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곤륜마협-340화 (339/569)

2부 69화

막중한 임무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이 업으로 삼거나 관심 있는 분야에 종사하는 자들의 능력을 평가하길 좋아한다.

그 평가를 기반으로 서열을 나누는 건 더 좋아하고.

허나 사람마다 안목이 다르고 판단 근거인 정보의 질과 양도 천차만별이기 마련.

거기에 혈연, 지연, 학연 등에 따른 사심까지 섞이게 된다.

자연히 저마다 다른 명단을 뽑아 남의 것과 비교하며 갑론을박을 벌일 수밖에.

서열을 나누는 제일 확실한 방법은 천하 곳곳에 퍼져 있는 대상자들을 한날한시에 모아놓고 겨루게 하는 것인데 그게 되나.

결국 수많은 격론과 타협을 거쳐 대충 뭉뚱그리게 되곤 하는데 무림의 경우 정도무림십대고수 십존(十尊), 사파무림팔대고수 팔사(八邪)가 그 예 중 하나다.

문제는 여기부터다.

뽑은 사람들이야 재미 삼아 했지만 당사자들까지 재미있을 리 있나.

‘내가 그놈들과 동급이라고?’

‘이런 미친놈들을 봤나!’

‘눈깔이 삐어도 정도가 있지!’

실제로 잘못된 평가가 많았다.

맞는 평가라 해도 수긍하기 싫었고.

무림인에게 자존심을 빼면 뭐가 남을까.

자신이 더 낫다는 걸 증명하기 위해 생사결을 벌이게 됐다.

‘헉. 헉. 내가 이겼다! 내가 위야!’

같이 묶여 불리던 고수를 죽여놓고 기뻐하는 것도 잠시.

사람들은 숫자를 맞추는 걸 좋아하기에 또다시 치열한 격론과 타협을 거쳐 새로운 이를 끼워 넣었다.

‘이런 미친…….’

‘기껏 하나 지웠더니 더 말도 안 되는 놈을 집어넣어?’

오래전부터 이런 일들이 반복되다 보니 평가받는 고수들은 깨달음을 얻었다.

정말 턱없는 경우가 아니면 콧방귀를 뀌며 넘어가게 된 것이다.

‘우리끼리 치고받아서 뭐해?’

‘더 이상 노리개가 될 순 없지. 너희들 멋대로 해라.’

강호에 평화가 찾아왔다.

요즘 고수들은 야망도 자존심도 없다며 한탄하는 이들도 있었으나 알게 뭔가? 그 요즘 고수들 입장에선 싸워봐야 자신들만 손해인데.

하지만 황궁 고수들의 경우는 달랐다.

출신도 소속도 제각각이었지만 황제의 검이자 방패인 건 마찬가지.

황제를 지키기 위해 서로의 능력을 정확히 파악해야 했다.

황궁이라는 한정된 공간에 함께 있었기에 겨루기도 편했고.

물론 황궁 무인들 역시 숫자 맞추는 걸 좋아했기에 황궁십대고수들 간에도 실력의 편차가 크다고 들었지만…….

정광은 금의위 지휘사를 바라보며 대놓고 물었다.

“지휘사님이 황궁십대고수 중 제일이라 들었는데. 맞나요?”

“네가 남았다며 겨루자는 것처럼 말하더니 엉뚱한 걸 묻는구나.”

지휘사는 고개를 끄덕였다가 저었다.

“그렇기도 하고 아니기도 하다.”

“왜요?”

“생사를 걸고 겨룬 적은 없기 때문이지.”

“아. 비무에선 제일이신데, 생사결은 안 해봐서 모르신다는 말씀이네요.”

“그렇다.”

정광이 한쪽 입꼬리를 끌어올렸다.

“살심을 품고 싸우면 어떻게 될 거라고 예상하세요?”

“너 같은 고수가 그런 아둔한 질문을 할 줄이야.”

지휘사가 눈살을 찌푸리며 말을 이었다.

“각자 장기가 다르고 상성에 따라 의외의 결과도 나오곤 하는 게 생사결이거늘. 해봐야 아는 것 아니냐?”

“하하. 그렇긴 하죠.”

정광은 지휘사가 마음에 들었다.

자신을 냉정하게 평가하는 건 쉬운 일이 아니건만. 도발까지 했는데도 제대로 답하지 않는가.

“지휘사님, 그럼 시작하죠.”

“둘이 겨루자는 의미냐?”

“네.”

지휘사가 인상을 찡그렸다.

“네가 날 실망시키는구나. 만수절 경계 계획의 허점을 지적함으로써 승부를 내야 하는 것을. 강호의 무부 아니랄까 봐 비무 따위로 해결하려 하다니.”

“네? 무슨 말씀이세요?”

정광은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으며 아직도 진형을 이루고 있는 금의위 무장들을 가리켰다.

