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운날에는 다들 건강을 잘 챙기셔야 합니다! 안그럼 저처럼 이상해져버릴 지도 몰라요..! 87회
성창녀로서...
철그럭.. 철그럭..
쇠와 쇠가 맞물리는 소리가 호수의 주변을 가득 채운다. 신성제국 병사 특유의 사슬 갑옷이 흔들리는 소리와 크루세이더들이 걸친 판금 갑주가 부딪치는 소리가 대부분이다.
얼마 전까지는 휴식을 취하기 위해 간편화된 갑옷을 걸치고 입던 상황에서 지금은 모두가 전투를 대비하기 위한 중무장을 하고 있다. 명령을 내리는 간부들도 굳은 표정으로 병사들에게 지시를 내리고 있다.
그들이 하는 일은 바로 진지의 정리. 뱀의 궤적 호수 주변을 정리하며 전투에 필요한 짐들을 챙기고 있다.
상층부에서 내려온 ‘계시를 이행할 준비를 하라’는 절대명령 때문이다.
사도인 엘레노어가 공언했다. 이 밀림의 앞에 있는 것이 분명 신이 계시를 내린 처리해야만 하는 일대 대적이라고... 매일 밤 이어지던 마녀들의 습격으로 지쳐있던 성군들에게는 차라리 희소식이라고 할만 했다.
계시의 적을 처리한다면 다시 집으로 돌아갈 수 있을 테니!
“빨리 빨리 움직여!”
“내일 당장 출전이다!”
다들 제대로 수면을 취하지 못해 지치고 힘든 상태에서도 부지런하게 움직일 수 있는 원동력은 신에 대한 믿음과 가족들을 다시 볼 희망 덕분이었다.
신상 옆에 위치한 막사. 사도가 거주하고 있기에 일반병사는 컨여 개미 한 마리 얼씬 거리지 않는 막사 안에서.
-스윽. 스윽..
엘레노어는 성창을 닦고 있었다. 간이 침상 위에 걸터앉아 갑옷을 입은 채로 한 손으로는 창대를 잡고 다른 손으로는 천을 들어 성창 대를 닦는다. 그 눈빛은 고요하면서도 동시에 무엇을 생각하는 지 알 수 없는 깊이가 있었다.
-스윽.. 스윽..
허나 이 모습을 잠시만 쳐다본다면 엘레노어의 행동이 어딘가 이상하다는 것을 눈치 챌 것이다. 손은 일정하게 움직이며 계속해서 같은 부분을 닦는다. 그 부분이 특히나 더러워서? 아니다. 오히려 계속된 손질로 그 무늬가 반짝 거릴 정도로 깨끗하다.
평소 엘레노어는 이런 식으로 성창을 닦지 않는다. 신이 내려주신 무기이기에 그 밑에서부터 끝까지 섬세하게 손질한다. 지금 하는 것은 손질 축에도 끼지 못한다.
자세히 보면 엘레노어의 눈동자는 눈앞에 있는 성창을 쳐다보고 있지도 않았다.
‘왜 날뛰지 않는 거지..? 평소에는 시도 때도 없이 내 안에서 날뛰던 녀석이 어째서..’
엘레노어가 신경 쓰고 있는 것은 오로지 배 안에 있는 333호 뿐이었다. 근래에 들어 배 안에 있던 333호는 갑자기 죽기라도 한 것인지 그 행동을 멈췄다. 혹시 충분한 식량을 준 건가 싶어 밥을 굶어보기도 했지만 그럼에도 미동조차 하지 않았다.
‘가끔씩 배 주위에 신성력을 깔아보기도 했는데.. 그래서 설마 죽은 건가?’
“죽었다면..”
다행이다. 그토록 자신을 괴롭히고 천박하게만 만들던 마물, 오점이 사라졌다는 의미일테니까.
‘그런데 왜 계속.. 신경 쓰이는 거지?’
지금도 그렇다. 엉덩이가 무겁고 온 신경이 항문 주위에 쏠려 있다. 이완하며 열려졌다가 수축하며 오므려지는 그 움직임이 너무나도 선명하게 느껴진다.
