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화
자오(慈烏)
전생은 물론 현생까지.
정광의 손속을 겪고도 과묵한 이는 없었다.
게다가 사내는 사파의 인물.
편하게 대해도 된다는 말이었다.
정광은 신이 나서 사내를 들쳐 메고 숙소로 돌아왔다.
복면을 벗기자 봤던 얼굴이 드러났다.
“돼지 공자와 같이 있던 분이네. 반가워라.”
정광은 사내의 입을 벌려 독단을 뺀 뒤 가볍게 으름장을 놨다.
“혀 깨물 생각 따위는 하지 말아요. 내 손이 더 빠르니까. 아, 그리고 그거 해봤자 잘리지도 않아요. 그냥 엄청 아프기만 하지.”
바로 손을 쓰려던 정광은 멈칫했다.
‘그래도 지금은 명색이 정파인인데 이러면 안 되지.’
그것도 명문 중의 명문 곤륜의 도사 아닌가.
혹여나 사부의 귀에 들어갔다간 도경 읽기는 물론 제까지 지내야 할지도 몰랐다.
정광은 한 번 더 권유했다.
“말하려면 빨리해요. 아. 싫어요?”
그리고 사내가 대답할 틈도 없이 손을 썼다.
쿡!
“……!”
단지 중부혈(中府穴)을 찔렸을 뿐인데 몰려오는 엄청난 고통!
“이야. 신음도 안 내시네. 사내대장부시구나. 걸맞게 대우해 드릴게요.”
사내의 눈이 찢어질 듯 커졌다.
정광의 눈은 반월처럼 휘었다.
“간만에 손 좀 풀겠네.”
전직 진천마인 정광의 손속엔 자비가 없었다.
상처를 내거나 뼈를 부러뜨리는 방식은 아니었다.
기묘한 수법으로 내공을 주입해서 극심한 고통을 주고 있었다.
사내는 까무러쳤다가 깨어나길 몇 번이나 반복해야 했다.
그러면서도 한마디도 안 뱉는 사내를 보며 정광은 감탄했다.
“사파 맞아요? 옛날엔 이 정도는 아니었는데.”
“…….”
“흥미진진하네. 가보자고요.”
사내는 눈물 콧물을 줄줄 흘리면서 괴로워했다.
정광은 계속 손을 쓰다가 이상함을 느꼈다.
“사람이 견딜 수 있는 수준이 아닌데…… 아. 아혈을 짚었었지.”
정광은 사내의 아혈을 풀었다.
사내의 입과 혀가 빛보다 빠르게 움직였다.
“대협! 전부 말씀드릴 테니 제발 살려주십시오! 소인은 사십삼 년 전 귀주성(貴州省) 정안현(正安縣)에서 삼남이녀 중 장남으로 태어나 나이 열하나에 사흑맹(邪黑盟) 소속인 파천방(破天幇)에 입문하여…….”
사내의 말은 빠르고 길었다.
정광이 다시 손을 쓸까 봐 걱정되어 미친 듯이 떠들었기 때문이었다.
그렇다고 그걸 다 들어줄 수야 있나.
몇 번이나 말을 끊으려 했는데…….
“대사형과 삼사형은 제가 죽였습니다! 살아남기 위해 어쩔 수 없이 한 일로 당연히 정상참작이 될 것이며…….”
그때마다 사내가 절박하게 외쳤기에 차마 끊을 수가 없었다.
마침 할 일도 없겠다.
정광은 편하게 드러누워 사내의 인생사를 들었다.
“저런. 그건 심했네요.”
“대협! 이해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사실 더 자세한 내막을 말씀드리자면 제가 원해서 공금을 횡령한 게 아니라…….”
가만히 듣다 보니 사마련의 세력이 꽤 컸다.
사내가 그리 높은 신분은 아니었기에 정보가 한정되어 있었지만, 그것만 들어도 그렇게 느껴질 정도로.
“사파 노릇은 할 만해요?”
