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 사형문 (1)
하늘의 구름을 몰아내던 바람은 어느새 땅으로 내려와 된바람이 되어 말과 사람의 등을 떠밀었다. 두 필로 시작된 말은 어느새 세필로 늘어나 있었다.
당태세와 종리세리의 뒤에는 머리를 치렁치렁 기르고 도포를 두른 영락없는 과거의 무림인이 고삐를 잡고 천천히 길을 걷고 있었다.
사내의 하얀 눈동자는 마치 사방의 경치를 바라보며 즐기는 듯 천천히 둘러보는 중이었는데, 사내는 눈이 아니라 코와 감촉으로 세상을 읽는 사람이었다.
사내는 지금 그의 눈앞에 펼쳐진 장려한 들판과 그 안에서 여물어가는 곡식의 냄새로 그가 어디에 왔으며 주변에 무엇이 있는지를 알 수 있었다. 그러던 중, 사내는 슬쩍 눈을 끔벅거리더니 앞장서 가는 당태세를 보며 중얼거렸다.
“곡식 사이에서 기름내가 나고 마른 풀내음이 납니다. 뭔가 기묘한 것이 앞에 있는 모양이오.”
“눈뜬 사내는 속여도 장님은 못 속이겠군.”
당태세가 중얼대며 고개를 들어 무성하게 자라난 볏줄기를 바라보았다. 사방이 푸른색으로 물들어 있는 벌판이 대로의 양 옆에 뻗어있는데 그중 왼쪽에 있는 아름드리 나무 아래에서 한 명의 사내가 모습을 드러냈다.
바로 아룡이었다.
아룡은 꽤 오랫동안 그 아래에서 사람들을 기다린 듯 표정에 근심과 초조함이 드러나 있었는데, 사내는 당태세와 종리세리를 확인하자마자 낯빛이 바로 맑아지며 저절로 입이 옆으로 벌어지고 있었다.
“숙부님, 천호나으리! 그간 별 일 없으셨사옵니까! 그런데 저 분은 뉘시기에….”
“별일은 네놈이 더 있었겠구나. 너야말로 무탈한 게냐?”
당태세의 말에 섭설평을 갸웃대며 바라보던 아룡의 얼굴이 삽시간에 화색이 만연하며 고개를 힘차게 끄덕였다. 아무리 천하에 충직한 하인이나 심복이라도 이렇게 얼굴에 대놓고 사람을 반기는 표정을 짓지는 않을 터였다.
“물론입니다! 숙부께서 구해 오라는 물건을 간수하기가 힘들었지만……제가 누굽니까? 무두리 아닙니까! 모두 넉넉하게 구해서 필요할 때 쓰려고 가져왔습니다.”
“기름과 마른풀은 어디 있느냐?”
“혹시 몰라 이 나무 뒤에 놔 두었지요. 숙부께서 바로 쓰실 요량이니 제게 단단히 일러두셨던 것 아닙니까?”
어느새 아룡은 어설프게 나마 당태세의 심중을 읽을 수 있게 된 듯했다. 당태세는 말이 많다는 듯 슬쩍 눈을 찌푸렸지만 입술은 미소를 머금고 있었다.
피로에 지친 노인의 고단한 표정에 일순간 즐거움이라는 것이 돌아온 것은 아룡의 말을 들은 직후뿐이었다.
“오냐. 네가 가져온 물건들은 지금 당장 사용할 것이니라. 무두리, 준비되었느냐?”
“말씀만 하시옵소서! 그런데 뭘 하시려고….”
“네 앞의 논과 길 건너의 밭에 불을 놓아라.”
“네?”
“이미 대충 짐작은 하고 있었을 거 아니냐? 마른 풀과 기름을 가져와서 무슨 다른 일을 하겠느냐?”
당태세의 눈이 초록빛에서 조금씩 노란 기운이 올라오고 있는 들판을 바라보았다. 아룡 역시 말탄 사람들에게서 눈을 떼고 며칠이나마 자신의 손 아래에서 자라고 돌봐온 곡식들을 멍하니 바라보았다.
바람은 이제 거세질 대로 거세져 이삭들을 두 손으로 휘감으며 밀고 당겨 거대한 파도를 벌판에 만들어내는데 파도치는 벌판을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던 아룡은 품성에 어울리지 않게 착 가라앉은 소리로 혼잣말을 하듯 중얼거렸다.
“바람이 이리 불고 물은 없으니 불이 붙으면 잘 타겠지요.”
“아쉬우냐?”
“사람들이 애를 써서 기른 곡식 아니옵니까.”
“곡식은 주린 백성의 입으로 들어가기도 하고 살찐 탐리의 입으로 들어가기도 하며, 그늘 속에 숨어있는 역도들의 입으로 들어가기도 하느니라.”