신경을 쓸 때면 그 반복 운동은 더욱 빨라지고.. 한 번의 반복이 이뤄질 때마다 구멍의 주위로부터 시작해서 둔부 그 전체로 열기가 조금씩 쌓여만 간다. 그 열기는 아래쪽 음부로부터 하복부까지 이어져 계속 몸 안을 간질거리게 만든다.
옷을 갈아입을 때 다리사이 부분의 판금 부위가 끈적한 흰 액체로 젖어있었던 경우도 있었다. 엘레노어 자신은 땀 때문에 그런 것이라고 변명했지만.
“그래! 혹시라도 마물이 남아있으면..! 전투 중에 신경이 쓰일지도 모르니까.. 그래서!”
누군가에게 하는 지 알 수 없는 변명을 외친 그녀는 다시 한 숨을 내쉬고는 창대를 닦기 시작했다. 허나 이내 멍한 눈빛으로 같은 부위를 닦는 것을 반복한다. 그 사색이 깨진 것은.
-사락.
“언니, 계세요.. 아!? 무기 손질하고 있었구나- 죄송해요! 말이 없으셔서.. 기다리다가 들어왔는데.”
붉은 머리의 여기사 칸나가 막사 안으로 들어왔다. 칸나는 엘레노어가 창을 닦는 모습을 보고는 뒷머리를 긁적이며 엘레노어에게 사정을 설명했다. 평소 엘레노어가 무기를 손질할 때 얼마나 집중하는지 알고 있기에 그런 것이다.
허나 엘레노어는 흠칫 놀라며 칸나와 성창을 반복해서 쳐다보더니 성창을 옆으로 숨겼다.
“아니 괜찮아. 무슨 일이야.. 혹시 군단장이 나를 부른 거니?”
“네! 맞아요. 그 대머리 아저씨 자꾸 귀찮게 언니를 부르니 마니.. 감히 사도인 언니를!”
“아니야 군단장은 잘못이 없어. 내가 보자고 한 거니까..”
“언니가요?!”
화들짝 놀라는 칸나의 모습에 엘레노어는 작게 고개를 끄덕이며 말을 이었다.
“적들이 있는 정확한 위치를 확인해야 하니까.. 성법을 활용해서 내가 느낀 지역을 확인해보기로 했어. 전쟁의 첫 번째는 적의 수준을 파악하는 거니까. 그럼.”
자리에서 일어난 엘레노어는 막사를 나가려고 걸음을 옮겼고 칸나가 그 뒤를 황급히 따라간다. 엘레노어가 향하는 장소는 회의가 이뤄지는 간부들의 중앙 막사였다.
“사도님 오셨습니까? 허허 준비를 모두 마쳐놨습니다!”
옆집 아저씨처럼 반기는 오스틴 군단장의 뒤로 거대한 사각 테이블이 설치되어 있다.
평소에는 각 간부들이 자리를 잡고 앉아 지도를 펼쳐서 작전 회의를 하거나 혹은 회의 내용과 관련된 양피지 같은 것이 놓여 있는 책상의 위에는 태양의 문양을 형상화한 기묘한 도형과 무늬들이 가득하다.
그것은 마법사들이 마법진에 그리는 언어는 아니면서도 뜻이 존재하는 도형과 닮아있다. 다른 점이라면 모두 라키엘 신전의 게시된 성언과 관련된 도형이라는 점이다.
그 테이블의 각 모서리 부분으로 순백의 로브를 입은 빛의 신의 사제들이 서있었다.
“신전 내 성법의 대부분을 숙지하고 계신 사도님이라면 아시겠지만.. 이것은 성법 82장에 서술되어 있는 ‘태양의눈’을 시전 하는 ‘성령진’입니다. 손을 올리시면 사도님이 원하는 지점이 보일 것입니다.”
“바로 시작하지.”
옆에 있는 사제의 말을 들으며 답한 엘레노어는 곧바로 성령진 위로 손을 뻗고 두 눈을 감았다. 수 천 수 만 명이 발하는 신성력의 총량을 보유하고 있는 사도들 중 1인이기에 더 넓은 범위를 세밀하게 관찰 할 수 있다.
파지직-! 스파크가 튀기며 설정한 지역의 허공 위로 빛의 눈동자가 생긴다.
단 한 개로도 수 십 명의 사제가 힘을 합쳐 유지해야 할 빛의 눈을 엘레노어는 수 십 개나 만들어낸다. 그 덕분에 더 넓은 지역을 한 눈에 볼 수 있으며 각 부분을 자세하게 살필 수 있다.
