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곤륜마협-195화 (194/569)

195화

복룡산(伏龍山)

사천성 성도에 있는 당가타에서 호북성 융중산(隆中山)에 있는 제갈세가까지는 짧은 거리가 아니었다.

어림잡아도 이천오백리(二千五百里).

반면 무당산에서 제갈세가까지는 사백리(四百里)쯤 된다.

비교하면 여섯 배나 차이가 나는데…….

이는 사마련이 무당을 치는 데 걸리는 시간을 고려해도, 결국 그들이 무혈단보다 제갈세가에 먼저 도착할 수밖에 없다는 얘기였다.

무혈단이 말의 체력을 아끼지 않고 달리고 있으나 절대로 뒤집을 수 없는 격차.

혜진은 당연히 의문을 느낄 수밖에 없었다.

‘가는 게 맞긴 한데. 소용이 있을까?’

철이 들기 전부터 아미산에 박혀서 살다 보니 세상의 일을 잘 몰랐으나, 그 정도 이치는 알 수 있었다.

괜히 무리해서 갔다가 잔뜩 지쳐 별다른 저항도 못 한 채 목숨만 버리는 건 아닌지, 천하를 주유하긴커녕 시작하자마자 끝나는 건 아닐지 걱정이 들었다.

‘이런. 아미타불…… 내 비록 승적(僧籍)은 없으나 부처께 귀의한 몸이라 믿고 있었거늘, 이렇게 세속적인 이득을 따질 줄이야.’

속세로 내려오자 자연스레 강호인이 된 걸까?

아니면 애초부터 이랬던 것일까?

혜진은 산에 있을 때와 다른 자신을 발견하고 묘한 감정을 느꼈다.

하지만 고민도 잠시.

그녀는 사조인 대원의 당부를 떠올리며 마음을 다잡았다.

‘진옥룡을 따르며 보고 느끼고 생각하라 하셨다. 그래, 그런 뒤 행하면 되는 거야.’

산에서 내려올 때만 해도 아미가 무척 그리울 거라 생각했건만, 얼마 안 돼서 그런지 별다른 느낌이 없었다.

말을 타본 지 며칠 되지도 않았는데 갈수록 익숙해지는 게 기분 좋을 뿐.

말을 다루는 데 조금 여유가 생겨서 그런 걸까.

다른 점에 생각이 미쳤다.

‘자오 대협과 정현 도사가 척후조로 앞서갔는데 소식이 없구나. 계속 달리고 있는 걸까.’

정광은 당가타에서 나오자마자 두 사람에게 척후를 맡으라 명했다.

그들은 당연하다는 듯 달려갔는데 반나절이 넘도록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

‘혹시 안 좋은 일이 생긴 건 아닐지…….’

고민하는 그녀와 달리 옆에서 말달리는 언의진의 표정은 담담했다.

혜진은 잠시 고민하다가 물었다.

“먼저 가신 두 분이 걱정됩니다. 괜찮으실까요?”

언의진이 눈살을 찡그렸다.

“언니. 말씀 편하게 하시라니까요.”

“……동생. 괜찮으실까?”

“한결 낫네요.”

언의진이 싱글거리며 말을 이었다.

“걱정할 필요 없어요. 두 분 다 몸은 힘들더라도 기분은 좋을 테니까요.”

“……그게 무슨 의미지?”

“고르는 재미를 느끼고 있을 거거든요. 직접 보시면 알게 되실 거예요.”

“…….”

대체 무슨 말인지.

선종(禪宗) 계열의 사찰이 많은 아미산에서 살다 보니 선문답(禪問答)에 익숙한 혜진이었다.

숨겨진 진의가 무엇일까 고민하는데…….

“정지!”

선두에서 달리던 정광이 한손을 번쩍 들며 말을 멈췄다.

그리고 길가에 있는 큰 나무에 새겨진 괴상한 낙서를 주의 깊게 살피는 것 아닌가.