“아주 짭짤…… 죄송합니다! 금수만도 못한 짓이지요! 말이 나왔으니까 말입니다만 사마련 종자들은 다 제정신이 아닙니다! 련주는 물론 그 제자들까지 제정신인 놈이 없습지요! 예를 들어 둘째를 보면…….”
사내는 쉼 없이 말했고 정광은 궁금한 점을 물었다.
정광은 꽤 많은 것을 알게 되었는데, 사내가 제대로 대답하지 못하는 것이 있었다.
“아니. 하북에 온 이유를 모른다고요?”
“정말입니다! 믿어주십시오, 대협!”
사내는 바닥에 머리를 쿵쿵 박으며 애원했다.
“땅 꺼지겠네. 그만해요. 소리가 새어나가지 않게 내공으로 막는 것도 귀찮은데 바닥까지 어떻게 보호해요.”
“아! 제가 우둔하여 미처 몰랐습니다. 이제부턴 작게 말씀드리겠습니다.”
“그러니까 하북에는 대업을 이루러 왔다? 그런데 그게 뭔지는 모른다?”
“그 이 공자 놈 있잖습니까. 악상(惡象) 상소운. 그 돼지 새끼는 사악한 사술(邪術)에 능해서 그런지 의심이 많고 간교하여 심복에게도 일을 미리 알려주지 않습니다.”
“그런데 그렇게 윗사람 욕해도 돼요? 너무 심한 것 같은데.”
즉시 대답하려던 사내가 멈칫했다.
동시에 흐렸던 정신이 좀 맑아지며 의문이 떠올랐다.
‘내가 왜 이렇게 열심히 떠든 거지?’
고문이 너무 고통스러웠다 해도 말이 되지 않았다.
사내는 첩보, 암살을 위해 전문적인 수련을 받은 무인이었다.
당연히 사로잡혔을 시 고문을 어떻게 견디는지, 어떻게 입을 다무는지 잘 알고 있지 않은가.
‘……설마!’
사내의 마음속에서 의심이 일어나는 순간 정광의 목소리가 들렸다.
“날 봐요.”
“……!”
무의식적으로 정광을 본 사내는 그대로 굳어버렸다.
정광의 눈이 유리알처럼 빛나고 있었다.
그 눈을 보자 사내의 맑아졌던 눈이 다시 흐려지며 얼굴의 근육이 이완됐다.
정광은 사내의 상태를 확인한 뒤 고개를 끄덕였다.
‘훈련이 잘된 놈이네. 잠깐 풀어줬더니 금세 정신을 차리려 하고.’
정광은 사내에게 섭혼술(攝魂術)을 걸고 있었다.
상대의 정신력을 파고들어 묻는 말에 답하게 하는 것이었는데, 극심한 고통을 준 뒤에 행하면 더 효과적이었다.
하지만 단점이 있었으니, 장시간 사용하면 상대의 정신이 붕괴된다는 것.
그래서 가끔 풀어줘야 했는데 사내는 그 짧은 순간에 정신을 완전히 차리려 했다.
‘걸었다 풀었다 반복하기 귀찮네. 그냥 마령제혼술(魔靈制魂術)을 걸어버려?’
정광은 곧 고개를 저었다.
그것은 사람의 이지를 흩트려 지배하는 마공이었기에.
무각사룡에게 경고했을 때, 우화등선하려던 운후를 붙잡았을 때나 쓸법한 것이었다.
이 사내에게 걸면 완전히 이지를 상실할 터. 바로 폐기해야 하리라.
‘웬만한 정보는 얻었는데. 그렇다고 이대로 버리는 건 아깝지.’
무공은 별것 아니지만 은신, 잠행 쪽에는 괜찮은 실력을 갖춘 사내였다.
정광이 곤륜 제자인 만큼 앞으로 사마련과 부딪힐 일이 있을 터. 잡아두면 꽤 도움이 되리라.
‘그러면 섭혼마안공(攝魂魔眼功)으론 안 되지. 그걸 써야겠네.’
정광은 품속에서 작은 병 여러 개를 꺼냈다.
