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곤륜마협-372화 (371/569)

2부 101화

앞으로 걸어갈 길

“자객치곤 소심하군. 여기까지 숨어들어 와놓고 무엇을 기다리는 것이냐?”

토곤의 말과 동시에.

챙-

그를 호위하고 있던 사내들이 병기를 뽑아 들고 파오 밖으로 쏟아져 나왔다.

그들뿐만이 아니었다.

미리 약조라도 한 것일까?

회의가 끝나고 흩어졌던 이들이 사방에서 바람처럼 달려오는 모습이라니.

하지만 정광은 당황하지 않았다.

그대로 은신한 채 담담한 눈으로 일이 어떻게 흘러가는지 주시했다.

자신의 은신술을 눈치챌 만한 고수는 오이라트 진영에 없다는 확신 때문이었다.

‘역시 의심이 많은 놈이야. 허장성세를 부려 혹시 있을지도 모를 자객을 나오게 하려고 하다니.’

정광의 생각대로였다.

마치 자객을 발견한 것처럼 안팎에서 모여 주위를 경계하던 사내들은 토곤의 말을 듣고 기세를 누그러뜨렸다.

“수고했다. 그만 가거라.”

“네, 태사.”

달려왔던 이들은 조용히 돌아가고 뛰쳐나왔던 자들은 다시 들어갔다.

파오에서 걸걸한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태사. 정말 자객이 올 거라고 예상하시는 겁니까?”

“천하에 확신할 수 있는 일이 얼마나 있겠느냐? 방심하지 않고 대비할 뿐이다.”

“죄송합니다. 제 생각이 짧았습니다.”

“너희들도 방심해선 안 된다. 우리의 사정은 그리 좋지 않아.”

“태사. 무슨 그런 말씀을 하십니까? 태사의 뜻에 따라 모든 것이 이루어질 것입니다.”

“현실을 똑바로 봐야 한다. 모용회가 거꾸러지고 명교가 무너졌지. 명나라가 혼란에 빠지긴커녕 총명한 황태손이 황위를 이었다.”

“…….”

“모든 것이 뒤틀렸다. 이제 말해보아라. 제대로 흘러가고 있는 게 대체 무엇이냐?”

“…….”

파오 안에 흐르던 정적을 토곤이 깼다.

“너희들의 잘못으로 이렇게 된 게 아니니 풀 죽지 말아라. 아무리 계획을 완벽히 쌓아도 하나가 잘못되면 다른 것들도 영향을 받기 마련. 심상치 않은 조짐은 전부터 있었다.”

“사마련을 말씀하시는 것입니까?”

“그렇다. 나와 모용회가 명교주에게 자금을 지원했고 명교주는 그것을 이용해 명나라 장수를 회유했다. 그 장수는 만일을 위해 한 수를 준비해 두고 싶어 하던 사마련주 사지환과 접촉해 뇌물을 받고 진천뢰를 넘겨주었지.”

“거기까진 잘되었지요. 그런데 사마련주가 그렇게 허무하게 죽을 줄은 상상조차 못 했습니다.”

“나 역시 마찬가지다. 무림맹과 오랫동안 치열하게 싸워 중원에 혼란을 일으키도록 안배했거늘, 단 한 번의 접전으로 패할 줄이야.”

련주가 바뀐 사마련은 명나라의 골칫거리가 되긴커녕 해안가를 약탈하는 해적과 적극적으로 싸워 중원 평화에 일조하고 있었다.

거기에 무림맹까지.

정사대전을 별다른 피해 없이 끝낸 그들은 운남성 야만족들의 준동을 진압하고 중원 곳곳에서 곡식과 재물을 풀어 민심을 안정시키는 등 명나라에 큰 도움을 주고 있지 않은가?

걸걸한 목소리의 사내가 분통을 터뜨렸다.

“가균, 그 늙은이도 괘씸합니다.”

