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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신귀환-57화 (57/300)

#57화

가벼운 비무라 했지만, 둘의 움직임은 진중하기 짝이 없었다.

주호의 검은 거센 물살을 그려낸다. 자칫하면 균형을 잃고 휩쓸려 떠내려가겠지만, 백호의 창은 그 물살을 굽이굽이 올라가는 연어처럼 굳건한 기세로 그것을 받아쳤다.

둘의 공방이 치열하게 이어지고 있을 때, 연무장의 한 편으로 몇몇 사람이 모습을 드러냈다.

“괴물이 따로 없군. 그렇지 않은가?”

말없이 비무를 지켜보고 있던 현무는 씩 웃음을 지으며 제 등 뒤를 향해 질문을 던졌다.

담벼락에 걸터앉아 있던 천우희는 복잡한 얼굴로 한숨을 내쉴 뿐이었다.

그녀는 나름대로 사신문에서 촉망받는 기재였다.

비록 일신에 사정을 감추고 있다곤 하나 여인의 몸으로 절정의 경지에 올랐고, 그로 인해 당당히 주작의 이름을 거머쥘 수 있었다.

아마 작금 무림에서 여인으로만 따진다면 다섯 손가락 안에 꼽히진 않을까. 아마 동년배 중엔 적수가 없으리라.

그리고 그 착각은 주호와 만나게 되면서 깨지게 되었다.

그는 첫 만남에서부터 자신보다 한 수 위의 실력을 지니고 있었다. 나이로 본다면 믿을 수 없는 경지였으나, 무황의 비동이란 기연으로 순식간에 상승 경지에 오른 것이 아닌가.

자신은 차근차근 어릴 적부터 단계를 밟아 올라왔으니 그 탄탄한 내실로 머지않아 따라잡을 수 있으리라 여겼다.

하지만 지금 두 명의 비무를 보니 명확하게 느낄 수 있었다.

‘격이 다르다.’

오십 초? 아니, 삼십 초는 버틸 수 있을지 스스로조차 의심이 들었다.

“후우.”

남아 있는 시간이라도 많으면 좋으련만, 그녀는 복잡한 속내를 감추려는 듯 긴 한숨을 내쉬었을 뿐이었다.

***

주호는 나흘간 사신문에 머물며 많은 것을 했다.

사신문의 기원이나 역대 청룡들에 관한 이야기를 전해 들었으며, 그들이 하는 임무에 대해 간략하게나마 귀띔을 받았다.

가장 큰 소득은 주예향에게 가르칠 무공을 정했다는 것. 청룡신공이나 주작신공 같은 신공이라 불리는 절기는 아니었으나, 상태창에 기록되어 있던 무공 중 일류라 할 수 있는 것을 선택해 그녀에게 가르쳤다.

더욱이 하월벽은 귀한 영약들을 아낌없이 내주었고, 가파르게 성장할 수 있는 단초를 얻게 되었다.

“며칠만 더 머물다 가지 그러나.”

나흘 후, 사신문을 떠나는 주호 일행에 하월벽은 아쉬운 표정을 지었다.

청룡단의 부단주인 장산철이나 다른 장로들 역시 마찬가지인 분위기였으니.

“그러고 싶지만, 이후에도 일정을 잡아놓아서 말입니다.”

“남궁세가 쪽인가. 그러면 어쩔 수 없겠군.”

무려 그 검제(劍帝)의 초대가 아닌가. 그렇기에 하월벽은 순순히 고개를 끄덕이곤 들고 있던 무언가를 건네주었다.

“그렇다면 이건 좋은 선물이 되겠군.”

“…이건.”

하월벽의 손에 들린 것은 한 자루의 검이었다.

검집은 푸른 단색으로 이루어졌고, 손잡이 쪽 역시 특별할 건 없었다.

오히려 지금 그가 차고 있던 검이 더 좋아 보일 정도로 평범해 보였으니.