마개들을 열고 잠시 생각하던 정광은 몇 개의 병에 든 액체를 빈 병 속에 넣었다.
그리고 빈 병을 가볍게 흔들자 액체는 요사스러울 정도로 또렷한 녹색으로 변해 버렸다.
“이름이 진충이라 했죠?”
“네, 대협.”
정광은 사내에게 그것을 내밀었다.
“비싼 거니까 남김없이 드세요.”
“네, 대협.”
아직 섭혼술에 걸려 있는 진충은 주저하지 않고 액체를 마셨다.
그리고 목을 부여잡고 뒹굴었다.
“끄아아아악!”
진충은 정신이 번쩍 들었다.
섭혼술이고 뭐고 간에 다 날아가 버린 것이다.
그만큼 그가 삼킨 독약은 엄청난 고통을 주었다.
“끄으윽. 제, 제발 살려주…….”
“금방 끝나니까 조금만 참아요.”
“커어억. 쿨럭. 쿨럭. 어, 얼마나?”
“음. 넉넉하게 두 시진쯤?”
“……!”
진충의 눈이 찢어질 듯 커졌다.
이렇게 심한 고통을 두 시진이나 견뎌야 한다고?
저 새끼가 진짜!
정신이 돌아온 그는 정광을 독한 눈빛으로 노려봤다.
정광이 피식 웃었다.
“씩씩해서 좋네요. 너무 움직이면 곤란하니까 편히 누워서 기다려요.”
정광은 사내의 마혈(痲穴)들을 짚어서 움직이지 못하게 했다. 그리고 아혈까지 짚으니 방안에 적막이 흘렀다.
‘두 시진 동안 뭐 하나.’
급조한 독이라 고통이 두 시진 동 안 지속될지, 더 될지 몰랐다.
‘운기조식이나 해야지.’
정광은 가부좌를 틀고 앉았다.
묵묵히 내부를 관조하던 정광은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었다.
그간 꾸준히 복용한 진공묘유환(眞空妙有丸)과 그 후에 만든 영약 덕분이었다. 정광은 상청무상신공으로 모은 내공을 새로운 내공심법으로 거의 완전히 녹인 상태였다.
‘지금 끝내 버리자.’
정광은 삼청합일신공(三淸合一神功)의 구결을 떠올렸다.
곤륜의 개파조사가 창안한 내공심법으로 지금껏 익힌 이가 없는 괴공(怪功)이었다.
그럴 만도 한 것이…….
‘뜬구름도 적당히 잡아야지.’
이놈의 구결은 도통 무슨 말인지 알아들을 수가 없을 지경이었다.
하지만 정광은 달랐으니.
뭔가 대단한 게 숨어 있나 싶어 눈에 불을 켜고 달라붙었었다.
그리고 나온 결론은 허탈했다.
‘결국에는 제 자랑이잖아.’
물론 뛰어난 내공심법이긴 했다.
이렇게 정심하고 깨끗한 진기를 모을 수 있는 내공심법이 또 있을까 싶을 정도로.
하지만 구결에 꽉 차게 들어 있는 스스로를 향한 찬사가 정광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옥기린 따위는 비교도 안 되지.’
그것을 연구한 곤륜 도사들은 ‘원시천존(元始天尊), 태상노군(太上老君), 영보천존(靈寶天尊)의 덕이 세상에 가득하니 그 셋이 결국 합쳐져 도(道)를 이루는 도다’ 정도로 해석했다.
내공심법이 아닌 도경으로 이해한 것이다.
하지만 사실은 달랐다.
삼청이 합쳐진 게 자신이라는 개파조사의 오만한 자랑질이 가득한 무공서였다.
‘조금만 기다리시오. 내가 더 좋게 탈바꿈시킬 테니.’
정광은 선계(仙界) 아니면 구천(九泉)에서 헤매고 있을 개파조사에게 한마디 던진 뒤 다시 정신을 집중했다.
단전의 진기가 모두 깨어나 전신의 기맥을 타고 휘돌기 시작했다.
* * *
시간이 얼마나 지났을까.
정광이 두 눈을 떴다.
