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곤륜마협-246화 (245/569)

246화

비밀

정광은 남궁화운과 겨뤘던 야산으로 향했다.

대진은 정광을 따라가며 내심 고개를 저었다.

‘계속 받기만 하는구나.’

정광 덕분에 멸문을 면했다.

안정적인 수입도 생기게 됐다.

일이 잘 풀린다는 전제가 있어야 한다고 했으나 정광의 능력을 생각하면 별문제 없을 게 분명했다.

‘그래서 차마 물어보지 못했건만…….’

정광이 장강에서 그려냈던 신비한 태극(太極).

그것을 본 이래 잠을 설치지 않은 날이 단 하루도 없었다.

눈이 혈광 때문에 붉은 건지, 잠을 못 자 그런 건지 구별이 안 될 만큼.

‘진옥룡이 어떻게 그분의 심득(心得)을 알고 있는 걸까?’

의문이 더 길게 이어지기 전에 야산이 나타났다.

산을 어느 정도 오른 정광은 그루터기에 편히 앉아 대진에게 손짓했다.

“앉아서 얘기하죠. 제가 그렸던 원이 궁금하세요?”

대진이 앉으며 혈광을 빛냈다.

“그렇네. 단주가 장강에서 펼쳤던 그 태극 말일세. 어떻게 아는 건가? 혹시 그분께서 곤륜에 들르셔서 전하신 건가?”

“그분이 누구신데요?”

“내 태사조(太師祖) 되시는 분이네. 강호에선 태극검존(太極劍尊)이라 불리셨지.”

“……!”

정광은 경악했다.

태극검존이 나와서가 아니라, 그가 대진의 태사조라 해서였다.

‘내가 오래 살긴 했네. 그 늙은이의 삼대손과 마주 앉아 얘기하고 있다니…… 아니지.’

대진이 여타의 제자들처럼 입문했으면 검존의 제자가 아니라 사손이 되었을 터.

사실상 태극 늙은이의 사대손이 나 마찬가지 아닌가!

정광은 어이가 없어 헛웃음을 흘렸다.

“하하.”

“왜 웃는가?”

“어이가 없어서요.”

“이해하네.”

대진이 곤혹스러운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태사조께서 당신의 심득을 외부에 푸실 리 없지. 확인하고 돌아오신다 하셨는데.”

“확인하다뇨?”

대진이 잠시 망설이다가 얼굴을 굳혔다.

“지금부터 하는 말은 단주 혼자만 알아야 하네.”

“물론이죠.”

“어디부터 얘기해야 할까…….”

대진이 기억을 더듬으며 말을 이었다.

“태사조께선 무적의 고수셨네.”

“…….”

그 망할 늙은이가?

“사부처럼 검존이라는 별호를 가지고 계셨지만, 앞에 태극이 붙은 것은 그 무위를 아무도 짐작하지 못해서였지.”

“…….”

패니까 금방 바닥을 드러내던데?

황당해하는 정광과 달리, 대진의 음성엔 자부심이 가득했다.

“더는 오를 곳이 없다고 판단하신 태사조께선 신강(新疆)으로 떠나셨네. 진천마, 그 천고의 악적을 꺾어 천하의 우환을 제거할 계획이셨지.”

“…….”

천고의 악적이니, 악귀 중의 악귀니 하는 말 따위는 하도 많이 들어 아무런 감흥도 없었다.

머나먼 길을 기어오느라 악에 받쳤는지 태극검존도 정광을 그렇게 꾸짖었었고.

허나 앞의 말은 놀라웠다.

‘더 이상 오를 곳이 없긴 무슨. 무공에 끝이 어딨다고. 생각보다 더 정신 나간 늙은이였구나.’

어쩐지 한참 두들겨 패다 보니 혼이 나가 버린 표정을 짓더라니.

하늘 위의 하늘을 대하고 넋을 잃은 것이었다.

‘그래도 뭐 나름의 재미는 있었으니까 상관없지.’

대진의 말이 이어지자 상관있어졌다.

“하지만 진천마 그 마귀와 경천동지(驚天動地)할 격전을 벌이신 태사조께선 본문으로 돌아와 탄식하셨네. 그를 이길 수 없었다고. 동수를 이루신 게야.”

“네? 제가 일방적으로…….”

“음? 무슨 말인가?”

“……일방적으로 들으니 더 궁금해지네요. 그래서요?”

“태사조께선 바로 폐관수련에 들어가셨지. 오랜 시간이 흐르고 나서야 신선 같은 기운을 풍기며 나오셨다네.”

“깨달음을 얻으셨나 봐요.”

대진이 고개를 무겁게 끄덕였다.

“사질들을, 내겐 사조 되시는 분들을 모으신 뒤 새로운 태극을 선보이셨지. 전해 들은 말로는 단주가 그렸던 그것과 무척 흡사하다네.”

