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소설은 완결까지 내용이 정해져 있다구요! 제 욕망대로 쓰는거라 즐기고 있습니다! 76회
Chapter 3 : 촉수 군단 vs 신성 군단
꾸르륵..-꾸륵..
전혀.. 전혀 배고프지 않았다. 또한 밥을 먹고 싶지도 않았다. 뱃속에 마물이 있는데서야 뭐가 넘어갈 리가 있나. 그런데 뱃속에서 밥을 달라고 외치는 것처럼 꿈틀거리고 있는 마물이 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꾸르륵..
“언니.. 많이 배고팠었나봐요?”
“...”
엘레노어는 칸나의 물음에 시선을 피하며 작게 고개를 끄덕였다.
-꾸르륵..
마치 배 안에 거지라고 든 것처럼 쉴 세 없이 꾸르륵거리는 소리를 낸다. 엘레노어는 너무나도 부끄러웠다. 주변에 있는 이들이 모두 자신을 쳐다보는 것처럼 그 시선이 의식되기 시작한다.
저벅.. 저벅..
“아하하! 오늘은 밥 뭐야?”
“또 고기야 아 정말..!”
저 멀리 기다란 테이블에 앉아 있는 성기사단원들이 보인다.
반은 성기사단원 그리고 반은 지휘관들. 점심이나 저녁은 몰라도 아침 식사는 모두 외부에 나와서 먹는 편이다. 그렇다고 해서 병사들과 함께 먹는 것은 아니고 지휘부는 따로 자리를 마련해서 식사를 한다.
엘레노어는 이 식사장면을 처음 봤다. 소화불량이기도 했고 또한 엘레노어 자신이 다른 이들과 함께 식사를 하는 것을 즐기지 않는 성격이기 때문에 아침 식사에는 단 한 번도 참여하지 않고 주로 막사 안에서 끼니를 해결했었다.
-꾸르륵..!
지금 뱃속에서 밥을 내 놓으라 날뛰고 있는 녀석만 아니었다면 절대 이곳까지 오지 않았을 거다.
또한 혼자 있을 때 이런 상황이었다면 소리를 내든 말든 무시했을 것이다. 마물에게 밥 따위 제공할 생각은 없으니까. 동생인 칸나의 이상하다는 시선을 무시할 수가 없었기에 일단 따라 온 것이다.
“엇 부단장님이랑 사도님이다!”
“오늘도 아름다우셔 엘레노어님..!”
이쪽을 발견한 것인지 밥을 먹다가 꺅꺅거리는 청장미 기사단원들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평소라면 조금 부끄러웠을지언정 기분 좋게 들을 수 있는 칭찬의 목소리였지만.
‘들리지 않겠지..?’
-꾸륵.. 꾸륵.. 지금은 온통 뱃속에서 울부짖고 있는 마물에게 신경이 쏠려 다른 생각은 할 수 없다.
다행히 음식 냄새가 맡아졌을 때부터 뱃속에서 나는 소리가 줄어들어 바로 옆에 있는 칸나 말고는 들을 수 없을 정도로 소리가 작아졌지만 엘레노어에게는 천둥소리처럼 크게 들렸다.
-스윽.
“오! 사도님 아니십니까!”
‘하필..!’
테이블의 반이 청장미 성기사단원들. 그리고 반이 지휘부였기에 자연히 바깥쪽에 앉게 된 엘레노어는 지휘부 쪽과 가깝게 앉게 되었고 옆을 돌아보니 대머리의 중년인.. 오스틴 군단장이 앉아 있었다!
“언니, 오다가 신기한 식물을 봤어요! 꽃인데 막 엄청 크고 흉측하게 생겨서..”
좌측에서는 칸나가 수다를 떨어대고.
“사도님, 정찰은 순조롭게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대로만 있으면 이 헤르바 밀림에도 라키엘님의 영광이..”
우측에서는 듣기도 싫은 이야기를 오스틴이 떠들어댄다.
