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곤륜마협-461화 (460/569)

2부 190화

그리 좋은 향은 아니었다

정광은 한등격리봉(汗騰格里峰) 근처에 이르자 일행에게 노숙할 준비를 하라고 명했다.

섬랑이 다소 피곤한 얼굴로 하늘을 올려다봤다가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해가 지려면 아직 멀었는데 벌써요?”

“하루만 더 가면 총단에 도착해. 네 경쟁자들에게 초췌한 모습을 보여주고 싶어?”

“저 팔팔한데.”

정광이 물끄러미 보자 섬랑이 한숨을 쉬었다.

“이해했어요. 처음부터 얕보일 순 없죠.”

“그래. 오늘은 체조법으로 몸을 풀고 운기조식에 집중해. 그리고 푹 자는 거야.”

“네, 대인.”

“그럼 다녀올게.”

“네? 어디를요?”

정광은 민현유를 가리켰다.

“현유가 본가에 잠시 들르고 싶다 해서 같이 가보려고.”

사람들의 시선이 민현유에게 모였다.

민현유는 속으로 한숨을 내쉬었다.

자신도 처음 듣는 얘기였지만 어쩌겠는가?

정광이 그렇다고 말했으니 따라야지.

“오랫동안 가보지 못했는데 근처에 온 김에 들르려고 합니다.”

섬랑이 고개를 갸웃했다.

“현유 아저씨 본가가 어딘데요?”

“한등격리봉.”

“네? 성지(聖地)가 있는 저 산이요?”

“맞다.”

“와! 대대로 성녀(聖女)님을 배출하는 명문가의 도련님이셨네요. 부러워라.”

부럽긴 무슨.

다른 이가 그런 헛소리를 했으면 한마디 쏘아줬겠지만 섬랑은 어린아이 아닌가?

민현유는 귀곡자를 흘깃 본 뒤 마차에 실려 있던 보따리를 꺼내 어깨에 메었다.

정광도 마차에서 내려 노숙할 곳을 지정해줬다.

“저쪽에서 조용히 쉬고 계세요. 금방 다녀올게요.”

길에서 상당히 떨어져 있어 지나다니는 사람들 눈에 잘 띄지 않는 곳이었다.

게다가 조용히 있으라니.

이는 한등격리봉에 가는 걸 일행이 아닌 다른 사람들에겐 숨기고 싶다는 의미.

정광의 진체를 아는 이들은 정광이 왜 그곳에 가려는지 짐작했기에 가만히 수긍했고, 모르는 자들은 의혹을 느끼면서도 얌전히 따랐다.

“현유, 가자.”

“네, 대인.”

정광은 민현유와 함께 신법을 펼쳤다.

한등격리봉은 높고 험한 산이었기에 경공의 고수라도 단시간에 오를 순 없었다.

정광이 주변을 둘러보며 옛 생각을 하는데 묵묵히 달리던 민현유가 지나가듯 물었다.

“소인을 핑계로 성지를 구경하시려는 겁니까?”

“응. 유명한 곳이잖아.”

“막상 가보시면 실망하실 겁니다.”

“사람이란 뭘 해도 만족보단 실망이 크기 마련이니 어쩔 수 없지.”

민현유는 한동안 더 달리다가 화제를 돌렸다.

“귀곡자 어르신께서 향리(香梨)를 몇 개 사놓으라고 하셨었습니다. 몇 대 전의 성녀께서 무척 좋아하셨던 것이지요.”

“어쩐지 냄새가 나더라니. 네가 어깨에 메고 있는 게 그거야?”

“그렇습니다.”

“잘됐네. 난 별로 생각 없으니 올라가면 그분 무덤에 올려 드려.”

“오래전에 수확하고 보관해 온 것이라 제맛이 안 날 겁니다.”

“없는 것보단 낫지. 그거라도 있는 게 어디야.”