그 표정이 어찌나 진지한지 표식에 엄청난 내용이 담겨 있는 것 같았다.

‘척후조가 남긴 표식일 텐데. 무슨 내용이길래?’

그때, 정광이 단원들을 둘러보며 크게 외쳤다.

“여유반점(旅遊飯店)! 천하를 떠도는 객이 마음 편히 앉아 코와 혀를 만족시킬 수 있는 곳! 오늘 점심은 여기서 먹을게요!”

“네! 단주!”

“……?”

기뻐하는 대다수의 단원과 달리 혜진은 이해할 수 없었다.

이게 뭐 하는 짓이란 말인가?

하지만 곧 알 수 있었다.

정광을 따라 들어간 여유반점은 정말 그런 곳이었다.

‘척후조가 적도 살피고 이런 일도 하고 있는 건가…….’

살짝 웃음이 나왔다.

자신이 가진 작은 상식이 무너지자 황당함보다 즐거움이 솟았다.

‘그러고 보면…… 무혈단 자체가 비상식적이야.’

정파무림 최고의 후기지수인 구룡사봉이 여섯.

사천당가의 소가주와 곤륜파 정 자 배의 대사형.

거기에 곤륜 제자가 두 명 더 있다.

이렇게 보면 장차 무림을 이끌어 나갈 최고의 정영(正英)들이 모인 집단이었으나.

‘무림맹 일반 무인도 한 명 있고. 사마련 출신의 사람들이 셋이나 있다니…….’

무엇보다 단주인 정광은 이해할 수도 측량할 수도 없는 괴인이었다.

지금 당장은 백승무가 충고했던 대로 그저 익숙해지길 기다려야 하리라.

‘……단주는 물론 단원들도 그래야겠지.’

과묵한 철월과 날이 선 위진홍을 제외하면 모든 단원이 그녀에게 살갑게 대했다.

지금까진 어색해서 데면데면하게 응해왔으나 언제까지 이럴 수는 없는 일.

‘그래. 나도 한 걸음 다가가자.’

그러기엔 활달한 언의진만큼 편한 사람이 없었다.

혜진은 몇 번이나 망설이다가 간신히 입을 열었다.

“……동생. 너무 늦게 말해서 미안해. 앞으로 잘 부탁할게.”

언의진은 볼이 미어터지도록 가득 넣어 씹고 있던 요리를 꿀꺽 삼킨 뒤 호탕하게 답했다.

“이제야 좀 나아지셨네. 걱정하지 마세요, 언니. 저만 믿어요.”

혜진이 활짝 웃었다.

“고마워, 동생.”

이로써 한 걸음 나아간 기분이었다.

앞으로도 계속 나아가야 했다.

무엇보다 무공에서.

‘무혈단에는 인재가 너무 많아.’

자꾸 그들과 비교하는 마음이 솟았으나 차분히 억눌렀다.

자신만 묵묵히 나아가면 되는 일이었으니까.

무척 힘들겠지만 반드시.

그럴 만한 자신이 있었다.

* * *

“걱정하지 마세요, 언니. 저만 믿어요.”

말은 그렇게 했으나.

언의진은 솔직히 자신 없었다.

누가 누구를 돕는단 말인가.

항상 자신만만했던 그녀는 시간이 지날수록 조금씩 위축되고 있었다.

‘그럴 수밖에. 누구 하나 만만한 사람이 없잖아.’

정광이야 사람이 아니니 제쳐두고.

그녀가 자랑하던 무공으로 이길 만한 상대는 백승무와 장이밖에 없었다.

위진홍도 있으나, 그는 사뇌(邪腦)라고 불릴 정도의 천재 아닌가.

‘결국 두 사람뿐인데 그러면 뭐 해. 전부 나보다 어린 데다 하루가 다르게 쑥쑥 느는 걸 보면 언제 따라잡힐지 몰라.’

게다가 두 사람은 위진홍만큼은 아니나 각자의 특기가 있었다.

