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17. 인간과 암캐 (20/33)

17. 인간과 암캐

'사각-' '사각-'

욕실에서, 허벅지를 잔뜩 벌리고 앉은 이슬의 가랑이 사이에 얼굴을 바짝댄 혜린은, 조심스럽게 이슬의 보지털을 

면도해주고 있었다.

먹음직스럽게 두툼한 이슬의 보짓살은, 만지작거리거나 가지고 놀기에는 그만이었지만, 아무래도 털을 깎을 

때는 신경이 많이 쓰였다.

 "소희는 좋겠다....그치?"

정성스럽게 자신의 보지털을 깍아주는 혜린을 내려다보며 이슬이 물었다.

 "좋겠지....."

이슬의 보지털 면도에 집중하고 있는 혜린의 대답은 그냥저냥이었다.

 "하잉~. 내가 됐어야 했는데.....괜히 맨처음에 불려가지고.....치-."

못내 아쉬운 듯 이슬이 투정을 부려 보았다.

 "야~. 가만히 좀 있어~. 다친다니까....."

혜린은 어린애 다루듯 이슬을 타일러가며, 그녀의 보지를 깨끗하게 만들어 주었다.

 "에휴~. 정말 남 부끄러운 보지다....."

손거울을 통해 발가벗은 자신의 백보지를 확인하며, 이슬은 한 숨을 내쉬어 보았다. 

창석의 노예이자 암캐일 수 밖에 없는 자신의 현실을 다시 한 번 확인하는 순간이었다.

 "너도 깎아야지? 이리와 내가 해줄게."

이슬은 혜린의 보지를 바라다보며 말했다.

 "됐어. 난 그냥 내가 할게."

둘도 없는 친구사이라지만, 아무래도 자신의 부끄러운 곳을 드러내는게 쑥쓰러운 혜린은 거절의 의사를 표했다.

 "아니야. 내가 해줄게. 그래야 깨끗하게 잘되지. 응?"

자기만 혜린의 도움을 받는게 미안했던지, 이슬은 재차 혜린을 설득하며 면도기를 손에 들었다.

 '사각-' '사각-'

이슬에 의해서 자신의 보지털이 깍여나가는 모습을 내려다보며, 혜린은 그저 이 모든 현실이 답답하기만 했다.

혜린의 방에서 거울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보는 소희는 울컥 눈물이 쏟아져 나왔다.

얼마만인지 몰랐다.

개목걸이도 차지 않고 인간처럼 옷을 차려입은 자신의 모습을, 자기전에 집안에서 거울로 확인하는게 

얼마만인지 모를 일이었다.

그동안 비참하게 알몸으로 개목걸이를 찬 채 당해왔던 무수한 일들이 떠오르자, 쌓여있던 억울함과 굴욕감이 

한 순간에 눈물이 되어 터져 나왔다.

 "흑흑흑-. 내가 원래 이랬는데....엉엉엉~. 나는 원래 이랬는데....엉엉~."

노예이기 이전에 인간이었던, 암캐이기 이전에 여자였던 자신의 모습을 확인하는 소희는 그저 한없이 

슬프면서도 또 한편으로는 기뻤다.

어쨌거나 앞으로 3일 동안은 자신은 '인간'일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창석에게 빼앗겨버린 안방이나, 학교이외에 외출따위는 안된다는 것 쯤은 상관 없었다.

적어도 3일 동안은 최소한의 인간다운 삶이 그녀에게 보장되어 있었다.

비록 혜린의 것이지만 두 달만에 누워볼 수 있는 침대가 생겼다는 사실과, 자기가 그토록 아꼈던 지금 입고 있는 

잠옷이 그녀에게는 마냥 자랑스럽기만 했다.

학교에 있는 내내 소희는 창석에게 그 어떤 연락도 받지 못했다.

하루에 최소한 한 번은 울렸던 검은문자도 없었고, 당연히 어디론가 불려가 치욕의 봉사를 할 일도 없었다.

오히려 '낯설다'는 느낌이 들 정도로 소희는 이번 학기 들어 처음으로 편안하게 학교생활을 할 수 있었다.

학교를 마치고 집에 돌아와서도 마찬가지였다.

