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5화
주객전도(主客顚倒)
눈빛이 바뀌자 분위기도 바뀌었다.
남궁화운은 서늘한 기세를 뿜으며 중얼거렸다.
“소형제는 정말 재밌다니까.”
“남궁화운 대협도요.”
“……거참. 내 이름은 어떻게 안 거야?”
정광은 어이없는 표정을 짓는 그에게 앓는 소리를 냈다.
“발품 좀 팔았죠. 고생 많이 했어요.”
“소형제가 직접 그랬을 리는 없고. 같이 온 개방의 후개가 발바닥에 땀나도록 뛰어다닌 건가?”
“그게 취미인 분이라.”
“이렇게 부러울 수가 있나. 순식간에 사람을 모아 소란을 일으키는 미인들도 있던데. 소형제는 좋은 친우가 많군.”
남궁화운이 고개를 절레절레 젓자 정광이 빙그레 웃었다.
“대협도 친우가 있으시잖아요.”
“하아…….”
남궁화운은 두 손을 살짝 들었다.
“친우라기보단 원수야. 너무 까탈스러운 녀석이라 말이지. 소용이 있긴커녕 비위 맞추기도 어렵다니까.”
“저런. 혹시 입도 조금 거친 편인가요?”
“조금이면 얼마나 좋을까. 거칠다 못해 흉포할 지경이지.”
“그럼 관계를 끊으셔야죠.”
“큰일 날 소리. 사람을 쓸모로 사귀면 되나. 한번 시작된 연이면 끝까지 함께해야지. 음? 소형제, 눈빛이 왜 그래? 진심이라니까.”
“…….”
정광은 남궁화운의 눈을 가만히 들여다봤다.
안 그래도 삭막한 눈에 차가운 기운이 깃들자 속내를 알아내기가 더 어려웠다.
‘위진홍을 데리고 있는 게 맞아. 굳이 숨기려는 의지도 없고. 중요한 건 그 이유인데…….’
지금까지 얻은 정보를 토대로 하면 두 개의 가정을 세울 수 있었다.
‘……악의로 그랬든가, 선의로 그랬든가.’
웬만하면 앞엣것이었으면 좋겠지만, 일이 그렇게 쉽게 풀리는 경우가 거의 없어서 문제였다.
‘뭐 아무렴 어때.’
정광은 평소처럼 가기로 했다.
그게 그의 방식이었기에.
무엇이 앞을 가로막든 부수며 나아가면 되는 것이다.
“그런데 많은 걸 아시네요. 저를 몰래 감시하셨어요?”
“그럴 리가 있나.”
이번엔 남궁화운이 앓는 소리를 했다.
“소형제의 무공이 측량할 수 없을 만큼 높아서 말이지. 가까이 접근할 엄두도 못 내던 형편이야.”
“지금은 가까이 계시면서.”
“내 말이.”
남궁화운이 한숨을 쉬었다.
“더 떨어져서 지켜봐야 했는데. 이런 실수를 하다니.”
정광의 눈이 둥글게 휘었다.
‘엄살은.’
지금까지 눈치채지 못할 정도로 멀리서 잘 지켜봐 놓고, 이렇게 가까이 온 데에는 그럴 만한 이유가 있을 터.
무공도 심계도 상대하기 까다로운 자였다.
남궁학보다 더.
‘뭘 노리는 걸까?’
대충 짐작 가는 바가 없는 건 아니었으나 가정일 뿐, 정광 자신의 목적부터 이뤄야 했다.
“친우분과 싸우셨나 봐요. 난데없이 절 찾으시고.”
“애초부터 항상 싸웠던 사이인데 뭘 새삼스럽게.”
“때리거나 죽인 건 아니시죠?”
“어허. 날 뭐로 보고. 친우에게 그런 짓을 하는 망종은 아니야.”
“평소 외로우셔서 그런가. 말씀이 많으시네요.”
