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곤륜마협-473화 (472/569)

2부 202화

안식

섬랑은 평소 저녁 식사 때와 다르게 고개를 푹 숙이고 깨작깨작 먹었다.

어찌나 맥없이 젓가락질하는지 보는 사람들의 식욕도 떨어질 정도.

자고 일어나면 탁목이봉에 올라가 생사투를 치러야 할 녀석이 이러고 있다니.

네가 지금 제정신이냐고 크게 혼쭐을 내야 마땅했으나 아무도 탓하지 않았다.

자오는 섬랑을 힐끔거리며 속으로 칭찬했다.

‘단주의 무자비한 손속을 가까스로 견디다가 겨우 풀려났는데 당연한 일이지. 그래도 단주가 택한 인재라 그런지 나 같은 범인과 다르긴 달라. 저렇게 억지로라도 먹는 게 용하구나.’

다른 사람들의 생각도 대동소이했다.

오직 정광만 아무 생각도 없었다.

“점심을 거르다시피 해서 그런지 끝도 없이 들어가네. 현유, 고기 요리 좀 더 줘.”

“네, 대인. 곧 내오겠습니다.”

금세 탁자 위에 요리가 놓였다.

정광은 다시 맛있게 먹었고 배가 불룩해지고 나서야 젓가락을 내려놨다.

“후우우. 이제야 살 것 같네.”

이미 식사를 마치고 기다리고 있던 자오가 웃었다.

“하하. 점심을 부실하게 드셨다 해도 과식하신 것 같습니다.”

“체력과 심력을 많이 소모했으니 이 정도는 먹어야죠.”

“아! 마뇌와 그의 수하들을 상대하다가 오셨으니 그렇겠군요. 정말 고생하셨습니다.”

정광은 술을 한 잔 마시고 자오의 말을 정정했다.

“그것보다 다른 일로 더 힘 뺐는데요.”

“네? 오시는 길에 무슨 일이라도 있었습니까?”

“없었던 건 아닌데 별것 아니에요. 다 저 녀석 때문이죠.”

“아!”

섬랑은 억지로 음식을 씹다가 묘한 느낌을 받았다.

고개를 슬며시 들어보니 모두 자신을 주시하고 있었다.

“왜, 왜요?”

자오는 정광과 섬랑을 번갈아 보다가 알겠다는 표정을 지었다.

“일반적인 추궁과혈과는 다른 것일 거라 생각하긴 했으나 섬랑의 근골을 만져주신 수법이 보통 어려운 무공이 아니었나 봅니다.”

“그런 편이죠.”

“오오. 섬랑이 또 한 번 기연을 얻었군요.”

정광은 빈 술잔에 술을 따르며 투덜거렸다.

“기연은 무슨. 힘은 많이 드는데 효과는 얼마 못 가요. 기껏해야 며칠 정도?”

자오가 빙그레 웃었다.

“하하. 그게 어딥니까? 섬랑에겐 아주 큰 도움이 될 겁니다. 정말 아들처럼 아끼시는군요. 아주 보기 좋습니다.”

“으으. 소름 끼치는 소리를 하시네. 안 하는 것보단 나으니까 했을 뿐이에요. 저 녀석이 죽어버리기라도 하면 곤란하잖아요.”

정광은 술잔을 들어 술을 마신 뒤 탁자 위에 내려놨다.

그리고 다시 술병을 잡으려고 손을 뻗는데…….

한 쌍의 작은 손이 술병을 들고 있었다.

“너 지금 뭐 하냐?”

섬랑이 빈 잔에 조심스레 술을 따르며 대꾸했다.

“제가 한 잔 따라 드리려고요.”

“왜?”

“그냥요. 제 마음이죠.”

“변덕스럽기는.”

정광은 술을 마셨고 섬랑은 제자리로 돌아가 젓가락을 쥐었다.

그리고 요리를 집어 입속에 때려 박듯 넣었다.