여느때 처럼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고 개목걸이를 찬 혜린과 이슬을 바라보는 소희는 편한 트레이닝복 

차림이었다.

 '내가 저런 모습이었던거야....'

그녀들이 다 같이 벗고 있을 때는 미처 느끼지 못했던, '암캐'로서의 복장이 가지는 수치심이 소희에게 

새삼스럽게 다가왔다.

혜린과 이슬의 경우는 더했다.

여전히 암캐의 모습인 자신들과 달리, '인간'으로서의 모습을 보이는 소희가 그녀들은 어색하면서도 부럽고 또 

괜히 주눅이 들었다.

분명 어제까지만 해도 자기들과 같은 고생을 하는 친구였던 소희가, 오늘은 자기들과는 전혀 다른, 자기들 보다 

위에 있는 사람인 듯한 느낌이 들었다.

고문의 제일 첫번째 단계가 왜 알몸으로 만드는 것인지 그녀들은 알 것 같았다.

알몸인 상태로 제대로 옷을 갖춰 입은 사람을 대하는 것 자체가, 이미 그와 나 사이의 계급적 차이를 만들어 주고 

있었다.

서로가 굳이 내색하지는 않았지만, 그녀들 모두 그것을 확실하게 느끼고 있었다. 

 '띵-동-'

창석임이 확실한 벨소리가 울렸고, 혜린과 이슬은 여느때처럼 현관앞에 꿇어 엎드려 창석을 맞이했다.

이런 경우가 처음인 소희는 그녀들 옆에 어색하게 서있었다.

 "오셨습니까? 주인님."

늘 그렇듯이 공손하게 절을 올리는 그녀들을 창석이 흐뭇하게 바라봤다.

 "후후-. 그래, 그래. 근데 소희는 왜? 그냥 편하게 하고 싶은 대로 해. 아예 내가 없다고 생각해도 상관없어. 

후후후-."

괜히 그녀들 옆에서 쭈뼛거리고 있는 소희에게 창석이 부드럽게 말했다.

창석이 다시한번 그녀에게 '자유'의 의미를 알려주자, 소희는 훨씬 더 편안한 마음으로 자신의 노트북을 들고 

혜린의 방으로 올라갔다.

혜린의 침대에 누워 편안하게 노트북을 만지작거리는 소희는 모든 일이 꿈만 같았다.

지금쯤 그녀들은 저녁식사를 준비하고, 창석에게 목욕봉사를 하고 있을 거였다.

하지만 자신은 그런 '암캐'들과는 전혀 다른 자유라는 걸 누리고 있는 것이었다.

그 달콤한 열매가 조금씩 소희의 마음을 변화시키고 있었다.

이슬이 저녁식사를 준비하는 동안, 혜린은 혼자서 창석의 목욕시중을 드느라 정신이 없었다.

항상 두 명 이상이 하던 일을 혼자하려니 영 쉽지가 않은 혜린이었다.

 '기집애. 저녁준비라도 좀 도와주지.....'

냉큼 2층으로 올라간 소희를 못내 섭섭해하며, 혜린은 창석의 팔을 자신의 가랑이 사이에 끼워 엉덩이를 흔들어

대며 보지로 닦아주고 있었다.

 "하응~. 아항~."

전혀 흥분될 일이 없는 그 행동을 하면서도, 혜린은 연신 창석의 비위를 맞춰주는 교태로운 신음을 흘려댔다.

 '주인님의 발정난 암캐 혜린이는 주인님의 몸을 보지로 닦아주는 것에도 보짓물을 질질 쌀만큼 주인님을 

존경합니다. 주인님.'

정도의 인사라고 볼 수 있었다.

 '쏴아아-'

자신의 소중한 보지와 부드러운 젖가슴으로, 구석구석까지 비누칠을 해준 창석의 몸을 혜린이 물로 깨끗이 씻겨

주었다.

 "아~. 시원하다~."

창석은 자연스럽게 커다란 사각튜브 위에 엎드려 누웠고, 혜린은 향기로운 아로마 오일을 자신의 몸전체에 바른

후, 창석의 몸을 온몸으로 부벼주었다.

스무 살 여대생의 곱고 부드러운 살결이 자신의 온몸을 강하게 부벼주는 그 쾌감은 겪어본 사람만이 알 수 있을

만큼 탁월했다.

