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부 89화
하기 싫은 것과 못 하는 것
정광은 수미상회(粹米商會)를 마지막으로 미곡상 인수 작업을 끝마쳤다.
“분타주님. 시작하죠.”
“알겠네. 뭣들 하느냐? 어서 나르지 않고!”
개방 하북분타 거지들은 즉시 윤우의 명을 따랐다.
“수레를 끌고 와라!”
“해가 지고 있다! 요령 부리지 말고 빨리 움직여!”
창고에 쌓여 있던 가마니들이 소가 끄는 수레에 실려 나갔다.
거지들이 수많은 소들을 몰며 곡식을 나르는 진풍경이 펼쳐졌다.
바삐 돌아다니며 꼼꼼히 챙기던 윤우는 창고가 텅 비게 되자 정광에게 정중히 포권했다.
“진옥룡. 자네의 의기, 잊지 않겠네.”
“뭘요. 다른 곳도 끝났을까요?”
“이곳보다 더 빨리 시작했으니 그렇겠지. 내 직접 한 바퀴 돌아보겠네. 걱정하지 말고 푹 쉬게나.”
“그럼 다음에 봬요.”
“하하. 조심히 가게.”
윤우가 흐뭇한 얼굴로 떠났다.
정광의 표정도 그와 비슷했다.
“자오. 가죠.”
“네, 단주.”
개방 거지들이 깨끗이 치워준 창고에 들어갔다.
정광은 암왕이 했던 말을 떠올리며 한쪽 구석으로 향했다.
바닥에 깔린 지푸라기를 걷어내니 세월의 때가 잔뜩 묻은 벽돌들이 보였다.
정광의 눈이 빛났다.
진짜 고수만 알아볼 수 있는 미세한 흔적을 발견한 것이다.
“여기까진 맞네요.”
자오가 긴장한 얼굴로 조언했다.
“단주. 조심하십시오. 말씀하셨던 것처럼 사부의 심술은 보통이 아닙니다. 제가 얼마나 많은 고생을 했는지 상상도 못 하실 겁니다. 예를 들면…….”
“그냥 지금 예를 보죠.”
정광은 암왕이 알려준 순서대로 벽돌들을 눌렀다.
바닥 밑에서 기관장치가 움직이는 소리가 나더니 벽돌들이 움직였다.
큰 구멍이 생기고 그 속에서 암기들이 솟구쳤다.
“생각보단 상냥한 인사네요.”
정광은 허리를 슬쩍 젖혀 암기들을 피했다.
의아한 얼굴로 지켜보던 자오가 허탈한 웃음을 흘렸다.
“허허. 돌아가실 때가 되고 나서야 심술을 버리셨나 봅니다.”
아니었다.
쿠궁!
두 사람이 디디고 있던 바닥이 아래로 꺼졌다.
재빨리 신법을 펼쳐 물러났지만 다음 인사가 이어졌다.
후우욱-
독연(毒煙)이 피어올랐다.
창고가 순식간에 시꺼먼 연기로 가득 찼다.
정광은 자오의 뒷덜미를 잡고 밖으로 신형을 날렸다.
‘통째로 사길 잘했네.’
아주 괜찮은 기관장치였다.
몰래 숨어들어 와 건드렸으면 엄청난 인명 피해가 일어났으리라.
지금도 안전한 건 아니었다.
독연이 창고 밖으로 새어 나오고 있었다.
자오가 다급한 표정으로 독연을 가리켰다.
“단주. 여기는 외딴곳이 아닙니다. 저게 밖으로 퍼지면 많은 사람이 죽을 겁니다.”
“쉽게 쉽게 가죠.”
“네? 어, 어떻게 말입니까?”
정광은 불을 질렀다.
붉은 화마가 창고와 독연을 집어삼켰다.
그 광경을 넋이 나간 얼굴로 지켜보던 자오는 정광의 말을 듣고서야 정신을 차렸다.
