용사들이 자신을 감지할 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시온은 속도를 줄이며 자신의 기척을 더욱 은밀하게 감췄다.
‘기척..!’
홱!
“뭐야..?”
사뿐거리는 걸음으로 점차 저택에 가까워지고 있을 때 시온은 주변에서 느껴진 움직임에 곧바로 고개를 돌리며 움직임이 감지된 방향을 훑었다. 하지만 어둠과 넓게 펼쳐진 잔디밭만이 보일 뿐 그 누구의 모습도 찾아볼 수 없다.
‘분명.. 기척이 느껴졌는데.. 기분 탓?’
크롱!
“..?”
어린 짐승의 울음소리와도 같은 새되고 높은 음의 소리에 시선을 내리자 왠 도마뱀이 자신을 올려다보고 있는 것이 아닌가?
‘도마뱀.. 아니 조금 다른데? 카멜레온? 몸은 악어처럼 생겼고..이게 뭐지?’
손바닥에 올려놓으면 적당할 정도의 크기인 카멜레온은 기묘한 음성으로 시온, 자신을 보며 으르렁 거리고 있었다. 나름대로 위협을 하려는 것 같았지만 아무리 봐도 귀엽기만 할 뿐 전혀 위협적으로 느껴지지 않는다.
“방금 전에 느껴진 기척이 너야? 왜 나를 보며 공격하려는 거야?”
크롱! 크롱!
여전히 알아들을 수 없는 울음소리로 사납게 짖기만 하는 카멜레온을 보며 시온 역시 얼굴을 찌푸렸다.
‘이 손바닥만 한 게.. 이렇게 시간을 낭비할 때가 아니지. 어서 주인님에 대한 정보를 수집하러 가야 돼.’
그렇게 생각하며 시온은 등을 돌리며 걸음을 옮기려고 했다.
그 때 한 가지 생각이 스쳐 지나갔다.
‘잠깐.. 왜 저 녀석의 강함을 파악할 수 없었던 거지?’
모든 변이체 특수개체들은 기본적으로 공간인지를 스킬을 가지고 태어난다. 다만 그 범위의 규모만 다를 뿐 바로 앞까지 다가온 대상을 인지하는 것은 가장 약한 변이체인 알파(고블린)도 가능하다는 소리다.
감지가 되지 않는 경우는 두 가지 뿐이다. 집단의식에서 자신보다 상위로 인정되는 개체일 경우와 자신보다 강할 경우에 그렇다.
‘위험..!’
휙-!!
콰앙-!
본능적인 감각으로 튕기듯이 서있던 자리에서 물러난 시온은 자신이 있던 자리에 폭탄이라도 터진 것처럼 깊은 구덩이가 생긴 것을 보고는 전신을 긴장시켰다.
‘맞았다면 치명상이었어..!’
크롱! 크롱!
구덩이에서 기어 나온 작은 마수는 시온을 보며 다시금 귀여운 울음을 터트렸다. 허나 그걸 듣고 있는 시온은 전혀 귀엽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다. 외양이 어떻든 간에 상대는 자신이 감지 할 수도 없는 강력한 마수인 것이다.
‘움직임이 보이지도 않았어.. 다음 번 공격을 피한다는 보장 역시 없다.’
스르륵...
상황 파악을 끝낸 시온의 몸이 검게 물들며 마치 검은 안개와 같은 형상으로 변하기 시작했다.
이것은 시온이 특수개체로서 가진 ‘악령화’라는 능력이다.
에로프들 사이에 ‘본체주인님’ 줄여서 본주라 불리는 촉수 군주는 모판 세실리아의 자궁 속에서 딱히 할 만한 일이 없었고 여유시간을 북수림을 촉수수림으로 만들자는 계획을 실행시켰다.
그렇게 북수림 전체를 점액으로 덮고 생물들의 영양분을 포식하는 과정에서 세기도 어려운 엄청난 양의 양분 포인트를 얻었고 촉수 건물을 지기도 하다가 결국 남는 양분 포인트를 전 에로프의 특수 개체화 프로젝트에 투자한 것이다.
하나의 군단에서 부대의 상위 간부에 올라가 있는 시온이 그 혜택에서 제외될 리 없었다.
그렇게 해서 얻게 된 악령화 능력.. 물리공격에 면역이 상태가 되며 기체와 같은 실체 덕분에 자유로운 비행 및 이동이 가능하다.