“계획서대로라면 저 진형의 끝에 황상이 계시잖아요. 지휘사님은 그 옆에 계시고.”

“그런데?”

“저분들은 이미 돌파했다 치고. 그다음엔 지휘사님을 상대해야 하니 싸우자고 말씀드린 건데요.”

“……!”

금의위 무장들의 얼굴이 딱딱하게 굳었다.

그들은 모두 명문가의 자제들이자 무과에 급제한 인재들이었다.

뿐이랴. 요직 중의 요직인 금의위에 차출될 만큼 뛰어난 무인들이었는데 언제 이런 모욕을 당해봤겠는가.

분노한 무장들 중 한 명이 정광에게 경고했다.

“진옥룡. 그대의 명성은 귀가 따갑게 들었소. 허나 그대가 아무리 대단하다 해도 우리를 모욕할 순 없소이다.”

“모욕한 게 아니라 사실을 말씀드린 건데요.”

무장의 관자놀이에서 핏줄이 툭 불거졌다.

“무인은 실력으로 말하는 법. 증명해 보시오.”

“다치시면 안 되는데. 같은 편끼리 뭐 하러…….”

무장이 한 마디 더하려고 하는데 지휘사가 제지했다.

“그만.”

“충!”

지휘사가 발걸음을 옮겼다.

진형 끝까지 간 그는 신형을 돌려 정광에게 요구했다.

“증명해라.”

“못할 건 없는데. 진검으로요?”

“물론.”

이렇게까지 하자고 하는데 거절할 필요 있나.

“그러죠.”

정광은 바로 운해비영(雲海飛影)을 펼쳐 무장들 위로 날아갔다.

그가 이렇게 빨리 움직일 줄 몰라 멈칫했던 무장들은 바로 정신을 차리고 대응했다.

“자(刺)!”

한 백호(百戶)의 외침과 함께 수십 개의 창날이 날카로운 파공음을 내며 동시에 솟구쳤다.

무림인 못지않은 내공을 담아 군(軍) 특유의 일사불란한 병진으로 펼치는 일격!

무림과 군부의 장점만 결합한 이 한 수에 허공에 몸을 띄운 적은 당황해야 마땅했으나.

정광은 달랐다.

“여차.”

몸을 활처럼 뒤로 휘었다가 앞으로 접자 그의 신형이 쏜살처럼 쏘아졌다.

‘궁신탄영(弓身彈影)!’

정광이 지나간 허공을 찌른 무장들은 두 눈을 부릅뜨며 속으로 외쳤다.

‘이 순간에 궁신탄영이라니!’

‘그것도 이렇게 빠르게!’

‘소문보다 더하잖아!’

진옥룡의 사문이 곤륜이라는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머리 위로 날아올 땐 곤륜이 자랑하는 운룡대팔식을 펼쳐 창날을 피할 줄 알았거늘, 궁신탄영으로 속도를 배가할 줄이야!

진형 뒤쪽에서 내공을 끌어올리고 있던 천호(千戶)가 순식간에 다가온 정광을 노려보며 명했다.

“참(斬)!”

수십 개의 도가 허공을 난자하며 그물망을 그렸다.

어찌나 촘촘한지 사람은커녕 바람조차 빠져나가지 못할 정도!

미리 펼쳤기에 정광이 아까처럼 속도를 높여도 통과할 수 없는 상황이었으나.

날아오던 정광의 신형이 뚝 멈추더니 세차게 떨어져 지면에 안착했다.

‘천근추(千斤錘)!’

무장들의 입이 떡 벌어졌다.

기껏 머리 위에 엄밀한 포위망을 짰는데 바닥에 내려서?

‘이렇게 순식간에 떨어져 내리는 천근추가 있나!’

‘이런! 놈이 뚫고 들어오기 전에 막아야 해!’

급히 도를 내려 전면을 보호하는데.

“이 정도 숫자면 해볼 만하죠.”

정광은 이미 움직이며 외치고 있었다.

“어금니 꽉 깨무시는 게 좋을 거예요!”

양떼 속에 뛰어든 호랑이가 이럴까.

정광은 무장들 틈을 누비며 정성스레 주먹을 내질렀다.

화려하면서도 우아하기 그지없는 추운권(追雲拳)이었다.

빠바바바박!

“끄아악!”

주먹에 맞은 무장들이 비명을 토하며 훨훨 날아갔다.

다른 무장들의 눈에 살기가 맺혔다.

“이런 악독한 수를 쓰다니!”

“소문대로 사정이 없구나!”

정광은 주먹질을 멈추지 않으며 대꾸했다.

“얼마나 신경 써서 조절했는데 사람을 그렇게 매도하세요? 맞은 분은 귀천하신 것과 다름없으니 다시 끼어들면 안 돼요!”