“영인문의 무공과 재물은 안전할 테니 상심하지 마세요. 아까 슬쩍 봤는데 지하 통로가 꽤 깊었거든요.”
“……제가 놀란 건 그것 때문이 아닙니다. 너무 과격하지 않습니까?”
“무슨 말씀이에요. 요녕성에서 금주호가를 홀랑 태워 버리셨으면서.”
정광은 자오의 어깨를 두드리며 말을 이었다.
“밖에 사람들이 몰려오고 있으니 나가서 설명 좀 해주세요. 고아들이 지낼 건물을 만들기 위해 쓸데없는 창고를 태운 거라고요.”
“아! 알겠습니다.”
자오는 임무를 훌륭히 완수했다.
불구경하러 달려왔던 사람들은 자오의 설명에 수긍한 게 아니라 끝없는 수다에 질려 돌아갔다.
“아니, 왜들 그러십니까? 이제 본격적인 얘기를 시작할 참인데…….”
그사이 정광은 불을 껐다.
물이나 흙을 부어 그런 게 아니라 운룡을 휘둘러 창고를 조각조각 내고 불씨를 날려 버렸다.
그리고 장력을 날리자 연기가 흩어졌다.
정광은 자오와 함께 바닥에 뚫린 구멍으로 들어갔다.
계단을 걸어 내려가자 철문이 보였다.
자오가 불안한 기색을 감추지 못하고 중얼거렸다.
“설마 이번에도 그런 건 아니겠지.”
“열어보면 알겠죠.”
정광은 암왕이 알려준 방법대로 철문을 밀었다.
암왕도 양심은 있었는지 철문이 부드럽게 열렸다.
천장에 박힌 야명주가 은은한 빛을 뿌리는 아담한 공간이 드러났다.
정광의 미간에 골이 생겼다.
‘이게 뭐야? 영인문, 가난한 애들이었어?’
금원보와 전표가 산처럼은 아니더라도 잔뜩 쌓여 있을 줄 알았거늘, 궤짝 몇 개뿐이라니.
하지만 궤짝도 궤짝 나름이었다.
자오가 조심스럽게 덮개를 열자 속에 있던 보석들이 영롱한 빛을 뿌렸다.
“오오. 역시 천하제일살문이네요.”
정광의 감탄에 자오가 신중한 얼굴로 답했다.
“일단 다른 것들도 전부 열어보겠습니다.”
끼이익-
궤짝들은 보석으로만 채워진 게 아니었다.
독, 병기, 무공서 등 다양한 것들이 있었다.
‘딱 봐도 보통 것들이 아니네.’
정광은 보석에만 관심이 있었기에 순수하게 기뻐했다.
“자오가 영인문의 맥을 잇게 됐네요. 문주가 되신 거 축하드려요.”
“……문주요?”
“네. 싫으세요?”
자오는 당황한 얼굴로 두 손을 내저었다.
“싫다기보단 그게 맞는 일인가 싶습니다. 그럴 만한 능력도 안 되고 말입니다.”
정광이 어깨를 으쓱했다.
“잇고 말고는 자오가 정하는 거죠. 그럼 물건만 챙기세요. 암왕 어르신의 시신에서 챙겼던 것들은 특별한 게 없었는데 이것들이라도 얻으셔야죠. 자오 말고 누가 이것들을 가질 자격이 있겠어요?”
이런 대단한 것들을 전부 갖게 되다니.
자오는 열기 어린 눈으로 그것들을 둘러보다가 정광에게 예를 표했다.
“감사합니다. 모두 단주 덕분입니다. 보석은 제게 큰 쓸모가 없으니 단주께서 좋은 곳에 쓰시면 좋겠습니다.”
정광은 단칼에 거절했다.
“안 돼요. 절반만 가지기로 암왕 어르신과 약조했어요.”
“그래도…….”
자오는 말끝을 흐릴 수밖에 없었다.
