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곤륜마협-418화 (417/569)

2부 147화

한마음 한뜻으로

오로나가(烏魯羅家) 대장원 앞에 있는 거대한 공터는 몰려든 구경꾼들로 인산인해를 이루었다.

이렇게 많은 마인들이 부대끼는데 조용할 리 있나.

나가 무인들의 삼엄한 통제 때문에 칼부림이 일어나진 않았으나 여기저기서 고성과 욕설이 터져 나왔다.

“빌어먹을! 왜 자꾸 달라붙어? 빨리 안 떨어져?”

“공간이 있어야 떨어지지! 뭐가 이리 좁아?”

그렇다고 모든 곳이 번잡한 건 아니었다.

강자에겐 그에 맞는 혜택이 있기 마련. 토로번손가 가주 손재등(孫齋藤)은 사방이 탁 트인 천막 아래 편히 앉아 눈앞에 있는 비무대를 물끄러미 바라봤다.

상대의 혼을 멸하는 생사투가 치러지는 무대였으나 그의 눈엔 아무런 감흥도 담겨 있지 않았다.

총단에서 열릴 본선이면 모를까, 주변에서 떠들고 있는 놈들처럼 비루하기 짝이 없는 것들이 헛된 꿈을 불태우다가 스러져 갈 예선 아닌가?

구경꾼들과 출전자들을 싸잡아 비웃는데 그의 아우 손재우가 빠른 걸음으로 다가와 예를 표했다.

“가주, 늦어서 죄송합니다.”

“일단 앉아.”

“존명.”

손재등은 아우가 옆에 앉자 스산한 목소리로 물었다.

“병권이 그놈이 또 떼를 써서 늦은 것이냐?”

손재우가 조심스럽게 대답했다.

“가주께서 원수를 징치하시는 위엄을 직접 보고 싶다고 간청하긴 했으나 잘 타일러서 안정을 취하게 했습니다.”

“가문의 체면을 더럽힌 병신이 염치도 없군.”

“가주, 그래도 가주의 장자이자 그 배분에선 제일 뛰어난 녀석입니다. 곧 떨치고 일어설 테니 지켜봐 주십시오.”

“제일 뛰어나? 지금 제정신이냐?”

손재등은 코웃음 치며 주변에 있는 다른 천막들로 시선을 옮겼다.

먼저 멸혼생사투 이차 예선을 주관하는 오로나가 가주와 그의 자식들이 눈에 들어왔다.

“나가를 봐라. 병권이보다 못난 녀석은 하나도 없어.”

다음은 고이륵단가 소가주 단영이었다.

“쾌섬혈화(快閃血花)는 안목과 오성만큼은 최고라고 공인된 지 오래다. 그에 비해 부족하다는 부분들을 비교해 볼까? 병권이 그놈보다 꿀리는 게 하나라도 있느냐?”

모두 사실이었기에 손재우는 아무 말도 못 했다.

손재등은 그럴 줄 알았다는 듯 입꼬리를 비틀어 올리며 냉소를 짓다가 단영을 노려봤다.

‘그래도 장수할 상은 아니지. 어린놈이 야망이 너무 커. 다른 곳도 아닌 신강에서 전장 사업을 벌이려 하다니.’

그리고 가문을 모욕했다.

전장 사업은 신용이 생명이라 토로번손가는 제외할 거라니, 이게 말이나 되는 소린가?

약조를 몇 번 어겨 손해를 끼쳤던 건 사실이나 많은 사람들 앞에서 그런 망언을 지껄일 줄이야.

‘반드시 대가를 치르게 해주마.’

받아낼 빚은 그것뿐만이 아니었다.

아들을 해친 놈도 단가의 빈객 아닌가?

난데없이 묵영권가의 후인이 나타나 대단한 무위를 뽐낸 것도 수상쩍은데 바로 단가에 의탁하고 아들과 식솔들을 외팔이로 만들었다.

