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곤륜마협-444화 (443/569)

2부 173화

정말 다행입니다

천마신교 무인들은 평소 싸우는 일이 잦아 피가 묻어도 크게 티가 나지 않는 붉은색 경장(輕裝)을 즐겨 입었다.

마도칠대가문의 한 축인 이녕임가(伊寧任家)도 적의(赤衣)를 걸쳤는데 피 때문이 아니라 다른 사정이 있었다.

그들 역시 피를 갈구하는 무인이긴 하지만 더 훌륭한 병기를 만들기 위해 일생을 바치는 야장(冶匠)이기도 했다.

불로 쇠를 다루는 가문답게 불을 상징하는 적의를 입는 것이다.

정광 일행이 가까워지자 길목을 지키고 있던 적의인들 중에서 뺨에 긴 화상 자국이 있는 중년인이 포권했다.

“이녕에 오신 걸 환영하오. 임강훈이라 하오.”

정광은 마차에서 훌쩍 뛰어내려 답례했다.

“안녕하세요. 묵영권가의 진전을 이은 진혼이에요. 묵영권가의 적자 섬랑이 멸혼생사투에 참가하게 돼서 함께 왔어요.”

임강훈은 소문을 들었는지 눈썹을 꿈틀거리면서도 여느 가문 사람들과 달리 무뚝뚝하게 바로 본론으로 들어갔다.

“참가 자격을 증명하는 목패(木牌)를 주시게.”

“여기요.”

임강훈은 목패를 받아 확인한 뒤 붓을 들고 있는 무인에게 건네 서류에 기입하게 했다.

그리고 그게 끝나자 목패를 정광에게 돌려줬다.

“멸혼생사투 출전 접수는 됐네. 이제 일행 개개인의 소속과 성명을 말해주게.”

그것 역시 마치자 적의인들이 길을 틔워줬다.

임강훈은 뻥 뚫린 길을 한 번 가리키고 두 손을 모았다.

“좋은 결과가 있기를 빌겠네. 들어가시게나.”

“감사합니다. 수고하세요.”

“마지막 예선이니만큼 총단에서 사람이 내려왔으니 주의하고.”

쓸데없는 사고 치지 말라는 경고.

정광은 씩 웃어 보이고 마차에 올랐다.

그리고 임가 무인들을 지나쳐 이녕에 들어갔다.

지금까지 그 어떤 도시에서도 경험해 보지 못한 빠른 절차였다.

자오가 그 이유를 궁금해하지 않을 리 있나.

마차를 모는 정광에게 말을 재촉해 다가갔다.

“단주, 하나만 여쭤봐도 되겠습니까?”

“정말 하나만이에요?”

자오가 겸연쩍은 표정을 지었다.

“조금 더 늘어날지도 모르겠습니다. 전음을 써야 할 수도 있고 말입니다.”

그러면 그렇지.

그래도 정광은 자신을 믿고 묵묵히 따르는 자오를 홀대하지 않았다.

마차를 한쪽에 세우고 뒤따라 오던 일행들에게 명했다.

“여기서 고이륵단가분들을 기다리면서 쉬죠. 우리도 금방 통과했으니 그분들도 곧 오실 거예요.”

모두 정광의 지시에 따라 휴식을 취했다.

정광은 소리가 새어나가지 않게 주변을 내공으로 차단하고 자오를 바라봤다.

“다른 분들은 못 들으실 테니 편하게 말씀하세요.”

자오는 신바람이 나서 입을 빠르게 움직였다.

“감사합니다, 단주. 이녕임가는 다른 가문들과 확연히 다른 것 같습니다. 언행이 딱딱하고 일 처리가 무척 간결한데 아까 그자가 특별한 겁니까, 가풍이 그런 것입니까?”

“가풍이 그런 편이죠. 야장들이라 대개 성품이 무뚝뚝하고 속도와 효율을 중시해요.”

