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곤륜마협-460화 (459/569)

2부 189화

성지(聖地)

어느 정도 예상은 했으나 한눈판 대가는 참혹했다.

자고로 고기죽이란 정성으로 쑤어야 하는 것이거늘, 대충 젓다가 수시로 도를 휘두르는데 제대로 된 결과물이 나올 리 있는가?

너무 끓여서 바짝 졸은 데다 탄 맛이 났다.

다른 이들은 묵묵히 먹었지만 정광까지 그럴 리 있나.

이 참사를 초래한 원흉을 뚫어지게 노려봤다.

당사자인 관엽이 머리를 푹 숙였다가 벌떡 일어났다.

“실수했네. 사슴이라도 사냥해 올 테니 조금만 기다리게나.”

지금 가면 언제 잡아와서 언제 구울까.

정광은 눈짓으로 관엽의 허리춤에 꽂혀 있는 기형도를 가리켰다.

“그걸 핑계로 칼날이 얼마나 잘 드는지 시험해 보시려고요?”

그냥 쏘아붙인 말이었는데.

그럴 마음이 전혀 없진 않았는지 관엽의 삭막한 눈이 흔들렸다.

정광은 어처구니없어하다가 한숨을 쉬었다.

“다녀오세요. 어차피 좀 늦게 출발할 생각이었으니 이왕 이렇게 된 거 아예 점심까지 먹고 가죠.”

관엽이 잠시 침묵하다가 고개를 살짝 끄덕였다.

“실수를 만회할 기회를 줘서 고맙네. 그럼.”

그는 결연한 표정을 지으며 떠났다.

어느새 죽그릇을 깨끗이 비우고 아쉬워하던 섬랑이 기뻐했다.

“와. 맨날 강행군만 하다가 여유가 생기니 좋네요. 오랜만에 밖에서 고기도 구워 먹고요.”

정광은 죽을 먹는 둥 마는 둥 하다가 내려놨다.

“너는 할 일이 있어.”

“하하. 걱정하지 마세요. 알아서 열심히 수련할 거니까요.”

“오늘은 네가 알아서 하는 게 아니라 내가 지도할 거야.”

의욕을 뽐내던 섬랑이 바닥에 앉은 채로 주춤주춤 뒤로 물러났다.

“아하하. 바, 바쁘신데 그러실 것까지야…….”

“아무리 바빠도 할 일은 해야지.”

“아니, 그래도…… 악!”

정광은 섬랑의 뒷덜미를 잡고 경신술을 펼쳤다.

섬랑은 모든 걸 체념하고 눈을 감고 있다가 정광이 질주를 멈추고 나서야 떴다.

둘러보니 헐벗은 나무들로 둘러싸인 작은 분지였다.

섬랑은 긴 한숨을 내쉬고 마음의 준비를 했다.

“대인께서 지도하시려는 거요. 정적(靜的)인 건가요 동적(動的)인 건가요?”

“일단 정적인 것부터.”

“항상 그랬듯이 고통스러운 방식이죠?”

정광이 피식 웃었다.

“고통은 무슨. 살짝 따끔할 정도지.”

“그나마 다행이네요. 죽을 가능성은 적다는 말씀이니까.”

섬랑은 품속에 손을 넣어 작은 가죽 뭉치를 꺼내더니 꼼꼼히 접어 입에 물었다.

그리고 가부좌를 틀고 앉아 웅얼거렸다.

“아파도 강해지는 게 어디야. 잘 부탁드려…… 우왁!”

섬랑은 비명을 멈추려고 이를 악물었다.

정광의 막대한 진기가 명문혈을 통해 들어와 전신에 남아 있던 수은망극단(受恩罔極丹)의 약효를 녹여 단전에 밀어 넣었다.

‘괘, 괜찮아. 전에도 잘 견뎠잖아.’

애써 자신을 위로했지만 어림도 없지.

그때는 맛보기였다.

‘슬슬 끝날 때가 됐어, 조금만 더 버티면 돼’라고 수없이 되뇌었으나 끝날 기미가 전혀 없었다.

섬랑의 얼굴에서 핏줄이 툭툭 불거졌다.

그만큼 마음도 다급해졌다.

‘강해지고 나발이고 이러다 죽게 생겼잖아!’

목숨의 위협을 느끼자 옥당(玉堂)에 잠들어 있던 마(魔)가 움직였다.

섬랑의 약해진 마음을 비집고 들어가 화를 키웠다.

그 기세를 몰아 머리로 치달렸다.

분노에 모든 걸 맡기라고, 그럼 내가 다 알아서 해주겠다고 감미롭게 속삭였다.

거부할 수 없는 달콤한 유혹.

섬랑은 저도 모르게 승낙하려다가.

