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6화 〉16화 투기장의 도시
“자아, 여긴 어때.”
나는 오일 풀에서 개처럼 엎드린 채, 사라에게 엉덩이를 맡겨놓고 있었다. 그녀는 손가락으로 내 보지 안쪽의 성감대들을 하나하나 만져가며, 내게 감상을 물었다.
“흐응....조, 좋아요...”
“끝이야?”
“기분 좋아요....언니.”
“좋아 잘 했어.”
그녀가 상으로 클리토리스를 빙글빙글 돌려줬다.
흐윽....
“아직 가면 안 돼.”
“제발... 한 번만 가게 해주세요.”
그녀가 내 젖꼭지를 꽉 꼬집어 비틀었다.
아얏!
“나한테 반항하는 거야?”
“아, 아니에요. 언니 마음대로 하세요.”
그녀는 상처를 어루만져주듯, 비틀었던 젖꼭지를 다시 부드럽게 비벼주기 시작했다. 고통이 순식간에 쾌감으로 변해간다.
아...아....
나는 그녀의 손에 몸을 완전히 맡긴 채, 신음 소리를 흘리며, 절정으로 보내주기만을 기다렸다.
시합 준비를 위한 것이라던 사라의 오일 트레이닝은, 사실상 그녀의 장난감이 되는 것이었다.
그녀는 내 성감대를 모두 파악했고, 어떤 식으로 만져야 내가 쾌감을 잘 느끼는지, 어떻게 만지면 절정에 이르고, 멈추는지 전부 알게 됐다. 그리고 쉽게 가게 해주지 않으면서, 내가 그녀의 손길에 안달이 나게 만들었다.
그녀에게 순종적으로 굴고, 아양을 떨면 그 포상으로 절정에 이를 수 있었다.
그녀는 삽입하는 거 자체에는 큰 관심이 없었다. 며칠 동안 자지로 날 범한 건 손으로 꼽을 정도였고, 대부분의 시간을 나의 절정을 컨트롤 하는 데에만 쏟았다.
이따금씩 투기장 내부에 있는 공원으로 산책을 나왔고, 나는 개처럼 목줄을 하고 알몸인 채로 그녀를 따라 다녔다.
예전 [불꽃] 클랜에서 당하던 때와는 달랐다. 나는 부끄러움을 전혀 느끼지 못했고, 행인들 앞에서도 그녀가 만져주길 바라며 엉덩이를 비볐다. 정말로 개가 된 기분이었다.
하지만 항상 그런 것도 아니었다. 트레이너와 사라에게 조교 당할 때는, 그들에게 봉사하고, 상을 받기 위해 순종적으로 굴었지만, 그들과 떨어져서 혼자 있게 되면, 엄청난 자괴감에 휩싸였다.
아직까지는 그들에게 완전히 정복당하지 않았다. 하지만 시간이 더 끌리면 모른다. 이렇게 자아를 유지할 수 있는 시간이 없어질지도 모른다. 빨리 그들로부터 해방되어야 한다고 마음을 다잡았다.
“하아....하아..... 흐응.....좋아요 언니.....”
이른 새벽부터 사라의 방이 내 신음 소리로 가득 차 있었다. 오일 풀 안에서 나는 다리를 벌린 채 사라에게 안겨 있다. 그녀의 손이 내 젖꼭지와 클리토리스를 빙글빙글 돌리며 만져주고 있다.
트레이너의 조교와, 사라의 오일 트레이닝이 시작된 지 벌써 오 일째다. 이제는 사라의 오일 트레이닝 시간이 아니어도, 나는 그녀의 손 안에 놓여 있었다. 오늘이 드디어 시합날인데도, 사라는 날 놓아주지 않았다.
하지만 나도 사라의 품을 떠나고 싶지 않았다. 그간 그녀는 나를 신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나 완전히 정복해 버렸다.
“으읏! 또 간다...!”
나는 허리를 튕기며 몸을 비틀었다. 그리고 절정이 사그라지자마자, 바로 사라의 앞에 자리 잡고 다리를 벌렸다. 그러면 그녀가 다시 내 젖꼭지와 클리토리스를 어루만져줬다.