-꿈틀.. 꿈틀..
그리고 뱃속에서는 마물까지 빨리 밥을 달라고 보채고 있었다.
‘짜증나..’
마음 같아선 이 자리를 벗어나고 싶었지만 그럴 수는 없었다.. 또 뱃속에 있는 마물 녀석이 날뛸 것이 뻔하다. 특히 사람들이 있을 때 날뛴다면 그 때는 어떻게 설명할 도리도 없다. 최대한 빠르게 마물에게 밥을 넣어주고 이 자리를 뜨는 것만이 최선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타악.
“맛있게 드십시오. 사도님!”
잠시 후 취사를 맡은 병사들이 다가와 음식이 담긴 접시를 앞으로 내려놓았다.
하얀 원형의 접시에 담긴 것은 갈색 소스를 뿌린 스테이크류의 음식. 주변에 있는 식재료라고 할 만한 것이 짐승이나 정체를 알 수 없는 밀림의 식물 밖에 없었기에 고기류의 요리를 할 수 박에 없었을 것이다.
..그래도 지휘부라고 전장에서 먹는 것치고는 꽤나 퀼리티가 있는 요리였다.
-꿈틀.꿈틀.꿈틀..
원하는 것이 이거라고 외치는 것처럼 뱃속에 있는 보라색 마물이 꿈틀거리며 신호를 보내온다.
‘그래.. 먹으면 되잖아. 먹으면..!’
스윽. 나이프와 포크를 들어 고기를 포크로 찍고 나이프를 들어 기계적으로 썰어냈다.
-푸욱. 포크로 찍어낸 고기조각을 들어 입으로 가져간 엘레노어는 연한 분홍빛의 입술을 열어 고기조각을 입 안으로 집어넣었다. 우적. 고기를 씹은 순간 육즙과 함께 소스의 맛이 입안을 가득 채운다.
음식 자체의 맛은 나쁘지 않았지만 그것을 먹고 있는 엘레노어의 얼굴은 심각할 정도로 무표정했으며 그 눈동자에는 분기마저 띄고 있었다. 언뜻 봐서는 먹기 싫은 음식을 억지로 먹고 있는 것처럼 보일 정도였다.
당연하다 엘레노어에게 지금의 이것은 단순히 ‘식사’가 아니다.
사실상 마물에게 굴복하여 자신의 의지가 아닌 마물에게 밥을 제공하는 것이었으니. 수치스러우면서 사도로서의 정체성이 흔들릴 만한 일이었다.
-꿀렁.. 꿀렁..
목으로 음식을 넘길 때마다 기다렸다는 것처럼 몸을 움직이는 333호. 당연한 얘기지만 음식은 그렇게 빠르게 내려가지 않는다. 대장까지 닿으려면 시간이 걸리는 법인데.
[ 형태 변형.. ]
-스물스물..
작은 촉수를 만들어 대장을 따라 위로 올려 보내고는 식도를 타고 내려오는 음식물을 잡아챈다. 그리고 그것을 잡고 본체가 있는 곳 까지 내려버리는 작은 촉수들. 천천히 음식이 내려갈 때는 몰랐지만 그렇게 강제로 잡아 당겨져 버리니 식도와 대장까지의 통로로 끌려 내려가는 이물감이 느껴진다.
“읍!”
그 괴이한 감각을 느낀 엘레노어는 음식을 먹던 중 화들짝 놀라며 목소리를 내버렸다. 그 소리를 들은 칸나와 오스틴의 시선이 엘레노어에게로 향한다.
“언니.. 그렇게 놀랄 정도로 맛있어요?”
"그..그게..! 응 맛있네.“
“하하! 듣자하니 요리를 한 병사가 요리를 전문적으로 배운 친구라고 하더군요.. 사도님 입맛에 맞는다니 다행입니다!”
옆에서 껄껄거리는 오스틴의 웃음소리가 더욱 거슬렸다.
‘정말 마음에 안 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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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아아..”