꿈틀..! 꿈틀..!
그리고 눈들의 밑으로 있는 것은 보라색의 촉수지대. 살아있는 것처럼 맥박 치는 보랏빛 땅과 그 위로 높게 솟아 있는 기괴한 형태의 식물체. 그리고 자세히 봐야지만 보이는 거대한 애벌레 같은 마물.
으득..
“사..사도님?”
엘레노어가 이를 갈자 옆에 있던 사제가 놀라서 외친다.
“아니.. 아무것도 아니다.”
‘틀림없어.. 내 배 안에 있는 마물하고 동일한 종류의 것이다..’
이걸로 확실해졌다. 저곳이 배 안의 마물이 온 근본이며 저곳을 파헤쳐야만 이 마물의 근본을 찾아낼 수 있을 것이다.
엘레노어는 마음을 다시 바로잡으며 점액대지의 각 부분과 적군의 병력실태를 파악했다.
“밤의 습격해온 마녀들로 추정되는 비행 마물체가 수 백 기정도. 그리고 그 외에는 별다른 전투형 마물은 안보이지만 각 땅과 식물..로 추정되는 구조물에 붙어 있는 뱀과 같은 마물이 보인다.”
“사도님.. 저도 시야를 공유해도 되겠습니까?”
오스틴이 간절한 눈으로 물어온다. 다른 이라면 모를까 그는 군단장이다. 전장을 살필 권한 정도는 있는 것이다. 엘레노어는 눈짓으로 성령진에 손을 올리라고 표현하고는 사도에게만 허락된 신성력을 잠시 동안 오스틴에게 공유했다.
파지직-!!
수 십 개의 눈으로 보는 시야가 오스틴에게 공유되고 잠시 동안 마른 침만을 삼키던 오스틴이 떨리는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이건.. 끔찍하군요. 대륙에 있는 마경들을 보았던 적도 있지만.. 이 저주받은 장소는 그런 마경들보다도 더욱.. 오오 라키엘이시여!”
오스틴은 쉽게 말을 잇지 못하고 연신 자신들의 신만을 찾았다. 사도인 엘레노어가 너무나 담담한 목소리로 말하길래 일반적인 숲에 있는 마물을 생각했지만 달랐다. 점액대지는 그 자체만으로 일대의 마물이며 마경이다.
오히려 오스틴이 일반적인 반응이고 무덤덤한 엘레노어가 이상했다.
‘저게 그렇게 끔찍한 건가..?’
처리해야 될 마물이라는 생각은 들었어도 딱히 징그럽다거나 혐오감이 든다는 감상은 솔직히 말해 느끼지 못했다. 어쩌면 하도 저런 생김새의 것을 배출하며 눈으로 보았기 때문에 익숙해진 것일지도 모른다고 엘레노어는 생각했다.
엘레노어는 그런 생각 자체가 이미 정상인과 달라졌다는 것을 눈치 채지 못했다.
“원래는 성군을 진격시켜 곧바로 적을 퇴치하려는 생각이었습니다만.. 저런 기괴한 마물이라면 다른 방법으로 접근해야 할지도 모르겠습니다..?”
“아니, 오히려 저 마물이기에 쉽게 처리할 수 있을 거다.”
“사도님이 하시는 말씀이시니 이유가 있겠습니다만.. 혹시 그 이유가 뭔지 여쭤 봐도 되겠습니까?”
‘그 이유야 당연히..’
뱃속에 있는 마물이 몸에 뿌리를 내리려고 할 때마다 신성력을 일으켜 태울 수 있었다. 당연히 이 마물과 비슷해 보이는 성분인 저 점액대지 역시 신성력이 잘 통하지 않겠는가.
허나 이 답은 당연히도 할 수 없다.
“지난 번 거대 개미 마물과의 전투에서 후미에 있던 특이한 마물을 보았다. 드라이어드와 유사하면서도.. 보랏빛이며 촉수가 달려 있었지. 내가 던진 성창에 깃든 신성력에 닿자마자 녹아서 사라졌다. 분명 저 점액대지에 있는 것들과 비슷한 마물이라고 생각되니 신성력에 취약할 것이다.”