 '아~. 진짜 혼자하려니까 미치겠네...'

시종일관 속으로 궁시렁 대면서도, 혜린은 거대한 창석의 몸 구석구석을 몸으로 닦아주고, 혀로 빨아주었다.

 '쭈우읍-' '쭈우읍-'

오늘따라 유난히 길게 느껴지는 애널링거스까지 끝마치고 나서야, 창석은 욕실을 빠져나왔다.

 "아~"

커다랗게 벌린 창석의 입에 혜린이 밥을 한 술 떠넣어 주었다.

 '쭈우욱-' '쭈우욱-'

식탁아래 꿇어 엎드린 이슬은 혓바닥으로 착착 감아가며, 잘도 창석의 자지를 빨아주고 있었다.

그녀들이 소희에게 밥먹으러 내려오라고 했지만, 창석과 얼굴을 마주보며 저녁을 먹는게 내키지 않았던 소희는 

나중에 따로 먹겠다며 거절을 한 상태였다.

 "꺼억~. 아 잘먹었다."

징그럽게 솟아오른 배를 퉁퉁 거리며 창석이 크게 입을 벌렸다.

 '츄르릅-' '츄르릅-'

창석에게 딥키스를 하며 혜린은, 그의 입안에 남아있는 음식물 찌꺼기들을 자신의 혀로 닦아내주며 구석구석 

양치질을 시켜주었다.

 '츄르릅-' '츄릅-'

혜린의 깨끗한 혓바닥을 거칠게 자신의 혀로 감아가면서, 창석은 그녀의 양치질 봉사를 즐겼다.

 '쭈우욱-' '쭈우욱-'

여전히 자신의 자지를 정성스럽게 오물거리는 이슬의 입술을 느끼면서, 창석은 그녀의 머리를 양손으로 꽉 

잡았다.

 "우후으읍-"

창석이 자신의 얼굴을 바짝 가랑이 사이로 끌어당기며 자지를 목구멍 깊숙이 찔러넣자, 이슬은 곧 창석이 사정을 

하리란 걸 알 수 있었다.

코에 닿는 창석의 자지털을 느끼면서, 이슬은 혓바닥으로 창석의 자짓살을 마구 비벼주었다.

어서 빨리 싸달라는 듯 자지를 보채는 혀놀림을 계속하며, 이슬은 목구멍을 열었다.

미리 목구멍을 열어두어야만 창석의 넘쳐 흐르는 정액을 잘 삼킬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예전에 실수로 창석의 정액을 바닥에 흘렸다가, 혓바닥으로 깨끗이 바닥을 닦아내며 핥아먹은 기억이 있는 

이슬은, 두번 다시 그런 실수를 하고 싶지 않았다.

 '푸욱-' '푸욱-' '푸우우욱-'

 "아아-"

마치 보지에다 좆질을 하듯이 이슬의 입안을 자지로 쑤셔대던 창석은, 결국 그녀의 목젖에 닿을듯이 자지를 찔러

넣고는 거칠게 끈적한 정액을 토해냈다.

 "우후흐읍- 커커컥-"

토악질을 애써 참아내며, 이슬은 '꿀꺽-' '꿀꺽-' 창석의 정액을 잘도 받아 삼켰다.

이젠 이런 고급기술의 오럴도 제법 능숙해진 이슬이었다.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어떻게 하나를 안도와 주냐....."

 '달그락-' '달그락-'

안방에서 이슬이 창석의 온몸마사지를 해주는 동안, 주방에서 혼자 설거지를 하던 혜린은 몇 번을 생각해도 

소희가 얄미웠다.

아무리 자기들과 다르게 자유의 몸인 소희라고 하더라도, 창석이 딱히 아무일도 하지 말라고 하지도 않았는데, 

굳이 자신들의 노동을 모르쇠 하는게 혜린의 마음에 들리가 없었다.

그리고 그런 혜린이 결정적으로 폭발할 만한 사건이 막 발생하려하고 있었다.

 "어? 벌써 다 치웠어? 나 밥 아직 안먹었는데?"

그제서야 슬그머니 1층으로 내려온 소희는 아무렇지도 않게 혜린에게 물었다.