‘옴짝달싹못할 누명을 씌우고 완벽히 실행했어.’

그 음모에 홀랑 넘어간 증인들이 너무 많아 항의조차 할 수 없었다.

묵영권가의 후인이라는 놈이 꾸민 걸까, 단영이 시킨 걸까?

누가 주체든 간에 소속은 같으니 단가에 책임을 물어야 했다.

‘사특한 놈들 같으니.’

달리 보면 훌륭한 인재들이었다.

못난 자식놈과 비교하니 울화통이 터졌다.

“아우.”

“네, 가주.”

“이번 여정을 마치면 병권이를 내치고 둘째를 소가주로 세울 테니 그리 알아라.”

“하, 한 번만 더 기회를…….”

“그리 알라 했거늘, 뭐가 어째?”

손재우의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

손재등은 자기 자신에겐 관대하나 타인에겐 더없이 가혹한 잣대를 들이대는 위인이었다.

그 타인에는 장자인 손병권도 속했는데 아우라고 예외겠는가?

재빨리 허리를 숙이고 명을 받들었다.

“죄, 죄송합니다. 그리되도록 준비하라 이르겠습니다.”

“강이에겐 함구하고. 곧 있으면 멸혼생사투 본선에 참가해 싸워야 하는데 이런 쓸데없는 일로 마음이 흔들려선 안 돼.”

손재등은 아들을 주저 없이 버리고, 아들의 아들인 손자마저 도구로 여겼다.

“우루무치를 떠날 때까지 장원에서 무공 수련에 더 힘쓰게 해라. 낭비할 시간이 없어.”

“존명. 가주께서 기대하고 계시다고 전하겠습니다.”

“그것으론 부족하지.”

“네?”

손재등의 입꼬리가 올라갔다.

“강이는 반드시 소교주가 되어야 한다.”

“……!”

“아니면 내겐 필요 없는 존재야. 할아비가 가문을 이만큼 키웠으면 손주도 보답해야지. 어떤 수를 써서라도 의욕과 사기를 끌어 올려. 알아들었느냐?”

“아, 알겠습니다, 가주.”

손재등이 의자에 등을 기대며 고개를 끄덕이는데 엄청난 환호성이 들려왔다.

“오오! 왔다! 왔어!”

“진혼이다! 오늘도 재밌어지겠는걸!”

“저 청년이 그 유명한 진혼이야?”

“허어. 소문대로 면상은 번듯하군.”

손재등은 소란이 일어난 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군중이 좌우로 갈라지며 길이 생기고 있었다.

그 길을 따라 몇 명이 걸어오고 있었는데 선두에 선 미청년이 유독 눈에 들어왔다.

‘저놈인가!’

조금이라도 더 알아보기 위해 껄끄러운 향리객잔에 수하를 잠입시키는 무리수를 두었건만, 벽에 뚫린 구멍에 끼워져 있다는 소식을 끝으로 종적이 끊긴 상황.

아들 말대로 고수라는 건 확신하게 되었으나 정보가 너무 부족했다.

‘마차는 왜 끌고 오는 거지?’

소문이 떠올랐다.

‘쿠얼러에서 했다는 짓을 또 하려는 건가?’

아니나 다를까.

진혼은 모두의 시선이 집중된 가운데 거대한 탁자 앞에 서 있는 대머리 장한에게 다가가 마차를 세웠다.

“안녕하세요, 전주님.”

“오셨습니까, 대인.”

“오늘도 조금 즐겨보려고요.”

대머리 장한의 목소리가 갑자기 커졌다.

“쿠얼러에서처럼 금은보화를 가득 실은 마차로 말입니까?”

사람들이 일제히 수군거렸다.

“통도 크지. 또 저러네.”

“이보시오. 저 마차가 정말 황금으로 채워져 있는 게 맞소?”

“전에도 그랬으니 이번에도 그럴 것이오.”

“오오! 소문이 사실이었구려!”

