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부 109화
금석지약(金石之約)
위진홍은 무공을 익힐 수 없는 몸이었지만 몰락한 무가에서 태어나 가문을 일으켜 세워야 했기에 무림인이 되었다.
하지만 무림은 힘으로 말하는 곳.
머리의 한계를 뼈저리게 느끼고 좌절하는 데에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그걸 인정할 수 없어 힘 있는 자들에게 더 불손하게 대했다.
머리만으로 제일 높은 곳까지 기어 올라가리라 그토록 다짐했건만.
현실은 잔혹했다.
‘남궁세가주에게 납치되고 나서야 그때까진 운이 좋아 무사했다는 걸 알게 됐어.’
언젠가 머리에 걸맞는 손발을 찾아 호위를 맡기더라도, 스스로 최소한의 공방은 할 줄 알아야 했다.
‘그때부터였지.’
침식을 잊고 고민에 고민을 거듭하는 날들이 이어졌다.
그러던 어느 날, 사마련이 쇠기둥에 기이한 문자를 새겨 진법을 발동시켰다는 걸 듣고 얼마나 기뻤던지.
‘겨우 방법을 찾아 행했거늘. 그게 깨질 줄이야…….’
그것도 그렇게 쉽게.
헌데 자신을 또 좌절시킨 장본인이 곤륜과 정파무림을 이끌고 천마신교와 싸워보라 권하고 있었다.
가슴에 쑤셔박혔던 패배감이 천천히 밀려났다.
쓰러진 게 뭐?
다시 일어서면 되지!
이런 기회를 저버리면 위진홍일 리 있나!
‘단주의 말대로다! 단주여서 깨진 거야! 단주의 말대로 나는 이번 싸움을 지휘할 자격이 있어!’
피가 끓어올라 패배감을 밀어내는 걸 넘어 녹여 버렸다.
힘차게 포효한 열기가 그대로 솟구쳐 입 밖으로 튀어나왔다.
위진홍은 당당하게 선언했다.
“받아들이겠소!”
“하나만 더 확인하고요.”
“…….”
“그런 표정 짓지 마세요. 대국을 보고 전략 전술을 짜는 능력이 아니라 다른 걸 말하는 거니까.”
위진홍은 짧게 심호흡했다.
“말씀해 보시오.”
“설마 사뇌(邪腦)라고 불렸던 군사가 정파무림에서 신뢰를 받고 있다고 믿으시는 건 아니죠? 무혈단은 빼고요.”
“…….”
대충 짐작이 갔다.
위진홍의 눈이 냉정하게 가라앉았다.
‘남궁세가는 자신 있어.’
사파 출신인 데다 오만하기 그지없는 위진홍을 제대로 쓸 수 있는 이는 정광을 제외하면 남궁화운뿐이었다.
사파무림에서 뛰쳐나온 위진홍이 천하를 경영하기 위한 예행연습을 할 수 있을 만큼 강하고 야망 있는 정파 세력은 남궁세가뿐이었고.
위진홍은 그곳에서 최선을 다했다.
여전히 오만했으나 쓸데없이 사람들에게 모욕을 주진 않고 능력을 증명했다.
자연히 신뢰가 쌓일 수밖에.
‘하지만 다른 곳들은 한참 멀었지.’
공을 들일 시간도 없었다.
천마신교가 언제 들이닥칠지 모르는 상황 아닌가?
그렇다면 방법은 단 하나.
“적을 상대할 비책을 제시하여 신뢰를 얻으라는 의미오?”
“누구나 쉽게 이해할 수 있을 만큼 명쾌하게 설명하는 게 좋겠죠. 그래야 폭넓은 지지를 받을 거예요. 다급한 순간에 명을 내려도 혼란스러워하지 않고 즉각 따를 테고.”
“이해했소이다.”
“내일 오전까지 잘 정리해 놓으세요.”
위진홍이 인상을 찡그렸다.
