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곤륜마협-129화 (129/569)

129화

작은 그림

정광은 백승무와 자오를 이끌고 질풍처럼 달렸다.

그리고 도착한 또 다른 작은 시장.

일전의 독사파 녀석처럼 상인을 협박하는 악소를 보자마자 옳다구나 하고 두들겨 팼다.

“두, 두고 보자!”

만신창이가 된 악소가 식상한 외침을 남기고 사라졌다.

그러자 괴롭힘당하던 노파가 걱정스러운 얼굴로 울먹였다.

“으흐흑. 배, 백호파(白狐派)가 몰려올 겁니다. 어서 피하십시오, 소신선님.”

정광은 노파를 다독여 안심시키며 고개를 갸우뚱했다.

“흰 범이 아니라 흰 여우? 특이하네요.”

뭔가 좀 다른 면이 있으려나.

기대도 잠시.

패거리를 이끌고 달려온 백호를 보자 실망감이 솟았다.

허옇게 센 머리털에 교활하게 생긴 늙은이 아닌가.

염왕채(閻王債)를 놓는 놈이라더니 그야말로 딱 어울리는 얼굴.

‘역시 흑도 애들은 얼굴이 곧 이름이구나.’

그나마 좀 똑똑하긴 한 걸까.

백호는 정광을 보자마자 입을 떡 벌리더니 꽁무니를 빼려 했다.

정광이 그걸 보고만 있을 리 있나.

눈 깜빡할 새에 다가가 아까 챙겨온 노리개를 휘둘렀다.

볼품없는 나뭇가지로 엮어진 노리개는 철퇴보다 무거운 기세로 백호파를 후려쳤다.

쾅! 쿠웅! 태앵!

“억! 컥! 아흑!”

노리개가 머리통을 때리는 맑은 소리.

그들의 입에서 터져 나오는 처절한 비명.

역시 정광답다고 해야 할까.

그의 무공론처럼 전혀 안 어울릴 듯한 두 소리가 묘한 조화를 이루며 울려 퍼졌다.

“제, 제발…….”

하도 비명을 지르다 목이 쉬어 버린 백호가 울면서 간청했다.

“크흐흑. 시, 신선님! 자, 잘못했습니다! 제발 용서해 주십시오!”

“뭘 잘못했는데요?”

매가 잠깐 멈추자 백호의 머리가 기민하게 움직였다.

‘이렇게 잘생기고 강한 도사가 또 있겠는가. 분명 소문의 진옥룡이야.’

이 사람 같지도 않은 악귀를 몰라보고 자신을 끌고 온 수하를 벌하는 건 다음 일이다.

지금은 우선 최대한 성한 몸으로 풀려나야 하는 것이다.

‘방법은 하나. 납작 엎드려야 해!’

영세한 흑도문파에는 금과옥조(金科玉條)처럼 전해 내려오는 격언이 몇 개 있다.

그중 하나가 바로 협객을 만났을 땐 개과천선하라는 것.

물론 그 순간에만 그렇게 연기해서 목숨을 부지하라는 가르침이었다.

‘나는 반성한다. 나는 지금 바로 개과천선한다. 나는 이미 새사람이 되었다!’

백호는 눈부신 속도로 자신을 세뇌했다.

남이 보면 쓸데없는 짓거리라 비웃겠지만 그건 협객이란 족속을 몰라서 하는 소리.

협객이 왜 협객이겠는가.

협을 행하니 협객이다.

그 귀찮은 일을 굳이 행한다?

울컥하는 성품이라는 의미다.

협객 중엔 다혈질인 이들이 많은 만큼 기분이 풀리는 것도 빨랐다.

그들의 기분을 풀리게 해주는 건 그들이 짓밟은 자들의 반성과 호소!

이미 완전히 몰입한 백호는 이마를 땅에 찧으며 구슬피 부르짖었다.

“히, 힘없고 선량한 이들에게 고리대(高利貸)를 놓아 등처먹은 죽일 놈이 바로 접니다! 부디 죽여주십시오! 제발 죽여주십시오!”

말의 내용도 어조도 크기도 적절한 데다가 진심 어려 보이는 행동까지.

완벽했다.

이쯤이면 어떤 협객이라도 작은 한숨을 내쉬며 훈계를 할 터.

안타까운 점이 있다면 정광은 협객이 아니라는 것이었다.

“뭘 또 새삼스럽게. 원래 그러려고 했는데요.”

“……!”

“그 전에 더 맞으세요.”

“아, 아니…… 으아악!”

백호와 수하들은 죽기 직전까지 맞았다.

그들의 몸과 마음은 물론 혼까지 굴복시키는 데는 그 정도로 충분했다.

“저기요, 백호님.”

“어이쿠! 님이라니요! 편하게 ‘야 이 새끼야’라고 불러주십시오, 신선님!”

