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2화
당정학과 신창원마저 적들의 발목을 묶기 위해 이탈한 것이 벌써 사흘이 지났다.
회담 날로부터 엿새째의 일정.
후기지수 일행은 그간 한시도 쉬지 못한 채 사천 일대에 펼쳐진 혈천신교의 천라지망을 돌파해나갔다.
사실 단 한 명도 낙오하지 않은 것이 기적이었다. 그들 모두 초절정 경지에 올라서 있다고 해도 닥쳐드는 적은 끝이 없었다.
움직이는 가운데 족히 천여 명은 쓰러뜨린 듯했지만, 어디서 이렇게 꾸역꾸역 나오는 것인지 새로운 얼굴이 또다시 앞을 가로막았다.
상처 입은 몸은 무거워지고, 단전은 더 쥐어짤 내력도 남지 않게 되었을 때, 천운이 따랐는지 절벽 밑에 발견한 동굴에 몸을 숨겼다.
모두 쓰러지기 직전이던 터라 정신없이 수마에 빠져들었다. 몇 번이고 그 위를 지나가는 기척이 느껴졌지만, 아무렴 절벽 밑에 숨었으리라 생각하진 못했는지 그들이 있는 곳까지 내려오는 적은 없었다.
더불어 밤사이 그치지 않고 펑펑 내린 폭설은 이곳까지 다다랐던 흔적까지 지워졌으니 조금 더 말미를 얻었다고 할 수 있었다.
찌이익.
지닌 식량은 거의 떨어졌다.
그마저도 남은 것은 의식이 없는 주호를 위한 것인바. 전날 천후가 정찰을 나갔다가 잡아 온 산토끼만이 유일한 동아줄이었다.
“…불이라도 쓸 수 있으면 좋으련만.”
“그러게 말이네.”
당천유가 아쉬움을 토해내자 악비산이 한숨을 내쉬었다.
혹시나 연기가 새어나갈까 봐 불도 피우지 못했다. 그렇기에 그 작은 몸뚱이를 여섯 조각으로 나눴고, 비릿한 피 내음을 느끼며 질긴 생고기를 잘근잘근 씹어 먹었다.
“일단 다들 조금 더 체력을 비축해두세. 저들의 이목을 피하려면 날이 저문 뒤에 움직여야 할 테니.”
선우연의 말에 각자 고개를 끄덕였다.
사흘 만에 쪽잠을 잔 것으로 어느 정도 체력을 회복했다곤 하지만, 각자 입은 상처가 적지 않다. 그렇기에 각자 지닌 상비약으로 천천히 치료해나갔다.
“…….”
작은 동굴 안은 그들이 부스럭거리는 소리만 울려 퍼졌다.
잡담할 기력도 없었고, 괜히 이상한 말을 할 바엔 입을 다물고 있는 것이 도움이 된다는 걸 알고 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그들과 마찬가지로 침묵하고 있던 당천유는 기어코 복받치는 감정을 억누르지 못했다.
“…괜히 따라나섰는가 싶네. 공명심이 무엇인지. 결국 폐만 되었어.”
그는 붉어진 눈시울을 누르며 주먹을 꽉 쥐었다.
자신들을 구하기 위해 암기를 흩뿌리며 일갈을 내지르던 아버지의 모습이 아직도 눈에 훤한바. 사흘이 지난 지금까지도 생사를 알 수 없을 따름이었다.
“아니에요. 어차피 다른 이들이 왔었어도 같았을 거예요.”
남궁연이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그녀 역시 그 심정에 공감했다. 괜한 공명심에 따라나선 것이 아닌가. 자신들이 아니라 조금 더 실력이 되는 고수들이었다면 이런 흐름이 조금 달라지지 않았을까.
하지만 후회만으로는 현실을 바꿀 수 없으니 내색하지 않은 채 그를 위로했다.
“그러네. 너무 낙담하지 말게. 잘 풀릴 것이야.”
선우연은 담담히 그런 당천유의 등을 토닥여 주었다.
그렇게 한 시진이 지났을 때 동굴 안은 다시 침묵에 잠겼다.
천후는 정찰을 목적으로 다시 밖을 살피러 나갔고, 악비산은 다친 팔의 상처를 눈으로 씻어내며 식히는 중이었다.
입구에 기대 찬바람을 맞으며 번을 서고 있던 철대환은 가늘어진 눈으로 산세를 바라보았다.
‘…도망치는 것도 어느 순간에 다다르면 한계를 맞이할 것이다. 누군가는 그들처럼 뒤에 남아 발을 묶어야 해.’
독패 당정학과 천공검 신창원이 활약해준 것인지 궁기를 비롯한 칠혈성의 고수들은 다시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하지만 그만한 경지의 고수들이 이곳까지 쫓아오는 것은 시간문제일 터.