 "왜? 안먹는다며?"

 '달그락-' '달그락-'

소희쪽을 쳐다도 보지 않은 채, 설거지만 하며 혜린이 대답했다.

 "내가 언제 안먹는다고 그랬냐? 나중에 먹는다고 그랬지."

여전히 아무렇지도 않은 말투로 소희는 냉장고에서 이것저것 반찬들을 꺼내기 시작했다.

 "다 먹고, 네가 먹은건 다 치워놔. 상도 깨끗이 닦고, 설거지도 하고."

괜히 무언가가 억울한 혜린은 퉁명스럽게 말했다.

 "조금만 먹을건데 뭐. 10분이면 되니까, 기다렸다가 네가 같이 하면 되지."

소희는 어차피 고무장갑 낀 혜린이 그 일을 하는게 합리적이라고 판단했다. 

물론 그런 판단은 부잣집 공주님 출신인 소희였기에 가능했고, 사실 예전에도 그녀들은 그런 소희의 부탁정도는 

알게 모르게 넘어가주고는 했었다.

그래도 경제적으로 자신들에게 상당한 도움이 되는 소희였기에, 혜린과 이슬은 별 감정없이 소희의 응석같은 

행동들을 잘 받아주었었다.

하지만, 지금은 상황이 전혀 달랐다.

가뜩이나 소희가 얄밉다는 생각에 빠져있던 혜린은, 소희의 그말에 그만 참았던 말들을 쏟아내기 시작했다.

아무리 그래도 너 너무하는 거 아니냐.

어떻게 하나를 안도와주고, 그것도 모자라 이제 부려먹기까지 하느냐.

너한테 정말 실망했다.

혜린은 거침없이 다다다- 소희를 쏘아 붙였다.

 "야! 너 별것도 아닌거 가지고 되게 그런다?"

사실 이쯤에서 소희가 그냥 미안하다고 한마디만 했어도 별 문제는 없었을지 모른다. 

하지만, 예전의 그 공주님의 모습으로 밥을 먹으면서, 암캐처럼 발가벗은 혜린을 본 소희는 '지금은 쟤랑 나랑은 

완전히 다르다.' 는 생각을 무의식중에 하고 있었다.

즉, 이슬에게는 혜린의 말이, 친구의 충고나 투정이 아닌 암캐의 버릇없는 짖음 정도로 들리고 있었던 것이다. 

 "뭐? 별것도 아니라고? 야!"

헤린이 거칠게 소리지르며 소희에게 다가서려는 그 순간, 창석이 나타났다.

 "뭔데 이렇게 시끄럽지?"

혜린과 소희는 본능적으로 바닥에 넙죽 꿇어 엎드렸다.

 "아, 아무것도 아닙니다. 주인님."

혜린은 잔뜩 겁에질린 목소리로 대답했다.

 "아니긴, 또 너네 둘이 싸웠구나?"

 "죄송합니다. 주인님."

소희도 겁에 질리기는 마찬가지였다.

 "흠-. 아! 아니다. 지금 소희는 암캐가 아니니까, 이건 싸운게 아니네. 암캐가 인간한테 대든거지. 그래, 그래. 

그런거네."

천천히 다가오는 창석의 말을 들은 그녀들은 놀란 듯이 창석을 올려다봤다.

 "소희는 일어나. 소희는 아무 잘못 없잖아."

창석은 혜린의 바로 앞에 멈춰서며 소희를 일으켜 세웠다.

 "네, 주인님...."

창석과 혜린의 눈치를 번갈아 살피며 소희가 일어났다.

 "감히 암캐주제에 사람한테 짖으면 안되지~."

창석은 지긋이 발로 혜린의 머리를 밟아 내렸다.

 "죄송합니다. 주인님. 잘못했습니다. 주인님."

경험상 엄청난 체벌이 있을거라는 느낌에 혜린은 최대한 비굴하게 머리를 조아리며 창석에게 용서를 구했다.

 "후후-. 그래, 그래. 잘못했지. 잘못했어. 반성은 반성이고 벌은 받아야지? 후후후-"

몸이 파르르 떨리는 혜린의 머리를 발로 비벼 밟으며 창석이 차가운 웃음을 지었다.