막사로 돌아온 엘레노어는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그저 한 번의 식사를 한 것뿐인데 심력 소모가 장난이 아니었다. 최대한 빨리 식사를 마치고 싶다는 심정에 평소 먹는 속도보다도 빠르게 음식을 먹었건만.
“난 이만 일어나..”
-꾸르륵..!
자리에서 일어나려는 순간 뱃속에서 예의 꾸르륵 거리는 소음이 나며 다시 앉을 수밖에 없었다. 마물은 한 그릇으로는 부족하다는 것처럼 접시를 비워낼 때마다 소리를 내었고 점점 쌓이는 그릇만 늘어났다.
“언..언니..”
“하하..사도님 그것 참..!”
평소에는 거의 끼니를 거르거나 소식만 하던 사람이 갑작스레 몇 그릇이고 음식을 먹어대니 바로 옆에 있던 칸나와 오스틴은 물론이거니와 지나가던 병사들이나 청장미 기사단원 들까지 전부 놀라서는 쳐다봤다.
미치도록 민망했지만.. 조금이라도 음식을 삼키는 것을 멈추면 배에서 난리를 쳐대니 멈출 수가 없었다.
‘가만 안 둘 거야.. 반드시.. 반드시..!’
결국 마물에 대한 복수심을 불태우며 앉은 자리에서 주변의 시선을 견디며 5인분이나 되는 음식을 해치울 수밖에 없었다.
-철컥.
엘레노어는 입고 있던 갑옷의 배를 가리는 상갑 부분을 해체해 벗었다. 이미 부상도 재생 능력으로 거의 완치된 마당에 해가지기 직전까지 갑옷을 벗는 일은 일반적으로 없다고 봐야한다. 하지만 지금은 배가 답답해 벗지 않고는 견딜 수가 없었다.
“..으윽.”
엘레노어는 맨살이 드러난 자신의 복부를 보며 침음성을 흘렀다. 사도로서 주어지는 축복에 의해 몸은 항상 황금비를 유지한다. 아무리 먹어도 살이 찌지 않고 심하게 운동을 한다고 해도 복근이 과도하게 생기지 않는 것도 그 때문이다.
-꿈틀..
그런데 지금 복부의 위로 살이 튀어나와있다. 밥을 많이 먹었기 때문에? 아니.. 아니다. 그렇다면 전체적으로 뱃살이 나왔을 거다. 지금 복부에 튀어나온 살은 s자의 궤적을 그리며 그 부분만이 부풀어 있었다.
그리고 이것은 당연히 뱃속에 있는 마물 때문이었다. 밥을 받아먹은 마물의 덩치가 점차 커지며 이렇게 그 형태의 태가 그려질 정도로 대장을 팽창시키고 있는 것이다.
-꿈틀..
“..윽!”
안에서 마물이 작게 움직일 때마다 배에 튀어나온 살도 함께 움직인다. 군살 없이 마른 복부이기에 더욱 움직임이 선명하게 보였다.
“이 마물이..!”
-위잉.
엘레노어는 손에 신성력의 빛을 띄우며 자신의 배에서 움직이고 있는 부분을 노려봤다. 이렇게 까지 튀어나와 있는 상태라면 그 부분을 움켜쥐고 신성력을 발하면 마물역시 피해를 입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스친 것이다.
-스윽. 손을 움직여 움직이는 부분을 움켜쥐려는 순간.
“흐윽..!”
-꿈틀.꿈틀.꿈틀.
살해하려는 의도를 눈치라도 챈 것처럼 마물이 미친 듯이 요동치기 시작했다. 처음 안에 들어왔을 때보다도 밥을 먹어 거대해진 상태에서 날뛰자 도저히 참을 수가 없었다.
-우우..
집중력이 깨지자 자연스레 손을 감쌌던 흰빛이 사라지고 엘레노어는 그 자리에 털썩 주저앉으며 배를 양손으로 감싸 안고 끙끙 거리고 있을 수밖에 없었다.
