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부 36화
쓸데없는 걱정
직접 가는 건 좋지만 서방장(西方將)이든 남방장(南方將)이든 방향만 대충 알 뿐, 정확히 어디에서 오는지 모르는데 무턱대고 찾을 수야 있나.
마침 좋은 방법도 있겠다, 정광은 졸고 있던 동방장(東方將)을 깨워 물었다.
“매 부릴 수 있으시죠?”
“매?”
“네. 한 번에 몇 마리나 가능하세요?”
동방장이 어처구니없는 표정으로 손을 내저었다.
“날짐승은 안 돼. 네발로 뛰는 놈만 된다. 그중에서도 개나 늑대, 승냥이, 여우 같은 놈들만.”
“에게?”
“에게라니! 이것만 해도 어디야!”
“그래도 실망이네요. 다 되시는 줄 알았는데.”
“그런 재주가 있으면 내가 이 모양 이 꼴로 네게 잡혀 있겠냐?”
확실히 그렇긴 했다.
“그러게요. 좋다 말았네.”
“갑자기 왜 그러는데? 혹시 백정이랑 사기꾼이 어디쯤 있는지 알아보려는 거야?”
“네.”
동방장이 인상을 찡그리며 나무랐다.
“척후조를 보냈으면 믿고 진득하게 기다려야지. 부리는 놈들을 못 믿어서야 쓰나.”
“믿을 만한 수준이 돼야 믿죠. 역지사지해 보세요. 믿음이 가세요?”
동방장이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이렇게 의심 많은 놈을 일 년 반이나 모셔야 한다니. 최소한 어이없게 죽는 일은 없겠네. 당연히 믿음이 안 가지. 그런 오합지졸들을 믿다간 언제 목이 달아날지 모르는데.”
정광이 정색했다.
“오합지졸이라뇨. 나름 열심히 하시는 분들인데 말씀이 심하시네요.”
“……대체 어느 장단에 춤추란 말이냐?”
“잠시만요. 생각 좀 해보고요.”
매를 이용하는 건 글렀다.
그렇다면?
‘별수 있나. 네발짐승이라도 써야지.’
방식을 조금 바꾸면 오히려 이게 더 나을 수도 있으리라.
일을 진행하기 전에 먼저 확인해야 할 게 있었다.
“포악하다는 서방장님과 사기 잘 친다고 강조하신 남방장님요. 동방장님보다 약한 게 확실해요?”
“당연하지.”
동방장이 가슴을 펴며 대꾸했다.
정광은 그를 빤히 바라보다가 고개를 주억거렸다.
“역시 아니었네.”
“……역시 뭐?”
“그분들을 따르는 낭인분들 수준은 어때요? 목숨을 소중히 여겨서 이미 도주해 버린 동방장님 수하분들보다야 당연히 높죠? 수하는 수장 따라가는 법이니까 더 그렇겠죠.”
“……잔인한 새끼. 세 치 혀로 사람을 난자하는구나!”
맞다는 얘기였다.
정광의 머릿속에서 작은 그림이 완성됐다.
“그럼 늑대라도 모아주세요.”
“늑대를?”
“개, 승냥이, 여우. 뭐가 됐든 상관없으니까 최대한 많이요.”
동방장이 한쪽 입꼬리를 올렸다.
“아무리 괴물이라 해도 다 아는 건 아닌가. 쓸데없는 짓을 하려 하네.”
“왜요?”
“그놈들의 지구력이 짐승치곤 좋은 편이지. 마침 날도 추우니 더 그렇고. 하지만 말에 비할 순 없어.”
정광과 싸웠을 때처럼 회전(會戰)에서 잠깐 써먹는 정도야 가능했지만 긴 거리를 계속 달리는 건 불가능했다.
더구나 적들은 활이 있지 않은가?
척후로 보내서 위치를 파악해 봐야 돌아오기도 전에 전부 사냥당할 게 뻔한데 미쳤다고 그 짓을 해?