얼굴을 일그러뜨리며 입에 물고 있던 가죽 뭉치를 뱉었다.

혀를 질끈 깨물자 핏물이 흘러나와 입안을 채우고 비릿한 혈향(血香)이 코를 찔렀다.

덕분에 섬랑은 정신을 차리고 속으로 욕설을 내뱉었다.

‘이 새끼가 진짜! 이 틈을 노려 기어 나와? 내가 만만하냐? 앙?’

마(魔)가 흔들리고 섬랑은 똑바로 섰다.

‘이 어르신한테 기어오르지 말고 너 혼자 놀아, 인마.’

섬랑의 대응이 의외였을까?

마혼의 파편은 잠시 가만히 있다가 마치 웃는 것처럼 진동했다.

그리고 옥당으로 돌아가 모습을 감췄다.

섬랑은 내심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마음을 다잡았다.

‘까딱하면 넘어갈 뻔했네. 항상 염두에 둬야겠어.’

마음의 위기를 벗어나자 육신의 고통도 견딜 만해졌다.

그래, 마(魔)의 유혹을 참는 것과 비교하면 이 정도야 아무것도 아니지.

놈이 웃고 사라진 게 마음에 들지 않았으나 이겨 낸 게 어딘가?

섬랑이 뿌듯해하는데 정광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잘했어. 손을 써야 하나 싶었는데 스스로 해냈네.”

‘…….’

이젠 뿌듯한 걸 넘어 가슴이 벅찼다.

입꼬리가 올라가고 충혈된 눈에는 의지가 담겼다.

사위지기자사(士爲知己者死)라.

선비는 자신을 알아주는 사람을 위해 목숨을 바치는 법.

무인도 마찬가지였다.

섬랑은 어엿한 무인이었기에 속으로 외쳤다.

‘뭐 그런 걸 가지고! 이깟 고통쯤이야 가뿐하니 계속하시죠!’

호기롭게 허세를 부렸으나.

굳이 그럴 필요 없었다.

정광은 애초에 그럴 생각이었다.

‘어? 어? 아아아악!’

섬랑은 전신이 불타는 듯한 고통에 눈을 까뒤집으며 입에 거품을 물었다.

하지만 그건 섬랑 사정이고.

정광은 멈추지 않았다.

그간 많이 성장했으니 그에 어울리는 내공을 지녀야 하지 않겠는가?

수은망극단의 약효를 계속 녹여 섬랑의 단전으로 인도했다.

그리고 이쯤이면 충분하다고 느끼자 단전에 쌓은 내공을 억지로 끌어당겨 몇 개의 경로로 움직였다.

장차 무의식중에도 내공을 운용할 수 있도록 몸과 마음에 단단히 새겨준 것이다.

“다 외웠지? 직접 해봐.”

섬랑은 정신이 나간 얼굴로 침만 질질 흘렸다.

“이런. 한 번 더 해줘야겠네.”

섬랑은 눈을 부릅뜨며 흘리던 침을 도로 삼키고 내공을 운용했다.

정광은 섬랑의 내부를 관조하다가 고개를 주억거리며 손을 뗐다.

“나쁘지 않아. 이제 운기조식. 소주천(小周天)만 하고 일어나.”

섬랑은 속으로 이를 갈았으나 얌전히 따를 수밖에 없었다.

까라면 까야지, 어쩌겠는가?

허나 시간이 흐를수록 입이 점점 귀에 걸렸다.

전과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많이 늘어난 내공이 기맥(氣脈)을 도도히 흘렀다.

고수의 눈엔 보잘것없는 양이겠지만 영약 한두 개쯤은 먹고 자랐을 마도칠대가문의 적자들에게도 많이 밀리진 않는 성취일 것 같았다.

정광이 그 마음을 읽은 것처럼 확인해 줬다.

“경쟁자 중에서 유달리 많이 쌓은 녀석도 있겠지만 너 정도면 나쁜 수준은 아니야.”

“……!”

“하지만 다른 부분은 전부 부족한 거 알지? 바쁘니까 빨리 끝내고 일어서.”

“…….”

섬랑의 눈이 의욕으로 물들었다.

운기조식에 집중해 소주천을 마치고 힘차게 일어났다.

“감사합니다, 대인. 이제 동적(動的)인 걸 할 차례인가요?”

“당연하지. 쓸 만한 초식들을 알려줄 테니 제대로 봐. 아까 새겨준 내공 운용법으로 펼치는 것이란 걸 염두에 두고.”

“아! 구명절초(求命絶招)를 전수해 주시려는 거군요.”

“얘가 장이 같은 소리를 하네.”

“네? 그게 누군데요?”

“밥 잘하고 때가 덜 묻은 녀석.”

섬랑이 의아한 표정을 지으며 다시 물으려고 하는데.

