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부 6화
천하유람단(天下遊覽團)
첫발을 엉뚱한 이에게 쏜 정광은 시위에 새로운 화살을 메겼다.
‘이럴 줄 알았지.’
뭐 죽지는 않았으니까 됐고.
그래도 너무 심하게 빗나갔다.
‘감을 끌어 올리려면 시간이 좀 걸리겠어.’
아무리 정광이라 해도 별수 있나.
오랜만에 쏘려니 영 어색했다.
‘활이란 게 원래 그런 것이니 어쩔 수 없지.’
아비의 몇 안 되는 심복 중 하나였던 묵영대주(黙影隊主)와 나눴던 대화가 떠올랐다.
‘소교주. 활이란 것이 제법 쓸 만해 보이니 익히겠다고 하셨습니까?’
‘응. 먼 곳에서 죽이고 싶은 놈만 쏙쏙 골라서 보내 버릴 수 있잖아.’
‘틀린 말씀은 아닙니다만. 많이 틀린 말씀이기도 합니다.’
‘본론만.’
‘활이란 여러 명이 모여 많은 화살을 순차적으로 쐈을 때 그 위력이 극대화되는 병기입니다. 홀로 아무리 잘 쏴봐야 한계가 있지요.’
‘그냥 나 혼자 마음에 안 드는 놈들만 쏘겠다니까.’
‘그럴 시간이 없습니다.’
‘무슨 소리야?’
‘궁술(弓術)은 경험과 감각. 쏘고 쏘고 또 쏴야 합니다. 수많은 경험을 통해 감각을 키워 심체(心體)에 새겨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지름길 없이 단순한 수련을 반복해야 하는 지루한 병기지요.’
‘그렇다고 듣긴 했지. 그래도 유목민들은 잘만 쓰잖아. 엽사(獵師)들도 그렇고.’
‘그들은 그렇게 태어나 자라거나 먹고살기 위해 모든 걸 쏟아부었기에 그리된 것입니다.’
‘나도 살아남기 위해 하나라도 더 배워야 해.’
‘활은 어려운 병기입니다. 궁병(弓兵)이 왜 그렇게 적고 다른 병졸에 비해 좋은 대우를 받겠습니까?’
‘나한텐 쉬울걸.’
‘그렇겠지요. 다른 분도 아닌 소교주시니까요.’
‘그럼 시작할까?’
‘안 됩니다. 대부분의 무인이 활을 익히지 않는 이유가 뭐겠습니까? 특별한 궁술보다 탄탄한 기초가 더 중요한 병기입니다.’
‘익히기 지루한 건 알겠다니까.’
‘지금 수련하고 계신 무공들만 해도 방대하고 깊기 그지없습니다. 궁술을 익힐 시간에 지금의 것을 더 갈고 닦으십시오.’
‘묵영대주. 잘 들어.’
‘네, 소교주.’
‘나는 배교자(背敎者) 놈들보다 약해. 우리 또한 그렇고.’
‘죄송합니다, 소교주. 속하를 죽여주십시오.’
‘안 그래도 사람이 부족한데 왜? 게다가 대주 때문이 아니라 영감 때문이잖아.’
‘소교주, 말씀이 조금…….’
‘어쨌든. 나는 죽기 직전까지 할 수 있는 건 전부 해봐야 해. 시간 따위는 걱정하지 마. 그만큼 늘리면 되니까.’
그날부터 안 그래도 부족했던 수면시간을 더 줄이고 활을 배웠다.
기초를 배운 뒤 시간이 날 때마다 쏘고 또 쏘았다.
그리고 결국 인정받게 됐다.
묵영대주뿐만 아니라 적들에게도.
물론 쉬운 일은 아니었다.
엄청난 시행착오를 반복하고 그만한 대가를 치러야 했다.
‘감각을 되살려야 해.’
아까 쐈던 화살 때문에 검을 놓치고 쓰러지는 청년과 그에게 달려드는 마적들이 보였다.