하지만 주호는 떨리는 마음을 주체하지 못했다.

신검(神劍) 청룡(靑龍)

망량환혼진의 시련을 통과하는 보상으로 얻게 될 검의 이름이었다.

하월벽은 그것이 청룡의 증표라 직접적으로 거론한 적이 없었다. 단지 상태창이 그렇게 알려왔을 뿐. 그렇기에 언제쯤 받을 수 있을까 내심 궁금해하고 있던 찰나, 그 실물을 눈앞에 두니 가슴이 떨려왔다.

스릉-.

신검을 건네받은 주호는 두말할 것 없이 그것을 뽑아들었다.

“……?”

다만, 검신도 그다지 특이한 것이 없었다. 옅은 한기가 그 위에서 뿜어져 나왔지만, 그것 말고는 자신의 검과 같은 모습이었으니.

“내공을 주입해보게나.”

주호의 표정에서 의문을 읽었는지 하월벽은 작게 미소 지으며 말했다.

“…아!”

그 말에 따라 신검으로 가볍게 내공을 일으킨 주호는 이내 감탄사를 터트렸다.

검신의 색이 짙어지며 그 위로 청룡이 몸부림치는 형태의 무늬가 나타났다.

그 주위에서 뿜어져 나오던 한기는 살이 떨릴 정도로 강해졌고, 섬뜩할 정도의 예기까지 느껴졌다.

“청룡이라 하는 신검이네. 당대 청룡에게 계승되는 증표와도 같은 것이니. 자네도 이름은 들어본 적이 있겠지?”

“물론 들어봤습니다. 하지만 설마 이것이 청룡의 증표라니.”

주호는 짐짓 처음 듣는 이야기인 것처럼 연신 감탄을 터트리며 검신을 쓰다듬었다.

웅웅-.

신검이 의지를 가진 듯 공명하며 새로이 얻은 주인에게 인사를 해오는 듯했다. 그것에 가벼이 미소를 지은 그에게 옆에 있던 천우희가 씩 웃으며 말했다.

“축하해. 이제 진짜로 청룡이 되었구나.”

“…감사를 표하지.”

주호는 천우희에게 가볍게 고개를 숙였다. 사신문과 인연을 쌓고 신검을 얻게 된 것엔 그녀의 지분이 가장 컸으니.

“알면 앞으로 더 잘해.”

천우희는 솔직히 말해오는 주호의 말에 못내 부끄러웠는지 슬쩍 시선을 피하며 발끝으로 땅을 찼다.

***

주호 일행은 사신문을 떠났다.

막 입문했을 때와 같은 성대한 환영식은 없었지만, 주요 인사들이 나와 그들을 배웅했고 훗날을 기약했다.

“그럼 하남까지는 같이 가는 건가요?”

함께 마차를 타고 이동하던 와중, 주예향이 반짝거리는 눈으로 그들에게 물어왔다.

“어차피 방향은 같으니까. 하남에서 갈라지면 되겠지. 후, 그 아이도 슬슬 도착할 때라고 하니.”

“임무가 있었나?”

“임무라기보단, 호위. 우리 일이 있었으니 혹시나 해서 당신 가족의 뒤를 따라갔지.”

“…그건 고마운 소리군, 후에 감사를 표하지.”

생각지도 못한 이야기였다. 그렇기에 고개를 끄덕이자, 천우희는 어깨를 으쓱였다.

“감사는 다른 쪽에 해줘. 부탁은 했다지만, 며칠이나 수고한 것은 그 아이니까.”

“명심하도록 하지.”

며칠 뒤, 하남 인근의 근교.

주호 일행은 기일에 딱 맞춰 약속한 장소에 도달할 수 있었다.

“남궁세가의 무인들인가.”

마차에 걸려 펄럭이는 남궁기 아래로 스무 명에 가까운 인수가 그들을 마중 나와 있었다.