트레이너와 사라의 능숙하고 집요한 조교 끝에, 나는 그들에게 완전히 굴복했다. 그래서 사라가 특별히 명령을 하지 않아도, 나는 그녀의 손에 내 몸을 가져다 댔다.
“정말 착해졌구나. 착한 아이에게는 상을 듬뿍 줘야지.”
“감사합니다....”
나는 그녀에게 완전히 고분고분 해졌다. 그녀가 내 젖꼭지를 강하게 꼬집었다.
하앙.....
“불쌍한 라유, 완전히 조교 당해서 이제 고통도 쾌감으로 느끼는구나.”
“네, 언니....”
“내가 위로해 줄게.”
내 성감대들을 만지는 그녀의 손놀림이 빨라졌다.
아아....아아....
쾌감이 휩싸여 이 세상에서 사라져 버릴 거 같다. 오일 속으로 녹아 버릴 것 같고, 사라와 하나가 되어 버릴 거 같았다. 우리는 뱀처럼 베베 꼬여 온 몸을 비틀었다. 그녀의 손길이 내 구석구석을 어루만졌고, 나는 몸을 움찔거리며, 그녀의 손길을 느꼈다.
한참을 그녀가 주는 쾌감 속에 젖어 있다가, 수차례 절정하고, 그녀의 자지에 입으로 봉사하고, 보지로 봉사하고, 사정당한 뒤에, 나는 다시 처음처럼 그녀의 품에 안겨 다리를 벌렸다.
그리고 그녀의 손길이 다시 내 보지와 젖꼭지를 어루만져준다. 모든 상처가 치유되는 느낌이다.
<기질 획득 : 의존증>
<당신은 다른 사람의 품에 안겨 애무 받을 때 큰 위안을 느낍니다. 당신을 애무하려는 사람이 나타나면, 당신은 거부하지 못할 것입니다.>
아아....또....간다....
나는 움찔움찔거렸다. 그녀의 손가락이 보지 안을 부드럽게 마사지 해준다. 행복한 기분에 휩싸였다. 그녀는 이제 내 절정을 컨트롤하지 않았다. 보낼 수 있는 한 계속 보내버렸다.
시합 시간이 될 때까지, 나는 그녀의 품 안에서 수십 번 절정을 맞았다.
사라의 방에서 나오자 문 앞에 또 사이론이 기다리고 있었다.
“시합 시간입니다.”
나는 아직도 사라가 주던 쾌감에 사로잡혀 몽롱한 상태였다.
“만져줘.”
나는 내가 무슨 말을 하는지 알 수가 없었다.
사이론이 침묵하고 있자, 내 손이 그의 손을 잡아, 내 사타구니로 가져갔다. 그의 손가락이 질척거리며 움직인다.
덜 닦인 오일이 남아 있는 건지, 애액이 새로 나온 건지, 그의 젖은 손가락이 미꾸라지처럼 내 보지 안을 휘젓고, 절정을 한 번 느낀 뒤에야 정신이 들었다.
“하아....점점 이상해지는 거 같아.”
내가 지친 채로 사이론에게 말했다.
“이라유님은 원래 그랬습니다. 첫 만남 때부터 성노예의 각인을 달고 있었으니까요.”
“....너 정액 먹어본 적 있어?”
“아니요. 없습니다.”
“내가 먹여줄까?”
내가 인벤토리에서 그동안 모아온 정액 병 중 하나를 꺼내 들자, 사이론의 눈이 다급하게 변하며 손사래를 쳤다.
“아니요, 사양하겠습니다.”
이 무뚝뚝한 놈도 감정이 있긴 했구나. 그를 당황하게 만들고 나니, 기분이 약간 풀렸다.
그동안 알게 된 게 있었는데, 이름은 ‘밤의 투기장’이면서 실제로 시합이 밤에 열리는 건 아니었다. 일반 투기장과 같은 시간에 운영을 했고 장소만 비밀 투기장일 뿐이었다. 그리고 일반 투기장이 닫히는 밤에 똑같이 닫혔다. 아니 그럴 거면 왜 밤의 투기장이라고 이름을 지은 건지 모르겠으나, 아마 시스템의 한계였을 것이다.