신경을 써서 조절해?

뭘?

무장들은 곧 알게 됐다.

훨훨 날아 바닥에 나동그라졌던 동료들이 신음을 흘리며 몸을 일으키고 있었다.

“이, 이보게. 괜찮은가?”

갈비뼈를 어루만지며 일어난 무장이 황당한 표정으로 대답했다.

“엄청난 타격이었는데 부러지지 않았네. 대체 내공을 어떻게 운용했길래…….”

그제야 무장들은 정광의 말을 이해했다.

동시에 정광에 대한 평가를 수정하게 됐다.

‘내공을 소모하면서까지 손속에 사정을 뒀구나.’

‘소문을 곧이곧대로 믿으면 안 된다더니 과연.’

하지만 맞는 순간의 통증은 끔찍했다.

“크헉!”

“아악!”

“너, 너무 아파!”

정광은 미래의 그들에겐 사정을 뒀으나 당장의 그들에겐 무자비했다.

곤륜의 절기들이 펼쳐질 때마다 다양한 높낮이의 곡소리가 울려 퍼졌다.

무장들의 눈에 두려움이 맺히기 시작했다.

‘고금제일천재라더니!’

‘정말 사실이었나?’

정광의 가공할 신위는 주먹질만이 아니었다.

“지휘사님을 상대하려면 내공을 아껴야 하는데. 쉽게 갈게요.”

쉽게?

또 뭘 하려고?

모두 의아해하는 순간 정광의 신형이 먼지처럼 흩어져 사라졌다.

‘말도 안 돼!’

‘은신술이잖아!’

명문 중의 명문인 구파일방 중 하나이자 도교의 성지인 곤륜파의 제자가 은신술을 쓰다니!

‘망할! 어디에 있는 거지?’

‘느껴지지가 않아!’

‘이게 무슨 망신이란 말인가!’

경악한 무장들과 달리 제일 뒤에 있던 지휘사는 침착한 얼굴로 상황을 주시했다.

허나 그의 속마음은 무척 놀란 상태였다.

‘강하다는 건 알고 있었지만 이런 식으로 금의수호팔진(錦衣守護八陣)을 농락해?’

비록 팔진(八陣) 중 일진(一陣)뿐이고 약식으로 펼쳤다곤 하나 이런 일이 있을 수 있나.

‘신법과 권법을 이용한 정공에 당하고 은신술을 쓰는 암공에도 희롱당하고 있다. 내가 막아야 해.’

지금이 실제 만수절(萬壽節)이라 치면 지휘사의 뒤엔 황제가 앉아 있었다.

‘내가 뚫리면 황제 폐하께서 붕어하신다.’

원래대로라면 황실수호암응 일호가 은신해 있고 병필태감과 어림군 지휘사 역시 있었겠지만 없는 것으로 쳐야 했다.

단 한 명에게 당하고 그런 변명을 할 수는 없지 않은가?

‘어디냐?’

내공을 더 섬세하게 운용하며 기감을 확장했다.

‘여기구나!’

지휘사의 눈이 빛나며 그의 허리춤에서 섬광이 일었다.

검집에서 빠져나온 보검이 무서운 기세로 좌측 허공을 베었다.

쩌엉!

귀가 찢어질 듯한 굉음과 함께 불똥이 튀었다.

그 불똥이 사그라지며 운룡을 움켜쥔 정광이 모습을 드러냈다.

“이런. 여기까지인가.”

“뭘 더 바란 것이냐?”

“아시면서.”

“갈!”

지휘사의 검이 천지를 양단할 기세로 떨어졌다.

운룡은 눈부신 황금빛을 쏟아내며 유룡검(遊龍劍)의 검로를 따라 천하를 희롱했다.

검과 검이 부딪히고 사람과 사람이 얽혔다.

지휘사가 한 치도 밀리지 않고 맞서자 정광의 입가에 미소가 걸렸다.

‘쓸 만한 검을 갖고 있네. 이래야 재밌지.’

운룡보단 못하지만 보검이라 부를만했다.

‘그걸 쓰는 사람이 더 대단하지만.’

지휘사는 황궁제일고수라 불릴 만큼 강했다.

하지만 명백한 한계가 있었으니.

그는 지름이 일장쯤 되는 가상의 원을 그리고 그 안에서만 움직이며 정광을 상대하고 있었다.

그 원의 중심엔 황제가 있을 터.

‘그렇게 황제를 지키려고 하면 쓸 수 있는 무공이 한정돼 버릴 수밖에 없잖아.’

본래 사람이란 죽이는 것보다 지키는 게 더 힘든 법.

생사결을 벌이고 싶을 만큼 강한 상대였지만 이래서야 무슨 흥으로 싸우나.

하지만 정광은 가능했다.

‘일방적으로 패는 맛으로 싸우지.’

