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기생촉수가 되었다-86화 (86/266)

야간 알바하고와서 왠지 잠이 안와서 한 편을 쓰다보니 오후3 시 지금 자면 대체 몇시에 일어나는 걸까요! 제길 ㅠㅠ! 86회

성창녀로서...

[ 그래도 대화는 나눴잖아..? 뒤에 변이체들 보는데 여왕님이 이러면 어떻게 해? 엘로아. ]

“달라! 다르단 말이에요! 그냥 대화만 나누는 거랑 주인님이 제 안에 있는 거랑!”

[ 응? ]

고개를 저으며 외치는 엘로아의 말을 들으며 나는 어리둥절했다. 이미 엘로아의 몸 안에는 분열체가 있는 상태고 그 몸 자체가 특수개체가 되면서 항상 나랑 집단의식으로 묶여 있어서 연결되어 있는 느낌이 들 텐데..

“전에 주인님의 의식이 제 안에 있을 때는.. 항상 함께 있는 것 같아서 안이 가득차서 행복한 느낌인데다가.. 또! 제가 잘한 일이 있을 때마다 바로바로 주인님이 칭찬 해주셨는데 아무리 열심히 해도 주인님 목소리는 안 들리고..흐윽!”

[ 아, 미안해! 내가 다 잘 못했어! ]

마치 어린 아내를 달래는 남편처럼 울먹거리는 엘로아의 눈가를 닦아주고 코까지 한 번 풀게하고 나서야 조금은 진정한 것인지 훌쩍거리는 것을 멈춘다. 그대로 가만히 엘로아를 안아주고 있자..

“아! 뭐야! 엘로아만 치사해! 나도 주인님!”

그어어!!

아.. 안 된다! 델피아 니가 움직이면 너랑 ‘촉수 기수’로 연결되어 있는 타이탄이..!

쿵! 쿵! 쿵!

[ 멈.. 멈춰! 델피아! ]

한 걸음씩 그 거구를 가지고 성큼 성큼 다가오는 타이탄을 보며 나는 황급히 사념파를 쏘았다. 다행히 그 자리에 멈춰서는 타이탄. 타이탄의 대머리 위에서 뿔에 몸을 기대고 팔짱을 낀 채 볼을 부풀리고 불만스럽게 쳐다보는 델피아의 모습이 보인다.

하마터면 변이체 군단 앞에서 그 주인인 내가 찌그러지는 모습을 보일 뻔 했다 그럴수는 없지!

사뿐.

“주인님, 임시 전투 대장직을 맡고 있는 레나 인사드립니다.”

[ 오, 레나! ]

감정적인 두 사람과는 다르게 레나는 상사를 보는 부하직원처럼 차분한 모습으로 다가와 나에게 고개를 숙이며 인사했다. 과거에는 엘로아, 델피아, 레나 셋 중에서 가장 부끄러움을 많이 타던 레나였는데 지금에 와서는 가장 차분하며 어른스러운 모습을 보인다.

엘로아 역시 내가 없을 때는 훌륭한 여왕으로서의 위엄있는 모습을 보인다고 하는데..

“헤헤 주인님 좋아아..”

보다시피 겉모습만 어른이지 내 앞에서는 어린애다.

델피아야 소녀 모습이라서 그런지 항상 생기발랄한 반응이고.. 응?

레나에게 무슨 말을 할까 고민하던 중 나는 그 옆에 서있는 의외의 사람을 볼 수 있었다. 보라색 메이드 복을 입고 어쩐지 모르게 쭈뼛거리며 걸어오는 에로프. 아니 에로프가 아닌 그 본판이라고 할 수 있는 아이.

[ 루나..? 네가 왜 여기에? ]

“...”

나는 인사를 건네는 것도 잊고 루나를 보며 물었다. 조금은 당황스럽다. 분명 전투와 관련된 에로프들을 데려오지 말라고 했었고 루나는 당연히도 전투와 관련이 없다. 오히려 기생된 분열체가 없기에 다른 에로프들보다 더 약할지도 모른다.

“그게..”

입을 연 루나는 여전히 손가락만 꼼지락 거리며 얼굴을 붉혔다. 나는 그 모습에 한 번 더 놀랐다. 항상 나를 보며 사무적인 어조로 ‘아버님’ 이라고 부르던 루나가 아닌가? 그리고 말을 안 할 뿐이지 꼭 루나의 시선 속에서 속으로는 날 싫어한다는 것 역시 알고 있다.

그런데 지금 루나는 나를 보며 부끄러운 소녀마냥 볼을 붉히고는 어쩔 줄 몰라 하고 있다. 내가 너무 싫어서 쳐다보기도 혐오스러워서 그런 것인가? 라는 생각도 들었지만 힐끔 보내는 시선을 보니 애정이 담겨 있는 것 같은 착각도 든다.

