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곤륜마협-250화 (249/569)

250화

태양보다 더

무공(武功)이란 무엇인가?

심신을 단련하기 위해, 도를 닦거나 수양의 수단으로 쓴다는 이들도 있으나 그 본질은 상대를 이기기 위한 것.

상대를 이기기 위해선 죽이거나 제압해야 한다.

소림은 자비를 바탕으로 하는 불문이었기에 강맹한 외견과 달리 살생을 지양하고 제압하는 걸 중시했다.

하지만 모든 건 마음에 달렸다 했던가.

불존이 살계(殺戒)를 열기로 마음먹자 불문 냄새가 풀풀 나던 소림칠십이종절예(少林七十二種絶藝)가 바뀌었다.

후웅-

분명 아까 겪었던 정명한 나한권(羅漢拳)이건만, 쇄골이 아니라 목을 탐한다.

쉬익-

사자모니인(獅子牟尼引) 역시 마찬가지. 옆구리를 찍는 것으로 그치지 않고 갈비뼈를 움켜쥐고 뽑아내려는 기세라니!

부처가 아수라로 변하면 이럴까.

정광이 아슬아슬하게 피하며 중얼거렸다.

“윽. 살기만 실린 게 아니라 초식도 변형됐네. 설마 마음조차 비틀리신 건 아니죠?”

“…….”

정광의 도발에도 불구하고 불존은 묵묵히 다음 초식을 펼칠 뿐이었다.

막대한 살기를 발하면서도 거기에 매몰되지 않고 진중한 모습이라.

정광의 미소가 짙어졌다.

‘더 들쑤실 필요 없겠어. 아주 딱 좋은데.’

자주 접하기 힘든 기회였다.

정광은 그 기회를 제대로 쓸 수 있는 무인이었고.

“으차.”

검기를 줄기줄기 뻗어냈다.

황금빛에 휩싸인 너무나 아름다운 검기였으나 그 속엔 소름 끼치는 살기가 넘실거렸다.

불존의 눈이 살짝 흔들렸다.

눈썹 또한 꿈틀거렸으나 찰나의 순간이었을 뿐.

침착하게 정광의 살검(殺劍)을 상대했다.

무인이 병기를 쓰는 이유는 적수공권(赤手空拳)보다 효율적으로 사람을 죽일 수 있기 때문이거늘.

불존은 육신만으로도 충분했다.

그의 쇳덩어리 같은 전신에서 치명적인 무공이 폭발적으로 쏟아져 나왔다.

‘그래, 이거지.’

정광의 가늘어진 눈매가 부드럽게 휘었다.

바로 이런 걸 바라고 왔으니 그럴 수밖에.

현생에서 싸운 무인 중 제일 강한 이는 수왕이었다.

그런 수왕조차 물이 아니라 뭍에서라면 불존을 상대로 승리를 장담하기 힘들 터.

허나 정광은 아니었다.

‘상대가 아무리 강해도 죽일 수 있어.’

전생의 어린 시절에 그랬듯이, 정광은 강한 적을 이기진 못하더라도 죽일 수는 있는 무인이었다.

그래야 살 수 있었기에.

그렇게 살아야만 했으니까.

하물며 불존은 그때의 강적들과 비교하면 손색이 있는 자 아닌가!

“하압!”

정광의 입에서 기합이 터져 나왔다.

좀처럼 하지 않는 행동이니만큼, 그 결과는 놀라웠다.

금룡이 하늘을 향해 우뚝 섰다가 땅을 가를 기세로 떨어져 내렸다.

왼 다리로 우뚝 선 채 오른 다리로 관음십팔족(觀音十八足)을 폭풍처럼 쏟아내던 불존의 눈이 커졌다.

‘살을 내어주고 뼈를 취한다?’

자신의 전신이 부서지더라도 상대를 양단해 버리겠다는 기세!

허나 사람의 육신이란 의외로 연약하다.

