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곤륜마협-477화 (476/569)

2부 206화

이런 우연이 있나

신전 대문을 두드리자 처음 보는 신관이 나왔다.

턱이 뾰족한 신관은 정광과 자오를 재빨리 번갈아 보고 두 손을 모았다.

“어서 오십시오, 교우님들. 무슨 일로 방문하셨습니까?”

정광이 답례하며 답했다.

“지인이 오시(午時)쯤에 성녀님을 뵈러 왔는데요. 내려갈 시간이 돼서 같이 가려고요.”

신관의 이마에 주름이 몇 줄 생겼다가 사라졌다.

“오로나가의 금지옥엽 말씀이군요. 잠시만 기다려 주십시오. 들어가서 말씀을 전해 드리겠습니다.”

“네. 부탁드려요.”

신관이 사라지자 자오가 턱을 매만지며 나직이 말했다.

“나 소저를 그리 탐탁하게 여기지 않는 것 같습니다.”

“그러게요.”

“왜 저러는 걸까요? 나 소저처럼 아름다운 명문가의 여인이 드나들면 쇠락한 신전에 큰 도움이 될 텐데 말입니다.”

세상 어디라도 여인이 오면 사내가 모이고 사내가 많아지면 또 여인이 찾아오기 마련.

게다가 그들이 빈손으로 오겠는가?

뭐라도 주고 가지.

그럼 신전이 활기를 띠게 되고 살림도 좋아질 게 명백한데 왜 저러냐는 의미였다.

이런 자오의 의문을 정광은 간단하게 정리했다.

“모두가 변화를 좋아하는 건 아니죠.”

“음. 생활이 윤택해지는 것보다 지금 상태 그대로 안정적으로 가는 걸 원하는 자도 있다는 말씀이군요.”

“네. 땅에 있던 자가 하늘을 날 게 되는 걸 생각하시면 돼요. 날 때야 기쁘겠지만 추락하면 아프겠죠. 너무 높은 곳에서 떨어져 땅을 뚫고 들어가 지하에 처박히면 비참해질 거고요.”

“그렇겠지요. 이해했습니다.”

정광은 속으로 덧붙였다.

‘아니면 마뇌의 세작이든가.’

잠시 뒤.

세작이 아닌 게 확실한 신관 등현이 나민과 관엽을 데리고 나왔다.

“오셨습니까, 교우님들. 두 분을 모셔왔습니다.”

정광은 등현을 보며 미소 지었다.

“성녀께서 관 숙수를 쫓아내시지 않았나 봐요?”

“하하. 교우님을 불쾌하게 만들려고 그랬던 건 아닙니다. 절차를 따른 것뿐이니 양해해 주십시오.”

“물론이죠. 앞으로도 잘 부탁드려요.”

등현이 정광을 똑바로 보다가 정중히 예를 취했다.

“저야말로 잘 부탁드립니다. 천신의 가호가 교우님들께 깃들기를.”

“신관님께도 많이 깃들기를 빌게요.”

정광 일행은 바로 산 밑으로 향했다.

그렇게 얼마나 갔을까?

부지런히 발걸음을 옮기던 섬랑이 손뼉을 치며 감탄했다.

“아! 역시 대인이시네요.”

“왜?”

“마지막 생사투까지 보고 출발했으면 길이 사람들로 꽉 찼을 텐데. 대인의 용단 덕분에 편하게 내려가게 됐잖아요.”

정광은 피식 웃으며 섬랑의 머리통에 손을 올렸다.

“화전오가(和田吳家)에 얼마나 퍼주기로 했길래 그래?”

섬랑이 목을 움츠리며 변명했다.

“퍼, 퍼주다뇨. 좋은 계약을 맺었는데 무슨.”

“좋은 계약?”

“……괜찮은 계약요.”

“어디까지 내려가나 더 묻고 싶어지네.”

“……대인. 여기까지만 하죠.”

정광은 섬랑이 정색하자 순순히 수긍했다.

“그러든가. 네 돈인데 내가 알 바 아니지.”

“헤헤. 그렇죠?”

“그렇긴 한데 나 소저는 생각이 다를걸.”

“……망할.”

섬랑이 신법을 펼치려고 했으나 나민이 더 빨랐다.

섬랑의 뒷덜미를 잡고 조곤조곤 따졌다.

“자금을 관리하는 건 내 몫으로 알고 있다만. 내게 상의도 안 하고 한 가문과 계약을 맺다니. 정말 실망스럽구나.”

“하. 하. 하. 어쩌다 보니 그렇게 됐네요. 그리 대단한 내용은 아니니 진정하세요.”

“들어보고 정하마. 어떤 계약을 맺은 거지?”

“진짜 별것 아닌데.”

섬랑은 애써 태연한 척하며 계약 내용을 설명했다.

나민은 묵묵히 듣다가 탄식했다.

