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부 209화
불공평
정광은 희미하게 웃는 연휘준과 눈을 마주치며 내심 고개를 저었다.
‘하여간 성격하고는. 항상 무시하던 손자 녀석이 변하니 흥미가 생겼냐?’
더 정확히 말하면 그 변화를 불러일으킨 섬랑에 대한 관심이 짙어졌을 것이다.
섬랑을 가르친 진혼에겐 더 그럴 것이고.
‘그럼 허튼수작 부리지 말고 끝까지 지켜봐.’
두 사람은 거의 동시에 시선을 돌렸다.
연휘준은 마뇌에게 말을 건넸고 정광은 섬랑을 바라봤다.
섬랑은 아극소연가 무인이 비무대에 올라오려 하자 바닥에 주저앉아 있는 연규서에게 다가가 속삭였다.
연규서는 황당한 표정으로 섬랑을 올려다봤고 섬랑은 씩 웃은 뒤 비무대에서 내려왔다.
그리고 사람들의 엄청난 환호를 받으며 정광과 자오가 있는 천막으로 돌아왔다.
입이 귀에 걸린 자오가 반갑게 맞이했다.
“고생했다. 정말 고생했어. 네가 너무 자랑스러워서 어쩔 줄을 모르겠구나. 어디 다친 곳은 없고? 아니지, 직접 보면 되는 것을. 잠시만 기다려라.”
자오는 섬랑의 몸을 이리저리 돌리며 살펴봤다.
섬랑은 잠시 당황하다가 턱을 치켜올렸다.
“당연한 결과인데 왜 이렇게 호들갑을 떠세요?”
“하하. 네겐 그럴지도 모르나 나는 아니다. 단주를 암습하고 돈을 훔치려다가 실패해서 길바닥에 주저앉아 울던 게 엊그제 같은데 이렇게 늠름하게 성장하다니. 정말 감개무량하구나.”
섬랑의 얼굴이 벌겋게 달아올랐다.
“비, 비수를 팔려고 했던 건데 무슨 그런 모함을. 게다가 울긴 누가 울어요?”
“다행히 다친 데도 없는 것 같고.”
“제 말 안 들리세요?”
“아차. 정신머리하고는. 단주께서 보시는 게 정확할 텐데 너무 흥분해서 실수했구나.”
자오가 얼굴을 굳히더니 섬랑을 번쩍 들어 정광에게 내밀었다.
“단주, 섬랑이 건곤일척(乾坤一擲)의 혈투 끝에 당당히 승리를 거두고 돌아왔습니다. 제 눈은 미덥지 못하니 단주께서 확인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그런 미사여구를 붙일 만한 싸움은 아니었는데. 어쨌든 볼게요.”
정광은 섬랑을 받아 내려놓고 한 바퀴 돌렸다.
“어디 보자. 이상 없네요.”
“후우우. 다행이군요. 이제야 안심이 됩니다.”
자오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고 기뻐했으나 섬랑은 부루퉁한 얼굴로 항의했다.
“아니, 대인. 너무 대충 보시는 거 아니에요?”
“지친 것 빼고 어디 불편한 데라도 있어?”
“……아뇨.”
“그런데 뭐가 문제야?”
“……그렇긴 하네요.”
섬랑이 순순히 인정하면서도 아쉬운 표정을 짓는데 머리 위에 익숙한 크기의 손이 올라왔다.
“시원하게 잘 해치웠어. 속이 반쯤은 뚫렸다.”
“……헤헤. 더 멋지게 끝낼 수 있었는데. 상대가 생각보다 질겨서 그만.”
섬랑이 어깨를 펴고 으스대자 자오가 미소 지으며 물었다.
“비무대에서 내려오기 전에 연규서에게 무슨 말을 한 거냐?”
“흐흐. 큰맘 먹고 받아주겠다고 했죠.”
“허어. 마도칠대가문의 적자가 네게 그런 부탁을 할 줄이야. 상상도 못 했구나.”
“그건 아니고요. 녀석의 투지를 어여삐 여겨 은혜를 베푼 건데요.”
“……대답은?”
“안 듣고 바로 돌아서서 왔죠. 그래야 더 있어 보이잖아요.”
“…….”
자오는 입을 떡 벌렸고 정광은 섬랑의 머리털을 헝클어뜨렸다.
“꽤 피곤할 텐데 허세 그만 부리고 앉아.”
“허세라뇨. 이렇게 쌩쌩한데.”
“집중력이 바닥났잖아. 쉬운 상대가 아니었으니 부끄러워하지 않아도 돼.”
섬랑은 코를 몇 번 찡긋거리다가 아극소연가 천막에서 응급치료를 받고 있는 연규서를 노려봤다.
‘하아아. 독한 새끼. 이게 뭔 고생이야.’
