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곤륜마협-310화 (309/569)

2부 39화

기이한 빛

남방장의 검술은 대단했다.

사악-

정광을 정수리부터 사타구니까지 일검으로 베어 양단해 버렸다.

“흠.”

하지만 그것은 잔상.

남방장은 그럴 줄 알았다는 듯 침착한 얼굴로 돌아섰다.

삼장 정도 떨어진 곳에 정광이 서 있었다.

불쾌한 얼굴로.

“예의 없게 뭐 하시는 거예요?”

“그대로 돌려주마. 네가 진옥룡이냐?”

“천하유람단주인데요.”

“그게 그거지.”

남방장은 검을 한 바퀴 돌린 뒤 담담한 어조로 말을 이었다.

“무공과 심계는 물론이오, 역용술까지 대단하구나. 대체 무슨 수법이지? 아무리 봐도 자연스러운데.”

남방장은 자신의 휘하에 있는 낭인들의 얼굴을 모두 알았다.

고영 또한 마찬가지.

정광은 그의 기억 속에 있는 고영의 모습 그대로였다.

“그건 일단 넘어가고. 말들을 해치러 왔느냐?”

“해치다뇨. 저를 뭐로 보고. 영외에 변고가 생겼다길래 얘들은 괜찮나 살피러 왔는데요.”

“그 변고는 네가 벌인 것이다. 말이 앞뒤가 안 맞는구나.”

정광은 가슴을 내밀며 당당히 물었다.

“증거 있어요?”

“……과연. 명불허전이군. 아니, 소문보다 더 뻔뻔해.”

남방장이 고개를 절레절레 젓자 정광이 어깨를 으쓱했다.

“저보다 더하신 분이 그러시면 안 되죠. 노골적으로 시간을 끌고 계시면서.”

“……그걸 알면서 왜 가만히 있는지 궁금하구나.”

“저도 궁금한 게 몇 개 있어서요. 어떻게 알고 오셨어요?”

“……겨우 그걸 물으려고?”

“안 믿기시면 바로 싸우죠.”

남방장은 검으로 전면을 방어하며 느릿하게 설명했다.

“영외의 번초(番哨)들을 아무도 모르게 칠 실력이면 영내에 들어와도 어느 정도 성과를 거둘 수 있었을 텐데 왜 안 왔을까? 이런 의문이 들더구나.”

“사람이 이렇게 많이 모여 있으니 발각되기 쉽잖아요.”

“네 말이 옳다. 영내에서 일을 벌이기엔 변수가 많지. 갑자기 잠에서 깬 이가 네게 죽은 자를 발견하고 소리를 지를 수도 있고.”

남방장이 작게 웃었다.

“흘흘. 헌데 그뿐일까? 상대는 천하의 진옥룡. 다르게 생각해 보았다.”

“어떻게요?”

“우리는 매일 번을 설 수밖에 없다. 진옥룡은 그 번초들을 몰래 죽일 만한 능력이 있고. 그렇게 수를 줄여가며 압박하다가 결국 전멸시킨다. 암. 진옥룡이라면 그러고도 남지.”

“그건 제 질문에 대한 대답이 안 되는데요.”

남방장이 고개를 끄덕였다.

“여기에 와서 네가 고영의 얼굴로 역용한 걸 알기 전까지는 외부에 있는 줄로만 알았다. 대평원에서 우리를 계속 쫓아다니며 일을 벌이는 건 아무리 너라 해도 힘든 일이지. 허나 말들을 해쳐 우리의 발을 묶으면 훨씬 쉬워질 터. 그래서 와본 것이야. 헌데…….”

남방장은 너나 할 것 없이 볼일을 보기 시작하는 말들을 흘깃거리며 탄식했다.

“안타깝게도 이미 늦은 것 같구나.”

“그러게요.”

남방장이 검을 고쳐 쥐며 음산한 목소리로 경고했다.