“한번 펼쳐주실래요. 제 것과 닮았다니 궁금하네요.”

“불가. 그때 단 한 번뿐이었어.”

“네?”

“태사조께선 바로 떠나셨네. 진천마 그…….”

“천고의 악적을 단죄하시려고.”

“그렇지. 그 후에 돌아오셔서 전수하겠다고 하셨어. 하지만…….”

대진의 눈에 어린 혈광이 엄청난 속도로 짙어졌다.

“돌아오지 않으셨네. 진천마 그 대마두가 수하들을 동원해 차륜전을 펼쳤을 걸세. 워낙 중과부적이라 태사조께선 결국 안타깝게 밀리셔서…….”

정광은 대진의 턱을 날려 버리려다가 참았다.

‘죽이면 안 되지. 잘 키워서 뽑아먹어야 해.’

그래도 황당한 건 어쩔 수 없었다.

‘물에 빠진 놈 건져놓으니까 봇짐 내놓으라 해?’

다짜고짜 찾아와 시비를 걸었는데도 살려 보냈건만.

그 뒤론 오지도 않았는데 덤터기를 씌우다니!

아니, 왔다 하더라도 차륜전을 왜 펼치겠는가! 재미 삼아 혼자 패면 되지!

정광은 머리를 긁으며 전생을 돌이켜 봤다.

‘진짜 안 왔어. 어떻게 된 거야?’

천마신교를 확실하게 장악했던 때인지라 수하들이 장난을 쳤을 리도 없었다.

‘오다가 병사했나? 수명이 꽤 남아 있었는데.’

벼락이라도 연달아 맞았다면 이해가 가지만 그랬을 리는 없고.

살해당한 게 그나마 제일 타당했으나 이것 역시 놀라운 일이었다.

태극검존은 정광이 인정한 진짜 고수 아니던가.

정말 그렇다면 흉수가 누구인지 궁금했다.

‘뭐 그건 그거고.’

답이 안 나오는 일은 미룬다.

답이란 언젠가는 나오기 마련.

‘해야 할 일을 해야지.’

정광은 자신의 태극을 알려주고 대진의 태극을 받아내기로 했다.

“정말 안타까운 일이네요. 그보다 그거, 어떻게 그려내는 건지 알고 싶으시죠?”

“……!”

“알려 드려요?”

“……!”

대진은 천천히 일어나 옷매무새를 단정히 한 뒤 두 손을 모았다.

“부탁하네, 단주. 이 은혜, 절대로 잊지 않겠네.”

“당연히 그러셔야죠.”

정광은 엉덩이를 털고 일어나 운룡을 뽑았다.

운룡의 검붉은 검신이 완벽한 원을 그렸다.

“이게 태극이라 치죠. 어땠어요?”

“완벽한 원이었네.”

“태극이 뭐죠?”

“천하 만물의 근원이자 본체지. 역유태극(易有太極)이니 시생양의(是生兩儀)하고, 양의생사상(兩儀生四象)하니 사상(四象)이 생팔괘(生八卦) 하여…….”

“주역(周易) 계사전(繫辭傳) 읽지 마시고요. 도장께선 어떻게 생각하시냐고요.”

“……나?”

“네. 생각해 보신 적 없으세요?”

“…….”

대진은 부끄럽다는 듯 시선을 깔았다.

“그저 익히기 급급해 깊게 고민해 보진 못했네.”

당연한 일이었다.

자신만의 태극을 세웠다면 벌써 일대종사(一代宗師)가 됐지, 정광한테 배움을 청하겠는가.

정광도 그걸 바라고 물은 게 아니었다.

그가 원하는 건 무당이 태극을 어떻게 바라보며 사용하느냐였다.

“그럼 아시는 대로 말씀해 보세요. 무공에서의 태극을요.”

대진은 검존에게 배운 이치를 설명했다.

단지 무론(武論)일 뿐인 데다 정광에게 받은 은혜가 있어 큰 거리낌은 없었다.

그것만으로 무당 무공의 진체(眞體)를 깨달으면 그게 사람인가?

안타깝게도 정광은 사람 같지 않은 존재였다.

묵묵히 들으며 무당의 태극을 정리했다.

‘자연스러운 완벽이네. 그걸 인위적으로 추구하는 것조차 자연스럽게 느껴질 만큼.’

원도, 타원도.

그 자체로, 그걸 그리는 행위 자체로 완벽함을 좇았다.

‘딱딱하지만 꽤 재밌는데.’

곤륜이라는 바탕에 남궁학의 제왕검형과 남궁화운의 독보검을 넣고 무당의 것까지 섞으면 어떤 그림이 나올까?