사람들의 눈이 진한 탐욕으로 물들었다.

다른 곳에서 판을 벌이고 있던 전주들은 당황한 얼굴로 노름꾼들을 모으려 했으나 사람들의 시선은 마차에 꽂힌 채 움직이지 않았다.

대머리 장한은 그 모습을 확인하고 이를 드러내며 웃더니 진혼에게 정중히 허리를 숙였다.

“오늘도 소인을 믿고 맡겨주셔서 감사합니다. 공명정대한 승부를 책임질 테니 안심하십시오.”

“하하. 제가 전주님이 아니면 누굴 믿겠어요. 이따 봐요.”

진혼은 마차를 두고 일행과 함께 비무대 쪽으로 향했다.

그리고 붓을 든 나가 무인에게 목패(木牌)를 제출하고 출전 등록을 끝마쳤다.

나가 무인이 목패를 돌려주며 손짓했다.

“절차는 일차 예선과 동일하오. 저곳에서 대기하시오.”

“네, 수고하세요.”

진혼은 배정받은 천막으로 가 의자에 앉았다.

긴장 따위는 전혀 느껴지지 않는 편안한 자세였다.

손재등의 눈이 깊게 가라앉았다.

‘경지를 제대로 짐작할 수 없구나. 최소한 내 아래는 아니야.’

강하다는 건 확신했지만 이 정도일 줄이야.

‘그렇다면…….’

다른 놈도 확인해야 했다.

손재등은 진혼에게서 시선을 떼고 그 옆에 있는 벽안(碧眼) 소년을 주시했다.

‘저 어린 녀석이 묵영권가의 적자라는 섬랑이겠지.’

과연. 좋은 근골이 아깝게 내공이 거의 없는 건 맞지만 알고 있던 것과 다른 점이 있었다.

‘독종에 승부사라 들었거늘. 눈빛이 포악하고 악에 받쳐 있어. 기회를 노려 틈을 노리는 게 아니라 앞뒤 가리지 않고 바로 승부를 볼 유형이야.’

다른 참가자들도 속속 도착하고 있었는데 그 누구와 비교해 봐도 사나워 보였다.

‘저 실력에 저런 성품이라니. 지금까진 운이 좋았다고 할 수밖에 없어.’

더 이상 볼 것도 없었다.

섬랑은 오늘 죽을 것이다.

그것도 손가 방계 아이의 손에!

‘저놈이 토막토막 끊어지면 어떻게 나올지 궁금하군.’

손재등은 흥분으로 와들와들 떨리려고 하는 몸을 억지로 가라앉히며 진혼을 응시했다.

‘그래. 지금은 여유를 부려라. 네가 가르쳤다는 꼬마부터 조각내고 네놈은 더 비참하게 죽여…… 웃어?’

손재등의 눈이 커졌다.

진혼이 빙긋 웃으며 손을 흔드는 것 아닌가?

‘근본도 알 수 없는 놈이 감히!’

흥분이 살기로 바뀌려는 그때.

나가 무인이 윗부분에 작은 구멍이 뚫린 나무 궤짝을 들고 비무대에 올라왔다.

“정숙해 주시오! 지금부터 대진을 정하겠소!”

장내가 삽시간에 조용해졌다.

손재등은 못마땅한 눈으로 무인을 보다가 입꼬리를 끌어올렸다.

‘식전 여흥 거리도 있어야지. 조금만 기다리면 먹을 수 있어.’

나가 무인은 궤짝에 손을 넣어 휘휘 젓다가 목패(木牌)를 꺼냈다.

목패에 쓰인 출전자의 이름을 사람들에게 보이며 호명했다.

“신원영!”

같은 행동을 반복했다.

“한고일! 두 사람은 비무대에 올라 싸울 준비를 해라!”

장내가 소란스러워졌다.

“시작부터 박빙이군! 어느 쪽에 걸어야 할지 난감해.”

