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5화
남하(南下)
남궁력은 왜 아비가 가주 자리에서 끌어내려졌는지 묻지 않았다.
묻는다고 순순히 답해줄 상대가 아니지 않은가.
지금껏 겪어본바, 정광은 그런 자였다.
알려주고 싶으면 당사자가 듣고 싶든 말든 먼저 말했을 터.
누구에 의해서 그렇게 된 것인지 확인한 것으로 만족했다.
‘할아버님이야 당연하고. 진옥룡도 관계된 게 맞군.’
그저 한 손 보탰을 뿐이라 했으나 곧이곧대로 믿지는 않았다.
‘이유는 차차 어떻게든 알아보고.’
앞으로가 중요했다.
권력은 부자(父子)간에도 나눌 수 없다고 했던가.
아비는 늦게 주려 하고 자식은 빨리 받길 원하기 마련.
남궁세가도 마찬가지였다.
남궁화인은 권력욕이 무척이나 강했기에 내심 걱정 중이었는데…….
안도했다.
“역시 그렇군. 어쨌든 다행이오.”
정광이 피식 웃었다.
“조금이라도 빨리 이어받으실 것 같아서요?”
“그렇소. 태상가주가 되셔도 많이 참견하시지 않을 것이고.”
“신임 가주께서 안 그러시면 어떡하려고요?”
남궁력은 고개를 저었다.
“직접 뵌 적은 없으나 얻어들은 건 많소. 빨리 내려놓고 싶어 하실 것이오. 권력을 탐하는 분이셨으면 그 오랜 세월 동안 칩거하시지도 않았겠지.”
“신임 가주께서는 혼인도 안 하셨겠다, 남궁 단주가 자연히 물려받게 될 거라 생각하시는군요.”
“그럴 리가. 백부께서 아버님을 많이 아끼셨다고 하나, 나까지 그러실지 알 수는 없는 일. 경쟁자가 없을 만큼 앞서 나갈 생각이오.”
남궁화인이 남궁화운에게 가주 자리를 넘긴 표면적인 명분은 스스로의 모자람을 알고 더 뛰어난 이에게 양보한다였다.
남궁력도 그만한 자격을 갖춰 명분을 거머쥘 거란 얘기.
정광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서 이번 결전에서 활약하시고, 청해성으로도 가시겠다는 거네요. 거기에서도 공을 세우실 심산이시고요.”
“그렇소.”
“저와의 약조도 지키시고 차기 가주가 되기 위한 반석을 다진다. 알아들었어요.”
정광이 씩 웃자 남궁력이 자리에서 일어나 포권했다.
“무엇보다 무혈단주와의 관계가 중요하오. 앞으로 잘 부탁드리오.”
정광도 일어나 예를 표했다.
“저도 잘 부탁드려요.”
남궁력이 떠났다.
정광은 숨겨뒀던 술병을 꺼내 한 모금 마시며 남궁력에 대한 평가를 수정했다.
‘더 쓸 만해졌네.’
과거 무림맹에서 무혈단을 조직해 섬서성으로 떠나기 전, 남궁력을 변룡(便龍)으로 만들었던 독을 주즉시공으로 뽑았었다.
그때 작은 이득을 본 것으로 그치지 않고 부단히 수련해 왔는지 상당히 강해진 남궁력이었다.
‘남궁세가는 현 가주도, 다음 가주도 거치적거릴 일은 없겠어.’
남궁세가는 물론이고 그들을 따르는 세력도 그럴 것이었다.
‘이쯤이면 정파 애들은 대충 정리했고.’
사파도 곧 그렇게 될 것이다.
현재의 그들은 물론 앞으로의 그들까지.
‘빨리 끝내고 싶은데. 손이 근질근질하네.’
당장에라도 사마련 총단에 쳐들어가고 싶었으나 무림맹처럼 큰 조직이 움직이려면 시간이 걸릴 수밖에.
가슴이 조금 답답해진 정광은 방문을 열고 나왔다.
‘날씨 한번 좋구나.’
푸드덕-
그때, 수많은 전서구들이 푸른 하늘로 날아올라 사방으로 흩어졌다.
무림맹에 소속된 가문과 문파를 향해 힘찬 날갯짓을 시작한 것이다.
‘그래. 빨리 가서 서신을 전달해라.’
정광도 그사이 할 일을 하기로 했다.
먼저 찾아간 곳은 무당파의 숙소였다.
“안녕하세요. 잘 계셨어요?”
“이게 누구신가!”
“진옥룡! 정말 오랜만일세!”
“자네는 정말 여전하군.”
몇 안 되는 무당 도사들이 기쁜 얼굴로 맞이했다.
“맹에 왔다는 소식은 들었으나 폐가 될지 몰라 며칠 후에나 찾아가려 했었네.”
“다른 분들께선 무당산에 계신 건가요?”
