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64화 (65/84)

제4장 팽무련

 "지금은 너무 이르네. 더 기다려야 하네."

 아직은 시기가 아니라 하는 곳은 백무천이 있는 곳 말고도 또 있었다.

 감숙성의 천마맹.

 맹주인 개천신마 악천의 거처에 풍신개를 비롯한 철목승과 천원 깊숙이 칩

거했다 하였던 악천 세 사람이 심각한 표정으로 앉아 있었다. 무슨 일이 일

어났기에 수마옥에 있던 철목승과 천원에 숨어 있던 악천이 당당하게 나와

있는지.

 이유는 간단했다. 천마맹의 전 병력이 섬서성을 향해 출병을 감행했기 때

문이었다.

 두 가지 이유가 검마 요대철에게 전쟁의 승리를 확신하게 만들었고 전 병

력 출병이라는 일생일대의 모험을 감행하게 하였다. 산서성에서 날아온 승

전보와, 전쟁 불참을 선언한 무당파 때문이었다. 더 이상 무림인들의 일에

관여함이 없이 도가의 도장으로서 소임을 다하겠다는 영운장문인의 선언은

검마 요대철에게 최고의 기회가 왔음을 의미하는 말이었다.

 구파 일방 중 가장 껄끄러워했던 소림사와 개방이 전쟁에 반대했고, 지금

껏 천무맹에 협조하고 있던 무당파가 이번에 다시 불참을 선언했다. 구파

일방의 모든 축이 사라진 것이다. 종남파는 제쳐두더라도 소림, 무당, 화산

, 개방이 없는 구파 일방은 알맹이 빠진 껍질에 불과할 뿐이다. 더구나 공

동이나 곤륜은 거의 문도도 없는 실정이 아닌가.

 백 년 만에 잡은 최고의 기회가 왔음이다. 지금의 시기를 놓치게 되면 영

원히 기회가 없을 것이라 생각한 검마 및 나머지 구마들은 서둘러 출병을

결정하고 말았다. 이제 그들이 있어야 할 곳은 어둡고 침침한 감숙성이 아

닌, 따뜻한 하남이라는 생각을 지닌 채 그곳에서 축배를 들고자 함이었다.

 "제삼 세력이 그 정도로 강합니까?"

 풍신개가 두 사람에게 들려준 비밀은 엄청났다.

 제삼 세력의 존재와 그들의 정체 때문이었다. 백 년 전부터 정도의 하늘이

었던 천무맹과 그 뿌리를 같이해오고 있는 자들. 천무맹 초대 맹주였던 담

운천과 십일 대 맹주였던 소림의 각인대사, 그 두 사람이 모든 음모의 주역

이었던 거였다.

 기가 막힌 노릇이 아닐 수 없었다. 비록 잊혀졌다 하지만 세상 사람들로부

터 가장 존경을 받고 있는 두 사람이 현재의 상황을 만들어냈고 아직도 추

진하고 있다 한다.

 "그들의 세력이 어느 정도인지, 얼마나 되는지 정확히는 알 수 없네. 그

때문에 자네가 이곳에 있어야 하네."

 정확한 세력 정도를 파악할 수는 없지만 천마맹이나 천무맹에 비해서 결코

 약하지 않을 거라는 말이었다. 결국 그들이 모든 사건의 원흉이었다. 자신

의 원수였던 것이다.

 "그 정도 세력을 여기 있는 이천여 명 가지고 되겠습니까?"

 지금 천마맹에 남아 있는 세력은 무욕인 천여 명과 맹주 직할대가 전부였

다. 겨우 이천의 병력으로 전쟁이 끝난 후에 등장하게 될 제삼 세력을 감당

하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말이었다.

 "걱정하지 말게, 남궁세가와 팽가를 설득해서 이곳으로 보내겠네. 그 두

곳이 합쳐지면 가능하지 않겠나. 그리고 개방도 있으니까……."

 "그들이 있다면 해볼 만은 하겠지요."