“흐음. 듣고 보니 그렇군.”
건들거리던 남궁화운이 자세를 바로 했다.
그와 반대로 정광은 자세를 낮췄다.
양손을 소매 속에 넣으며.
남궁화운이 눈살을 찌푸렸다.
“대화하러 왔네만. 숨바꼭질하며 내게 용돈을 던질 셈인가?”
“외로워 보이시는 데다 궁한 형편이신 것 같아서요.”
“친우도 있고 어제 한몫 두둑이 챙겼어. 괜히 땀 빼지 말자고.”
“그래서, 무슨 용건이시죠?”
“거참. 까탈스럽기는.”
남궁화운이 어깨를 으쓱하며 물었다.
“본가에 무슨 일로 왔지?”
“사마련이 쳐들어오면 남궁세가와 함께 맞서 싸우기 위해서요.”
“그들이 올 거라 보나?”
“그야 모르죠. 만의 하나를 대비할 뿐.”
“협의를 품고 왔단 얘기군. 그런데 그렇게 안 보인단 말이야.”
“좋은 뜻으로 왔는데 핍박하시네요. 이러시면 저도 안 참아요.”
“철전을 날리며 검을 뽑을 심산인가. 아니지, 소문대로라면 독일 수도 있겠어.”
“시험해 보시죠.”
“마음은 굴뚝같은데…….”
남궁화운은 남궁학의 처소 쪽을 흘깃 본 뒤 한 걸음 물러섰다.
“……그랬다간 시끄러워질 테고 잔소리깨나 듣게 될걸.”
하지만 정광은 오히려 한 걸음 더 다가갔다.
“뭐 어때요. 태상가주님이시라면 이해해 주시겠죠.”
“오호라.”
남궁화운의 눈이 차갑게 빛났다.
“소형제, 나와 싸울 심산이었나?”
“궁금한 것 좀 여쭤보고요.”
“나도 궁금해지네. 말해봐.”
“그 친우분. 성품이 영 아닌 것 같은데, 왜 사귀신 거예요?”
“흐음. 솔직히 첫인상이 그리 좋진 않았어. 그래서 더 끌렸다고 할까.”
“이상한 취향이 있으시네요.”
“그 정도는 아니고. 왜 그렇게 사람들을 도발하는지 궁금해지더군. 원래 그런 성품이라는 건 들었으나 때와 장소를 가리지 못할 바보로는 안 보였거든.”
“친우분이 일부러 그랬다는 거군요.”
“그렇지. 아무리 생각해 봐도 누군가의 뜻을 읽고 그에 맞춰 움직이는 것 같아 영 불편하더라고. 그래서 제대로 된 삶을 살아야 하지 않겠냐고 설득 중이야. 대답이 됐나?”
“…….”
충분히 됐다.
쉽게 말해 무슨 목적으로 위진홍이 남궁세가에서 행패를 부리도록 했는지 되묻는 말이었다.
물론 정광은 대답할 생각조차 없었다.
“그래도 남의 의지를 강제하면 되나요. 자기 뜻대로 하게 두시죠.”
“그러면 나도 편하지만, 녀석이 걱정돼서 말이지.”
“대협께 이렇게까지 귀염받다니. 누군지 궁금하네. 한번 만나볼 수 있을까요?”
“소형제가 약조하면.”
“어떤 거죠?”
남궁화운이 손가락 하나를 들었다.
“딱 하나야. 본가에서 그만 떠나주게.”
“싫은데요.”
“이런. 그럼 나중에 소개해 줄 수밖에.”
“그러시죠.”
정광이 너무 순순히 수긍하자 남궁화운의 눈매가 가늘어졌다.
“이거 실망인데. 보기보다 고집이 약해.”
“안 그래도 만날 수 있을 것 같아서요.”
“어떻게?”
정광이 말을 돌렸다.
“새벽부터 지금까지 소란스러운 거 아시죠?”