공들여 모아놨던 놈들을 다 놓아준 지 오래인데 언제 또 모으고?
“주군. 괜한 헛고생하지 말고 다른 방법을 생각해라.”
“괜찮아요. 고생은 제가 아니라 동방장님이 하시니까.”
“……이게 진짜!”
정광이 두 손을 매만지자 동방장의 목소리가 작아졌다.
“모아봐야 얼마 못 모을 건데? 아, 알았어. 할게! 한다고!”
* * *
다섯 쌍의 인마가 다가오다가 서방장 무리를 발견하고 황급히 방향을 돌렸다.
그것을 본 한 중년인이 눈을 빛내며 서방장에게 물었다.
“척후조가 또 있습니다. 잡아서 고문할까요?”
서방장이 심드렁한 표정으로 명했다.
“벌써 한 번 했잖아. 그냥 죽여.”
“존명! 일조, 앞으로!”
“하아!”
삼십 쌍의 인마가 속도를 높였다.
중년인은 그들의 선두에서 달리며 거리를 가늠했다.
‘들어왔군.’
사정거리를 확인하자마자 활시위에 화살을 메기며 지시를 내렸다.
“조준!”
스으윽.
“쏴!”
쉬이익-
삼십 개의 화살이 날아가 도주하던 기수와 말을 꿰뚫었다.
“크악!”
히히힝!
인마가 고꾸라지며 자욱한 흙먼지를 일으켰다.
중년인은 어느새 다음 화살을 메기고 있는 수하들에게 무심한 어조로 명했다.
“쏴!”
쉬익- 쉬이익-
화살들이 또 날아가 비산하는 흙먼지를 뚫고 정확히 목표물에 박혔다.
이쯤이면 전멸했으련만.
중년인은 멈추지 않았다.
“확인사살!”
낭인들이 땅바닥에 널브러진 마적들에게 다가가 장창으로 꼼꼼히 찔렀다.
콰직! 콰악!
중년인은 시체들의 경련마저 잠재우고 나서야 만족했다.
“달려!”
“하아!”
그들은 자신들을 지나쳐 달리는 본대에 합류했다.
중년인이 서방장 옆으로 말머리를 붙이며 보고했다.
“명을 완수했습니다.”
“그래.”
“그대로 가실 겁니까?”
서방장이 눈살을 찌푸리며 투덜거렸다.
“난쟁이 영감은 어디서 뭐 하는 거야? 아직도 신호를 안 보내고.”
그때, 남동쪽에서 노란 연기가 솟았다.
“망할 영감 같으니. 내 말을 엿듣기라도 한 건가?”
서방장이 고개를 저으며 말머리를 돌렸다.
노란 연기가 피어오르는 방향이었다.
자연히 수하들도 그를 따랐고, 얼마 안 가 다른 낭인 무리와 만나게 되었다.
선두에 서 있던 작은 노인이 듬성듬성한 이빨을 드러내며 웃었다.
“흘흘. 핏덩이 왔는가?”
서방장은 멀쩡한 이를 드러내며 이죽거렸다.
“영감. 아직도 살아 있었어? 운이 좋네.”
“자네가 염려해 준 덕분이지. 뭐 안 그랬어도 멀쩡했겠지만.”
“흰소리 집어치우고. 황구(黃狗)가 생포됐다던데. 어떡할 거야?”
황구는 동방장을 말하는 것.
작은 노인 남방장이 혀를 찼다.
“쯧쯧. 그 녀석이 좀 모자라지만 아주 엉망은 아니지 않나. 주군께서 말씀하셨던 천하유람단주가 아니라면 사로잡지 못했을 게야.”
서방장의 눈이 번들거렸다.
“내 생각도 같아. 진옥룡 그놈이겠지. 우리 둘이면 이길 수 있을까?”
“호오. 핏덩이가 웬일로 이렇게 약한 소리를?”