“너무 촉박하지 않소?”
“이미 생각해 두신 비책들이 있잖아요. 조금 전에도 한참 궁리 중이셨으면서.”
사실이었다.
“그것들을 다듬기만 하면 되니 하루면 충분하죠. 스스로 진천뇌(震天腦)라고 자부하시면 그 정도는 해내세요.”
위진홍은 이를 악물었다가 눈을 지그시 감았다.
이런 도발을 당하고도 해내지 못하면 무슨 망신이란 말인가?
눈을 떠 정광을 노려보며 또박또박 요구했다.
“단주가 가져온 것들에 대해 알려주시오. 단주 성정에 빈손으로 오진 않았을 것 아니오?”
“역시 군사. 묻지 않았으면 실망했을 거예요.”
정광은 청해성주의 역할, 동방장과 불회당의 쓰임새, 그 밖의 것들에 대해 설명했다.
위진홍은 집중해서 들은 뒤 중얼거렸다.
“단주는 정사대전 때처럼 소수 인원만 데리고 천마신교를 칠 생각이겠지.”
“네.”
“이제 다 되었소. 내일 봅시다.”
정광은 생각에 잠긴 위진홍을 보며 씩 웃다가 집 밖으로 빠져나갔다.
‘저 녀석이라면 그럴듯하게 해내겠지. 이제 유모를 보러 갈까.’
허여민이 아니라 산양을 말하는 것이었다.
젖을 먹여준 정이 있는데 대사형 정우의 충고처럼 챙겨야지.
‘사제와 함께 있을 거라고 했는데…….’
기감을 확장하자 백승무의 기운이 느껴졌다.
집들이 모여 있는 곳이 아니라 산 위쪽에 있었다.
‘왜 저기에 간 거야?’
백승무만 있는 게 아니었다.
익숙한 기들이 여럿 느껴졌다.
쿵, 쿵 하며 도끼로 나무를 찍는 소리도 친숙했고.
‘다 모여 있구나.’
정광은 그곳으로 향했다.
도착해서 보니 예상했던 인물들이 저마다 다른 일을 하고 있었다.
먼저 바닥에 드러누워 있는 흑서의 머리맡에 내려섰다.
-자냐?
흑서가 번개처럼 일어섰다.
-헉! 교, 교주! 까마귀 녀석인 줄 알고 깜짝 놀랐습니다.
-자오는 어딨어? 설마 파묻은 건 아니겠지?
-제가 어찌 감히! 아까 저를 암습했다가 실패한 뒤 생각해 볼 게 있다고 사라졌습니다.
-꽤 열심이네. 너는 여기서 뭐 하는데?
흑서가 망설이다가 조심스럽게 전음을 보냈다.
-저, 정파 애들이랑 계속 있다 보니 소름이 끼치고 속이 불편해서 그만…….
-음. 그런 이유면 인정해야지.
-……네?
흑서는 이해가 가지 않았다.
교주는 어떤 이유 때문인지는 모르지만 정파명문 곤륜의 제자로 살고 있지 않은가?
그런 그에게 정파 흉을 보면 큰 꾸지람을 당할 거라 생각하면서도 눈치챌까 두려워 솔직히 말했건만.
‘인정한다고? 왜?’
정광이 알려줬다.
-처음엔 다 그래. 지내다 보면 익숙해질 거야.
-그, 금과옥조 같은 가르침, 명심하겠습니다.
-그래. 고생해라.
정광은 흑서를 위로하고 잠행술을 거뒀다.
“억!”
이 추운 겨울에 상의를 벗어 던지고 도끼질을 하고 있던 철월이 정광을 발견하고 크게 소리쳤다.
“도사! 철월은 도사를 봤다!”
“그러게요.”
후우웅-
철월이 대월을 움켜쥔 채 바람처럼 달려왔다.
정광 앞에 우뚝 선 그는 이를 드러내며 으르렁거렸다.