정광의 눈에 담긴 안타까운 마음을 느껴서였다.
“자오. 혼인하고 싶으시다면서요. 재물이라도 있어야 가능성이 조금이라도 높아지지 않을까요?”
“무, 무슨 말씀입니까? 재물 따위 없어도 아무런 문제 없습니다.”
자오는 정광의 충고를 격렬하게 거부했다.
허나 정광의 고집을 이길 리가 있나.
“후우우. 제가 졌습니다. 당장 쓸 일은 없으니 단주께서 투자하시는 곳에 넣어두는 것으로 하지요.”
두 사람은 궤짝들을 들고 땅 위로 올라갔다.
자오는 바닥에 뻥 뚫린 구멍을 내려다보며 걱정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누가 봐도 의심하겠군요. 이걸 어떻게 감출까요?”
어떻게 감추긴.
메꾸면 되지.
정광은 창고 잔해를 쏟아 넣었다. 주변 바닥의 흙을 운룡으로 깎아 보태니 그 깊은 구멍이 흔적조차 없이 사라졌다.
“이제 됐죠?”
“……네, 단주.”
정광은 어두워진 하늘을 보며 눈살을 찌푸렸다.
“너무 늦었네. 그만 가죠.”
말이 끄는 수레에 궤짝들을 실었다.
수미상회에서 나가 팽가로 향했다.
정광은 팽가 근처에 이르자 자오에게 명했다.
“자오 혼자 들어가세요. 요녕성에서 가져온 전표가 가득 실린 수레 있죠? 그걸 맡겼던 것처럼 보석들도 보관해 달라고 하세요.”
“그렇게 하겠습니다. 단주께선 황궁으로 가실 겁니까?”
“네. 자오는 팽가에서 오늘 얻으신 것들을 확인하세요. 이틀 뒤에 양위식이 열리니까 그때 태상가주님을 모시고 황궁에 함께 오시는 것으로 하죠.”
안 그래도 독, 병기, 무공서를 빨리 확인하고 싶었던 자오는 기쁜 마음으로 명을 따랐다.
“알겠습니다, 단주.”
“아. 고아원을 만들 생각인데 팽가에 관리를 부탁드리고 싶다고 운만 띄워주시고요.”
“이해했습니다. 자세한 건 단주께서 직접 말씀드릴 거라 전하겠습니다.”
정광은 자오와 헤어져 황궁에 도착했다.
단본궁으로 가는데 건청궁 쪽에서 오는 혜진이 보였다.
혜진도 정광을 발견하고 발걸음을 빨리했다.
“단주. 나가셨던 일은 잘됐습니까?”
“네. 자오는 이틀 뒤에 올 거예요. 소저는 어땠어요? 평소보다 좀 늦으신 걸 보니 무슨 일이라도 있었던 것 같은데.”
혜진이 씁쓸하게 웃었다.
“의식이 없는 사람을 지켜보기만 하면 되는데 특별한 일이 있을 리가요. 이것저것 생각하다 보니 조금 늦었습니다.”
정광은 고개를 주억거렸다.
“지루하면 생각이 많아지기 마련이죠. 조간왕 전하도 영평공주님도 내일 결판을 내죠.”
혜진의 눈이 살짝 커졌다.
“내일 말입니까?”
“네. 양위식 전에 끝내야죠. 무슨 문제라도 있나요?”
혜진은 잠시 고민하다가 정광을 똑바로 바라봤다.
“단주. 하나만 부탁드려도 되겠습니까?”
“말씀하세요.”
“내일, 제가 먼저 조간왕 전하와 대화를 나눠보고 싶습니다. 허락해 주십시오.”
“그러세요.”
정광이 너무 쉽게 승낙하자 혜진은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다.
정광은 그런 그녀를 보며 의아한 목소리로 물었다.
“왜 그러세요?”
“……단주께서 그리신 큰 그림을 제가 망치면 어쩌려고 그러십니까?”