사지환이 잘못되거나 제거해야 될 경우를 대비해 부련주 가균을 포섭했건만, 여우같은 그놈은 밀약과 어느 정도 거리를 두고 대하다가 새로운 사마련주가 되어버린 상황.

걸걸한 목소리의 사내와 달리 토곤은 그 점을 높이 샀다.

“처신을 조심스럽게 할 줄 아는 자이기에 사지환의 쓸모가 다 되었을 때 갈아치우려고 택했던 것이다. 그를 비난할 이유는 없어. 모든 일의 원흉은 따로 있지 않느냐?”

“……진옥룡. 그 만악의 근원을 말씀하시는 것이군요.”

“그렇다. 단 한 놈 때문에 모든 것이 뒤틀릴 줄이야…….”

파오 밖에서 듣고 있던 정광은 눈살을 찌푸렸다.

이놈 저놈 할 것 없이 모두 만악의 근원이라 부르며 욕하는데 누가 기분이 좋을까?

근엄하게 명상에 잠겨 있던 부처도 벌떡 일어나 칼춤을 추리라.

“하지만…….”

잠시 침묵하던 토곤이 말을 이었다.

“놈이 아무리 날뛰어봐야 개인일 뿐. 기회는 아직도 남았다.”

그의 음성에 힘이 실렸다.

“대칸의 본거지를 친다. 허겁지겁 돌아올 그를 물리치고 새로운 황금 씨족의 시대를 연다. 대초원을 일통하고 무적의 힘을 기른다. 마지막으로…….”

토곤은 자신의 야망을 표출했다.

“과거 대원(大元)이 누렸던 영광을 온전히 되찾는다.”

파오가 뜨거운 열기에 휩싸였다.

너 나 할 것 없이 나서서 피가 끓는 충성맹세를 했다.

밖에서 찬바람을 맞고 있던 정광은 지루한 표정을 지었다.

‘아까 것이 마지막 함정이었겠지?’

고개를 들어 하늘의 별을 보고 시간을 가늠했다.

‘때가 됐어.’

지금쯤이면 자오와 흑서도 준비를 끝마쳤을 터.

토곤을 호위하는 자들이 언제 나갈지 모르는데 더 기다릴 이유는 없었다.

파오 주위를 은밀히 돌며 땅바닥에 젓가락을 박았다.

‘여기까진 됐고. 슬슬 시작해 볼까.’

뜻을 세우자 몸이 움직였다.

잠마대법(潛魔大法)을 펼쳐 거대한 파오 속으로 녹아 들어갔다.

순식간에 들어가 원래의 형상으로 돌아온 정광은 내부 사정을 한눈에 파악했다.

‘오. 역시 부자였네.’

여기저기서 빛을 발하는 아름다운 장식품들에 한쪽 구석에 차곡차곡 쌓여 있는 고급스러운 궤짝들까지.

어느 하나 범상해 보이는 게 없었다.

‘그런데 사람은…….’

지척에서 눈으로 확인하고 느껴보니 상당한 고수들이었지만 인상적인 건 따로 있었다.

‘왜 이리 다 험상궂게 생겼어?’

신형을 바로 세우며 운룡의 검파(劍把)를 잡는 순간, 기척을 눈치챈 그들이 각자의 병기에 손을 대며 고함을 지르려고 했다.

허나 정광이 더 빨랐다.

발검!

검집에서 튀어나온 운룡이 금빛 원을 그렸다.

저마다 다른 높이에 있던 사내들의 목에 일제히 혈선이 맺혔다.

정광의 눈썹이 꿈틀했다.

‘그걸 피해?’

마음먹고 감행한 기습이었다.

한 번에 전부 목을 치려고 했는데 재빨리 물러나 살짝 베이기만 하다니.

‘감이 좋고 민첩하네. 전쟁으로 단련이 되어서 그런가.’

평가를 하는 와중에도 정광은 움직이고 있었다.

반격하려고 하는 사내들은 신경 쓰지 않았다.

‘이놈이야.’

파오 안에서 가장 강한 기세를 뿜어내고 있는 작은 체구의 중년인.