돈을 다루는 자질과 뛰어난 요리 솜씨.

자신들만의 장기로 무혈단을 든든히 받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내겐 무공밖에 없어. 단주는 많이 늘었다고 칭찬했지만…….’

또한 그녀 스스로도 그렇게 느꼈으나.

비슷한 수준이라 생각했던 혜진이 정광과의 비무를 통해 한 걸음 더 나아간 모습을 보자 자신감이 무너졌다.

초조했다.

애써 밝은 표정을 지어도 속이 답답했다.

‘뭐지 이거? 심마인가?’

이러려고 무혈단에 입단한 게 아닌데.

가문의 어른들과 얼굴을 붉힐 정도로 싸우고 뛰쳐나온 게 아닌데 말이다.

‘나도 참…….’

이대로 끙끙 앓자니 성미에 맞지 않았다.

끙끙 앓으며 번뇌하는 게 전문인 사람은 따로 있지 않은가.

그에게 도움을 청하면 될 터.

식사를 마치고 말달리던 언의진은 말고삐를 살짝 당겨 속도를 늦췄다.

그리고 뒤에서 달려오던 공우의 옆에 말머리를 붙였다.

“공우 스님. 뭐 좀 여쭤봐도 돼요?”

“물론이지요. 말씀하십시오.”

언의진은 공우에게 눈짓하며 일행의 맨 뒤로 처졌다.

공우가 그녀를 따른 뒤 낮게 물었다.

“말씀하시기 곤란한 내용인 것 같군요. 전음으로 하시지요.”

일행의 맨 뒤로 처지자 마치 자신의 처지 그대로인 것 같아 입술을 깨물던 언의진이 고개를 저었다.

“거기까지 물러나긴 싫네요. 뭐 이 정도면 앞의 분들은 못 들으실 것 같기도 하고.”

“아미타불. 한 귀로 듣고 대답을 드린 뒤, 다시 한 귀로 흘리겠습니다.”

“어머. 세심하셔라. 지금이라도 환속하시면 좋겠네요.”

“…….”

공우가 난처한 표정을 짓자 언의진이 사과했다.

“미안해요. 도움을 청하면서 농을 해서.”

“괜찮습니다.”

“사실…….”

언의진은 자신의 고민을 가감 없이 얘기했다.

그리고 그걸 타파할 방법을 물었다.

공우는 한동안 생각에 잠겼다가 입을 열었다.

“소승의 입장에서 말씀드리자면, 크게 걱정하실 필요는 없는 것 같습니다.”

“왜요?”

“자고로 사람이란 끊임없이 타인과 자신을 비교하는 법이지요. 이는 불제자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를 통해 스스로를 발전시킬 수 있는 것이기에 그리 나쁜 일은 아니라 생각합니다.”

“나쁜 건 아니다?”

“그렇습니다. 다만 타인의 뛰어남을 질시하여 깎아내리지 말고 자신의 모자람을 높이려 해야겠지요.”

“음…… 질시하는 건 아닌 것 같아요.”

“저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언 소저는 그럴 분이 아니니까요.”

언의진이 씩 웃었다.

“너무 좋게 봐주시는 거 아니에요?”

“솔직히 그럴 수도 있습니다. 제 자신도 잘 모르는데 타인을 꿰뚫어 볼 수는 없는 일 아닙니까.”

“에이. 그럼 뭐예요. 그냥 듣기 좋은 말을 해주신 거네.”

“소승도 확신은 못 하지만, 그런 말을 해드리고 싶을 만큼 언 소저께서 바른 분이셔서일 겁니다.”

“네? 그건 또 어떻게 아시죠?”

언의진의 장난기 섞인 말에 공우가 진지하게 대답했다.

“사람의 언행에는 그 사람이 녹아 있다고 믿습니다. 아무리 감추고 변형시키려 해도 드러날 정도로요. 세간에서 누군가를 평할 때 여러 가지 의견이 나오곤 하나, 결국엔 하나로 귀결되곤 합니다. 그 평은 대부분 맞는 경우가 많더군요.”