“오랜만입니다. 기억하실지는 모르겠지만…….”

남궁진영은 주저하는 표정으로 인사를 건네왔다.

이전 마교 지부를 습격했을 때의 단 한 번뿐인 만남. 그것 역시 그리 길지 않았기에 남궁진영은 살짝 주저하는 태도였다.

하지만 주호는 당연히 그를 기억하고 있었기에 작게 미소를 지으며 그들에게 포권했다.

“오랜만입니다, 남궁진영 대협.”

“아, 기억하고 계시는군요!”

“어떻게 잊을 수 있겠습니까.”

남궁진영은 상당히 살가운 태도로 그들을 안내했다.

‘분명 섬뢰단의 부단주였지.’

마차를 호위하는 무인들의 가슴팍에 역시 모두 같은 표식이 새겨져 있었다.

한 줄기 벼락이 관통하는 그 문양은 남궁세가의 정예 조직 중 하나인 섬뢰단을 뜻하는 것이었다.

‘과연 남궁의 정예군.’

섬뢰단의 무인들은 주호에게 예의를 표해왔다. 그 중 일부는 이전 마교 지부를 습격했을 때에 그에게 구명의 은혜를 받은 적이 있었으니.

“그나저나 그쪽 분들은 일행입니까?”

남궁진영은 의아한 얼굴로 주호의 뒤편을 바라보았다.

분명 그는 주호 홀로 올 것이라 이야기를 들은바, 몇 명이 더 추가된다고 해서 곤란한 것까지야 없지만 호위의 책임자인 이상 파악을 해둬야 했다.

“아, 제 동생 되는 아이입니다. 본가로 돌아가는 길이 같아서 이곳까지만 동행하기로 했습니다.”

“처음 뵙겠습니다, 주가장의 주예향이라 합니다.”

주호의 소개에 그녀는 다소곳한 모습으로 예의를 차렸다.

밝은 모습에 남궁기를 비롯한 무인들이 흐뭇한 얼굴을 지었다.

다만, 일부는 그 옆에 있던 천우희를 향해 슬쩍슬쩍 시선을 보내고 있었다.

늘씬한 체격에 쉽게 볼 수 없는 미모의 여성. 아무리 남궁세가의 무인이라곤 하지만 눈길이 가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자신을 향해 쏠리는 관심을 느낀 천우희는 살짝 미소 지으며 말했다.

“천우희라 합니다.”

출신도 사문도 말하지 않았지만, 그 기품있는 모습에 모두가 자연스레 고개를 끄덕이며 감탄을 흘렸다.

‘범상치 않은 내력을 지닌 소저로군.’

남궁진영되는 고수조차 내심 감탄했을 정도였으니 다른 이들은 오죽했을 터.

천우희는 외견으로만 보면 주호보다 살짝 낮은 연배로 보였다.

실상은 이립에 가까운 여인으로 남궁진영보다 더 윗줄의 고수였지만, 그들의 이목을 속이고자 일부러 일정 수준의 실력만 내보이고 있었다.

벌컥.

모두가 인사를 끝냈을 때, 언질을 받은 것인지 마차의 문이 열리며 한 인영이 모습을 드러냈다.

“오랜만이에요, 교관님.”

순식간에 주변 분위기가 밝아지고, 뭇 여성들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청초한 인상의 미녀가 그들에게 천천히 다가왔다.

“…오라버니.”

그 숨 막힐 듯한 아름다움에 주예향은 제 오라비의 소매를 움켜쥐었다.

동그랗게 뜬 두 눈은 저것이 정녕 자신과 같은 사람이냐는 물음을 담고 있었기에 주호는 절로 웃음이 나왔다.

“반가워요, 저는 주호 교관님 밑에서 배움을 청하고 있는 남궁연이라 합니다.”

“주, 주예향이에요.”

당당한 한 명의 고수.