첫 번째 시합은 전에 들었던 것처럼 또 오일 파이트였다.
아니, 난 그동안 배운 게 없는데?
또 지난번과 똑같이 당할 걸 생각하니 몸서리가 쳐졌다. 하지만 사이론이 분명 내가 이길 수 있을 거라고 장담했기 때문에, 불안이 약간은 덜어졌다.
한 번은 사이론에게 날 속였다고 화를 낸 적이 있었다. 그리고 그가 한 말이 가관이었다.
“저희는 거짓말을 한 적이 없습니다. 필요 없는 사실을 말하지 않았을 뿐. ‘다른 사람과 포인트를 걸고 결투를 하고’, ‘지면 능욕당한다.’ 틀렸나요?”
아아, 나는 그런 부류의 족속을 알고 있다. 차라리 날 범하고 ‘아 시원하다.’ 해버리는 놈들보다 더 역겨운 부류의 인간. 하필 계약을 해도 그런 뱀 같은 인간이랑 해 버린 것이다.
그래도, 며칠 동안 보면서 겪은 그는, 정말 거짓말은 안 한다는 것이었다.
씨발, 그게 거짓말이랑 뭐가 다른지.
나는 한숨을 쉬며 경기장 안으로 들어섰다. 그러자 관객들이 내 등장과 함께 함성을 질렀다. 그도 그럴 게, 지난 번 그렇게 엄청난 꼴을 보였으니 기대가 될 만도 했다.
거기에다가 사라에게 개처럼 끌려 다니는 걸 본 사람도 많았을 것이다. 물론 사라가 다른 사람의 접근을 막았기 때문에, 내 몸에 접한 사람이 아무도 없다는 게 다행이라면 다행이었다.
그리고 상대방으로 비키니를 입은 여자가 나왔다. 반응이 밋밋한 걸 보니 유명하지는 않은 듯했다.
중앙에 오일 풀을 두고 그녀와 마주 섰을 때, 그녀가 잔뜩 당황하고 긴장한 게 보였다. 한눈에 그녀도 지난번의 나처럼 아무 것도 모른 채 첫 출전을 한 사람이라는 게 보였다.
헤에, 의외로 쉽게 이기겠는데.
그리고 오일 풀에 올라서자, 의외로 균형을 조금 잡을 수 있었다. 사라와의 트레이닝이 효과가 있긴 있었나보다. 반면 상대 여자는 제대로 균형도 못 잡고, 팔로 땅을 짚으며 네 발로 서 있었다.
나는 사라처럼 뛰지는 못해도, 걸을 수는 있었기 때문에, 조심조심 그녀에게 다가가 넘어뜨렸다.
그리고 그녀의 다리를 벌리고.....
벌리고?
그 다음 뭘 어떻게 해야 하는 거지?
그냥 때리면 되나?
나는 당황해서 그녀의 다리만 벌리고 얼어 있었다. 상대 여자는 도대체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 건지, 얼굴을 붉힌 채 날 올려다보고 있다.
아니 씨발, 그렇게 쳐다보지만 말고 반격을 하라고.
애초에 나는 다른 여자 몸을 주도적으로 만져 본 적이 없다. 항상 범해지고, 만져지고, 휘둘리기만 했을 뿐, 그나마 주도적인 적이 있었다면, 열정적으로 그녀들의 자지를 빤 정도....
현실의 나도 마찬가지다. 나는 여자랑 섹스를 해본 적이 없다.
우우우~ 우우~
내가 한참동안 얼어 있자 주변에서 야유가 쏟아진다. 아, 차라리 내가 다리를 벌리고 있는 쪽이었으면 편했을 텐데.
나는 천천히 그녀의 수영복 위로 사타구니를 만졌다.
“히잇!”
그녀가 귀여운 신음 소리를 내더니 눈을 감으며 고개를 돌려 버린다.