정신도 마찬가지. 고수라 불리는 자도 사지 중 하나만 잘려 나가면 그 충격에 전투 불능 상태가 되기 일쑤였다.

살을 베이는 순간 뼈를 취할 틈도 없이 무너지는 것이다.

‘아니, 저런 눈을 한 무인은 달라.’

정광의 눈은 한 치의 흔들림도 없이 확신에 찬 눈이었다.

관음십팔족에 육신이 부서지더라도, 이 일검만큼은 반드시 끝까지 펼치겠노라는 의지가 담겨 있었다.

‘그래도 이건 아니지.’

조금만 삐끗해도 끝이거늘, 이렇게 무모한 짓을 하다니.

불존이 내심 탄식하며 보법을 펼치자 그의 신형이 주르륵 물러났다.

정광의 몸을 박살 내, 가죽 포대처럼 흐물흐물하게 만들더라도 자신의 몸이 반으로 갈리면 손해 아닌가.

이렇게 거리를 확보한 불존은 백보신권을 한 번 더 펼쳤다.

그래서 정광의 기세를 죽이려 했으나.

‘……!’

정광은 그의 예상을 뛰어넘었다.

바닥을 가르려던 검을 우뚝 멈추더니, 그대로 쭉 내밀며 달려왔다.

화아악-

교묘한 변화가 없는 대신 무거운 힘을 멋들어지게 떨쳐내는 태청검(太淸劍)의 일식!

금룡이 아가리를 쩍 벌리며 백보신권을 뚫었다.

그리고 그대로 쪼개갔다.

쪼개진 권력이 정광의 지척에 이르렀으나 그의 눈은 굳건했다.

반면 불존의 눈은 딱딱하게 굳어버렸다.

‘동귀어진(同歸於盡)을 노릴 줄이야!’

오해였다.

정광은 동귀어진은커녕 양패구상을 원하는 것도 아니었다.

그저 살기 위해, 적을 죽이기 위해 몸부림치다 보니 자연히 새겨진 전생의 방식 그대로였다.

실낱같은 틈이라도 열어서 친다.

달라진 점이라곤 마공에서 정공으로 바뀌었다는 것.

허나 그 목적은 같았으니.

상대를 반드시 죽이겠다는 의지!

이 한 수에 그것이 오롯이 담겨 있었다.

물론 죽거나 다칠 생각 따위는 눈곱만큼도 없었지만.

“이익!”

정광은 찔러가던 운룡을 놓고 손잡이 끝을 손바닥으로 때렸다.

날카로워진 감각이 그러라 말했기에 행한 것.

동시에 땅을 박차고 날아올랐다.

운룡은 놀라운 속도로 백보신권을 가르며 불존의 심장으로 향했고, 정광은 허공에서 떨어져 내리며 불존의 정수리를 노렸다.

‘……!’

불존의 딱딱하게 굳어졌던 눈이 허물어졌다.

검문(劍門) 중의 검문인 곤륜의 제자가 검을 암기처럼 내던질 줄 어찌 상상이나 해봤겠는가!

허나 불존은 불존이었다.

십존이라고 다 같은 십존이 아니라는 걸 항변하듯, 대단한 위용을 떨쳤다.

운룡이 그의 심장을 꿰뚫고 정광의 수도가 정수리를 쪼갰으나 그것은 잔상이었다.

허공을 가른 손맛에 입맛을 다신 정광은 계속 날아가려는 운룡을 낚아채며 착지했다.

“와. 이걸 피하시네.”

어느새 멀찍이 떨어진 불존이 무거운 얼굴로 정광을 보고 있었다.

“움직이지 않고도 능히 움직인다. 금강부동신법(金剛不動身法)인가요?”

“바로 보았다.”

“역시 소림이네요. 그것 외에도 여러 가지 절기가 있죠?”

“그렇다만. 기분이 무척 좋아 보이는구나?”

정광은 정말 기분이 좋았다.