“이럴 줄 알았다. 너무 과해.”

“조, 조금 고칠까요?”

“아무리 구두 계약이라 해도 그렇지. 정점에 서기로 마음먹은 녀석이 첫 계약부터 어길 셈이냐?”

“설마요. 있을 수 없는 일이죠.”

섬랑이 가슴을 활짝 펴며 당당히 말하자 나민이 살벌한 눈초리로 쏘아봤다.

섬랑은 기가 죽어 땅바닥을 내려보다가 항변했다.

“어, 얻는 것도 많은 계약이잖아요. 제 마음에 안 들면 도중에 파기할 수도 있고요.”

“모든 게 잘 풀려야 얻을 수 있는 것 아니냐? 파기 조항은 화전오가에서 넣었지?”

섬랑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그, 그걸 어떻게?”

“겉멋만 든 네가 할 법한 생각이 아니니까. 화전오가 가주가 양심이 있어서 그나마 다행이구나.”

“흐흐. 제가 사람 보는 눈은 있죠.”

“아니. 그런 안목이 있으면 내게 말도 없이 이런 계약을 맺지는 않았겠지.”

섬랑의 뒷덜미를 잡은 나민의 손에 힘이 들어갔다.

섬랑은 옷깃에 목이 졸려 기침을 토했다.

“히익! 콜록. 콜록. 아줌…… 나, 나 소저는 온유한 분이시잖아요. 말로 풀죠, 말로.”

나민이 손을 풀고 경고했다.

“그래. 객잔에 가면 단단히 혼내주마.”

“아아…….”

섬랑은 나민의 잔소리를 들을 생각을 하자 정신이 아득해졌다.

“소저. 차라리 원하시는 만큼 때리시죠. 기꺼이 맞을게요.”

“그렇게 맞고 내일 어떻게 싸우려고?”

“이런. 생각해 보니 그렇네요. 할 수 없죠. 그냥 없던 일로 하고 넘어가요.”

“있던 일이야. 화전오가 사람들이 화장을 끝내고 내일 아침에 오면 재물을 내어주고 다시 얘기하자.”

섬랑은 어깨를 축 늘어뜨리고 땅이 꺼져라 한숨을 쉬었다.

나민은 섬랑을 한 번 더 노려보고 정광에게 시선을 돌렸다.

“진혼, 오늘처럼 하루 이틀 정도 더 신전에 들러서 성녀를 봬야 할 것 같습니다.”

“아직 얘깃거리가 많이 남으셨나 봐요.”

“많은 화제를 입에 올렸는데 같은 또래의 말벗이 생겨서 기쁘신지 사소한 것들도 대화를 나누고 싶어 하십니다.”

굵직굵직한 사안은 협의가 끝났고 세부적인 사항들을 협상해야 한다는 얘기.

이미 그럴 거라 예상하고 있던 정광은 흔쾌히 받아들였다.

“그러세요, 그럼. 신전 분위기는 어때요?”

나민의 얼굴이 살짝 굳었다.

“뒤숭숭합니다.”

“안 좋은 일이라도 있나요?”

“우리가 연달아 찾아가서 그럴 겁니다. 혹시 안 좋은 일이라도 생기는 건 아닌지 두려워하는 것 같습니다.”

“하하. 천신께서 굽어보고 계신데 설마 그런 일이 생길까요. 어쨌든 수고하셨어요.”

“감사합니다.”

“관 숙수께서도 조금 더 고생해 주시고요.”

“알겠네.”

“신전에서뿐만 아니라 객잔에서도요. 섬랑을 수련시켜야 하거든요. 오늘 좀 바쁘실 거예요.”

“이해했네. 그렇게 하세나.”

정광 일행은 향리객잔에 도착하자마자 각자 맡은 일을 하기 위해 흩어졌다.

나민은 귀곡자의 방으로 가서 성녀와의 협상에 관해 얘기했고 관엽은 섬랑과 함께 후원으로 나가 몸을 풀기 시작했다.

자오는 주변을 경계, 정광도 할 일을 했다.

자신의 방으로 가 침상에 드러눕자 흑서가 들어와 보고했다.

“멀리서 감시하는 자들이 있으나 별다른 일은 없었습니다.”

“방심하지는 마.”

“명심하겠습니다. 민현유는 아침부터 안가(安家)와 도주로로 쓸 만한 곳들을 물색하고 있습니다.”

“참과 거짓을 섞어서 은근히 흘리고 있는 거지?”

“그렇습니다. 지존께서 오셨으니 저도 나가서 돕겠습니다.”

“그래. 수고해.”

“존명!”

다음은 단영이었다.

정광이 대연무장에서 떠날 때 같이 가자는 소리를 안 했기에 마지막 생사투까지 관전한 그는 결과가 나오자 재빨리 내려와 보고했다.