거기에 더해 이런 밤 같은 어두운 공간이라면 모습이 제대로 보이지도 않는다.
쐐애액- 콰아앙-!
..하지만 이 카멜레온 마수는 어둠 속에서도 정확히 시온의 형상을 인지하고 총알 같은 속도로 박치기를 가해왔다.
크롱?
분명 시온의 몸에 자신의 공격을 적중시켰음에도 그대로 검은 안개를 통과해 애꿎은 땅에 머리를 박자 작은 마수는 시온을 돌아보며 의아함을 담은 울음을 흘렸다.
“푸하하! 네가 아무리 빠르고 강력하게 공격해도 공격을 맞추지 못하는 이상 내 상대는 되지 못해!”
전에 보였던 조신한 모습이 연기라고 생각될 정도로 시온은 호탕한 웃음을 터트리며 마수를 비꼬았다. 사실 시온은 청초하며 얌전할 것 같은 외모와는 다르게 전투에 있어 매우 호전적인 성격이었다.
크롱! 크롱!
작은 마수는 분하다는 듯이 그 자리에서 몇 번이고 폴짝거리더니 갑자기 멈춰서 시온을 노려보며 눈을 빛내기 시작했다. 단순히 눈동자가 달빛을 반사하여 빛나는 것이 아닌 실제로 보라색의 기운이 모여 들며 발광하기 시작한다.
지이이잉-!!
마수의 눈으로부터 나오는 보라색의 광선..
“미친..!”
시온은 욕지거리를 내뱉으며 그 자리에서 곧바로 피했지만..
쩌저적-! 파각..!
자신이 서있던 자리는 물론이고 몸에 두르고 있던 검은 안개의 일부도 돌조각이 되어 부셔진다.
크롱!
작은 마수의 능력이란 단순히 물리력만 있던 것이 아니었다. 보는 대상을 석화시킬 수 있는 석화의 마안. 원래의 크기로는 한 지대를 천천히 석화시키는 능력이었지만 크기가 줄어들며 광선이 되어서 닿은 대상을 순식간에 돌조각으로 만들어버리는 괴랄한 능력이 되었다.
지이잉-! 쩌저적!
지이잉-! 쩌적..!
‘너..너무 빨라..!’
심지어 발사하는 속도 역시 기관총처럼 연사가 가능해졌다. 시온이 빠른 이동속도로 피하고는 있다지만 시선을 맞추는 순간 발사되는 광선의 속도는 초 단위보다도 빨라서 점차 피하는 것에 무리가 가고 있다.
“하아.. 하아..”
크롱!
지쳐서 악령화가 풀린 상태로 숨을 몰아쉬는 시온을 보며 의기양양한 울음을 터트린 작은 마수.. 바실이는 그대로 마안을 발동시키려고 했다.
“그만 둬. 같은 편이니까.”
크롱?
그 순간 바실이와 시온이 있는 주변에서 미성숙한 목소리와 함께 한 소년이 걸어온다.
“놀라운걸.. 너 작아져서 오라고 했더니 그 덩치를 이렇게나 줄인 거야?”
크롱! 크롱!
소년을 발견한 바실이는 주인을 만난 강아지처럼 혀를 헥헥거리며 달려가 그 품에 쏙 안겼다.
‘누구..?’
대체 언제 다가온 거일까? 방금 전까지만 해도 시온, 자신과 마수 단 둘이 있었을 뿐인데.. 시온은 숨을 고르며 소년의 모습을 살폈다.
주변의 어둠과 동화될 정도로 짙은 검은 색의 머리카락과 하얀 이마 위로 작게 난 뿔. 그 아래에서 자수정처럼 보라색의 자안이 치명적인 빛깔로 빛난다.
크롱~
“그래, 그래. 반갑다.”
소년은 애완동물을 다루는 것처럼 위험천만한 마수의 머리를 쓰다듬는다.
‘잠깐.. 용사들은 모두 외모가 뛰어나고 특별한 힘을 가지고 있다고 했었다.. 저런 마수를 가볍게 다룰 수 있는 능력이 있는 게 틀림 없어!’
척--!
시온은 단도를 겨누며 소년에게 외쳤다.
“그 괴물에게 명령해서 날 공격한 게 너구나! 그렇지 용사?”