“영감, 도발하지 마. 주군의 말씀을 따르는 것뿐이다.”
“알겠으니까 거치도 좀 놓지 그러나. 무서워서 말을 못 하겠구먼.”
“빨리 머리나 굴려.”
“흐음.”
남방장은 골똘히 생각하다가 입을 열었다.
“척후조를 몇이나 잡았나?”
“두 조.”
“처음 놈들만 문초했지? 나중 놈들은 그냥 죽여 버리고.”
“뻔한 말을 왜 해?”
“여기까지 오면서 어떤 일이 있었는지 남김없이 말해보게.”
서방장은 귀찮은 티를 팍팍 내면서도 있는 그대로 얘기했다.
남방장이 나직이 한숨을 쉬었다.
“후우우. 양각풍(羊角風) 모용강을 자극했어? 아주 잘하는 짓이군.”
“아무렴. 잘했지.”
서방장이 뒤쪽을 흘깃 쳐다본 뒤 느물거렸다.
“죽어라 따라오고 있잖아. 쓸모가 있을 거야.”
“우리와 진옥룡이 양패구상(兩敗俱傷)하는 걸 노릴 게 뻔한데 무슨? 진옥룡을 모용강 쪽으로 몰자는 건가?”
“당연하지.”
“허어. 진옥룡이나 모용강이나 참 잘도 당해주겠군.”
“어차피 따라올 놈들이었어. 머리 쓰는 건 영감 일이니까 알아서 판을 짜봐.”
남방장은 못마땅한 눈길로 서방장을 쏘아봤다.
그래도 아주 나쁜 상황은 아니라 다행이었다.
‘모용강으로선 진옥룡을 치는 게 제일 중요하지. 우리야 마음에 안 들더라도 이미 계약한 관계고.’
개천(開天)은 씨족의 명운을 걸고 벌이는 대사(大事)였다.
모용강에게 조금만 양보하면 서방장에게 품은 원한 때문에 쓸데없이 피를 흘리느니, 낭인들과 손잡고 진옥룡이라는 거대한 우환을 제거하려 들게 당연했다.
‘이건 추이를 계속 지켜보며 대응하기로 하고.’
남방장은 다음 건으로 넘어갔다.
“자네가 사로잡은 척후조 놈들 말일세. 본대가 어디에 있다고 말하던가?”
“남분(南芬) 쪽.”
“똑같군. 내가 잡은 놈들도 그렇게 토설했네.”
“그래서?”
“그럼 일단 그쪽으로 가야지.”
서방장의 관자놀이에 핏줄이 솟았다.
“말장난 적당히 해 영감. 아직도 남분에 있다는 걸 믿으라고? 상대는 흉악무도하고 간교하기 그지없는 진옥룡이야. 척후조는 미끼였을 게 뻔하잖아.”
“자네 말대로 그럴 수도 있지. 허나 별수 있나? 놈들이 원래 있던 곳에라도 가봐야 그 흔적을 찾을 것 아닌가?”
“끄응. 제기랄. 맞는 말이지만 영 꺼림칙한데.”
서방장이 거치도를 쓰다듬으며 중얼거리자 남방장의 목소리도 낮게 가라앉았다.
“마찬가지일세. 놈의 악명은 귀가 아플 만큼 들었지.”
“내 말이.”
“당장 잡을 생각 말고 조심히 가세나. 주군께서 내려오실 때까지 잡아만 둬도 성공하는 걸세.”
“말도 안 되는 소리! 쪽팔리게 어떻게 그래?”
“목이 달아나는 것보단 낫지. 어찌 됐든 일단 가보세나. 단. 이것만 명심하게.”
서방장을 바라보는 남방장의 눈이 기이하게 빛났다.
“절대로 경거망동해선 안 돼.”
“…….”