“지금까지 잘해오셨잖아요. 앞으로도 잘하실 거예요.”
“그래도 잘못되면…….”
“덧칠을 하거나 방향을 바꾸면 되죠. 뭐 어려운 일이라고.”
정광은 고개를 갸웃하며 덧붙였다.
“그래도 귀찮아지긴 하겠네요. 그러니 잘하세요. 됐죠?”
“……알겠습니다. 가시지요.”
혜진은 희미한 미소를 띤 채 발걸음을 옮겼다.
정광이 그녀와 함께 단본궁에 들어가자 황태손이 굳은 표정을 풀며 맞이했다.
“이제야 안심이 되는군. 왜 이렇게 늦으셨소?”
“많이 늦진 않았는데요.”
“저녁 식사 시간이 지났잖소. 그런데도 안 돌아오다니. 큰일이라도 난 줄 알고 걱정하고 있었소.”
“아! 저녁 안 먹었네.”
황태손이 빙그레 웃었다.
“준비해 오라 이를 테니 조금만 기다리시오. 이 기회에 술이나 한잔 나눕시다. 헌데 각응이 안 보이는구려.”
“이틀 뒤에 팽 노야를 모시고 올 거예요.”
“아! 사부님께서 승낙하신 것이오?”
“물론이죠. 아주 기뻐하시던데요.”
“하하. 수고하셨소이다.”
황태손도 기뻐했다.
자연히 식사 자리도 화기애애해졌다.
술잔이 돌았다.
혜진은 오랜만에 술을 공기처럼 마시는 신기를 선보였다.
그리고 다음 날 아침.
혜진은 말짱한 몸과 정신으로 조간왕을 만났다.
함께 간 정광이 소혜에게 부탁했다.
“소저. 깨워주세요.”
“알겠습니다.”
소혜가 심공을 쓰자 조간왕이 깨어났다.
정광은 소혜와 함께 조용히 나갔다.
홀로 남은 혜진이 잠시 망설이다가 조간왕에게 물었다.
“괜찮으십니까?”
멍했던 조간왕의 눈에 초점이 돌아왔다.
그리고 커졌다.
“……!”
정신이 들자마자 보이는 게 딸이라니. 그것도 버리다시피 했던 딸.
조간왕은 애써 태연한 표정을 지으며 입을 열었다.
“누군가 했더니 강호의 여인이었군. 왜 아직 황궁에 있는 것이냐?”
“어쩌다 보니 그렇게 됐습니다.”
“뭐가 어떻게 된 것이지? 폐하는? 황태손은? 자객은 잡은 것이냐?”
“두 분은 무사하십니다.”
“다행이군.”
“자객도 잡았습니다.”
“잘됐어.”
“명교주도 주살했지요.”
“……!”
애써 지키고 있던 조간왕의 평정이 무너졌다.
혜진은 그 기색을 눈치채고 말을 이었다.
“아버님. 정말 저를 살리려고 아미산에 보내신 겁니까?”
조간왕의 손이 떨렸다.
“불편한 곳이라도 있으신지요?”
조간왕이 자신의 두 손을 힘주어 맞잡았다.
그제야 떨림이 멎었다.
“아니다. 네가 나를 아비라 부를 줄은 몰라서 그랬다. 나를 원망하지 않느냐?”
“그저 사실을 알고 싶을 뿐입니다.”
조간왕은 천천히 고개를 숙였다.
그의 입에서 억눌린 목소리가 새어 나왔다.
“큰형님께서 황태자가 되신 뒤. 언제 어떻게 숙청될지 몰라 두려움에 떨었다.”
어지러운 마음에 외유를 나갔다가 민간 여자를 만나게 됐고 그녀의 따뜻한 성정에 매료돼 인연을 맺었다.
“그리고 네가 태어났지. 하지만 가까이할 수 없었다. 내 일거수일투족을 주시하며 흠을 잡으려는 자들이 너무 많았어.”
그렇게 시간이 흘렀다.