남궁연의 모습은 아마 주예향이 목표로 하는 것과 다르지 않을 터였다.

‘녀석.’

주호는 연신 소리 없는 감탄을 흘리며 고개를 흔드는 동생의 머리를 쓰다듬어주었다.

“두 분께서도 동행하시는 건가요?”

주예향과 천우희를 바라본 그녀의 물음에 주호는 고개를 젓고 남궁진영에게 했던 말을 돌려주었다.

“가는 길이 같았다. 여기까지만 동행하기로 했지.”

“그렇군요.”

“…….”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는 둘의 모습에 한옆에서 조용히 지켜보던 천우희의 눈가가 꿈틀했다.

물론 둘 다 그다지 특이한 것이 없는 태도였다. 다만, 그 말투나 몸짓 등 세밀한 부분에서 서로에 대한 호감이 느껴진다.

다른 남자들은 알아차리지 못한 듯했으나, 여성인 그녀는 어렵지 않게 눈치챌 수 있는 점이었다.

“…….”

주예향 역시 그것을 조금이나마 느꼈는지 살짝 난처한 표정으로 천우희의 눈치를 살폈다.

그러자 살짝 장난기가 든 천우희는 은근한 눈빛으로 입을 열었다.

“당신, 그러면 우리는 이제 가볼게.”

그러면서 슬쩍 주호에게 다가가 팔짱을 끼며 몸을 밀착했다. 벗어나지 못하게 내공까지 써서 그의 몸을 옭아맸고 주변의 반응을 즐겼다.

‘……?’

주호는 갑작스러운 천우희의 태도에 당황스러울 따름이었다.

비록 몸을 섞은 관계라지만, 남들의 시선이 있을 때는 공과 사를 똑 부러지게 구별하던 그녀였다.

하지만 초대면인 사람들이 잔뜩 있는 자리에서 이런 태도라니?

보는 눈이 많았기도 했고, 무어라 하기에도 너무 늦은 감이 있어 그는 최대한 담담한 태도로 고개를 끄덕였다.

“잘 부탁하지.”

그리고 그 모습은 또 다른 오해를 불러일으켰다.

팔짱을 끼는 남녀. 당황한 기색 없이 자연스럽게 그것을 받아들이는 것으로 보아 상당히 친밀한 관계로 보일 수 있었다.

‘왜 이리 기분이 나쁘지.’

찰싹 붙어있는 둘의 모습에 남궁연의 고운 아미가 살짝 찌푸려졌다.

왜인지 천우희의 시선이 자신을 의식하는 듯했고 보란 듯 몸을 내미는 것이 느껴졌다.

“그럼 저희도 서두를까요. 빨리 아버님께 교관님을 소개해드리고 싶네요.”

사소한 복수였지만, 남궁연도 나름대로 지지 않으려 말에 힘을 담아 단호한 태도로 받아쳤다.

“…….”

짐짓 두 여인의 시선 사이에 치솟아 오르는 불꽃을 보며 주호는 난처하단 미소를 지었다.

우웅

그는 한 줄기 내공을 천우희에게 흘려보냈다.

“……!”

등줄기에서 느껴지는 서늘한 감각에 그녀는 흠칫 정신을 차렸고, 곧 제 처지를 자각하며 살짝 붉어진 얼굴로 주호의 팔을 놓았다.

‘미쳤지, 여덟 살 가까이 어린 아이랑 남자 한 명을 두고 기 싸움을 하다니. 이게 무슨 추태야.’

천우희는 부끄러움을 숨기려는 듯 이만 가보겠다며 주예향을 데리고 서둘러 자리를 떠났다.

저 멀리 그녀들의 모습이 사라질 때까지 그들을 바라보며 배웅하던 주호는 이내 마차로 되돌아왔다.

“귀여운 아이네요.”

남궁연은 주예향의 이야기를 꺼내며 눈을 반짝였다.