“지겨워도 듣게나. 싸우게 되면 달라붙어서 거치도를 휘두를 생각은 눈곱만큼도 하지 말게. 말달리며 적정 거리를 유지한 상태에서 다수의 기사(騎射)로 제압한다. 이 방법밖에 없어.”
“…….”
“못마땅하다고? 그래. 신궁이라 불릴 정도로 활을 잘 쏜다고 하니 우리 쪽 피해가 제법 크겠지. 그래도 흥분하지 말고 견뎌야 하네. 이건 싸움이 아니라 전쟁이야.”
“…….”
“물론. 그러면 반드시 우리가 이길 걸세. 천하에 홀로 다수를 상대할 수 있는 이는 없다는 걸 잘 알지 않나? 진옥룡만 처리하면 나머지 오합지졸들은 모래알이 되어 흩어질 게야.”
“…….”
“알았으면 대답 좀 하게.”
서방장이 침을 퉤 뱉고 대꾸했다.
“이 영감이 그새 노망이 들었나. 내 생각을 다 읽어놓고 뭐 하러 물어?”
남방장의 눈에 어렸던 기이한 빛이 사라졌다.
“허허. 읽다니? 짐작했을 뿐인데 왜 그러나?”
“됐고. 가자고. 놈의 상판대기를 보러.”
서방장과 남방장.
그들을 따르던 두 무리가 하나가 되어 움직였다.
그렇게 이틀이 지났다.
목적지인 남분이 가까워지자 낭인들 사이에 팽팽한 긴장감이 감돌기 시작했다.
남방장도 마찬가지였다.
‘슬슬 보내볼까.’
몇 명을 뽑아 척후조로 보낸 뒤 그 뒤를 따랐다.
정광이 수작을 부려놨으면 미리 알아낼 수 있으리라.
설령 정광이 척후조를 발견하고 도주한다 해도 상관없었다.
‘충분히 따라잡을 수 있는 거리야. 아무 문제 없어.’
그렇다고 방심하지는 않았다.
긴장감이 더 진해졌다.
해가 떨어졌다가 다시 떠올랐다.
주변을 더 면밀히 살피며 나아갔다.
하지만 잠시뿐이었다.
하얗게 질린 얼굴로 돌아온 척후조 때문이었다.
“크, 큰일 났습니다!”
남방장보다 서방장이 먼저 나서서 물었다.
“호들갑 떨기는. 무슨 일이길래 그래? 별것 아니면 죽는다.”
“노, 놈들의 숙영지를 찾았는데 아무도 없습니다.”
“무어라? 그 새끼가 감히!”
분노하는 서방장을 남방장이 달랬다.
“핏덩이. 흥분하지 말라고 하지 않았나?”
“영감! 내가 지금 흥분 안 하게 됐어? 놈이 튀었잖아!”
“내가 물을 테니 가만히 좀 있게. 그래, 표식 같은 건 없었느냐?”
척후조장이 재빨리 답했다.
“숙영지 한복판에 커다란 암어(暗語)가 새겨져 있었습니다.”
“내용은 당연히 모를 테고. 또 뭐가 있었지?”
“아무것도 없었습니다.”
“흐음.”
남방장은 길길이 날뛰는 서방장을 무시하고 생각에 잠겼다.
‘암어라. 돌아올 척후대에게 어디로 오라고 지시하는 내용이겠지. 우리를 교란하려는 수작일 수도 있고.’
그렇다면 알만한 자에게 물어보면 될 터.
“그 암어는 베껴왔고?”
“물론입니다.”
“좋아. 여봐라! 사로잡았던 놈을 데려와라!”
“존명!”
곧 숨만 간신히 붙어 있는 마적 한 명이 끌려왔다.
“끄으으. 제발 살려주십시오.”
“네 쓸모를 증명하면.”
남방장은 척후조장에게서 암어를 베껴 적은 종이를 건네받아 마적의 면전에 들이밀었다.
“이게 무슨 의미냐?”
“크흑. 모, 모릅니다.”