“듣고 보니 그렇군요. 하늘에서 흐뭇해하실 겁니다.”

“겨우 그런 걸 가지고 무슨. 네 가문에서 해마다 올릴 거 아냐.”

“출신 가문에서 해드리는 것과는 경우가 다르지요.”

민현유가 찬찬히 설명했다.

“성녀가 되면 평생 신전(神殿)에서 머물며 천신을 모셔야 하지만 그분은 달랐습니다. 천신으로부터 교주와 하나가 되라는 계시를 받았다며 성녀 자리를 동생분에게 떠넘기고 당대 교주와 혼인해 버리셨지요.”

“화끈하시네.”

민현유가 고개를 저었다.

“화끈한 걸 넘어 너무 무모한 처사였습니다.”

“왜?”

“하필이면 그 교주가 전전대 교주셨기 때문입니다.”

“아. 그 약한 양반?”

“입지가 매우 불안하셨다고 표현하겠습니다. 그런 분과 혼인하는 건 스스로 사지(死地)로 들어가는 것과 같았지요. 실제로도 그렇게 됐고 말입니다.”

정광의 눈이 가라앉고 민현유의 음성은 낮아졌다.

“성녀께서 돌아가신 지 백 년이 훌쩍 넘었습니다. 그런데 목숨을 걸고 지켰던 아들이 본교 역사상 최강의 교주가 됐고 그 아들의 심복인 귀곡자가 이렇게 잊지 않고 향리를 올리려 하지 않습니까.”

민현유가 힘주어 단언했다.

“성녀께선 분명히 기뻐하실 겁니다.”

“현유.”

“네, 대인.”

정광은 잠시 침묵하다가 입을 열었다.

“뛰면서 말하기 힘들지 않아?”

“안 그래도 여기까지만 하려고 했습니다.”

“그래, 머리는 적당히 굴리고 무공에 신경 좀 써. 맞고 다니기 딱 좋은 실력이잖아.”

“그렇게 엉망이진 않다고 생각합니다만.”

정광이 손을 들어 올리자 민현유가 바로 덧붙였다.

“대인께서 그렇다 하시면 그런 것이지요. 이번 일이 전부 끝나면 몇 년 정도 산에 틀어박혀 수련에 힘쓰겠습니다.”

“농이 아니라 네 식솔들도 마찬가지야.”

“네?”

정광은 점점 가까워지는 정상 부근을 올려다보며 귀를 손가락으로 두드렸다.

“위에서 안 좋은 소리가 들리거든. 불청객들이 네 가문을 핍박하고 있어.”

“……!”

* * *

한등격리봉은 높이가 약 이천삼백장(二千三百丈)에 달하는 고산이라 산 윗부분은 새하얀 만년설로 뒤덮여 있었다.

이런 위험한 곳을 오르는 이들이 많을 리 있나.

수많은 순례자들이 줄을 지어 오르내리며 성지를 참배하던 시절도 있었으나 세월이 흐르고 흘러 거의 사라진 지 오래.

하지만 오늘은 달랐다.

눈부신 눈과 매서운 칼바람만 남은 이곳을 예전부터 지켜온 민 씨 일족은 오랜만에 찾아온 방문객들 때문에 당황하고 있었다.

특히 한등민가(汗騰閔家) 가주 민우원은 더했다.

고급스러운 두루마리를 활짝 펼치고 카랑카랑하게 읽는 노인을 보며 불안한 마음을 억눌렀다.

‘마뇌 직속 무력대로 창설된 승황대(乘黃隊)라고?’

노인 무리가 입은 적의(赤衣)에는 머리와 등에 뿔이 나고 여우처럼 생긴 신마(神馬)가 수놓아져 있었다.

처음 듣는 조직이지만 두루마리에 찍힌 교주의 직인을 확인했으니 사실일 터.

문제는 따로 있었다.

선자불래(善者不來) 내자불선(來者不善)이라.

