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2화
“그게 무슨 소리야, 홍령을? 은 파파가? 아니, 이마에서 피가 나잖아. 일단 일어나. 그러지 말고 일어나서 얘기해.”
나는 횡설수설하며 은 파파를 자리에서 일으켰다. 그 자리에 못 박힌 것처럼 은 파파는 일어나지 않으려고 힘을 썼지만 내가 재차 설득하자 겨우 자리에서 일어났다. 허나 다시 의자에 편하게 앉지는 않았다. 마치 자기는 그렇게 편할 자격이 없다는 것처럼.
나무 바닥에 몇 번 찧기만 해도 쉽게 찢어져 피가 나는 노인의 살가죽, 나는 상처에 흐르는 피를 닦고 갖고 있던 금창약을 발라주었다.
“역시 핏줄은 못 속이는가 봅니다. 이런 상황에 이 노구의 주름진 이마부터 살피시고.”
“그럼 이마에서 피를 줄줄 흘리는 사람한테 사정을 말하라고 재촉해? 그건 아니잖아.”
“그런 점이 말입니다. 참으로 당혹스럽고 혼란스러우실 텐데도, 제 마음보다는 남의 상처를 살피는 것이. 닮았습니다, 그 내면의 강함이 참으로 닮았습니다.”
“……슬슬 피 멎는 거 같으니까 얘기해봐. 어쩌다 그렇게 된 거야? 대체 그 날, 무슨 일이 있었어?”
* * *
그날.
늙은 그림자는 질긴 목숨 줄을 부여잡고 살아왔던 그 긴 나날 중 가장 끔찍했던 날로 그날을 꼽는다.
제법 아꼈던 제자의 제자, 하오문주 항아의 제자이자 둘째 도련님과 정을 통했던 아이가 난산 끝에 숨을 거두었고, 목숨을 바쳐 낳았던 갓난아이까지 울음을 멈춘 것이 그날 새벽이었다.
아침 해가 뜨기도 전에 닥친 비사에 은 파파도 손주의 탄생을 고대했던 금왕도 어깨를 축 늘어트린 채 모든 일정을 취소하고 후원에 틀어박혀 말없이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무언가 불길한 기운이 다가온다는 사실을 가장 먼저 알아차린 것은, 그 당시 최전성기를 구가하고 있던 중년의 그림자였다.
“장주!”
마주 앉아 차를 마시던 은 파파는 건너편의 금왕을 발로 차 넘어트렸고, 그 자리로 날아온 칼은 벽에 깊숙이 박혀 파르르 떨었다.
“웬 놈이냐―!”
곧바로 품에서 암기를 꺼내 검이 날아온 방향으로 뿌렸지만 상대는 그 잠깐 사이에 그들의 앞에 와 있었다. 은 파파의 등줄기에 소름이 쫙 돋았다. 상대는 마치 귀신처럼, 그 어떤 기척도 없었다.
“……왜 그랬어?”
긴 머리는 이리저리 잡아 뜯긴 것처럼 헝클어지고, 흰 무복은 찢겨지고 헤져 엉망이었다. 걸음걸이는 힘이 없어 한 발을 내디딜 때마다 몸의 균형이 위태롭게 흔들렸다. 한때 총기와 젊은 날의 패기로 반짝였던 눈은 초점이 없었다.
“왜, 그랬어?”
그들은 한참 동안 갑자기 칼을 집어던진 상대를 알아보지 못했다. 그럼에도 함부로 칼을 뽑거나 다시 암기를 뿌리지는 못했다. 왠지 그래서는 안 될 거 같았다.
벽에 반 이상 박혀 들어간 검을 뽑기 위해 상대는 끙끙대며 애를 썼다. 두 팔에 힘이 들어가지 않는 듯했다. 허나 칼을 다루는 솜씨는 변함이 없는지, 이내 요령껏 깊이 박힌 검을 비집어 꺼냈다.
검을 축 늘어트린 그 모양이 금왕의 눈에 익었다.
“……화 소저? 화 소저요?”
홍령이 그에게 홱 고개를 돌렸다. 시선을 마주친 금왕이 침을 꿀꺽 삼켰다. 그에겐 죄가 있었다. 그는 진실을 알고 있었고 알면서도 이를 방조했으며, 아니, 오히려 이를 이용해 더 큰 이득을 취했다.
그는 언젠가 이런 날이 올 거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그는 그런 사람이었으니까.
결코 눈앞의 홍령처럼 살 수 없는 사람이었으니까.
“왜 그랬어? 왜?”
“그것이 궁금해 여기까지 왔소이까. 당장이라도 부스러질 것 같은 몸을 이끌고?”
“대답해 줘, 왜 그랬어? ……당신 그런 사람 아니었잖아. 아저씨, 좋은 사람이었잖아아……!”