‘제일 빠른 놈부터.’
대감도(大砍刀)를 휘둘러 청년의 목을 베려는 마적에게 화살을 쐈다.
피이이잉-
정광은 시위를 놓자마자 새로운 화살을 시위에 메기고 당겼다.
‘아까보단 낫지만 또 빗나갔네. 뭐 그런 거지.’
활과 화살의 재질. 온도, 습도, 바람의 세기와 방향 등 수많은 것들을 다 고려해야 했다.
쉽게 말해 맞을 때까지 쏴서 감각을 새겨야 한다는 얘기.
‘가볼까.’
정광의 오른손이 눈부신 속도로 화살통과 활시위를 오갔다.
수십 발의 화살이 동시에 쏘아진 것처럼 먼 곳을 향해 날았다.
‘괜찮은걸. 감각을 찾는 데 오래 걸리지는 않겠어.’
시간이 지날수록 정광의 입가에 맺힌 미소가 진해졌다.
하지만 그 화살이 쏟아지는 곳에 있던 모용상현의 얼굴은 시커멓게 죽어가고 있었다.
‘이런 미친!’
난데없이 내린 화살비는 피아(彼我)를 가리지 않고 쏟아졌다.
“끄아악!”
모용상현을 죽이려던 마적들이 화살에 꿰뚫려 쓰러졌다.
“헉!”
모용상현을 구하기 위해 달려오던 상단 무인들이 자신들을 스쳐 지나가는 화살에 놀라 엎어졌다.
쉬이익-
“으악!”
피이잉-
“히히힝!”
화살비는 그치지 않았다.
마적단과 상단은 싸움을 멈춘 채 화살비를 피하느라 바빴다.
제대로 피할 수도 없었지만.
‘어디에서 어떤 놈들이 쏘는 거야? 모용세가 놈들인가? 끄윽!’
‘누가 이런 말도 안 되는 짓을! 마적단의 원군? 으헉!’
그들은 한 사람이 쏘는 것이라곤 상상조차 못했다.
쉼 없이 쏟아지는 화살비를 보며 어찌 그런 생각을 하겠는가.
모두 혼란에 빠져 죽음만 기다리던 그때, 모용상현만이 냉정을 되찾았다.
‘최소한 적은 아니야.’
화살은 마적단만 죽이고 있었다.
상단 쪽은 말과 사람이 놀라거나 수레에 실린 화물이 부서졌을 뿐, 화살에 직격당해 다치거나 죽은 이들은 없었다.
‘대체 누가?’
화살이 날아오는 쪽을 봐도 궁사들은 보이지 않았다.
‘어떻게? 왜?’
보이지도 않는 먼 거리에서 쏜 화살이 어떻게 여기까지 닿고, 왜 마적단만 죽이는 것에 그치지 않고 상단에도 피해를 입히는 걸까?
그 순간, 마치 그의 마음을 읽은 것처럼 화살의 움직임이 달라졌다.
모두 마적단에게만 향하기 시작한 것이다.
‘어쨌든 살았구나!’
모용상현은 재빨리 상단 사람들을 모으고 놀란 말들을 진정시켰다.
상두(商頭)가 멀쩡한 검 한 자루를 내밀며 걱정스러운 어조로 물었다.
“대공자, 누가 우리를 돕는 것일까요?”
검을 건네받은 모용상현은 어두운 눈으로 화살이 날아오는 방향을 주시했다.
“모르겠소. 그래서 더 걱정이오.”
“저도 그렇습니다. 목숨을 건진 건 다행이나 정체불명의 궁사들이 우리에게 호감을 품고 있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놀라운 속도로 날아온 화살에 파손된 화물이 적지 않았다.
누가 봐도 경고의 의미, 그들이 올 때까지 얌전히 기다려야 하리라.
‘무슨 이유로 이런 짓을…….’
모용상현이 의문에 잠긴 그때.
‘음?’
화살비가 그쳤다.