혜린은 채찍질을 당할 때면 항상 취하던 M자개각의 형태로 벌렁 누워있었다.

그 옆에 꿇어 앉은 이슬이 불안한 눈빛으로 혜린을 바라보고 있었다.

창석과 소희는 그런 혜린과 이슬을 내려다보며 인간답게 서있었다.

 "자, 내가 한 말 잘 기억했지?"

 "네, 주인님. 주인님께 자유를 얻은 동안에는 소희 아가씨께 결코 무례한 행동을 하지 않겠습니다. 주인님."

자신의 친구를 아가씨라고 부르는 굴욕따위는 아무래도 좋았다.

지금 당장은 제발 창석이 저 채찍을 휘두르지 않기를 바랄 뿐이었다.

 "그래, 그래. 그럼 일단 소희한테 사과해야지?"

 "소희 아가씨. 정말 죄송합니다. 제가 암캐주제에 감히 아가씨께 무례를 범했습니다. 한번만 용서해 주시기 

바랍니다. 아가씨."

소희를 올려다보며 굴욕적인 용서를 구하는 혜린의 눈동자는 한없이 불안해 보였다.

혜린은, 그저 소희가 창석에게 잘 말해 주어서 당장 이 밧줄을 풀고 채찍의 공포에서 벗어나고 싶을 뿐이었다.

 "후후-. 어때? 그만 용서해줄까? 후후후-."

창석이 소희에게 부드럽게 물었다.

 '역겹고 우습다. 저런 모습. 나도 저랬던 걸까?'

친구였던 혜린이 굴욕적인 모습으로 자기에게 애원을 해대는 꼴이, 자신이 그동안 창석에게 겪은 굴욕들을 

되새겨 주는 듯 해서 소희는 마음에 들지 않았다.

고작 3일 뒤면 자기도 똑같이 되리라는 그 간단한 생각을 순간적으로 소희는 놓치고 있었다.

지금 이 순간, 인간인 자기와 발정난 암캐인 혜린의 차이가, 소희의 머릿속을 장악하고 있었다.

 "진정으로 사과하는지 확인해 봐야 하지 않겠습니까? 주인님."

소희는 소름끼칠 정도로 차가운 표정과 말투로 대답했다.

 "크크크크. 오케이, 그렇지. 맞아, 맞아. 그냥 당장 채찍이 무서워서 그러는지 진심인지 확인해 봐야지. 후후후-."

창석은 뭐가 그리 재밌는지 크게 웃으며 채찍을 들어 올렸다.

 "아, 아닙니다. 아가씨. 진심입니다. 진심으로 죄송합니다. 아가씨, 주인님. 제발 한 번만...."

 '짜악-'

 "아아악~"

창석의 채찍은 자비가 없이 혜린의 불안에 떠는 보짓살을 파고 들어갔다.

온몸을 휘감아 들어오는 고통에 혜린은 밧줄에 꽁꽁 묶인 몸을 꿈틀거렸다.

그 모습을 내려다보는 소희는 알수없는 쾌감을 느꼈다.

 '풋-. 불쌍한 것.'

이제껏 처참하고 불쌍했던 자신의 모습이, 혜린의 고통으로 보상받는 듯한 느낌이었다.

적어도 지금 자기는 혜린이 보다 위였고, 혜린이를 통제할 수 있었다.

창석에게 받은 수모를 고스란히 혜린이에게 풀 수 있는 능력이 자신에게 생겼다는 사실이, 소희를 점점 바보같은 

악마로 만들어 가고 있었다.

 "아직, 잘 모르겠는데?"

피식- 웃으며 소희는 애원하는 혜린의 눈빛을 눌러버렸다.

 '짜악-'

 "아아아~악-. 아가씨, 아가씨. 제발 한 번만 용서해 주시기 바랍니다. 이 더러운 걸레가, 이 발정난 암캐가 죽을 

죄를 지었습니다. 아가씨. 하아-."

단 두 대 만에 혜린은 완전히 이성을 잃어버릴 정도가 되었다.

옆에서 가만히 무릎꿇고 지켜보던 이슬은 어느새 눈물이 흘러 나왔다.

도대체 혜린과 소희가 왜 이러고 있는지 이슬은 이해할 수가 없었다.