 하북팽가와 남궁세가, 그리고 개방의 전력이면 결코 밀리지는 않을 것이라

는 게 풍신개의 생각이었다. 더구나 양맹의 전쟁에서 누가 승리하게 될지는

 모르지만, 승리한 세력과 담운천의 세력이 다시 한 번 싸워야한다. 그렇게

만 된다면 담운천의 숨겨진 세력도 완전할 수 없다는 의미가 된다.

 "그럼 추렴이와 그 애들은."

 철목승이 가장 우려하는 부분이었다. 그가 산서로 떠나려 했던 이유도 그

들이 공격받고 있다는 사실 때문이었다.

 지금껏 이곳에 있었던 이유는 풍신개가 기다려 달라 했기 때문이었지, 결

코 그의 의지가 아니었다. 뇌룡현을 떠나기 전에 풍신개와 대화를 나눌 때

부탁받은 사항이 그것이었다.

 그런데 이번에는 강호의 운명을 자신에게 일임하고자 하는 것이 아닌가.

비록 개인적인 복수 때문이지만 그 복수의 끝에는 강호의 구원이 있다.

 "아마 담운천이 무림을 제패하게 되면 지금보다는 안전할 걸세. 그리고 북

경에 도착하면 더 이상 위험은 없을 테고."

 담운천의 성격을 알아서 하는 소리가 아니었다. 그때는 바로 이곳을 치러

온다는 의미였다. 양맹이 사라지고 나면 단일 세력으로는 감숙성밖에 없을

터이고, 그대로 방치하게 되면 또다시 과거의 천마맹만큼 커지리라는 것은

누가 보아도 알 만한 사실인 것이다. 철목승의 인지도가 그만큼 대단하다는

 말이다. 결국 인질을 잡아서 철목승을 협박하기보다는 이곳이 더 커지기

전에 제거하는 것이 그들의 입장에서는 훨씬 편하다는 의미가 아니겠는가.

 또한 백산 일행이 북경으로 들어가게 되면 그때부터는 무인들을 동원할 수

 없다. 황도이기 때문이다. 신분 여하를 막론하고 일반 양민의 병장기 소유

가 금지되는 곳이 북경인 것이다.

 혹여 그들을 치겠다고 황도에 들었다가 군부에 발각이라도 되는 날이면 바

로 반역도당으로 몰려 전군의 추격을 받게 될 것이다. 바보가 아닌 다음에

야 그런 짓을 할 사람은 없다.

 "내 말 명심하게. 그들이 드러나기 전에는 움직이면 안 된다는 것을."

 다시 한 번 철목승에게 주의를 상기시킨 풍신개가 몸을 일으켰다. 서둘러

떠나기 위해서였다.

 자신의 평생 숙원인 복수의 순간이 점점 다가오고 있는 것이다. 다가오는

복수의 순간만큼 시간도 촉박했다. 이미 양맹 간의 마지막 승부는 시작되었

는데 갈 길이 너무 멀었다.

 그러나 최고의 정보력을 가졌다는 개방의 인물인 풍신개도 모르는 일이 있

었다. 그가 대비하고 있는 제삼 세력의 수장인 검제 담운천은 파멸안의 존

재에 대해서 이미 신경을 쓰고 있다는 사실을……. 그래서 운명은 알 수 없

다는 것인지도……. 그런 사정을 전혀 알지 못하는 풍신개의 급한 발걸음은

 정신없이 하북을 향했다.

 우선은 대쪽 같은 성정을 지닌 사람인 도왕 팽인덕, 자신에게 장인 되는

그를 먼저 설득하기 위해서였다. 자식을 죽이면서까지 지켜왔던 가문인데,

팽가를 비우라 해서 떠날 사람이 아닌 것이다. 바로 도를 들고 강호로 나설

 사람이란 것은 그가 더 잘 알고 있다. 그러나 설득을 해야 한다. 결코 가

고 싶은 길이 아니지만 무련을 위해서 만나야만 한다. 장인만 설득하게 되

면 남궁세가는 그의 서신 한 장으로 해결할 수 있을 것이다.