토곤임이 확실한 그를 향해 신형을 날렸다.

사내들이 경악했다.

‘이런 고수가 어디서!’

‘태사를 지켜야 해!’

내공의 안배 따위를 따질 겨를이 있나.

모두 전력을 다했다.

‘죽어!’

정광의 등에 여러 종류의 병기가 쏟아져 내렸다.

정면에 우뚝 서 있던 토곤도 가만히 있지 않았다.

칼날이 급격하게 휘어진 만도(彎刀)를 휘둘러 정광의 목을 가르며 외쳤다.

“금광(金光)! 진옥룡이다!”

“……!”

너무 다급한 상황이었기에 정광을 막으려는 마음만 가득했던 사내들은 그제야 깨달았다.

대업을 뒤틀어 버린 정광이 어떻게 여기에 나타났는지는 나중 일이었다.

‘진옥룡하면 보검과 보의!’

‘등을 찌르거나 베는 게 아니라 뒤통수를 노려야 해!’

그렇다고 초식을 바꿀 여유는 없었다.

힘을 배가해 보의 너머로 타격을 주려고 노력했다.

그때, 정광은 이미 운룡을 내려치고 있었다.

칭- 하는 맑은 소리와 함께 만도가 두 동강 났다.

동시에 전질보(箭疾步)를 펼쳐 토곤의 품으로 뛰어들었다.

병기로 싸우기엔 양측 모두 너무 가까운 거리.

토곤은 당황하지 않고 왼 주먹을 내질렀다.

후우웅-

인간의 육신 따위는 단번에 분쇄해버릴 만큼 강한 힘이 실린 일격!

정광은 부드럽게 대응했다.

오른쪽으로 비스듬히 반보 내디뎌 주먹을 피하며 상체를 바깥쪽으로 틀었다.

토곤의 주먹에 스친 머리칼이 가루가 되어 아름답게 흩날리는 사이, 상체만이 아니라 뒷발까지 함께 움직여 신형 전체를 반 바퀴 회전시켰다.

그리고 그 회전력에 팔꿈치를 실었다.

외문정주(外門頂肘).

단순하지만 더없이 적절하게 펼쳐진 초식이 토곤의 등을 찍었다.

빠각!

“큭!”

척추가 부서진 토곤이 정면으로 날아갔다.

정광을 쫓으며 절초를 쏟아내던 사내들이 기겁했다.

자신들의 손으로 주군을 난자할 판 아닌가!

‘미친!’

‘멈춰야 해!’

다급히 병기를 움직여 궤도를 바꿨다.

사내들의 병기가 서로 부딪치고 얽히며 시끄러운 소리를 냈다.

다행히 토곤은 무사히 바닥에 처박힐 수 있었다.

하지만 사내들에겐 불행이 닥쳤다.

어느새 다가온 정광이 그들을 유린하기 시작한 것이다.

금광이 사방을 휩쓸고 비명이 난무했다.

그래도 사내들을 용맹하게 맞섰다.

살을 내주고 뼈를 취하려 하는 것은 기본이오, 동귀어진의 수법조차 마다하지 않았다.

그렇게 분투하던 그들은 결국 바닥에 쓰러져 더 이상 움직이지 못하게 됐다.

정광은 투구를 벗고 다소 지친 얼굴로 호흡을 가다듬었다.

“후우우. 후우우. 아파 죽겠네.”

손등에는 까진 상처가 있었고 옷은 넝마가 된 지 오래였다.

“진짜 흉악하시네. 태사님, 다들 어떤 삶을 살아오셨길래 이런 거죠?”

바닥에 엎어져 있던 토곤이 몸을 간신히 뒤집었다.

그의 입에서 매서운 질책이 흘러나왔다.

“네놈이 다른 이를 흉악하다고 탓하다니. 적당히 놀려라.”

“태사님도 마찬가지예요. 척추가 박살 난 분이 신음 하나 안 내뱉으시네.”