목을 긁으며 나온 목소리는 마치 수많은 사람의 절규 같았다.
“도와주고 싶다며…… 아픈 사람들, 힘든 사람들, 어릴 적 당신처럼 고된 삶을 사는 사람들에게 힘이 되어주고 싶다며…… 그런데, 왜, 왜?”
그녀는 한 사람의 절규만을 품고 이 자리에 온 것이 아니었다. 그녀에겐 수많은 사람들, 사특한 자들의 달콤한 꼬임에 빠져 자신들의 생(生)을 강탈당한 이들의 절규가 뭉쳐 있었다.
“왜, 왜 그래야 했는지 말해줘.”
홍령은 마른 손으로 검을 들어 금왕을 겨누었다.
은 파파가 다급한 표정으로 그 앞을 막아섰지만, 경계하는 것이 우스울 정도로 검을 쥔 손에는 힘이 없었다. 바들바들 떨리는 검 끝이 애처로울 지경이었다.
허나 그토록 떨림에도, 검은 바닥을 향하지 않았다. 어떻게든 금왕을, 한때 나이를 떠나 친구요 동료라 여겼던 이의 심장을 겨누고 있었다.
“왜 그래야, 했어? 갓난아이는 태어나 첫 울음을 터트리기도 전에 이미 말라 죽어 있었어. 활기차게 이 산 저 산을 뛰던 애들은 풀썩풀썩 자리에 넘어지더니 뼈부터 삭아 몸부림도 못 치다 죽었어. 노인들은 그 자리에 말라붙은 고목이 되었어. 겨우 생의 절정에 다다른 사람들만이 며칠을 더 버티다가, 죽은 사람들을 거두고 무슨 일인지 알아보다가 죽었어. 영문도 모르고!”
“화 소저.”
“나만, 나만 살았어! 내공을 지닌 이들만 생기를 빼앗는 술식을 겨우 버텨 가쁜 숨을 쉬었고, 먼저 죽어버린 장기를 내공으로 억지로 움직였어! 그때 벗어났으면 살 수 있었을 텐데, 무슨 일인지 알아야 한다고, 그래야 책임을 지든 죄를 갚든 한다고! 나한테 내공을 옮겨줬어, 죽었어! 나한테 다 떠넘기고, 그 짐을 맡기고 다들 갔어……. 가버렸어……. 모두, 모두 사라졌어…….”
홍령은 분노를 토하며 울었다. 하지만 생기를 잃어버린 몸은 눈물조차 만들어내지 못하는지, 훌쩍이는 소리만 났을 뿐 그녀의 눈매는 바짝 말라 있었다.
“난, 난 해야 해. 알아야 해. 왜 그랬어? 아저씨가 원흉이야? 뭐 때문에 그런 거야? 내가 미웠어? 사실 미워했던 거였어? 아니면 돈이야? 그런 거 때문에 그런 짓까지 할 수 있어? 사람이?”
“……사람이니까.”
“뭐?”
“사람이라 그랬소이다.”
금왕은 작게 중얼거렸다. 그 말을 제대로 듣기 위해 홍령은 가까이 다가갈 수밖에 없었다. 흔들리는 검 끝을 바로 세우고 다가오는 그 모습에 은 파파가 긴장 가득한 얼굴로 단도를 뽑아들었지만, 금왕은 은 파파의 어깨를 잡아 옆으로 밀었다. 그리고 홍령의 앞으로 걸어 나섰다.
“그들이 죽었소이까. 화산의 도사들, 부정과 불의에 분노하고 스스로의 힘을 약자를 위해서 써야 한다던 그 말이 말뿐이 아니었소이까. 그 옛날 관의 핍박에서 도망친 자신들을 받아준 화산의 도인들, 그 정신을 이어받는다는 것이 진정이었소이까. 진정…… 그럴 수 있는 거였던가.”
“왜냐고, 왜! 왜냐고 물었잖아! 딴소리 마!”
“답하고 있소.”
금왕은 쓸쓸한 얼굴로 또 한 발짝 나섰다. 흔들리는 검 끝이 툭, 겹겹이 입은 금왕의 비단옷 겉면에 툭 닿았다.
“나는 사람이라서, 그저 보잘것없고 나 자신 하나만 챙기기도 바쁜 졸렬한 작자라, 그대들을 보면 부끄러웠소이다. 처음엔 부끄러웠고, 그 다음엔 그대들처럼 되고 싶었고, 그렇게 되려 노력도 했소. 아주 애썼소. 내 기반도 버리고, 새 이름을 쓰고, 전과는 다르게 살아보려고 했소. 나는 노력했단 말이오.”
“장주. 그만하십시오.”
“그런데 노력할수록, 내 자신만 비참해지더군.”
“장주. 물러나십시오. 더 다가가지 마세요!”
사각. 흔들리던 검이 한 겹의 비단옷을 찢었다.