“시끄럽긴 하더군.”
“가주님께서 잃어버리신 게 있는지, 남궁세가를 뒤집어엎으려고 하시더라고요.”
“그래서?”
“의지가 보통이 아니세요. 평소 꺼리실 만한 곳에도 가볼 생각을 품으실 만큼.”
“…….”
남궁화운의 눈이 살짝 흔들렸다.
허나, 그의 목소리는 여전히 심드렁했다.
“가주는 고집이 센 편이야. 그렇게 갑자기 마음이 변할 리 있나.”
“어라? 잘 모르시네.”
정광이 놀란 얼굴로 중얼거렸다.
“전에 뵈었을 때도 검을 차고 찾아가려고 하시던데. 무척 위험한 곳이구나 짐작했었죠.”
“……본가에 위험한 곳이 어딨다고. 검사가 검을 가까이하는 건 당연한 일이야.”
“오오. 역시 남궁세가는 다르네요. 뭐 어쨌든, 태상가주님께서 가주께 한 소리 하셨거든요.”
“……!”
“정말 모르셨구나. 가주님, 기분이 썩 좋지 않으실 거예요. 빨리 처리하려고 하시겠죠.”
“……그래서 ‘그곳’에 갈 거다?”
“네.”
“……소형제가 이렇게 나온 이유가 있군.”
“겸사겸사. 가주님께서 용무를 마치실 때까지, 대협과 놀아드릴게요.”
“……얼마나 걸릴 줄 알고?”
“하루가 걸리든 이틀이 걸리든 상관없죠.”
정광이 씩 웃었다.
“혹시 이런 일이 생길지 몰라 배불리 먹고 푹 잔 참이라.”
“…….”
남궁화운의 눈이 깊게 가라앉았다.
그의 푸른 장포가 바람을 맞은 것처럼 부풀어 올랐다.
“……장난이 너무 심한걸. 혼을 좀 내야겠어.”
정광의 도복도 펄럭거렸다.
“기대되네요. 자리를 바꿀까요? 여기, 좀 불편하시죠?”
“……따라와라.”
남궁화운이 신형을 날렸다.
정광이 그를 뒤따르며 전음을 펼쳤다.
-천천히 가시죠. 시간은 많으니까.
-…….
-아. 싸움도 천천히 하고요.
* * *
마음이 안 내켜 천천히 왔거늘.
생각보다 금방 도착했다.
남궁화인은 복잡한 눈빛으로 앞에 있는 낡은 전각을 바라봤다.
‘이렇게 작았었나…….’
예전엔 그렇지 않았건만.
오랜 세월을 뛰어넘어 다시 마주한 전각은 너무나 작고 볼품없었다.
‘나무도 이렇게까지 많지는 않았었는데…….’
수많은 나무가 전각을 빽빽하게 둘러싸고 있었다.
‘하긴. 사람 손을 안 탔으니 그럴 수밖에.’
남궁학이 가주였을 때 내린 명 때문이었다.
‘그를 내버려 둬라. 그가 뭘 하든 신경 쓰지 마라. 그가 먼저 요구하기 전까지는.’
그래, 그래서 충실히 지켜왔다.
허나 지금의 남궁세가는 자신의 것.
과거의 명에 휘둘릴 필요는 없었다.
그도 그렇게 생각할까?
‘……이런 쓸데없는…….’
빛바랜 의문을 털어냈다.
대신 내공을 끌어올려 혹시 모를 일에 대비했다.
그러자 그를 호위해 온 창천검대(蒼天劍隊)의 대주가 나직이 말했다.
“제가 먼저 가서 가주님의 방문을 알리겠습니다.”
남궁화인은 저도 모르게 끄덕이려던 고개를 간신히 멈췄다.
은근한 두려움에 창천검대를 이끌고 왔으나 오랜만에 만나는 그에게 이런 약한 모습을 보이긴 싫었다.