쓸데없이 투지를 불태우며 얼마나 빠르고 기묘하게 공격하는지 집중하느라 혼났다.
‘뭐 그 점이 마음에 들어서 거두려는 거지만.’
오경은 죽었으니 어쩔 수 없으나 연규서는 운 좋게 살아남았으니 써먹어야지.
‘아, 머리야. 그만 생각하고 대인 말씀대로 쉬자.’
의자에 앉자마자 긴장이 풀리며 온몸이 축 늘어졌다.
삽시간에 일이 년은 늙어버린 느낌이랄까?
정광이 피식 웃으며 육포를 건네줬다.
“바로 객잔으로 가는 게 좋지만 손강의 싸움을 봐야 하니 이거라도 먹으면서 기력을 보충해.”
섬랑의 눈에 힘이 들어갔다.
“그놈, 많이 다칠 것 같아요?”
“전혀.”
“망할. 그럼 뭐 하러 봐요?”
“진짜 성격이 나올 테니까. 그럴 때 어떻게 싸우는지 봐야지.”
손강은 어제 아륵태요가(阿勒泰姚家)를 대표해 출전한 요진극을 무참하게 썰었다.
그 놀라운 무위에 많은 이들이 찬탄했지만 오늘은 사정이 달랐다.
모두의 관심이 섬랑과 연규서에게 과도하게 쏠려 있는 상황.
사람들은 손강이 비무대에 올라왔는데도 조금 전의 생사투에 대해 얘기하느라 여념이 없었다.
순해 보이던 손강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섬랑은 그 모습을 보고 입꼬리를 끌어 올렸다.
“큭큭, 관심을 받지 못하니까 서운한가 봐요. 자기가 최고라는 믿음도 산산이 깨졌을 테니 배알이 꼴릴 거고요. 거참, 애도 아니고 일희일비하기는.”
정광은 섬랑의 머리에 꿀밤을 먹였다.
섬랑이 작은 머리통을 두 손으로 부여잡고 신음하다가 서운함을 토로했다.
“으으. 같이 욕하진 못할망정 왜 때리세요?”
“네가 더 유치해 보이잖아. 그런 건 좀 속으로 생각해라.”
“그럼 씹는 맛이 안 나는데. 헉! 아, 알겠으니까 손 내리시죠. 아, 어서요.”
정광은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며 사람들을 둘러봤다.
‘이런 가벼운 녀석이 천신의 후예라고 주장하면 누가 믿을까.’
전전대 교주. 즉, 전생의 아비가 몰래 낳은 아이를 묵영권가에 맡겼고 그 아이가 섬랑을 낳았다고 하면 ‘아. 그분의 핏줄이라면 저럴 만하지’라며 대부분 납득하겠지만 양심의 가책을 느꼈다.
‘아니지. 천망회회(天網恢恢) 소이불루(疎而不漏)라. 하늘의 그물은 성기지만 절대 빠뜨리지 않는다고 했어. 영감이 악을 행했던 만큼 대가를 받는 거야.’
그야말로 인과응보 아닌가?
섬랑의 승리로 반쯤 뚫렸던 속이 완전히 개운해졌다.
마음이 흐뭇해져 미소 짓는데 객십설가(喀什薛家)에서 출전한 설종위가 비무대에 올라갔다.
어제의 생사투에서 허벅지에 큰 자상을 입어서 그런지 절뚝거리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섬랑이 육포를 오물오물 씹으며 한소리 했다.
“아무리 마도(魔道)를 걷는다고 해도 너무하네. 친자식이 아니라 양자인가? 저렇게 다친 애를 왜 올리나 모르겠네요.”
정광도 육포를 우물우물 씹으며 설명했다.
“객십설가는 토로번손가와 사이가 안 좋거든. 자기 가문에서 소교주를 배출하기 힘들 것 같으면 동귀어진의 수법이라도 써서 떨어뜨리려 할 거야.”
“과연! 참된 명문가라면 그래야 마땅하죠.”
섬랑은 육포를 서둘러 삼킨 뒤 두 손을 입가에 모아 외쳤다.
“설종위! 힘내라! 네 진정한 힘을 보여줘!”
속내가 뻔히 보이는 응원에 다른 사람들도 껄껄 웃으며 설종위의 이름을 연호했다.
허나 다리가 묶인 거나 다름없는 설종위는 손강의 만도(彎刀)를 구절편(九節鞭)으로 막다가 주춤주춤 물러나기 시작했다.
섬랑의 안색이 어두워졌다.
‘망할. 텄네, 텄어.’
허벅지의 상처가 다시 터져 바지를 붉게 물들이고 있었다.
‘그래도 아직 희망이…… 없구나.’
설종위는 완전히 수세에 몰렸고 얼마 안 가 전신이 피투성이가 되어 헐떡거렸다.
섬랑은 설종위보다 더 아파하며 속으로 부르짖었다.