“잠시만요. 주인님.”

그 때 엘로아가 빙글 돌며 내 품 안에서 빠져나와 루나의 옆으로 섰다. 방금 전까지 울먹거리던 것이 거짓말처럼 느껴질 정도로 상냥한 미소를 짓고 있는 엘로아. 그런데 왤까 저 미소에서 왠지 모를 꿍꿍이 같은 것이 느껴지는 것은..?

“루나는 제가 데려왔어요.”

[ 루나를 데려와야 되는 이유가 있어서.. 온 건가? ]

나는 의아함이 섞인.. 조금은 굳은 어조로 엘로아에게 물었다.

“루나가 주인님께 할 말이 있다고 해서. 루나?”

-스윽. 엘로아는 옆에 있는 루나를 쳐다보고는 몸이 붙을 정도로 가까이 다가가더니 손을 들어 엄마가 아이한테 하는 것처럼 그 엉덩이를 토닥거렸다. 별로 특별할 것도 없는 행동이었지만..

“히웃..!”

뭐..뭐야!? 순간 루나가 화들짝 놀라며 이상한 신음성을 터트린다. 어쩐지 허벅지를 비비적거리고 눈 역시도 조금은 풀려 있는 것이 정상이라고 할 수 없다. 난 루나의 이런 모습을 처음 본다.

그 발단이라고 할 수 있는 엘로아의 얼굴을 보았지만 속내를 알 수 없는 싱글거리는 웃음 밖에는 안 보인다.

-저벅.. 저벅..

조금은 위태로운 걸음으로 루나가 내 앞 까지 걸어온다. 만약 나에게 목울대란 것이 존재했다면 꿀꺽-하며 침을 삼켰을 것이다.

위태로운 걸음 거리로 다가오는 루나의 상태가 심상치 않다.

[ 루..루나? ]

“저기..그러니까.. 아..아빠라고 불러도 될까요?”

[ 뭐..? ]

아빠..? 지금 아빠라고 한 건가?

차가운 시선으로 아버님. 이러던 아이가 아빠? 아주 꼬맹이 시절의 루나였다면 들을 수 있었을 지도 모를 말이지만 루나가 어렸을 때 이미 세실리아를 유폐시킨 뒤였다. 루나에게 나의 첫 인상은 그것 이었으니 당연히 좋은 이미지로 느껴지지 않았을 것이다.

[ ... ]

나는 대답하지 못 했다. 공간인지를 퍼트려 루나의 몸을 스캔하고 있었다. 혹시 내가 없는 사이에 분열체를 박아 놓은 것은 아닌지 그래서 분열체가 루나를 세뇌 시킨 것은 아닌지 확인하느라 정신이 없었다.

그런데 루나의 몸은 깨끗하다. 분열체가 기생한 흔적이 없다.

즉 지금 루나는 세뇌를 당한 것이 아니다. 자기 입으로 나에게.. 그리 나쁜 기분은 아니다 이건.

[ 네가 편할 대로 불러. 루나. ]

“아..빠. 저 아..아빠한테 할 말 있어요!”

[ 할 말..? ]

대체 무슨 말을 하려고 이렇게 뜸을 들이는 걸까. 그렇다고 해서 재촉하지 않고 우물쭈물하며 쉽게 입을 열지 못하는 루나를 바라본다. 그리고 이건 나뿐만이 아니라 주변에 있는 모든 변이체들과 사람들의 시선 역시 루나를 향하고 있다.

“저 그동안 아빠를.. 오해했어요. 마을 사람들을 이상하게 만들고.. 다 육욕에 미친 짐승으로 만들어 버리는 괴물이라고 생각했어요!”

어.. 그거 맞는데?

“그런데 아니었어요! 아버님은.. 아빠는 우리 모두를 행복하게 하기 위해 항상 노력하시고 힘내고 있단 걸 저 엄마 덕분에 알았어요! 전 여태 그것도 모르고 아빠를 원망만.. 흐윽..”

루나는 돌연 말을 잇던 중 감정에 북받쳤는지 눈물을 흘리기 시작했다.

분명 상황 자체는 감동적인 상황이다. 그동안 아빠를 오해했던 딸이 아빠를 이해하고 고백하는.. 그런데 내가 이것을 그저 감동적으로 받아들일 수 없는 이유는 루나의 말이 틀린 게 없다는 것이다.