“뭐..?”
그에 잠시 어이가 없다는 표정으로 시온을 빤히 쳐다보던 소년.. 루토는 배를 움켜잡으며 웃음을 터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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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사..그래 용사는 맞긴 하지. 하핫!”
“날.. 비웃는 거냐?”
시온이 불쾌하다는 듯 표정을 찡그리며 물었다. 순간 어이가 없기도 했지만 시온의 입장에서 나를 못 알아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
시온이 본 나는 기껏해야 보라색의 촉수일 뿐일테고 이 모습은 처음일 것이다. 설령 공간인지를 사용한다고 해도 본체가 다루는 집단의식의 등급에서 특수개체인 시온과 초월체인 나는 격이 다르다.
나는 시온을 감지할 수 있어도 시온은 날 감지할 수 없는 것이다.
시온에게 나는 자신을 공격한 마수.. 바실이의 주인 정도. 혹은 저택에서 사는 용사 a 정도로 인식하고 있을 것이다.
그나저나 시온을 완전히 잊고 있었네.. 심지어 한서희의 용사명인 ‘시온’하고도 같은 이름을 가지고 있는데 서희,수아,하연이에게 관심을 쏟고 있었더니 완전히 까먹고 있었다.
도시에서 방치해뒀는데 어떻게 지냈으려나.. 그러고 보니 내가 빠져 나갔는데 자궁 안에 새로운 분열체가 들어가 있는 것을 보면 주변에 다른 에로프나 특수개체가 있는 모양인 것 같은데.. 흐음.
“아 미안미안. 그래서 왜 찾아왔어?”
“용사들에게 용건이 있다. 용사인가.. 너는?”
“그렇지 용사지 용사. 저 저택에서도 지내고 있고.. 그래서 용건이 뭘까? 이런 밤중에 찾아온 걸 보면 좋은 일은 아닌 것 같은데.”
나의 물음에 시온은 잠시 시선을 피하며 고민하는 것 같더니 결정을 내린 듯 나를 응시하며 말했다.
“최근 마경에서 복귀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혹시 마경 안에서 보라색의 몸체를 지닌 그러니까.. 뱀 같은 ‘분’이나 아니면 기다랗고 꿈틀거리는 촉수 같은 ‘분’을 보았나..?”
..그래, 뱀 같이 생긴 분, 촉수 같이 생긴 분. 그거 아무리 생각해도 마물을 표현하는 말들인 것 같은데 만약 나와 관련되지 않은 용사가 들었다면 단번에 사악한 마물과 한 편이냐며 의심을 당해도 할 말이 없을 것이다.
시온 역시 자신이 한 말들이 위험성을 가졌다는 것을 인식하고 있는 지 한 손으로는 단도의 손잡이를 만지작거리고 있다.
방금 바실이와의 접전으로 바실이의 주인인 내가 결코 만만하지 않다는 것은 시온 역시 알고 있을 텐데도 용사라고 생각하는 나에게 이런 걸 묻다니.. 그만큼 간절하다는 걸까?
기다리게 한 시온에게는 조금 미안하다. 연기는 여기까지 하기로 했다.
“당연히 알고 있지.”
“정..정말인가?! 알고 있어?”
“응, 네가 말하는 그 모든 것들 나니까.”
“헤엑?”
바보 같은 표정을 지으며 얼빠진 음성을 흘리는 시온, 확인 사살로 손을 들어 그 위로 보라색의 점액을 생성하는 것 까지 보여준다.
“죄..죄송합니다 주인님! 미천한 종복이 주인님을 알아보지 못하고..흐으윽.. 죽음으로 이 죗값을..!”
“아니 죽음까지야.. 죗값은 다른 걸로 치루고 일단 얼굴 좀 들어줄래?”
“네넷!”
그 짧은 순간에 눈물을 얼마나 쏟은 것인지 얼굴이 울상이다.
긴 검은 머리와 촉수 생명체 특유의 보라색 눈동자.. 이명이 한서희와 같지만 닮은 것은 긴 검은 머리 정도일까? 한서희가 앙칼진 고양이 같은 인상이라면 이쪽은 청초하고 명문 높은 가문의 얌전한 아가씨처럼 생겼다.
끝이 살짝 처진 눈매와 눈동자 밑에 눈물점이 매력적이다.