공포에 질려 비명을 지르며 바닥을 구르던 마적단이 믿기지 않는다는 표정으로 하나둘 일어섰다.
모용상현의 눈이 빛났다.
“치시오!”
그는 명을 내린 뒤 누구보다 앞서 달려나갔다.
목표는 마적단의 수괴!
‘저자를 잡아 왜 우리를 공격했는지 알아내야 해!’
비응신법(飛鷹身法)을 펼쳐 낮게 날아가는 매처럼 수괴에게 쇄도했다.
수괴가 악독한 눈빛을 쏘아내며 도를 휘두르고, 모용상현은 결연한 얼굴로 검을 내질렀다.
도와 검이 부딪히는 그 순간!
쩌어엉!
빛살처럼 날아온 화살이 그것들을 한꺼번에 꿰었다.
수괴와 모용상현은 그 상태로 얼음처럼 굳어버렸다.
‘어, 어떻게?’
‘이런 신궁이 있다니!’
그들은 눈동자만 간신히 굴려 화살이 날아온 방향을 바라봤다.
여전히 그곳엔 아무도 보이지 않았다.
* * *
‘좋아. 감각이 어느 정도까진 올라왔어.’
정광은 만족스러운 얼굴로 비룡(飛龍)을 등에 멨다.
지켜보고 있던 자오가 궁금한 얼굴로 물었다.
“단주, 상당히 많이 쏘셨습니다. 뜻은 이루셨습니까?”
“대충요.”
슬슬 그만할까 하다가 두 우두머리가 격돌하는 걸 보고 시험 삼아 날려봤는데 제대로 먹혔다.
“가죠.”
“네, 단주.”
정광이 앞서고 자오와 혜진이 뒤따랐다.
한동안 말을 몰던 정광은 눈살을 찌푸렸다.
‘왜 아직도 저러고 있어?’
양측 우두머리는 화살에 한데 꿰인 병기를 쥔 채 대치하고 있고, 다른 이들 역시 석상처럼 우두커니 서 있는 것 아닌가.
‘알아서 하라지.’
계속 말을 몰자 오래지 않아 그들이 있는 곳에 이르렀다.
사람들의 시선이 정광 일행을 훑다가 두 곳에 고정됐다.
정광의 등에 걸린 비룡과 말안장에 달린 화살통에.
“…….”
무거운 침묵 속에 사람들의 시선이 정광에게 모였다.
정광은 그들을 둘러보며 손을 흔들었다.
“안녕하세요. 좋은 날씨네요.”
사람들은 일제히 고개를 들어 하늘을 쳐다봤다.
먹구름 가득한 잿빛 하늘이 그들의 눈을 채웠다.
“그럼 이만.”
정광이 또 한 번 손을 흔들고 말을 모는데…….
한 사람이 나섰다.
마적단의 수괴였다.
“어디에서 오신 고인(高人)이십니까?”
시무를 아는 자가 준걸이라 했던가.
수괴는 흉악하게 날뛰던 아까와 달리 지극히 공손하게 물었다.
정광은 그에 걸맞게 친절히 대답했고.
“저쪽요.”
정광이 손을 들어 뒤를 가리키자 수괴의 눈썹이 꿈틀했다.
“진짠데. 못 믿으시겠어요?”
수괴는 재빨리 표정을 수습했다.
흉수가 맞는지 아닌지는 모르나 경거망동할 수는 없어서였다.
‘너무 젊어. 홀로 이 많은 화살을 쐈을 리도 없고. 하지만…….’
분명히 그 방향에서 왔다.
‘동료들은 뒤에 남고 척후조로 온 것인가.’
그나마 이게 타당한 결론이었다.
“아닙니다. 소인이 어찌 그런 의심을…….”
“그럼 안녕히 계세요.”
정광이 그대로 지나가려고 하는데 모용상현이 불쑥 물었다.
“어디로 가시는 길이오?”
“심양(沈陽)요.”
“으음. 우리의 목적지와 같구려. 함께 가는 건 어떻겠소?”