“자네도 그렇게 보는가?”

“우리만 그런 게 아니야. 다들 고민하고 있잖아.”

근방의 도박꾼들은 모두 모인 상황이었는데 두 소년의 실력은 비등비등하다고 평가받고 있었다.

“에라, 모르겠다. 난 신원영.”

“제길. 왠지 이쪽이 끌려. 한고일이다.”

사람들은 전주들에게 다가가 판돈을 걸기 시작했다.

그중 제일 많은 사람들이 몰린 곳은 황금마차가 세워져 있는 대머리 장한의 탁자였다.

대머리 장한이 수하들과 함께 판돈을 받고 목패를 내어주다가 간신히 숨을 돌리는데…….

“헉!”

한 평범한 중년 사내가 어느새 다가와 옆에 서 있는 것 아닌가?

“혀, 혈조 아니시오? 깜짝 놀랐소.”

“미안하오.”

“대인께서 보내셨소?”

혈조는 간단히 답했다.

“신원영에게 전부 부탁하오.”

전주의 목소리가 커졌다.

“오! 알겠소이다! 신원영에게 전부 넣어드리겠소!”

전주의 외침에 사람들이 두 눈을 부릅떴다.

“처, 첫판부터 전부?”

“말도 안 돼! 이거 뭔가 있는 거 아니야?”

“진혼이 가면 나도 가야지! 불패의 사나이잖아!”

“망할! 나도 신원영으로 바꿔줘! 어서!”

그 순간 대머리 장한과 수하들이 병기를 빼 들고 탁자를 둘러쌌다.

“여기까지! 참가자들이 지금 막 비무대 위로 올라갔소! 판돈을 걸거나 바꾸려면 다음 판에 하시오!”

“……!”

생사투를 주관하는 나가 무인도 냉랭하게 소리쳤다.

“곧 신성한 승부가 시작될 것이오! 소란을 일으키는 자는 멸혼생사투의 율법에 따라 본가가 즉결처분할 것이니 주의하시오!”

곳곳에 있는 나가 무인들이 일제히 살기를 발산했다.

도박꾼들은 판돈이 쌓인 탁자와 나가 무인들을 번갈아 보다가 물러날 수밖에 없었다.

“썅! 재수가 없으려니.”

“너무 상심하지 마. 신원영이 꼭 이길 거란 보장도 없잖아.”

“내 말이. 무슨 수작을 부렸으면 나가에서 간파하겠지. 기다려 보자고.”

헛된 기대였다.

“신원영 승! 한고일 패!”

“……!”

“비무대를 정리하고 다음 대결을 펼칠 참가자들을 추첨하겠소!”

“…….”

승자는 살아 내려가고 패자는 시체가 되어 치워졌다.

도박꾼들은 승패에 따라 환호하고 분노했다.

나가 무인은 신경 쓰지 않고 추첨을 시작했다.

“고신혁! 마영종! 두 사람은 비무대에 올라라!”

도박꾼들은 두 소년의 이름을 듣자마자 분통을 터뜨렸다.

“무슨 놈의 대진이 이래? 또 비슷비슷하게 갈리겠네.”

“이래서야 대박을 기대하긴 글렀군. 푼돈이나 벌다가 끝나겠어.”

사람들이 양쪽에 비슷한 비율로 걸고 있는데 아까의 평범한 사내가 대머리 장한에게 걸어갔다.

대머리 장한이 반색하며 극진히 맞이했다.

“혈조. 이번엔 빨리 오셨구려.”

“마영종에게 전부 부탁하오.”

“알겠소이다! 마영종에게 전부!”

도박꾼들의 눈빛이 변했다.

쿠얼러에서부터 조금 전 판까지 연전연승하고 있는 진혼을 따라가지 않으면 바보 아닌가!

대부분의 사람들이 대머리 장한에게 달려가 마영종을 연호했다.

“나도 마영종에게 걸겠소!”