좋은 일로 오지는 않았을 것이다.

이제 갓 만들어진 무력대가 사실상 잊히다시피 한 이곳에 무슨 일로 왔단 말인가?

화려한 미사여구로 분칠된 서론이 계속되다가 본론이 나왔다.

“성전(聖戰)을 치르느라 많은 교도들이 순교하고 있는 요즘 같은 때일수록, 신전은 교내(敎內)를 두루 살피며 어려운 이들을 세심히 어루만져야 한다.”

“…….”

“허나 신전을 이끌고 있는 현 성녀는 건강상 문제로 이 중책을 감당하기 어려우니, 한등민가에서는 신실한 여인으로 새로운 성녀를 뽑아 그 임무를 다하게 하길 권하노라.”

“……!”

노인은 두루마리를 소중히 감아 품속에 넣고 턱 끝을 거만하게 치켜들었다.

“가주, 잘 들으셨소?”

“……듣긴 했소만 이해가 안 가오.”

민우원의 얼굴은 살짝 일그러져 있었다.

“교주께서 명을 내리시면 따르는 게 마땅하나 성녀를 바꾸라니. 이게 있을 수 있는 일이오?”

“어허. 명이라니.”

노인이 빙글빙글 웃으며 정정했다.

“분명 권한다고 하셨거늘, 그렇게 곡해하면 쓰나.”

“승황대주(乘黃隊主), 그게 그것 아니오? 본교 역사상 이런 일은 없었소. 따를 수 없소이다.”

“선례가 없어 반대하는 것이구려. 하긴. 그럴 만도 하오.”

승황대주의 표정이 음침해졌다.

“허나 넓게 생각해 보시오. 선례가 없으면 하나 만들면 되지. 과거 민가에서도 그러지 않았소?”

“그게 무슨 말이오?”

“스스로 성녀 자리에서 물러나는 것으로도 모자라 당대 교주를 사모하여 혼인까지 하신 분이 있지 않소이까. 모두가 반대하는데 떼를 쓰다시피 해서 말이오. 민가에서 한 번 했으니 교주께서도 한 번 하시려는 것이외다.”

“……!”

민우원은 분노가 솟구쳐 머리가 지끈거릴 정도였다.

교주와 마뇌의 탐욕스러운 성품이야 익히 알았지만 이런 말도 안 되는 억지를 부려 신력(神力)까지 좌지우지하려고 할 줄이야.

비록 성녀직이 별다른 실권도 없는 데다 한 대마다 한 여인의 희생을 요구하는 천형이라고 볼 수도 있었으나 달리 보면 한등민가의 존재 의의이기도 했다.

더구나 향리객잔을 운영하며 가문의 몸집을 불린 상태이거늘, 성녀를 제 놈들 마음대로 갈아치우려고 하다니.

처음이 어렵지 다음은 쉽고 그다음은 더 쉬운 법.

여기서 한 걸음 물러났다간 끝없이 밀려나다가 결국 멸문에 이를지도 몰랐다.

‘그렇다고 감정적으로 대응해선 안 돼.’

민우원은 무척 신중한 자였다.

가문이 힘을 갖게 된 만큼 거대 세력과 마찰이 일어날 가능성이 컸기에 부친이 그에게 가주 자리를 물려줬고 지금까지 가문을 잘 지켜오지 않았던가?

승황대주와 그의 수하들은 손을 안 섞어봐도 느낄 수 있을 만큼 대단한 고수들이었다.

목격자도 없는 와중에 부딪히면 가문 자체가 흔적도 없이 사라질 터.

논리적으로 따졌다.

“그 건과 이 건은 다르오. 그분께선 천신으로부터 계시를 받아 그러셨던 것이오.”

“알고 있소. 그런데 마침 교주께서도 계시를 받으셨소이다.”

“……지금 그걸 믿으란 얘기오?”