“이제 시작할 것이냐? 그리 쉽진 않을 게다.”

그는 낭인이라 폄하돼서 그렇지, 대단한 고수였다.

허나 정광은 안중에도 없다는 듯 태연한 눈빛으로 사방을 둘러봤다.

먼저 말들이 시야에 들어왔다.

그 뒤엔 녀석들을 관리하기 위해 나무를 잘라 대충 쳐놓은 울타리가 있었다.

말들과 울타리 때문에 밖이 보이진 않았으나 느낄 순 있었다.

“조금씩 물러나시던 수하분들이 급하게 움직이시네요. 여기에 오시기 전에 명하신 거예요?”

“……내가 바로 안 돌아오면 더 빨리 물러나라 했지.”

“저를 멀찍이서 포위하고 활로 잡으시려고요?”

남방장이 인정했다.

“하수들이 와봐야 무슨 도움이 될까. 그나마 그게 최상의 수였다.”

“그렇긴 하죠.”

“네가 기다려 준 덕분에 대충 모양새는 나온 것 같구나.”

정광은 고수 중의 고수였다.

그 실력에 걸맞게 놀라운 속도로 움직이며 물통마다 미량의 독을 풀어 말이 먹게 했지만, 낭인의 수가 많은 만큼 말도 많았다.

자연히 물통도 많았기에 짧지 않은 시간이 흐른 상황.

거기에 남방장과 대화를 나눈 시간까지 더해졌으니 포위망이 완성되긴 충분했다.

정광은 눈살을 찌푸리며 박도(朴刀)를 뽑았다.

“실례지만 인질이 되어주셔야겠어요.”

“…….”

“도망치진 마세요. 그러다 등에 칼 맞으시면 창피하잖아요.”

남방장은 애초에 도주할 생각이 없었다.

‘경지를 가늠할 수가 없다니. 소문보다 더 강해. 얼마 가지도 못해 뒤를 공격당할 거다.’

뒤를 보이면 어찌해 볼 틈도 없이 속수무책으로 밀리다가 죽을 게 뻔했다.

‘핏덩이는 아직도 안 온 건가? 돌아오게 하려고 몇 명이나 보냈거늘. 대체 어디까지 갔길래…… 아!’

남방장의 눈이 빛났다.

강대한 기가 엄청난 속도로 다가오고 있었다.

그것은 울타리와 말들을 훌쩍 뛰어넘어 정광의 머리 위로 떨어져 내렸다.

거치도를 높이 치켜든 서방장이었다.

“죽어 새꺄!”

“싫은데요.”

정광의 손에 들린 박도가 눈부신 속도로 치솟았다.

카앙!

서방장의 거치도를 튕겨내자마자 우로 회전하여 남방장이 은밀히 찌른 검을 쳐냈다.

채앵!

정광은 박도를 끌어당겨 수직으로 세우며 혀를 찼다.

“이런. 동방장님과 비슷하신 줄 알았는데.”

서방장이 신형을 뒤집어 내려서며 얼굴을 일그러뜨렸다.

“누구와 비교하는 것이냐? 황구(黃狗) 그놈은 우리 중 최약체다!”

남방장이 세 걸음 물러난 뒤 멈추며 날카롭게 충고했다.

“핏덩이! 정신 차리게! 놈의 요사한 화술에 말려들면 안 돼!”

정광은 억울했다.

“혼잣말했을 뿐인데 요사한 화술이라뇨. 진짜 너무하시네.”

“이 새끼가 진짜!”

서방장이 또 흥분하려 하자 남방장이 쏘아붙였다.

“그만! 놈은 강하다!”

“빌어먹을. 나를 바보로 아나. 말 안 해도 알아, 영감!”

서방장은 아는 정도가 아니라 뼈저리게 실감하고 있었다.

거치도를 쥐고 있는 손에서 은은한 통증이 느껴졌다.

정광의 박도와 격돌한 대가였다.