자오가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성품은 이해가 가는데 일을 처리하는 방식은 납득이 안 됩니다. 야장이면 야장답게 더 깐깐하게 굴어야 하지 않습니까?”

정광은 찬찬히 설명했다.

“그건 충분한 경험을 쌓고 자신이 원하는 명품을 만들 수 있는 실력이 됐을 때나 그러죠. 그 전엔 되도록 적은 비용으로 괜찮은 병기를 빨리 제작하는 걸 목표로 해요. 중원의 철혈장도 그러잖아요.”

자오는 고개를 끄덕이면서도 실망스러운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그렇기야 합니다만. 제가 상상했던 것과는 꽤 다르군요.”

“어떨 거라 기대하셨는데요?”

“마인들이라 더 광적으로 집착할 줄 알았습니다. 식솔 한 명, 한 명이 모두 혼을 불살라 쇠에 불어넣는 그런 광경 말입니다.”

정광은 역천마장(逆天魔匠)을 떠올리며 피식 웃었다.

“일부는 실제로 그렇지만 전부 그러면 진작에 망했을걸요.”

“무슨 말씀입니까?”

“여기도 사람 사는 곳이란 얘기죠. 소위 신병이라 불릴 만한 걸 만들려면 엄청난 비용과 시간, 인력이 필요해요. 운 좋게 성공한다 쳐도 판매를 해야 그간 쏟아부은 것들을 회수할 수 있는데 식솔 전부가 그런 걸 만들겠다고 설치면 집안이 무슨 수로 버텨요?”

자오는 그제야 깨닫고 자책했다.

“으음. 단주의 말씀이 옳습니다. 이렇게 당연한 걸 엉뚱하게 생각하다니. 제가 아직도 천마신교에 편견을 품고 있는 것 같습니다.”

정광은 자오의 어깨를 토닥이며 위로했다.

“이곳 사람들은 제정신이 아닌 경우가 많으니 그 정도는 편견이라 할 수 없죠.”

“여, 역시 그렇지요? 도무지 알 수 없는 곳입니다.”

“궁금한 게 많을 텐데도 믿고 따라줘서 고마워요.”

자오가 깜짝 놀라 손을 내저었다.

“아닙니다, 단주. 저야말로 항상 감사합니다.”

“이런. 그러고 보니 자오보다 제가 말을 더 많이 했네요.”

“하하. 괜찮습니다. 다른 이들에게 풀면 되니 괘념치 마십시오.”

두 사람이 서로 마주 보며 희미하게 웃는데 단영이 식솔들을 이끌고 왔다.

정광은 주위를 감싸고 있던 내공을 풀고 손을 흔들었다.

“소가주님, 흑조. 잠깐 얘기 좀 할 수 있을까요?”

단영이 식솔들을 떨어뜨려 놓고 흑서와 함께 다가왔다.

“물론이지. 무슨 일인가?”

“이녕임가 장원에서 묵으실 거죠?”

“그래야겠지. 따로 할 말이라도 있는가?”

정광이 자오에게 눈짓하자 자오는 그 뜻을 눈치채고 적당히 떨어진 곳으로 갔다.

정광은 다시 내공을 퍼뜨려 소리가 새어나가지 않게 했다.

“단영.”

“……!”

흑조가 있는데도 말을 놓다니.

단영은 순간 멈칫했으나 바로 대답했다.

“네, 지존.”

“흑조가 누구인지 대충 짐작하고 있지?”

단영은 흑서를 힐끔 보고 인정했다.

“그렇습니다.”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흑서가 두 눈을 번들거리며 단영을 노려봤다.

“지금껏 빈틈을 보인 적이 없거늘. 애송이, 사실이냐?”

“네, 어르신. 주위에 보는 눈이 많아 예를 취하지 못하는 점 양해해 주십시오.”

“어떻게 안 것이지?”