그의 눈은 전보다 더 깊게 가라앉아 있었다.
‘얼추 됐네.’
내공을 새로운 심법으로 완전히 녹여서 기틀을 다졌다.
이제 이 위에 차곡차곡 쌓아가면 되리라.
‘응? 근데 이건 무슨 냄새야?’
지독한 악취였다.
탁기(濁氣)는 진공묘유환을 꾸준히 먹어서 진작에 다 배출해 냈거늘, 대체 어디서?
“아!”
구석에 처박아뒀던 진충이었다.
그가 똥오줌을 지린 것이다.
“아, 진짜. 무인이 그걸 못 참으면 어떡해요.”
진충은 억울했다.
너무나 엄청난 고통 때문에 그도 모르게 지린 걸 어쩌란 말인가.
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게 있었으니.
진충의 눈동자는 정신없이 흔들리고 있었다.
‘우, 운기조식을 하는데 머리 위에 꽃이 세 개나 피다니! 마, 말로만 듣던 삼화취정(三花聚頂)!’
삼화취정이란 운기조식을 할 때, 날숨을 통해 흘러나오는 진기가 뭉쳐져 꽃처럼 보이는 현상이었다.
이는 아무나 할 수 없는 일.
구경하기는 더더욱 힘들었다.
운기조식을 할 때는 외부의 작은 자극에도 심대한 타격을 받기 때문이었다.
어느 누가 그런 위험한 상황에 다른 이를 가까이 두겠는가.
운 좋게 그 장엄한 광경을 목격한 진충은 몸을 떨 수 없어 눈동자를 떨었다.
감격해서가 아니라 공포에 질려서였다.
‘저 나이에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이건 환술(幻術)이야!’
정광은 정말 알 수 없는 이였다.
타고난 감각을 지닌 이 공자 상소운이 분명 마교의 인물이라 단정 지었다.
그런데 알고 보니 정파명문 곤륜의 제자란다.
그것도 근래 들어 엄청난 명성을 떨치는 진옥룡!
역용을 푼 모습을 보니 소문이 오히려 모자람을 알게 되었는데.
무공은 더 그랬다. 이 나이에 이런 무공이 말이 되는가!
‘대체 이놈의 정체는 뭔가! 사람이긴 한 건가!’
그때, 정광이 다가왔다.
그리고 진충의 머리 위에 손을 올린 뒤 차갑게 말했다.
“정화(淨化)시켜 드릴게요.”
“……?”
정광의 손에서 엄청난 열기가 쏟아졌다.
그것은 진충의 머리를 뒤덮은 뒤 전신을 타고 흘러가 모든 것을 태워버렸다.
‘으아아아아악!’
진충은 속으로 처절한 비명을 질렀다.
온몸이 녹아내리다 못해 재가 되어버리는 고통…….
이 아니었다.
‘……응?’
온몸에 묻었던 똥오줌이 흔적도 없이 사라져 버리는 것 아닌가!
그가 황당한 마음에 눈만 끔뻑거리는데 정광이 혈도를 풀었다.
마혈은 물론이요, 이번에는 아혈도 잊지 않고 풀은 정광이었다.
“방문 좀 열어주세요. 환기시켜야죠.”
“……네! 네!”
진충은 재빨리 방문을 열었다.
차가운 공기가 훅하고 들어왔다.
세상이 깜깜한 게 이미 밤이 깊은 모양이었다.
진충은 묘한 기분을 느꼈다.
‘이게 살아 있는 느낌인가.’
임무에 실패하고 자결할 틈도 없이 사로잡힌 그였다.
무지막지한 고문을 당하질 않나, 사악한 마공에도 걸렸다.
그래서 사마련의 비밀까지 남김없이 토설했건만 극악한 독약까지 먹었다.
그때의 고통과 두려움이란…….
똥오줌을 지리는 게 문제가 아니라 영혼이 바스러져서 가루가 되어버리는 느낌이었다.
그 후에 본 삼화취정의 장엄한 모습이란…….