 쉴 틈이 없었다. 산을 넘고, 바위를 넘어, 계곡을 건넜다. 운공하는 시간

을 제외하고는 거의 한 번도 멈추지 않고 무섭게 질주했다. 태양과 별빛 보

기를 며칠 째, 어느덧 저 멀리 장성의 위용이 들어왔다. 어느 결에 섬서성

을 지난 모양이었다.

 지금 저 장성을 지나면 산서성이고 산서성의 남쪽엔 팽무도 일행과 하나뿐

인 손녀딸이 있다. 그들이 양맹을 상대로 전쟁을 치르고 있는데도 가서 도

움을 줄 수가 없다. 모든 만남을 팽가의 일을 해결한 후로 미뤄야 한다.

 장성을 넘기 위해 내공을 끌어올리려던 풍신개가 이채를 발하며 속도를 줄

였다.

 '웬 사람들이?'

 장성의 담 아래에 두 명의 인물이 서 있었다. 가사 장삼을 걸치고 있는 스

님으로 보이는 인물과 왜소한 몸매의 인물, 두 사람 공히 방갓을 쓰고 있어

서 얼굴을 알 수 없었다.

 '허억!'

 왜소한 인물을 쳐다보던 풍신개가 터져나오는 비명을 삼키며 몸을 부르르

떨었다. 너무나 눈에 익은 체형이었다. 오십 년의 세월이 지났건만 지금도

잊지 못하고 꿈속에서 만나는 연인, 자신의 손으로 죽여야 했던 팽무련의

체형과 너무 흡사했던 터였다. 더구나 등에 메고 있는 도까지…….

 "허! 죽을 때가 되어가는군."

 벌써 오십 년 전에 저승으로 간 팽무련으로 착각한 자신의 실태에 나직한

실소를 흘렸다. 억울하게 죽어간 그녀 때문에 이 더러운 삶을 유지하고 있

질 않는가. 그녀에 대한 복수에 모든 삶을 걸었던 자신이 아니던가.

 고개를 흔들며 자리를 뜨려는 순간.

 "허허! 오랜만이군요, 구 방주."

 풍신개의 신형이 얼어붙은 듯 그 자리에 멈춰 섰다. 바로 그 목소리, 오십

 년 전 자신에게 명령을 내리던 그자의 목소리였다. 원수가 아닌가. 아내

팽무련을 죽게 했던 바로 그놈, 자신이 처음으로 가졌던 행복을 앗아가 버

린 원흉이 앞에 있었다.

 온몸에서 들고 일어나는 살심을 누를 길이 없었다. 평생을 두고 찾아 헤맸

던 놈이다.

 "나를 죽이고 싶은 모양이군."

 "그렇소, 각인대사. 불자의 탈을 쓴 악마를 없애고 싶소."

 하북으로 가야 한다는 것도 잊었다. 팽무도와 백산 일행도 머릿속에서 사

라져버렸다. 심지어는 손녀딸인 소운의 얼굴마저도 생각나지 않았다. 오직

한 가지, 위선의 탈을 쓰고 있는 저자를 죽이고 싶다는 생각뿐이었다.

 몸속에 숨어 있던 모든 내공을 끌어올렸다. 자신이 익힌 무공 중에 최고의

 절기를 준비했다.

 용음십이수(龍音十二手)라는 수공.

 용음십이수가 펼쳐지면 사방에서 기이한 소성이 흐르며 백색의 강기가 뻗

어나간다. 앞을 가로막는 모든 것들을 파괴해버린다는 개방의 절기 중의 하

나이다.

 "용음천강수!"

 과르릉!

 포효 같은 외침이 터지고 풍신개의 양손에서 새하얀 강기가 솟구치며 뇌성

소리가 울렸다.

 "팔십 호, 막아랏!"

 각인대사의 말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그의 곁에 있던 왜소한 인물이 앞으로

 나서며 풍신개의 수강을 맨몸으로 받았다.