“고신혁에게 걸었는데 마영종으로 바꿔주게! 어서!”

판돈이 한쪽으로 쏠렸다.

“뭐야 이게! 이겨도 먹을 게 없잖아! 차라리 빠지고 말지!”

“금원보를 돌려주시오! 이번 판은 쉬겠소!”

대머리 장한과 수하들이 병기를 또 뽑았다.

“규칙상 환불은 불가하오!”

“그런 게 어딨어!”

“다른 전주들에게 물어보시오! 오래전부터 전해 내려오는 규칙이외다!”

사람들이 눈빛으로 묻자 장사가 안돼 씩씩거리고 있던 다른 전주들이 마지못해 고개를 끄덕였다.

환불을 요구하던 사람들은 얼굴을 일그러뜨렸다.

“젠장! 푼돈도 못 벌겠네.”

“후우우. 그래도 잃는 것보단 낫지. 쉬어가는 셈 치자고.”

그때, 평범한 사내가 다시 나타나 대머리 장한에게 요구했다.

“마영종이 아니라 고신혁으로 바꿔주시오.”

“알겠소이다! 마영종에서 고신혁으로!”

사람들의 눈이 툭 불거졌다.

“뭐, 뭐야 이거?”

“자, 잠깐! 그럼 나도…….”

늦었다.

대머리 장한과 수하들이 병기를 빼 들고 을러댔다.

“참가자들이 지금 막 비무대에 올라갔소!”

“판돈을 걸거나 바꾸려면 다음 판에 하시오!”

“……!”

멸혼생사투를 주관하는 나가 무인도 도왔다.

“생사투를 시작할 테니 정숙하시오! 소란을 일으키는 자는 즉결처분할 것이외다!”

“…….”

도박꾼들에겐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모두 한마음 한뜻으로 빌었다.

‘위대한 전대 진천마시여! 지고한 권능을 내려 당신의 종 마영종을 도와주소서!’

‘나무아미타불 관세음보살. 마영종에게 부디 자비를…….’

‘원시천존, 태상노군, 또 누구였지? 앞으로 받들어 모실 테니 양심이 있으면 마영종에게 축복을!’

전대 진천마는 반대쪽에 걸었고 부처와 도교 신들은 바빴다.

“고신혁 승! 마영종 패!”

“……!”

“비무대를 정리한 뒤 다음 대결을 펼칠 참가자들을 추첨하겠소!”

“으아아아악!”

이번엔 아무도 환호성을 터뜨리지 않고 비명을 질렀다.

단 한 명만 빼고 모두 잃었는데 누가 기뻐하겠는가?

사람들의 눈에 핏발이 서고 살기가 맺혔다.

마인이 괜히 마인일까.

이렇게 농락을 당하고도 가만히 있을 수 있나.

“섬랑! 손웅! 두 사람은 비무대에 올라라!”

나가 무인이 생사투를 벌일 소년들을 호명했으나 귀에 들어오지도 않았다.

다들 마기를 폭발시키며 칼춤을 추려고 하는 순간!

이번엔 평범한 사내가 아니라 미청년이 대머리 장한 앞에 나타났다.

한창 불안해하고 있던 대머리 장한은 돌아가신 조상님이 살아 돌아오신 것처럼 기뻐했다.

“대, 대인! 마침 잘 오셨습니다!”

“섬랑에게 전부요.”

“그러게 말입니다. 저 흉포한 자들을 빨리…… 네?”

미청년이 또박또박 말했다.

“섬랑에게 전부요. 이번엔 안 바꿀게요. 그 어떤 일이 있어도.”

의외의 선언에 난동을 부리려던 사람들이 멍한 표정을 지었다.

정광은 그들에게 웃어 보인 뒤 비무대 쪽에 있는 천막을 바라보며 중얼거렸다.

내공을 실어서.

“손가에선 식솔이 싸우는데 안 거나? 이거 믿음이 너무 약한 거 아니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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