‘망할 놈의 괴물 같으니. 주군의 말씀이 맞았어.’

북쪽에 있는 낭왕이 내려올 때까지 시간을 끌려고 했건만, 결국 이렇게 되어버렸다.

서방장은 정광을 뚫어져라 노려보며 남방장에게 전음을 보냈다.

-영감. 당주들이라도 부르는 건 어때? 거치적거리려나?

-당연한 소리. 우리 둘이 하는 게 낫네. 정 안되면 함께 물러나고. 그러면 죽지 않고 피할 수 있을 걸세.

-튀어서 아래 애들한테 기대자고?

-더 좋은 방법이 있으면 세이공청 할 테니 말해보게.

그런 게 있을 리 있나.

서방장이 인상을 찡그렸다.

-그렇게 되면 저놈이 도주하겠군. 빌어먹을. 말들이 엉망이잖아. 놈이 떠나면 잡을 방법이 없어.

-그건 나중에 생각하세. 말들의 상세가 심각해 보이진 않으니 회복시키고 기동력을 되찾는 게 급선무 아닌가.

맞는 말이었다.

말만 있으면 어떻게든 시간을 끌며 버틸 수 있었다.

-명심하게. 우리는 주군을 기다리기만 하면 돼.

-좋아, 영감. 한번 해보자고.

서방장이 정광을 응시하며 흉흉한 웃음을 흘렸다.

“흐흐. 네놈이 진옥룡이냐?”

“천하유람단주라니까요. 다들 왜 이러세요?”

“뭐든 간에 상관없다. 만에 하나 죽이지 못하면 사지 중 하나라도 잘라주마.”

“두 분 목을 바쳐서요?”

서방장이 비릿하게 웃었다.

“아주 나쁜 장사는 아니지. 너도 죽을 테니까.”

“음. 일리 있는 말씀이네요.”

아무리 정광이라 해도 사지 중 하나가 잘리면 무력이 급감할 수밖에.

그 상태로 수많은 낭인의 일제사(一齊射)를 피하거나 막아내며 포위망을 뚫는 건 불가능했다.

“일단 실력을 한번 보죠.”

정광이 기습적으로 박도를 휘둘렀다.

재빨리 대응하려던 서방장과 남방장이 흠칫했다.

박도가 그들을 베는 게 아니라 바닥에 널린 것들을 닥치는 대로 후려쳐 날리는 것 아닌가!

세상에 나온 지 좀 되어 단단하게 굳은 말똥들이었다.

그것들 중 일부가 그들을 향해 날아왔다.

‘이런 미친놈을 봤나!’

병기로 쳐낼 생각은 눈곱만큼도 없었다.

정광을 주시하며 보법을 펼쳐 모조리 피했다.

“오오. 훌륭한 보법이네요. 하나 정도는 스칠 줄 알았는데.”

정광의 칭찬에 서방장의 관자놀이에서 핏줄이 툭 불거졌다.

‘빤히 보이게 날려 놓고 뭐가 어째?’

내공을 폭발시키려고 하는 순간, 남방장이 전음을 보냈다.

-핏덩이. 흥분하지 말게. 이런 유치한 도발에 넘어가서야 되겠나?

-그래도 너무 열 받잖아! 팔다리 중 하나는 반드시 자른다!

-소문을 떠올리게. 놈은 엄청난 보의(保衣)를 입고 있어.

-아!

-사지를 끊으려 하지 말고 하체나 옷 밖으로 드러난 부위를 노리게나.

-젠장. 그랬지. 여러 가지로 번거로운 녀석이군.

정광은 서방장의 시선이 어디로 향하는지 보고 무슨 속셈인지 눈치챘다.

“강호에는 비밀이 없네요. 왜들 그렇게 입이 가벼우신지 원. 그래도 참 다행인 게…….”

박도에 도기가 맺혔다.

“한 분 잡고 있었더니 다른 분도 와주셨네요.”