“아..아앗..! 으그윽..!”
마물 따위에게 지지 않는다. 마물 때문에 신음 소리를 낼 수는 없다.
그렇게 생각하며 안간힘을 쓰고 목소리를 참아내려고 했다.
-꿈틀꿈틀꿈틀!!
“응아앗! 하앙! 하우응!”
-움찔.. 움찔..!
하지만 배 안에 있는 333호의 격렬한 움직임 한 번에 엘레노어는 무장이 해제되어 또 다시 음란하고 천박하기 짝이 없는 신음소리를 터트렸다. 허벅지의 살이 덜덜 떨리고 엉덩이 살집 사이로 항문이 벌름거리며 반응하고 있다.
-스르륵..
“설..설마..?”
뱃속을 가득 채우고 있는 두꺼운 무언가가 내려오는 느낌. 말하자면 용변을 볼 때 배에 힘을 줘 변을 내려 보내는 것 같은 느낌이다. 문제는 그것이 자의가 아닌 타의에 의해 이루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스르륵..
항문을 통해 무언가 나오려고 하는데 스스로 막을 수 없다. 등줄기를 타고 흐르는 아찔한 배설감에 엘레노어는 시퍼래진 안색으로 벌떡 일어났다.
‘막..막사에서 쌀 수는 없어..!’
적어도 자신이 잠들고 생활하는 공간에 무언가를 배설하는 행위를 할 수 없다는 생각으로 일단 막사 밖으로 빠져나왔다.
‘화..장실을..’
-꿈틀.꿈틀..
“으응..! 안 돼.. 가기 전에 나와 버릴 거야..”
엘레노어는 필사적으로 주변을 살폈다. 막사가 있는 위치는 신전의 중앙 이라고 할 수 있는 장소. 사도라는 직책 때문에 누군가 오지는 않지만 별다른 구조물이 존재하지 않는 휑한 장소였기 때문에 이곳에서 싼다는 것은 불안하다.
“어딘가.. 가려줄 만한 것이..아!”
시선을 움직이던 엘레노어는 자신의 막사 옆에 위치한 신상(神狀)을 발견했다.
부셔지지 않던 거대한 지렁이 형태의 석상! 석상의 크기가 작지 않기에 그 뒤편에 공간이 있었다. 주변을 두리번거린 엘레노어는 곧바로 신상의 뒤편으로 달려갔다.
‘여기라면..!’
생각 외로 넓은 공간이다. 거기에 더해 석상의 그림자에 의한 음영이 존재하기에 어둡기까지 하다. 조용히 일을 치르기에는 안성맞춤인 장소란 뜻이다.
-티잉.. 엘레노어는 곧바로 쭈그려 앉으며 엉덩이 부분의 갑옷을 풀었다. 금속 부분이 벗겨지자 보기 좋은 형태의 깊은 엉덩이 골과 함께 그 밑으로 분화구를 연상시키는 것처럼 튀어나와 있는 분홍색의 구멍이 드러난다.
음부에서 분비되는 애액에 자꾸 젖기도 하고 마물이 언제 튀어나올지도 모른다고 생각했기에 속옷은 입지 않았다.
-벌렁.. 벌렁!
그 때문에 그대로 노출된 항문은 안쪽에서 밀고나오는 무언가에 밀려 삐죽 내밀어져 뻐끔거리고 있었다.
-투욱! 투욱!
“크흐응!!?”
그리고 실제로 항문의 뒤편에는 성문을 두들기는 거처럼 두꺼운 촉수가 밖으로 나오기 위해 연신 머리를 부딪쳐 대고 있었다. 전에는 젤리형태의 형태를 먼저 배설 했기에 작은 구멍으로도 쉽게 배출 할 수 있었고 그러는 과정에서 장액이 분비되어 항문을 미끄럽게 만들어 배설에 도움을 줬다..