“믿어야지 어쩌겠소? 말이 나온 김에 하나 물읍시다.”

승황대주의 입꼬리가 올라갔다.

“역대 성녀 중 신비한 능력이 있었던 분이 계셨소? 없는 것으로 아오만. 단지 혈통 하나 때문에 계속 성녀직을 이어오고 있지 않소?”

“…….”

사실이었기에 민우원은 할 말이 없었다.

승황대주가 비릿한 조소를 흘리며 말을 이었다.

“그런데도 그중 한 분이 천신의 계시를 받았다고 주장하셨는데, 교주께서 그분보다 부족한 게 무엇이 있소? 계시를 한 번이 아니라 여러 번 받으시고도 남지, 암.”

“…….”

민우원은 속으로 깊이 탄식했다.

‘이렇게까지 모욕을 주다니. 절대 물러날 생각이 없구나. 본가는 여기까지인가.’

교주인지 마뇌인지 아니면 둘 다 인지, 승황대주의 입을 통해 단 두 개의 길을 강요하고 있었다.

거부하고 바로 멸족될 것이냐.

승낙하고 천천히 말라 죽을 것이냐.

보통 마인이라면 당장 병기를 빼 들고 생사결을 벌였겠지만 민우원은 일말의 가능성이라도 생길 수 있는 쪽을 택했다.

“……가급적 이른 시일 안에 적당한 아이를 데리고 총단으로 가리다.”

승황대주가 입맛을 다셨다.

“이런. 소문대로 조심스러운 데다 참을성도 강하시군.”

“거절하길 원하시오?”

“하하. 농이 심하시구려.”

승황대주는 아쉬워하면서도 만족했다.

마음 같아선 잔뜩 피를 보고 싶었지만 명을 내린 이는 되도록 조용히 처리하길 원했으니 최선의 결과를 얻은 것이다.

“최소한 멸혼생사투 본선이 열리기 전에는 오셔야 하오. 욕심이 없고 온순한 아이를 택하실 거라 믿고 기다리겠소.”

승황대주는 무조건 그런 아이여야 한다는 경고를 날린 뒤 오만한 걸음걸이로 수하들과 함께 떠났다.

민우원은 이를 악물고 그들의 뒷모습을 노려보다가 식솔들에게 명했다.

“모두 회의장으로 모여라. 본가의 명운이 달렸다.”

* * *

정광은 민우원과 민가 사람들이 전각 안으로 들어가고 나서야 은신술을 풀었다.

‘우원 저놈. 새카맣던 머리가 희끗희끗해졌네. 중늙은이가 다 됐어.’

원래 신중한 녀석이었지만 그새 연륜이 붙었는지 대처도 잘했다.

확연히 열세인 상황에 그깟 모욕 좀 당했다고 성질을 부리다 죽으면 무슨 손해인가? 어떻게든 참고 기회를 노려야지.

‘그런데 아들놈은 왜 이래?’

옆을 보니 민현유가 요사하게 번들거리는 눈으로 산 아래쪽을 쏘아보고 있었다.

“이제 보이지도 않는데 뭐 하냐. 그러다 눈 빠지겠다.”

“…….”

“어쭈. 이놈 봐라? 이젠 네 기척까지 죽이느라 죽도록 고생한 은인을 노려봐?”

민현유가 정중히 사과했다.

“죄송합니다. 대인께 불만이 있어서 그런 건 아닙니다. 아직 화가 안 풀려서 그럽니다.”

“뭐 그럴 만도 하지.”

정광은 민현유의 등을 가볍게 두드려줬다.

“나는 성지를 구경하고 먼저 내려갈게. 너는 식솔들과 놀다가 내일 아침 일찍 내려와.”

“…….”

“이게 또 째려보네. 그냥 확.”

“정말 그러실 겁니까?”

“그럼 가짜로 그러랴? 향리나 내놔. 대신 올려줄게.”