“……!”

“크게 기대 안 했는데 다행이에요. 두 분만 등선시켜 드리면 포위하고 있는 분들은 오합지졸이나 마찬가지니까요.”

서방장이 버럭 고함을 질렀다.

“너는 우리를 죽이지도, 잡지도 못한다!”

“그야 해보면 알겠죠.”

정광은 박도를 내려 바닥에 있는 말똥 하나를 옆으로 쭉 밀었다.

지이이익-

그리고 말똥이 멈추자.

화아아아악-

정광이 사방으로 날렸던 말똥들에서 선기(仙氣)가 솟구치며 진법이 발동됐다.

선기로 이루어진 하얀 벽이 올라와 사방을 둥글게 감쌌다.

곤륜 비전 진법 운룡구금진(雲龍拘禁陣)이었다.

“뭐, 뭐야?”

“이건 또 무슨 사술이냐?”

서방장과 남방장이 놀라자 정광이 발끈했다.

“사술이라뇨. 전통 있는 진법인데. 도주하실 생각은 버리세요.”

“말똥 따위 가지고 무슨!”

화를 내는 서방장과 달리, 남방장은 심각한 표정으로 품속에서 비수를 꺼내 던졌다.

정광이 아니라 주위를 둘러싼 하얀 벽을 향해.

“……!”

남방장은 물론 서방장의 눈도 커졌다.

바위를 꿰뚫고도 남게 던졌거늘, 튕겨 나오는 것 아닌가!

“이럴 수가…….”

“……이런 절진을 말똥으로?”

정광은 가능했다.

“급하게 펼친 거라 완전하진 않지만 칼질 몇 번 정도는 충분히 견딜걸요. 못 믿으시겠으면 해보세요. 뭐 그러시는 걸 보고만 있을 생각은 없지만요.”

정광은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서방장을 향해 쇄도했다.

박도가 우아한 반원을 그리며 그의 목을 노렸다.

서방장의 눈에서 불길이 일었다.

“죽인다!”

거치도를 휘둘러 박도를 쪼개려 했다.

남방장도 가만히 있지 않았다.

검을 쭉 뻗어 정광의 무릎을 노렸다.

정광은 기민하게 반응했다.

거치도와 박도가 부딪치기 직전, 손목을 살짝 까닥였다.

박도가 작게 회전하며 거치도를 옭아맨 뒤 부드럽게 밀어냈다.

동시에 몸을 살짝 띄워 남방장의 검을 피했다.

뛰어오른 탄력을 이용해 서방장의 얼굴에 오른발을 내질렀다.

후웅-

“큭.”

서방장이 급히 뒷걸음질 치자 정광은 허공에 띄운 신형을 앞으로 쏘았다.

서방장의 눈이 흔들렸다.

‘어떻게!’

운룡대팔식을 펼쳤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정광은 박도를 내질러 서방장의 이마를 꿰뚫으려 했다.

허나 더 급한 일이 있었다.

‘성가시네.’

남방장이 뒤에서 쫓아오며 검을 내려치고 있었다.

서방장을 죽이더라도 남방장의 검에 머리가 쪼개질 상황.

‘그냥 죽이고 고개를 꺾어 어깨로 받아버려?’

그것도 여의치 않았다.

서방장이 이를 악물고 동귀어진의 수법으로 거치도를 휘두르고 있었다.

방법은 하나였다.

휘릭-

허공에 떠 있던 정광이 마치 누가 밀어주기라도 한 듯 옆으로 쭉 날아갔다.

그리고 왼손을 빠르게 움직였다.

철전들이 눈부신 속도로 날아갔다.

정광을 쫓으려던 서방장과 남방장은 병기를 휘둘러 그것들을 막아야 했다.

그사이 정광은 먼 곳에 내려서서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하나에 하나를 더한다고 둘이 되는 건 아니죠. 정말 잘 쳐줘도 하나 반인데 두 분은 그것보다 훨씬 높으시네요.”