거대하고 딱딱한 구슬을 한 번에 배출 할 수 있었던 것도 그 덕분이다. 하지만 이번엔 다르다. 사전준비 없이 구멍이 오므려져 있고 말라있는 상태에서 배설을 강요하는 것이다.
-꿈틀..꿈틀..
“끄으응..! 너..너무커엇..!”
엘레노어는 얼굴이 빨개진 채 뱃속의 마물.. 333호에게 말하는 것처럼 소리쳤다. 그리고 이건 항의를 하는 것과 다르지 않았다. 엘레노어 역시 333호가 형태변형을 하는 것을 어느 정도 짐작하고 있기에 조금이나마 크기를 줄여줬으면 하는 것이다.
-투욱! 투욱! 투욱!
하지만 333호는 그 애원하는 목소리 따윈 들리지 않는다는 것처럼 계속해서 머리를 부딪쳐 왔다. 지금 333호의 굵기는 엘레노어의 숙변을 전부 먹었을 때보다도 크다. 당연하다 무려 5인분이나 되는 양을 흡수하고도 형태변형으로 축소하지도 않았다.
지금 333호의 굵기는 남성의 팔뚝 정도의 굵기였다. 장이 담아내기에도 너무도 두꺼운 굵기였고 그보다 훨씬 작은 구멍인 항문을 통과하기에는 불가능한 굵기였다.
물론 일반적인 항문이었다면 말이다.
-쫘아악..!
분홍색의 벌름거리던 구멍이 앞으로 튀어나오며 크게 벌어진다.
-꿈틀..!
그리고 보이는 보라색의 머리 부분. 출구를 완전히 벌리고 버텨선 채 잠시 움직임을 멈춘 촉수는 쉼 호흡을 하듯 움찔하고는 바로 다음 순간.
-푸쑤우우욱!!!!
“아으아아갹갹!! 흐오옷..!!? 헤오오옷!!!”
단 한 순간에 엘레노어의 항문으로 두꺼운 촉수의 전체 중 3분의 1이 불쑥 튀어나와버린다. 두꺼운 보라색촉수를 물고 있는 항문은 찢어지지는 않을까 싶을 정도로 벌어져 있었고 엘리제의 엉덩이와 지탱하고 있는 다리는 당장 무너질 것처럼 덜덜 떨리고 있었다.
-꿈틀! 꿈틀! 꿈틀!
“흐갸악! 아..움..움직이면!”
가만히 있는 것만으로도 전신이 떨릴 정도의 자극을 주고 있는데 촉수는 그 상태에서 날뛰기 시작했다. 조이스틱이라도 되는 것처럼 상하좌우로 움직여댄다. 촉수가 방향을 꺾어댈 때마다 분홍색의 항문 살이 따라 늘어나고 엘레노어의 엉덩이도 그 방향으로 끌려간다.
“흐고옷! 아그읏! 으그읏!”
본의와는 다르게 쭈그려 앉은 채로 엉덩이춤을 추게 된 엘레노어는 한 번 엉덩이가 들릴 때마다 기괴한 울음소리와도 같은 신음성을 질러댔다.
-찔꺽..찔꺽..!
-꿈틀..
거칠게 날뛰던 촉수가 멈춘 것은 엘레노어의 항문주위로 끈적한 장액으로 인한 하얀 거품이 일기 시작했을 때였다. 그 목적이 구멍을 늘리고 윤활액을 분비시키는 것이었는지 작업을 끝낸 333호는 굴을 빠져나가는 뱀처럼 움직이며 서서히 엘레노어의 항문 밖으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쑤우욱...
“하우으으..헤으읏..”
몸 안을 가득 채우고 있던 두꺼운 무언가가 몸 밖으로 빠져나가는 엄청난 배설감에 엘레노어는 멍한 시선으로 하늘만을 바라본 채 입으로 뜨거운 숨소리를 뱉어냈다. 원래는 항문의 살이 밀려나고 늘어남에 고통을 느껴야 하지만 실시간으로 빛의 사도가 발동되고 있었기에 고통은 쾌감으로 치환되어 엘레노어의 뇌까지 전해졌다.