“그렇지. 우리야 부상을 당해서 맹에 신세를 지고 있으나 다른 이들까지 그럴 수야 있나.”
“하긴. 할 일이 천지시겠죠.”
정광은 고개를 주억거리며 도사들을 훑어봤다.
사마련과의 싸움에서 중상을 입었던 자들이라 하나같이 안색이 창백했다.
“그래도 많이 좋아지셨네요.”
“자네 덕분일세.”
“치료는 제대로 받으신 것 같고. 잘 드셔야지 빨리 나으시는데.”
“허허. 잘 먹고 있으니 걱정하지 말…… 헉!”
전날 잔치에 모인 무인들에게 그랬듯이, 곤륜 비전 운룡금나수(雲龍擒拿手)가 펼쳐졌다.
무당 도사들은 품속에 들어온 전표를 꺼내 확인하며 놀란 표정을 지었다.
“이, 이런 거금을!”
“아니, 갑자기 이걸 왜?”
정광이 낮게 속삭였다.
“맹 밥만 드시지 말고 나가셔서 즐기시죠.”
“즈, 즐기다니?”
“좋은 일에 쓰시라고요. 사정이 안 좋아졌다고 웅크리시면 쓰나요. 이런 때일수록 팍팍 쓰셔야 건재해 보이죠.”
“……!”
무당 도사들의 눈이 깊어졌다.
‘그래. 진옥룡의 말이 맞다.’
‘어려운 이들을 위해서도, 본문을 위해서도 그래야 해.’
정광은 먹고 마시며 즐기라는 의미로 준 것이었으나 무당 도사들은 다른 뜻으로 받아들였다.
배운 게 도둑질이라고, 그들에게 좋은 일이 무엇이겠는가?
어려운 이들을 돕는 것이지.
한 도사가 다른 이들을 대표해 감사를 표했다.
“염치없지만 잘 쓰겠네.”
“뭘요. 빨리 성세를 회복하셔야 저에게도 좋아서 그러는 건데요. 그거 다 빚인 거 아시죠?”
무당 도사들은 고마운 얼굴로 두 손을 모았다.
“무량수불. 그렇게 말해주니 마음이 조금이나마 편해지는군. 고맙네.”
“좋은 일 많이 하고 오세요.”
“명심하지.”
“맞다. 잠깐 안에 들어가서 얘기 좀 해도 될까요?”
“아! 그렇지. 그러게나. 오히려 부탁하고 싶던 참일세.”
무당 도사들이 떠났다.
정광은 바로 돌아서서 전각 문을 열었다.
한 꼬마가 마보(馬步)를 수련하고 있었다.
무당혈선 대진의 제자가 된 장강 인근 촌락의 꼬마였다.
‘흠. 얼마 안 됐는데 태가 제법 잡혔네.’
얼마나 집중했는지 정광이 들어온 것도 모른 채, 구슬땀을 점점이 뿌리며 다리를 부들거리고 있었다.
‘정파가 제자를 받을 때 중요시하는 인의예지신엄용(仁義禮智信嚴勇)에서, 앞엣것들은 별로 관심 없지만…….’
맨 뒤에 있는 엄(嚴)과 용(勇)은 정광도 중시했다.
마침 이 꼬마는 자신을 엄히 다스리는 데다 용기도 낼 줄 아는 녀석이었고.
‘이대로만 크면 대진 다음은 이놈이 되겠지.’
다 좋은데.
사부인 대진도, 제자인 이 꼬마도 돈과는 연이 없었다.
무당의 장문인이 될 그들이 무(武)로 금(金)을 불러들여 토하게 만들어야 했다.
‘뼈마디가 여물기 전에 두드려 줘야 해.’
정광은 버티고 버티다가 결국 쓰러지는 꼬마를 부축했다.
“으윽! 소, 소신선님?”
“잘 있었어?”
“네! 헉. 헉.”
“일단 가부좌 틀고 호흡부터 가라앉혀.”
“아, 알겠습니다.”
잠시 뒤.
꼬마의 호흡이 원래대로 돌아왔다.
“다 됐어요, 소신선님! 뵙고 싶었는데! 정말 기뻐요!”
“너. 나 같은 대마…… 아니, 대협객(大俠客)이 되고 싶다고 했었지? 좀 가르쳐 줄까? 네 사부께 허락은 받았거든.”
꼬마의 얼굴이 기쁨으로 물들었다.
“와! 진짜요? 좋아라!”
“그 마음 변하지 마라.”
“네?”
정광은 손을 들어 꼬마의 머리털을 헝클어뜨렸다.
“변하지 말라고. 앞으로도 쭉.”
“물론이죠!”
꼬마는 해맑게 웃었고.
정광은 악귀처럼 웃었다.
“자. 그럼 시작해 볼까?”
“네…… 으아악!”