당태세의 말이 끝나자 아룡의 눈이 천천히 커지는데, 당태세는 그런 아룡의 표정으로 보더니 고개를 천천히 끄덕였다.
“화섭자는 있느냐?”
“부엌에서 불씨를 간직해왔습니다. 나무 아래 있습지요.”
“불을 놓아라. 너무 많이 놓을 필요는 없다. 양쪽에 눈에 띄지 않을 정도로 불씨를 당기고, 너는 우리와 함께 사형문 안으로 들어가는 게다.”
“저도요?”
종리세리가 슬쩍 당태세를 보더니 빠르게 말을 이어갔다.
“당문주. 시간이 지체됩니다. 어서 움직여야 할 것이오.”
“무두리, 빨리 불을 당겨라. 해는 저물고 길은 멀구나(日暮途遠).”
“제가 누굽니까? 이 청조(淸朝)의 무두리 아닙니까요!”
아룡은 더 이상 지체하지 않았다. 아룡은 재빠르게 나무 뒤로 돌아가더니 마른 풀을 한 다발 가져와 점점이 마른 논 아래 넣어두더니 그 위에 기름을 붓고 화섭자를 대었다.
이내 불은 마른 풀을 타고 들어가며 하얀 연기를 뿜기 시작했다.
아룡이 길의 좌우를 옮겨 다니며 불을 피우는 것은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고, 세차게 부는 바람은 벼 아래에서 스멀스멀 올라오는 하얀 연기들을 이내 땅 아래로 짙게 깔기 시작했다. 당태세는 아룡에게 뒤를 따르라고 손짓하였다.
어느새 일행은 네 사람으로 늘어났고, 각양각색의 신색을 한 네 명의 사내는 사형문의 본채를 향해 발걸음을 옮겼다.
지척에 사형문 장원의 거대한 형체가 모습을 드러내자, 세 사람은 마치 입이라도 맞춘 듯 동시에 안장에서 내려와 두 발로 걷기 시작했다.
아직 가을의 풍취를 즐기기엔 이른 날이었지만 바람 하나만큼은 추풍(秋風)이라 불러도 될 만큼 모질고 사나웠다. 섭설평의 머리가 앞으로 휘날리며 당태세보다 먼저 앞서 걸어 나갔다.
섭설평의 손아귀에는 어느 틈엔가 당태세가 지니고 다녔던 목괴가 지팡이 노릇을 하고 있었다.
네 사람은 어느새 거대한 사형문의 문 앞에 나란히 서서 문을 지키는 수문위들의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
수문장들은 광활한 벌판에 하얀 연기가 퍼지는 것이 신경쓰이는지 힐끗대다 앞에 선 방문객들을 돌아보았다.
“선무사 천호 종리세리라 한다. 서안에서부터 사형문과 교분이 있어 이렇게 내려왔는데, 갑자기 변고가 생겼다는 말을 들어서 급하게 찾아왔구나.”
종리세리는 앞에 서 있는 수문장들을 마치 하인 보듯 대하며 딱딱한 목소리로 자신을 소개했다.
수문장들은 종리세리의 인상과 허리춤에 찬 칼을 보고는 순간 자기도 모르게 어깨를 펴고 예를 취하였다. 옆에 있던 사내 하나가 슬쩍 옆 사람을 보며 속삭이듯 중얼거렸다.
“통부라도 확인해 봐야 하는 거 아닌가….”
순간, 그의 옆에 서 있던 수문장이 혀를 차고 의심많은 위사에게 눈을 부라리더니 종리세리를 보며 깍듯이 다시 예를 취하고 정중히 말을 올렸다.
“문주께 연락을 드리리까?”
종리세리는 슬쩍 손을 들어보이더니 당태세와 뒤에 있는 이들을 돌아보았다.
“이들과 같이 문상을 한 뒤에 문주를 찾아뵐 것이다. 조문을 하려 하는데 어디로 가면 되겠느냐?”
그제야 네다섯 씩 모여있던 대문의 위사들이 종리세리의 뒤에 있던 사람들을 바라보았다.
나름대로 차려입은 늙은이 하나와 허름한 옷의 농사꾼 같은 젊은이가 긴 머리를 치렁치렁 늘어뜨린 백안의 장님과 함께 서 있었다.
장님사내는 기다란 목괴를 지팡이대신 짚으며 앞에 서있는 이들을 바라보며 청아한 목소리로 말을 건넸다.
“포일문의 포일사성, 무경학 섭설평이오. 부문주의 갑작스러운 급서 소식을 듣고 이렇게 달려왔소이다. 요절한 독녀의 죽음에 문주께서도 지금 상심이 이만저만이 아니실 터이니 잠시 얼굴만 보고 가게 해 주시오.”
“저 사람…일전에 말을 들은 것 같습니다. 포일사성의 장님….”
“너는 입 좀 다물고 있으라!”