“……되었네. 내가 가지.”
“하지만…….”
“되었다 했네. 여기서 기다리게.”
남궁화인은 천천히 발걸음을 옮겼다.
끌어 올린 내공을 다시 내릴까 고민도 했으나 그럴 엄두가 안 났다.
‘과거에도 그랬듯이 나보다 하수일 리 없어. 그래, 못나 보이더라도 이러는 게 맞아.’
자신도 그를 피했고 그도 자신을 피했다.
그렇게 서로 모르는 척 지내왔다.
아주 간간이 소식을 듣긴 했으나 단편적인 것들뿐. 어떻게 변했는지, 무슨 생각을 하며 사는지 알 도리가 없었다.
‘최소한 내게 좋은 감정을 품고 있지는 않겠지.’
자신이 그였어도 그러리라.
이렇게 단둘이 만나게 되면 어떤 일이 벌어질지 짐작조차 가지 않았다.
‘기척은 느껴지지 않는데.’
기감을 확장해도 그랬다.
‘방심하지 말자. 그러고도 남으니까.’
그는 천재 중의 천재였다.
지금은 얼마나 대단한 괴물이 되어있을까?
‘내가 질쏘냐.’
투쟁심이 솟았다.
남궁화인도 놀고 있었던 건 아니다.
남들은 정치에만 신경 쓴다며 손가락질했으나, 어린 시절부터 드리운 그의 그림자에서 벗어나기 위해 부단히 노력해 왔다.
‘그래. 오늘 그 결과를 보여주는 거다.’
낡은 문 앞에 선 남궁화인은 깊게 심호흡했다.
그리고 허리에 찬 검을 의식하며 문을 밀었다.
끼이익-
문이 가느다란 비명을 지르며 열렸다.
내부의 모습이 드러나자 남궁화인은 콧방귀를 뀌었다.
‘흥. 여전하군.’
정갈하다 못해 휑하기 짝이 없었다.
‘정말 없는 건가?’
그의 발이 저절로 움직였다.
왼쪽으로 쭉 가다가 오른쪽으로 꺾자 작은 문이 나왔다.
문을 열고 들어서자 서책이 가득 꽂힌 서가가 보였다.
“…….”
서가를 잡고 옆으로 밀었다.
드르륵-
그러자 비밀 문이 드러나며 밝은 햇살이 쏟아져 들어왔다.
‘……그래, 이랬지.’
익숙한 풍경이 펼쳐졌다.
숲에 둘러싸인 작은 공터.
기억과 다른 것이 있다면 마땅히 있어야 할 사람이 없다는 것.
“…….”
남궁화인은 그곳에 한참 서 있다가 들어왔던 길을 되짚어 나갔다.
그렇게 전각 밖으로 나온 그는 창천검대주를 불렀다.
“대주.”
“네, 가주!”
“안을 수색하게.”
“존명!”
대원들을 이끌고 전각으로 향하는 그에게 남궁화인이 덧붙였다.
“어지럽히지는 말고.”
“……알겠습니다.”
전각 안에 들어간 창천검대주는 굳은 얼굴로 대원들에게 지시를 내렸다.
“사람이 있든 없든 예에 어긋나는 짓은 하지 말게. 이해했나?”
“물론입니다, 대주.”
대원들이 일제히 대답했다.
그들의 얼굴도 딱딱하게 굳어 있었다.
“그럼 시작하세나.”
대원들이 사방으로 흩어졌다.
조심스러운 발걸음으로.
그만큼 이 전각의 주인은 존중받아 마땅한 자였다.
그리고 잠시 뒤.
창천검대주가 무거운 목소리로 남궁화인에게 보고했다.
“깨끗합니다.”
“…….”
“어떻게 할까요?”
“…….”
남궁화인은 하늘을 올려다봤다.
푸르기 그지없었으나 그의 마음은 아니었다.
‘……복잡하구나.’