“음. 너무 천한 데다 긴데.”

“헉! 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 제발 살려주십시오!”

결국 그냥 ‘백호’라 부르기로 했다.

“백호. 장부 어딨어요?”

“이리로 오시지요! 모시겠습니다!”

백호를 비롯한 백호파는 절룩거리며 정광 일행을 극진히 안내했다.

멍하니 지켜보던 구경꾼들은 홀린 듯한 얼굴로 그 뒤를 따랐다.

백호파의 본거지는 그럴듯한 장원이었다.

정광은 가장 화려한 방에서 편한 의자에 앉아 백호가 공손히 내민 장부를 바라봤다.

“저 말고 사제한테 주세요.”

“아, 알겠습니다. 금권검협 나으리, 여기 있습니다.”

“…….”

백승무는 한동안 장부를 뒤지다 헛웃음을 지었다.

“이런 말도 안 되는…….”

“사제. 왜 그래?”

“사형. 여기 기록된 금액으로는 이런 장원을 유지 못 합니다.”

“아. 백호가 머리를 굴리고 있다는 말이지?”

“아마도 그렇습…….”

백승무가 대답하는데 백호가 울부짖었다.

“아닙니다! 소인이 착각한 것이옵니다! 만일을 위해 이중장부를 만들어놓았는데 실수로 그만…….”

“나도 만일을 위해 손 좀 쓸게요.”

“……네? 끄아아악!”

양팔 양다리가 꺾인 백호 대신 그의 심복 수하가 벌벌 떨며 비밀 장부를 가지고 왔다.

백승무는 날카로운 눈으로 장부를 확인했다.

이미 독사파에서 해봤던 일.

그가 고개를 끄덕이자 자오가 재빠르게 움직였다.

장원 밖으로 나간 그는 사람들을 불러들였다.

“억울하게 뺏기신 돈을 돌려 드릴 테니 해당되는 분은 들어오십시오. 혹시 여기 안 계신 분들께도 알려주시면 소소하나마 사례도 하겠습니다.”

난리가 났다.

따라온 이들은 물론 이 놀라운 소식을 들은 이들까지 몰려와 장원이 미어터질 지경이었다.

깔끔하게 일을 끝낸 정광 일행은 수많은 사람의 칭송을 받으며 다른 곳으로 향했다.

이런 일이 몇 번 계속되자 태원(太原)은 광풍에 휩싸였다.

“자네, 곤륜의 소신선께서 행하신 일을 들었는가?”

“물론이지! 내 여식도 그분 덕분에 억울함을 풀었다네.”

“거참 다행이구먼. 헌데 요즘 들어 난동을 부리던 흑도 놈들이 알고 보니 사마련의 수족이었다던데…… 참말인가?”

“내 두 귀로 똑똑히 들었네! 백호, 그 피도 눈물도 없는 늙은이가 울면서 토설했어. 소신선님이 아니셨다면 전혀 모른 채 당하고만 있었겠지.”

“허어. 곤륜산에는 신선들께서 사신다더니 과연 다르구먼. 어디와는 아주 딴판이야.”

“누가 아니래나. 모르는 척 뒷짐 지고 있던 누구와는 다르고말고.”

모르는 척 뒷짐 지고 있던 석가장에도 이 소식이 전해졌다.

석가장주 석우완은 황당함과 분노가 들끓어 올라, 앉아 있던 의자의 팔걸이를 부수고야 말았다.

콰직!

‘쓸데없는 짓을! 갑자기 나타나더니 이게 뭐 하는 짓인가!’

그도 바보가 아니었기에 사마련의 수작질을 모르진 않았다.

하지만 증거를 찾기도 힘들뿐더러 세상에 드러내면 사마련과 싸움을 벌일 수밖에 없지 않은가.

피를 적잖이 흘려야 할 게 뻔하니 그러고 싶지 않았다.

혹여나 싸움을 걸었다가 사마련이 자식놈의 차용증을 들고 떠들어댄다?

석가장이 빚을 갚기 싫어 칼을 뽑았다며 손가락질을 받게 될 판.

소림도 왔겠다 뒤바뀐 판세를 들이밀며 좋게 좋게 풀어보려는 와중에 이런 말도 안 되는 짓을 저지르다니!

‘더 큰 사고를 치기 전에 막아야 해!’

석우완은 벌떡 일어나 허리춤에 애도를 찬 뒤 크게 외쳤다.

“다들 모아! 당장 출발한다!”

어두운 얼굴로 시립해 있던 가신들을 대표해 아우인 석우현이 물었다.

“며, 몇 명이나…….”

석우완은 버럭 고함을 쳤다.

“다라고 했잖는가! 다!”

“아, 알겠습니다!”

석가장이 출렁였다.

이 소란을 외인이라고 모를 리는 없었다.

이곳에 온 소림승들 중 수장인 원굉이 미간을 찌푸렸다.