 콰앙!

 "꺄아악!"

 두 줄기 괴성과 함께 왜소한 인물의 몸이 뒤쪽으로 날며 장성의 벽에 그대

로 박혀들었다. 개방의 초절기인 용음십이수의 위력은 엄청났다. 장성 깊숙

이 박혀버린 괴인의 몸체가 보이지도 않았다.

 그러나 경악스런 일이 일어났다. 장성에 박혀 있던 왜소한 인물이 다시 앞

으로 튀어나온 것이다.

 "저럴 수가……."

 망연자실한 표정의 풍신개가 자신의 수강을 정통으로 받은 상대를 쳐다보

았다. 수강이면 강기의 경지다. 검강이나 도강과 같은 경지라는 말이다. 그

런 강기를 무방비 상태로 맞았음에도 상대는 멀쩡했다.

 가슴 쪽에 난 선명한 손자국만 있을 뿐 아무런 충격도 주지 못한 것 같았

다. 또한 풍신개를 더욱 놀라게 한 사실은 상대가 여자였다는 사실이었다.

그의 손자국이 났던 의복 부분이 가루가 되면서 검은색의 젖가슴이 나타난

것이다.

 "허억!"

 그리고 그곳에 남아 있는 상처 하나. 정확하게 심장 위에 있는 검상을 본

풍신개의 얼굴이 하얗게 탈색되었다. 설마 했었다. 체형이 비슷했고, 비슷

한 도를 가지고 있는 사람은 얼마든지 있을 거라 생각했었다.

 그러나 가슴에 있는 검상, 지금도 선명하게 벌어져 있는 검상을 가진 여자

는 세상에 한 명밖에 없다.

 "어떻게……."

 그 자리에 힘없이 주저앉고 말았다. 자신의 손으로 그녀의 심장에 검을 밀

어 넣었고 분명히 죽었었다. 손수 무덤까지 만들어주지 않았던가.

그런데…….

 "죽여!"

 각인대사의 명령이 떨어지자 멍하니 앉아 있는 풍신개를 향해 팽무련의 도

가 가차 없이 휘둘러졌다. 놀랄 경황도 없었다. 가만히 눈을 감고 말았다.

자신의 손으로 묻었던 부인이 살아나 있고, 그녀가 움직이고 있는 것이다.

 "그만!"

 풍신개의 목에서 핏방울이 흘렀다. 정확하게 살갗까지 다가왔던 도가 멈춰

 섰다.

 "나는 이 아이를 팔십 호라 부른다네. 자, 팔십 호 이리 와라."

 팽무련을 자신의 옆으로 부른 각인대사가 그녀에게 무엇인가 지시를 내리

는 것 같더니 다시 풍신개를 쳐다보았다.

 "그 아이는 아직도 자네를 못 잊고 있다네. 자네 얼굴이 변해서 못 알아본

 것뿐이야. 자! 팔십 호 대답해봐라. 누구를 찾고 싶으냐."

 "내ㆍ사ㆍ랑ㆍ구ㆍ칠……."

 "오! 진정 무련, 무련이란 말이오."

 뜨금!

 갑자기 머리 뒤쪽에서 무엇인가 살 속을 파고드는 것처럼 느껴졌으나 아무

래도 좋았다. 자신의 머리를 감싸 안고 있는 그녀, 방갓 아래로 보이는 그

녀의 얼굴은 오십 년 전과 달라진 게 없었다.

 갸름한 턱선과 오뚝한 콧날, 비록 검게 죽어 있지만 앵두같이 붉었던 도톰

한 입술, 자신이 기억하고 있는 그녀의 모습이었다. 이 세상에서 가장 사랑

했던 팽무련이었다.

 평생을 그녀의 복수만 생각하고 살아왔는데 그녀가 바로 앞에 있다. 그러

나 만질 수가 없다. 만지면 바로 사라질 것만 같았다. 움직일 수가 없다.