정광은 인상을 찡그리며 나무랐다.

“야. 먹는 건 좋은데 제대로 씹어.”

섬랑은 위아래 이빨을 전부 부술 기세로 턱을 맹렬히 움직였다.

“물도 마시고.”

섬랑은 꿀꺽거리는 소리가 날 만큼 물을 세차게 마셨다.

“이거야 원. 아예 말을 안 하는 게 낫겠네.”

정광은 고개를 절레절레 젓다가 주위를 둘러봤다.

모두 입가에 미소를 띤 채 그를 쳐다보고 있었다.

“왜 그러시죠?”

자오가 대표로 답했다.

“크흠. 아닙니다.”

“싱거우시기는. 이제 그만 올라가서 쉬세요. 흑조 어르신과 현로는 잠깐 남으시고요.”

섬랑이 입에 물고 있던 음식을 재빨리 삼키고 물었다.

“대인, 저도요?”

“응. 그만하면 충분히 먹었으니까 방에 가서 운기조식하고 자. 일어나면 온몸에 활력이 돌 거야.”

“네! 감사합니다! 그렇게 할게요!”

섬랑은 계단을 날듯이 뛰어 올라갔다.

다른 이들도 웃음을 참으며 각자의 방으로 사라졌다.

정광은 흑서와 귀곡자를 번갈아 보다가 옆으로 시선을 돌렸다.

탁자를 닦고 있던 민현유가 허리를 굽혔다.

“대인, 필요한 게 있으십니까?”

“너도 들어야 하니까 눈치 보지 말고 앉아.”

“알겠습니다.”

정광은 세 사람을 둘러보며 설명했다.

“현유는 버릇없는 현유, 현로는 귀곡자, 흑조는 북천호가 소가주였던 흑서…… 체면 좀 세워줄까. 자칭 흑암표류살객(黑暗漂流殺客)이야. 인사는 나중에 너희들끼리 해.”

“……!”

흑서는 귀곡자의 정체를, 민현유는 흑서의 정체를 모르고 있었기에 두 눈을 크게 떴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얼마 안 가 마음을 가라앉혔다.

지존이 굳이 그 사실을 드러낸 건 그럴 만한 이유가 있어서일 터.

숨소리조차 조용히 내며 경청할 준비를 마쳤다.

정광은 만족스러운 얼굴로 말을 이었다.

“오늘 마뇌와 있었던 일은 식사하기 전에 얘기했으니까 됐고. 내일 오시(午時)에서 미시(未時)로 넘어갈 때 멸혼생사투 본선이 시작되지? 조금 일찍 출발해서 신전에 먼저 들를 거야.”

정광은 민현유의 안색이 어두워지자 핀잔을 줬다.

“네 누이에게 좋은 쪽으로 결정했으니 걱정할 필요 없어. 자세한 건 귀곡자한테 들어.”

“가, 감사합니다. 지존.”

“그렇다고 네 누이에게 끌려갈 생각은 없으니까 적당히 감사하고. 귀곡자.”

“네, 말씀하십시오.”

“이따 나민에게 가서 성녀가 어떤 욕심을 품고 있는지 알려줘. 뭘 내주고 무엇을 얻을지 생각하게 하고.”

“민이에게 성녀와 협상하게 하시려는 겁니까?”

“응. 나는 곧 떠날 사람이잖아. 그 녀석이 앞으로 감당해야 할 일이니 그렇게 해야지. 처음부터 확실히 정해놔야 나중에 잡음이 안 생기니 잘하라고 해.”

“알겠습니다. 민이의 의견을 들어보고 조언해 주겠습니다.”

다음은 민현유 차례였다.

“마뇌는 내게서 손을 떼고 연가 놈에게 넘겼을 거야. 그놈은 마뇌와 달리 필요하다 싶으면 거칠게 나갈 때도 있으니 만일을 대비해야 해.”