위진홍이 없어서 다행스럽기도 했고, 있었으면 어땠을까 하는 마음도 들었다.
‘……그에게 가주의 권위를 내세울 수 있었겠지만…… 아니다. 이걸로 된 게야.’
남궁화인은 미련을 지웠다.
그는 무척 바쁜 사람이었다.
“대주.”
“네! 가주!”
“밤을 새워서라도 장원 안팎을 뒤지게. 반드시 찾아내야 해.”
“존명! 그렇게 하겠습니다!”
시선을 돌린 남궁화인은 장원 밖 어딘가를 바라봤다.
밤새 장원이 시끄러운 틈을 타, 그도 가야 할 곳이 있었다.
‘그나저나 대체 어디서 뭘 하고 있는 걸까?’
남궁화인의 머릿속에 삭막한 두 개의 눈이 떠올랐다.
* * *
남궁세가 북쪽에 있는 얕은 야산.
정광은 남궁화운의 삭막한 눈을 보며 투덜거렸다.
“싸울 생각 없는 것처럼 말씀하시더니. 미리 함정을 파놓으셨네요.”
남궁화운이 빙그레 웃었다.
“함정이라니. 삶이 심심해서 익혀온 진법을 평가받고 싶었을 뿐이야.”
“이렇게 여유로우신 걸 보면 친우분은 남궁세가 밖에 있나 봐요?”
“이런. 말 안 했었나? 깜빡했군.”
남궁화운이 능청을 떨자 정광이 피식 웃었다.
“뭐 범위를 좁히게 되었으니 나쁜 일은 아니네요. 바람이 영 찬데 그만 들어가죠.”
“탁 트인 게 기분 좋기만 한걸. 며칠 놀다 가자고.”
“…….”
정광이 아니라 남궁화운이 시간을 끌고 있었다.
한마디로 주객전도(主客顚倒)라 할까.
‘이렇게 뒤통수를 쳐? 제법이잖아.’
칭찬해 주고 싶지는 않았다.
두들겨 패고 싶었다.
‘왜 시간을 끄는 걸까?’
그럴 만한 이유는 하나밖에 없으리라.
‘내가 남궁세가 밖에 있어야 해서겠지.’
바꿔 말하면 정광 몰래 움직여야 하는 사람이 있다는 것.
남궁화운이 이렇게까지 머리를 써서 그래야 할 대상이라면…….
‘……남궁화인이네.’
정광의 눈이 빛났다.
남궁화운이 그린 그림이 그의 머릿속에 어렴풋이 드러났다.
“가주님과 짜셨어요?”
“설마.”
남궁화운이 고개를 저었다.
“언제 얼굴을 봤는지 기억조차 안 나는데 무슨.”
“흐음. 그럼 대협께서 몰래 배려해 주시는 거군요.”
“글쎄. 그보다 진에서 어떻게 빠져나올지 고민하는 게 낫지 않을까?”
“진짜 안 알려주실 거예요?”
“물론.”
“그럼 할 수 없죠.”
남궁화운이 크게 웃었다.
“하하하. 그래, 잘 생각했어. 딱 하루만 거기에서 푹 쉬면서…… 응?”
남궁화운의 눈이 커졌다.
정광이 진 안에서 걸음을 옮기고 있는 것 아닌가!
“잠깐! 함부로 움직이다간…….”
정광은 제대로 움직였다.
정확히 스물여섯 걸음 만에 진 밖으로 빠져나올 만큼.
그리고 황당하다는 듯 중얼거렸다.
“시대가 어느 시대인데 이런 케케묵은 진을. 이름이 뭐예요?”
“……창천미로진(蒼天迷路陣).”
“창천? 설마 남궁세가 비전의 절진, 이런 건 아니죠?”
“……맞다만.”
“…….”
정광이 정중히 두 손을 모았다.
“훌륭한 절진이었습니다. 앞의 말들은 잊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