정광은 민현유가 뚫어져라 바라보기만 하자 보자기를 빼앗고 엉덩이를 걷어찼다.

“크윽!”

“하여간 매를 벌어요. 가서 괜히 쓸데없는 소리 하지는 말고.”

민현유가 바닥에 엎어진 사이, 정광은 산 위쪽으로 달리며 생각했다.

‘직속 무력대 이름이 승황대라. 너무 노골적이잖아.’

승황(乘黃)을 타면 순식간에 부와 권력을 얻고 이천 살까지 살 수 있게 된다는 전설이 있었다.

‘부와 권력은 예전에 이미 빠르게 얻었고. 이젠 긴 수명을 탐해 그 염원을 담아 이름을 지은 건가.’

정말 마뇌다웠다.

반면 현 교주인 연가 놈은 오랜 삶보다 짧은 시간 동안만이라도 그 누구보다 높은 곳에 서기를 원했다.

‘그러니 죽이 잘 맞아 차례를 정해놓고 노는 거겠지.’

일단 연가 놈이 위에 서고, 놈이 죽은 뒤엔 마뇌가 교를 가지고 놀 심산일 텐데.

그러기 위해선 필요한 게 하나 있었다.

‘무공도 못 익힌 놈이 오래 살아봤자지. 영약을 꽤 처먹었겠지만 웬만한 것들론 안 돼.’

대충 짐작이 갔다.

과거 운후를 치료할 영단을 만들기 위해 탑극랍마간에 갔을 때 쌍각사룡(雙角沙龍), 현 무각공(無角公)의 몸엔 생긴 지 오래되지 않은 상처가 가득했다.

‘마뇌가 그 녀석 뿔을 노렸다가 실패한 거야.’

무각공의 위치는 정광을 제외하면 생사마의(生死魔醫)와 일생십사(一生十死)만 알았는데, 무각공은 눈물을 줄줄 흘리며 그 녀석들이 한 짓은 아니라고 했다.

‘마뇌가 그 둘을 고문했겠지. 수명이 얼마 안 남았던 녀석들은 앞다퉈 도마뱀의 위치를 토설한 뒤 편하게 죽여달라고 빌었을 테고.’

하지만 결국 무각공을 못 잡았으니 다른 방도를 강구했을 텐데 어떤 걸까?

생사 돌팔이나 일생 장의사나 하늘이 정해준 천수를 늘릴 재주는 없으니 절대 아니고.

‘가만. 설마…….’

정광은 인상을 찡그리다가 눈을 빛냈다.

어느새 목적지에 다다른 것이다.

한등격리봉 정상은 움푹 파여 있었는데, 밑 부분은 새하얀 눈으로 가득했고 윗부분에는 눈송이 한 점 없는 아담한 봉분(封墳)들이 원을 그리며 늘어서 있었다.

‘제법 귀찮을 텐데 소홀히 하지 않고 잘 모시네.’

정광은 휘적휘적 걸어 한 봉분 앞에 섰다.

봉분 앞 비석에 새겨진 글을 부드럽게 쓰다듬다가 가져온 보따리를 풀었다.

그리고 그 속에 코를 대고 킁킁거렸다.

당연한 일이지만 그리 좋은 향은 아니었다.

‘뭐 그래도 향리니까. 마음에 안 들면 어쩔 수 없고.’

정광은 향리들을 봉분 위에 가지런히 올려놓고 가만히 응시하다가 하늘을 올려다봤다.

하늘 한편에 걸려 있던 핏빛 노을을 짙은 어둠이 나타나 조금씩 집어삼키고 있었다.

‘슬슬 가볼까.’

봉분의 주인이 모욕당했다.

그것도 비루하기 그지없는 놈에게.

어미도 그랬지만 그녀의 피를 이어받은 아들도 모욕을 참는 사람이 아니었다.

정광은 검은 안개가 되어 승황대가 떠난 쪽으로 신형을 날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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