아니 아니 아니 아니 아니 씨발년아 반항 안 하냐.
그냥 [불꽃] 클랜 때처럼 때려 눕혀 버리고 싶었다. 하지만 그때는 상대 여자가 그런 쪽으로 조교 되어 있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이 여자는 정말 아무 것도 모르는 깨끗한 상태인 거 같았다.
게다가, 다리를 오므리지도 못하고 잔뜩 부끄러워하고 있는 모양새가 너무 귀여워서 차마 때릴 수가 없었다.
에라 모르겠다.
나는 그동안 내가 당했던 것처럼, 그녀의 수영복 위로 그녀의 사타구니를 비비다가, 수영복을 옆으로 제끼고 손가락으로 그녀의 보지를 휘젓기 시작했다.
처음으로 여자 친구 몸을 만져보는 대학생처럼 서투른 손놀림이었지만, 그녀는 계속 흐느끼며 신음소리를 냈다.
조금 자신감이 붙어서 상의 수영복을 벗기고, 그녀의 유두를 혀로 핥고 빨면서 최선을 다해 그녀를 절정에 몰아넣기 위해 낑낑댔다.
“하아......하아.....”
<삐익! 승자 ‘이라유’>
간신히 한 번 그녀를 보내고 나자, 바로 승리 판정이 떴다. 관객들이 이게 뭐냐며 야유를 보냈지만, 내게 그녀의 돈과 투기장 포인트가 들어오는 게 확인됐다.
나는 얼떨떨한 표정으로 대기실로 돌아왔다.
“이게 뭐야? 왜 저런 애가 여기 있어?”
사이론에게 물었다.
“모든 여자가 다 이라유님처럼 걸레인 건 아니니까요. 찾느라 힘들었습니다.”
그러니까, 일부러 내가 이기게 하기 위해서 아무 것도 모르는 애를 찾아와 매칭을 시킨 것이었다.
승부 조작이잖아 씨발. 혹시 나한테 일부러 지라고 지시도 했을까. 찝찝했다.
“하아.....”
하지만 사실 그런 걸 따질 때가 아니다. 내 코가 석자인데 다른 사람을 걱정할 여유가 어디 있나. 차라리 사라 같은 악마한테 걸려서 된통 당하느니, 나한테 당하고 미리 발을 빼는 게 나을지도 모른다.
“사실 그녀도 저희 [엘리펀트] 매니지먼트에 등록을 했습니다.”
“.....너희들, 진짜 곱게 못 죽을 거야. 내가 아니더라도.”
시합이 끝난 뒤, 사이론은 트레이너를 바꿔 주겠다고 했다. 앞으로는 다른 훈련이 필요할 것이라고.
“나는 훈련 필요 없어.”
“이라유님은 필요 없겠지만, 이라유님의 보지는 훈련이 필요하겠죠.”
어떻게 저런 뻔뻔한 말을 태연하게 할 수 있는 걸까.
사이론과 헤어진 뒤, 나는 사라의 방 문 앞에 섰다. 또 당할 일을 걱정하며, 심호흡을 크게 하고 방 안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나는 믿을 수 없는 광경을 목격했다.
사라는 침대 위에서 다른 여자를 뒤에서 박고 있었던 것이다. 나는 그 상대를 한눈에 알아볼 수 있었다. 아까 시합에서 나와 붙었던 그 여자였다.
“하아....하아.....”
아무것도 모르는 것 같았던 그녀는, 이제 아주 능숙하게 사라의 자지를 느끼며 신음소리를 내고 있었다.
“라유 왔네~ 잠깐만 기다리면서 혼자 놀고 있어~”
그녀는 날 보고도 허리를 움직이는 걸 멈추지 않았다.
왜인지 모르겠다. 이해할 수가 없었다. 나는 성큼성큼 걸어가, 사라를 밀어서 넘어뜨려 버렸다.
“히익!”
그 와중에 사라의 자지가 빠지자 엎드려 있던 여자가 신음소리를 냈다.
날 째려보는 사라의 눈빛이 얼음처럼 차가워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