“철월은 사혼철신신공 때문에 바보가 됐다!”
“그렇죠.”
“도사가 철월을 치료해 주기로 했다! 언제 해줄 거냐?”
정광은 가볍게 손뼉을 치며 탄성을 질렀다.
“아.”
“……아? 아아?”
철월은 대월을 번쩍 들어 올려 내려치려다가 정광의 이어지는 말에 얼음처럼 굳었다.
“언젠가는요. 자꾸 소리 지르시면 오늘 저녁은 풀만 드셔야 할 거예요.”
“헙!”
철월은 됐고.
나뭇가지들을 지게에 쌓다가 내팽개치고 달려온 장이가 환한 얼굴로 인사했다.
“단주. 그간 잘 계셨습니까?”
“물론이죠. 장 소협은요? 모친께서는 건강하신가요?”
“저희 모자 모두 단주 덕분에 하루하루 즐겁게 살고 있습니다.”
“다행이네요. 제갈 군사께 부탁드리긴 했는데 이렇게 와주셔서 감사해요.”
장이가 정색하며 정중하게 답했다.
“당연한 일입니다. 그런 말씀 마십시오.”
정광은 정말 고마웠다.
곤륜이 육식을 금한다고 도와주러 온 이들에게까지 강요할 순 없지 않은가? 정광에게도 그렇고.
도사의 신분으로 사냥을 할 순 없으니 알아서 하라 하되, 요리만큼은 제대로 해서 대접해야 했다.
허나 풀만 씹으며 사는 곤륜에 고기를 능숙하게 다룰 줄 아는 자가 있을 리 있나.
이런 판국에 장이가 왔다는 건 천군만마를 얻은 것과 다름없었다.
“그런데 요리에 필요한 땔감을 철월과 장이 소협이 전부 준비하시는 거예요?”
“하하. 아닙니다. 도와주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지금은 철월이 답답하다 하여 잠시 올라온 겁니다.”
“그렇군요. 딱 봐도 그간 열심히 수련하신 것 같은데 그대로만 쭉 하세요.”
장이가 허리를 곧게 펴며 두 손을 모았다.
“알겠습니다, 단주. 감사합니다.”
“뭘요.”
다음은 유모 차례였다.
어느새 다가와 정광을 가만히 올려다보고 있던 산양이 부드럽게 울었다.
메에에-
“잘 있었어요, 유모?”
산양은 허허로운 눈빛으로 정광을 응시하다가 고개를 끄덕였다.
정광은 한쪽 무릎을 꿇고 앉아 산양의 고운 털을 쓰다듬었다.
“반선단을 드시고 회춘하셔서 표범보다 날쌔고 강해지셨었는데. 그걸 넘어 신선처럼 되셨네요.”
산양은 고개를 끄덕였다가 가로저었다.
강해진 건 맞으나 신선이 되기엔 멀었다는 의미 같았다.
“뭐 아무려면 어때요. 건강하게 아직도 살아 계신 게 중요하죠. 그런데 사제, 이건 뭐야?”
산양이 등에 지고 있는 궤짝을 가리키며 묻자 옆에서 웃고 있던 백승무가 설명했다.
“사형의 유모께서 소제를 도와주고 계십니다. 장부며 서류며 가지고 다닐 게 천지인데 덕분에 한시름 놓았지요.”
“소일거리로 하시기엔 나쁘지 않네.”
“하하. 평소엔 거동이 불편한 도우를 등에 태우고 험난한 곤륜산을 오르내리신다고 하더군요. 사형의 유모답지 않게…… 다, 답게 덕이 참 높으십니다.”
“오랜만에 봤으니 한 번은 넘어가 줄게.”
“가, 감사합니다.”
“그건 그렇고. 그 수염은 뭐야?”
백승무가 어색한 표정을 지으며 자신의 하관(下顴)을 뒤덮은 수염을 쓰다듬었다.
“이상합니까?”
당연하지.