이 정도 고수가 펼치는 이런 수준의 무공이라.

더구나 불존 혼자인 것도 아니지 않은가.

눈만 돌려서 주변을 훑었다.

중간에 도착한 방장과 십팔나한이 투지를 활활 불태우며 노려보고 있었다.

정광의 얼굴에 환한 미소가 맺혔다.

‘먹고 자는 건 엉망이어도 놀 만한 곳이란 말이야.’

덕분에 수왕과 생사투를 벌이며 벼려졌던 검에 날이 세워졌다.

이제 그것을 날카롭게 갈아야 할 때.

지금의 검은 전생에 계속해서 바꾸어 나갔던 것들 중 일부일 뿐, 자신의 검이 아니었다.

‘더 빨리…… 아.’

정광은 내심 고개를 저었다.

이 정도면 무척 빠른 편인데 무슨.

전에도 그랬지만 이상하리만큼 급해지는 마음을 가라앉혔다.

‘조금 더 빨리 가려다 돌아갈 순 없지.’

그런 경험이 있었기에 욕심을 억눌렀다.

하지만 완전히 누를 순 없었기에…….

바로 불존을 향해 신형을 날렸다.

불존도 기다렸다는 듯 맞받아쳤다.

쉬이익-

부우웅-

싸움이 다시 시작됐다.

짧으면서도, 무척이나 긴 하루였다.

* * *

“후우우우.”

땅거미가 지는 어둑어둑한 저녁.

운기조식을 마친 정광이 숨을 깊게 내쉬었다.

‘피곤하네. 조금 무리했나?’

무리한 건 그뿐만이 아니었다.

아직 운기조식 중인 불존은 물론이요, 방장과 십팔나한도 마찬가지였다.

무척이나 지친 십팔나한과 달리, 꼿꼿한 자세를 유지하고 있던 방장이 정광에게 물었다.

“차륜전을 대비하기 위해 이러는 것 같은데. 맞는가?”

“그렇죠.”

정광이 아무리 강하다 해도, 아직 불존과 방장을 동시에 상대할 정도는 아니었다.

거기에 십팔나한진까지 더해지면 도주할 틈도 없었고.

그들과 번갈아 가며 싸웠기에 지금까지 버틸 수 있었고, 중간마다 운기조식을 했기 때문에 큰 상처 없이 끝낼 수 있었던 것이다.

그래도 정말 대단한 무위였다.

“듣던 것보다, 짐작한 것보다 훨씬 더 고수군. 많이 놀랐네.”

“저야말로요. 강호 출입 좀 하시죠. 천하가 놀랄걸요?”

“…….”

사손뻘인 청년이 소림 방장인 자신을 칭찬하다니.

헌데 그럴 만한 자격이 있는 걸 넘어 넘친다는 사실이 우스우면서도 놀라웠다.

방장은 정광을 물끄러미 보며 생각에 잠겼다.

‘곤륜의 개파조사가 환생이라도 한 건가.’

이제 겨우 약관에 이른 청년의 몸에서 박심정대(博深正大)한 곤륜 무공이 끝없이 풀어져 나왔다.

‘곤륜 무공을 직접 손봤다는 소문이 들리던데.’

아니나 다를까.

알고 있던 것과 달리 무척이나 우아하고 멋스러웠다.

그 속에 담긴 지극한 현기(玄機)가 아니었으면 겉멋만 든 검무(劍舞)로 보일 만큼.

‘정말 그럴지도.’

말도 안 되는 소리라 여겼었으나 직접 겪어보니 생각이 흔들렸다.

곤륜 무공은 확연히 변해 있었다.

정광 같은 기재가 아니면 누가 그럴 수 있겠는가.

‘성품이 그렇듯 뭐 하나 종잡을 수가 없구나. 차륜전만 수련하려고 온 건 아닌 것 같은데…….’

이유는 모르겠으나 그런 느낌이 들었다.