정광은 곤륜산이 있는 쪽을 한 번 보고 말을 이었다.

“넌 이제 소교주가 될 수 있을 만한 사람이란 걸 사람들에게 보여줘야 해.”

“알아요. 반드시 이길게요.”

“그건 당연하고. 그냥은 안 돼. 멋지게 이겨야 한다는 소리야.”

정광의 음성이 낮게 가라앉았다.

“구명절초 따위는 기대하지 마. 목숨을 부지하려 하지 말고 상대를 죽여야지.”

“……!”

“내가 알려줄 건 탈명절초(奪命絶招)다.”

* * *

정광은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노숙한 곳에 돌아와 보니 관엽이 커다란 사슴과 꿩들을 잡아 와 소금과 향료를 뿌리고 노릇노릇하게 굽고 있는 것 아닌가?

킁킁.

향긋한 냄새를 맡으니 기분이 절로 좋아질 수밖에.

관엽도 기분이 좋은지 주름진 뺨을 실룩이고 있었다.

그 이유야 사슴의 절단면만 봐도 알 수 있었다.

칼날이 얼마나 예리한지 확인해서 기뻐하는 것이었지만 제대로 사냥을 해오고 요리까지 열심히 하고 있는데 그깟 게 무슨 대수랴.

정광은 관엽을 칭찬하고 식사를 즐겼다.

다른 이들도 만족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먹었는데 섬랑은 아니었다.

조금 먹다가 인상을 찡그리며 일어섰다.

“잘 먹었습니다.”

“잘 먹긴. 혀가 아파서 그래?”

섬랑은 뒤통수를 긁으며 솔직히 말했다.

“그것도 그런데 곧 출발하실 거죠? 대인께서 가르쳐 주신 멸살법(滅殺法)요, 혹시 까먹을지도 몰라 몇 번 더 펼쳐보려고요.”

정광이 뜻밖의 말이라도 들은 것처럼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다.

“까먹을지도 모른다고? 그 쉬운 걸 왜?”

“하아아. 또 기죽이시네. 저는 대인이 아니잖아요. 이따 봬요.”

섬랑은 수련하기 적당한 곳으로 부리나케 달려갔다.

자오가 빙그레 웃으며 섬랑의 뒷모습을 보다가 정광에게 물었다.

“의욕이 넘치는 게 보기 좋습니다. 멸살법이라, 이름이 무척 살벌한데 그것 역시 묵영권가(黙影權家)의 무공입니까?”

“아뇨. 저 녀석에게 알맞은 걸 만들어봤어요.”

“아! 어쩐지 무공명이 좀 이상하다 했습니다.”

“무슨 의미죠?”

자오의 눈동자가 흔들렸다.

“다, 단주의 선한 심성과 어울리지 않게 과격하다는 의미지요. 그건 그렇고 섬랑이 날개를 달게 됐습니다. 하하.”

자오는 어색하게 웃으며 고기를 뜯어 먹었다.

흑서, 관엽, 단영도 담담한 얼굴로 계속 고기를 씹었고.

하지만 다른 두 사람은 아니었다.

민현유와 나민은 겉으론 티를 안 냈지만 속으론 경악했다.

‘섬랑에게 맞는 무공을 창안해서 전수해 줬다고?’

‘추측하기 힘들 만큼 강하다는 건 알고 있었으나 그런 능력까지 지녔을 줄이야!’

아무리 고수여도 그렇지.

삼류 무공이라면 모를까, 제대로 된 것을 창안하는 건 예삿일이 아니었다.

강한 걸 넘어 무(武)에 대한 넓은 식견과 깊은 이해, 거기에 뛰어난 창조성까지 지녀야 비로소 손이라도 대볼 수 있는 지고한 영역인 것이다.

쉽게 말하면 일대종사(一代宗師)나 가능한 일.

민현유의 눈매가 가늘어졌다.

‘대인의 오만한 성품을 고려하면 질이 낮은 걸 만들어놓고 알려줬을 리는 없어.’

나민의 눈이 밝게 빛났다.

‘섬랑이 그 무공을 펼치는 걸 봐야 확실해지겠지만 정말 대단하구나.’

두 사람은 정광을 다시 보게 됐으나 정광은 다른 쪽에 관심이 있었다.

“관 숙수.”

관엽이 손에 쥐고 있던 고깃덩어리를 내려놓으며 대답했다.

“말씀하시게.”

“섬랑을 도와주실래요? 가시가 제법 날카로우니 설렁설렁 상대하시다간 살짝이나마 찔리실지도 몰라요.”

관엽이 허리춤에 꽂혀 있는 기형도를 쓰다듬으며 일어섰다.

“기대되는군. 다녀오겠네.”

“그건 너무 날카로우니까 예전 것으로 상대하셔야 해요.”