물론 아닐 때도 있다.

사람들이 속을 만큼 자신을 철저하게 감추는 자들도 있었다.

“하지만 결국 언젠간 드러날 수밖에 없습니다. 끝까지 완벽할 수 있는 이는 없지 않습니까?”

“음…… 그렇겠죠.”

“언 소저는 그렇게 철저한 분이 아니십니다. 무척 단순한 편이시지요.”

“이거, 칭찬 맞죠?”

공우가 시선을 살짝 피하며 말을 이었다.

“언 소저 자신이 아니라 혜진 소저를 기준으로 생각해서 번민하시는 것 같습니다. 스스로를 믿으심이 어떠실지…….”

“그러고 싶은데 잘 안 되네요.”

“그럼 단주를 믿으십시오.”

“네?”

“그가 아미산에서 혜진 소저와 언 소저가 좋은 적수가 될 거라 하지 않았습니까?”

“하지만 혜진 언니는 그 후로 많이 늘었잖아요.”

“단주가 그걸 감안하지 않고 말했을까요? 그는 특별한 사람입니다.”

“……아!”

언의진은 작게 탄성을 질렀다가 고개를 갸우뚱했다.

“분명 그랬죠. 그럼 언니도 저처럼 고민하고 있을까요? 그런 기색은 없는 것 같은데.”

“거듭 말씀드리지만 두 분은 다릅니다. 혜진 소저가 괜히 교봉(敎鳳)이라고 불리겠습니까. 스스로를 끊임없이 가르치고 탐구해서지요. 그게 익숙해서 표가 안 나는 것일 겁니다.”

“그럼 저는……?”

공우가 빙그레 웃으며 반장(半掌)했다.

“아미타불. 권봉(拳鳳) 아니십니까. 번뇌를 부수고 나아가시는.”

언의진은 멍한 표정을 지었다가 몇 번이나 손뼉을 쳤다.

그녀의 기마술은 훌륭했기에 낙마하거나 하는 일은 당연히 없었다.

“아하하. 그렇죠, 그래야 저죠. 과연 공우 스님. 괜히 고룡(高龍)이 아니시네요. 고마워요.”

언의진의 진심을 담은 감사에 공우도 감사를 표했다.

“아닙니다. 덕분에 소승도 많은 걸 느꼈습니다. 고맙습니다, 언 소저.”

이건 빈말이 아니었다.

실제로 그는 작은 깨달음을 얻었다.

‘부끄럽구나. 비교를 하더라도 왜 차등을 뒀는지. 이래서야 불제자라 하겠는가.’

공우의 별호는 고룡(高龍).

구룡사봉 중 최상위 수준의 무공을 지닌 데다 강호 출입을 거의 안 하는 소림승이기에 붙은 별호였다.

혹자는 그를 일러 고고한 용이라 했으나 실제의 그는 남과 똑같이 번뇌하는 보통 사람일 뿐이었다.

‘단주에게 깨우침을 받고 강호에 나왔다. 그와 나를 비교하며 많은 걸 배우려 했으나 그 격차가 어찌나 큰지…….’

도저히 따라잡을 자신이 없었다.

당연히 질시하는 마음도 들지 않았고.

‘단주뿐만 아니라 다른 이들도 질시 안 했다고 자신하나…….’

한 가지 다른 점이 있었다.

다른 이들에겐 충분히 배울 수 있다고 믿으면서 정광은 바라보기만 한 것이다.

‘다 같은 사람이야. 왜 그의 경지까지 무공을 닦을 수 없으리라 지레짐작한 걸까. 결국엔 못 미치더라도 근처까진 따라갈 수도 있거늘.’

마음이 편해지면서도 뜨거워졌다.

무척 기분 좋은 느낌이었다.