“네놈이 여기엔 무슨 일이지? 나를 죽이기 위해 밤낮없이 말달린 것이냐?”

“그냥 지나가던 길에 들렀는데요.”

“…….”

토곤은 말싸움을 포기하고 다른 곳에 관심을 기울였다.

“병기 부딪히는 소리에 비명도 계속 났는데 아무도 안 오는군.”

“그러게요.”

“무슨 수작을 부린 것이냐?”

“밖에 진법을 펼쳤죠. 지속 시간은 짧지만 나쁘지 않은 것으로요.”

“…….”

토곤은 잠시 눈을 감았다가 떴다.

그의 눈이 얼음보다 차가운 빛을 발했다.

“네 운이 좋았던 것이다.”

정광이 어깨를 으쓱했다.

“알고 있어요. 태사님께서 본거지인 초원 깊숙한 곳에 계셨다면 무척이나 고생했겠죠.”

“불가능했을 거란 말은 끝끝내 안 하는군.”

“뭐 어떻게든 됐을 테니까요.”

“…….”

토곤은 정광을 쏘아보다가 씹어뱉듯 나무랐다.

“네놈은 천하가 하나 되어 평화롭게 살아갈 기회를 없앤 거다. 평생 속죄하며 살아라.”

“그건 또 무슨 말씀이죠?”

토곤의 음성에 의지가 담겼다.

“나뉘어 있기에 싸우는 것이다. 명나라 녀석들은 지키는 데에만 급급해 천하일통의 대업은 꿈도 꾸지 못하지.”

“…….”

“앞으로도 천하 곳곳에서 전쟁이 일어날 것이다. 그것이 사람의 본성이기에 막을 수 없어. 그만큼 많은 피가 흘러 원혼이 쌓이고 천하는 도탄에 잠길…….”

“저런. 이런 병은 약도 없는데.”

“……무슨 말이냐?”

“하나 여쭤봐도 돼죠?”

“말해보거라.”

“그냥 전쟁을 하고 싶어 하는 권력자들을 죽이는 게 더 쉽고 빠를 것 같은데. 예를 들어 태사님 같은 분요. 어떻게 생각하세요?”

“……하늘의 힘을 가졌지만 필부만도 못한 포부를 지녔다더니 과연. 명불허전이군.”

정광이 씩 웃었다.

“태사님 말씀에 따르면 저 같은 사람만 있어야 천하가 평화로울 텐데요.”

“……!”

토곤은 무엇을 상상했는지 몸을 부르르 떨며 반박하려 했으나…….

정광은 기다려 주지 않았다.

“여기까지요. 전쟁놀이는 저세상에서 즐기시길.”

서걱-

깨끗하게 잘린 토곤의 머리가 한쪽 구석으로 굴러갔다.

‘어?’

정광은 재빨리 달려가 그것을 다른 쪽으로 걷어찼다.

‘죽어서도 욕심을 못 버리네. 보물이 든 궤짝에 피를 묻혀서야 쓰나.’

장식품들은 일단 제쳐두고.

정광은 두 손바닥을 비볐다.

‘어디 한번 볼까?’

경건한 마음으로 값비싸 보이는 궤짝들을 열었다.

철컹. 철컹.

‘으음.’

토곤은 정광을 실망시키지 않았다.

궤짝들은 금원보와 보석으로 꽉꽉 채워져 있었다.

‘무량수불.’

정광은 토곤의 머리통을 향해 정중히 포권했다.

‘의심이 많은 녀석이라 다행이네. 재물을 이렇게 많이 가지고 다니는 놈이 있을 줄이야.’

전 재산일 리는 없지만 상당한 양이었다.

‘벌 만큼 벌었는데 이건 어디에 쓰지?’

투자할 만한 곳을 생각해 봐도 마땅히 떠오르는 대상이 없었다.

‘간만에 기분이라도 내라 할까.’

천하에 곤륜만큼 돈을 잘 쓰는 곳이 또 있을까.

가난한 이들에게 어찌나 뿌리는지, 밑 빠진 독에 물을 붓는 격이었다.