지금 역시 조금씩 목을 죄어와 숨통을 조르고 있지 않은가. 일행의 상태를 봐선 앞으로 사나흘 정도가 한계인 듯싶었다.
“계속 그렇게 눈 덮인 곳을 보고 있으면 눈이 상한다네.”
“…그 정도로 적들의 움직임을 발견할 수 있으면 싸게 치르는 것이지.”
다른 이들과 같이 벽에 기대 자는 것처럼 보였던 선우연이 어느새 자신의 옆에 다가와 있었다.
둘은 한동안 말없이 산세를 바라보기만 했다.
그렇게 얼마를 있었을까, 철대환은 슬쩍 옆구리를 찔러 온 손길에 두 눈을 동그랗게 떴다.
“…이건 무언가.”
“쉿.”
선우연의 손에 들린 것은 육포 몇 쪼가리였다.
이미 다 먹은 줄 알았거늘 몇 개 쟁여두고 있었던 것인가.
철대환이 헛웃음을 토해내자 선우연은 옅게 미소 지으며 말했다.
“자네, 회담 이후로 홀로 궂은 일만 계속 도맡아 하고 있지 않은가.”
“…딱히 그렇진 않네.”
“상황이 상황인지라 저들은 느끼지 못했을지 몰라도, 내 눈까지 속이긴 어렵네.”
철대환은 쓴웃음을 지었다.
부모를 떠나고, 집을 나온 그에게 있어 이들은 또 하나의 가족이 되어버렸다. 그러니 못할 것이 무엇 있겠는가.
“…저건.”
한창 육포를 씹으며 잡담을 나누던 사이, 저 멀리서부터 표홀한 신법으로 절벽을 타고 오르는 인영이 보였다.
순식간에 그들이 있는 동굴의 입구까지 쇄도한 천후는 헝클어진 머리카락을 정리하며 그들에게 무언가를 내밀었다.
“…오다 잡았네.”
“자네, 혹시 부업으로 사냥꾼이라도 했었는가?”
“어렸을 적에 수렵이 취미긴 했었지.”
선우연이 농으로 건넨 말에 천후가 어떻게 알았냐며 두 눈을 동그랗게 뜨는 것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철대환은 작게 웃음을 터트리곤 동굴 안쪽에서 쉬고 있던 일행에게 말했다.
“자네들 일어나보게나. 천후 저 친구가 또 토끼를 잡아 왔네.”
“…토끼?”
상처를 치료하고 깊은 잠에 빠져 있었던 악비산이 그 말에 입가를 닦으며 두 눈을 번쩍 떴다.
남궁연 역시 비척거리며 다가왔고, 천후는 곧 능숙한 솜씨로 그 살과 가죽을 해체했다.
“…….”
좌중은 순식간에 침묵에 잠겼다.
제대로 된 식사를 하지 못하니 한순간에 피비린내가 나는 생고기가 만찬으로 뒤바뀐 것. 처음엔 비리다며 인상을 찌푸리며 씹던 남궁연 역시 오물오물 제 몫을 맛있게 먹게 되었을 따름이었다.
“…이제 좀 살 것 같군.”
악비산이 길게 숨을 토해내며 벽에 등을 기댔다.
충분한 휴식과 배부르지 않지만 제법 먹음직스러운 식사까지. 다른 이들 역시 마찬가지인 듯 고개를 끄덕이며 이전보다 한층 밝아진 분위기를 보였다.
“교관님은 어떠신가.”
“마찬가지네. 아직 의식이 없으셔.”
“역시 가슴의 상처가…….”
천후는 흐려진 눈으로 죽은 듯이 누워 있는 주호를 바라보았다.
그 어떤 적과 마주해도 단 한 번의 패색조차 보인 적이 없던 그다. 후기지수들 사이에는 쓰러지지 않는 무적의 상징으로 자리잡았지만, 이리된 것을 보니 정말로 가슴이 아플 따름이었다.
“다른 분들도 무사하셨으면 좋으련만.”
선우연이 한숨을 내쉬었다.
검제 남궁한. 매화검선 선청우, 그리고 독패 당정학과 천공검 신창원 모두 중원에 막대한 영향을 끼치고 있는 고수들이었다.
특히 검제는 무림맹주였던 검선 단철량의 은거 이후 현 중원 무림의 구심점이 되는 존재가 아닌가.
“그런 분들이 목숨을 바쳐서 지키실 만큼 교관님의 존재가 중요했던 것이지.”
이쪽에 중요하다면 상대 쪽에서도 눈에 불을 켜고 붙잡으려 할 터.
“다들 마음 단단히 먹게. 앞으로는 더욱 거칠어질 테니.”
선우연의 말에 다들 의지를 불태웠다.
***
근 하루 동안 이어졌던 천금 같은 휴식이 끝을 내렸다.