“더럽고 치졸한 짓은 내 숨과 같았소. 숨을 쉬지 않기 위해 나는 부단히 노력해야 했소. 그렇게 노력했음에도, 그대들의 숭고함에는 티끌만큼도 미치지 못했소이다. 항상 부끄럽고, 항상 죄스러웠소이다. 나는 내가 일군 평생을 미워하고 증오해야 했고, 그런 성찰은 나 같은 소인배에게는 너무나 버거운 일이었소.”
사각. 검이 또 한 겹의 비단옷을 꿰뚫었다.
“나를 미워하기에 나는 너무 작은 인간이어서…… 어느 순간부터 그대를 미워했소이다.”
“……뭐?”
“당신들처럼 옳은 인간들이 문제라고, 어찌 사람이 그렇게 사느냐고, 저렇게 살다 어느 날 큰 코 다칠 거라고…… 나의 못남을 미워하는 대신 당신들의 선함을 미워했소이다. 당신들이 결국 일을 그르쳐 그거 보라고, 저렇게 호구처럼 살더니 꼴좋다고 나의 졸렬함을 정당화하고 싶었소이다.”
푸욱. 이번에는 비단이 잘리는 소리가 아니라, 살갗이 잘리는 소리가 났다.
“장주!”
“물러나시오. 이건 내 일이오.”
상처는 깊지 않았다. 검 끝이 손톱보다도 얕게 파고들었을 뿐이다. 피가 배어 나왔지만 그 양은 너무나 적어서 겹겹의 옷 너머로 드러나지도 않았다.
“그래서 그랬소. 미안하오, 홍령.”
은 파파는 긴장을 늦추지 않은 채 홍령을 주시했다. 그대로 그녀가 칼을 조금만 찔러 넣으면 칼끝은 곧 금왕의 심장에 닿을 거다. 금왕의 죄책감은 지금 은 파파가 상관할 일이 아니었다. 그녀는 금왕을 지켜야 했다.
“이게 미안하다는 말로, 겨우 말로 다 되는 일이야? 당신에겐 그 정도 일이야?”
“아니란 걸 아오. 그런데도 멈추지 못했어. 나도 당신 같은 사람이었다면―.”
“나 같은 사람만이 아니라!”
홍령이 악을 썼다.
여태 슬픔 가득한 얼굴로, 그 모든 사람의 설움을 담은 목소리로 말하던 그 입에서 세상 모든 분노와 악다구니로 가득 찬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사람이면, 그냥 사람이어도 그래서는 안 되는 거야! 안 돼, 안 된다고!”
“잘 아오. 안 되는 거요. 안 되는, 그래서 그랬소. 미안하오, 용서하지 마오.”
“아악!”
“장주!”
“안 돼, 화 소저!”
찰나였다.
허나 세 사람에게는 억겁과도 같이 긴 시간이었다.
홍령이 칼끝을 금왕의 가슴 깊이 쑤셔 넣었지만, 금왕은 뒷걸음질을 쳐 몸을 물렸다. 그 또한 졸렬한 사람의 반응이었을까. 심장을 꿰뚫을 뻔했던 칼은 손가락 마디 하나쯤 들어가다 이내 빠져 바닥을 나뒹굴었다. 그 또한 위중하다면 위중한 상처겠지만, 폐부를 찢을 만큼 깊이 파고든 단도에 비할 바는 아니었다.
“허억…… 컥…….”
홍령의 등 뒤에서 가슴뼈를 뚫고 들어간, 은 파파의 단도가 그랬다.
“가만히 있으랬잖소!”
“그러면 장주가 죽는 걸 두고 봅니까!”
“화 소저! 정신 차리시오!”
은 파파는 금왕의 앞을 반쯤 가로막으면서도 바닥에 무릎을 꿇고 주저앉은 홍령에게서 시선을 회피했다.
진심으로, 은 파파는 그녀를 해하고 싶지 않았다.
그 빛나는 사람을 닮고 싶었던 것은 금왕 혼자가 아니었으니까.
금왕처럼 적극적으로 이를 닮고자 하지 않았기에 그를 미워할 일이 없었고, 해서 그녀는 지금 이 상황이 더욱 씁쓸했다.
미워하지 않고 오로지 존경했음에도 은 파파는, 홍령에게 진실을 귀띔해주지 않았다. 다 알면서도 모르는 척 그냥 넘어갔다. 그 대가로 그녀는 자신이 존경하던, 그토록 반짝이던 빛을 잃은 자의 허물에 제 손으로 칼을 꽂았다.
칼을 맞은 것은 홍령인데 정작 자신이 어딘가 칼을 맞은 것처럼 숨이 갑갑했다.
“나는, 난…… 아아, 우리 아가…… 우리 아, 가…….”