“아우으..”
엘레노어는 당장의 위기만 어떻게든 지나간다면 후에 뱃속에 있는 333호를 제거함으로서 모든 것이 끝나리라 생각하고 있었지만..
-쑤우욱...
“헤오옷..!”
이미 보통의 크기로는 만족 못하는 항문과 배설을 쾌감의 하나로 인식하고 있는 뇌는 빛의 사도의 재생 능력으로도 원래대로 돌아올 수 없었다. 이미 개발된 항문을 엘레노어 본연의 상태로 인지하고 있는 것이다.
지금의 항문이라면 단순히 배변을 보는 것만으로도 쾌감을 느낄지도 모르지만.. 엘레노어는 그것을 알지 못했다.
-철그럭. 철그럭.
그 때 쇠가 맞물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흠칫.
‘이건.. 발소리?’
재생에 의해 어느 정도 이성을 되찾은 엘레노어는 그리 멀지 않은 곳에서부터 들려와 점점 가까워지고 있는 발소리에 몸을 떨었다. 집중해서 들어보니 한 두 명의 소리가 아니며 다가오는 속도가 점차 빨라지고 있다.
‘아..안 돼.. 지금 오면..’
엘레노어는 힐끔 뒤를 고개를 돌려 자신의 엉덩이 쪽을 보았다. 말도 안 되게 두꺼운 촉수를 뱉어내며 물고 있는 구멍이 보인다. 촉수와 연결된 밑으로 수북하게 쌓여 마치 뱀이 똬리를 틀고 있는 것 같은 보라색의 덩어리가 보였다.
‘이런 꼴을 보이게 된다면..’
사도로서도 성창녀로서도 그리고 화이트우드가의 여식으로서도 모든 것이 끝이다.
엘레노어는 각오를 다져야 했다. 아직 뱃속에는 절반의 촉수가 남아있다. 다시 집어넣는 다는 것은 333호가 직접 들어가지 않는 이상 불가능한 바. 엘레노어가 할 수 있는 선택은 한 가지 밖에 없었다.
“끄으응..!!!”
이를 악물고 배에 힘을 주며 온 힘을 뒷구멍에 쏟아 붓는다. 발소리의 주인들이 이곳을 발견하기 전에 전부 싸내고 처리 해버릴 생각이었다.
-스르으윽...
다행히 촉수 역시도 나올 생각인 것인지 바깥으로 서서히 움직인다. 엘레노어의 힘과 333호의 움직임이 합쳐져 촉수는 서서히 부드럽게 항문을 빠져 나오기 시작했다.
“사도님! 사도님!”
“사령관님 사도님이 안에 계시지 않는 것 같습니다!”
“주변을 찾아봐라 급한 사안이야 어서 사도님에게 알리지 않으면..”
말소리가 들릴 정도로 가까워져 있다. 게다가 자신을 찾기 위해서라니.. 발소리들이 여러 방향에서 들려오며 주변을 수색하고 있다는 것을 알려준다.
-스으으윽...!
“우웁..으읍..!”
도저히 신음을 참을 수 없었기에 엘레노어는 두 손으로 자신의 입을 막았다.
얼굴은 붉게 상기되어있었고 눈은 부릅떠진 채로 그 눈동자는 계속해서 위로 치켜 올라간다. 후장에서 두꺼운 촉수를 천천히 배출하며 엘레노어는 인고의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사령관님 여기 석상이 있습니다!”
“아니..이런 지렁이 같이 생긴 불쾌한 신상이라니.. 마물들의 흉상인가..?”
“그런데 사령관님 이쪽 바닥 좀 보십시오. 먼지가 꽤 쌓인 것 같은데.. 발자국이 있습니다!”
‘...!’
그런 상황 속에서 바로 코앞이라고 할 정도로 가까운 거리에서 들린 말소리에 엘레노어는 목소리는 내지 못하고 경악해서 몸을 움찔 떨었다. 거의 다 쌌다고는 하지만 아직 3분의 1 정도의 촉수가 몸 안에 남아있었다!