“극랍염가 염기웅과 객십설가 설종위의 싸움은 설종위의 승리로 끝났습니다.”

“실력 차가 크게 없는 편이었지. 이긴 녀석, 꽤 많이 다쳤겠어.”

“그렇습니다. 다른 건 그렇다 쳐도 허벅지에 큰 자상을 입었습니다.”

“하루 만에 치료할 상처가 아니란 얘기네. 손강이 아무런 피해도 없이 이기려나.”

“다들 그렇게 예상하고 있습니다.”

“그래도 객십설가 적자쯤 되면 비장의 한 수쯤은 숨기고 있겠지.”

“그럴 것 같긴 합니다.”

“거기에 기대를 걸어 보자고. 안 통하면 어쩔 수 없고.”

손강은 섬랑이 상대하기 벅찬 아이였다.

그런 녀석이 멀쩡한 상태로 결승에 오르면 섬랑이 더 애먹게 될 터.

정광은 정 안 되면 야밤을 틈타 손강을 없애 버리거나 발가락이라도 몇 개 자를까 생각하다가 고개를 저었다.

증거야 당연히 안 남기겠지만 너무 노골적이지 않은가?

현 교주 놈이 체면이 손상됐다며 길길이 날뛸 게 뻔했다.

‘뭐 섬랑이 어떻게든 하겠지.’

안 되면 되게 해주면 되고.

다음 문제로 넘어갔다.

“연가 가주 연혁소. 뭐 하고 있었어?”

“지존께서 떠나신 직후 식솔들과 함께 대연무장 밖으로 나갔습니다.”

“마지막 생사투를 안 봤다? 하긴. 그놈도 눈이 있으니 누가 올라가도 내일 손강이 이길 거란 걸 알겠지.”

“빨리 숙소로 가 아들의 부상을 치료하고 몸 상태를 끌어올려 줄 의도도 있었을 겁니다.”

“응. 큰 소용은 없겠지만.”

연혁소의 셋째 아들 연규서는 우승할 만한 인재가 아니었다.

정광이 봤을 때 연혁소가 가문을 위해 택할 수 있는 길은 두 개뿐이었다.

‘어느 쪽을 택할까?’

곧 알게 되리라.

정광은 단영의 어깨를 두드려 주고 그만 가서 쉬라 했다.

그리고 단영이 사라지자 침상에서 일어나 찌뿌둥한 몸을 풀었다.

“슬슬 시작해 볼까.”

일 층으로 내려가는데 관엽과 섬랑이 후원에서 얘기하는 소리가 들렸다.

“뭐 하는 짓이냐? 머릿속에 잡념이 가득하구나. 더 집중해서 체조법을 펼쳐.”

“쳇. 제대로 하고 있는데 잔소리는.”

“무어라?”

“아니, 하다못해 빈말로라도 본선 첫 번째 승리를 축하한다고 하신 뒤에 몰아붙이시든가. 하루 이틀 알고 지낸 사이도 아닌데 너무하신 거 아니에요? 그간 쌓은 정이 그렇게 가볍냐고요.”

“……축하한다.”

“이봐. 끝끝내 아무런 말씀도…… 네?”

“축하한다고 했다.”

“왜, 왜요? 제가 무슨 잘못이라도 했나요? 뭔지는 모르지만 죄송해요. 화내지 마세요.”

“……시끄럽다! 어서 자세나 제대로 잡아!”

“네!”

정광은 문을 열고 후원으로 나가 웃었다.

“하하. 사이가 좋네요. 마치 부자지간 같다고 할까?”

“……!”

섬랑은 손으로 입을 틀어막으며 헛구역질했고 관엽은 전신을 부르르 떨다가 화제를 돌렸다.

“내가 섬랑에게 뭘 가르치면 되나?”

“일단 관 숙수도 섬랑과 함께 배우세요.”

“……배우라고?”

“네. 몸으로요.”

정광은 검집을 손에 쥐더니 빠르게 신형을 움직이며 두 사람을 두들겨 팼다.

섬랑은 비명을 질렀고 관엽은 눈을 빛냈다.

‘이, 이건! 설마 아극소연가의 보법과 검법인가!’

연가 무공은 빠르고 복잡하면서도 기기묘묘하기로 유명했다.

오늘 두 번째 생사투에서 연규서가 선보인 것도 그랬는데 지존이 펼치는 무공이 그것과 거의 똑같은 것 아닌가!

정광은 두 사람을 가볍게 패며 찬찬히 설명했다.

“연가 무공의 대부분이 그렇지만 검술은 더 빠르고 복잡한 편이에요. 게다가 일격필살이 아니라 상대를 무력화시키고 마무리하는 걸 즐겨서 섬랑처럼 양손으로 병기를 쓰는 사람은 조금만 집중력이 흐트러져도 팔이 날아가기 십상이죠.”