소희에게 애걸복걸하는 혜린이 불쌍했고, 마치 다른 사람처럼 변해버린 소희가 무서웠다.

 "그러게, 왜 암캐 주제에 함부로 짖어대고 그랬어?"

소희는 지금의 상황을 철저하게 즐기는 듯 보였다.

 '짜악-'

 "아아아-아악-"

어느새 퉁퉁 부어오른 보짓살을 감아들어오는 채찍에, 혜린이 다시 한 번 몸부림 쳤다.

 "흑흑-. 제, 제발 아가씨. 제발...제발...흑흑흑-."

애처롭게 눈물을 흘리며 혜린은 다시금 소희에게 용서를 구했다.

순간적으로 소희가 진짜 자신이 모시는 아가씨처럼 느껴질 정도로 혜린은 간절했다.

 "쯧쯧쯧-. 불상한 년."

소희는 발갛게 달아올라 눈물을 흘리는 혜린의 얼굴에 자신의 발을 가져다댔다.

 "쯧쯧쯧-. 더러운 년."

소희는 자신의 발로 혜린의 얼굴을 비벼뭉갰다.

 "우우으읍-"

친구의 발에 얼굴이 뭉개지는 굴욕감에 혜린은 마음이 와장창- 무너져내리는 것 같았다.

하지만 지금은, 멀리 있는 굴욕이나 치욕보다는, 가까운 고통을 멈추는게 우선이었다.

 '할짝-' '할짝-'

부끄러움도 잊고, 더러움도 잊고, 혜린은 자신의 얼굴을 밟아 비비는 소희의 발바닥을 핥아댔다.

 "호호호호-. 더러운 혓바닥 치워 이년아."

소희는 발바닥으로 혜린의 뺨을 때렸다.

 "앞으로 한 번만 더 버릇없이 짖으면 알아서 해라. 응?"

발가락으로 혜린의 입술을 툭툭- 쳐대며, 소희가 잔뜩 승리감에 도취된 표정으로 말했다.

 "네, 아가씨. 앞으로 절대 안그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아가씨."

혜린은 그저 이제 채찍질이 끝나겠다는 생각에, 최대한 공손하고 비굴하게 대답했다.

 '크크크크. 이년들 이제 서로 물고 뜯고 난리가 나겠지. 크크크크.'

혜린과 소희를 지켜보는 창석은, 생각보다 쉽게 자신의 뜻대로 일이 풀리는게 무척이나 마음에 들었다.

 "후후-. 우리 너그러운 소희가 용서해 줬으니 이제 그만 풀어줘야겠구나. 후후후-."

창석은 고통에 벌름거리는 혜린의 보지를 살살 만져가며 그녀의 밧줄을 풀어주었다.

 "후후-. 가서, 소희 밥 먹는거 시중 들어주고 와."

 "네, 주인님."

혜린은 소희의 뒤를 얌전히 뒤따라 나갔다.

그런 혜린과 소희를 바라보며 이슬은 눈물을 멈추지 못했다.

그녀가 보기에 분명 무언가 심각하게 잘못 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후후-. 왜 울어? 응? 이슬이 너도 소희한테 잘해야지 안그러면 혜린이 처럼 혼나는 거야~. 후후후후-."

창석은 이슬의 볼을 쓰다듬어 주었다.

 "흑흑-. 네, 주인님. 흑흑흑-."

눈물 섞인 대답을 하면서도 도무지 이슬은 뭐가 뭔지 알 수가 없었다.

이제 자신들의 문제는 창석이 아니라 서로인지도 모른다는 불길한 예감만이 이슬의 머릿속을 감쌌다.

 * 이 페이지에 제 글이 3개네요.

제가 하루에 하나씩 쓰니까 결국 3일동안 한페이지의 글이 올라왔다는 이야기가 될 듯 합니다.

소라넷 초창기 시절부터 꾸준히 이용해왔던 유저로서 사실 조금 마음이 아프기도 합니다.

정말 좋은 작가분들이 떠나시거나 쉬시기도 하시고, 새로운 작가분들은 쉽게 정착을 못하시는 것도 같고...

지금보다는 좀 더 다양한 작가 분들의 많은 작품들이 올라왔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많이 부족하고 어설픈 글 끝까지 읽어주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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