그와 상반되게 검은 야행복 위로 드러나는 몸매는 폭발적인 육체미를 과시하고 있지만.
“그래도 괄괄한 성격은 조금 비슷한가?”
“아우으..주..주인님. 그건!”
크롱! 크롱!
시온은 자신의 얌전하지 못한 모습을 내게 보였다는 사실에 볼을 붉혔고 바실이는 내 어깨에서 이미 다 봤다며 나에게 고자질 해댔다. 그런 바실이에게 나 몰래 째릿 시선을 보내는 시온을 보고 있자니 피식 웃음이 나온다.
“너무 주눅들어 있을 필요 없어. 오히려 방치해놓은 내가 미안하지.”
“주..주인님! 그렇지만 주인님에게 건방지게..!”
“그럼 부탁 하나만 들어 줄래?”
“네! 무엇이든!”
귀를 축 늘어트리고 있다가 나의 말에 벌떡 일어나며 시온은 호기롭게 외쳤다. 거짓말이 아니라 저택으로 가서 용사들의 목을 따오라고 해도 달려 나갈 기세다.
역시 에로프들.. 나에 대한 충성심 하나만큼은 대단하다.
저렇게 나오니 미안하기는 하지만..
스륵..
나는 자리에서 일어나 곧바로 바지를 내렸다.
피잉-!
천이 미쳐 다 내려가기도 전에 팽팽하게 발기된 남성기가 참지 못하고 고개를 치켜든다.
“미안하지만.. 사실 이 쪽의 처리를 하지 못해서 말이야.”
“설..설마 저에게 처리를..!”
“안 될까?”
나의 말에 멍하니 자신의 코앞까지 다가온 거근을 보던 시온은 꿀꺽 침을 삼키더니..
“흐아으..!”
털썩-!
“시..시온?”
괴상한 신음성을 흘리며 절정하는 표정을 지으며 주저앉는다. 아직 아무것도 안했는데..?!
자세히 보니 허벅지와 허벅지 사이 사타구니가 흠뻑 젖어 있으며 지금도 투명한 애액이 조금씩 뿜어지고 있다.
“주..주인님의 물건을 보고 냄새를 맡은 것도 너무 행복한 일인데.. 심지어 저의 몸을 써주시겠다니.. 상상한 것만으로도 저 가버렸어요오.. 죄..죄송합니다! 바로 발정해서 주인님 앞에서 천박하게.. 가버리다니.. 죄송해요!”
“아니 괜찮으니까. 일단 하면서 이야기할까?”
“네엣!”
잠시 후 점액으로 만들어낸 의자에 내가 앉고 시온이 내 다리 사이에서 무릎을 꿇고 열심히 입으로 애무를 하기 시작한다.
“그러니까 엘로아랑 레나 그리고 루나까지도.. 전부 날 기다리고 있다고?”
“츄루웁.. 하으..네. 지금 주인님을 보고 싶으시다고.. 오븟.. 기다리구 계셔요. 츄르읍.. 제가 가서 말하면 바로 여기로 달려오실..츄르읍..하아.. 거에요!”
“아니 그건 안 돼.”
나 역시도 엘로아나 레나를 보고 싶은 것 역시 사실이다.
그리고 나를 아버지로 생각하는 루나 역시도.. 어떻게 지냈는지 궁금하다.
하지만 내가 그들과 접촉했을 때 주변에는 뭐라고 할 말이 없다. 굳이 몰래 만난다면 가능하겠지만 이왕이면 자유로운 공간에서 길게 이야기를 나누고 싶다.
아마 인간의 모습이 된 날 보면 에로프들이 엄청나게 놀라지 않을까?
“위치만 알려줘 틈이 생기면 찾아갈 테니까.”
“아읏..네..쮸우웁..”
“나올 것 같아.”
쪼오옵-!
퓨부우웃!
내가 싸준 정액을 입 안 한가득 받아낸 시온은 맛을 음미하며 삼키고는 요도와 귀두에 묻은 정액까지 한 방울도 남김없이 빨아들인 뒤 매우 만족한 얼굴로 돌아갔다.
크롱! 크롱!
“맞다 너도 있었지. 일단 돌아가자.”
정확히 용사들이 신성 제국으로 돌아가기 전 날인 2일 뒤 나는 에로프들이 있는 곳을 찾아갔다.
[작품후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