움직이면 이 꿈이 깨어버릴 것만 같았다. 눈물만 흘리면서 막연하게 쳐다볼

 뿐이었다.

 "팔십 호! 물러나라."

 각인대사의 나직한 외침에 따라 팽무련의 몸이 뒤쪽으로 부드럽게 물러났

다. 진정 귀신같은 움직임이었다.

 과거보다 더욱 강해져 있었다. 강기의 공격에도 상처 하나 나지 않는, 저

주의 사혈마강시가 되어 있었던 것이다.

 "그녀와 같이 살고 싶나?"

 악마의 음성이었다. 무슨 생각을 할 수 있으랴. 아무런 생각도 하지 못하

고 마냥 고개만 끄덕였다. 아니, 그럴 수밖에 없었다.

 그녀가 자신을 알아보지 못해도, 지금의 상태가 무엇이라 해도 좋았다. 살

아 있는 것이다. 구칠이를 알고 움직일 수 있다는 것은 살아 있는 것이 아

닌가. 기억을 잃었을 뿐이다. 헤어진 지 오십 년이 넘었기에, 자신의 외모

가 변했기에 알아보지 못할 뿐이다.

 "간단한 부탁만 들어주면 되네. 여기서 십 리 정도 가면 스님이 한 명 있

네. 자네도 알겠군, 요몽이라고 내 제자. 실은 내 아들이라네. 그 녀석을

원래 일행에게로 데려다주게."

 풍신개의 얼굴이 의아하게 변했다. 너무나 어이없는 요구이질 않는가. 누

구를 없애 달라거나, 아니면 지금 하고 있는 일을 그만두라거나 하는 것이

아닌, 단지 자신의 아들을 돌봐 달라는 것이다. 그런 요구를 하기 위해서

지금껏 기다렸고 팽무련을 보여주었다니.

 "아! 그 녀석이 나다닐 때도 가급적 동행해주게."

 "진정 그것밖에 없소이까?"

 "아, 한 가지 더. 자네 장포 좀 주겠나? 자네 부인의 가슴이 드러나 보여

서 말이네. 오십 년 만에 남편의 살 냄새를 맡게 되겠구먼. 잘해야 하네,

그래야 자네 부인을 다시……."

 "대사……. 대사……!"

 순식간에 각인대사와 팽무련의 모습이 그의 시야에서 사라지고 공허한 풍

신개의 외침만이 장성을 타고 흘렀다.

 더 이상 찾을 수 없는 팽무련의 모습에 힘없이 주저앉았다. 꿈을 꾸고 있

다고 생각했다. 꿈속의 상황과 너무 비슷했다. 그녀의 꿈은 언제나 떠나는

상황으로 끝이 난다. 떠나는 그녀를 잡기 위해 그녀의 이름을 외쳐 부르다

잠에서 깨곤 했다.

 그런데 지금은 장포가 없다. 분명 그녀의 몸에 걸쳐주었다. 오십 년의 세

월이 지난 후에야 처음으로 그녀에게 무엇인가를 준 것이다.

 그러나.

 "강시가 되었어……."

 불사의 존재인 강시가 되어 있었던 것이다. 자신의 수강도 통하지 않는 불

사지체.

 "상관없다. 강시든 아니든 움직이면 살아 있는 거야."

 풍신개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그가 다른 말은 하지 않았다. 오직 요

몽만 돌봐 달라 하였다. 그리만 해주면 팽무련을, 그녀를 돌려준다고 했다.

 사랑을 돌려받을 수 있다.

 풍신개의 발걸음이 빨라졌다.

 떠나는 풍신개를 한가롭게 쳐다보는 인물, 팽무련과 먼저 몸을 날렸던 각

인대사였다.

 "자네는 팽무련만 기억하게 될 것이네, 물론 나의 아들을 데려가는 임무도

 포함해서 말이네. 그게 바로 사사지옥혈공의 위력이라네……."

 섬서성과 산서성의 경계에서 생긴 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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