“우으읍..! 우읍..!”
푸북.. 뿌북..!
온 힘을 전부 짜내 싸내지만 한 번에 뱉어내기에는 많은 양이다.
“설마 사도님이 여기 계신건가?”
“발자국이 생긴 지 얼마 되지 않은 것 같습니다. 일단 살펴보는 것이..”
저벅. 저벅.
사령관이라 불린 크루세이더와 성군 병사는 천천히 걸어 석상을 향해 걸어갔다. 점차 거리가 가까워지며 석상의 옆을 돈 순간.
“사..사도님!”
놀란 크루세이더 지휘관과 성군 병사가 동시에 ‘사도’를 입에 담는다.
“으음..”
그곳에 있는 것은 똑바로 선채 한 손을 복부에 올리고 있는 엘레노어가 있었다. 그런데 그녀의 갑옷차림이 이상하다. 다른 부분은 전부 금속 판금으로 덮여 있지만 머리의 투구와 복부는 갑옷의 부분이 없었다.
엘레노어의 드러난 복부는 군살 하나 없이 단련되어 있으며 그 배꼽의 형태마저도 아름다웠다.
“어딜 보고 있는 건가, 병사.”
크루세이더와 병사가 멍하니 엘레노어의 복부와 얼굴을 번갈아보고 있을 때 차가운 음성이 두 사람의 정신을 깨웠다.
“그..그것이!”
“잠시 복부의 상처를 살피기 위해 벗어뒀을 뿐이다. 어쨌든 무슨 일 때문에 날 찾은 거지? 짧고 간결하게 말해라.”
“아..넵! 정찰병이 정찰을 한 보고가 올라왔는데 호수로 통하는 숲의 너머에서 대량의 거대개미 형태의 마물을 발견했다고 합니다.. 그래서 이에 대해 사도님의 의견을 여쭙기 위해..!”
“흐음, 알겠다. 일단 가보도록”
“같..이 안 가시는 겁니까?”
크루세이더의 물음에 엘레노어는 분노한 것 같은 새빨간 얼굴로 근처에 놓인 갑옷의 부분인 판금을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외쳤다.
“갑옷을 입고 갈 것이니 빨리..!”
“아..알겠습니다!”
병사와 크루세이더가 찔끔하여 빠르게 사라진 순간.
-털썩.
“우그으으읍!!!”
-치이이익!!
제자리에 주저앉은 엘레노어는 황급히 입을 막고는 절정 했다. 사타구니 부분의 금속에서 소음이 들릴 정도로 음부에서 조수를 뿜어댔고 엘레노어의 엉덩이 부분에 벌려진 구멍으로 보라색의 촉수 끝 부분이 삼켜지고 있었다.
[ 형태변형.. ]
-쑤우우욱!!!!
크루세이더와 병사가 석상까지 온 시점에서 돌연 싸냈던 촉수가 엄청난 속도로 항문으로 빨려 들어오며 크기를 축소했고 그 덕분에 들키지 않을 수 있었던 것이다.
-푸쉬잇..! 치이익..!
“으그으으읍!!”
허나 거대한 촉수가 삼켜지는 감각을 한 번에 느껴야 했던 엘레노어는 당연히 절정 할 수 밖에 없었다. 들키지 않겠다는 결사의 각오가 절정을 늦추고 병사와 크루세이더가 사라질 때까지 견디게 한 것이다.
“헤에으으..”
엘레노어는 한 동안 석상의 뒤편에서 움직일 수 없었다. 어쩐지 석상의 형태는 엘레노어의 몸 안에 있는 촉수를 닮아 있었다.
[작품후기]
어후 이번편 좀 오래 걸렸네요. 쓰다보니 양도 많아지고.. 어쨌거나 엘로아는 병력 뽑아내면서 대기 중입니다 곧 나올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