“오오! 사도님의 말씀을 들어보니 일리가 있는 것 같습니다. 라키엘께서 지정하신 적을 처치하는 것이 응당 그 적을 처리하기 쉬운 힘을 내리셨겠지요.. 아아 우리의 모신께선 어디까지 내다보시는 것인지..”
신성군단의 막사에서 군단장인 오스틴의 신성찬양이 시작 되고 있을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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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꾼쮸님! 점액대지 허공에 눈 같은 것이 생겼어요! 처리 할까요?”
플로라가 황급히 두 손을 들고 나를 올려다보며 외쳤다.
[ 아니 냅둬. 이미 보고 있으니까.. 그나저나 잘 됐네. ]
“네?”
나의 말에 플로가 고개를 갸웃하며 의아함을 담아 쳐다보다가 이내 이유를 깨달았는지 ‘아!’라는 탄성을 내뱉으며 손바닥을 주먹으로 가볍게 친다.
“확실히 꾼쮸님의 계획대로라면..”
그렇다. 모든 준비가 끝난 상태에서 적들이 어떻게 이 곳 점액대지의 모습을 확인하게 하나 고민하고 있던 찰나에 저런 탐색 기술이 있을 줄이야 아주 잘 됐다!
아니었다면 픽시를 한 부대 끌고 가서 조금의 희생을 치루더라도 적들을 유인해왔어야 할텐데.. 이렇게 직접 눈알을 보내 이곳을 확인해주다니. 참고로 아무리 살펴봐야 보이는 것이라곤 풀어놓은 분열체 몇 마리와 날아다니는 픽시들 뿐일 거다.
그 외에는 뭐 보라색 땅에 보라색 식물에.. 보라색에 보라색.. 그래 보라색뿐이다.
어쨌든 적군에게 이곳이 생각외로 비어있다는 사실만을 인지시켜주 는 것이 중요하다. 조금이라도 승산을 높이기 위해선 점액 대지 위에서 싸우는 것이 좋으니까.
매일 밤 픽시를 보내 신경을 긁어놓기도 했고 뒤로 빠질 구역이 없다는 것도 확인했으니.. 적들은 분명 점액 대지까지 ‘선공’을 가할 확률이 높다.
문제는.. 그 무시무시한 일기당천의 성창을 든 여기사인데.
-채앵! 창!
-슈욱!!
지금 내 앞에서 그 해결책이 답을 보여주고 있다.
-꿈틀-!
전신의 검은색 슈트를 입은 엘로아의 등 뒤로 12개의 촉수꼬리가 살랑거린다. 겉으로 보기에는 물컹거리는 소재의 촉수 꼬리지만 실제로는 수 백 개의 촉수가 압축된 덩어리의 결정체다.
-쐐애액!!
빗살처럼 빠르며
-콰아앙!!
땅바닥을 박살내버릴 정도로 강력하다.
무려 그런 촉수 꼬리를 12개나 다루는 엘로아. 과거 9개의 꼬리를 휘둘러 잠시나마 아렌을 막았던 그 시절에서 특수개체가 되고 촉수를 다루는 숙련도를 쌓아 12개의 꼬리를 다룰 수 있게 되었다고 한다.
촉수슈트의 색 역시 엘로아 특유의 촉수가 섞여서 그런지 검은 빛깔이며 머리까지 덮은 부분은 마치 짐승의 귀와 같은 것이 두 개 자라나 있다.
“죽어엇!”
그리고 그런 엘로아를 향해 붉은 트윈테일을 흔들며 손을 휘두르는 소녀. 분명히 대련이라고 말했을 뿐인데도 그 눈빛은 붉게 보일 정도로 살벌하다.
-부우웅!!
소녀의 작은 주먹은 아래로 향할수록 점점 커지며 종래에는 거대한 보랏빛 망치로 변해 공기를 찢으며 강하게 내려친다. 아무리 돌덩어리라도 가루가 되어버릴 것 같은 위력이었지만 엘로아는 6개의 촉수 꼬리를 뭉쳐 그 주먹 망치를.
-콰아앙!
“씨이..!”
무리 없이 받아낸다. 슬라임화 했던 손을 회수하는 델피아의 표정이 분해 죽겠다는 표정이다. 엘로아가 12개 전부를 사용하지 않고 단 6개의 촉수꼬리 만으로 공격을 막아낸 것을 보고 화가난 것 같았다.