‘내가 복수해 줄게! 그러니 한 방만이라도 먹여!’
이 소리는 없지만 간절한 외침을 들은 걸까?
설종위가 악독한 표정을 지으며 구절편 양 끝을 강하게 움켜쥐었다.
그러자 구절편이 폭발했다.
콰앙!
그것은 수많은 쇳조각들로 변해 손강을 향해 쏘아졌다.
객십설가의 적자다운 비장의 한 수였다.
‘됐어!’
섬랑이 두 주먹을 불끈 쥐며 기뻐하는 순간.
손강이 한쪽 입꼬리를 올리며 만도를 휘둘렀다.
채채채챙!
귀를 찌르는 듯한 소음과 함께 그 많은 쇳조각들을 전부 튕겨낸 만도가 설종위를 노렸다.
살기가 치솟고 마기가 춤을 췄다.
설종위는 여러 조각으로 나뉘어 바닥에 흩뿌려졌다.
가만히 지켜보던 정광은 고개를 주억거리며 중얼거렸다.
“열 받으면 더 강해지는 유형이네. 역시 그 방법밖에 없겠어.”
섬랑이 하얗게 질린 얼굴을 떨리는 손으로 마른세수하고 물었다.
“역시 대인이시네요. 저 새끼를 이길 비책이 있으신 거죠?”
“물론. 너는 그 비책을 이미 수련해 왔어.”
“그럼 그렇지! 그게 뭐죠?”
정광은 어깨를 으쓱했다.
“뭐긴 뭐야. 진인사대천명(盡人事待天命)이지. 내일 싸우다 보면 답이 나올걸.”
“……하아아.”
섬랑은 힘없이 고개를 떨구고 예기주 양방은 힘차게 승패를 판정했다.
“손강 승! 설종위 패! 멸혼생사투 본선 두 번째 날! 마지막 대결의 승자는 토로번손가를 대표해 출전한 손강이오!”
“와아아아!”
천마신교를 대표하는 교리(敎理)는 강자존(强者尊)!
마인들은 손강의 압도적인 승리에 열광했다.
손강은 비무대 위에 우뚝 서서 온갖 찬사를 날리는 마인들에게 예를 표하다가 정광과 섬랑을 번갈아 보며 환하게 웃었다.
섬랑이 스산한 목소리로 저주를 퍼부었다.
“천벌을 받아 죽을 새끼. 천신께서 아무리 바쁘셔도 내일만큼은 나를 반드시 도와주실 거다.”
정광이 따뜻하게 위로했다.
“그래, 그거라도 해야지. 열심히 기도해 봐.”
“대인, 이왕 할 거면 신전에 가서 뭐라도 좀 바치고 예배를 드리는 게 낫겠죠? 천신께서 어떤 거를 좋아하시는지 혹시 아세요?”
섬랑이 두 눈을 희번덕거리며 진심으로 묻는데.
예기주 양방이 크게 소리쳤다.
“본교의 소교주가 될 인재를 가려내는 대장정이 막바지에 이르렀소! 지금껏 그래왔던 것처럼 내일의 생사투도 공정히 치러질 것이라 약조하겠소!”
그의 말대로 지금까지 아무런 잡음도 없었기에 사람들은 흥겨운 마음을 주체하지 못하고 환호성을 질렀다.
“그동안 수고했소!”
“내일도 잘 부탁드리오!”
양방은 소리가 잦아들 때까지 기다리다가 다음 설명을 했다.
“그리고 승패가 결정되면! 승자는 하루 동안 심신을 정갈하게 한 뒤! 다음 날 술시(戌時)에 바로 이곳에서 소교주가 되는 의식을 치를 것이오!”
소교주가 어떤 존재인가?
장차 천마신교를 이끌어 나갈 지고한 존재다.
그 자리를 누가 차지할지 내일이면 결판날 터.
마인이라면 피가 끓어오를 수밖에 없었다.
엄청난 함성이 대연무장을 뒤흔들었다.
“와아아아아!”
정광은 인상을 찡그리며 단영에게 전음을 보냈다.
-시끄러워 죽겠네. 먼저 간다. 끝까지 남아서 뭐라고 떠드는지 듣고 와.
-존명!
정광은 섬랑과 자오를 데리고 대연무장 밖으로 나갔다.
섬랑은 짧은 다리를 열심히 움직이며 어떻게 기도할지 고민하다가 머리를 벅벅 긁었다.
“나도 참. 아직도 멀었네.”
자오가 궁금한 얼굴로 물었다.
“무엇을 말하는 것이냐?”
“제게 승산이 전혀 없으면 대인께서 진인사 어쩌고 하셨을 리 없죠. 오늘 하루만이라도 하고 싶은 거 다 하고 죽으라 하셨을걸요.”
자오가 밝게 웃으며 동의했다.