며칠 안 되는 시간이 빠르게 흘렀다.
정광은 그 시간보다 더 바쁘게 움직였고.
‘아주 사서 고생이구나. 그냥 확 혼자 가서 어떻게든 사마련주의 멱을 따버려?’
하루에도 몇 번씩 이런 생각이 들었으나 고이 접었다.
지금의 무위로는 무리, 졸개들을 상대해 줄 이들이 필요했다.
‘꼬마는 일단 제쳐놓고.’
생각보다 잘 따라오는 모습을 보니 앞날도 걱정 없을 것이다.
‘일반 무인들도 좀 나아졌지.’
다시 연 수련회는 엄청난 호황이었다.
일반 무인들은 물론 명문에 속한 이들까지 몰려들어 미어터질 정도!
‘계획도 더 다듬었으니 큰 문제는 없을 거고.’
제갈문형과 함께해서 좀 덜했으나 머리 아프긴 마찬가지였다.
그래도 여기까지는 할 만한데.
무슨 놈의 궁금한 게 그리도 많은지, 원로들은 물론 실무자들까지 하나하나 따져가며 귀찮게 했다.
무엇보다도 제법 좋게 봤던 와룡당주(臥龍堂主) 신익이 이렇게까지 짜증 나게 들러붙을 줄이야!
“무혈단주. 몇 곳이 빠졌다 하나 총공세에 나설 인원이 엄청나게 많네. 어떻게 장강을 건널 셈인가?”
맞는 말이긴 했다.
변경 중의 변경인 청해성(靑海省)의 곤륜과 운남성(雲南省)의 점창은 아예 빼버렸다.
각각 천마신교와 이민족들을 경계하기도 바쁠뿐더러, 온다 해도 어느 세월에 오겠는가?
심지어 맹에 남아 제갈문형을 돕던 허직까지도 돌아간 지 오래인데 무슨.
요녕성(遼寧省)에 있는 모용세가 같은 경우엔 애초에 무림맹으로 사람을 보내지도 않았었고.
그런데 이런 곳들을 빼도 장강을 건널 가문과 문파가 너무나 많은 것이다.
하지만 정광은 간단히 대답했다.
“어떻게 건너긴요? 배를 타야죠.”
“그러니까 그 많은 배를 어디서 구할 거냔 말일세. 어떻게 끌어모은다 해도 순차적으로 건너는 데만 칠주야는 넘게 걸릴 것 같은데. 그랬다간 각개격파당하지 않겠나?”
정광은 수왕이 수결한 계약서 중 일부를 보여줬다.
장강수로연맹의 모든 배를 동원해 무림맹 무인들을 실어 나르겠다는 내용이었다.
“됐죠?”
“그건 이미 들어서 알고 있네만. 수왕을 어찌 믿고? 약조를 어기면 어떡할 것인가?”
“배를 다 뺏으면 되죠.”
“…….”
“배를 몰 사람도요.”
“……괜한 걸 얘기했군. 그럼 관(官)에 대한 걸 묻겠네. 관과 무림이 서로 간섭하지 않는다고 해도 이 많은 인원이 움직이면 문제가 생길 게 자명한 일. 어느 정도 기름칠을 해줘야 할 텐데, 그건 어떻게…….”
역모를 일으키는 것으로 오해를 살까 두려우니 뇌물이라도 뿌려야 하지 않겠냐는 의미.
정광의 눈이 커졌다.
‘그 돈은 어디서 떨어지는데?’
사실 전혀 걱정할 필요 없는 일이었다.
제갈세가주인 제갈문소가 사마련으로부터 탈취한 진천뢰(震天雷)를 천자(天子)에게 바친 지 오래 아닌가.
그것을 빼돌린 사마련을 치겠다고 하자, 평소라면 정사(正邪)의 균형을 고려해 훼방 놓았을 천자도 동의한 상태였고.
허나 이런 비사까지 알려줄 순 없는 노릇.
정광은 간단히 해결했다.
“그런데요. 왜 저한테 물으세요?”
“그거야…….”
“저 그냥 작은 무력단의 단주에요. 맹주님과 군사님께 물으셔야죠.”
신익을 포함한 실무자들과 원로들이 아차 싶은 표정을 지었다.
‘진옥룡이 모든 일을 이끌어와서 나도 모르게 그에게 묻고 있었구나.’
‘허어. 맹주와 군사에게 실례되는 일을 했어.’
정광은 바로 맹의 주요 안건을 논의하는 의혈각(義血閣)에서 나갔고 팽수관과 제갈문형의 얼굴은 썩어 들어갔다.
정광은 신익을 흘깃 돌아보며 마음을 굳혔다.
‘그냥 청해성으로 보내는 게 아니라 거기에서도 잔뜩 구르게 해주마.’
그리고 또 며칠이 흐른 어느 날.