‘이왕 하는 거, 수왕의 무공도 참조하자. 그리고 그곳의 것까지 넣으면 얼추 어울릴 것 같아.’

어느 곳에서 무공을 다듬을까 고민 중이었는데 행선지가 정해졌다.

정광은 상쾌한 기분에 미소를 지었다.

“단주. 왜 웃는가? 잘못된 게 있나?”

“아. 아니요. 좋은 생각이 나서요.”

“어떤?”

“그건 일단 넘어가죠. 도장의 태극이 무엇인지는 잘 들었어요. 이제 제 것을 알려 드릴게요.”

정광은 운룡으로 태극을 펼쳤다.

무당의 것처럼 부드러우면서도 도도한 원이었다.

대진의 눈이 커졌다.

‘본문의 태극검(太極劍)과 이리도 흡사한 기풍의 검식이라니!’

태극검이든 태극혜검(太極慧劍)이든, 기본 무리는 대동소이했다.

정광의 손에 들린 운룡은 그것을 그대로 투영하고 있었다.

‘설마 내 설명을 듣고 깨친 건가?’

대진이 경악하는 그때.

정광이 계속 운룡을 휘두르며 입을 열었다.

“태극도 수많은 무리와 이치 중 하나일 뿐이죠. 궁극을 깨치려는 건 좋지만 너무 매몰되는 건 안 좋아요.”

운룡의 움직임이 변했다.

완벽했던 원에 힘이 실리며 다양한 형태로 일그러졌다.

“사마련의 그분 기억하시죠? 곽정원이었나? 새우눈이었던 분.”

대진의 눈이 빛났다.

기억할 수밖에.

자신이 직접 목을 날리지 않았던가.

“그분과 싸울 때 도장은 지금보다 깊은 심마(心魔)에 빠져 계셨죠.”

그랬다.

사마련의 주구들을 계속 베어도 분노가 풀리지 않아 강(强) 일변도로 나갔었다.

“그런데 갑자기 유(柔)를 좇으시더라고요. 강함을 이용해 억지로 만들어 낸 부드러움이었죠.”

“…….”

“그때 그리셨던 원이 이거예요. 살기까지 꾹꾹 눌러 담으셔서 더 거칠었지만.”

“……왜 갑자기 그 얘기를 하는 건가? 별로 떠올리고 싶지 않은 일일세.”

대진이 눈살을 찌푸리자 정광이 싱긋 웃었다.

“그게 문제라니까요.”

원으로 움직이던 운룡이 면을 이루고 선을 그렸다.

“여기까진 하시던데. 이건 모르시더라고요.”

말이 끝나기 무섭게 선이 수많은 점으로 변했다.

“……찌르기를 더 섞으라는 말인가?”

“비슷한데 그게 다는 아니죠. 그때 좀 더 궁리하셨으면 깨달으셨을 텐데.”

허공을 노닐던 운룡이 검집에 들어갔다.

“어느 하나를 잡고 완벽을 추구하는 건 좋아요. 하지만 그 끝에 다가가기엔 요원할 수밖에 없죠.”

“……?”

“넓게 보시라는 의미에요. 천하에 완벽한 건 없다시피 하거든요. 심지어 저조차.”

“…….”

뭔가 생각하던 대진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건 이해했네. 단주도 외모와 무공은 천하제일을 다툴 만하나 성품만큼은…….”

“아뇨, 아뇨. 무공이야말로 그렇다고요. 틀에 갇히지 마세요. 심마에 빠지시면서 운 좋게 자유를 맛보셨는데 왜 그걸 활용 못 하세요?”

“대체 무슨 말인지…….”

“그때 펼쳤던 검이 마검(魔劍)이에요, 무당검이에요?”

대진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마검이었네.”

“그때의 도장은 마인이었어요, 무당인이었어요?”

“……마인이었지.”

정광이 황당한 얼굴로 반문했다.

“무슨 말씀이세요? 무당인으로서 무당검을 펼치셨으면서. 그것을 바탕으로 마음 가는 대로 행하셨을 뿐인데 왜 자꾸 부정하려고 하시는지 원.”

“……!”

대진의 머릿속에 사부인 검존이 했던 말이 떠올랐다.

‘마음이 가는 대로 하거라.’

거기에 정광의 말이 덧칠됐다.

“가는 대로 행하고, 그 마음이 잘못된 건 아닌지, 정말 원하는 것인지는 한 번 더 생각해 보시라고 했었잖아요. 자유롭게 행하고 되돌아보시면 되는데 왜 자꾸 완벽함만 추구하실까. 태극…….”

태극 늙은이라고 말하려던 정광은 재빨리 호칭을 바꿨다.

“태극검존께서는 그걸 알고 행하셨을 거예요. 자유로움으로 만들어낸 다양함으로 불완전한 완벽의 틈을 채우셨겠죠.”