“네놈들 것을 네가 몰라? 살기가 싫은가 보구나.”
마적이 눈물을 펑펑 쏟으며 울부짖었다.
“정말 모릅니다! 저희가 쓰는 암어가 아닙니다!”
남방장은 기이한 눈빛으로 마적의 눈을 들여다보다가 눈살을 찌푸렸다.
“음. 진실을 말하고 있군.”
“으흐흑. 어, 어르신. 알아주셔서 감사합…… 크헉!”
남방장은 마적의 심장을 잡아 뽑은 뒤 바닥에 팽개쳤다.
머릿속이 복잡해서 평소처럼 감상할 기분이 아니었다.
‘정말 도주할 줄은 몰랐는데. 다른 호족을 치러 간 건가?’
쫓아야 했다.
그것도 급히.
‘척후조가 발견한 숙영지로 가서 흔적을 확인해야…… 음?’
그때, 동쪽 먼 곳에서 무언가 다가오는 게 보였다.
안력을 돋워 보니 익숙한 놈들이었다.
‘늑대?’
늑대 몇 마리가 수많은 사람들을 발견하고 찔끔하더니 몸을 돌려 왔던 방향으로 도주했다.
남방장의 머리가 빠르게 회전했다.
‘대낮에 늑대라…….’
주로 밤에 활동하는 녀석들이었지만 낮이라고 안 움직이는 건 아니니 많이 수상쩍은 일은 아니었다.
늑대를 부리는 동방장이 적에게 사로잡히지만 않았으면.
늑대들이 너무 일사불란하게 움직이지만 않았으면 말이다.
“……황구 그놈이 그냥 사로잡힌 게 아니라 작정하고 배신한 건가?”
“……!”
남방장이 중얼거리자 서방장도 알아들었다.
“황구 그 개새끼가 진짜! 늑대를 척후로 써서 우리를 엿봐? 영감! 뭐해? 빨리 가야지!”
“어쩔 수 없군. 모두 들어라! 놈들을 쫓는다! 단, 함정일지 모르니 거리를 두고 따라간다!”
“존명!”
낭인들이 일제히 달리기 시작했다.
분노를 표출하며.
제일 뒤에서 말달리는 낭인도 마찬가지였다.
‘망할 새끼. 우리를 이렇게 애먹여? 진옥룡이고 뭐고 잡기만 하면 당장…… 끄륵.’
그게 그의 마지막 생각이었다.
근처에서 은신하고 있다가 달리는 말에 뛰어오른 정광은 낭인의 사혈을 짚은 뒤, 뒤로 가볍게 던졌다.
시신이 된 낭인이 부드럽게 날아가 소리도 없이 바닥에 내려앉았다.
정광의 미간에 골이 생겼다.
‘하필이면 흉악하게 생긴 놈이 걸렸네.’
마적들이 약탈했던 낭인들의 의복들 중 하나를 걸친 정광은 자신이 죽인 낭인의 얼굴을 떠올렸다.
스으윽-
천변만화역용축골마공(千變萬化易容縮骨魔功)을 펼치자 정광의 얼굴이 순식간에 그의 얼굴로 변했다.
‘항마주(降魔珠)가 마기를 막아주고 있으니 마공이라는 게 발각될 일은 없고.’
낭왕은 역용한 걸 알아봤었으나 그의 수하들이 눈치챌 리는 없었다.
정광은 무리의 꽁무니에서 말달리며 눈살을 찌푸렸다.
‘다음 놈은 좀 순하게 생긴 놈이면 좋을 텐데.’
쓸데없는 걱정이었다.
낭인은 아주 많았으니까.
‘그나저나 안 그래도 바쁜데 괜한 헛수고를 하게 했겠다?’
흥분시키려고 숙영지 바닥에 몸소 새긴 큰 욕설을 암어로 취급하다니.
그런 바보들을 용서해 줄 마음은 추호도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