‘좀 아깝긴 하네. 뭐 그건 천천히 생각하고.’

바닥에 깔린 화려한 양탄자를 걷어내자 땅속에서 올라오는 습기를 막는 두꺼운 천이 드러났다.

그 천에 운룡을 끝까지 박아 넣고 큰 원을 그렸다.

“여차.”

운룡을 들어 올리자 천 조각과 함께 거대한 흙덩이가 따라 올라왔다.

바닥에 큰 구덩이가 파인 상황.

궤짝들과 장식품들을 그 속에 밀어 넣고 흙덩이로 덮었다.

남은 흙은 시신들 위에 뿌려 그들의 넋을 기렸다.

그럴듯한 봉분이 세워지고 마지막으로 양탄자까지 도로 덮자 모든 준비가 끝났다.

정광은 만족스러운 표정으로 손을 툭툭 털고서 입술을 오므렸다.

긴 휘파람 소리가 오이라트 진영을 울렸다.

휘이이익-

* * *

초조한 얼굴로 오이라트 진영을 응시하고 있던 황웅의 눈이 커졌다.

‘저, 저건!’

불길이 하나 치솟는가 싶더니 연이어 번지는 것 아닌가!

‘성공했다는 신호야! 정말 해냈구나!’

조용했던 명군 진영이 뜨겁게 불타올랐다.

오이라트 진영처럼 화마에 휩싸여서가 아니라 사람들의 사기가 충천해서였다.

감숙성주가 격동을 억누르며 나직이 명했다.

“이제 우리 차례다. 가자.”

“충.”

조금 전에 돌아와 쉬고 있던 흑서가 앓는 소리를 내며 몸을 일으켰다.

“망할. 쉴 틈이 없네.”

감숙성주가 그를 위로했다.

“무척 지쳐 보이시는구려. 놈들의 방비가 삼엄했나 보오.”

정광이 황실수호암응의 수응이라고 소개했었기에 말을 높여주는 것이었다.

흑서도 막 나가진 않았다.

감숙성주의 지위도 낮지 않았기에 그에 걸맞게 대우했다.

“나를 어떻게 보길래 그러시오? 그런 것 때문에 피곤한 게 아니라…… 끄응. 말을 안 하는 게 낫지.”

“무슨 일이라도 있었소이까? 각응이라는 자가 원래 계획대로 불도 잘 지르고 있는 것 같소만.”

“특기가 방화라고 떠벌리는 놈의 얘기는 꺼내지 마시오. 어서 갑시다.”

말은 사람보다는 밤눈이 밝으나 칠흑 같은 어둠 속을 달릴 정도는 아니었다.

그래서 명군은 흑서를 따라 두 발로 질주했다.

흑서는 오이라트 진영과 명군 진영을 오가며 파악했던 안전한 길로 병력을 이끌었다.

그리고 결국 혼란에 빠진 오이라트군과 만나게 됐다.

감숙성주가 내공을 끌어 올려 외쳤다.

“전군, 나를 따르라!”

“충!”

“수응, 부탁하오!”

“알겠소.”

흑서의 인도하에 감숙성주와 명군이 달렸다.

첫 번째 목표는 군마들이 모여 있는 곳.

유일하게 남겨진 황웅과 의용단은 긴장한 얼굴로 사방을 살폈다.

그러던 중, 군사 서도한이 한 방향을 가리켰다.

“단주! 저쪽입니다.”

“……!”

모두의 시선이 그쪽을 향했다.

화려한 금광이 검은 하늘을 아름답게 가르고 있었다.

황웅이 이를 악물었다가 열며 소리쳤다.

“진옥룡이 저곳에 있다! 의용단은 그와 합류해 그의 명을 따른다!”

“하아!”

의용단이 질주했다.

오이라트군을 도륙하고 있던 정광이 반갑게 맞이했다.

“의욕이 넘치시네요. 그럼 가보죠. 앞으로 여러분이 걸어갈 길을 보러.”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