서로가 서로에게 이끌렸다는 사실을 알까.

그가 보기에 주예향이나 남궁연이나 모두 아이와 다름없었다. 아이가 아이에게 귀엽다고 하는 것이니 그 모습이야말로 귀여울 따름이었다.

“자, 그럼 저희도 출발하겠습니다. 마차에 오르시지요.”

남궁세가의 표식이 걸린 마차를 건드리는 간 큰 이들이 없어 여정은 순조로웠다.

남궁연은 간간이 주호에게 말을 걸었고, 그는 적당히 그 말에 화답해주었다.

옆에서 조용히 이야기를 듣던 남궁진영은 내색하지 않았지만, 처음 보는 남궁연의 태도에 내심 경악을 금치 못했다.

‘그리도 조용하셨던 아가씨께서 이리 활발한 모습이라니!’

흔히 안휘제일미, 검화로 불리는 남궁연의 대외적인 분위기는 한 떨기의 가련한 꽃이었다.

하지만 그것은 착각에 불과했다. 남궁의 이름을 달고 있는 사람이라면 그녀가 얼마나 외골수인지 절대 모를 수가 없었다.

남궁연은 오로지 검의 길만을 집착했다. 그렇기에 여인의 몸으로 그 젊은 나이에 후기지수 중에서도 빼어난 성적을 쟁취할 수 있었던 것이고.

특히 올해 정천학관에서 수석 입관자의 명예를 얻은 것은 세가의 입장에서도 자랑스러운 일이었다.

‘대공자의 일로 많이 침울해하셨으니까 말이지.’

무황의 비동, 본디 남궁세가의 장자였던 검절 남궁벽의 실종은 남궁세가를 몇 년간 강제로 봉문하게 만들 정도로 큰 사건이었다.

하지만 무림 세가, 그것도 오대 세가의 주축인 만큼 언제까지고 틀어박혀 있을 수만은 없는 처지였다.

그렇기에 그들은 안휘에 자리한 마교 지부를 습격해 그들을 일망타진하는 것을 기점으로 다시 본격적인 강호 활동을 시작하려 했다.

대부분의 작전은 성공했다.

굵직굵직한 지부를 성공적으로 타격했고, 이름을 대면 누구나 알 법한 마두들 역시 쓰러뜨렸으니.

그러나 남궁진영은 그날 밤의 일을 아직도 잊지 못하고 있었다.

‘이 사내가 아니었더라면 어찌 되었을지.’

정보가 새어 나간 것이 분명했다.

다른 지부를 습격한 작전은 전부 성공한 데 반해 남궁연이 포함되어 있던 이쪽에만 매복이 있었고, 최악의 경우엔 자신들은 전부 죽고 그녀가 사로잡힐 뻔했다.

어째서 주호가 월영사신이라는 별호와 함께 마교와 사도맹의 지부를 습격하고 다녔는지는 아직 몰랐다.

하지만 그 덕분에 대참사를 피할 수 있었으니 그저 감사할 따름이었다.

남궁진영은 창밖을 바라보는 척하며 주호를 살폈다.

풍채는 건장하고 외모는 절로 감탄이 나올 정도로 수려했다. 거기다 지닌 무공 또한 고강하기 짝이 없으니.

‘재비송옥(才比宋玉)에 모사반안(貌似潘安)은 딱 이 남자를 가리키는 것이겠군.’

그가 조사한 바로 주호는 산동의 상계 가문 출신이라고 했다.

기연이라도 얻은 것일까. 그렇지 않고서야 제 동년배들을 훨씬 웃도는 무공을 설명한 바가 없었으니.

어쩌면 세가의 내로라하는 고수들과 비슷하지 않을까 감히 짐작할 뿐이었다.

‘대공자께서 살아계셨더라면…….’

주호와 좋은 인연이 되었을 것을 아쉬워하며 남궁진영은 씁쓸함과 함께 뒷말을 삼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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