“어르신의 연세와 사용하시는 무공, 놀라운 실력과 지존을 따르시는 모습을 보고 알게 됐습니다. 귀천하셨던 지존께서 살아 돌아오셨는데, 지존께 멸문당했던 가문의 생존자가 못 올 이유가 없지 않습니까?”

흑서가 가슴을 폈다.

그의 전신에서 차가운 위엄이 흘러나왔다.

“내가 누구냐?”

단영은 자세를 바로 하며 공손히 답했다.

까마득한 선배에게 말학이 바치는 예우였다.

“마도칠대가문 중 북천호가의 소가주이자 장차 마도의 한 축이 될 거라 기대받으셨던 기재, 흑암표류살객(黑暗漂流殺客)이십니다.”

흑서의 눈이 요사하게 빛나고 목소리엔 진득한 마기가 담겼다.

“그렇다. 내가 바로…….”

그때, 정광이 툭 내뱉었다.

“뭐가 그렇게 길어? 그냥 흑서(黑鼠)지.”

흑서의 눈에 맺혔던 빛이 꺼지고 위엄 또한 흩어졌다.

목소리도 침울해졌다.

“맞습니다, 지존. 소인은 그냥 검은 쥐새끼입니다.”

“그런 거 가지고 풀 죽기는. 네가 쓸모없는 놈이면 내가 데리고 다니겠냐? 지금부터 하는 얘기, 너희 둘 다 잘 들어.”

흑서는 환한 표정을 지으며 허리를 꼿꼿이 세웠고 단영은 긴장한 얼굴로 귀를 기울였다.

“단영, 임가는 전장 사업에 꽤 관심이 있을 거야.”

“속하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소문을 전해 듣고 적지 않은 흥미를 느끼고 있겠지요.”

이녕임가는 신강 전역에서 철광석을 사들이고 그것을 제련해 병기로 만든 뒤 판매한다.

그때마다 막대한 재물이 오가게 되는데 금원보나 은자처럼 부피가 크고 무거운 재화를 사용하는 건 무척 비효율적인 일이었다.

허나 전표를 쓰면?

신용만 보장된다면 시간이 지날수록 더 많은 비용과 시간을 아낄 수 있게 될 것이 분명했다.

“사업 얘기 잘하고 나에 대해 좋은 얘기 좀 해놔.”

“누구에게 말입니까?”

“역천마장 아들놈.”

“현 태상가주 말씀이군요.”

“응. 이녕을 떠나기 전에 걔랑 독대할 자리를 만들어봐.”

“알겠습니다. 전장 사업을 미끼로 한번 해보겠습니다.”

“좋아. 흑서.”

정광이 시선을 옮기자 흑서가 빠릿빠릿하게 대답했다.

“네, 지존.”

“아까 임가 애가 총단에서 사람이 나왔다고 했지? 보나 마나 임가 장원에서 묵을 거야.”

“그렇겠지요.”

“그놈이 네게 흥미를 느끼고 자극할지도 몰라. 뭐라 도발하건 참아. 단영이 막아줄 거야.”

단영은 고이륵단가를 대표해서 나온 상황. 총단 고위직에 있는 자라 해도 함부로 대할 순 없었다.

“이해했습니다.”

“너를 비밀수신호위로 안 붙이면 이런 염려를 할 필요도 없지만 혹시라도 단영이 위험해질 수도 있으니 어쩔 수 없어.”

정광은 두 사람을 번갈아 보며 당부했다.

“서로를 잘 지키되, 전장 사업이고 뭐고 다 때려치울 만큼 위급한 일이 생기면 흑서가 지휘하고 단영을 비롯한 단가 식솔은 따른다. 이건 여기에서뿐만 아니라 총단에서도 적용될 규칙이야. 이해했지?”

흑서와 단영의 얼굴이 딱딱하게 굳었다.

시간이 갈수록 더 위험해질 것이기에 상황에 따른 서열과 역할을 정리해 줬다는 걸 알아서였다.