해가 떨어지자마자 그들은 동굴을 나와 다시 산을 올랐고, 사천을 벗어나기 위해 부지런히 발걸음을 옮겼다.
주호를 엎은 것은 이전과 같이 철대환이었다. 중간중간 다른 이들이 바꿔주겠다고 했지만, 그는 담담한 표정으로 고개를 저었다.
“나는 병장기를 사용하지 않아 무슨 일이 있어도 대처할 수 있네. 보법도 자신있고 말이야.”
“…그렇긴 하군.”
납득이 가는 말이었다.
적수공권을 특기로 하는 무공을 익힌 이상 다른 이들보다 운신에 자유로운바. 특히 철대환의 보법은 후기지수 가운데 특출났던 것이 아닌가.
그렇게 그들은 산 하나를 넘어섰고, 다음 산등성이를 올랐다.
동이 터올 무렵, 다행히 지금까진 직접적인 전투가 없었다. 몇 번인가 수색 중인 듯한 혈천신교의 무인들이 스쳐지나가 숨을 죽인 적이 있었으나, 모두 삼류 언저리였기에 그들의 기척을 알아차리지 못했다.
그리고 그 산등성이를 타고 산세가 우거진 깊은 곳으로 넘어갈 찰나, 그들은 이전과는 사뭇 다른 참상을 맞이했다.
“…이건.”
“이미 한 차례 격전이 있었나 보군.”
부러진 나무, 얼어붙은 시체, 파헤쳐진 땅. 그리고 그 위에 소복하게 쌓인 눈까지.
땅에 누운 대다수는 혈천신교의 고수들이었으나, 간간이 소속을 알 수 없는 이들 역시 섞여 있었다.
“…대충 이틀 정도 지났나.”
“이틀이면…….”
독패 당정학과 천공검 신창원이 자신들을 앞질러 간 것인가.
선우연의 의문에 천후는 고개를 저었다.
“아니, 이들은 사신문의 무인들일세.”
다른 이들은 알아보지 못했지만, 같은 사신문 소속인 천후가 그들을 알아보지 못할 리가 없었다.
“그렇다면 천 언니가?!”
남궁연이 반색했다.
천우희는 이번 회담에 참석하지 않았다. 최악의 경우를 대비해 퇴로를 준비하기로 계획했고, 이곳의 흔적을 보니 어느 정도 자신들을 기다린 듯했다.
“자네 뭐 하는가?”
“잠시만 기다려주게.”
천후는 곧바로 주변 땅을 샅샅이 수색했다.
중점은 손상되지 않은 땅 위에 박힌 나무나 바위들인바. 그러던 차 부자연스럽게 꽂혀 있는 부러진 나뭇가지가 그의 눈에 들어왔다.
“…찾았다.”
나뭇가지로부터 세 번째 건너 자리한 돌멩이 밑으로 아주 자그마하게 회(回)라는 글자가 새겨져 있었다.
“회? 원래 있던 곳으로 돌아가라는 것인가?”
“아니, 이곳을 벗어나서 원래 경로를 우회하라는 것이겠지.”
회담이 어그러지자 그들은 후방에서 퇴로를 준비하고 있던 사신문을 습격한 듯싶었다.
천마신교의 일원들이 참석하지 않은 것으로 보아 애초부터 이쪽을 노린 것일 터.
처음엔 시야가 좁아져 생각지 못했지만, 상황이 여기까지 오자 의심할 점이 한둘이 아니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이런!”
그러던 차 천후의 두 눈이 크게 뜨였다.
표식에 의식을 빼앗긴 사이 적들이 이리 지척에 이를 때까지 눈치채지 못한 것. 더욱이 상대는 쉬이 쓰러뜨릴 수 있는 고수가 아닌 듯했다.
“달려!”
천후가 강기를 흩뿌리며 적들의 이목을 끈다. 후기지수 일행은 곧바로 땅을 박찼고, 그때부터 또 다시 끝나지 않은 추격전이 벌어졌다.
다음 날 악비산의 창이 부러졌다.
세외의 마두로 이름을 날리는 철면쌍괴(鐵面雙怪) 상대로 혈전을 벌인 끝에 벌어진 일이었다.
악비산은 부러진 두 자루의 창을 붙잡고 쌍괴의 가슴에 그 끝을 박아 넣는 기염을 토했다.
그다음 날 당천유의 귀가 잘려나갔다.
비사혈궁(比死血弓)이 천후에게 죽기 전 필사의 각오로 쏘아낸 혈시(血矢)를 막아내다 다친 상처였다.
그다음 날 남궁연이 큰 내상을 입었다.
철대환을 공격한 세 마두의 목을 단숨에 베어버리기 위해 무리하게 공력을 운용한 것이 원인이었다.