섬랑이 목 놓아 울부짖었다.

“아야! 악! 차라리 팔을 베세요!”

“찰싹찰싹 때리는데 엄살 부리기는. 똑바로 해. 대충하다간 내일 몸통만 남을지도 몰라.”

정광은 점잖게 섬랑을 나무라고 관엽에게 물었다.

“제가 연가 무인이라 쳐요. 관 숙수처럼 독비(獨臂)인 분은 어떻게 공략할까요?”

“윽. 큭. 내 온 신경은 왼팔에 집중되어 있으니 하체를 주로 노릴 것 같네.”

“맞아요. 그게 제일 쉽죠. 근데 왜 안 피하세요?”

“……!”

왜 안 피하냐니.

피할 엄두조차 못 내게 때리면서 어떻게 하라고?

다른 사람이 이랬으면 뼈를 내주고서라도 접근해서 한 칼 먹였겠지만 지존이 그러는데 별수 있나.

관엽은 이를 악물고 기회를 노리다가 정광의 이어지는 말에 눈을 크게 떴다.

“못 피할 것 같으면 막기라도 하셔야죠.”

“아!”

“신형을 움직이는 것보다 도를 휘두르는 게 더 쉽고 빠르잖아요.”

“아, 알겠네!”

관엽은 도를 빠르게 휘둘러 사방을 방어했다.

그래도 정광의 검집이 빈틈을 뚫고 들어와 찌르거나 후려쳤지만 아까보다는 훨씬 형편이 나아졌다.

그러자 섬랑도 관엽을 따라 하기 시작했다.

얼마 안 가 섬랑의 얼굴에 의기양양한 미소가 맺혔다.

“하하! 요령을 아니 별것, 앗 따가워! 취, 취소! 좀 살살 하세요! 네?”

한 맺힌 울부짖음이 하늘에 닿은 걸까?

검집이 움직이는 속도가 확연히 느려졌다.

“이 정도면 괜찮지?”

“네? 아! 네! 네!”

“빠르다가 느려졌으니 더 잘 보일 거야. 내일 네가 상대할 상대가 이 정도 수준이니 정신 똑바로 차리고 상대해.”

“역시 대인! 그럼 지금부터 진짜로 할게요!”

정광은 피식 웃은 뒤 관엽에게 충고했다.

“관 숙수. 팔이 하나 없는 건 큰 약점이지만 고정관념에 사로잡혀서 빨리 승부를 내려 하고 막을 수 있는 것도 피하려 하면 안 돼요. 무슨 뜻인지 아시죠?”

“……!”

관엽의 눈이 커졌다.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갖고 있던 습관을 깨달은 것이다.

“깨우쳐 줘서 고맙네. 잠시 생각 좀 해봐도 되겠는가?”

“물론이죠. 저쪽에서 궁리하시다가 의혹이 생기면 다시 오셔서 부딪치세요.”

“고맙네. 이따 보세나.”

관엽은 정광에게 정중히 예를 표하고 조금 떨어진 곳으로 가 가부좌를 틀고 앉았다.

홀로 정광을 상대하게 된 섬랑은 정신없이 움직이다가 입을 떡 벌렸다.

“헉! 또 빨라졌잖아! 대인! 저를 죽일 셈이에요?”

“네 상대가 비장의 한 수를 펼쳐도 그렇게 떠들 거야?”

“크윽. 그건 아니죠.”

섬랑은 벽안을 빛내며 투지를 불태웠다.

관엽은 눈을 감고 고요한 명상에 잠겼다.

상반된 행동이지만 두 사람 모두에게 큰 도움이 되는 시간이었다.

* * *

시간이 빠르게 흘러 깊은 밤이 됐다.

정광은 일 층에 홀로 앉아 있다가 흑서와 민현유가 돌아오자 노고를 위로했다.

“수고했어. 일은 잘됐고?”

“네, 지존.”

민현유가 보고하고 흑서가 간간이 첨언했다.

정광은 가만히 듣다가 고개를 끄덕였다.

“좋아. 현유는 잠깐 남고 흑서는 그만 올라가서 쉬어.”

“네, 지존. 그럼 내일 뵙겠습니다.”

정광은 흑서가 이 층으로 올라가자 민현유에게 명했다.

“간단하게 술상 좀 내와.”

“속하에게 따로 하실 말씀이 있습니까?”

“아니. 손님이 올지도 몰라서.”

정광은 객잔 문으로 시선을 돌리며 덧붙였다.

“마침 왔네. 토로번손가가 아니라 나를 택했어.”

객잔 문이 열리고.

아극소연가 가주 연혁소가 들어왔다.

정광은 빙긋 웃으며 손을 흔들었다.

“이 늦은 시간에 이런 우연이 있나. 안녕하세요, 가주님. 혼자라 적적했는데 같이 술 한잔하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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