“네, 지존.”

“명심하겠습니다.”

두 사람은 명을 받들고 서로를 바라봤다.

먼저 입을 연 건 단영이었다.

“어르신,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앞으로도 잘 부탁드립니다.”

“나도 마찬가지다. 평소엔 네 의견을 철저히 존중할 테니 너무 어려워하지 말아라.”

정광은 정리가 끝나자 민현유를 불렀다.

“대인, 부르셨습니까?”

“응. 소가주님 일행은 임가 장원에서 묵으실 건데 내게 급히 연락할 일이 생기면 어떻게 하셔야 해?”

민현유는 고민하지 않았다.

품속에서 철전을 한 개 꺼내 두 조각으로 찢었다.

그리고 그중 하나를 단영에게 건넨 뒤 자신이 들고 있는 것을 가리켰다.

“오늘 중으로 이걸 가지고 가는 사람이 있을 겁니다. 가지고 계신 것과 모양을 맞춰보시고 그가 알려 드리는 대로 하십시오.”

단영의 눈매가 날카로워졌다.

“오늘 중으로 말인가?”

“그렇습니다.”

“예상을 훌쩍 뛰어넘는군. 정말 대단해. 고맙네.”

“별말씀을. 과찬이십니다.”

단영은 식솔들을 데리고 흑서와 함께 떠났다.

정광은 민현유를 채근했다.

“뭐 해? 어서 안내하지 않고. 오늘 무척 바쁠 거 아냐.”

민현유가 작게 한숨을 쉬었다.

“그러게 말입니다. 전부 대인 덕이지요.”

“더 바쁘게 해줄까?”

“이쪽입니다. 따뜻한 목욕물에 몸을 담가 피로를 푸시고 맛있는 요리와 향기로운 명주를 즐기실 수 있도록 언제나 그랬듯이 만반의 준비를 해놨습니다.”

“저런. 뭘 또 그렇게까지.”

“대인의 기쁨이 제 행복입니다. 가시지요.”

조금 가다 보니 건물도 많아지고 사람도 많아졌다.

대장간이 한두 개가 아닌지 사방에서 쇠를 망치로 두드리는 소음이 났고 사람들은 그만큼 큰 목소리로 떠들고 있었다.

딱딱한 임가 무인들과 다르게 무척이나 활기찬 분위기였다.

자오가 혀를 내두르며 중얼거렸다.

“이렇게 귀가 찢어질 만큼 시끄러운 소리가 울려 퍼지니 목소리도 커질 수밖에. 조금만 들어도 짜증이 날 텐데 저렇게 웃으며 얘기하다니. 성품이 그만큼 느긋한 걸까? 정말 대단하구나.”

민현유가 바로잡아 줬다.

“느긋한 게 아니라 참을 수 있는 자들만 살아남은 것입니다. 하지만 그것도 한계가 있는 법. 시간이 유시(酉時)를 지나 술시(戌時)가 됐는데도 망치질을 하는 이가 있으면 바로 칼부림이 나지요.”

“……더 대단하구려.”

“항상 이렇다 보니 외지에서 방문한 사람들은 술시나 되어야 숙소에서 나옵니다. 온종일 들었던 소음 때문에 지끈거리는 머리를 식히려고 돈을 많이 쓰지요. 이녕의 밤은 낮보다 아름답습니다.”

“허어. 그만큼 밤이 되면 다툼도 많이 일어날 것 같소만.”

“그야 당연한 일이지요. 우리는 마인이니까 말입니다.”

“……!”

우리는 마인이니까.

이 짧은 말이 자오의 마음을 때렸다.

‘나도 마인이 된 건가?’

사파무림에서 구르다가 정광 덕분에 새로 태어나 다설범협(多舌凡俠)이라는 과분한 별호까지 얻었거늘.

이렇게 마인들과 함께 행동하는 걸 넘어 잘 지내고 있는 걸 깨달으니 머리가 복잡해졌다.