“하하. 네 말이 맞다. 단주께선 그런 분이시지.”
“역시 그렇죠?”
섬랑은 억지로 웃으며 정광을 힐끔거렸다.
하지만 정광이 인상을 찡그리자 안색이 시커멓게 변했다.
“여, 역시 아니에요? 정말 그런 거예요?”
그런 것 때문이 아니었다.
멀리서 느껴지는 기운 때문이었다.
정광은 신전 쪽을 노려보다가 신법을 펼쳤다.
* * *
아극소연가 소가주 연규종은 대연문장에서 나와 하릴없이 걸었다.
아비에겐 측간에 간다고 말했지만 거짓말이었다.
무시했던 아우와 증오하는 진혼이 수많은 사람들의 칭찬을 받으니 속이 뒤틀려서 견딜 수가 없어 빠져나온 것이었다.
‘근본도 희미한 꼬마한테 졌는데 환호를 받아? 별것 아닌 녀석을 길렀다고 찬사를 받고?’
안목이라곤 찾아볼 수 없는 군중도 마음에 안 들었지만 아비도 원망스러웠다.
‘평소 하던 대로 하시지 등을 두드려 주시질 않나, 호심경(護心鏡)은 또 왜 챙겨주신 거야?’
그것만 없었으면 죽었을 텐데.
왜 그런 쓸데없는 짓을!
아우의 급작스러운 변화도 이해가 되지 않았다.
‘갓난아기 때부터 수시로 주눅 들게 했거늘. 모자랐던 건가?’
그 누구도 소가주 자리를 위협하지 못하게 둘째는 물론이오, 셋째인 연규서에게도 예전부터 손을 써왔는데 이런 일이 일어날 줄이야.
‘이제 와서 아버님의 마음이 바뀔 리는 없지만 찝찝해. 기회를 봐서 자근자근 밟아줘야겠어.’
나직이 욕설을 뱉으며 걷는데 익숙한 자들이 따라왔다.
평소 연규종에게 빌붙어 호의호식하는 무뢰배들이었다.
눈이 퉁방울처럼 튀어나온 장년인이 조심스레 물었다.
“소가주님, 갑자기 어디를 가시는 겁니까? 무슨 일이라도 생기셨습니까? 이상하게 걱정돼서 한달음에 쫓아왔습니다.”
“별일 아닐세.”
말은 그랬으나 표정은 아니었다.
빌붙어 사는 사내들이 물주의 마음을 모를 리 있나.
장년인이 눈치를 보다가 정중히 사과했다.
“소인들이 괜한 짓을 했군요. 죄송합니다.”
“괜찮으니 그만 돌아가게.”
“사실은…… 솔직히 말씀드리지요. 소인들도 그만 나오고 싶었습니다. 보고 있자니 속이 영…….”
“무슨 말인가?”
장년인이 비분강개한 표정을 지으며 대답했다.
“멸혼생사투 말입니다. 가만히 보면 불공평하기 짝이 없는 것 같습니다.”
“불공평하다?”
“네, 소가주. 고작 열두 살까지만 출전할 수 있다니 그게 말이 됩니까? 벌써 나이로 차별하고 있잖습니까? 소가주께서 늦게 태어나셨으면 저런 녀석들은 하품하면서 이기시고 소교주가 되셨을 텐데. 너무 억울해서 분통이 터집니다.”
“…….”
“후우우. 좀 걸으면 속이 편해지려나. 이왕 이렇게 된 거, 소가주님을 호종해도 되겠습니까?”
연규종은 바보가 아니었다.
아니, 저렇게 노골적으로 아부하는데 누가 모르겠는가?
하지만 언제나 그랬듯이 듣기 좋았다.
이 맛에 데리고 다니는 녀석들이었기에 그러기로 했다.
“오래는 못 있네. 그때까지만이라도 같이 걸으세나.”
“하하. 감사합니다. 다들 뭐 하는가? 사방을 경계하지 않고.”
사내들은 연규종을 빈틈없이 둘러싸고 걸었다.
연규종은 피식 웃고 발걸음을 옮겼다.
그렇게 얼마나 갔을까?
‘흠. 이 방향은…….’
조용한 곳을 찾아 걷다 보니 자연스레 신전 쪽으로 가게 됐다.
‘망령 따위를 모시는 곳에 가봐야 부정만 타지. 그만 돌아가는 게…… 음?’
맞은편에서 나민이 오른팔이 없는 호리호리한 중늙은이가 함께 오고 있었다.
연규종의 눈이 조금 투명해졌다.
‘하필이면 저년과 마주치다니. 기분이 더 더러워졌어.’
그냥 지나칠까 생각하는데.
눈이 마주친 나민이 쌀쌀맞게 시선을 돌리는 것 아닌가?
‘이년이 감히!’
쌓였던 게 폭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