맏형 주고치의 상세가 갈수록 안 좋아지고 황제는 황태손에게 힘을 실어주려 했다.
조간왕은 신변에 더 큰 위험을 느끼게 됐다.
“부황께선 잔인한 분이시다. 황태손을 위해 둘째 형님과 나를 죽이고도 남을 만큼.”
유약했던 조간왕은 신경질적으로 변해갔다.
이렇게 살 바엔 그냥 죽는 게 낫다고 자조하며 하루하루를 보냈다.
그러던 어느 날.
혜진의 어미가 죽었다는 소식을 듣게 됐다.
은밀히 몸을 빼내 그녀의 집에 갔을 때.
멀리할 수밖에 없었던 어린 여식을 보았다.
“미안했다. 너라도 살리고 싶었다. 그렇게라도 해서 외롭게 떠난 네 어미와 힘들게 큰 너에게 사죄하고 싶었다.”
조간왕은 재물을 털고 인맥을 동원해 혜진을 아미파로 보냈다.
“그게 십여 년 전이지. 그 후 술로 세월을 보내며 죽을 날만 기다렸다. 그런데 말이다. 내가 왜 죽어야 하냐는 분노가 솟더구나.”
그때, 건강이 안 좋은 어미이자 황제의 정비인 인효황후가 조간왕의 소식을 듣고 그를 불렀다.
그녀는 괴로워하는 막내아들을 보며 안타까워하다가 명교 교리의 일부를 조심스레 설명하며 다 괜찮아질 거라 위로했다.
“그때부터였지.”
기댈 곳이 없던 조간왕은 어미에게 의지했다.
그리고 얼마 안 가 명교에 빠져들었다.
가만히 듣고 있던 혜진이 한숨을 쉬었다.
“후우. 인효황후께서 영평공주님처럼 전하도 명교도로 만드셨군요.”
조간왕의 눈이 커졌다.
“누이도 명교도였느냐?”
“모르셨습니까?”
“허허. 허허허. 그래. 그렇게 조심스럽게 처신하셔야 했겠지. 누이도 내가 명교도라는 것을 모를 게 뻔하군.”
이렇게 우스운 일이 있나.
모든 게 망가지고 돌이켜보니 전부 부질없는 짓이었다.
갑자기 나타난 명교주의 제안을 받아들인 것도. 어차피 죽을 바엔 황제와 황태손을 죽이고 황위에 오르리라 다짐했던 것도 헛된 꿈이었다.
‘참 허망한 삶이로다.’
생에 대한 의지를 모두 잃는 순간.
혜진이 조용히 물었다.
“복마전이라 불리는 황궁에서 벗어나 자연을 벗하며 사시는 건 어떠신지요?”
“몇 년 전이면 모르겠다만. 지금은 관심 없다.”
“정말 관심이 없으신 겁니까, 아니면 불가능한 일이라 생각해 포기하신 겁니까?”
“…….”
하기 싫은 것과 못 하는 것은 다르다.
조간왕은 혜진의 날카로운 지적에 자신의 마음을 들여다봤다.
아무리 바라봐도 뿌옇기만 했다.
“솔직히 모르겠다.”
“그럼 일단 해보시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조간왕은 복잡한 눈으로 혜진을 응시했다.
“널 버린 아비를 왜 살리려는 것이지?”
혜진은 담담히 답했다.
“제게 기회를 주셨으니 저도 드리고 싶을 뿐입니다.”
“네게 그럴 능력이 있느냐?”
“제겐 없지만 제 동료에겐 있지요.”
동료라니?
곧 알 수 있었다.
혜진은 고개를 돌려 정광을 불렀다.
“단주. 전하와 할 얘기는 다 했습니다. 들어오시지요.”
밖에서 듣고 있던 정광이 문을 열고 들어와 웃었다.
“하하. 수고하셨어요. 전하. 좀 춥고 위험한 곳도 괜찮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