지휘사의 주위를 맴돌며 강한 검격을 연달아 내질렀다.

지휘사는 움쭉달싹 못한 채 그것들을 전부 받아내야 했다.

격돌이 일어날 때마다 한두 걸음씩 물러나 충격을 흘리는 정광과 한 발자국도 물러날 수 없는 지휘사의 차이는 컸다.

‘좋아. 손맛이 아주 그만인데.’

패고 패고 또 패고 싶었지만.

조금만 더 했다간 지휘사가 내상을 입을 상황.

쓸 만한 말을 이렇게 소모시킬 수야 있나.

정광은 훌쩍 뛰어 물러난 뒤 운룡을 거꾸로 쥐며 포권했다.

“사정을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넋 잃은 표정으로 지켜보고 있던 무장들이 입을 떡 벌렸다.

‘일방적으로 두들겨 놓고 뭐?’

‘지휘사께서 제대로 하셨으면 네가 그렇게 서 있을 수 있었을 것 같으냐!’

하지만 지휘사는 상황을 냉정히 판단했다.

‘강해. 생각보다 더.’

그래도 황제라는 짐을 벗고 싸우면 호각으로 겨룰 수…….

‘쓸데없는 생각을 하다니.’

지휘사는 내심 고개를 저었다.

그깟 게 무슨 소용이랴.

그는 무인이 아니라 황제의 검이자 방패인 것을.

‘놈이 여기까지 접근했으니 진 것이나 마찬가지야.’

정광은 독공의 고수.

독분이라도 뿌렸으면 황제가 무사할까?

더구나 정광이 지금 물러나 있는 곳은 황태자와 황태손이 앉아 있을 자리였다.

‘불손한 생각이지만 대명에는 더 안 좋은 결과야.’

천운이 도와 황제를 살리더라도 이리 되면 황태자와 황태손은 필사다.

황태자야 명이 얼마 안 남았으니 그렇다 쳐도 황태손이 죽는 건 큰 문제였다.

‘신하 된 도리로 이런 생각을 해선 안 되나 황태손 저하만 한 인재는 없어.’

물론 실제 상황에선 또 다른 고수들이 황태자와 황태손을 지켰겠지만 그들 중 정광을 막을 만한 이는 없었다.

‘으음. 이 녀석이 굳이 이런 수를 쓴 건…….’

지휘사의 눈이 차갑게 빛났다.

“만약 명교에서 자객을 보낸다면, 황상뿐만 아니라 다른 분들도 노릴 것이란 의미냐?”

“네.”

“놈들이 그런 능력이 있으리라곤 믿기지 않는다.”

“사실 저도 그래요. 하지만 최악을 가정하고 준비해야죠.”

“…….”

황제와 대명을 위해 살아왔고 앞으로도 살아갈 지휘사는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네 말이 옳다. 네 능력으로 증명했으니 네 뜻대로 해라.”

정광이 씩 웃었다.

“저녁 식사 시간 됐는데 밥부터 먹고 하죠.”

지휘사는 고개를 들어 저물어가는 해를 바라봤다.

“벌써 시간이 이렇게 됐군. 좋다. 당분간 힘을 합쳐야 하니 안면도 익힐 겸 함께하자.”

지휘사는 시선을 돌려 휘하 무장들을 응시했다.

“우리는 진옥룡에게 패했다.”

“…….”

“그의 능력이 우리보다 뛰어나니 그가 만수절 경계 계획을 수정할 것이다.”

“…….”

“모두 진옥룡의 말에 따라 황제 폐하와 대명을 지키길 바란다. 이견이 있는 자, 있는가?”

지휘사의 말이 이어질수록 침통한 표정을 짓던 무장들이 일제히 외쳤다.

“없습니다!”

“그래. 쓸데없이 자존심을 세울 때가 아니야. 너희들이 자랑스럽구나.”

지휘사는 뜨거운 눈길로 수하들을 둘러본 뒤 정광에게 말했다.

“가자.”

“저, 지휘사님.”

“왜 그러느냐?”

“밥은 어디서 먹나요?”

“연무장 밖으로 나가 조금만 가면 금의위 식당이 있다. 무슨 문제라도 있느냐?”

정광이 정색하며 손을 내저었다.

“밥은 따로 먹죠. 막중한 임무가 있어서요.”

“막중한 임무라니?”

“황태손 저하를 위해 기미(氣味)를 해야 해요.”

* * *

정광은 황궁 안으로 들어가 단본궁(端本宮)으로 향했다.

‘맛좋은 걸 두고 왜 맛없는 걸 먹어?’

오늘의 요리는 무엇일까 상상하며 부지런히 발걸음을 옮기는데.

훤칠한 환관이 다가와 모기만 한 목소리로 속삭였다.

진화였다.

“진옥룡. 친왕부에서 이상한 행동이 감지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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