그러곤 결국 객사한 것 같지만 무공 실력만큼은 괜찮았다.

대진이라고 그리되지 못할 게 무어란 말인가.

“이왕 심마에 드신 거, 그걸 핑계로 내키는 대로 해보세요. 그러신 후 돌이켜 보시면 쓸 만한 걸 건지실 수 있을 거예요.”

“…….”

대진의 눈에서 혈광이 옅어졌다.

그는 가부좌를 틀고 앉아 정광의 말을 되뇌었다.

알 듯 모를 듯한 수많은 상념이 머릿속에서 뒤엉켰다.

정광도 그루터기 위에 앉아 생각에 잠겼다.

‘그걸 아는 나도 가끔 헛짓거리를 한단 말이야. 조급한 건가?’

전생에도 나이에 비해 놀라운 성취를 봤었지만 현생의 것에 비할 정도는 아니었다.

‘충분히 빠르게 크고 있는데 왜 이러지? 별다른 싸움도 없이 편하게 살고 있는데.’

몇 번이나 고개를 갸웃거리며 생각해 봤으나 뚜렷한 답이 안 나왔다.

‘그럴 만한 이유가 있는 건가, 빨리 다 해치우고 편하게 놀고 싶어서 그런 건가.’

꽤 오래 생각했으나.

이것 역시 답이 나오지 않았다.

정광은 생각을 털어내고 앞으로의 계획을 정리했다.

‘일단 돌아가서 밥부터…….’

안타깝게도 첫 계획부터 틀어졌다.

대진이 뭔가 얻었는지 무아지경(無我之境)에 빠진 것 아닌가.

정광은 헛웃음을 흘리며 탄식했다.

‘한두 시진으론 안 끝나겠네.’

한순간에 한 단계 나아갈지, 나아갈 기틀을 마련하는 데 그칠지는 알 수 없었다.

‘뭐 어쨌든 좋은 일이니까.’

대진은 무(武)로 금(金)을 불러들여 정광에게 토해야 했다.

최대한 빨리.

정광은 허기진 배를 쓰다듬다가 눈살을 찌푸렸다.

‘가만. 그러고 보니 최대한 많이 먹어둬야 하잖아. 망할.’

* * *

날이 어둑어둑해져서야 남궁세가에 돌아온 정광은 감격에 겨워하는 대진을 내팽개치고 무서운 기세로 배를 채웠다.

다음 날 아침도 마찬가지.

양손을 바삐 놀리며 요리와 술을 즐기는데 백승무가 퀭한 눈으로 다가와 보고했다.

“사형. 좀 더 걸릴 것 같습니다.”

“왜?”

“남궁 소저가 계속 완강하게 저항해서…….”

“아직도 함락하지 못한 거야? 자신 있다더니.”

“마음의 틈을 찔렀는데도 꿋꿋이 버티고 있습니다. 반드시 함락할 테니 조금만 더…… 헉!”

백승무의 퀭한 눈이 커졌다.

무혈단의 여인들이 짐승 보는 듯한 눈초리로 그를 쏘아보고 있는 것 아닌가!

언의진은 아예 주먹까지 쥐고 있었는데, 그것을 본 백승무는 다급히 변명했다.

“오, 오해입니다! 그런 게 아니라…….”

“흥. 그런 게 뭔데요?”

“그, 그…… 그런 거 말입니다.”

“그런 게 나쁘다는 건 아시면서 왜 그러실까? 도호만 안 받았을 뿐, 이미 도사나 마찬가지이신 분이.”

“……흐윽.”

천상 도사인 백승무가 무너졌다.

정광은 그의 어깨를 두드리며 용기를 줬다.

“타인의 눈은 신경 쓰지 마. 사제는 남궁 소저만 있으면 되잖아.”

“사, 사형. 자꾸 그런 식으로 말씀하시면 오해가 더 깊어집니다.”

“나는 괜찮거든. 그리고 사제만 떳떳하면 되지 뭐가 문제야?”

“…….”

앞의 말만 없었으면 위로가 되었으련만.

정광은 넋이 나간 백승무에게 말을 이었다.

“정사대전이 일어나기 전까지만 확실히 마무리 지어. 그때 다시 보자.”

“……네? 호, 홀로 어딘가에 가시려는 겁니까?”

“응.”

무혈단원들이 몰려들었다.

“단주. 무슨 일인가?”

“아우. 나도 데려가야지!”

“사제. 또 무슨 사고를 치려고?”

“어디 가서 뭘 하려는 거죠? 네?”

“도사! 철월을 원래대로 똑똑하게 해주고 가라!”

정광은 장이에게 육포를 얻어 철월의 입에 쑤셔 넣으며 답했다.

“무량수불. 비밀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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