정광은 잿빛 하늘을 올려다보며 딴생각을 했다.
‘뭔 말이 이렇게 길어. 빨리 가서 끝내면 되는데.’
그 마음을 읽은 걸까?
높은 단상에 서서 한참 떠들던 무림맹주 팽수관이 애도(愛刀)를 뽑아 들며 외쳤다.
“무림맹, 출진!”
“우와아아아!”
대연무장에 도열한 무인들은 천지가 진동할 만큼 큰 함성을 질렀다.
정광만 빼고.
어쨌든, 수많은 무인들이 맹을 벗어나 남하(南下)하기 시작했다.
일차 목적지는 호북성 무한(武漢)이었다.
* * *
가는 길은 순탄했다.
이 많은 고수들이 떼를 지어 가는데 누가 감히 시비를 걸까?
인원이 너무 많아 말을 타진 못했다. 객잔에서 편히 자기는커녕 노숙을 하며 끼니를 때울 수밖에 없었으나…….
놀라운 일이 일어났다.
주변의 민초들이 몰려들어 도운 것이다.
“아이고, 협사님들. 거친 음식이지만 드셔주십시오.”
“사마련을 벌하러 가신다고요? 감사합니다, 덕분에 안심하고 살 것 같습니다요.”
이번 결전은 공공연한 비밀이었다.
무림과 관의 많은 이들이 알고 있었기에 밖으로 새어나갈 수밖에 없는 상황.
게다가 그들 중에 간자(間者)가 없을 리 있나. 사마련도 당연히 알지.
제갈문형은 아예 널리 알려 사람들이 놀라는 걸 막자 했고, 그렇다 보니 이런 일이 생긴 것이다.
‘허어.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이렇게 많이들 올 줄이야.’
‘발걸음이 많이 늦어지겠는데. 어찌한다?’
대부분의 무인들이 당황하는 그때.
정광이 침착하게 나섰다.
“감사합니다! 잘 먹겠습니다!”
“와아아아아!”
“오신 김에 축원도 받으셔야죠?”
“…….”
민초들이 침을 꿀꺽 삼켰다.
바리바리 싸들고 나온 이유의 대부분이 그것이었기에.
소림 고승이나 무당 진인 같은 이들을 언제 또 보겠는가?
정광이 시원시원하게 제안했다.
“바쁘실 텐데 빨리하고 빨리 가시죠. 대사님, 좀 도와주시겠어요?”
지목받은 원굉이 소림승들을 이끌고 나왔다.
정광과 산서성으로 향하며 몇 번이나 해본 일 아니던가.
“아미타불. 시주들께 부탁드립니다. 질서를 지켜주시면 빠짐없이 부처님의 말씀을 전해 드리지요.”
정적이 흘렀다가.
환호성이 터졌다.
“우와아아아!”
소림승들은 물론이요, 몇 안 되는 무당 도사들도. 화산과 아미 같은 나머지 문파들까지 민초들을 어루만졌다.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진인.”
“원시천존께서 선사님을 보호하시길 빕니다요.”
청년 도사도, 노승도 처음엔 당황했으나 빙그레 웃었다.
별것 아닌 일에 이리도 기뻐하는데 어찌 그들이라고 기쁘지 않으랴.
그렇게 그들은 덕을 쌓으며 빠르게 나아갔다.
사람들이 계속 몰려들었고, 그 속엔 무림맹에 입맹하지조차 못한 삼류 방파들도 있었다.
무림맹 실무자들의 눈에 곤혹스러운 빛이 맺혔다.
‘이건 좀 곤란한데.’
‘짐이 될 뿐이야. 정중히 거절해야 해.’
정광의 생각은 달랐다.
‘거절은 거절이고. 함께했다는 동질감은 줘야 정파무림을 관리하기 쉬워지지.’
그래서 외쳤다.
“무량수불! 곤륜의 정광이 강호제현(江湖諸賢)들께 말씀드립니다! 배가 적어 같이 건너실 순 없으나 장강 너머에서 대기해 주시며 응원해 주세요! 저희가 밀리면 도와주시고요!”
“우와아아아!”
삼류 무인들이라고 바보는 아니었다.
헌데 정광이 이렇게 체면을 세워주는 것 아닌가!
‘격의 없이 모든 사람을 똑같이 대한다더니!’
‘나쁜 소문도 많지만 모두 와전된 것일지도 몰라!’
‘과연 진짜 용이로다!’
남하하면 할수록 인원이 늘었다.
마침내 목적지인 호북성 무한에 이르렀을 때, 그들은 엄청난 수로 불어나 있었다.
그 선두에서 걷던 정광은 장강 쪽을 바라보며 흥미로운 표정을 지었다.
수왕이 살벌한 기세를 뿌리며 두 노인과 대치하고 있는 것 아닌가?
‘누구지? 제법인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