그리고 며칠이 지났을지도 모르는 어느 날.
“…….”
후기지수들은 초췌한 얼굴로 협곡 안쪽을 바라보았다.
누구의 낙오도 없이 여기까지 온 것이 기적이었다. 이제 이곳을 넘어 얼마간 더 나아간다면 사천 부근을 벗어나 이 밖에서 기다리고 있을 연합군에 합류할 수 있었다.
“매복은, 없는 것 같나.”
“방심하지 말게. 언제 튀어나올지 모르니.”
비교적 멀쩡한 천후를 선두로 그들은 빠르게 앞으로 나아갔다.
아니, 나아가려고 하던 찰나였다.
피잉─.
바로 근처에서 붉은 신호탄이 하늘을 향해 쏘아진다. 그와 동시에 한 무리의 인원이 모습을 드러내며 그들에게 쇄도했다.
“…큭!”
한곳으로만 길이 뚫려 있는 지형이라 후퇴하기가 힘든바. 누군가는 뒤에서 저들의 발을 묶어야 했다.
“…남궁 소저.”
그 가운데 철대환은 파리한 안색으로 가쁜 숨을 내쉬고 있던 남궁연을 불렀다.
“교관님의 신형을 부탁하오. 내가 뒤를 지키겠소.”
“…하지만.”
“목숨을 버리겠다는 이야기가 아니오. 이 중에선 내가 가장 정상 아니오. 어느 정도 발을 묶었다 싶으면 곧바로 따라가겠소.”
말은 그렇게 했지만, 철대환은 이미 각오를 끝냈다.
아무런 연고도 없었던 자신을 받아주고, 새로운 가족이 되어주었다. 이들에게, 주호에게 받은 은혜를 갚기에 적절한 순간이 아니던가.
잠자코 이야기를 듣던 선우연이 고개를 저었다.
“아니, 그대로 쭉 가세. 뒤는 내가 지키겠네.”
“자네.”
“날 보게. 나도 멀쩡해.”
선우연은 슬쩍 검을 들어 올리며 자신이 건재함을 보였다.
철대환은 입술을 씹었다.
자신의 미래는 불투명하다. 누구 하나 기대하는 이가 없으며 기다리는 이도 없다. 하지만 선우연은 다르지 않은가.
화산의 소신룡.
세간에서는 다음 세대 화산의 장문인으로 크게 이름을 떨칠 것이리라 믿어 의심치 않았다.
고작 이딴 곳에 묻혀서는 안 될 인물이었다.
“가게.”
선우연의 표정은 확고했다.
자신이 어떤 말을 해도 그 결심이 바뀌지 않을 것이라는 걸 깨달은 철대환은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무리하지 말게. 곧바로 따라오는 것이야.”
“알겠네.”
철대환은 곧바로 땅을 박찼다.
그를 따라 후기지수 일행이 협곡 안으로 모두 들어갔을 때, 황량해진 대지 가운데 홀로 서 있던 것은 선우연뿐이었다.
“음.”
그는 짧은 침음성과 함께 자신의 왼발을 바라보았다.
말은 건재하다곤 했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았다.
천후를 도와 비사혈궁과 싸우는 와중 녀석이 쏘아 보낸 독화살이 허벅지를 스쳤다.
당시에는 독을 빼내고 지혈하는 것으로 응급처치에 성공했다고 여겼건만, 지금에 와서는 한 발자국도 움직이기 힘들 정도로 다리가 무거워졌다.
더 움직이는 것은 무리이리라.
일행의 짐이 되기 싫었던 그는 남을 것을 자청한바. 선우연은 날이 다 나간 검을 다잡으며 자신 앞으로 떨어져 내린 혈천신교의 고수들을 바라보았다.
“칠혈성.”
“홀로 일행의 뒤를 지키기 위해 남은 것인가. 눈물겹기 짝이 없군.”
모습을 드러낸 이들은 회담 당시 마주앉았던 익숙한 얼굴이었다.
“독패와 천공검은 죽었다. 네놈들 역시 그러하겠지.”
“같잖은 격장지계는. 그분들께서 타계하셨다면 네놈들이 그리 멀쩡할까.”
“덕분에 셋을 잃었지. 하지만 너희들을 쫓는 데는 우리면 충분하다.”
칠혈성 중 넷.
그 하나하나가 선우연과 같은 초절정 고수였다.
“…….”
한낮이었지만, 구름이 낀 하늘이 어둑어둑해지며 굵은 눈발을 날린다. 칼날 같은 바람이 머리카락을 흔들며 죽음을 속삭였고, 식어가는 몸은 자신의 때가 얼마 남지 않음을 알려오는 듯했다.
그럼에도 선우연은 옅은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들었으니.
“꽃피우기 좋은 날씨로구나.”
깊은 겨울의 산중.
매화가 만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