“그냥 우리끼리 갈래요. 사람이 많으면 번잡하기만 하거든요.”
시험 삼아 청해봤던 모용상현이 이를 지그시 물었다.
‘사람이 많으면 번잡해? 뒤에서 따라오는 자들에게 신호를 보내 우리를 모두 지우고 가려는 것인가?’
그도 마적단 수괴와 비슷한 추측을 하고 있었다.
‘저들을 사로잡으면…….’
모용상현은 정광 일행을 재빨리 훑어본 뒤 내심 고개를 저었다.
‘잘생긴 저자는 무공을 측량할 수조차 없구나.’
요녕성에서 나름 이름을 날리는 그로서도 가늠하지 못할 고수였다.
‘성깔 있어 보이는 여인과 평범한 중년인도 만만치 않을 것 같고.’
대체 어디에서 이런 자들이 왔을까?
‘이 일을 어찌해야…… 음?’
그때, 정광이 한 수레에 실린 짐들을 보고 말을 멈추는 모습이 보였다.
‘무엇을 봤기에?’
별것 아니었다.
그 수레에는 큰 솥을 비롯한 조리 기구와 식재료가 실려 있었다.
‘설마 저런 걸 가지고…….’
그래도 혹시 몰라 물었다.
“요녕성에 와 보신 적이 있는진 모르겠으나, 제대로 된 식사를 할 만한 반점은 금주(錦州)쯤에나 가야 있소.”
“금주라는 곳. 가까워요?”
“한참 멀었소이다. 허나 우리와 함께 가면 제대로 된 음식을 드시며 편히 가실 수 있…….”
“그러죠.”
“……!”
“뭐 하세요? 볼 것도 없는데 빨리 가죠.”
“…….”
“반 시진쯤 있으면 밥시간인데 되도록 풍경 좋은 데서 부탁드려요.”
“…….”
모용상현은 일이 너무 쉽게 풀리자 당황했다.
그와 달리 극도의 불안감을 느낀 마적단 수괴는 빠른 어조로 마적단을 자랑했다.
“대협! 소인이 더 좋은 요리를 대접하며 안락하게 모실 수 있습니다!”
“수레도 없으시면서 무슨.”
“저희 본거지에 가시면 없는 게 없습…….”
“지금 여기엔 아예 없잖아요.”
수괴의 간청을 단칼에 자른 정광이 모용상현에게 시선을 돌렸다.
“빨리 끝내시죠.”
“무엇을 말이오?”
정광은 마적단을 가리켰다.
“정리하셔야 하잖아요. 그냥 가실 거예요?”
수괴와 모용상현의 얼굴이 딱딱하게 굳었다.
‘우리를 몰살시킬 심산이구나!’
‘우리를 도우려 했던 게 아니야! 마적단의 수를 줄여 양측의 전력을 비슷하게 맞춘 게 틀림없어!’
그들은 정광을 노려보다가 서로를 바라봤다.
네 개의 눈에 살기가 맺혔다.
‘싸울 수밖에 없군.’
‘마적단을 해치우지 않으면 저자의 동료들이 또 화살을 쏘겠지.’
그들은 누가 먼저라 할 것 없이 화살에 꿰인 병기를 놓고 박투를 벌였다.
그들의 수하들도 마찬가지.
상대를 향해 병기를 휘두르며 처절하게 외쳤다.
“죽어!”
“죽여라!”
세가 비등해진 그들은 치열하게 싸웠다.
정광은 무료한 얼굴로 지켜보다가 자오와 혜진에게 권했다.
“이러다간 날 새겠네. 몸 좀 푸실래요?”
“네! 단주!”
이곳에 이르러서야 정광이 무슨 짓을 했는지 알게 된 그들은 애써 담담한 표정을 짓고 있다가 명에 따랐다.
상대가 마적단이기에 아무런 거리낌도 없었다.
두 사람은 철혈장에서 얻은 병기도 시험할 겸 전력을 다했다.