꽤 중후한 멋이 풍겼으나 백승무의 원래 용모를 알고 있는 정광에겐 상당히 이질적으로 느껴졌다.
‘이래저래 많이 바쁘다더니. 정말이었네.’
정우의 충고가 떠올랐다.
‘칭찬 한마디라도 해주면 기뻐할 거라 했지. 어려운 일도 아니니까 해주고 더 굴리자.’
이왕 하는 거, 칭찬에 작은 친절까지 베풀기로 했다.
“사제. 정말 고생이 많구나.”
“하하. 아닙니다. 사형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지요.”
“잠시만 움직이지 말고 가만히 있어 봐.”
“……?”
미처 물을 새도 없었다.
금빛이 번뜩이는가 싶더니 수염이 허공에 흩날렸다.
“헉!”
이게 어떻게 기른 수염이던가.
일을 하다 보면 젊다고 무시당하는 경우가 있어 중후한 느낌을 주기 위해 큰마음 먹고 기른 것이었다.
처음엔 약간 어색했지만, 남궁 소저도 보기 좋다고 칭찬했는데!
“그래, 이거지.”
정광은 하얗게 질린 얼굴로 우두커니 서 있는 사제를 보며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얼마나 바쁘면 수염 자를 시간도 없을까. 깨끗해지니 보기 좋네.”
“…….”
백승무는 천천히 손을 들어 인중과 턱을 만져봤다.
갓난아이 때나 이랬을까?
솜털 하나 없는 매끈한 피부라니!
‘그 오랫동안 신경 써서 길러온 수염이 단 한순간에…….’
실의에 빠져 고개를 푹 숙였더니 산양이 달관한 눈빛으로 백승무를 올려다보고 있었다.
그리고 앞발을 들어 백승무의 종아리를 토닥였다.
메에에에-
“……그렇지요. 인생이란 원래 부질없는 것 아니겠습니까.”
정광이 백승무의 어깨를 두드리며 웃었다.
“하하. 사제, 복색을 보아하니 아직도 도호를 못 받은 것 같은데 왜 도사처럼 굴어?”
백승무의 어깨가 더 처졌다.
“사형. 안 그래도 걱정하던 중입니다. 소제가 곤륜산에 오른 지 꽤 됐는데 왜 말씀이 없는 걸까요?”
“그게 더 좋은 거 아니야? 유모가 좋아하시겠네. 여기 이분 말고 사제 모친.”
백승무가 몸을 부르르 떨었다.
“어머님 얘기는 꺼내지 말아 주십시오. 왜 그렇게 위험한 일들을 해왔냐고 계속 등을 때리시길래 도망 나온 참입니다.”
“유모답네. 허직 사숙은 안 오셨어?”
백승무의 안색이 더 어두워졌다.
“지금 아버님, 어머님과 함께 계시는데 아주 찬바람이 쌩쌩 붑니다.”
“칼부림하는 것보단 낫지.”
“……따뜻하게 위로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래. 사적인 얘기는 여기까지 하고 공적인 얘기 좀 하자.”
정광은 다른 사람들에게 양해를 구하고 백승무와 함께 더 높은 곳으로 올라갔다.
마침 널찍한 바위가 보였다.
“사제, 여기 앉자.”
“네, 사형.”
“사업은 어떻게 돼가고 있어?”
“천하 각지의 상인들과 많은 조율을 거쳐 틀이 거의 다져지고 있습니다.”
“수왕은 협조 잘하고?”
“그렇습니다. 덕분에 이번에도 장강을 타고 편하게 왔지요.”
“장강 상태는?”
“서쪽으로 갈수록 물길이 좁아지고 끊어지는 곳도 있습니다.”
“저런.”
백승무도 아쉬운 표정을 지었다.
“마음 같아선 어떻게든 정비해 보고 싶지만 천자가 아니면 할 수 없는 대공사니 그러려니 할 수밖에요. 그래도 육로보단 빠릅니다. 거기에 대량으로 운송할 수 있으니 시간이 갈수록 사업이 번창할 겁니다.”