“……물론이지.”

잠시 후, 섬랑의 비명이 울려 퍼졌다.

이 비명은 말달리다가 잠시 쉴 때도, 저녁 식사를 마친 후에도 계속됐는데 잘 시간이 되자 섬랑이 아닌 관엽이 작은 신음을 흘렸다.

“으음. 제법이구나. 갈수록 좋아지고 있어.”

섬랑은 조금 전에 쌍단봉 끝으로 세차게 찍은 부위를 가리키며 으스댔다.

“손목이 부러지신 것 같은데 부목을 대고 천으로 묶어 드릴까요?”

관엽은 섬랑을 물끄러미 응시하다가 쌍단봉에 찍힌 부위를 봤다.

텅 빈 오른팔 소매가 세찬 바람에 어지러이 휘날리고 있었다.

섬랑이 겸연쩍은 얼굴로 덧붙였다.

“관 숙수가 독비(獨臂)가 아니라고 상상하며 공격한 거니까 인정해 주세요.”

관엽은 순순히 받아들였다.

“어려운 일은 아니지. 지금부턴 내 팔이 두 개인 것처럼 빠르게 공격하마.”

“아, 아뇨! 피곤하실 텐데 굳이 그러실 것까진…… 으악!”

평야를 지나 온통 새하얀 눈으로 뒤덮인 천산산맥(天山山脈)에 들어서자 섬랑의 멸살법이 더 능숙해졌다.

관엽은 내심 감탄하다가 정광이 따로 불러 어땠냐고 묻자 가감 없이 얘기했다.

“훌륭합니다.”

“그게 끝이야?”

“가끔 부실한 기본기가 발목을 잡곤 하나 지존께서 고르신 인재이니만큼 얼마 안 가 극복할 것이라 예상하고 있습니다. 헌데 그걸 왜 물으시는지…….”

섬랑의 경지가 어디쯤 이르렀는지는 지존이 더 잘 알 터.

왜 한참 부족한 자신에게 묻는지 의아해하자 의외의 설명이 들려왔다.

“네가 어렸을 때 한쪽 팔을 날린 게 불쌍해서 밥벌이라도 하라고 좌수도(左手刀)를 하나 만들어 가르쳐줬지?”

“네, 지존.”

“너는 지금껏 그것 하나만 죽어라 익혔고.”

“그렇습니다.”

“네겐 그게 기본기이자 절기지. 섬랑과 반대로 넌 기본기가 너무 과해. 토대는 넘칠 만큼 다졌으니 기본에서 벗어나 융통성 있게 싸우는 것도 궁리해 봐.”

“무슨 말씀인지 잘 모르겠지만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정광은 눈살을 찌푸렸다.

“알아야 최선을 다하지. 그것만이 진리라고 생각하지 말고 멸살법을 접목해 보라는 말이야. 내가 괜히 너보고 섬랑을 상대하라고 했겠냐? 멸살법의 무리(武理)를 느끼며 틈날 때마다 궁리해 봐.”

“알겠습니다, 지존.”

관엽은 무슨 말인지 완전히 이해하진 못했으나 섬랑을 더 진지하게 상대하게 됐다.

이 나이에 수련해 봐야 큰 성과는 못 볼 거라는 것 정도는 알았다.

그래도 지존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어야 하지 않겠는가?

정광은 그런 관엽에게 간간이 조언을 던지며 일행을 재촉했다.

그렇게 천산산맥에 난 좁은 길을 계속 오르는데…….

깎아지른 듯한 낭떠러지를 힐끔거리며 ‘무서워’를 연발하던 귀곡자가 제정신으로 돌아왔다.

“아! 지존.”

“빨리도 온다. 이것부터 받아.”

귀곡자는 급히 말고삐를 쥐고 마차를 몰았다.

“죄송합니다. 민 씨 일족의 터전인 한등격리봉(汗騰格里峰)이 코앞인데 그냥 지나치실 겁니까?”

“생각 중이야.”

귀곡자가 조심스레 권유했다.

“언제 또 오실지 모르는데 들르시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지존의 모친께서 태어나신 고향이자 그분의 유해를 안치한 곳 아닙니까?”

정광은 유난히 높이 솟은 설산을 주시하며 중얼거렸다.

“그렇기도 하네. 향리(香梨)라도 몇 개 챙겨올걸 그랬나.”

“소인이 일전에 민현유에게 말해 준비해 놨습니다. 설령 그러지 않았다 하더라도 성녀(聖女)께선 지존이 오셨다는 것 자체를 기뻐하실 겁니다.”

“하늘에선 보이지도 않을 건데 무슨.”

정광은 하늘을 슬쩍 올려다봤다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말이 나온 김에 성지(聖地) 구경이나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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