“……혹시 지금껏 익힌 무공을 정리하고, 한 걸음 더 나아가려고 본사에 온 건가?”

“비슷해요. 방장께서는 어떠셨어요? 도움 좀 되셨죠?”

“아미타불. 부정하지는 못하겠네.”

“더 도움 되게 해드릴까요?”

정광의 눈이 빛나자 방장의 눈은 어두워졌다.

“암기는 벌써 많이 날렸고. 독을 뿌리겠다는 말처럼 들리네만.”

“실전을 제외하면 실전에 가까운 비무만큼 도움이 되는 수련은 없으니까요.”

“…….”

방장은 살짝 구미가 당겼다.

자신은 아니나, 십팔나한에게는 어느 정도 도움이 될 것 같아서였다.

‘아니지.’

정광이 평범한 독을 쓸 리가 있나.

확답을 받아야 했다.

“살상력이 강한 독이면 곤란하네.”

“걱정하지 마세요. 전혀 없으니까요.”

“……그런 독을 왜?”

“군자행(君子行)이라고, 살상력은 없으나 상대의 마음에 타격을 주는 게 있어요. 어떠세요? 한번 써볼까요?”

방장은 군자행의 정확한 효과를 물었고, 정광은 당예지가 만든 이 걸작이 사람을 군자로, 후위진의 경우엔 현인으로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되었네.”

“왜요? 어차피 당해도 별 상관 없으실 텐데.”

“있는 데 안 쓰는 것과 없어서 못 쓰는 것은 엄연히 달라.”

“와아. 멋진 말씀이네요. 흔들릴 뻔했어. 그래도…….”

정광이 계속 설득하려 하자 원굉이 급히 외쳤다.

“진옥룡! 저녁 공양 시간일세! 어서 가세나!”

다른 십팔나한들도 필사적으로 거들었다.

정광은 그들의 말에 따를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소채를 씹으며 깊은 후회에 잠겼다.

‘내가 미쳤지. 이걸 먹고 무슨 힘을 낸다고.’

오히려 힘이 빠졌다.

산에 오르기 전, 억지로 고기와 술을 밀어 넣었으나 반나절 싸웠더니 맛조차 기억나지 않는 상황.

‘…….’

심지어 좁고 허름한 승방에 들어가자 허탈감까지 엄습했다.

‘무슨 부귀영화를 누리겠다고 여기에 왔나.’

아니, 부귀영화는 아니더라도 제대로 발 뻗고 잘 만한 공간은 있어야지.

‘거기라도 갈까.’

정광은 원굉에게 양해를 구한 뒤 산문을 나섰다.

목적지는 멀지 않았다.

소림의 전답(田畓)을 일구는 소작농들의 마을이었다.

“안녕하세요!”

“시, 신선님?”

“신선님이다! 신선님이 다시 오셨어요!”

아이들은 물론 어른들도 난리가 났다.

그들이 어찌 정광을 잊겠는가.

정광은 그들과 일일이 인사를 나눈 뒤 촌장에게 물었다.

“범이 또 안 왔나요?”

“한 번 더 그런 적이 있었는데, 소림의 고승들께서 잡아주셨습니다.”

쫓아낸 게 아니라 잡았단다.

소림이 제대로 하고 있는 것 같았다.

그럼 정광도 제대로 해야 할 터.

단도직입적으로 말했다.

“아직 식사 준비 안 하셨죠?”

“……?”

마을 사람들은 일제히 저마다의 집을 돌아봤다.

집마다 밥을 짓는 연기가 솔솔 올라오고 있었다.

하지만 정광은 아무것도 안 보인다는 듯 전표를 한 장 꺼내 들었다.

“술이랑 고기 좀 사서 같이 먹죠. 어때요?”

“……!”

사람들이 기뻐하면서도 말렸으나 정광의 고집을 꺾을 수는 없었다.

그들은 고기와 술로 배를 든든히 채우게 됐다.