‘아니. 나만 그런 게 아니야. 단주는…… 이런.’

머리를 홰홰 저어 이어지려는 생각을 털어냈건만.

그래도 그 생각은 한 가닥 남은 의구심을 붙잡고 기어 올라와 머릿속에 들어왔다.

‘……마치 마(魔), 그 자체 같아.’

* * *

향리객잔 점소이들은 민현유를 자연스럽게 맞이했다.

“오셨습니까, 도련님.”

“준비는?”

“끝났습니다.”

“수고했다.”

안내는 필요 없었다.

정광 일행에게 향리객잔은 집처럼 익숙한 곳 아닌가?

지점마다 규모의 차이만 있을 뿐 구조는 대동소이했기에 이 층으로 올라가 알아서 흩어졌다.

따뜻한 물로 씻은 뒤 일 층에 내려와 보니 벌써 요리와 술이 준비돼 있었다.

민현유는 일을 보러 나가서 없는 상황.

정광은 젓가락을 들고 사람들에게 권했다.

“현유 몫까지 맛있게 드세요.”

다들 양심이 있는지라 그러지는 못했으나 한 사람만큼은 달랐다.

“헤헤. 맛있어.”

현로가 되어버린 귀곡자는 헤실헤실 웃으며 갖은 요리를 입속에 쑤셔 넣었다.

금세 입 주변이 엉망진창이 됐지만 그에겐 훌륭한 보모가 있었다.

섬랑은 얼마나 피곤한지 꾸벅꾸벅 졸면서도 귀곡자의 입 주변을 천으로 닦아줬고 자신 역시 한 점씩 먹는 걸 잊지 않았다.

나민도 가만히 있지 않았다.

귀곡자가 던져준 화두를 골똘히 궁리하면서도 그가 탁자에 흘리는 음식 찌꺼기들을 틈날 때마다 치웠다.

정광이 피식 웃으며 권했다.

“소저도 드셔야죠.”

“아! 네.”

평소보다 훨씬 조용하고 짧은 식사였다.

정광은 일행에게 절대적인 휴식을 명했다.

“오늘은 아무것도 하지 말고 푹 주무세요. 내일 일찍 일어나 앞으로의 일을 논의하죠.”

모두 각자의 방으로 갔다.

정광 역시 마찬가지.

운기조식을 하고 침상에 누웠다.

그렇게 얼마나 지났을까?

누군가 방문을 두드렸다.

“대인. 들어가도 되겠습니까?”

정광은 침상에 누운 채 대꾸했다.

“어차피 들어올 걸 왜 물어?”

“전에 그러라고 하셨잖습니까?”

민현유가 문을 열고 들어왔다.

그리고 누워 있는 정광을 내려다보다가 정중히 포권했다.

“그간 평안하셨습니까? 소인은 세찬 밤바람을 맞으며 뛰어다녔는데 대인께선 편안히 계신 것 같아 정말 다행입니다.”

“그러게. 일은?”

“세작이 단가 소가주와 접촉했습니다. 멸혼생사투 참가자들에 대한 정보도 모두 모았습니다.”

“수고했는데 하나가 빠졌네.”

“그것 역시 챙겼습니다.”

“누구야?”

총단에서 나온 자가 누구인지 물은 것.

민현유의 목소리가 무겁게 가라앉았다.

“예상했던 것보다 거물입니다. 좌우광명사자(左右光明使者) 중 광명좌사자(光明左使者) 은호정이 왔습니다.”

좌우광명사자는 천마신교 공식 서열로 따지면 이위와 삼위를 차지하는 고귀한 존재!

그런데 그들 중 한 명이 직접 왔다니!

정광은 침상에서 벌떡 일어나 앉았다.

그의 눈은 살짝 커져 있었다.

‘뭐가 어째? 그 모자란 놈이 아직도 살아 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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