‘느닷없이 시전 거리의 흑도들과 염왕채를 놓는 이들을 징벌했다고? 왜?’

물론 민초들을 위해 그랬을 것이다.

원굉이 궁금한 건 왜 하필 지금이냐였다.

“……진옥룡이 왜 갑자기 태원 전역을 돌며 악인들을 징치하는지 그 연유가 짐작이 가느냐?”

그의 물음에 공우가 답했다.

“잘은 모르겠으나 필히 합당한 이유가 있을 것 같습니다.”

“내 생각도 그렇다. 헌데 도무지 짐작이 가질 않는구나.”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사숙?”

사마련의 부련주와 벌였던 싸움에 대해 정광에게 한 번 더 물은 뒤 석가장과 무림맹에 알리려 했던 원굉이었다.

어차피 정광을 만나야 할 터.

“으음. 일단 가보자꾸나.”

석우완이 이끄는 석가장 무리에 소림승들도 합류했다.

길거리의 사람들은 모두 정광 일행에 대해 떠드느라 정신이 없었다.

“소신선께서 벌써 세 바퀴째 돌고 계시다던데?”

“거참. 일 처리 한번 똑 부러지시는군. 돈을 나눠주신 뒤 불상사가 일어나진 않았는지 확인하시는 것이렷다.”

“그럼, 그럼. 우리도 구경하러 가는 게 어떻겠나?”

“흘흘. 나야 좋지. 헉! 서, 석 대인! 무, 무슨 일이십니까?”

석우완이 일그러진 얼굴로 물었다.

“그 얘기. 자세히 들을 수 있겠소?”

“무, 물론이지요. 실은…….”

석가장과 소림은 노인이 말해준 곳을 향해 질풍처럼 달렸다.

그런데 도착해 보니 이미 지나갔단다.

다시 사람들에게 물어물어 한 시장에 도착했다.

‘정말 많군.’

‘다 어디서 온 것이지? 그보다 진옥룡은?’

시장바닥이 사람들로 빽빽하게 채워져 있었다.

그들 틈에서 무척 익숙한 맑은 목소리가 들려왔다.

정광의 것이었다.

“네? 돌려받으신 돈을 아드님이 가지고 도박장으로 달려갔다고요?”

* * *

노파는 정광 앞에 무릎을 꿇은 채 엉엉 울었다.

“어이구, 어이구. 죄송합니다, 소신선님. 억울한 일을 풀어주시고 다시 들려주셨는데 망할 아들놈이…… 이런 꼴을 보여 드려서 정말 죄송합니다요.”

죄송하긴 무슨.

이럴 줄 알고 있었는데.

자고로 술보다 끊기 어려운 것이 앵속이요, 앵속보다 끊기 어려운 것이 도박이란 말이 있다.

오래전 뺏긴 뒤 체념하고 있던 돈이 다시 돌아왔다.

도박꾼들의 눈엔 공돈으로밖에 안 보일 터.

바로 들고 도박장으로 달려가는 게 당연한 수순이었다.

“되찾아 드릴 테니까 울지 마세요.”

“어이구, 어이구…… 네에?”

정광은 놀라는 노파를 다독이며 주위를 둘러봤다.

“식구 중에 또 도박장으로 달려간 분 계신가요?”

여기저기서 손이 올라오며 하소연이 쏟아졌다.

손의 주인들을 보자 얼굴에 수심이 가득한 게 도박꾼을 가진 가족의 전형적인 모습이었다.

‘이 정도면 충분하네.’

정광은 내심 고개를 끄덕이며 선언했다.

“다 찾아드릴게요. 가시죠.”

사람들의 눈이 화등잔만 하게 커졌다.

찾아준다는 것도 놀라운데 대체 어디를 가자는 건지.

정광은 그들의 마음을 꿰뚫어 본 것처럼 말했다.

“도박장요. 얼굴을 확인해 주셔야 제가 손을 쓸 수 있잖아요.”

사람들의 얼굴에 감격의 빛이 떠오르는 그 순간.

석우완이 장포를 펄럭거리며 정광의 앞에 내려섰다.

“자네! 지금 뭐 하는 짓인가?”

“장주님, 안녕하세요.”

“안녕 못 하네! 어서 대답하게나!”

“협행 하고 있는데요.”

“…….”

정광의 천연덕스러운 대답에 석우완이 입을 떡 벌렸다.

“왜요? 뭐 잘못됐나요?”

석우완은 간신히 입을 움직였다.

“……협행이라. 응당 해야 할 일이지. 하지만 순서가 잘못됐네.”

“순서라니요?”

“……자신의 의지로 도박장을 찾아간 이를 어찌 강제로 다루려 하는가.”

“노름꾼이 자기 돈으로 노름하나요. 다 식구 돈이지. 강탈한 거나 다름없어요.”