‘……그리고 지금은 깨끗한 몸으로 시원한 밤바람을 맞고 있구나.’
평생을 통틀어 제일 긴 하루였다.
안타까운 건 그 하루가 아직도 안 끝났다는 것이었다.
“이리 와서 앉으세요.”
“네, 대협.”
진충은 정광의 말에 순순히 따랐다.
그가 어떻게 해볼 상대가 아니었기에.
“대협은 좀 빼주실래요.”
“……그럼 진옥룡이라 하겠습니다.”
“한결 낫네요. 아까 드신 거, 독약인 거 알죠?”
“그렇습니다.”
“그거, 만성독약(慢性毒藥)이에요. 해약을 먹지 않으면 아까 같은 고통에 계속 시달리게 되죠.”
진충은 묵묵히 고개를 끄덕였다.
독이 아무리 만들기 어려운 것이라 해도 정광이라면 당연히 할 수 있을 것 같았기에.
그래도 궁금한 건 물어봐야 했다.
“해약은 얼마 만에 한 번씩 먹어야 합니까?”
“대충 만들어서 확실하지 않은데. 한 사흘?”
진충은 화낼 기력은 물론 의지도 없었다.
그는 이미 정광에게 메인 몸이었다.
“소인은 진옥룡께 모든 걸 아뢰었습니다. 련으로 돌아가 봐야 기다리는 건 죽음이지요. 저를 거둬주십시오.”
“그럼 보수를 정해보죠.”
“……네?”
정광은 문밖을 보며 물었다.
“사제 생각은 어때?”
진충도 백승무의 기척을 느끼고 있었기에 당황하지 않았다.
오히려 당황한 건 백승무였다.
일이 보통 힘들었던 게 아닌지 물먹은 솜처럼 무겁게 방에 들어온 그가 물었다.
“……이분은 또 누구십니까?”
“진 대협.”
진충이 끼어들었다.
“그냥 진충이라 불러주십시오.”
“그건 좀 그렇고. 별호가 뭐예요?”
“자오(慈烏)입니다.”
“까마귀? 어떤 놈이 그런 별호를 붙였어요?”
“이 공자입니다.”
“하여간 그 돼지 새끼는 마음에 안 드네. 까마귀가 뭐야, 까마귀가.”
고개를 절레절레 젓던 정광은 선심 쓰듯 말했다.
“내가 각응(角鷹)으로 바꿔주죠.”
“감사합니다. 앞으로 제 별호는 각응입니다.”
“네?”
정광이 황당해하자 진충도 의아해했다.
“그 말씀이 아니셨습니까?”
“별호를 바꾸면 뭐 해요. 실력을 먼저 키워야지.”
“……그 말씀은?”
“각응으로 불릴 수 있게 가르쳐 드릴게요. 그러니 열심히 하셔야 해요.”
“……!”
진충은 몸을 가늘게 떨었다.
‘내게 이런 기회가 오다니!’
정광이 사악한 마공을 가진 것도, 정대한 곤륜의 내공을 지닌 것도 상관없었다.
정광은 강자였다.
그것도 어디가 그 힘의 끝인지 모를 진정한 강자!
진충은 즉시 부복하며 외쳤다.
“앞으로 주군으로 모시겠습니다!”
“그건 좀.”
“…….”
“나중에 생각하죠. 그런데 사제. 왜 이리 늦었어?”
정광이 생전 처음 보는 이와 말도 안 되는 짓거리를 하자 백승무는 정신이 나가 있었다.
“사제!”
“아! 네, 사형.”
“왜 늦었냐고.”
“철혈장주가 사흘 후에 온다는 연락이 왔답니다. 그때까지 제 검을 최대한 많이 작업해야 한다 해서 늦었습니다.”
“오. 그래? 잘됐네.”
정광은 기대를 숨기지 않았다.
그날이 기다려졌다.
한편, 백승무는 지금 당장 궁금한 게 한두 개가 아니었다.
“사형. 이분은 대체 누굽니까?”
정광의 답은 간결했다.
“우리의 눈과 귀가 되어주실 분.”