합공은 쉬운 게 아니었다.

다수로 소수를 치는 이점이 있으나 서로의 행동에 제약을 줄 수밖에 없기에 제대로 못 하면 안 하느니만도 못한 어려운 것이었다.

그런데 두 낭인은 그것을 훌륭히 해내고 있었다.

“특별한 합격술을 익히신 건 아닌 것 같은데. 마음이 얼마나 통하시길래. 혹시 사귀세요?”

두 사람이 동시에 부정했다.

“말도 안 되는 소리!”

“헛소리 말고 덤벼라!”

정광도 거부했다.

“다치지 않고 이길 자신이 없어서요. 그럼 이만.”

……이만?

정광이 복잡하게 몇 걸음 걷더니 진 밖으로 사라졌다.

진 안에 남은 두 사람은 황당한 눈빛으로 하얀 벽을 바라봤다.

‘……진을 벗어난 건가?’

‘……우리를 남기고?’

밖이 보이지 않고 소리도 안 들렸으나 정광이 어떤 짓을 벌일지 짐작할 수 있었다.

‘우리를 가둬놓고 애들을 죽이려는 거구나!’

‘놈이 마음먹고 포위망을 뚫으려고 하면 애들만으론 막을 수 없어!’

서방장이 먼저 움직였다.

하얀 벽으로 달려가 거치도로 내려쳤다.

쾅!

거치도가 튕겨 나왔다.

개의치 않고 도끼질하듯 계속 내려쳤다.

“이익!”

쾅! 쾅!

그렇게 몇 번을 거듭하자 하얀 벽이 갈라지며 밖이 보였다.

“됐다! 당장 가서…… 커헉!”

벽 밖에 쪼그리고 앉아 있던 정광이 박도로 서방장의 사타구니를 올려쳤다.

서방장은 급히 물러나려 했으나 사타구니부터 아랫배까지 베이게 되었다.

서걱-

피가 폭포수처럼 쏟아져 정광의 얼굴을 적셨다.

정광은 눈도 깜빡 안 한 채 몸을 일으키며 박도를 내질렀다.

박도가 서방장의 가슴에 박혔다.

콰직!

‘하나는 됐고.’

박도를 당기는데 빠지지 않았다.

‘음?’

서방장이 핏물로 붉게 물든 이를 드러내며 웃었다.

두 손으로 박도를 단단히 움켜쥔 채.

물어볼 수밖에 없었다.

“안 아프세요?”

서방장이 엉뚱한 소리를 했다.

“영감! 죽여!”

그의 뒤에 가려져 있던 남방장이 뛰어올라 정광의 목을 향해 검을 내질렀다.

정광은 박도를 놓으며 철판교(鐵板橋)의 수법을 펼쳤다.

무릎을 굽히며 상체를 뒤로 젖히자 검이 간발의 차이로 이마를 스치고 지나갔다.

정광은 땅을 딛고 있던 두 다리 중 한 다리를 들어 올려 박도 손잡이를 강하게 찼다.

박도가 서방장의 양손을 가르며 손잡이만 남긴 채 가슴속으로 사라졌다.

서방장이 이를 드러낸 채 굳어버렸다.

정광은 바로 절초를 펼쳤다.

나려타곤(懶驢打滾)!

옆으로 재빨리 구르자 그가 있던 자리에 남방장의 검이 박혔다.

정광은 아주 자연스럽게 몇 번이나 굴러 검을 계속 피하며 서방장을 떠올렸다.

‘고통을 안 느끼는 능력이 있었던 건가? 재밌는 능력이네.’

두더지 사내와 동방장도 그랬으니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었다.

‘그럼 남방장도 있겠네?’

그때, 남방장의 눈에 기이한 빛이 맺혔다.

마치 정광의 마음속을 들여다보는 듯한 빛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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