주위의 사람들이 무심코 고개를 끄덕이자 석우완의 말이 빨라졌다.

“내 말은 우선 말로 타일러야 한다는 걸세. 다짜고짜 찾아가 사람을 내놓으라 하면 싸움밖에 더 나겠나?”

“그럼 싸우면 되죠.”

“……말로 풀 수 있는 일에 피를 흘려서야 쓰나. 조금만 진정하고 생각해 보게.”

“말로 풀릴 일이면 진작 끝났을 텐데요.”

“……자네, 꼭 이렇게 해야겠나?”

“네.”

정광의 지체 없는 대답에 석우완의 눈썹이 치솟았다.

“……내공도 제대로 못 익힌 흑도패들과는 다르네. 이 근처에 도박장은 단 하나야! 사마련의 것이란 말일세!”

“장주님.”

“……말해보게나.”

“저는 상대가 약하든 강하든 안 가려요. 상대가 잘못했는지 안 했는지를 가리죠.”

사실 마음에 드냐 안 드냐였다.

“……이…… 이! 자네의 잘난 협객 놀이 때문에 많은 이가 피를 흘리게 될 걸세!”

“이미 흘리고 있는데요 뭘.”

“……?”

정광은 천천히 주위를 둘러봤다.

그의 눈에 수많은 민초들의 모습이 들어왔다.

정광은 그들을 눈에 담은 채 석우완을 바라봤다.

“이분들이 지금까지 흘리신 피는 눈에 안 들어오셨나 봐요.”

“……!”

“시간이 지날수록 더 많이 흘리실 텐데요.”

석우완은 작은 한숨을 흘린 뒤 힘없이 말했다.

“……하지만 그렇다고 이렇게 전면전을 시작할 수는 없지 않은가. 정말 많은 피를 흘리게 될 걸세.”

정광은 고개를 저었다.

이 소심한 양반은 아직도 스스로를 속이고 있었다.

“내가 한 방, 네가 한 방. 이런 식으로 찔끔찔끔 오랫동안 싸우는 것과 한 번에 끝내는 것. 어느 쪽이 피해가 작을까요? 석가장은 물론 무공을 모르는 민초들에게도요.”

“…….”

침묵하던 석우완이 입을 열려는 그때, 소림의 원굉이 나서며 정광을 달랬다.

“이보게, 진옥룡. 석 장주의 말씀이 다 틀린 것은 아닐세. 많은 이가 다치고 죽게 될 게야.”

원굉은 정광의 마음도 석우완의 마음도 이해해서 나선 것이었다.

두 사람이 조금씩 양보를 해서 적절한 방법을 찾았으면 하는 마음으로.

하지만 정광은 물러날 생각이 눈곱만큼도 없었다.

“대사님. 소작농 마을 기억하시죠?”

“……무슨 말인가?”

“그때 그 범. 제가 잡지 않고 쫓아내기만 했으면 어떻게 됐을까요?”

원굉은 눈을 지그시 감으며 한숨 쉬듯 말했다.

“……그대로 사라졌을 수도, 언젠가 돌아와 힘없는 사람들을 해쳤을 수도 있지.”

“네. 그래서 제가 죽였죠.”

한동안 불호를 읊던 원굉이 눈을 떴다.

그의 눈에는 굳은 의지가 서려 있었다.

“가세나. 소림도 함께하겠네.”

정광이 씩 웃었다.

“역시 대사님. 장주님도 가시죠.”

“…….”

석우완은 승낙은 안 했으나 거절도 안 했다.

게다가 정광과 소림승들의 뒤를 따라 도박장으로 향하기까지 했다.

‘……진옥룡의 말이 옳다. 이대로 가다간 오히려 더 안 좋은 상황으로 떨어질지도 몰라. 소림과 진옥룡이 있을 때 싸우는 게 나을지도…….’

이런 계산 때문이었지만 그의 양심도 한몫했다.

담이 작니 계산적이니 해도, 그 역시 정파의 인물이었기에.

수많은 민초들이 고마운 얼굴로 그들의 뒤를 따랐다.

백승무는 정광의 곁에서 걷다가 후련한 얼굴로 전음을 보냈다.

-사형. 큰 그림을 그리신다는 게 이런 거였군요. 미적대던 석가장이 싸울 수밖에 없게 됐습니다.

민초들에게는 정말 다행인 일이었다.

백승무는 무를 익힌 자로서 힘없는 이들을 위해 싸울 준비가 되어 있었다.

그런데 정광이 이상한 말을 하는 것 아닌가.

-이건 작은 그림이지.

-……네?

-큰 그림의 일부일 뿐이라고.

-……그 말씀은? 아!

백숭무가 뭔가 깨달은 듯 놀라는데 정광의 전음이 들려왔다.

-일단 여기부터 마무리 짓자고. 일단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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