나는 엘프 마을을 기생,감염 시켜 촉수로 가득 채웠고 엘프들을 에로프로 만들어서 섹스에 미친 암컷들로 바꿨다.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정말로 기생촉수로서 충실한 시간을 보냈지 않은가? 그런데 엄마 덕분에 알았다고? 대체 무슨 말, 무슨 행동을 해야 정상적인 사고를 가지고 있던 아이를 이런 이상한(?) 상태로 바꿔 놓은 것일까.

범인이 틀림없는 엘로아를 쳐다보니 아무것도 모른다는 표정과 함께 보랏빛 눈동자로 나를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주인님 루나는 주인님의 딸이지요? 동시에 저의 딸이기도 하고.. 이런 말을 꺼낼 때가지 루나가 고생이 심했답니다.”

자애로운 어머니 혹은 헌숙한 아내와 같은 얼굴로 말하는 엘로아.

고생이.. 심했다라.. 당장 눈물을 흘릴 것처럼 애처로운 얼굴로 나를 올려다보는 루나와 빤히 쳐다보는 주변의 시선들이 보였다.

묻고 싶은 것은 많지만 일단.. 에라 모르겠다.

-스륵. 스륵.

루나에게 다가가서 두 팔을 벌리고 그 가녀린 몸을 감싸 안는다. 루나의 몸이 살짝 떨리는 것이 느껴진다.

[ 루나 너는 내 딸이니까.. 그리고 마을의 모두는 나의 모든 것이니 그들이 행복하기 위해서 노력하는 게 당연하잖아. ]

“아빠아..흐윽!”

루나는 결국 참지 못하고 나의 가슴에 얼굴을 묻으며 눈물을 터트렸다.

짝짝짝!

주변에서 감동적인 장면을 본 것처럼 눈물을 훔치는 엘로아와 박수를 치는 레나의 모습이 공간인지로 보였다. 엘로아 역시 따라서 박수를 치자 그 특수개체인 여왕으로서의 사념파가 발동한 것인지 변이체들 역시 박수를 친다.

주변은 부녀의 화해와 감동적인 포옹으로 인한 박수소리로 가득하다.

그런데 왤까..? 무언가 찝찝한 이 기분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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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으로 전이해온 인원은 베타 1만기와 알파 2만 5천 부대 그리고 에로프로 이루어진 전투 대원 3천이다. 그 외에 특수개체는 엘로아와 델피아 레나 정도.

에아렌과 실피 리한나 역시 호출할까도 싶었지만 지금 그 셋이 있는 장소는 점액 대지가 없는 중앙 숲에 위치한 고원이며 최근 온 연락으로는 어렵게 ‘포레스트’가 수면 중인 바위산을 발견했다고 답이 왔기에 부를 수가 없었다.

조금은 도움이 될까 싶어서 플로라에게 포레스트의 정확한 위치를 아냐고 물었지만 그저 그 고원에 한 부분에 있다는 것 말고는 모른다고 했기에 도움을 줄 수도 없었다.

“안녕하세요! 저는 뜨라이어뜨의 여왕이었따가.. 군쮸님의 또우미가 된..”

“꺄아악! 이거 뭐예요? 엄청 귀여웟!!”

“에우으.. 나뭇잎 떠러저요..”

플로라가 꾸벅 고개를 숙이며 인사를 하던 도중 눈이 돌아간 엘로아와 에로프들에 의해 덮쳐졌다.

엘프들은 숲과 식물을 좋아하고 그것은 에로프가 되면서 고기나 교미로 우선순위가 바뀌긴 했지만.. 에로프들 역시 식물을 좋아하는 건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그런데 플로라의 지금 모습은 반쯤 식물인데다가 한 손에 들 수 있는 화분에 담긴 꼬꼬마 상태이니 귀여움이 두 배!

에로프들은 플로라만 보면 거의 반쯤 미쳐서 귀여워해준다.

어쨌든 그 덕분에 각 종족 간의 인사를 훌륭하게 마친 나는 다음으로 변이체 군단들을 보았다.

그아아!

고륵! 고륵!

이 엄청난 숫자의 대 병력을 어디에서 머무르게 하냐는 고민이 생겼지만.. 그리 어려운 문제는 아니다. 주변에 보이는 거대한 식물들. 공간인지로 점액 대지 전체를 범위로 삼고 ‘침투’스킬을 발동 시킨다.

우르르..! 쿠웅..! 쿠웅..!

마치 공사장에서나 들릴 법한 굉음들이 곳곳에서 울리고 거대 식물들의 겉 표면에 들어갈 수 있는 입구가 생긴다. 다섯 뿌리 마을의 건물들이 단층 건물의 주택가라면 지금 이 점액 대지는 아파트의 숲이라고 할 수 있다!