“하명하십시오, 지존.”

“온숙(穩宿)에 안가(安家)와 도주로가 몇 개 있지?”

“각각 세 개입니다.”

“마뇌가 모를 거라 자신해?”

민현유는 신중하게 생각하고 대답했다.

“반반입니다.”

“그럼 내일부터 날마다 두세 개씩 더 만들어.”

그렇게 급하게 만들다간 발각될 위험이 컸으나 민현유는 정광의 말뜻을 알아들었다.

“혹시라도 일이 생기면 시간이라도 벌 수 있도록 조치하라는 말씀이군요. 그렇게 하겠습니다.”

마지막은 흑서였다.

“내가 일을 벌이거나 놈들이 먼저 칠 때까지 너와 귀곡자는 현유를 도와 은신처와 도주로를 확보해.”

“네, 지존.”

“귀곡자의 의견을 따르되 치병이 재발했을 때는 네가 판단해서 이끌고.”

정광이 ‘자칭 흑암표류살객’이라고 소개해서 침울해져 있던 흑서는 감격한 얼굴로 다짐했다.

“소인의 지략을 믿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반드시 임무를 완수하겠습니다.”

“지략이 아니라 본능을 믿는 건데.”

“……네?”

“너는 쥐처럼 잘 도망치는 본능이 있잖아. 그래서 예전에도 중원까지 도주했던 거 아니야?”

“…….”

맞다고 하려니 자존심이 상하고, 아니라고 하자니 날아올 주먹이 두렵고.

흑서는 실리를 택했다.

“제 장기를 칭찬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래. 빈말이 아니니까 잘해봐. 아니지, 잘하는 게 좋으려나.”

“……!”

천하에 이보다 확실한 동기부여가 어딨을까.

흑서의 눈동자가 공포심과 의지로 불타올랐다.

“지, 지존의 기대에 부응할 테니 믿어주십시오.”

* * *

멸혼생사투 본선 첫 번째 날이 밝았다.

정광 일행은 평소보다 일찍 일어나 배를 든든히 채웠다.

섬랑은 넘치는 활력을 주체하지 못해 빨리 가자고 보채다가 정광에게 한 대 얻어맞고 나서야 조용해졌다.

“자. 슬슬 가죠.”

섬랑이 어이없는 표정을 지으며 입술을 삐죽였다.

“쳇. 어차피 그러실 거, 왜 때리셨어요? 아야!”

“힘을 아꼈다가 싸울 때 쓰라고 그랬지.”

“깨, 깨달았으니 그만 때리세요.”

정광은 섬랑, 나민, 자오, 관엽과 함께 객잔 밖으로 나가 단영 무리와 합류했다.

그리고 탁목이봉으로 향했는데 일찍 출발했는데도 벌써 많은 이들이 산을 오르고 있었다.

섬랑은 조그마한 두 발을 열심히 옮기며 혀를 내둘렀다.

‘우와. 이 시간에 구경꾼이 이렇게나 많아? 멸혼생사투가 시작될 때쯤이면 발 디딜 틈도 없겠네.’

평생 흔치 않은 구경거리이니 당연한 일이었다.

‘잠깐. 사람이 이렇게 많으면 총단에 들어가는 것도 문제잖아.’

정상에 올라가 보니 오늘도 총단 경비를 책임지는 호교당(護敎堂) 무인들이 엄숙하게 번(番)을 서고 있었다.

삼향주(三香主) 곽상도 여전히 있었는데 수많은 사람들이 줄을 서고 있는데도 한 명도 빠짐없이 꼼꼼히 확인하고 있었다.

섬랑은 작게 한숨을 쉬었다.

“이럴 줄 알았지. 이래서야 언제 들어가.”

정광이 마치 마음을 읽은 것처럼 물었다.

“저러니 출세를 못 하고 아직도 향주지. 저 나이에 문지기나 하고 말이야. 이렇게 생각했지?”