“저 며칠만 머물게요.”

“이렇게 누추한 곳에 신선님처럼 귀한 분이…….”

“소림에 비하면 황궁이죠.”

정광은 소작농 마을에서 소림사를 오가게 됐다.

그렇게 며칠이 지났다.

제대로 된 상대와 겨루고 제대로 된 음식을 먹자 하루하루가 다르게 감각이 날카로워졌다.

그만큼 현생의 검이 날카롭게 갈렸고, 내공 또한 그에 걸맞게 벼려졌다.

‘오늘은 불존과 방장을 한 번에 상대해 볼까.’

무리였다.

창사와 부사. 팔사 중 둘과 동시에 싸우며 하나를 죽이고 하나를 패퇴시켰건만, 소림의 두 고승에겐 눈에 띄게 밀렸다.

그래도 열심히 신법을 펼친 덕분에 패하지는 않은 게 위안이랄까.

불존의 금강부동신법과 방장의 연대구품(蓮臺九品)에서 벗어난 것이었기에 천하무림이 알면 경악할 수밖에 없는 일이었지만.

정광은 부끄러웠다.

‘불존의 권에 배를 맞고 방장의 선장(禪杖)에 허벅지가 찍히다니.’

한숨이 나왔다.

소림에 와서 좀 나아지긴 했으나 아직도 갈 길이 요원하지 않은가.

아깝지만 남궁학에게 받은 속명단(續命丹) 하나를 삼켰다.

빨리 회복하고 다시 싸우려면 어쩔 수 없었다.

‘좋아. 오늘은 좀 다를 거다.’

다르긴 달랐다.

이번엔 불존의 장(掌)만 한 대 맞았으니까.

속명단이 하나 또 날아갔다.

방장이 우려스러운 목소리로 물었다.

“이렇게 계속하다간 탈이 날 텐데. 그 속명단, 범상치 않아 보이는데 더 있는가?”

아직 하나 남았으나.

정광은 없다고 말했다.

“방장 어르신. 얻으신 게 적지 않으실 텐데 좀 베푸시죠.”

방장도 불존도, 특히 십팔나한은 많은 걸 느끼고 깨달은 상황.

방장은 희미한 미소를 지으며 소환단(小還丹) 두 알을 건넸다.

“크지 않고 작네요?”

“대환단(大還丹)을 주고 싶으나 그럴 여력이 없어 미안하네.”

대체 얼마나 비싼 영약이 들어가길래 그럴까.

정광은 일단 소환단에 만족하기로 했다.

물론 수련을 하다가 써버릴 생각은 전혀 없었고.

‘괜찮게 올라왔어. 이제 다듬어보자.’

날이 날카롭게 섰다고 마냥 좋은 게 아니다.

정광은 서슬 퍼렇게 갈린 날을 지금의 자신에 맞게 다듬었다.

그렇게 시간이 흘렀다.

정광은 두 고승을 이기진 못했으나 상처 없이 싸움을 이끌 수 있었다.

십팔나한 또한 마찬가지.

그들이 펼치는 십팔나한진이 더해져도 큰 손해 없이 몸을 빼낼 수 있게 됐다.

‘사마련주가 아무리 강하다 해도 홀로 덤빌 리 없지.’

보나 마나 이런저런 놈들을 이끌고 싸우려 들 것이다.

‘피해가며 말려 죽이면 돼.’

무림맹이 총공세를 펼친다고 구경만 할 생각은 없었다.

사마련주만큼은 직접 죽여야 했다.

자신을 건드린 죄를 묻기 위해.

앞으로 덤벼드는 이가 없게 하기 위해.

그날 저녁.

정광은 소작농 마을에 있는 작은 집에서 가부좌를 틀고 앉았다.

그리고 새벽을 지나 동틀 무렵이 되자.

그 집에서 빛이 새어 나왔다.

태양보다 더 눈부시고 아름다운 빛이었다.

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