“나중에라도 황상께서 여유가 생기시면 부탁드려볼게.”
“……!”
“남궁 소저와는 잘돼가고?”
“……!”
황제에게 부탁해 보겠다고 했을 때보다 백승무의 눈이 더 커졌다.
“나, 남궁연 소저 말씀입니까? 고, 공적인 관계입니다만.”
“말을 더듬는 거 보면 아닌 것 같은데.”
“하! 하하! 서, 설마요!”
정광의 목소리가 낮게 가라앉았다.
“설마가 사람 잡지. 궁금하네. 한번 보자고.”
* * *
정파무림은 천마신교와 맞서 싸우기 위해 한마음 한뜻으로 모였으나, 식사할 때만큼은 양쪽으로 갈라졌다.
곤륜을 포함한 도문과 불문.
속인들이 속한 문파와 가문.
원래대로라면 정광 역시 곤륜, 소림 등 풀만 먹는 문파들 틈에 끼어 풀을 씹어야 했지만, 운적이 오늘 하루는 조용히 쉬게 배려해 줬기에 방에 홀로 앉아 편하게 먹을 수 있었다.
‘뭐 그래 봐야 풀인 건 똑같지만.’
그래도 오랜만이라 그런지 입에 넣자마자 뱉을 정도는 아니었다.
대충 먹고 침상에 드러누워 뒹굴뒹굴하는데 허청이 조용히 방문을 열고 들어와 바닥에 앉았다.
“먹자마자 자려고?”
정광도 일어나 바닥에 앉았다.
“침상이 영 적응이 안 되네요. 이런 데서 어떻게 잤던 거지?”
“허허. 익숙했던 것이 어색해지고 불편했던 것이 당연해지는 게 사람 아니더냐.”
“도사처럼 말씀하시네요.”
“예끼. 사부를 놀리다니.”
헛웃음을 흘리던 허청이 얼굴을 굳혔다.
“네가 천마신교를 치러 갈 거라고 장문인께서 말씀하시더구나.”
“네.”
허청은 복잡한 눈으로 정광을 보다가 입꼬리를 끌어올렸다.
“사부는 너를 믿는다. 그래도 조심하거라.”
“물론이죠. 그런데 검을 너무 자주 만지시는 거 아니에요?”
“음?”
“그러시다 다 닳을 것 같은데.”
허청은 선물 받은 검에서 손을 떼며 겸연쩍은 표정을 지었다.
“네가 처음으로 선물해 준 것이라 나도 모르게 이러는구나.”
“선물 은근히 좋아하시네요. 천마신교에서 더 좋은 걸 가져와서 드릴게요.”
허청은 손을 내저으려다가 말았다.
그 말인즉슨, 무탈하게 돌아오겠다는 의미 아닌가?
“……꼭 그래야 한다.”
“네. 마침 떠오르는 게 있으니 그걸 가져올게요.”
“반드시 그래야 해.”
“너무 강조하시네요. 문서로라도 남길까요?”
그냥 해본 말이었는데.
허청은 직접 글을 쓰고 수결까지 두었다.
“뭐 하느냐? 너도 어서 하지 않고.”
“……하아아. 네.”
허청은 문서를 챙기고도 떠나지 않았다.
끝없이 말을 걸고 들으며 밤이 깊을 때까지 제자와 함께했다.
그리고 다음 날 아침.
정광은 낡은 침상에서 일어나 허리를 몇 번 돌려봤다.
‘으윽. 침상만큼은 꼭 바꿔야 해.’
이번에 가져온 재물들로 곤륜의 모든 침상을 싹 바꾸고 나머지는 알아서 쓰라고 하면 될 터.
‘아침부터 열심이네. 슬슬 시작해볼까.’
정광은 방문을 열고 나갔다.
수많은 사람들이 모여 그를 기다리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