아까 종리세리를 가지고 왈가왈부하던 그 위사가 또 말을 열자 수문장은 이제 역정을 내기 시작했다. 수문장은 섭설평의 뒤에 서 있던 사내 둘을 보며 턱을 치켜들었다.
“너희 둘은 무엇이냐?”
“저희 둘은 포일연의 야장입니다. 연주님이 나가시는 것을 어제 뵈었는데 이렇게 황망한 소식을 듣게 되니 지금 눈 앞이 캄캄하여….”
당태세가 목소리를 깔면서 애가 끊어지듯 흐느끼는 소리를 내자 옆에 서 있던 아룡도 눈을 껌벅이더니 고개를 팍 숙이고 한숨을 내쉬었다.
그 모습을 바라보던 수문장은 입맛을 다시더니만 종리세리를 보며 은근한 목소리로 말하였다.
“원로장도에 문상이라니 참으로 이런 기구한 일이 어디 있습니까. 저희 사형문주님도 지금 경황이 없으시니 죄송하지만 잠시 기다려주십시오. 제가 따로 안내를 드리겠습니다.”
“일이 바쁜데 그리해야 하겠는가?”
“저희도 군율이 있는지라….”
“허 참…한인(漢人)들의 법도는 왜 이리 복잡한가.”
순간 번득이는 종리세리의 눈빛을 받은 수문장이 뜨끔하여 자기도 모르게 가슴팍을 어루만지는데, 갑자기 종리세리가 뒤에 서 있던 섭설평을 노려보더니 짧게 말하였다.
“상주(喪主)에 가까운 사람이니 긴 말은 않겠다. 체발(剃髮) 불응(不應)은 혹법(酷法)으로 다스림이 대청(大淸)의 기조니라. 너는 빠른 시일 내에 두발을 정리하라.”
섭설평이 종리세리를 하얀 눈으로 바라보더니만 또렷한 목소리로 대답하였다.
“제 머리 말씀이십니까?”
“지금 내가 잘라주어야 하겠는가?”
수문장은 좌불안석이 되어 종리세리와 섭설평을 번갈아 보더니만 안 되겠다는 듯 혀를 날름대며 뒤에 서 있는 위사 하나를 앞으로 불러 세웠다. 수문장의 혀가 빠르게 움직였다.
“천호 나으리, 여기서 그러지 마시고 일단 내당으로 드십시오. 이 자가 천호나으리와 일행분들을 모두 모실 것입니다.”
“그래도 되겠는가? 군율이…….”
“아, 괜찮습니다! 저도 권한이라는 것이 있는 놈입니다! 대청의 선무사 천호를 기다리게 해서야 될 일입니까!”
“고맙구먼.”
“대신 이곳에서 해검(解劍)을 해 주십시오. 그 지팡이도 이곳에 놓고 가셔야 합니다.”
“맹인의 지팡이도 빼앗는단 말인가?”
“어쩔 수 없습니다. 사형문의 규율이 엄격하니 해량해 주십시오.”
종리세리는 물끄러미 당태세와 섭설평을 바라보더니 할 수 없다는 듯 검대를 먼저 풀었다. 섭설평 역시 자신이 쥐고 있던 당태세의 목괴와 허리의 검을 수문장에게 내주었다.
“어쩔 수 없군.”
삐딱하게 말을 마친 종리세리가 뚜벅뚜벅 먼저 대문 앞으로 다가서자 문지기가 대문을 열어주며 사람들을 안으로 안내하였다.
네 사람이 대문 안으로 들어가는 것을 확인한 수문장은 그제야 깐죽대던 위사를 바라보며 입술을 깨물고는 으르렁거렸다.
“이놈아, 네가 장하에 죽고 싶으냐? 어디 팔기 앞에서 신분을 확인하려고 들어? 북경(北京) 말씨를 못 알아듣는 게야? 게다가 체발 단속을 하러 다니는 선무사인 모양인데 거기 걸려서 누구 좋으라는게냐?”
“아니, 저는 그냥 매사 신중히 하려고….”
“조심하거라. 안 그래도 지금 사천 만성의 지휘사와 녹영군 참장에게도 이 소식이 들어갔을 것이다. 한인(漢人)만 오는 것이 아니라 기인(旗人)들도 들어오게 되면 그때부터는 실로 살얼음판이다. 상갓집 경비 서다가 네가 초상을 치를 테냐?”
“아닙니다! 아무 말 안 하겠습니다!”
“조용히, 무탈하게 경계나 하란 말이다!”
“존명!”
위사의 얼어붙은 표정을 지켜보던 수문장이 끄응 하는 신음소리를 내며 제자리로 돌아가자 위사는 짧게 한숨을 쉬며 들고 있는 긴 몽둥이를 치켜세우고 대문 앞의 대로를 노려보기 시작했다.