쐐애액- 쿠쿵!
“으악!”
자오의 유엽비도(柳葉飛刀)가 하늘을 날고 쌍단봉(雙短棒)이 춤을 췄다.
휘리릭- 사악-
“크흑!”
혜진이 개도(開道)라 이름 붙인 검이 허공을 가르며 피를 탐했다.
전세가 급격히 기울었다.
그들의 활약에 용기백배한 상단 무인들은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고 마적단에게 달려들었다.
정광도 놀고 있지는 않았다.
말안장에 느긋이 앉아 철전을 간간이 던졌다.
그때마다 죽을 위기에 처했던 상단 무인들이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감사의 눈빛을 보냈다.
정광은 그런 그들에게 빙긋 웃어 보였고.
‘우리가 이긴다!’
사기가 치솟은 상단 무인들은 전력을 다했다.
얼마 안 가 모든 마적들이 쓰러졌다.
수괴 역시 마찬가지.
사로잡아 문초하려 했던 모용상현은 복잡한 얼굴로 수괴의 시신을 내려다봤다.
‘마적단치고는 너무 강해. 전력을 다해야 겨우 죽일 수 있다니. 어디에서 온 놈일까?’
정말 정체가 궁금한 이는 따로 있었다.
‘철전 하나를 던질 때마다 생이 하나씩 사그라지는 암기술이라. 어디선가 들어본 것 같은데…….’
잘생긴 청년뿐만이 아니었다.
그보다는 한참 못하지만 성깔 있어 보이는 여인과 평범한 중년인의 무공도 범상치 않았다.
‘이런 자들이 왜 요녕성에…….’
모용상현은 의문을 접고 할 일을 했다.
“피해를 확인하고 적의 품을 뒤져 단서를 찾으시오.”
“네, 대공자.”
다행히 상단 무인들은 별다른 피해가 없었으나 마적단의 정체를 알아낼 순 없었다.
“후우우.”
모용상현은 깊은 한숨을 내쉰 뒤 정광 일행에게 다가가 정중히 포권했다.
“덕분에 목숨을 건졌소. 감사하오.”
“뭘요.”
“구명지은(救命之恩)을 받은 처지지만 염치없더라도 물어야겠소이다. 대체 누구시오?”
정광은 싱긋 웃으며 답했다.
“천하유람단(天下遊覽團)요.”
“……!”
“왜 그렇게 놀라세요? 우리 명성이 벌써 여기까지 퍼졌나?”
모용상현은 크게 벌렸던 입을 가까스로 다물었다.
“아니오. 모욕하려는 건 아니니 오해하지 마시오. 견문이 좁아 처음 듣소이다.”
“솔직하시네요. 소협은 누구시죠?”
모용상현은 몸가짐을 바로 하며 포권했다.
“모용상현이라 하오.”
“모용? 설마 모용세가?”
“그렇소이다.”
“흐음.”
정광은 그가 마음에 들었다.
“보자마자 모용세가의 누군데 너는 누구냐, 이런 말 안 하셔서 좋네요.”
모용상현의 눈에 불쾌감이 떠올랐다.
“본가의 그 누구도 가문을 믿고 그러진 않소.”
“오. 멋진데요.”
정광이 손뼉까지 치며 칭찬하자 모용상현의 안색이 누그러졌다.
비꼬는 게 아니라 진심인 것처럼 느껴져서였다.
“당분간이라도 한배를 타게 됐으니 동료분들도 오라고 하시는 게 좋을 것 같소만.”
“네? 동료라뇨?”
정광이 어리둥절해 하자 모용상현도 황당해했다.
“……정말 그대들뿐이란 말이오?”
“물론이죠.”
“……그럼 아까의 그 화살들은?”
“제가 쐈는데요.”
“……!”
“힘을 썼더니 영 그렇네. 입안도 깔깔하고.”
정광은 두 눈을 부릅뜬 모용상현에게 은근한 목소리로 제안했다.
“조금 이르지만 밥이나 먹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