홍령의 몸이 짚단처럼 풀썩 자리에 쓰러졌다. 그리고 섬서에서 그렇게 죽어간 모두가 그랬던 것처럼 그 즉시 바싹 말라 비틀어졌다. 부피가 줄어들자 둘둘 감싸고 있던 옷자락 사이가 넓어졌다. 그 사이로 무언가가 꿈틀거렸다.
“옷 안에 무언가 있소.”
“설마―.”
그림자는 그 순간에도 그답게 생각해, 홍령이 자폭을 염두에 두고 벽력탄을 품 안에 넣어왔나 싶어 서둘러 그 품을 헤집었다.
“―으아아아아아앙!”
허나 옷깃을 헤치자마자 갓난아이의 울음소리가 벽력처럼 울렸다.
“으앙, 으아앙―.”
아니, 벽력처럼 울렸다 생각한 것은 그 두 사람뿐이었다. 일련의 상황들이 충격적이라 그리 느꼈을 것이다. 사실 아이의 울음소리는 작고 빈약했다. 어쩌면 그들이 대화를 나누고 있는 중에도 울고 있었을지 모른다. 어른들의 낮은 목소리에 묻힐 만큼 그 소리가 작았던 것이다.
“아, 아기가 아닙니까. 설마―.”
“……이리 주시오.”
은 파파가 어쩔 줄을 몰라 하자 금왕은 아예 직접 몸을 굽혀 아기를 꺼내 들었다. 태어난 지 얼마나 되었을까. 어미의 고된 일정을 함께한 탓인지 안색이 좋지 않았다.
“얼마 못 가 죽겠습니다. 그곳에서 태어난 아이들은 다 죽었다 하지 않았습니까. 어미와 아비의 무골을 타고나 그나마 버틴 모양입니다. 가엾은 것.”
안쓰러운 눈빛과 떨리는 눈동자가 아기에게 닿았다. 아기는 울다 지쳤는지 퉁퉁 부은 눈을 가늘게 떴다. 검은 눈동자는 이제 거의 생기를 잃어가고 있었다. 이대로 두면 반 시진도 지나지 않아 숨을 거둘 게 분명했다.
“……의원을 불러오시오.”
“예?”
“의원을, 그리고 유모도 하나 구하시오.”
“살리시려고요.”
“살려야지.”
금왕은 아이를 조심스럽게 품에 안았다. 그리고 괴로운 표정으로 홍령의 시신과 품 안의 아이를 번갈아 보다가 입을 열었다.
“내 아이로 키우겠소.”
“장주!”
“그 누구도 양자라 무시하지 못하게, 아이 스스로도 애정을 의심하지 못하게 키우겠소. 내 전 재산을 바쳐서라도 모든 것을 해주겠소. 상상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누리게 해주겠소. ……그게 이 졸렬한 자가 할 수 있는 최소한의 사죄일 것이오.”
* * *
“얘기는 여기서 끝입디다. 더는 숨기고 자시고 할 것도 없지요.”
“……큰 형님은 사정을 알고 있는 거 같던데. 그건 어떻게 된 거야?”
“당시에 장례를 치른다, 유모를 구한다 하다 보니 눈치를 채시더군요. 큰 도련님도 화 소저에게 은혜를 입은 적이 있으니, 그냥 다 말을 하였습니다. 섬서사변과 관련된 이야기는 하지 않았습니다만, 얼추 장주가 무슨 일을 했는지 눈치는 챈 모양이더군요.”
“그랬군, 그래서 큰 형님이…….”
모든 걸 알고 있었기에 내게 그랬던 것이다. 그 심정이 이해가 가면서도, 차라리 그때 그랬던 이유를 말이나 해주지. 그런 생각이 들면서도.
“원하시는 모든 것을 알게 되셨습니다. 이제 처분을 내리시면 되겠고만요.”
“은 파파.”
“맡겨두셨던 물건입니다.”
은 파파는 품에서 단도를 꺼냈다. 화려하게 치장된, 내 이름이 새겨진 태양보도였다. 은 파파는 단도를 내 손에 쥐여주었다.
“이쯤일 겝니다, 그 자리가. 이 노구가 도련님의 어미를 찔러 죽인 자리가. 딱 거기를 찌르시면 됩니다. 아니면 목을 베시겠습니까? 어느 쪽이든 편한 대로 하십시오.”
“은 파파!”
“언젠가는 그날의 대가를 치를 거라 생각해왔습니다. 허니, 이 노구의 목숨은 부디 도련님의 손으로 거둬주십시오. 어미의 복수를 하세요. 어서요.”
은 파파는 그리 말하며 눈을 감은 채 내게 뒤돌아섰다. 내가 그 어떤 처분을 내려도 달게 받아들이겠다는 듯이.
내 어머니, 홍령이 칼에 찔려 죽었던 그 자리를 무방비하게 드러내고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