“……비슷하긴 한데 그렇게 심하게까진 아닌데요.”

“한 면만 보지 마. 답답하긴 해도 쓰기에 따라 좋은 수하가 될 수도 있으니까.”

“하긴. 규율을 바로 세우기는 좋겠네요.”

“완전히 꽉 막힌 위인은 아니야.”

“네? 어떤 점이요? 아무리 봐도 그렇게는…….”

그때, 곽상이 내공을 끌어올려 외쳤다.

“출전자 일행은 앞으로 오시오!”

“거봐, 내 말이 맞지?”

섬랑은 앞서가는 정광을 따라가며 물었다.

“갑자기 왜 저러는 거죠? 멸혼생사투 규칙인가요?”

그런 세세한 것까지 정해져 있을 리 있나.

정광은 간단하게 설명했다.

“네가 빨리 들어가서 쉬다가 최상의 몸 상태로 싸울 수 있게 하려는 거야.”

“어? 설마 제게 호감을 품고 있는 건가요?”

“아니. 다른 출전자들이 와도 그럴걸. 공평하게 대하는 거지.”

“왜요?”

왜냐니.

그래야 제일 뛰어난 출전자가 소교주가 될 테니까 그러지.

곽상은 교밖에 몰라 교를 위해 항상 원칙을 지키는 놈이었다.

허나 이번 경우엔 약간의 융통성을 발휘해야 교를 위할 수 있기에 평소와 다르게 이러는 것이고.

먼저 와서 기다리고 있던 자들도 곽상이 사심으로 일을 처리하지 않는 걸 알기에 나직이 불만을 토로할 뿐 소란을 피우지는 않았다.

‘덤벼봐야 박살이 날 걸 아니까 그러는 것도 있지만.’

곽상이 포권하며 물었다.

“어디서 오신 뉘시오?”

괜히 칭찬했나.

빤히 알면서도 또 묻는 꼬장꼬장한 심성하고는.

단영이 그에게 다가가 답례를 하고 신분을 증명하는 옥패(玉牌)를 건넸다.

나민 역시 마찬가지. 정광과 다른 이들도 전에 받은 목패(木牌)를 내밀었다.

곽상은 신분패와 사람들을 번갈아 보며 확인하다가 섬랑 차례가 되자 눈을 가늘게 떴다.

“사별삼일(士別三日)이면 괄목상대(刮目相對)라더니. 고작 이틀 만에 대단하구나.”

반사적으로 어깨를 활짝 펴던 섬랑이 입을 살짝 벌렸다.

“어? 어떻게 아세요? 대인의 역용술도 알아보시더니 정말 고수신가 봐요.”

곽상은 대답하지 않았다.

신분패를 일일이 돌려주고 두 손을 모았다.

“들어가시오. 총단에 오신 걸 환영하오.”

거대한 문이 소음을 내며 열렸다.

정광은 멍하니 서 있는 섬랑을 잡아끌었다.

“뭐 해? 가자.”

“아! 네, 네.”

정광 일행은 곧장 신전으로 향했다.

도착해 보니 전에 봤던 신관(神官)이 신전 밖에서 몇 사람과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이때까지 곽상에 대해 생각하고 있던 섬랑은 사람들 주위에 있는 것들을 보고 고개를 갸우뚱했다.

‘관이잖아? 왜 신전에 저것들이 있지?’

신관이 사람들을 보내고 인사했다.

“다시 뵙게 되어 기쁩니다, 교우님들. 오늘도 예배를 드리러 오셨습니까?”

정광이 부정했다.

“아뇨. 전에 성녀께서 같은 또래의 말벗이 없다고 아쉬워하셔서 한 분 모셔왔는데요.”

나민이 한 걸음 앞으로 나서며 인사했다.

“다시 봬서 반갑습니다. 나민이라 합니다.”