그때였다. 위사는 앞의 멀리 보이는 논밭에서 하얀 안개 같던 것이 바람을 타고 크게 일어서는 것을 목격했다.
아까 얼핏 눈에 들어오던 하얀 안개는 이제 육안으로 관측이 가능할 정도였는데 낮이 밝은 늦여름에 아지랑이가 나올리는 만무한 일이었고, 아무리 생각해도 어디선가 연기가 피어오르는 것 같았다.
위사는 자기도 모르게 고개를 돌려 슬쩍 수문장이 지나간 곳으로 눈동자를 돌렸지만, 이내 눈을 질끈 감더니 다시 고개를 똑바로 하고는 무념무상의 상태가 되어 휑한 대로를 말없이 지켜보기 시작했다.
“조용히 무탈하게.”
위사는 멍하니 수문장이 남긴 말을 재차 읊조리며 하늘 위를 흩어져 날아가는 흰 구름들을 지켜보기 시작했다.
하늘 위로 하얀 안개들이 슬슬 꼬리를 치며 올라가는 모습이 보였지만 위사는 입을 꾹 다물고 애써서 하늘을 바라보고 있었다.
***
“체발 불응은 혹법으로 다스린다고? 대단하구먼.”
당태세가 앞서가는 종리세리를 보면서 혼잣말을 중얼대자 종리세리는 고개를 뒤로 돌리지도 않고 자신도 혼잣말처럼 중얼거렸다.
“늙은 구렁이를 쫓다보니 나도 모략이 좀 늘어난 모양이오.”
“대단할세. 내가 외톨이 승냥이를 알지도 못하는 새 여우로 만들었구먼.”
“배움은 장소가 따로 없는 법이라오.”
땅을 보며 혼잣말을 중얼대는 사내들을 인도하던 시위는 괴상한 사람들을 본다는 듯한 눈빛으로 그들을 쳐다보더니만 손가락을 뻗었다.
“저 안쪽의 내당으로 가시면 그 안에 신부의 시신이 있습니다.”
시위는 휑하니 뚫린 정원 너머에 있는 널찍한 건물을 가리켰다.
사형문의 장원은 바깥에서 봤어도 넓어 보였지만 안에 들어오니 그 규모는 상상을 초월하고 있었다. 예전 소주의 백룡문 장원도 꽤나 넓은 곳이었건만 이곳 사형문의 장원에 비하면 그 규모는 어린아이 방만한 크기였다.
내당의 맞은편에 보이는 거대한 본전은 마치 북경의 궁궐을 한 채 떨궈 놓은 듯한 크기였는데 그 층수만 해도 삼층은 되어보였다.
그리고 내당과 본전의 사이에는 수많은 문과 담과 정원이 연이어 이어지며 커다란 연무장도 끼어있는 듯 보였는데, 가히 작은 궁(宮)이라 하여도 어폐가 없을 정도의 규모였다.
당태세는 이를 부드득 갈며 사방을 돌아보았다.
“유독중, 천하의 모든 못된 장난은 다 쳐놓더니만 그 돈으로 제 배를 불릴만큼 불렸구나.”
“어느 정도 예상을 했지만 도가 지나치오.”
종리세리가 무뚝뚝하게 대답하자 뒤에 있던 섭설평이 속삭이듯 말했다.
“조용히 하십시오. 내당 안에 사람이 있습니다.”
“몇인가?”
“숱하게 있습니다. 하지만 개중에는 낯설지 않은 느낌도 보이는군요.”
오히려 보이지 않는 이의 감각이 두 명의 고수보다 나았다. 네 명은 약속이라도 한 듯 입을 다물고 문이 열려있는 내당 안으로 들어갔다.
널찍한 건물 안은 촛불 십여 개만이 켜져 있고, 칠흑 같은 어둠을 겨우 모면한 처지였는데, 촛불이 모여있는 방 안 한가운데에는 뜯어진 문짝과 그 위에 올라가 있는 가냘픈 여인의 모습이 붉은 비단으로 덥혀 있었다.
그 앞에는 향불과 엽전, 쌀을 담은 밥그릇에 젓가락 두 개까지 꽂혀 있었으니 한눈에 보더라도 요절한 신부가 누워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아룡은 이게 대체 무슨 일인가 싶어 눈이 휘둥그레지며 사방을 둘러보다가 내당 구석에서 커다란 몸뚱어리를 구부정하게 굽힌 채 서 있는 괴물 같은 곱사등이 늙은이를 발견하고 자기도 모르게 소리를 지를 뻔하였다.
당태세가 재빨리 아룡의 입을 가로막는 순간, 뒤에 서 있던 섭설평이 조용히 말을 걸었다.
“오랜만에 보는구나 철장타.”
철장타 위목손의 눈이 휘둥그레지며 장발의 사내를 바라보았다.
“대…대사형이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