[ 전부 알아서 자리 잡고 부를 때까지 그 안에 있어! ]

그어어!! 고륵! 고륵!

-쿵. 쿵. 쿵.

3만을 넘는 대병력이 이동하며 지진이라도 난 것처럼 땅이 흔들린다. 허나 사념파로 그 이동루트까지 정해준 덕분인지 단 한 번의 멈추는 일 없이 베타와 알파 부대는 각각의 배정된 식물 안으로 걸어 들어갔다.

거대 식물 역시도 웬만한 빌딩 못지않은 규모이기에 몸을 비집고 넣으면 꽤나 많은 변이체를 넣을 수 있다. 그 안이 어둡고 불편하며 몇 시간이고 같은 자세로 있어야 하기는 하겠지만 변이체 들은 큰 불편함을 느끼지 않는다.

그렇게 몇 시간이 걸려 대 병력을 전부 거대 식물 안으로 넣고 에로프들을 리자드맨과 라미아들이 있는 숲 근처에 자리를 잡게 한 후.

[ 자 그럼 작전 회의를 하러 가볼까? ]

“네, 주인님!”

“좋아요!”

“군쮸님! 저 좀 들고 가 쭈세요. 이 엘프는 가슴이 커서 숨막혓..!”

일행을 이끌고 중앙에 위치한 촉수 세계수로 이동했다.

-꿈틀.. 꿈틀..

길을 걸을 때마다 뱀인지 거대 지렁이인지 분열체들이 기어 다니는 모습이 보인다.

항상 아인종 암컷에 굶주린 녀석들이니 혹시 엘로아나 일행에게 덤벼들지는 않을까 싶기도 했고.. 실제로 라미아들을 덮쳐서 기생당해 라미아들이 실려 오는 경우도 종종 있었기에 혹시나 하는 생각으로 보았지만 다행히 일행을 덮치지는 않는다.

오히려 무서운 존재라도 보는 것 마냥 분열체들은 화들짝 놀라서 피해간다. 그것은 엘로아의 경우 특히 심했는데.. 무슨 연관관계라도 있는 건지.

[ 여기가 이 점액 대지의 중앙 촉수 세계수야. 다섯 뿌리 마을로 따지면 이곳이 중앙 나무나 다름없겠네. ]

“와아- 정말 아름다운 나무예요 주인님!”

엘로아가 박수를 치며 감탄한다. 그에 엘로아의 밑 가슴에 깔린 상태에서도 ‘에헴’하며 콧바람을 끼는 플로라.

뭐 좋다. 엘프니까.. 아름다운 나무를 좋아한다는 것은 이상할 것이 없다. 하지만 이런 보라색인데다가 꿈틀거리는 촉수 나뭇가지가 가득한 촉수 나무를 아름답다고 생각하는 것이.. 특수개체가 되면서 머리가 이상해졌나?

[ 들어가... ]

타다닥!

-슈우욱!!

“이종의 군주시여!! 헉!?”

콰앙-!

내 앞으로 달려들다가 엘로아가 날린 촉수다발에 튕겨져 나가는 녀석이 보인다. 화들짝 놀란 동그란 눈. 도마뱀 면상. 흐음.. 아! 기억났다. 저 녀석 리자드맨 중에서도 무리를 이끌던 페루킨인가? 며칠 전에 지 여동생 촉수 낳는 모판으로 만들었다고 항의하러 왔다가 두들겨 맞고 덤비면 메르헨을 가만 안둔다고 해서 조용히 시킨 기억이 있다.

“끄으윽..”

다친 것인지 피가 흘러나오는 팔을 잡고 일어나는 녀석에게 다가가

[ 무슨 일로 왔지? ]

그냥 이유를 물었다.

“군주님의 군단이 강림했다고 들었습니다! 저희 오색비늘 부족 역시 전투에 참여하고 싶습니다. 일족의 복수를 저희 손으로 하고 싶습니다! 제발.. 군주시여!”

털썩-

무릎까지 꿇으며 처절하게 외치는 페루킨. 흐음 근데 리자드맨이 전쟁에 참여 한다고?

[ 너희들은 병력으로 치지도 않았는데? ]

“에엑!?”

[작품후기]

아우으.. 늦게 올려서 죄송합니다.. 일하다가 잠들어서 그런가 이상하게 일어나니까 머리가 지끈지끈 으으..!

더위라도 먹은 것인지..

하하! 그래도 빨리 전개해서 떡씬을 쓰고싶다는 욕망으로 일어나서 썻습니다!

+판다가 부활했습니다! 8월2일은 판다 부활절! 역시 신사님들입니다 28억을 모금해서 판다를 다른 서버로 옮긴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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