신관이 살짝 놀란 표정을 지었다.

“오로나가의 금지옥엽이셨군요. 미처 몰라 봬서 죄송합니다.”

“죄송이라니요. 신전에서만큼은 모든 교우가 평등하지 않습니까?”

나민의 뼈 있는 말에 신관이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

“제가 실수했습니다. 잠시만 기다려 주시겠습니까? 천신의 품으로 돌아가신 분들이 있어서 먼저 조처하겠습니다.”

신관은 다른 신관들을 불러와 사람들이 두고 간 관들을 신전 뒤쪽으로 옮기게 했다.

섬랑은 가만히 지켜보다가 호기심을 참지 못하고 물었다.

“저기요, 신관님. 관 안에는 시신이 들어 있나요?”

“그렇습니다.”

“왜 사람들이 신전에 시신을 놓고 가는 거죠?”

신관이 옷매무새를 바로 하고 설명했다.

“귀천할 때가 되면 천신께 기대고 싶어 하는 분들이 생깁니다. 그런 분들의 친지께서 종종 그분들을 이렇게 모셔오곤 하지요. 그러면 저희가…….”

신관이 신전 뒤를 가리켰다.

짙은 연기가 피어오르며 고기 타는 냄새가 풍기기 시작했다.

“간단한 제를 지내고 화장해서 편히 쉬시게 도와드립니다.”

섬랑은 저도 모르게 코를 쥐려다가 참았다.

“있는 분들이 이러시진 않을 테고. 없는 분들이죠?”

“대체로 그렇습니다.”

“역시 가난한 건 서럽네요.”

“갑자기 무슨 말씀입니까?”

“전대 교주님은 만년빙(萬年氷)으로 만든 관에 모셔서 아직도 생전 모습 그대로 계신다고 들었던 것 같아서요.”

신관은 잠시 침묵하다가 입을 열었다.

“그렇지요. 천신의 대리인이셨던 분이니 그런 대우를 받으신다고 생각하면 마음이 풀리실 겁니다.”

“음. 그나마 속이 덜 쓰리네요.”

신관이 희미하게 웃고 나민에게 권했다.

“들어가시지요. 안내해 드리겠습니다.”

정광이 끼어들었다.

“잠깐만요. 한 분 더 가실 거예요.”

“어떤 분이십니까?”

미리 정해놓은 대로 관엽이 나민 옆에 섰다.

신관은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전에 예배실에서 예배를 드릴 때도 제일 건성으로 하던 자가 왜?

정광이 설명했다.

“요즘 세상이 좀 험해야죠. 나 소저 호위 되시는 분이니 방 밖에서라도 지키게 해주세요.”

신관이 부드럽게 웃었다.

“하하. 신전은 안전합니다.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신관님은 믿지만 다른 분들은 좀. 성녀께서 거부하시면 그냥 나오는 거로 하죠.”

눈앞의 신관을 믿는다는 건 빈말이 아니었다.

정광은 그를 전생부터 알았다.

또한 마뇌가 마령강시 제조법을 복원하고 하려던 짓을, 귀곡자가 얘기했을 때 거론했던 자였기에 더욱더 믿었다.

신관의 이름은 등현.

그 덕분에 혁련후의 시신은 흉악한 마령강시가 되는 걸 피하고 고운 재가 되어 안식을 얻을 수 있었다.

방금 등현이 섬랑의 말에 잠시 침묵한 건 자신도 그렇게 알고 있는 것처럼 거짓말하기 전에 천신에게 용서를 구한 것일 터.

답답한 면이 있지만 자연히 예뻐 보일 수밖에.

“괜찮죠?”

“…….”

등현은 정광을 똑바로 보다가 승낙했다.

“그러시지요.”

“그럼 수고하세요.”

정광은 사람들을 이끌고 대연무장으로 향했다.

섬랑이 소교주가 되기 위한 진정한 첫걸음을 밟을 차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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