사실상 6개를 놀릴 여력이 있다는 뜻이었으니 1대1이었다면 그대로 반격을 당했을 것이다.
그렇다 1대1 이었다면.
-슈우욱!
엘로아의 나머지 6개의 꼬리는 뒤 쪽을 향해 솟구치며 허공을 연속해서 찔러댄다.
-티잉! 팅! 챙! 채챙!
분명 아무것도 없는 허공이건만 촉수꼬리가 찔러갈 때마다 금속이 부딪치는 소리가 나며 점차 그 형태가 드러난다.
“하아..하아.. 어떻게 안거야? 엘로아는 대단하네.”
쉼호흡을 하며 모습을 드러낸 것은 에메랄드 머릿결의 암살복은 입은 레나였다. 그 두 손은 날카로운 너클을 낀 것처럼 촉수가 변형되어 장착해 있다.
“사실 몰랐어. 그래도 왠지 감각으로 이 근처에 있을 거라고 생각하고 촉수를 찔러본거야. 어디든 공격하면 한 대쯤은 맞지 않을까..하고.”
“흐음. 대련이라 아쉽네. 장기전이었으면 조금 여유를 갖고 기회를 노렸을 텐데.”
-슈르륵.
“봐줘. 레나가 작정하고 숨으면 그건 그것대로 무서운 걸..!”
엘로아는 촉수슈트를 벗어내고는 몸서리를 치며 레나에게 말했다. 그 모습에서 방금 전까지 전투를 능숙하게 지배하던 전사의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
[ 고생했어. 엘로아. ]
“아.. 주인님.”
내가 말을 걸자 엘로아는 좋아하는 사람을 앞에 둔 소녀처럼 시선을 맞추지 못하고 볼을 붉혔다. 최상위 수준의 미녀가 그런 모습을 나에게 보인다는 것만으로도 감지덕지할 것이지만 나는 엘로아가 보인 성과 그 자체에 놀라서 미모에는 눈을 둘 수 없었다.
설마 같은 특수개체인 델피아랑 레나 2대1을 상대로 가볍게 이기다니.
“나도 타이탄 탑승하면! 잘 싸울 수 있는 거얼..!”
물론 델피아의 말처럼 특수능력인 ‘촉수기수’를 사용하지 못한 점도 감안하긴 해야하지만 엘로아 역시 ‘촉수군단’을 사용하지 못했다는 걸 생각하면.. 일단 기본적인 전투능력은 과거에 보았던 특수개체 이전인 아렌을 뛰어넘은 것 같다.
[ 이 정도라면 충분히 그 창 든 여자를 감당할 수 있겠어. ]
“창을 든 여자요..?”
[ 응, 적 인간 군대에 섞인 괴물 같은 여자가 있거든.. 조금 상대하기 버거워서 말이야. ]
그런 나의 말에 ‘흐음’하며 잠시 생각하던 엘로아는 눈웃음을 지으며 나에게 속삭였다.
“어떤 여자든 저보다는 못할 거예요. 주인님. 저만 믿으세요.”
[ 그.. 그래? ]
분명 응원하는 말인 것 같음에도 어딘지 모를 살벌한 분위기에 나도 모르게 말을 더듬었다. 엘로아에게 이런 면이 있었다니.. 델피아나 레나가 놀라지 않는 것을 보면 평소에도 이런 거 아니야?
“우씨! 다시 해 엘로아.. 탄이를 불러와서..!”
“으음, 그럼 나도 촉수군단을 가볍게 불러 와도 될까, 델피아?”
엘로아의 말에 계산을 하는 것처럼 잠시 눈을 굴리던 델피아는.
“다..다음에 뜨자.”
깨갱하면서 물러났다.
[작품후기]
날씨가 더운거얼.. 흑
전 더위에 너무 약한 것 같습니다. 아아 신이시여 더위를 이겨내어 신사들을 만족할 아이디어를 내려주소서..!!
+루나를 언제 먹나 궁금해하시는 분들이 있는데 지금 당장은 계획에 없습니다.(잡혀갈지도 모른다고요 소근소근)
+ 당장 계획된 건 엘레노어 침투 조교랑 청장미 기사단 배신 타락 정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