‘언 소저에게 신세를 졌군. 뭐가 됐든 나중에 보답해야겠어.’

언의진을 떠올리자 혜진에게도 생각이 미쳤다.

그녀 역시 공우를 번민하게 한 사람이었다.

‘혜진 소저와 언 소저가 달라 다른 길을 가듯이, 혜진 소저와 나도 다르니 내 길을 가면 돼.’

공우는 정광에게 많은 깨침을 받았으나 여전히 살생을 꺼렸다.

소림의 기조(基調)가 그랬기에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그에 비해 호쾌한 아미를 보자 어찌나 놀랍던지.

혜진은 저러다 심마(心魔)에 들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망설임 없이 검을 휘둘렀다.

‘속세의 민초들을 위해선 아미의 길을 걷는 게 맞지 않을까 고민했는데…….’

아미의 방식이 있듯이 공우에게 맞는 길이 있을 터.

시간이 걸리더라도 그 길을 찾아 걸으면 된다.

애초에 그러기 위해 산에서 내려오지 않았는가.

알았다 생각했던 것을 잊고 그걸 또 깨닫는 게 수양이라 했다.

공우는 갈 길이 멀다는 걸 다시 한번 자각했다.

그 길은 정광과 함께하지 못하게 되더라도 계속 이어지리라.

‘……단주. 그때까지 잘 부탁하오.’

공우는 정광을 향해 마음으로 인사했다.

정광은 그 인사를 듣진 못했으나 공우를 걱정하고 있었다.

‘자기 코가 석 자인데 남의 고민을 해결해 주네. 요즘 안색이 별로 안 좋아 보이는데 고기라도 좀 몰래 먹일까?’

그날 밤, 무혈단은 노숙을 하게 됐다.

정광은 장이를 불러 부탁했다.

장이가 입을 떡 벌렸다가 간신히 물었다.

“……고, 공우 스님 죽 그릇에 고기를 갈아 넣으라고요? 그, 그래도 괜찮겠습니까?”

“아주 미세하게 갈아 넣으면 모르실 거예요.”

“……그, 그게 아니라…….”

“맛이 없다고 하실까 봐요? 에이, 설마요. 장이 소협이 만드신 죽인데.”

“…….”

장이는 대체 무슨 말을 해야 정광을 막을 수 있을지 상상조차 할 수 없었다.

‘어쨌든 막아야 하는데…….’

다행히 그의 옆에는 철월이 있었다.

“철월은 싫다! 중한테 줄 만큼 고기는 넉넉하지 않다!”

그의 큰 목소리 덕분에 정광의 계획은 무산됐다.

공우는 하얗게 질린 얼굴로 정광에 대해 다시 생각했다.

‘배우긴 배우더라도 성품만큼은 절대로 배워선 안 돼!’

정광도 결심했다.

‘철월 이놈. 입이 너무 싸. 교육 좀 시켜야겠는걸.’

제정신으로 돌려놓은 뒤에 가르치면 더 통쾌할 터.

정광은 훗날을 위해 즐거움을 미뤄뒀다.

그리고 빠른 속도로 제갈세가를 향해 달렸다.

예비마로 갈아탔다가 지치면 근처의 마방(馬房)에서 새로운 말을 샀다.

당가와 아미에게 여비를 넉넉하게 받았는지라 전혀 거리낌이 없었다.

백승무가 흥정을 잘했기에 더욱 그랬고.

그렇게 놀라운 속도로 달리길 며칠.

무혈단은 호북성 융중산에 도착했다.

촉한(蜀漢)의 제갈량이 천하에 이름을 날리기 전 웅크려 있던 곳이라 해서 복룡산(伏龍山)이라고도 불리는 곳.

그 인근에 있는 거대한 장원, 제갈세가의 모습이 보였다.

‘역시.’

경악하는 단원들과 달리, 정광은 입꼬리를 끌어올리며 웃었다.

그가 예상한 것과 비슷한 광경이 펼쳐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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